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샹산 포럼과 미중 군사채널 복원: 채널 재개와 현장 긴장의 괴리
총괄 요약
9월 15일 13차 샹산 포럼에서 미 국방부가 작년보다 격상된 대표단을 파견하면서 미중 군사채널 복원이 가시화됐다. 그러나 같은 포럼에서 최톈카이 전 주미대사가 신뢰 부족을 자인하는 발언을 내놓으면서, 채널 복원과 신뢰 구축이 별개 트랙으로 움직이고 있음이 재확인됐다. MMCA식 양자 위기관리 틀은 해군·공군 조우 관리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해경·민병대가 얽힌 회색지대 마찰을 포괄하지 못하는 구조적 사각지대를 안고 있다. 이는 9월 24일 정상회담을 앞둔 베이징의 협상 지렛대이자 '관리 가능한 경쟁' 신호로 해석되나, 대만해협·남중국해 현장의 긴장 완화로 직결된다는 근거는 뚜렷하지 않다. 한국은 이 구조적 교훈을 서해 회색지대 대응 체계 정비와 한미 확장억제협의체 의제 확대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
I. 이슈 상황분석
베이징 샹산 포럼과 미중 군사안보 대화 재개: 상황분석
배경 및 경과
베이징 샹산 포럼은 중국이 매년 주최하는 최대 규모의 고위급 안보·국방 대화체다. 올해로 13회째를 맞았다. 이 포럼은 중국이 자국 주도의 다자 안보 담론을 구축하려는 시도로 출발했다. 미중 군사채널 자체의 부침과는 별개로 운영돼 왔다.
미중 군사채널의 단절은 2022년 8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낸시 펠로시 당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이후 중국은 미중 군사대화 채널을 일방적으로 중단했다[6]. 이후 양국은 정상급·고위 외교채널을 통해 복원을 모색했다. 2023년 11월 샌프란시스코 APEC 정상회담에서 바이든-시진핑 회담은 "현안의 타협은 이루어지지 않은 채 고위급 군사대화 재개를 통해 소통 강화와 신뢰구축 정도에서 합의를 보았다"[3]. 당시 합의는 국방장관급 대화, 해상군사안전협의협정(MMCA), 전구사령관급 통화 등 여러 층위의 채널 복원을 포함하는 것이었다[3].
트럼프 2기 들어 이 흐름은 이어졌다. 올해 5월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베이징에서 만나 "건설적 전략적 안정 관계"를 구축한다는 합의에 도달했다[14]. 이후 미중 전구사령관급 접촉이 캐나다에서 성사됐다. 양즈빈 남부전구사령관과 사무엘 파파로 인도태평양사령관의 접촉이었다. 남부전구는 대만해협과 남중국해 작전을 관할하는 핵심 사령부다[6]. 다만 이 접촉은 미중 양자가 아니라 캐나다·미국이 주도한 다자 안보협의체를 매개로 이뤄졌다는 한계가 있었다[6]. 중국 관영매체는 이 회담을 비중 있게 다루지 않았다[6]. 베이징이 위기관리 소통과 대만 관련 압박을 별개 트랙으로 운용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었다[6].
현재 상황
9월 15일 열린 13차 샹산 포럼에는 신시아 '잰시' 카라스 미 국방부 중국·대만·몽골 담당 국장이 미국 대표단을 이끌고 참석했다[4]. SCMP는 이를 작년보다 격을 높인 참여로 평가했다. 작년에는 주중 미대사관 무관이 대표로 나섰던 것과 대비된다[4].
글로벌타임스는 이를 "미중 안보대화의 지속적 재개(continued resumption)"로 규정하며 사설을 통해 여러 신호가 담겨 있다고 평가했다[1]. 로이터 보도를 인용해 "역내 긴장이 들끓는 가운데(amid roiling regional tensions)" 수십 개국·지역·국제기구에서 수백 명의 군 장교, 외교관, 학자가 참석할 것이라고 전했다[1]. 중국 관영매체 특유의 어법은 미국 대표단의 급 상향을 베이징이 원하는 방향의 '관계 정상화' 서사로 편입시키려는 의도를 드러낸다.
