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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I 이슈브리핑] ‘위협적이고 비호감’인 중국과의 공존은 가능한가?: 2026년 EAI 동아시아인식조사 결과 분석

분류
논평이슈브리핑
발행일
2026년 8월 24일

편집자 주

이동률 EAI 시니어펠로우(동덕여대 교수)는 2026년 EAI 동아시아 인식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양국 정부의 관계 개선 노력에도 불구하고 한국인의 대중국 비호감과 위협 인식이 오히려 증가하고 있는 복합적인 원인을 분석합니다. 저자는 이러한 위협 인식이 직접적인 군사적 갈등보다는 미중 패권 경쟁과 북핵 고도화 같은 외생 변수 및 감정적인 혐중 정서에서 비롯되었다고 진단합니다. 이 교수는 한중관계의 만성적 악화를 막고 한국의 외교적 선택지를 넓히기 위해 인적 교류를 통한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와 반중 정서의 정치화를 경계하는 노력이 필수적이라고 제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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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서론

이 글은 2026년 7월 20-21일 동아시아연구원(EAI)이 한국리서치를 통해 실시한 여론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한국인의 중국과 한중관계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분석하고 이를 기초로 피할 수 없는 중국과의 공존 방안을 모색한다. 2026년 여론조사는 이례적이고 특별한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예상과 기대를 벗어나는 결과가 있는가 하면 심지어 상충되고 모순되는 결과도 있어 그 어느때 보다도 해석에 상당한 어려움이 있었고 세심한 주의가 필요했다. 자칫 여론 조사 결과의 특정 내용에만 주목할 경우 실제 저변에 흐르고 있는 여론의 복잡 미묘한 흐름을 왜곡 호도할 가능성도 있어 보였다. 따라서 올해 여론 조사를 기반으로 동아시아연구원이 지난 13년간 축적해온 여론 조사 결과도 함께 검토하여 여론의 거시적 흐름에 주목하면서 최대한 여론이 제시하는 메시지를 정확하고 객관적으로 해석하고자 했다.

최근 국제체제와 질서가 구조적으로 변화하는 역사의 과도기적 상황에서 국제정세의 불확실성과 불안정성이 고조되면서 응답자들도 혼돈과 깊은 고민속에서 설문에 답한 흔적이 역력해 보였다. 비록 여론이 얼핏 모순된 응답을 하고 있는 듯하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기저에는 일관되게 국익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당면한 국제정세의 복잡한 현실을 직시하면서 제한된 전략적 선택지에서 최선의 선택을 찾고자 하는 고민이 깔려있다. 이제 이 여론이 제시하는 깊은 고민의 결과를 주의 깊게 성찰하고 이해하여 실제 국익을 극대화 할 수 있는 외교전략구상에 용의주도하게 반영해야 하는 과제가 주어졌다.

이번 여론 조사 결과의 핵심 내용과 질문은 첫째,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한중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가 컸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에 대한 비호감 정서는 오히려 더 증가했다. 사드 갈등 이후 지난 10년간 최저 수준에 정체되었던 한중관계가 단기간에 회복되기는 쉽지 않다. 그렇지만 양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관계 개선 의지를 표명하고 이례적으로 2개월 만에 2회의 정상회담 개최를 비롯하여 고위급 접촉이 이어지고 국민간 교류도 회복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비호감 정서가 더 커지고 있는 이유가 무엇인지 세심하게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

둘째, 중국에 대한 비호감 정서의 증가보다 더 우려되는 것은 위협 인식의 증대이다. 미중 경쟁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의 가파른 강대국으로의 부상 자체가 인접한 한국에게 위협적으로 인식될 여지가 없지 않다. 그럼에도 중국과 직접적인 심각한 군사안보적 갈등 이슈가 없음에도 중국에 대한 군사적 위협 인식이 커지고 있는 이유에 대해 보다 세밀한 검토가 필요해 보인다. 특히 북핵 위협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반도 안정을 위해서는 중국과의 긴밀한 소통과 협력이 중요함에도 오히려 중국을 북한 못지않은 위협으로 인식하게 된 배경과 그 파장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다.

