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대미 전략 인식 변화: '미국 패권 쇠퇴론' 재점화와 중견국 함의
총괄 요약
미국 건국 250주년을 계기로 중국 학계에서 미국 패권의 구조적·비가역적 쇠퇴를 기정사실화하는 논쟁이 확산되고 있다. 저시잉 등 중국 학자들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동맹 비용전가 정책을 '약탈적 패권'으로 규정하며, 이러한 대응 자체가 쇠퇴를 가속화한다고 판단한다. 이 담론은 9월 24일 워싱턴 미중 정상회담과 맞물려 확산되고 있으나, '전략적 안정' 프레임워크가 실질적 관리 기제로 정착할지 아니면 중국의 점진적 대미 강경화로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 미 해군의 잇단 작전 차질과 미국 내 여론의 대중 위협 인식 완화는 쇠퇴론에 힘을 싣는 정황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데탕트 국면의 반사이익 흡수와 장기 경쟁 대비 공급망 이중화를 병행하되, 미중 후속 협상 동향에 대한 유연한 분기별 재평가 체계를 갖출 필요가 있다.
I. 이슈 상황분석
중국의 대미 전략 인식: '미국 패권 쇠퇴' 논쟁 재점화
1. 배경 및 경과
미국 건국 250주년을 계기로 중국 학계에서 미국 국력의 방향성에 대한 논쟁이 다시 불붙었다. 논쟁의 핵심은 미국 패권의 쇠퇴가 일시적 현상인지, 구조적이고 비가역적인 과정인지를 가리는 데 있다[2]. 이 논쟁은 격렬한 지정학적 경쟁과 경제·기술·정치적 대전환이 동시에 진행되는 시기에 재점화됐다는 점에서 단순한 학술 논쟁으로 읽히지 않는다[2].
EAI Global NK 논평에 따르면 2025년 하반기 이후 중국 학계는 전후 미국 주도 국제질서의 붕괴를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3]. 중국은 정치적 영향력, 경제력, 군사력, 기술 수준 네 축을 기준으로 미국의 국력을 검토했다. 그 결과 "미국의 패권은 구조적으로 내부로부터 약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3]. 이 논의를 주도한 저시잉(左希迎)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부과와 동맹국에 대한 국방비·책임 전가를 "온정적 패권에서 약탈적 패권으로의 변화"로 규정했다[3].
중국 학계의 판단에서 주목할 대목은 트럼프 행정부의 대응 자체가 쇠퇴를 가속화한다고 보는 시각이다. "약탈적 패권 행위로 단기적으로는 미국의 패권 약화를 지연시킬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패권의 쇠퇴를 막지 못할 뿐만 아니라 더 가속화시킬 수 있다"는 주장이 중국 학계에서 제기됐다[3]. 트럼프 행정부의 고립주의·보호주의 정책이 주요 강대국의 대미 신뢰를 크게 약화시켰다는 평가도 뒤따른다[3]. 이 평가는 2028년 이후 미국에서 민주당 정부가 재집권하더라도 훼손된 국제질서 주도력을 회복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으로 이어진다[3].
2. 현재 상황
논쟁이 재점화된 시점은 시진핑 주석의 방미와 맞물려 있다. 시 주석은 9월 24일 트럼프 대통령과 워싱턴에서 정상회담을 가졌다. 2015년 이후 11년 만의 국빈 방문이다[17]. 이는 지난 5월 트럼프 대통령의 베이징 방문에 이은 1년 내 세 번째 정상 간 만남이다[14]. 르몽드는 이번 방미를 두고 "중국이 이제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공항 환영, 국빈 만찬, 개인 다과 등 극진한 예우를 시 주석에게 제공했다는 점을 근거로 든다[14].
채널뉴스아시아는 이번 방미에서 "대타협"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대신 베이징이 장기 경쟁을 관리하기 위한 '전략적 안정' 프레임워크에 실질적 내용을 채우는 데 주력할 것으로 전망했다[17]. 포린어페어스도 5월 베이징 회담에서 양국이 이미 "전략적 안정의 건설적 관계"에 합의했다고 지적한다. 이는 지난 10여 년 만에 처음으로 양국 정상이 공유한 관계 정의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5].
