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GCC 정상회담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기: 상황분석과 대응방안
총괄 요약
오만이 주선한 살랄라 회담은 개최 직전 연기됐다. 바레인은 이란과의 외교관계 복원 전까지 불참을 선언했고, UAE는 반대로 테헤란과 이례적 접촉을 이어가며 임시 항로 합의를 모색했다. 이란은 해협 재개방을 GCC와의 다자 협상이 아니라 미국과의 양자 협상 지렛대로 규정하고 있어, 이번 회담은 봉쇄 해제의 분기점이 아니라 GCC 내부 대이란 정책 재편 국면으로 봐야 한다. EAI는 협상과 봉쇄가 교대되는 브렌트유 88~95달러 박스권의 뉴노멀 고착을 기본 시나리오(확률 50%)로 제시하며, 낙관적 시나리오에서도 이란의 선별적 통항 승인 구조는 유지될 것으로 판단한다. 한국 기업은 GCC를 단일 리스크 주체로 취급하지 말고 회원국별 통항 안전성과 정책 신뢰도를 개별 평가해야 하며, 이란의 일방적 통항 제도 의존도를 낮추는 이중 트랙 대응이 필요하다.
I. 이슈 상황분석
이란-GCC 정상회담 개최,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기 지속: 상황분석
1. 이슈 배경 및 경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 사태는 2026년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시작됐다[8][9]. 개전 이후 이 해협은 사실상 봉쇄 상태로 전환됐다[3][9]. 전쟁 전까지 세계 원유 공급량의 5분의 1가량이 이 해협을 통과했다[9].
6월 17일 트럼프 대통령과 테헤란 정부는 '이슬라마바드 각서'에 서명했다[2][3]. 모든 전선에서 군사행동을 즉각 종료한다는 내용이었다[9]. 이 각서에는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항행을 영구적으로 제한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이 포함됐다는 해석이 나온다[2].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는 이 조항이 최종 평화조약에 반영될 경우 걸프 지역을 넘어 전 세계 항행의 자유에 파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2].
7월 각서가 만료되면서 이란은 공세적 기조로 전환했다[3]. 미국은 임시합의 연장을 배제했다[3]. 이 국면에서 오만이 걸프 국가들을 대표해 이란과 통항 회랑 협상을 지속해 왔다[16]. 8월 20일 브렌트유는 배럴당 94.06달러까지 상승했고, 이는 이란의 UAE 선박 공격이 유가에 반영된 결과였다[9].
2. 현재 상황
이란 외교부는 9월 11일 성명을 통해 이라크와 걸프 국가들이 오만 살랄라에서 호르무즈 해협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발표했다[1][4]. 이란 관영 IRNA 통신은 이 회담이 "역내 안보 협력을 위한 지역 프레임워크 구축의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12]. 이란 외교부 대변인 에스마일 바가에이도 걸프 및 오만만 국가 외교장관 회의 참석 계획을 확인했다[17].
그러나 회담을 앞두고 균열이 먼저 드러났다. 바레인은 이란과의 외교관계가 복원되기 전까지는 호르무즈 관련 어떤 회담에도 참석하지 않겠다고 밝혔다[7]. 바레인 매체 걸프데일리뉴스는 이를 "정당화될 수 없는 침략" 문제와 직결시켜 보도했다[7]. 오만은 이 회담을 공식 발표하지 않았고, 다른 역내 국가들도 침묵을 지켰다고 알자지라는 전했다[7].
이후 상황은 한 차례 더 굴절됐다. 오만 외교장관 사이이드 바드르 알부사이디는 살랄라에서 열릴 예정이던 GCC-이란 회담을 연기한다고 발표했다[10]. 연기 사유로는 "건설적 대화를 위한 여건 조성에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점을 들었다[10]. 이란 측은 회담이 성사되더라도 서명된 합의가 도출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사전에 선을 그었다[16]. 이란 외교장관 아라그치는 테헤란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해협의 재개방은 전적으로 미국이 6월 파키스탄 중재 잠정합의상 의무로 복귀하고 이슬람공화국에 대한 적대적 행보를 중단하는 데 달려 있다"고 밝혔다[15]. 그는 오만과의 양해만으로는 호르무즈를 재개방하기에 충분하지 않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15].
