← 뒤로 · ← 홈으로 · ← 목록으로

WAICO의 글로벌 사우스 확산과 중국 주도 AI 거버넌스 구축 전략 분석

분류
current_watch
발행일
2026년 7월 30일

총괄 요약

2026년 7월 상하이에서 출범한 세계인공지능협력기구(WAICO)는 딥시크로 입증된 중국의 기술적 자신감을 발판으로 아프리카·중남미·구소련권 등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을 규합하며 미국 주도 팍스 실리카 체제에 대응하는 다극 질서 구축 전략의 제도적 결실로 평가된다. 카자흐스탄, 오만 등 창립 회원국들은 이를 이념적 진영 대결이 아닌 지역 허브 구축이나 지식기반 경제 전략 등 실용적 국익 추구의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어, WAICO의 성패는 중국의 공급 능력뿐 아니라 회원국의 기술 수용 역량과 제도화 실효성에 달려 있는 유동적 상황이다. 향후 전개는 실질적 제도화(20%), 상징적 플랫폼 존속(55%), 유명무실화 등 시나리오별로 갈릴 수 있으며, 이에 따라 중국 AI 기업의 시장 선점과 글로벌 공급망 양분화 가능성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한국은 팍스 실리카 창립 멤버로서의 신뢰성을 유지하면서도 WAICO 자체 가입 여부와는 별개로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과의 양자·소다자 AI 협력을 독자적으로 확대하는 '선택적 관여와 규범 주도'의 이중 전략이 요구된다. 단기적으로는 창립 회원국들의 이행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실용주의 국가들과의 협력 채널을 선제적으로 강화함으로써, 중국이 규범 공백 지대를 독점하지 않도록 관망 일변도의 자세를 경계해야 한다.

I. 이슈 상황분석

WAICO의 글로벌 사우스 확산: 중국 주도 AI 거버넌스 구축 - 이슈 상황분석

1. 이슈 배경 및 경과

2026년 7월 16일 상하이에서 세계인공지능협력기구(World AI Cooperation Organization, WAICO)가 출범했다. 이는 카자흐스탄 대통령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의 국빈 방중 일정과 맞물려 진행되었으며, 브라질, 중국, 이집트, 인도네시아, 라오스, 파키스탄, 카타르, 러시아, 카자흐스탄 등 29개국 대표가 창립협정에 서명했다[4]. 다음 날인 17일에는 시진핑 국가주석이 직접 무대에 올라 새로운 AI 질서를 제시했으며, 이는 미국이 주도하는 반도체·AI 공급망 협의체 '팍스 실리카'에 대응하는 성격을 띤다는 평가가 나온다[11].

이번 WAICO 출범은 갑작스러운 사건이 아니라 중국이 오랫동안 축적해온 기술외교 전략의 연장선상에 있다. 중국은 이미 각국의 정책과 관행을 존중하는 기반 위에 폭넓은 공감대를 가진 글로벌 AI 거버넌스 프레임워크와 표준 규범을 형성하고, 유엔 산하에 글로벌 AI 거버넌스 기구의 설립을 지원하는 'AI 글로벌 거버넌스 이니셔티브'를 추진해 왔다[5]. 이러한 흐름의 전환점은 2025년 초 중국 스타트업이 내놓은 딥시크(DeepSeek-R1)의 등장이었다. 저비용·고효율 모델로 평가받은 딥시크는 미국 주도 AI 발전에 대한 대안적 모델로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았고, 이를 계기로 중국 정부는 글로벌 AI 거버넌스 질서 형성에 한층 더 적극적으로 나서기 시작했다[2]. 중국은 2026년을 국제 질서 변화의 역사적 분수령으로 상정하고 다극 세계질서 구축과 글로벌 역할 확대를 핵심 외교 목표로 설정한 바 있어[5], WAICO 출범은 이러한 국가전략 차원의 결정으로 이해할 수 있다.