셋째, 중국에 대한 비호감과 위협 인식은 증대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한중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가 없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중국은 경제, 핵심 광물, 첨단 기술 등 분야에서 경쟁과 협력이 공존하는 중요한 인접국이다. 즉 비호감에 위협적으로 인식되고 있는 중국과의 교류와 협력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향후 중국과의 관계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어떤 정책과 전략을 구상하고 전개할 것인지 어렵고 중요한 과제가 아닐 수 없다.

넷째, 미국에 대한 신뢰가 급격하게 약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미국과의 동맹이 한국의 안보를 지켜 줄 수 있다는 응답은 매우 높다. 여론은 미국과의 동맹을 통해 북핵 위협에 대응하는데 우선 순위를 두고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오히려 중국 견제에 한국의 적극적 역할을 압박하고 있다. 향후 미중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면 한국의 전략적 선택지는 갈수록 협소해 질 수밖에 없으며 한중관계는 더욱 위태로워질 가능성이 있다. 중국과 안정적, 실용적 공존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어떤 외교 전략이 필요한지 중대한 난제가 제기되고 있다.

2. 한중관계 개선 기대에도 중국에 대한 비호감은 왜 더 커지는가 ?

2025년 6월 동아시아연구원이 실시한 동아시아 인식조사에서, 신정부 출범 이후 한중관계는 좋아질 것이라는 응답이 68.3%로 나빠질 것이라는 응답 6.7%를 압도했다. 한미관계(49.9%), 한일관계(31.9%), 남북관계(62.6%) 개선에 대한 전망과 비교해도 한중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가 제일 컸다(이동률 2025).

특히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2025년 10월 경주 APEC 정상회담에 이어서 2026년 1월 베이징에서 2개월 만에 연이어 정상회담을 가지면서 한중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는 더욱 커졌다. 뿐만 아니라 실제 중국이 한국 등에 대해 2024년 11월 부터 무비자 입국을 허용함으로써 코로나 19 이후 크게 위축되었던 한국인의 중국 방문도 회복하는 분위기였다. 중국을 방문한 한국인은 비록 2016년의 476만명에는 못 미치지만 2025년 315만8,091명으로 2024년 대비 63.9% 증가하는 놀라운 성장세를 기록했다. 특히 중국에 대해 가장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던 2-30대 젊은 세대의 상하이 등 중국 대도시 여행이 활성화되면서 기존의 비호감 정서에도 변화의 징후가 나타났다.

실제로 중국에 호감이 있다는 응답은 여전히 낮은 수치이기는 하지만 2023년 14.8%에서 2024년 19.6%, 2025년 25.6%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었다(표1). 한중관계에 대해서도 ‘좋다’는 응답이 2024년 1.3%, 2025년 2.7%, 그리고 2026년 14.3%로 늘어났고 ‘보통이다’ 라는 응답도 각각 38.6%, 43.3%, 58.6%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표 2). 한국 리서치(한국리서치 2026)의 여론조사에서도 유사한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즉 한중관계가 나쁘다는 응답은 2024년 65%에서 2025년 45%, 2026년 26%로 크게 감소하였다. 반면에 향후 1년간 한중관계는 좋아질 것이라는 응답은 2024년 이후 매년 12%, 19%로 증가하였고, 특히 올해는 44%로 크게 증가하여 나빠질 것이라는 응답의 4배 높게 나와서 관계 개선에 대한 높은 기대를 보여주고 있다.

<표 1> 중국에 대한 인상

<표 2> 한중 관계 평가 (2024-2026년)

그런데 2026년 7월 20-21일에 동아시아연구원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중국에 대한 비호감이 더 증가한 결과를 보이고 있다. 2025년 대비 비호감 응답이 7.4% 포인트 증가한 73.7%로 나타났다(표1). 이 결과는 2021년 73.8% 최고치에 근접하는 수준이다. 뿐만 아니라 비호감의 강도도 현저하게 세졌다. 예컨대 ‘좋지 않은 인상’ 이라는 응답이 2025년 18.9%에서 2026년에는 무려 16.4% 포인트나 증가하여 35.3%에 달하고 있다(표3). ‘대체로 좋지 않은 인상’을 가지고 있다고 다소 순화해서 응답했던 응답자는 줄어든 반면에 명확하게 비호감을 표명한 응답자가 크게 증가한 것이다. 호감이 있다는 응답도 상승세가 꺾이면서 2025년 25.6% 대비 8.7% 포인트 감소한 16.9%로 2024년 이전 수준으로 역주행했다.