다만 미국 내 회의론도 만만치 않다. 워싱턴의 상당수 관찰자들은 이 프레임워크를 "공허한 말"로 치부하고 있다[5]. 미 국방전문지 디펜스뉴스는 미 해군이 남중국해 구축함 정전 사고, 항공모함 링컨함 사기 저하 문제 등 연이은 차질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군사 분석가들이 이를 반기고 있다는 관측도 함께 소개했다[15]. 반면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탈미국 세계에 아직 준비되지 않았다"고 짚었다. 이란 전쟁을 둘러싼 트럼프 행정부의 실책에도 불구하고, 시 주석이 분쟁 당사국들에 대한 경제적 지렛대를 활용해 중재력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점을 근거로 든다[18].
여론 측면에서는 변화가 감지된다. 시카고국제문제협의회(Chicago Council on Global Affairs)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들의 대중 인식이 완화되고 있다. 중국을 위협으로 보는 비율이 낮아졌고, 대만 지지 여론도 약화됐으며, 봉쇄보다 관여를 선호하는 응답이 늘었다[10]. 이는 2024년 최저점을 찍었던 대중 여론과 비교할 때 뚜렷한 반전이다[10].
3. 주요 행위자 분석
중국 학계·전략공동체는 미국 패권 쇠퇴를 기정사실화하는 방향으로 담론을 정리해가고 있다. 저시잉으로 대표되는 중국 학자들은 미국과의 전면 대립보다 "자국의 핵심 이익을 수호하되" 신중한 관리 노선을 권고한다[3]. 이는 국력 전이 국면에서 섣부른 정면충돌이 자국에 유리하지 않다는 판단에 기반한다. 중국 지도부 입장에서 이 담론은 대미 협상력의 기반이자, 국내적으로는 장기 경쟁을 감내할 정당성의 근거로 작동한다.
트럼프 행정부는 관세와 동맹 부담 전가를 통해 패권 약화 흐름을 지연시키려 하지만, 중국 학계는 이를 오히려 쇠퇴 가속 요인으로 지목한다[3]. 트럼프 전 국가안보 전략가였던 나디아 샤들로는 2017년 당시 중국을 전략적 경쟁자로 규정하는 전략을 설계한 인물이다. 그는 최근 인터뷰에서 "중국이 미국에 대해 막대한 지렛대를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워싱턴에서는 "미국이 먼저 따라잡아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고 전한다[1]. 이는 트럼프 행정부 내부에서도 대중 우위론이 흔들리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는 2025년 10월 시진핑-트럼프 정상회담 당시 미국이 무역적자국이라는 지위를 지렛대로 인식했던 점을 지적한다. 베센트 재무장관의 "중국이 관세를 올린다고 우리가 잃을 게 뭐가 있나"라는 발언이 대표적이다[6][12]. 그러나 PIIE는 중국이 여전히 미국이 필요로 하는 자원과 공급망 요소를 쥐고 있다고 반박한다[6][12].
미 의회·안보 커뮤니티는 대만해협 문제에서 '전략적 모호성'의 실효성 약화를 우려한다. 디플로맷은 트럼프 행정부가 대만 방어 공약에 대한 의구심을 자초하고 있지만, 전략적 모호성 정책 자체는 아직 완전히 폐기되지 않았다고 분석한다[13]. 이는 미중 전략경쟁의 군사적 축, 특히 대만해협·서태평양 억제태세 논의와 직결된다.
케빈 러드 등 서방 중국 전문가 그룹은 정상회담 이후에도 경쟁 관리와 충돌 리스크 감소, 협력 여지 모색이라는 근본 질문이 해소되지 않았다고 본다[11]. 오빌 셸도 유사한 맥락에서 트럼프와 시진핑이 "미중 관계의 나선형 악화를 막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한다[16].
4. 핵심 쟁점
첫 번째 쟁점은 미국 패권 쇠퇴의 성격 규정이다. 중국 학계는 이를 구조적·비가역적 과정으로 규정하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3]. 반면 미국 내 상당수 관찰자와 정책 결정자들은 이를 일시적 조정 국면으로 보거나, 중국의 대미 우위론 자체를 과장된 서사로 받아들인다[18].