2. 현재 상황

WAICO 창립 회원국 명단을 살펴보면 남아공, 알제리, 벨라루스, 쿠바, 에티오피아, 레소토, 말라위, 모잠비크, 케냐, 베네수엘라 등 아프리카·중남미·구소련권 국가들이 대거 포함되어 있다[1]. 모잠비크 현지 매체는 이번 협정의 주요 목표로 인간 중심적 접근 촉진, AI 혁신·개발·구현의 장려, 국제협력 확대, 개방적이고 공평하며 비차별적인 발전 환경 조성, 디지털 격차 해소, AI 기술 및 서비스 접근성 확대, 그리고 AI 발전에 따른 위험과 도전을 완화하기 위한 국제협력 강화를 제시했다고 보도했다[1].

카자흐스탄 현지 매체 아스타나타임스는 WAICO 가입이 단순한 상징적 행보를 넘어 카자흐스탄이 지역 AI 허브로서의 입지를 강화하려는 실질적 국가전략의 일환이라고 평가했다[4]. 오만 현지 매체 타임스오브오만 역시 WAICO 창립 참여를 지식기반 디지털 경제 구축이라는 장기 전략과 연결지으며, 오만이 지역 및 글로벌 차원의 AI 거버넌스 행위자로 자리매김하려는 시도로 해석했다[7]. 콩고공화국의 경우 우편·통신·디지털경제부 장관이 이끄는 대표단이 WAIC와 고위급 AI 거버넌스 회의, 아프리카-아시아 AI 포럼, 디지털 실크로드 포럼 등 일련의 중국발 행사에 연쇄적으로 참여했다는 현지 보도가 나왔는데, 이는 콩고 정부가 디지털 전환을 국가발전의 지렛대이자 국민을 위한 기회로 삼겠다는 정책 비전과 맞닿아 있다[9].

한편 포린폴리시는 시진핑이 상하이 세계인공지능대회 연설에서 "이 드물고 역사적인 기회를 포착해 오픈소스, 개방, 협력, 공유를 장려해야 한다"고 밝혔으며, "중국은 더욱 개방적일 준비가 되어 있다"고 언급했다고 전했다[13]. 이는 중국이 자국의 AI 기술력을 담론적으로 '개방과 공유'라는 프레임으로 포장하여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의 호응을 이끌어내려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한국은 미묘한 입지에 놓였다. 중국은 한국에도 WAICO 창립 참여를 요청했으나, 팍스 실리카 창립 멤버로 이미 참여하고 있는 한국 정부는 미·중 관계와 기술협력 구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고위급 인사 파견을 자제하는 결정을 내렸다는 여권 관계자의 설명이 중앙일보를 통해 보도되었다[11].

3. 주요 행위자 및 입장/이해관계

중국은 WAICO를 통해 기술 경쟁의 무게중심을 '기술 개발'에서 '규범 설정'으로 이동시키려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내 싱크탱크 EAI 동아시아연구원은 "WAIC 2026과 WAICO 출범은 중국이 AI 기술 경쟁의 무게중심을 기술 개발에서 규범 설정으로 이동시키는 전략적 전환점을 공식화한 사건으로, 29개 글로벌 사우스 국가를 중국 중심의 AI 거버넌스 질서로 편입시키려는 체계적 시도"라고 분석했다[2]. 딥시크로 입증된 기술 역량과 '개방·협력·공유' 담론을 결합한 중국의 전략이 "미국 주도의 팍스 실리카 체제에 대한 실질적 대항 구도를 형성하고 있으나, 창립 회원국의 기술 수용 역량과 제도화 실효성이 검증되지 않아 전략적 성공 여부는 여전히 유동적"이라는 평가도 함께 제시되었다[2].

글로벌 사우스 창립 회원국들은 각자의 국내 정책 맥락에서 WAICO 가입을 정당화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발견된다. 모잠비크, 카자흐스탄, 오만, 콩고공화국 등 현지 보도를 종합하면, 이들 국가는 WAICO를 중국 편입이라는 지정학적 프레임보다는 자국의 디지털 경제 발전, AI 격차 해소, 지역 허브로서의 입지 강화라는 실용적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1][4][7][9]. 다만 이러한 개별 국가 차원의 실용적 접근이 결과적으로 중국 주도 거버넌스 플랫폼의 세력 확장으로 귀결될 가능성에 대한 문제의식은 현지 보도에서 크게 부각되지 않고 있다.