<표 3> 중국에 대한 인상 (2025, 2026)

정부 차원에서 중국과의 ‘전면적 관계 회복’의 기치를 내걸면서 정상회담을 비롯하여 고위급 접촉을 이어가면서 관계 개선을 위한 노력을 했다. 특히 양국 정상은 회담에서 ‘양국 국민 간 감정을 개선하고 증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인식을 공유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인문교류를 심화하고 상호 이해를 깊게 하고, 소통과 인적 문화교류를 강화’해야 한다는 유사한 해법도 함께 제시하기도 했다. 한중관계가 정부 차원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단기간에 호전되는데는 한계가 있다. 특히 북한의 핵과 미사일 고도화와 미중 관계의 불확실성과 불안정성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외생 변수의 영향에 구조적으로 취약한 한중관계가 단기간에 회복하기는 쉽지 않다. 그렇지만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양국이 공히 관계 개선 의지를 적극적으로 표명했고 심각한 갈등 이슈가 부각되지도 않았음에도 중국에 대한 비호감이 커지고 있는 것은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

중국에 대해 비호감을 갖는 이유는 2025년에 이어서 중국인 국민성과 행동(59.3%), 공산당 일당체제(44.1%)가 1위와 2위를 차지했다. 공산당 일당체제가 비호감의 이유라는 응답은 2025년 대비 7.2% 포인트 늘었다. 보수성향 응답자들의 비호감이 높게 나오면서 이념적 이유가 더 부각된 것으로 보인다. 2024년까지 대표적 비호감 이유였던 “경제적 강압과 보복”(30.9%), “한국을 존중하지 않기 때문”(22.6%), “코로나 19와 미세먼지 등 환경문제”(26.5%)는 후 순위로 밀려났다(표 5). 군사적 위협이기 때문 (12.3%)에 좋지 않은 인상을 갖고 있다는 응답도 있지만 가장 적다.

중국에 대한 비호감의 주된 이유가 ‘국민성과 공산당 체제’라는 해소되기 어려운 근본적이고 구조적인 문제로 옮겨 가고 있기 때문에 정부간 협력만으로는 단기간에 개선되기 어려운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 오히려 국민성과 체제의 이질감이 부각될 경우 한중 양국간에 비호감 정서는 더욱 장기화, 고착화될 우려가 있는 만큼 양국 정부, 언론, 기업, 학계가 이 문제를 매우 심각하게 인식하고 집단 지혜를 모아서 대응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하는 상황이다.

중국에 대한 비호감은 세대별 응답에서도 미묘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좋지 않다’ 와 ‘대체로 좋지 않다’ 를 합친 기준으로 보면 2025년 과 비교할 때 20대의 비호감은 감소한 반면에 30-40대는 오히려 늘어나면서 세대간 차이가 줄어들고 전세대가 모두 70% 이상의 높은 비호감의 응답을 하고 있다. 그렇지만 20대의 비호감이 감소했다고 판단하기도 어렵다. ‘좋지 않다’는 응답만 비교하면 20대(41.5%), 30대(48.3%), 40대(39.1%)로 여전히 다른 세대에 비해 높게 나타나고 있다(표4). 어떤 의미에서는 젊은 세대의 비호감 인식이 보다 견고하고 확고해지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표4> 중국에 대한 인상 (세대별)