반면 SCMP는 같은 포럼에서 미중 관계의 신뢰 부족 문제가 다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7]. 최톈카이 전 주미 중국대사는 포럼 세션에서 "건설적 전략 안정에 대한 합의는 있지만, 앞으로 순탄할 것이라는 환상은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7]. 그는 "항상 문제가 있고, 때로는 매우 큰 문제가 있다"고 덧붙였다[7]. 시진핑 주석의 워싱턴 방문이 예상되는 시점을 앞두고 나온 이 발언은, 9월 24일로 예정된 정상회담 국면에서도 베이징 내부에 낙관을 경계하는 기류가 있음을 보여준다[7].
같은 시기 진행된 다른 트랙의 미중 접촉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정상회담을 앞두고 허리펑 중국 부총리와 주말 회동을 예고했다[13]. 이란 제재 관련 논의가 의제로 거론됐다[13]. 안보 채널(샹산 포럼)과 경제 채널(베선트-허리펑)이 정상회담을 향해 병행 가동되는 모습이다. 이는 베이징이 군사 채널 복원을 경제·통상 협상의 분위기 조성용 지렛대로도 활용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주요 행위자 및 입장
중국 측은 이 포럼을 자국 주도 안보 담론의 무대이자 대미 관계 서사 관리 수단으로 활용한다. 글로벌타임스의 사설 논조는 미국 대표단 격상을 베이징의 '외교적 성과'로 포장하는 데 방점이 있다[1]. 반면 최톈카이 등 전직 외교 엘리트의 발언은 대내적으로 과도한 기대를 차단하려는 신중론에 가깝다[7]. 중국 정부는 대만 문제에서는 별도 트랙으로 강경 기조를 유지하면서, 군사 위기관리 채널만 선별적으로 복원하는 이원적 전략을 취해왔다[6].
미국 측은 국방부 중국 담당 고위관료를 대표로 파견함으로써 채널 복원 의지를 표명했다[4]. 이는 5월 MMCA 실무회의, 전구사령관급 접촉에 이은 연속선상의 조치다. 다만 미 국방부의 이런 행보는 대만·남중국해에서의 억제태세 유지라는 기존 노선과 병행되는 것이지, 그것을 대체하는 것은 아니다.
제3자적 관찰자로서 최톈카이 같은 전직 외교관, SCMP 등 홍콩 매체는 채널 복원의 이면에 있는 구조적 불신을 짚는 역할을 한다[7]. 이들의 시각은 관영매체의 낙관적 서사와 온도차를 보인다.
핵심 쟁점
첫 번째 쟁점은 채널 복원의 '급'과 '실질' 사이의 괴리다. 대표단 격상, 전구사령관 접촉, 포럼 참여 확대는 모두 형식상의 진전이다. 그러나 이것이 남중국해·대만해협 현장의 회색지대 도발 완화로 이어지는지는 별개 문제다[6]. 캐나다 회담 이후에도 국방장관급·해상군사안전협의협정 수준으로 확대될 개연성은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이미 있었다[6].
두 번째 쟁점은 해군·공군 조우 관리를 전제로 설계된 MMCA식 위기관리 틀이 해경·민병대가 개입하는 회색지대 마찰까지 포괄하는지 여부다. 정규군 간 채널이 복원돼도, 해경 전력의 전진배치나 제3국이 연루된 마찰은 이 틀 바깥에 남는다. 채널 복원과 현장 긴장의 동시 진행이라는 역설은 여기서 비롯된다.
세 번째 쟁점은 9월 24일 정상회담을 앞둔 시점성이다. 안보 채널의 조기 복원과 경제 채널(베선트-허리펑)의 병행 가동은[13], 베이징이 정상회담을 앞두고 '관리 가능한 경쟁'이라는 신호를 발신하며 협상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계산과 무관하지 않다. 이 신호가 정상회담 이후에도 지속되는 제도적 장치로 이어질지, 아니면 회담용 제스처에 그칠지는 향후 몇 달의 실행 여부로 판가름날 사안이다[7].