한편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이란이 오만과 임시 항로 합의를 발표할 준비를 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테헤란과 아부다비 고위 관리 간 이례적 접촉이 있었다고 보도했다[14]. 다만 이 합의도 해협의 전면 재개방을 의미하지는 않으며, 이란이 통항 선박을 개별 심사하는 방식은 유지될 전망이다[14].
3. 주요 행위자 및 입장
이란은 해협 통제권을 정권 생존과 결부된 비대칭 지렛대로 규정하고 있다[6]. 미군 철수와 제재 해제 없이는 봉쇄를 풀지 않겠다는 입장이 아라그치 발언에서 재확인된다[15]. 동시에 이란은 이라크·GCC 국가들과의 다자 틀을 통해 국제적 고립을 피하고 지역 안보 논의의 주도권을 쥐려 한다[12][17].
오만은 지난 수개월간 이란과 통항 회랑 협상을 이어온 유일한 중재 채널이다[16]. 오만 정부는 이번 회담을 자국이 주최하되, 준비 부족을 이유로 연기를 선택했다[10]. 이는 오만이 역내 다른 아랍국들의 지지를 받는 협상 틀을 유지하려는 신중함을 반영한다[16].
바레인은 이란과의 외교관계 정상화를 회담 참석의 선결조건으로 내걸며 불참을 택했다[7]. 이는 바레인이 2026년 개전 이후 이란의 군사적 위협에 직접 노출된 경험과 무관하지 않다[4]. 알자지라가 인용한 관련 보도에 따르면 이란은 바레인과 요르단 내 미군 기지에 실질적 타격을 가한 바 있다[4]. 바레인의 불참은 GCC 내부에서 대이란 접근법에 대한 합의가 부재하다는 사실을 드러낸다.
UAE는 회담 국면에서 테헤란과 이례적인 고위급 접촉을 가졌다[14]. 이는 UAE가 다른 걸프국과 달리 실용적 채널을 유지하려 한다는 신호로 읽힌다[14]. 이라크는 이번 회담에 걸프국들과 함께 참여하는 당사국으로 명시돼 있으며[1], 이란과 국경을 접한 지정학적 위치상 통항 안정화에 대한 이해관계가 걸프 산유국들과 겹친다.
미국은 이번 회담에 직접 당사자로 참여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슬라마바드 각서의 이행 여부를 둘러싼 미-이란 교착이 이번 회담의 근본 배경이라는 점에서[2][3], 미국의 정책 선택은 오만 중재의 성패를 좌우하는 배후 변수로 남아 있다.
4. 핵심 쟁점
첫 번째 쟁점은 회담의 법적 구속력이다. 이란 관리는 이번 회담에서 서명된 합의가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사전에 밝혔다[16]. 임시 항로 합의가 발표되더라도 이는 해협의 전면 재개방이 아니라 이란이 통항 선박을 개별적으로 결정하는 체제의 연장에 가깝다[14].
두 번째 쟁점은 GCC 내부 균열의 고착화 여부다. 바레인의 불참은 일회성 반발이 아니라 대이란 정책에 대한 걸프국 간 근본적 시각차를 보여준다[7]. 이 균열이 향후 오만 중재 틀 자체의 대표성 문제로 번질 가능성이 있다.
세 번째 쟁점은 이슬라마바드 각서상 항행 제한권 조항의 향방이다. SIPRI는 이 조항이 최종 평화조약에 영구 반영될 경우 걸프 지역을 넘어선 항행의 자유 문제로 확산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2]. 오만이 중재하는 임시 회랑이 이 조항의 잠정적 운영 방식인지, 아니면 대체 규범으로 이어질지가 향후 관찰 지점이다.
네 번째 쟁점은 미-이란 교착의 지속 기간이다. 이란은 미국의 파키스탄 중재 합의 복귀를 재개방의 전제조건으로 거듭 명시하고 있다[15]. 이 조건이 충족되지 않는 한, 오만 회담을 포함한 다자 채널은 긴장 완화의 보조 수단에 그치고 근본적 봉쇄 해소로 이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II. 이슈 심층분석
이란-GCC 정상회담 개최,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기 지속: 심층분석
1. 근본 원인 분석
이번 위기의 근본 원인은 단일하지 않다. 표면적으로는 오만 회담 연기와 바레인 불참이라는 외교적 사건이지만, 그 밑에는 세 겹의 원인이 겹쳐 있다.