미국은 팍스 실리카라는 자체 반도체·AI 공급망 협의체를 통해 대응하고 있으며, 미국 상원의 청문회에서 샘 알트먼 등 기업인들은 미국이 여전히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중국과의 격차가 크지 않다고 경고한 바 있다[2][5]. 이는 미국 내에서도 중국의 추격에 대한 경계심이 상당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한국은 팍스 실리카 창립 멤버로서의 정체성과 중국이 선점하려는 글로벌 사우스 AI 거버넌스 공간 사이에서 전략적 균형을 모색해야 하는 처지에 놓여 있다. EAI 보고서는 "한국은 팍스 실리카 창립 멤버로서의 신뢰성을 유지하면서도 중국이 선점하려는 글로벌 사우스 AI 거버넌스 공간에 독자적으로 진입하는 '선택적 관여와 규범 주도'의 이중 전략이 요구된다"고 제언했다[2].

4. 핵심 쟁점 정리

첫째, WAICO의 실효성 문제가 제기된다. 창립 회원국 다수가 기술 수용 역량과 제도적 기반이 검증되지 않은 개발도상국이라는 점에서, 이 기구가 실질적인 규범 형성체로 기능할지 아니면 상징적 외교 플랫폼에 그칠지가 불확실하다[2]. 둘째, 담론과 실질 사이의 간극이 존재한다. 시진핑이 강조한 '개방·협력·공유' 담론[13]과 모잠비크 현지 보도가 전한 '인간 중심적이고 비차별적인 발전'이라는 목표[1]가 실제 회원국들에 대한 기술 이전, 인프라 지원 등 구체적 성과로 이어질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셋째, 미·중 AI 경쟁의 진영화 가능성이다. 팍스 실리카와 WAICO라는 두 플랫폼이 병존하면서 글로벌 AI 거버넌스가 분절화될 위험이 커지고 있으며, 브루킹스연구소는 이러한 거버넌스 지형의 파편화 현상 자체를 분석 대상으로 삼는 별도의 포럼을 개최한 바 있다[3]. 넷째, 중견국의 전략적 딜레마이다. 한국을 비롯한 다수 중견국은 어느 한쪽 진영에 명시적으로 편입되기보다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려 하지만, 미중 경쟁이 구조화될수록 그 비용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2][11].

II. 이슈 심층분석

WAICO의 글로벌 사우스 확산: 중국 주도 AI 거버넌스 구축 - 이슈 심층분석

1. 이슈의 근본 원인 분석

WAICO 출범의 근본 원인은 무엇보다 AI 기술 발전 속도와 기존 국제 거버넌스 체제 간의 근본적인 불일치에서 찾을 수 있다. 인공지능은 오늘날 군사·안보, 경제성장, 사회문화 규범을 가로지르는 핵심 기반기술로 자리 잡으면서 산업혁명기의 방직기술이나 냉전기의 핵기술에 비견될 만큼 세계질서 재편의 구심점이 되고 있으나[8], 이를 관리할 보편적이고 구속력 있는 국제 규범은 아직 형성되지 못한 상태다. 이러한 규범의 공백 상태에서 미국과 중국 양국은 각자의 기술 표준과 가치체계를 국제사회에 이식하려는 경쟁을 벌이고 있으며, 그 경쟁의 무대가 기술 개발 자체에서 규범 설정과 국제기구 창설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이 핵심적이다[2].

더 구조적으로 보면,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은 중국의 기술적 자신감 회복에 있다. 2025년 초 딥시크(DeepSeek-R1)가 저비용·고효율 모델로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으면서 미국 주도 AI 발전에 대한 대안적 가능성을 실증적으로 입증했고, 이를 계기로 중국 정부는 글로벌 AI 거버넌스 질서 형성에 한층 더 적극적으로 나서기 시작했다[2][5]. 즉 딥시크는 단순한 기술적 성취를 넘어 중국이 "개방·협력·공유"라는 담론을 국제무대에서 실체화할 수 있는 정치적 자산으로 기능했다고 볼 수 있다.