두 번째 쟁점은 이 담론이 실제 중국의 대미 전략에 얼마나 반영되는가이다. 중국은 패권 쇠퇴 인식에도 불구하고 미국과의 전면 대립보다 관리형 경쟁 노선을 취하고 있다[3][17]. 이는 시 주석의 방미에서도 "대타협보다 전략적 안정의 실질화"라는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17].
세 번째 쟁점은 이 논쟁이 대만해협·남중국해 등 군사적 긴장 국면에 미치는 함의다. 미 해군의 최근 운용상 차질과 전략적 모호성 정책의 신뢰도 저하는[15][13], 중국 학계의 패권 쇠퇴론에 실증적 근거를 제공하는 동시에 역내 억제태세에 대한 우려를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 논쟁은 UN총회 기간 미중 정상회담이라는 다자외교 무대와 겹쳐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다자주의 질서 자체의 신뢰 기반과도 맞물린다. 중국이 미국 주도 질서의 쇠퇴를 기정사실화하는 흐름은, 향후 UN을 비롯한 다자기구에서 중국이 대안적 규범·의제 설정에 더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을 시사한다. 한국을 포함한 중견국 입장에서는 미중 양국의 상호 인식 변화가 대만해협·남중국해 군사 경쟁 구도와 다자질서 재편 논의에 동시에 파급될 수 있다는 점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II. 이슈 심층분석
중국의 대미 전략 인식: '미국 패권 쇠퇴' 논쟁 재점화 — 심층분석
1. 근본 원인 분석
중국 학계의 미국 패권 쇠퇴론은 단발성 담론이 아니다. 2025년 하반기부터 축적된 분석의 연장선에 있다. 저시잉(左希迎)을 비롯한 학자들은 미국 국력을 정치적 영향력, 경제력, 군사력, 기술 수준 네 축으로 나눠 검토했다. 그 결론은 "미국의 패권은 구조적으로 내부로부터 약화되고 있다"는 것이다[3]. 이 진단의 핵심은 '내부로부터'라는 표현에 있다. 중국 학계는 외부 도전자의 부상이 아니라 미국 체제 자체의 자기 소모를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책 대응이 이 논쟁에 결정적 재료를 제공했다. 관세 부과와 동맹국에 대한 국방비·책임 전가는 중국 학계에서 "온정적 패권에서 약탈적 패권으로의 변화"로 규정됐다[3]. 이 개념 전환이 갖는 함의는 분명하다. 패권 유지 비용을 스스로 부담하던 방식에서 동맹·파트너에게 비용을 전가하는 방식으로 전환했다는 것이다. 중국 학계는 이 전환 자체를 패권 약화의 증상이자 동시에 원인으로 이중 해석한다. 단기적으로는 쇠퇴를 지연시킬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패권의 쇠퇴를 막지 못할 뿐만 아니라 더 가속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3].
카네기국제평화기금의 분석도 유사한 문제의식을 공유한다. 미국 건국 250주년이라는 상징적 시점이 중국 내 논쟁을 촉발했다고 본다[2]. 이 시점 선택은 우연이 아니다. 250년이라는 장기 시계열 위에서 미국 체제의 지속가능성을 평가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 동시에 트럼프-시진핑 정상회담이 연이어 개최되는 현실 외교의 흐름과 맞물리면서, 학술 논쟁이 실제 대미 전략 수립의 참고 자료로 기능하고 있다.
2. 구조적 맥락
정치적 구조
중국 학계가 주목하는 것은 미국 국내 정치의 신뢰 기반 침식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고립주의·보호주의 정책이 "주요 강대국들의 대미 신뢰를 크게 약화시켰다"는 평가가 나온다[3]. 이는 단순히 특정 행정부에 대한 불신이 아니다. 2028년 이후 민주당 정부가 재집권하더라도 "이를 회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으로 이어진다[3]. 정권 교체로 복원 가능한 정책적 불신이 아니라, 미국 체제 전반에 대한 구조적 회의로 격상되고 있다는 의미다.
