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 군사협력 심화: 김강일 방중과 전략적 소통 합의의 함의
총괄 요약
김강일 국방성 부상의 베이징 샹산포럼 참가는 2025년 9월 김정은 방중과 2026년 6월 시진핑 답방으로 복원된 정상외교의 후속 조치다. 로동신문이 이를 국내 소식과 함께 짧게 처리한 점은 평양이 이 교류를 과시용이 아닌 관리 가능한 정례 외교로 다루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김강일이 다자무대에서 미국 책임론과 핵보유국 지위 불가역성을 강조한 것은 반미 서사에 대한 국제적 암묵 동조를 구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중국이 이를 별도로 부각하지 않고 미중 군사대화 복원에 방점을 둔 점은 베이징의 이해관계가 평양과 완전히 일치하지 않음을 시사한다. 한국은 이번 사건을 군사동맹 전면 복원으로 과장하지 않되, 북중·북러 교류가 결합해 대중 제재 공조 실효성을 약화시킬 가능성에 선제적으로 대비해야 한다.
I. 이슈 상황분석
북중 군사협력 심화: 김강일 국방성 부상 방중과 전략적 소통 합의
1. 배경 및 경과
북중 군사당국 간 고위급 교류는 2019년을 전후로 사실상 끊겼다. 시진핑 주석의 방북도 집권 후 첫 7년(2012~2019년)간 이뤄지지 않았다. 이후 재개된 정상외교 역시 불규칙했다[5]. 2019년 시진핑의 평양 방문 이후 다시 7년이 지난 2026년 6월에야 두 번째 방북이 성사됐다[5]. 이 공백의 상당 부분은 코로나19 국경봉쇄와 미중 전략경쟁 격화 시기와 겹친다.
베이징 샹산포럼은 중국이 자국 주도 다자안보 담론을 구축하기 위해 매년 개최해 온 최대 규모 국방·안보 대화체다[3]. 북한은 최근 두 차례 포럼에 무관급만 파견했다. 국방성 부상급 대표단이 정식 참가한 것은 7년 만이다[1]. 이번 파견은 2025년 9월 김정은의 베이징 전승절 참석, 2026년 6월 시진핑의 답방으로 이어진 정상외교 복원 흐름 위에 놓여 있다[5]. 정상 간 상호방문이 재개된 지 1년 안에 국방관료 조직 차원의 교류로 확산된 셈이다.
2. 현재 상황
조선중앙통신과 로동신문은 9월 16일 국방성 부상 김강일을 단장으로 한 대표단이 평양을 출발했다고 보도했다. 평양국제비행장에서 국방성 성원들과 주북 중국대사관 국방무관, 무관부 성원들이 대표단을 전송했다고 전했다[4][6]. 이는 파견 자체가 사전에 조율된 일정이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9월 18일 후속 보도에서 조선중앙통신은 대표단이 "《안정에 관한 공동인식을 한데 모아 안전관리를 함께 추진하자》라는 주제로 열린" 제13차 베이징향산연단에 참가했다고 전했다[8][9]. 세계 100여개국 대표단과 국제기구, 전문가들이 참가했다는 규모를 함께 언급했다[8]. 김강일은 17일 제3차 전체회의에서 연설했다[8][9].
같은 날짜 로동신문 신문개관에는 국방성대표단 참가 소식이 다른 국내 소식들과 함께 짧게 나열됐다[19]. 북한 매체가 이 사안을 대내적으로 비중 있게 다루기보다는 정례 외교일정 중 하나로 처리하는 편집 방식을 택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NK News는 김강일이 연설에서 미국과 동맹의 "80년간의 무모한 정치·군사적 대결 책동"을 한반도가 "대결의 악순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근본 원인으로 지목했다고 전했다[10]. 핵보유국 지위를 "되돌릴 수 없다"고 못박고 베이징과의 군사협력 심화를 다짐했다는 보도도 나왔다[14]. 채널뉴스아시아는 같은 포럼에서 중국 국방부장 둥쥔이 AI·우주·심해 등 신흥 영역에서의 대화 확대를 촉구했다고 전하며, 김강일의 참석을 싱가포르 국방장관 등과 나란히 짧게 언급했다[11]. 중국 관영매체의 포럼 관련 사설은 미중 군사대화 복원에 초점을 맞췄고, 북한 대표단 참가는 별도로 부각하지 않았다[12].