그리고 2025년과 비교할 때 이념 성향에 따른 차이는 더 커졌다. 2025년에는 보수 성향 응답자(70.5%)와 진보 성향 응답자(63.8%) 사이에 큰 차이 없이 모두 비호감 비율이 높았다. 그런데 2026년 조사에서는 보수 성향 응답자의 비호감(83.8%)이 상대적으로 크게 높아지면서 진보 성향 응답자(61.5%)와의 차이도 커지고 있다(표6). 요컨대 한국의 중국에 대한 비호감 정서는 2025년 대비 비중도 증가하였을 뿐만 아니라 강도도 더 세졌다. 그리고 세대별로 보면 2-30대 뿐만 아니라 40대에서도 비호감이 늘어나면서 전세대에 걸쳐 비호감이 확산되는 추세이다. 아울러 상대적으로 보수진영에서 비호감이 크게 늘어나는 추세에 있다. 이는 국내 정치 지형에서 보수와 진보 진영간의 갈등이 더 심화되고 있고 진영간 갈등이 외교 영역으로 까지 확장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표 5> 중국에 좋지 않은 인상을 가지게 된 이유

<표 6> 정치 성향에 따른 대중 인상 (2025, 2026)

3. 중국과 직접적인 군사적 대립을 하고 있지 않음에도 위협 인식은 왜 커지고 있는가?

중국에 대한 비호감 보다 더 우려되는 것은 군사적 위협 인식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한중 양자 차원에서는 군사 안보적으로 직접적인 갈등과 대립이 불거지고 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군사적 위협 인식이 가파르게 커지고 있다. 특히 군사적 위협 인식은 2024년 63.7%에서 2025년 73%. 그리고 2026년 5.9%포인트 증가하여 78.9%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표 7). 2016년 사드 보복 이전까지 때론 일본보다도 위협으로 인식하지 않던 중국에 대한 군사적 위협 인식은 북한에 대한 위협 인식 88.4%에 버금가는 수준에 이르렀다.

<표7> 군사적 위협이 된다고 느끼는 국가/지역

중국에 대한 위협 인식은 한국의 안보 정책과도 직결된 문제이므로 그 이유와 실체에 대해 면밀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중국에 대한 위협 인식이 최근 상승하고 있기는 하지만 여론조사를 다각도로 살펴보면 위협 인식의 이면에는 인접국 중국에 대한 복잡 미묘한 정서와 인식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우선 중국에 대한 위협 인식은 중국의 비호감의 이유 중의 하나이기는 하지만 그 비중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 비호감의 이유가 군사적 위협이라는 응답은 12.3%로 6개의 선택 항목 가운데 가장 낮다(표5). 특히 비호감 비율이 높은 2-30대 세대들은 비호감의 이유로 군사적 위협을 20대(1.4%)와 30대(0.6%)로 가장 낮게 선택하고 있다(표8). 2-30대는 중국이 위협적이라는 응답에서도 20대(82.5%), 30대(80.2%)로 오히려 전체 평균(85.7%) 보다 낮으며 다른 세대에 비해서도 가장 낮게 나타나고 있다. 요컨대 중국에 대한 위협 인식이 비호감을 가중시키고 있지는 않아 보인다. 역으로 비호감 정서가 위협 인식을 자극할 수는 있지만 이 역시 명확하지는 않다. 중국에 대한 비호감, 즉 감정적 정서와 위협인식은 무관하지는 않겠지만 깊은 상관관계는 없어 보인다.

<표8> 중국에 좋지 않은 인상을 가지게 된 이유

둘째, 중국이 위협적이라고 보는 이유는 직접적인 군사적 위협 인식 이외에도 다양한 요인이 비슷한 비중으로 제시되고 있다. 위협 인식을 갖는 첫 번째 이유는 경제적 강압(55.4%)이다. 그 외에 북한 지원과 비핵화에 소극적 (32.8%), 미중 패권경쟁의 외교 경제적 여파(32.3%), 첨단기술 경쟁(16.1%) 등으로 다양한 비군사적 측면의 위협 인식이 병존하고 있다. 직접적인 군사적 위협(37.9%)이라는 응답은 두 번째이지만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다(표 9).

중국에 대한 위협 인식이 높아진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중국의 경제적 강압으로 인한 경제적 측면의 위협 인식으로 가장 비중이 크다. 실제로 2016년 사드 갈등 이후 중국의 경제적 강압과 이른바 ‘한한령’이 발동된 이후 위협 인식이 고조되기 시작했다. 둘째, 북핵 위협과 미중 경쟁이라는 외생변수의 영향으로 인한 위협 인식이다. 2016년 이후 위협 인식이 가파르게 고조된 이면에는 두 가지 외생 변수가 한반도에 중첩된 것과 관련 있다. 그리고 경제적 강압 역시 사드 갈등으로 초래되었고 사드 갈등은 그 이면에 북한의 핵실험과 미중 경쟁이라는 외생 변수의 영향이 직간접으로 작용한 것이다.