첫째는 이슬라마바드 각서의 조문 자체가 안고 있는 모호성이다. 6월 17일 서명된 이 각서는 군사행동의 즉각적 종료를 선언했지만, 호르무즈 항행권에 관한 핵심 문단의 문언은 이란에 항구적 통제권을 부여하는 것으로 해석될 여지를 남겼다[2]. SIPRI는 이 문구가 최종 평화조약에 그대로 반영될 경우 걸프를 넘어 전 세계 항행의 자유 자체가 훼손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2]. 각서가 7월 만료된 이후 이란이 즉각 공세적 기조로 돌아선 배경에는, 애초에 이 문서가 항행권 문제를 해결한 것이 아니라 봉합만 한 것이었다는 사정이 있다[3].
둘째는 이란의 협상 전략 자체다. 이란 외교장관 아라그치는 "해협의 재개방은 전적으로 미국이 6월 파키스탄 중재 잠정합의상 의무로 복귀하고 이슬람공화국에 대한 적대적 행보를 중단하는 데 달려 있다"고 밝혔다[15]. 그는 오만과의 양해만으로는 호르무즈를 재개방하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재확인했다[15]. 이는 테헤란이 해협 통제권을 걸프 국가들과의 지역 협상 대상이 아니라 워싱턴과의 양자 협상 지렛대로 규정하고 있음을 뜻한다. 오만 회담이 성사되더라도 서명된 합의는 없을 것이라는 이란 관리의 사전 발언은 이런 이중 트랙 전략의 연장선이다[16].
셋째는 걸프 국가 내부의 대이란 신뢰 균열이다. 바레인은 이란과의 외교관계가 복원되기 전까지는 어떤 호르무즈 관련 회담에도 참석하지 않겠다고 못박았다[7]. 걸프데일리뉴스는 이를 "정당화될 수 없는 침략"이라는 표현으로 보도했는데, 이는 개전 초기 이란의 미군 기지 및 역내 표적 공격이 바레인 내에서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안보 트라우마로 남아 있음을 보여준다[7]. 반면 UAE는 아부다비 고위 관리와 테헤란 간 이례적 접촉을 통해 임시 항로 합의 쪽으로 움직였다는 보도가 나왔다[14]. 같은 GCC 내에서도 대이란 접근법이 국가별로 갈라지고 있다는 뜻이다.
2. 구조적 맥락
정치적 구조로 보면, 이번 사태는 미국-이란 양자 구도와 GCC 내부 다자 구도가 서로 다른 속도로 움직이는 데서 발생하는 부조화다. 워싱턴은 임시합의 연장을 거부하며 이란에 대한 압박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3]. 반면 오만은 "역내 안보 강화를 위한 건설적 대화 여건 조성"을 명분으로 회담을 연기하면서 중재자로서의 공간을 지키려 하고 있다[10]. 이 두 트랙이 어긋나는 한, 걸프 국가들이 독자적으로 이란과 항행권 문제를 타결할 유인은 제한적이다. 이란 스스로도 이 회담이 "역내 안보협력을 위한 지역 프레임워크 구축의 첫걸음"이라고 규정했을 뿐, 항행권 합의 자체를 목표로 제시하지는 않았다[12].
경제적 구조에서는 걸프 산유국들의 재정 구조 자체가 취약점으로 작용한다. 알자지라 보도대로 봉쇄는 석유·가스 수입이 예산의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는 걸프 국가들에 특히 타격을 주고 있다[1]. 이는 GCC 회원국들이 이란과의 강경 대치를 무한정 지속하기 어려운 구조적 압박을 받고 있다는 뜻이다. 동시에 브렌트유가 8월 20일 배럴당 94.06달러까지 오른 데서 보듯, 봉쇄 장기화는 걸프 국가들에게도 손해지만 글로벌 에너지 시장 전체에 리스크 프리미엄을 부과하는 구조로 굳어졌다[9]. 케냐 사례에서 보듯 이 충격은 걸프 역내에 그치지 않고 연료·비료 가격을 통해 아프리카 등 제3세계 경제로 전이되고 있다[11].