3. 주요 행위자 및 입장
북한 국방성은 이번 참가를 통해 두 가지 메시지를 동시에 발신했다. 하나는 대중 군사협력 확대 의지다. 다른 하나는 미국을 겨냥한 핵무장 정당화 논리다[10][14]. 김강일이 다자무대에서 굳이 미국 책임론과 핵보유 불가역성을 강조한 것은, 이 자리가 단순한 의전성 참가가 아니라 대미 메시지 발신 창구로도 활용됐음을 보여준다. 국방성 부상급 인사가 정상급 외교 복원 흐름에 맞춰 실무 채널을 가동했다는 점에서, 이번 방중은 김정은-시진핑 정상외교의 관료 조직 차원 확산으로 읽힌다.
중국 국방부는 샹산포럼을 자국 주도 안보 담론 구축의 장으로 운영해 왔다[3]. 둥쥔 부장의 이번 발언은 AI·우주 등 신흥 안보 영역과 미중 대화 재개에 초점을 맞췄다[11]. 북한 대표단 수용은 포럼의 다자적 외피를 유지하면서 대미 협상 국면에서 자국의 지역 영향력을 과시하는 카드로 기능했을 가능성이 있다. 같은 시기 리경선 인솔 중국청년간부대표단이 평양을 방문해 여러 지역을 참관한 사실도[17][20][19] 북중 교류가 국방 채널에 국한되지 않고 당·청년 조직 차원까지 병행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미국 국방부는 이번 포럼에 작년보다 격상된 대표단을 파견해 미중 군사채널 복원 의지를 보였다[3]. 다만 최톈카이 전 주미대사의 신뢰 부족 자인 발언이 같은 포럼에서 나온 데서 보듯, 채널 복원과 실질적 신뢰 구축은 별개 트랙으로 움직이고 있다[3]. 워싱턴 입장에서 북중 국방 채널 복원은 미중 정상회담(9월 24일 예정)을 앞둔 베이징의 협상 지렛대 중 하나로 해석될 소지가 있다[3].
북한군 내부 동향도 함께 봐야 한다. 9월 12일 조선인민군은 박정천 당중앙군사위 부위원장 지도 아래 장거리포·미사일 부대의 협동화력습격훈련을 실시했다. 무인공격기, 전략순항미사일, 전술탄도미사일 등 신형 전투체계가 동원됐다[18]. 앞서 북한 국방상은 한미일 3자 훈련에 대해 "강력한" 대응을 예고했다[21]. 이러한 무력시위와 방중 외교가 같은 시기에 병행됐다는 점은, 북한이 대미·대남 압박과 대중 밀착을 별개가 아닌 하나의 전략 축으로 운용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4. 핵심 쟁점
첫 번째 쟁점은 이번 방중이 실질적 군사협력 확대로 이어질지, 아니면 정상외교 복원에 발맞춘 상징적 제스처에 그칠지 여부다. 북한 매체 보도는 "전략적 소통 심화"라는 표현에 머물렀을 뿐, 구체적 협력 항목을 공개하지 않았다[8][9]. 두 번째 쟁점은 시점의 정치적 함의다. 미중 정상회담을 앞둔 시점에 북중 국방 교류가 다자 무대에서 공개적으로 노출됐다는 사실은, 베이징이 워싱턴과의 협상 국면에서 지역 영향력을 재확인하는 신호로 활용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3][16]. 세 번째 쟁점은 이 흐름이 한반도 안보 지형에 미칠 파급이다. 북한이 대중 군사밀착과 대미 핵무장 정당화 논리, 한미일 훈련 비난, 실전 화력훈련을 같은 국면에서 병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한국·미국을 상대로 한 북한의 협상 태세가 대중 관계를 배경으로 더 강경해질 개연성이 있다.