실제로 2010년 천안함 피격 및 연평도 포격 사건과 2016년 사드 배치와 보복 갈등은 한중관계 34년 역사에서 안보 차원의 갈등이 심각했던 대표적인 두 번의 사례이고 공통점이 있다. 즉 북한의 예기치 않은 도발이 전격적으로 미중간의 대립으로 확장되면서 한반도의 불안과 위기는 고조되고 한중 양자 차원에서 타협이나 상황 관리가 어려워지면서 양국관계는 급속도로 악화하였다. 요컨대 한중 양국은 직접적인 군사 안보 차원의 마찰이 아닌 북한의 핵위협과 도발, 미중 경쟁이라는 외생변수의 영향에 의해 심각한 갈등을 경험했다. 국민들의 여론 역시 최근 북핵 위협과 미중 경쟁의 고조로 야기되는 한반도 정세의 불안정 상황으로 인해 중국 위협에 대한 인식도 커지고 있다.

<표9> 중국이 위협적이라고 생각하는 이유

셋째, 중국에 대한 위협 인식이 높아진 반면에 한미일 삼각 안보협력에 대한 긍정적 입장은 2025년의 75.3%에서 2026년에는 9.2%포인트나 감소한 66.1%로 줄어들었다 (표10). 특히 한미일 삼각 안보 협력을 통한 중국 견제 의견도 2025년 64.3%에서 2026년 56.6%로 감소했다(표11). 중국에 대한 군사적 위협 인식은 커졌지만 한미일 안보협력에 대한 긍정적 의견과 중국 견제 의견은 오히려 감소했다. 이 또한 중국의 위협을 군사적 측면에서만 인식하고 군사적 차원에서 대응해야 한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간접적으로 시사해주고 있다.

넷째, 중국에 대한 위협 인식은 호감도 조사 결과 보다 더 명확하게 이념 성향에 따라 상이한 응답을 보이고 있다. 진보 성향은 중국이 위협이라는 응답이 26.9%인 반면에 보수는 53.1%로 거의 두배 높다(표12). 보수 진영을 중심으로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이 강대국으로 부상하고 심지어 미국과 경쟁하는 자체가 위협이라는 인식이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전임 정부에서 중국의 국내선거 불법 개입, 군사기밀 유출 등 근거 없는 정치적 주장이 확산되면서 중국 위협 인식이 구체적인 실체 이상으로 확대 재생산된 측면도 있어 보인다.

요컨대 비록 중국에 대한 위협 인식이 높아지고 있기는 하지만 한중관계가 아직까지는 군사 안보적 차원에서 뚜렷한 갈등 이슈가 불거지고 있거나 대립하고 있지 않다. 중국에 대한 위협 인식은 아직은 양자 차원의 직접적인 군사적 위협 보다는 사실상 한중관계가 가지고 있는 구조적 특성에 기인하고 있다. 즉 최근 미중 경쟁과 대립의 고조와 북핵 고도화로 인한 위협이 부각되면서 지정학적 특수 위치에 있는 중국의 부상에 대한 포괄적 차원에서의 경계 의식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아울러 한반도 주변 정세에 냉전적 기류가 확산되면서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에 대한 이념적 차원의 대립각이 위협 인식을 자극하고 있는 측면도 있다.

중국 위협 인식의 실체를 명확하게 파악하고 이에 적합한 대응을 모색해야 한다. 즉 중국의 부상 자체를 직접적인 안보 위협으로 단정하고 성급하게 대응할 경우 결과적으로 중국과 군사적 긴장이 더욱 고조되고 오히려 한반도의 안보 불안은 가중될 우려가 있다. 향후에도 한국은 가능한 한 인접한 강대국 중국과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관계를 관리하려는 외교적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한중 양국간 위협 인식을 고조시키는 외생 변수, 특히 북한변수에 대해 양국이 긴밀하게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여 선제적으로 위기를 관리하기 위한 노력에 집중해야 한다.