또 다른 근본 원인은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이 처한 구조적 소외 상황이다. AI 기술의 개발과 보급, 활용이 모두 미국을 위시한 선진국과 중국 등 소수 강대국에 주도되고 있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소외되어 온 글로벌 사우스는 디지털 격차 심화에 대한 우려를 지속적으로 제기해 왔다[8]. 개도국은 선진국에 비해 디지털 인프라나 기술혁신 수준이 낮고 디지털 전환을 위한 역량도 상대적으로 부족한 형편이어서[8], 이들에게 AI 기술 접근성과 발언권을 약속하는 다자 플랫폼은 그 자체로 매력적인 유인이 될 수밖에 없다. 모잠비크 현지 매체가 보도한 바와 같이 WAICO가 인간 중심적 접근, 디지털 격차 해소, AI 기술 및 서비스 접근성 확대를 주요 목표로 내세운 것은[1] 바로 이러한 글로벌 사우스의 구조적 수요를 정확히 겨냥한 전략이라 할 수 있다.

2. 구조적 맥락

정치적 구조: WAICO 출범은 중국이 오랫동안 추진해 온 다극 세계질서 구축 전략의 제도적 결실로 이해할 수 있다. 중국은 2026년을 국제 질서 변화의 역사적 분수령이 되는 시기로 상정하고, 다극 세계질서 구축과 글로벌 역할 확대를 핵심 외교 목표로 설정했으며[5], 이는 시진핑 정부 집권 이후 지속적으로 강조해온 글로벌 거버넌스 체제 개혁 의지의 연장선상에 있다[2]. 이러한 맥락에서 시진핑 주석이 상하이 세계인공지능대회 연설에서 "이 드물고 역사적인 기회를 포착하여 오픈소스, 개방, 협력, 공유를 장려해야 한다"며 "중국은 더욱 개방적이 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힌 발언은[13] 단순한 기술 담론이 아니라 국제정치적 포지셔닝의 언어로 읽힌다.

경제적 구조: WAICO 참여국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카자흐스탄, 오만처럼 지역 AI 허브로의 도약을 노리는 국가들과[4][7] 남아공, 알제리, 모잠비크, 에티오피아, 레소토, 말라위, 케냐 등 아프리카 국가군, 그리고 벨라루스, 쿠바, 베네수엘라 등 서방과의 관계가 상대적으로 소원한 국가군이 혼재되어 있다[1]. 이러한 구성은 중국이 일대일로 이니셔티브를 통해 구축해온 기존의 경제적 네트워크와 상당 부분 중첩되며, AI 거버넌스라는 새로운 영역에서도 유사한 지경학적 포섭 전략이 작동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콩고공화국 대표단이 WAIC 및 고위급 AI 거버넌스 회의뿐 아니라 아프리카-아시아 AI 포럼, 디지털 실크로드 포럼 등 일련의 중국발 행사에 연쇄적으로 참여한 사례는[9] WAICO가 독립적인 이벤트가 아니라 디지털 실크로드라는 더 큰 경제적 구조 속에 편입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안보적 구조: 안보 차원에서 WAICO는 미국이 주도하는 반도체·AI 공급망 협의체 '팍스 실리카'에 대한 대항 구도로 해석되고 있다[11]. 한국이 팍스 실리카 창립 멤버로 참여한 상황에서 WAICO 고위급 참석 요청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알려진 사례는[11] 이 구도가 이미 각국에 양자택일 혹은 최소한 전략적 균형을 요구하는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다만 안보적 구속력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WAICO는 아직 군사동맹이나 수출통제 레짐과 같은 강제력을 갖추지 못한 협력체 수준에 머물러 있으며, 이 점에서 안보 구조라기보다는 규범·표준 경쟁의 성격이 더 강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3. 역사적 선례 및 유사 사례 비교

WAICO의 등장은 냉전기 이후 반복되어 온 '대안적 다자기구 창설을 통한 세력권 형성' 패턴의 연장선에서 이해할 수 있다. 브레튼우즈 체제에 대응해 중국이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을 설립하고, 서방 주도 개발원조 체제에 대응해 신개발은행(NDB)을 창설했던 선례와 마찬가지로, WAICO 역시 미국 중심의 기존 AI 거버넌스 논의 구조에 대한 병행적·대안적 플랫폼 구축이라는 동일한 전략적 문법을 따르고 있다. 다만 결정적 차이는 AI라는 기술 자체가 아직 국제 표준이나 규범 체계가 완전히 고착되지 않은 신흥 영역이라는 점이며, 이는 중국에게 기존 금융질서에 도전했을 때보다 훨씬 유리한 선점 기회를 제공한다.