II. 이슈 심층분석
북중 군사협력 심화: 근본 원인과 구조적 맥락
1. 근본 원인: 미중 전략경쟁이 재편한 북중 관계의 위상
북중 군사교류 복원의 일차적 동력은 북한 내부 요인이 아니다. 미중 전략경쟁 구도 자체의 변화다. 2022년 8월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이후 중국은 미중 군사대화 채널을 일방적으로 중단했다[3]. 이후 4년 가까이 미중 군사관계는 경색 국면에 머물렀다. 이 시기 베이징은 대미 협상 지렛대를 다변화할 필요를 느꼈고, 그 카드 중 하나로 평양과의 거리를 좁혔다.
북한 입장에서도 이 시기는 대중 밀착의 유인이 커진 국면이었다. 미국의 확장억제 강화, 한미일 3자 훈련 정례화가 북한 국방성의 반발을 지속적으로 촉발했다[21]. 북한 국방상은 한미일 훈련에 대해 "강력한" 대응을 경고한 바 있다[21]. 이런 대외 압박 국면에서 북한은 중국이라는 배후를 재확인할 필요가 있었다. 김강일이 샹산포럼 연설에서 미국과 동맹의 "80년간의 무모한 정치·군사적 대결 책동"을 거론한 것[10]은 이 발화가 다자무대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단순한 대내 선전을 넘어선다. 중국이 주최하는 국제 안보담론의 장을 빌려 반미 서사에 대한 암묵적 동조자를 확보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다만 이를 북중 군사동맹의 실질적 복원으로 단정하기는 이르다. 시진핑 집권 이후 북중 정상회담의 정례성 자체가 크게 훼손된 상태였다[5][7]. 2019년 이후 7년간 최고지도자 상호방문이 끊겼던 공백[5]은 코로나19 국경봉쇄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중국이 대만·남중국해 문제로 미국과 정면대결하는 국면에서 북한 문제로 추가 부담을 지는 것을 꺼려온 관성이 더 근본적인 배경이다. 이번 국방성 부상급 교류 복원은 이 관성이 완전히 해소됐다는 신호라기보다, 미중관계 경색이 정점에 달했던 특정 국면에서 베이징이 평양 카드의 효용을 재평가한 결과로 보는 것이 정확하다.
2. 구조적 맥락
정치적 구조: 정상외교와 관료조직 교류의 시차
북중 관계에서 정상 간 신뢰 회복과 실무 조직 차원의 제도화는 항상 시차를 두고 진행됐다. 2025년 9월 김정은의 베이징 전승절 참석, 2026년 6월 시진핑의 답방으로 정상외교가 복원됐다[5]. 이번 국방성 부상급 대표단 파견은 정상외교 복원 후 약 1년 만에 나온 관료조직 차원의 후속 조치다. 그런데 로동신문이 이 사안을 신문개관에서 국내 소식들과 나란히 짧게 처리한 편집 방식[19]은 북한 당국이 이 교류를 대내적으로 크게 부각할 필요를 느끼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이는 평양이 대중 군사협력을 '과시용 성과'가 아니라 '관리 가능한 정례 외교'로 다루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경제적 구조: 대중 의존도와 협상력의 비대칭
북중 군사협력 논의의 배후에는 북한의 구조적 대중 경제의존이 자리한다. 유엔 대북제재 국면이 장기화하면서 북한의 대외교역은 사실상 중국에 집중된 구조로 고착됐다. 이런 비대칭 구조에서 북한이 중국에 대해 행사할 수 있는 지렛대는 제한적이다. 북한이 러시아와의 군사협력을 병행 확대해 온 것도 이 비대칭을 일정 부분 상쇄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다만 이번 이슈에서 러시아 변수는 직접 드러나지 않는다. 북중 채널 자체의 복원 속도와 폭이 핵심 관찰 대상이다.
안보적 구조: 한미일 대 북중러의 재편 압력
한미일 3자 훈련의 정례화와 확장억제 강화[21]는 북한에게 한반도 안보구조가 미국 주도 진영 대결로 재편되고 있다는 인식을 강화시킨다. 북한은 이 인식을 근거로 대중·대러 군사협력 확대를 정당화하는 명분을 축적해 왔다. 조선인민군이 장거리포·미사일 부대의 협동화력습격훈련을 실시하고 신형 무인기, 전략순항미사일, 전술탄도미사일 등을 동원한 사실[18]은 북한이 대중 외교 행보와 병행해 독자 군사역량 강화를 늦추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 대중 군사협력 확대와 자체 무력 증강은 상호 배타적이지 않다. 오히려 후자의 정당성을 전자를 통해 국제적으로 뒷받침받으려는 이중 전략으로 봐야 한다.