한중 양국은 인접국으로서 다양한 영역에서 교류와 접촉이 빈번하게 이루어지고 있고 상호 깊게 연계되어 있는 복잡한 관계이므로 중국의 가파른 부상으로 경쟁적 측면이 부각되면서 생겨나는 경계와 우려가 다양한 측면에서 위협으로 인식될 가능성이 크다. 예컨대 중국과의 경제, 사회적 경쟁과 갈등이 군사적 대립 구도로 확장되지 않도록 세심한 관찰과 다층적 소통 채널을 구축해서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

<표10> 한미일 삼각 군사안보협력 강화에 대한 입장

<표11> 한미일 삼각 군사안보협력에 대한 입장

<표12> 정치 성향에 따른 대중 위협 인식

4. 미국에 대한 신뢰 약화에도 중국과의 관계 개선에는 왜 소극적인가?

2026년 여론 조사 결과는 혼란스럽고 모순된 내용이 담긴 특징이 있다. 이러한 결과는 그 자체가 현재 한국이 복잡한 도전과 불안정한 과도기적 상황에 직면해 있는 현실을 반증해주는 것이다. 최근 북핵 고도화, 북러 군사적 밀착, 일본의 우경화와 군사대국화, 그리고 미중 경쟁이 동시 다발로 전개되면서 한반도에 복합 도전과 위기를 초래하고 있다. 특히 날로 경쟁과 대립이 치열해지고 있는 미중 양 강대국 모두 직간접으로 한국을 향해 다양한 압박과 요구를 하고 있고, 한국은 그 어느때 보다도 심각한 전략적 딜레마에 직면해 있다. 그런데 여론은 미국에 대한 신뢰 약화와 중국에 대한 비호감 정서가 병존하는 상황에서 여전히 한미동맹에 대해서는 견고한 지지를 보내고 있다.

여론은 미국을 신뢰한다는 응답이 2022년 85.1%로 정점을 찍은 후 2024년 73.2%, 2025년 66.3%로 지속적으로 감소해왔다. 급기야 2026년에는 45.4%로 큰 폭으로 감소하였고 심지어 조사 이후 처음으로 비록 근소한 차이이기는 하지만 불신(46.4%)한다는 응답이 앞섰다(표13). 그리고 중국이 미국을 능가하기 어렵다는 응답도 2024년 64.0%에서 2025년 58.5%, 2026년 57.6%로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다(표14). 미국에 대한 신뢰 약화는 전세계적인 추세이다. 심지어 미국 보다는 오히려 중국에 대해 더 호의적이라는 여론 조사 결과도 있다. 예컨대 2026년 퓨 리서치 센터(Pew Research Center 2026)에서 36개국을 대상으로 한 여론 조사에서 전체 평균이 중국에 대해 호의적이라는 응답이 46%인 반면에 미국은 36%에 머물렀다. 심지어 유럽 국가들은 미국의 일방주의를 견제하기 위해 중국과의 협력도 주저하지 않고 있다.

<표13> 미국 신뢰 여부

<표14> 중국이 가까운 장래에 미국을 능가할 수 있는가?

그렇지만 한국의 여론은 여전히 미국과의 동맹을 통해서 안보를 확보할 수 있다는 의견이 62.3%에 이르고 있다(표15). 한국이 미국과의 동맹 강화를 선택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여전히 북핵 위협 때문이다. 여론은 미국에 대한 신뢰가 약화되고 있음에도 여전히 미국에 안보를 의존해야 한다는 모순적이지만 불가피한 선택을 하고 있다. 한국이 북핵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자체 핵무장이 아니면 결국 미국의 핵확장 억제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현실 인식이 반영된 것이다.