미국 내부에서도 이런 균열의 조짐이 감지된다. 시카고국제문제협의회 여론조사는 미국인들이 중국을 이전보다 덜 위협적으로 인식하고, 대만에 대한 지지는 낮아지고, 봉쇄보다 관여를 선호하는 경향이 커졌다고 밝혔다[10]. 이 여론 변화는 트럼프-시진핑 정상회담 직전에 공개됐다는 점에서 시점상 의미가 있다. 다만 이 조사는 동시에 뚜렷한 정파적 균열이 존재한다는 점도 지적한다[10]. 미국 국내정치의 대중국 인식이 통합되지 못한 채 분열돼 있다는 사실 자체가, 중국 학계가 말하는 '내부로부터의 약화'를 뒷받침하는 정황으로 읽힐 수 있다.
경제적 구조
패권 쇠퇴론의 경제적 근거는 미중 상호의존의 비대칭성 재평가에서 나온다.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는 트럼프 행정부가 2025년 10월 정상회담에 임하며 무역적자국이라는 지위를 오히려 지렛대로 자신했다고 지적한다. 베센트 재무장관의 "중국이 관세를 올린들 우리가 잃을 게 무엇인가"라는 발언이 이런 인식을 대표한다[6][12]. 그러나 이 분석은 중국이 여전히 미국이 필요로 하는 것을 쥐고 있다는 반론을 편다. 희토류, 공급망 핵심 마디에 대한 중국의 장악력이 미국의 협상력 우위 인식과 배치된다는 것이다[6][12].
트럼프 전 국가안보전략가였던 나디아 샤들로도 이와 맥을 같이하는 진단을 내놓았다. 그는 중국이 미국에 대해 "엄청난 지렛대"를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워싱턴 내부에서 "미국이 먼저 따라잡아야 한다"는 인식이 뒤늦게 형성됐다고 밝혔다[1]. 2017년 트럼프 1기 안보전략 수립 당시 중국을 전략적 경쟁자로 규정했던 인사가 8년이 지난 시점에 미국의 과소평가를 자인하고 있다는 사실은, 중국 학계의 패권 쇠퇴 논쟁에 실증적 무게를 더한다.
안보적 구조
군사적 측면에서는 미 해군의 연이은 차질이 중국 군사 분석가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남중국해 구축함 전력 상실 사고, 항공모함 링컨함의 사기 저하 문제 등이 보도되면서, 미 해군의 조선 역량 방치가 오랜 기간 누적된 문제로 지적됐다[15]. 디펜스뉴스는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현재 행정부가 다양한 해양전략 구상을 내놓고 있다고 전한다[15]. 이는 미중 전략경쟁의 군사적 축에서 미국의 구조적 약점이 노출되는 동시에 정책적 보정 시도도 병행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브루킹스연구소는 이란 전쟁이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남긴 균열을 지적한다. 워싱턴이 표방해온 인도태평양 우선순위와 실제 정책 집행 사이의 간극이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다[9]. 이는 미국이 중동과 인도태평양 두 전선에서 동시에 자원을 배분해야 하는 구조적 제약에 직면해 있음을 보여준다. 중국 학계가 주장하는 '내부로부터의 약화'는 이런 자원 배분의 과잉 확장(overstretch) 문제와도 연결된다.
3. 역사적 선례 및 유사 사례 비교
중국의 현재 패권 쇠퇴 논쟁은 냉전 후 미국 패권론의 부침과 비교할 필요가 있다. 1980년대 폴 케네디의 '제국의 흥망' 논쟁, 2000년대 후반 금융위기 이후의 미국 쇠퇴론은 모두 일정 기간 뒤 미국의 회복력 앞에서 힘을 잃었다. 중국 학계 내에서도 이 역사를 의식하는 신중론이 존재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은 탈미국 세계를 준비하지 못했다"고 진단하면서, 트럼프의 이란 전쟁 개입 실패가 중국에게는 시기상조로 찾아온 기회라고 평가했다[18]. 시진핑 주석이 중동 분쟁 중재에서 뚜렷한 리더십을 보이지 못했다는 지적도 함께 제기된다[18]. 이는 중국 학계의 패권 쇠퇴론이 실제 중국의 대체 능력과는 별개의 담론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닉슨-키신저 시기 데탕트와의 비교도 유효하다. 포린어페어스는 이번 트럼프-시진핑 회담을 "미중 데탕트의 출현"으로 규정하며, 양국이 "전략적 안정의 건설적 관계"에 합의했다고 평가한다[5]. 이는 1972년 닉슨 방중이 냉전 구도 속에서 미중 양국이 소련이라는 공동의 우려 대상을 매개로 관계를 재정의했던 것과 유사한 패턴이다. 다만 현재의 데탕트는 제3자를 견제하기 위한 협력이 아니라, 양자 간 경쟁을 관리하기 위한 '전략적 안정' 프레임이라는 점에서 성격이 다르다[17].