3. 역사적 배경
1950년, 1964년 김일성 연속 방중과의 차이
이동률 교수는 김일성이 한국전쟁 전후 시기와 중소분쟁 심화기(1964년)에 각각 여러 차례 연속으로 중국을 방문했던 선례를 지목한다[7]. 두 시기 모두 북중관계사에서 "전략적으로 매우 긴박했던 시기"였다는 평가다[7]. 이 선례들과 비교하면 현재의 북중 군사교류 복원은 절박성의 밀도가 다르다. 당시는 체제 존립이나 진영 재편이 걸린 위기 국면에서 나온 밀집 방문이었다. 반면 이번 국방성 부상 파견은 다자포럼 참가라는, 상대적으로 낮은 강도의 제도적 교류다. 위기 대응형 밀착이 아니라 정상외교 복원 이후 관료조직 차원의 자연스러운 후속 절차로 보는 것이 실증에 부합한다.
2019년 전후 공백기와의 대비
시진핑 집권 후 첫 방북까지 7년, 이후 재방북까지 다시 7년이 걸린 패턴[5]은 북중 정상외교가 냉전기의 정례적 혈맹관계에서 이탈해 있었음을 보여준다. 이 공백기 동안 샹산포럼에는 북한이 무관급만 파견했다. 이번 부상급 파견은 이 공백을 메우는 상징적 조치다. 그러나 김정일 시기(2010년 5월, 8월, 이듬해 5월) 세 차례 연속 방중처럼 짧은 기간에 여러 차례 정상급 교류가 몰리는 밀집 패턴[7]과는 성격이 다르다. 현재는 정상회담-답방-실무교류로 이어지는 단계적 절차를 밟고 있다는 점에서 보다 제도화된 접근에 가깝다.
미중 군사채널 복원과의 병행 구조
같은 제13차 샹산포럼에서 미 국방부가 격상된 대표단을 파견하며 미중 군사채널 복원이 가시화된 정황[3]은 이번 북중 교류를 해석하는 데 중요한 참조점이다. 다만 채널 복원과 신뢰 구축은 별개 트랙으로 움직인다는 평가가 이미 나와 있다[3]. 즉 같은 논리를 북중에 적용하면, 국방성 부상급 교류 재개가 곧 실질적 군사협력 심화나 신뢰 회복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채널이 복원됐다는 사실과 그 채널을 통해 실제로 무엇이 조율되는지는 구분해서 봐야 한다.
4. 이슈 전개의 핵심 변수
첫 번째 변수는 트럼프-시진핑 정상회담의 결과다.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군사관계 개선 조치가 논의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다[16]. 2024년 대만 무기판매를 이유로 중단됐던 군비통제 대화 재개 방안이 검토 대상에 올라 있다[16]. 미중 관계가 완화 국면으로 접어들 경우, 베이징이 평양 카드에 부여하는 전략적 가치는 상대적으로 낮아질 수 있다. 반대로 미중 갈등이 재점화되면 북중 군사교류의 밀도와 속도가 다시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두 번째 변수는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에 대한 중국의 태도다. 김강일이 포럼에서 핵보유국 지위를 "되돌릴 수 없다"고 못박은 발언[14]에 대해 중국이 공개적으로 동조하는 모습은 나타나지 않았다. 중국 관영매체의 포럼 관련 사설도 미중 군사대화 복원에 방점을 찍었을 뿐, 북한의 핵무장 정당화 논리를 부각하지 않았다[12]. 중국이 북한의 핵보유를 명시적으로 인정하는 방향으로 나아갈지, 아니면 기존의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할지가 북중 군사협력의 실질적 상한선을 결정할 것이다.
세 번째 변수는 이 교류가 정례화로 이어지는지 여부다. 이번 파견이 일회성 이벤트에 머물 경우와, 향후 국방장관급 교류나 실무 군사대화체 신설로 이어지는 경우는 함의가 전혀 다르다. 무관급에서 부상급으로 격상된 이번 패턴이 다음 샹산포럼이나 별도 양자채널에서도 유지되는지가 관찰 대상이다.