<표15> 한미동맹으로 안보 충분성 여부

그런데 한국의 안보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미국과의 동맹 강화는 필요하다고 보면서도 동맹의 역할이 한반도를 넘어서 확장하는 것에 대해서는 대체로 반대 의견이 강하다. 대만 문제에 대한 여론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중국의 대만 해협 군사 충돌 가능성이 있다는 응답이 48.5%로 없다는 응답(22.5%)의 두배가 넘고 심지어 중국과 대만문제로 대립하고 있는 일본(36.9%)보다 더 많다(표16). 그렇지만 대만해협 긴장과 갈등이 한국의 국익에 중요하다는 응답은 2025년 42.2%에서 2026년에는 20%로 오히려 크게 줄었다(표17). 그리고 대만해협 충돌시 한국에 미칠 가장 심각한 영향은 한반도 정세의 불안정(34%)이라고 응답했다(표18).

<표16> 중국의 대만해협 군사충돌 가능성 전망

<표 17> 대만해협 긴장의 국익 중요성

<표18> 대만해협 충돌 시 자국에 미칠 가장 심각한 영향

여론은 대만해협의 군사충돌 가능성을 높게 보면서도 그 자체보다는 그 파장이 한반도 정세의 불안정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 우려하고 있다. 그러면서 다른 한편 대만해협 문제가 우리 국익에 직접적으로 중요한 것은 아니므로 간접적인 피해를 입지 않도록 가능한 한 개입은 자제해야 한다는 인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25년 여론 조사에서도 대만 충돌이 발생할 경우 한국은 인도적 지원(49.3%)에 한정해야 한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심지어 관여하지 말아야 한다는 응답도 15.8%로 두 번째로 많았다(이동률 2025). 이러한 반응은 북핵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한미동맹을 선택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라는 인식이 저변에 강하게 자리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재명 정부 역시 이러한 국민 여론과 유사한 인식과 정책 기조를 갖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국민적 여론과 정책 기조는 트럼프 정부의 주한 미군 역할 확대 구상과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기에 향후 미국에 대한 신뢰가 약화되면 될수록 한미동맹의 방향성을 둘러싼 양국간 갈등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이미 사실상 미국은 이란 전쟁 과정에서도 지속적으로 한국의 보다 적극적인 지원을 기대하면서 압박하고 있어 한국이 곤경에 직면해 있기도 하다.

그리고 여론은 한미동맹 이외에 다른 선택지로는 자강(69.2%)을 최우선 순위로 선택하고 있다. 그리고 일본, 호주, 유럽 등 우방과의 협력 강화(45.6%), 남북관계 개선(44.6%), 그리고 중국과의 관계개선(33.4%) 순서로 응답하고 있다(표19). 그런데 자강을 제외하면 보수와 진보 진영사이에 분명한 선택의 차이가 있다. 보수 성향 응답자는 우방국과의 협력(64.3%)을 2순위로 선택한 반면에 진보성향은 남북관계 개선(67.6%)을 선택하고 있다(표20). 즉 북핵 위협 앞에서 대북 정책을 둘러싼 국내 진보와 보수 진영의 간극이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음을 확인해주고 있다.

<표19> 한미동맹 불충분시 필요한 대응

<표20> 한미동맹 불충분 시 필요한 대응 (정치 성향별)

향후 트럼프 정부가 한국의 안보 취약성을 카드로 통상과 투자 분야에서의 강압적인 요구를 지속해 갈 경우에 여론은 점차 한미동맹 이외에 다른 대안에 대해 현재 보다는 더 많은 관심과 선택을 모색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에 대비해 정부는 정책적으로 실효성 있는 다양한 선택지를 확보하기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 그리고 한국은 자강 외에 외교적 접근에 대해 보수와 진보 진영간의 뿌리 깊은 간극을 좁혀서 내부적으로 합의에 기초한 외교정책을 추진할 수 있는 국내 정치 환경을 조성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임을 재확인시키고 있다.

그리고 미국에 대한 신뢰 약화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미국을 선택하는 이면에는 중국 변수도 영향을 주고 있다. 한미 동맹의 대안으로 중국과의 관계 개선에 대해서는 진보와 보수가 각각 36.3%와 35.8%로 큰 차이 없이 모두 최하위 선택지로 응답하고 있다(표20). 중국에 대한 높은 비호감 정서가 중국을 대안으로 선택하는데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급격히 유동성을 보이고 있는 국제정세에서 한국이 동맹 외에 가능한 한 다양한 선택지를 확보해야 하는 것이 외교 전략적 합리성이다. 특히 한국의 지정학적 위치를 고려할 때 인접한 중국과의 관계 개선은 현실적으로 중요한 외교전략임에도 불구하고 정서적 비호감이 이를 저지하고 있는 것은 국익에 부합하지 않는다.