또 다른 유사 사례는 유엔 기후변화협약 체제 내에서 개도국과 선진국 간 '공동의 그러나 차별화된 책임(CBDR)' 원칙을 둘러싸고 벌어졌던 남북 진영 구도다. 글로벌 사우스가 선진국 주도의 기후 규범에 대해 형평성과 접근성을 요구하며 독자적 목소리를 냈던 것처럼, AI 영역에서도 개도국은 선진국에 비해 디지털 인프라나 기술혁신 수준이 낮고 활용할 수 있는 자원도 빈약한 상황에서[8] 발언권 확대를 요구해 왔다. 중국은 이러한 글로벌 사우스의 오랜 불만을 정확히 파고들어, 자국이 주도하는 플랫폼을 통해 이들의 대변자를 자처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후 거버넌스에서의 남북 갈등 구조가 AI 영역으로 이식되는 양상을 보인다.

다만 UN 산하 AI 패널의 사례가 보여주듯이, 134개 개도국 블록이 유엔 AI 협상에 참여했던 경험에서 알 수 있듯[6] 글로벌 사우스는 이미 유엔 체제 내에서도 독자적인 협상력을 발휘해 온 바 있다. 이는 WAICO가 완전히 새로운 현상이 아니라 기존에 존재하던 개도국 연대 움직임을 중국이 자국 주도의 제도로 흡수·재편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는 근거가 된다. 즉 WAICO는 진공 상태에서 등장한 것이 아니라, 이미 파편화되어 있던 글로벌 AI 거버넌스 지형[3] 위에 중국이라는 강력한 스폰서가 결합된 형태로 이해하는 것이 타당하다.

4. 이슈 전개의 핵심 변수

첫째, 창립 회원국들의 실질적 기술 수용 역량이 핵심 변수다. 카자흐스탄이나 오만처럼 국가 차원의 AI 전략을 이미 수립하고 지역 허브를 지향하는 국가들과[4][7] 단순히 상징적 참여에 그칠 가능성이 있는 국가들 간의 이행 격차가 향후 WAICO의 제도적 실효성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창립 회원국의 기술 수용 역량과 제도화 실효성이 검증되지 않아 전략적 성공 여부는 여전히 유동적"이라는 평가는[2] 이러한 불확실성을 정확히 짚고 있다.

둘째, 미중 관계의 전반적 흐름이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 최근 미중 정상회담에서 유의미한 합의 없이 양측이 각자의 입장을 발표하는 방식으로 마무리된 사례에서 볼 수 있듯[12], 양국 관계가 경쟁과 관리 사이를 오가는 가운데 AI 거버넌스 영역에서의 대립 구도 역시 이러한 큰 흐름에 연동되어 강화되거나 완화될 수 있다.

셋째, 미국 진영의 대응 플랫폼인 '팍스 실리카'와의 경쟁적 상호작용이 관건이다. 두 진영 중 어느 쪽이 더 실질적인 기술 이전, 투자, 인프라 지원을 제공하느냐에 따라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의 실질적 선택과 충성도가 갈릴 가능성이 크며, 이는 단순한 담론 경쟁을 넘어선 실물 경제적 유인 경쟁으로 전개될 공산이 크다.

넷째, 한국을 비롯한 중견국들의 전략적 선택이 변수로 작용한다. 한국이 팍스 실리카 창립 멤버로서의 신뢰성과 중국 주도 플랫폼에 대한 선택적 관여 사이에서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할 경우 그 비용이 갈수록 커질 것이라는 지적은[2] 향후 중견국들의 행보가 두 진영 구도의 고착화 여부를 판가름하는 중요한 시금석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여기서부터는 3 크레딧이 필요합니다

시나리오 분석 이후 본문은 크레딧으로 열람하실 수 있습니다.

로그인하고 계속 읽기
← 뒤로 · ← 홈으로 · ← 목록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