III. 최종 추천 대응방안
북중 군사협력 심화: 종합 판단 및 대응방안
1. 종합 판단 및 추천 대응방안
김강일 국방성 부상의 샹산포럼 참가는 단일 사건으로 평가할 사안이 아니다. 2025년 9월 김정은 베이징 방문, 2026년 6월 시진핑 답방으로 이어진 정상외교 복원의 연장선에서 봐야 한다[5]. 정상급 신뢰 회복이 관료조직 차원 교류로 내려오는 데 통상 1년 안팎이 걸린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파견은 예정된 절차에 가깝다. 다만 로동신문이 이를 국내 소식과 나란히 짧게 처리한 편집 방식[19]은 평양이 이 교류를 대내적 과시용이 아니라 관리 가능한 정례 외교로 다루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점에서 이번 사건을 북중 군사동맹의 전면 복원 신호로 해석하는 것은 과도하다.
동시에 이를 무의미한 의전 행사로 축소하는 것도 오독이다. 김강일이 다자무대에서 미국의 "80년간의 무모한 정치·군사적 대결 책동"을 거론하고[10] 핵보유국 지위를 "되돌릴 수 없다"고 못박은 것[14]은 베이징이 주최한 국제 안보담론의 장을 빌려 반미 서사에 대한 암묵적 승인을 구하는 행위다. 중국이 이를 별도로 부각하지 않고 미중 군사대화 복원에 방점을 찍은 점[12]은 베이징의 이해관계가 평양과 정확히 일치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동시에 드러낸다. 중국에게 북한 카드는 대미 협상 지렛대 중 하나일 뿐, 대만해협·남중국해 문제로 미국과 정면대결하는 상황에서 추가 부담을 감수할 만큼의 우선순위는 아니다.
한국의 대응 기조는 두 갈래로 나눠야 한다. 하나는 북중 군사관료 교류의 제도화 속도를 과장하지 않으면서도, 이것이 북한의 대외 강경노선 정당화에 활용되는 흐름은 정확히 추적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이 교류가 북러 군사협력과 결합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억지력 지형 변화에 대한 선제적 대비다. 북한이 중국과 러시아 양쪽에서 동시에 정치적 엄호를 확보하는 구도가 굳어지면, 대북 압박 수단으로서의 대중 제재 공조 실효성은 구조적으로 약화된다.
2. 단기/중기/장기 실행 계획
단기(3개월 이내) 외교부와 국방부는 이번 김강일 방중을 북중 군사협력의 '제도화 1단계'로 규정하고, 후속 교류 동향을 별도 모니터링 라인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 국방무관 교류, 실무급 방문, 공동 성명 여부를 주간 단위로 취합하는 체계가 요구된다. 한미 확장억제협의체(EDSCG) 의제에 북중 군사교류 재개 동향을 정식 안건으로 상정하는 작업도 병행해야 한다. 이는 기존 EAI 분석이 지적한 대로 미중 군사채널 복원과 현장 긴장 완화가 별개 트랙으로 움직이는 구조[3]가 한반도 주변에도 동일하게 적용될 가능성에 대비하는 차원이다.
중기(6개월~1년) 북중 국방장관급 또는 그 이상 급의 상호 방문 여부가 관건이다. 국방성 부상급 교류가 국방상·부장급으로 격상되는지가 다음 단계 판단의 핵심 지표다. 이 시기에는 북러 국방협력의 진전 속도와 북중 교류 속도를 비교 평가해, 평양이 두 파트너 사이에서 어떤 균형을 취하는지 분석할 필요가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관련 기업은 대중 수출입 통제 품목 중 대북 우회 유입 가능성이 있는 이중용도 품목의 통관 심사를 강화하는 조치를 검토해야 한다.
장기(1~3년) 북중 군사협력이 정상외교-국방관료 교류를 넘어 연합훈련이나 무기체계 협력 수준으로 이어지는지가 최종 분기점이다. 이 단계에 도달하면 한반도 억지력 구조 자체에 대한 재평가가 불가피하다. 이 경우 한미 핵협의그룹(NCG) 및 확장억제 체계의 실효성을 재점검하고, 대중 외교 채널을 통한 별도의 관리 대화 채널 개설도 검토 대상이 된다.