II. 이슈 심층분석
베이징 샹산 포럼과 미중 군사안보 대화 재개: 심층분석
근본 원인: 왜 지금 채널이 복원되는가
미중 군사채널 복원의 일차적 동력은 9월 24일로 예정된 정상회담이다[14]. 시진핑 주석의 워싱턴 방문을 앞두고 베이징은 양국 관계의 '관리 가능성'을 대내외에 입증할 필요가 있다. 글로벌타임스가 카라스 국장의 참석을 "지속적 재개"로 규정하며 여러 신호가 담겨 있다고 강조한 것[1]은 이 필요와 맞닿아 있다. 정상회담 성과를 극대화하려는 베이징 입장에서, 군사채널 복원은 비용이 크지 않으면서 상징성은 큰 카드다.
미국 쪽 동인은 결이 다르다. 국방부가 작년 무관급에서 국장급으로 대표단 격을 높인 것[4]은 워싱턴이 포럼 자체의 가치를 재평가했다기보다, 5월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건설적 전략적 안정 관계"[14]를 군사 영역에서 뒷받침하려는 실무적 조치에 가깝다. 여기에 5월 MMCA 실무회의와 캐나다에서 성사된 첫 전구사령관 접촉이 이어지면서, 채널 복원은 정상외교의 부산물이자 동시에 정상회담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라는 이중적 성격을 띤다.
다만 이 복원의 근저에는 구조적 불신이 그대로 남아 있다. 최톈카이 전 주미대사가 포럼에서 "합의는 있지만 순탄할 것이라는 환상은 없다"고 말한 것[7]은 채널 재개가 신뢰 회복의 결과가 아니라 신뢰 부재를 관리하기 위한 장치임을 자인하는 발언이다. 채널 복원과 신뢰 구축은 별개의 트랙이라는 점이 이번 포럼에서도 재확인된 셈이다.
구조적 맥락: 세 개의 분리된 트랙
미중 군사관계는 최소 세 개의 트랙으로 분화되어 움직인다. 첫째는 정상급 전략 대화 트랙이다. 5월 베이징 정상회담과 9월 24일 예정된 후속 정상회담이 여기 해당한다[14]. 둘째는 국방부·군 채널 트랙이다. MMCA 실무회의, 전구사령관급 접촉, 샹산 포럼 참석이 이 층위에 속한다[4][6]. 셋째는 현장의 작전 트랙이다. 남중국해·대만해협에서 실제 조우하는 해군·공군·해경 자산의 움직임이다.
문제는 이 세 트랙이 각기 다른 속도와 논리로 움직인다는 점이다. EAI가 앞선 캐나다 회담 분석에서 지적했듯, "중국 관영매체가 이번 회담을 비중 있게 다루지 않고 태평양도서국포럼에서는 대만 문제로 강경 기조를 유지한 점은, 베이징이 위기관리 소통과 대만 관련 압박을 별개 트랙으로 운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6]. 이번 샹산 포럼에서도 같은 구조가 반복된다. 글로벌타임스는 채널 복원을 대대적으로 홍보하지만[1], SCMP가 전한 포럼 현장의 발언은 신뢰 부족이라는 근본 문제가 해소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7].
이 분리 구조는 우연이 아니라 베이징의 대미 전략에 내재된 설계다. 군사채널은 정상외교의 성과물로 활용하되, 대만·남중국해 관련 현장 압박은 별도로 지속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베이징은 '대화에 응하는 책임 있는 국가'라는 이미지와 '핵심이익에서 물러서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동시에 관리할 수 있다. 미국 입장에서는 이 이중 구조 자체가 대응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국방부가 채널 복원에 호응하면서도[4], 동시에 역내 억제태세를 강화해야 하는 딜레마가 여기서 발생한다.
경제적 맥락도 이 구조를 뒷받침한다. AmCham Shanghai 보고서는 재중 미국기업의 사업 신뢰도가 "개선된 지정학적 환경"을 배경으로 급반등했다고 전했다[8][9]. 정상회담을 앞두고 경제·군사 양 트랙에서 동시에 '완화 서사'가 조성되는 흐름은, 베이징이 트럼프-시진핑 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여러 채널에서 우호적 신호를 병행 발신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반대로 벳센트 미 재무장관이 정상회담 직전 허리펑 부총리와 만나 이란 제재 관련 사안을 조율하려 한 것[13]은, 미국 역시 정상회담을 앞두고 다층적 실무 채널을 동시에 가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역사적 선례: 2023년 APEC 모델의 반복
이번 국면은 2023년 11월 샌프란시스코 APEC 정상회담 전후 패턴과 상당히 유사하다. 당시 EAI 분석은 "결과적으로 보면 현안의 타협은 이루어지지 않은 채 고위급 군사대화 재개를 통해 소통 강화와 신뢰구축 정도에서 합의를 보았다"고 정리했다[3]. 대만 문제와 첨단기술 문제라는 핵심 현안은 그대로 둔 채, 군사대화 복원이라는 '관리 가능한 성과'로 정상회담의 성과를 채운 것이다[3].