케빈 러드가 언급하는 미중관계의 향후 과제, 즉 "경쟁을 관리하고 충돌 위험을 낮추며 협력 영역을 찾는" 문제의식[11]은 1970~80년대 미소 간 핵 군비통제 협상과 유사한 관리 메커니즘을 지향하고 있다. 그러나 오빌 셸은 포린어페어스 기고에서 트럼프와 시진핑이 "미중 나선형 하강을 멈출 수 없다"고 진단한다[16]. 그는 미국의 20세기 외교적 성공, 즉 1945년 독일·일본의 무조건 항복, 1949년 NATO 창설과 같은 압도적 성과가 현재의 기대치를 지나치게 높여놓았다고 지적한다[16]. 이는 과거의 성공 경험이 현재의 패권 관리 실패를 더 두드러지게 만드는 역설적 구조를 시사한다.
4. 이슈 전개의 핵심 변수
첫 번째 변수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동맹 비용 전가 정책의 지속 여부다. 이 정책이 지속될 경우 중국 학계가 말하는 '약탈적 패권'의 자기 소모적 성격이 더 뚜렷해질 수 있다. 반대로 정책 기조가 완화될 경우 쇠퇴론의 논거 일부가 약화될 수 있다.
두 번째 변수는 미국 국내 여론의 대중 인식 변화 방향이다. 시카고국제문제협의회 조사가 보여주는 관여 선호 흐름이 지속되는지, 아니면 정파적 균열 속에서 다시 강경론으로 회귀하는지가 향후 미중 관계의 안정성을 좌우한다[10].
세 번째 변수는 미 해군을 비롯한 군사 자산의 실질적 회복 속도다. 조선 역량 재건과 인도태평양 전력 배치의 실효성이 확인되지 않는 한, 중국 군사 분석가들의 낙관적 관측은 계속 힘을 얻을 것이다[15].
네 번째 변수는 트럼프-시진핑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전략적 안정' 프레임워크의 실질화 여부다. 채널뉴스아시아는 이번 방미에서 대타협보다 기존 프레임에 실질 내용을 채우는 작업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17]. 이 프레임이 구체적 이행 조치로 이어지는지, 아니면 워싱턴 회의론자들의 지적대로 "공허한 말"에 그치는지가[5] 향후 중국 학계의 쇠퇴론 논조에 직접 영향을 미칠 것이다.
다섯 번째 변수는 대만해협을 둘러싼 '전략적 모호성' 정책의 실효성이다. 디플로매트는 트럼프 행정부가 이 정책의 신뢰성을 스스로 훼손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지만, 정책 자체는 아직 폐기되지 않았다고 평가한다[13]. 이 정책의 향방은 중국이 미국의 군사적 억지력을 어느 정도로 신뢰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핵심 지표가 될 것이다.
이 논쟁은 한국을 포함한 중견국의 외교 공간과 직결된다. EAI의 기존 연구는 "한국은 양국과 정치, 군사, 경제의 모든 측면에서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중견국으로서 양국이 서로의 전략을 보다 긍정적이고 온건한 방향으로 해석하고 인식할 수 있도록 외교적, 군사적 역량을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7]. 중국이 미국 패권의 비가역적 쇠퇴를 기정사실로 전제하고 대미 전략을 수립할 경우, 한국을 비롯한 미국의 동맹·파트너 국가들에 대한 중국의 압박 강도와 방식도 이에 연동해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
이 보고서는 EAI 연구원의 기획에 따라 AI 기반의 정교한 리서치를 바탕으로 EAI 연구원이 최종 작성한 심층분석 보고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