3. 모니터링 지표 및 트리거 포인트
첫째, 북중 국방당국 교류의 급(級) 변화다. 국방성 부상급을 넘어 국방상 또는 중앙군사위 부위원장급 상호 방문이 성사되면 협력 심화의 명확한 신호로 판단해야 한다.
둘째, 중국 관영매체와 북한 매체의 보도 비중 변화다. 현재는 양측 모두 이번 교류를 절제된 톤으로 처리하고 있다[12][19]. 만약 신화통신이나 로동신문이 북중 군사협력을 1면 주요 기사로 격상해 다루기 시작하면, 이는 양국이 이 관계를 대외 과시 자산으로 전환하려는 정책 전환의 신호다.
셋째, 북한의 다자무대 발언 수위다. 김강일이 이번에 사용한 "80년간의 대결 책동"[10], "되돌릴 수 없는 핵보유국" 표현[14]이 향후 유엔이나 여타 다자 채널에서도 반복되며 강도가 높아지는지 추적해야 한다.
넷째, 북러 협력과의 병행 속도다. 북중 교류가 북러 군사협력과 시기적으로 겹치거나 상호 보완되는 패턴을 보이면, 이는 평양이 두 대국을 경쟁적으로 활용하는 전략을 본격화했다는 뜻이다.
다섯째, 미중 정상회담(2026년 9월 24일 예정으로 거론)[3] 이후 베이징의 대북 태도 변화다. 미중 관계가 일정 수준 안정화될 경우, 중국이 평양 카드의 활용도를 낮출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미중 갈등이 재점화되면 베이징의 대북 접근이 다시 적극화될 수 있다.
4. 요약 결론
김강일 방중은 북중 정상외교 복원이 관료조직 차원으로 확산되는 예정된 절차이자, 미중 전략경쟁 국면에서 베이징이 평양 카드의 효용을 재평가한 결과다. 다만 북한 매체의 절제된 보도 태도[19]와 중국 측의 낮은 관심도[12]는 이 교류가 아직 동맹 수준의 실질적 결속으로 이어지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한국은 이를 과소평가도 과대평가도 하지 않는 균형된 시각에서, 급 변화·보도 비중·발언 수위·북러 병행성·미중관계 변수라는 다섯 갈래 지표를 통해 지속적으로 추적할 필요가 있다. 대응의 핵심은 즉각적 정책 전환이 아니라, 다음 단계로의 이행 여부를 판별할 수 있는 관찰 체계를 지금 구축해두는 데 있다.
참고출처
[1] [NK News] North Korea sends military delegation to China’s major security conference
[3] [EAI 동아시아연구원] 베이징 샹산 포럼과 미중 군사채널 복원: 채널 재개와 현장 긴장의 괴리
[5] [EAI 동아시아연구원] [Global NK 논평] 시진핑 7년만의 방북과 대북 전략의 새로운 모색
[6] [조선중앙통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방성대표단 제13차 베이징향산연단에 참가하기 위하여 출발
[7] [EAI 동아시아연구원] [EAI 논평 제20호] 북중 정상회담 이후 한반도 정세
[8] [조선중앙통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방성대표단 제13차 베이징향산연단에 참가
[9] [로동신문]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방성대표단 제13차 베이징향산연단에 참가
[10] [NK News] North Korean official rebukes US, defends nukes during international conference
[13] [조선중앙통신] 우리 나라 외무성 부상이 중국청년간부대표단 주요성원들을 만났다
[15] [조선중앙통신] 2026년 9월 16일 신문개관
[18] [조선중앙통신] 조선인민군 각급 련합부대 장거리포 및 미싸일구분대들의 협동화력습격훈련 진행
[19] [조선중앙통신] 2026년 9월 18일 신문개관
[21] [NK News] North Korean defense chief warns of ‘powerful’ response to US-ROK-Japan drills
[22] [The Diplomat] North Korea Confirms September 12 Missile Launch Was Joint Firepower Drill
[23] [NK News] Kim Jong Un thanks troops deployed to Russia in founding anniversary ceremony
이 보고서는 EAI 연구원의 기획에 따라 AI 기반의 정교한 리서치를 바탕으로 EAI 연구원이 최종 작성한 심층분석 보고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