이번 9월 24일 정상회담을 앞둔 흐름도 같은 각본을 따른다. 트럼프-시진핑 정상은 이미 5월 베이징 회담에서 "건설적 전략적 안정 관계"라는, 실체보다 틀에 방점을 둔 합의에 도달했다[14]. 이 틀 안에서 MMCA 실무회의, 전구사령관 접촉, 샹산 포럼 참석이라는 일련의 군사채널 복원 조치가 순차적으로 쌓이고 있다. 2023년 사례에서 국방장관급 대화, MMCA, 전구사령관 통화 복원이 정상회담의 '가시적 성과'로 제시됐던 것[3]과 동일한 문법이다.
다른 점은 이번에는 채널 복원이 정상회담 이전에 이미 상당 부분 진행됐다는 것이다. 2023년에는 정상회담이 복원 합의의 계기였다면, 이번에는 5월 정상회담 이후 채널 복원이 먼저 이뤄지고 9월 정상회담이 이를 추인·확대하는 자리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베이징이 '선물 외교'의 순서를 바꿔, 정상회담 성공을 위한 사전 분위기 조성 수단으로 군사채널을 앞세우고 있음을 뜻한다.
2022년 8월 펠로시 방문 이후 단절과 복원의 순환도 참고할 선례다. 당시 중국은 군사채널 중단을 대만 문제에 대한 강경 대응 수단으로 활용했다[6]. 이번에도 채널은 복원되지만, 대만 문제에 대한 베이징의 근본 입장이 완화됐다는 근거는 확인되지 않는다. 최톈카이 전 대사의 발언[7]은 이 점에서 채널 복원과 실질적 긴장 완화를 혼동해서는 안 된다는 경고에 가깝다.
핵심 변수: 정상회담 결과와 현장 압박의 지속 여부
향후 전개를 좌우할 첫 번째 변수는 9월 24일 정상회담의 실제 의제와 결과다. 군사채널 복원이 국방장관급 회담이나 추가 위기관리 협정으로 확대되는지가 관건이다. 캐나다 접촉이 "국방장관급·해상군사안전협의협정 등으로 확대될 개연성은 제한적"이라고 평가됐던 점[6]을 고려하면,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상징적 수준을 넘어서는 제도화가 이뤄질지는 불확실하다.
두 번째 변수는 현장의 회색지대 압박 지속 여부다. 채널 복원과 별개로 남중국해·대만해협에서 해경·민병대·군용기 활동이 이어진다면, 정상급·국방채널의 성과는 현장 긴장 완화로 이어지지 않는다. 이는 MMCA식 양자 위기관리 틀이 애초에 해군·공군 간 조우만을 대상으로 설계됐다는 태생적 한계와 맞물린다. 해경과 제3국이 얽힌 마찰은 이 틀의 적용 범위 밖에 있다.
세 번째 변수는 중국 관영매체와 서방계 매체 간 서사 격차가 실제 정책에 얼마나 반영되는지다. 글로벌타임스의 "지속적 재개" 서사[1]와 SCMP가 전한 신뢰 부족 지적[7]이 병존하는 현상 자체가, 베이징 내부에서도 대미 유화 신호와 강경 기조 유지 사이의 긴장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이 간극이 정상회담 이후에도 유지되는지, 아니면 한쪽으로 수렴하는지가 향후 미중 군사관계의 안정성을 가늠하는 지표가 될 것이다.
이 보고서는 EAI 연구원의 기획에 따라 AI 기반의 정교한 리서치를 바탕으로 EAI 연구원이 최종 작성한 심층분석 보고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