안보 구조로는 이란이 해협 통제를 정권 생존과 직결된 비대칭 지렛대로 규정하고 있다는 점이 핵심이다[6]. 미국은 에너지 자급도 향상으로 해협 방어의 직접적 경제 동기를 상실했으나, 봉쇄로 인한 유가 충격이 국내 정치 부담으로 돌아오는 딜레마에 놓여 있다[6]. 이 비대칭성 때문에 이란은 협상 테이블에서 미국을 상대로는 강경 기조를, 오만을 상대로는 부분적 타협 신호를 동시에 보내는 이중 행보를 취할 수 있다.
3. 역사적 선례 및 유사 사례 비교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봉쇄·긴장 국면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980년대 이란-이라크 전쟁 당시의 '탱커 전쟁'은 유조선 공격을 통한 해협 위협이 미 해군의 직접 개입을 부른 선례로 남아 있다. 이번 사태와 다른 점은, 당시에는 미국이 해협 안전 보장에 명확한 경제적 유인을 가졌던 반면 현재는 미국의 에너지 자급도가 높아지면서 그 유인이 약화됐다는 데 있다[6]. 이는 워싱턴이 과거와 달리 군사적 억지보다 협상을 통한 출구를 우선하는 배경이 된다.
2019~2020년 유조선 나포·드론 공격 국면 역시 유사한 패턴을 보였다. 당시에도 오만이 이란과 걸프국 간 물밑 중재자 역할을 자임했고, 긴장과 부분 완화가 반복되는 양상이 나타났다. 이번 오만 회담의 연기와 재추진 시도는 그 연장선에 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이번 사태의 특이점은 이슬라마바드 각서라는 공식 문서가 존재한다는 점이다. 과거 위기들은 비공식적 자제와 묵인 수준에서 봉합됐지만, 이번에는 항행권 문제가 조문화된 국제 합의의 형태로 남아 있다는 점에서 법적 파급력이 다르다[2].
또한 카타르가 1990년대 이후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 사이에서 균형자 역할을 해온 경험, UAE가 이란과의 경제적 상호의존을 유지해온 전례는 이번 GCC 내 균열의 배경이 된다. UAE의 아부다비-테헤란 접촉설은 이런 실용주의 노선의 연속이며[14], 바레인의 강경 거부는 반대로 사우디-이란 대치 구도에 편승해온 자국의 안보 노선과 일치한다[7].
4. 이슈 전개의 핵심 변수
첫 번째 변수는 오만의 중재자 지위 지속 여부다. 오만 외교장관이 회담을 연기하며 "건설적 대화를 위한 여건 조성"을 명분으로 든 것은[10], 오만이 여전히 협상 공간을 관리하려는 의지를 갖고 있다는 신호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오만 폭격 위협이 거론된 바 있어, 이 유일한 중재 채널 자체가 흔들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3].
두 번째 변수는 미국의 정책 선택이다. 워싱턴이 임시합의 연장을 재고할지, 아니면 이란에 대한 경제적 압박을 유지할지에 따라 이란의 협상 태도가 달라질 것이다[3]. 이란은 미국의 태도 변화 없이는 해협 재개방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15], 이 변수는 걸프 국가 간 논의보다 상위에서 작동하는 구조적 조건이다.
세 번째 변수는 GCC 내부 결속력이다. 바레인의 불참 선언과 UAE의 실용주의적 접촉이 공존하는 현재 구도가 지속될 경우, 이란은 GCC를 단일 협상 상대가 아니라 개별 국가 단위로 분리 공략할 여지를 얻는다[7][14]. 이는 걸프 지역의 대이란 공동 전선 자체를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네 번째 변수는 임시 항로 합의의 법적 성격이다. 이란이 오만과 별도로 준비 중인 임시 통항 합의는 해협의 전면 재개방을 의미하지 않으며, 통항 선박에 대한 결정권을 이란이 계속 보유하는 구조로 알려져 있다[14]. 이 잠정 조치가 사실상 표준 항로로 굳어질 경우, 법적 지위가 불안정한 채로 장기화되는 뉴노멀이 고착될 가능성이 있다[3].
이 보고서는 EAI 연구원의 기획에 따라 AI 기반의 정교한 리서치를 바탕으로 EAI 연구원이 최종 작성한 심층분석 보고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