중국에 대한 높은 비호감은 심지어 중국에 대한 냉철한 객관적인 이해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예컨대 미국에 대한 신뢰가 약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과의 동맹 강화라는 관성을 유지하면서 다른 한편 도전국인 중국에 대해서는 위협은 과대 평가하는 한편 첨단기술 역량 등 국력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과소 평가하는 의도적 이중 평가가 발견된다.

우선, 앞서 언급한 중국이 가까운 미래에 대만 해협 등에서 군사적 충돌이나 위기를 일으킬 가능성 대해서 48.5%라는 높은 응답을 보이고 있는 것은 이례적이다(표16). 왜냐하면 트럼프 2기 행정부에 와서 대만해협의 긴장은 이전보다 완화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란 전쟁 등의 여파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대만에 대한 군사적 지원과 관심이 줄어들면서 상대적으로 대만 해협에서의 충돌 가능성도 감소하고 있다. 그리고 다카이치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을 시사하는 발언으로 중일 관계가 첨예하게 대치하고 있는 상황임에도 일본보다 오히려 한국이 더 충돌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는 것도 의외의 결과이다. 혐중이 현실과 다른 왜곡된 인식을 확산시키고 그 연장선상에서 중국 위협 인식을 자극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미국과 중국 중 어느 쪽이 첨단기술을 더 확보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무려 70.2%가 미국을 선택했고 중국은 11.0%에 불과했다(표21). 이는 최근의 다른 유사한 여론 조사에서의 다른 국가의 응답과는 확연히 다른 결과이다. 예컨대 퓨 리서치 센터의 2026년 조사에서 중국이 AI 개발에서 미국보다 앞섰다는 응답은 미국 성인의 36%인 반면에 미국이 앞선다는 응답은 12%로 미국민조차도 중국이 우위에 있다는 응답이 무려 약 3배 높다(Jacob Poushter 2026).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Politico 2026)에서 2026년 2월 미국, 캐나다, 프랑스, 독일, 영국 등 5개국 각 2000여 명을 대상으로 미중 간 기술우위 인식 조사 결과도 유사하다. 캐나다의 54%(중국) 대 37%(미국)을 비롯하여 프랑스는 50% 대 36%, 독일은 55% 대 30%, 영국은 53% 대 35%로 미국을 제외한 4개국 모두가 중국이 우위에 있다고 응답했다. 첨단기술 분야에서 전반적으로 미국이 여전히 우위에 있지만 중국은 미국의 강력한 기술 통제에도 불구하고 인공지능(AI)칩, 메모리 반도체, 양자기술, 배터리 등 일부 분야에서는 이미 눈부신 성장을 이어가면서 미국과의 격차를 줄이고 있다. 미국이 첨단 기술 분야에서 중국에 비해 압도적 우위에 있다는 인식은 현실에 대한 객관적 이해에 기반하고 있지 않은 것이다. 요컨대 한국은 국제적 평균에 비해 중국의 발전과 역량을 미국과 비교하여 상대적으로 과소 평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를 통해 은연중에 미중 경쟁 국면에서 중국은 위협적이지만, 여전히 미국에 비해 열세에 있기 때문에 동맹국 미국을 선택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내적 설득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다른 한편 여론은 한국이 미중 사이에서 미국에 더 가까워야 하고 중국과 거리를 두어야 한다(32.2%)는 응답 보다는 미국과 중국 모두와 가까워야 한다(39.9%)는 균형외교를 요청하고 있다(표22). 즉 중국이 비호감이고 위협적이라고 인식하면서도 미중 양국 모두와 협력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현실적 국익이라는 이성적 판단을 하고 있다.

<표21> 미·중 첨단기술 우위 국가

<표22> 미·중 사이 한국의 관계 강화·거리두기

5. 한중관계 회복을 위해서는 무엇이 중요한가?

한중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와 일련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중국에 대한 비호감은 오히려 더 심해지고 고착화되고 있다. 심지어 중국이 북한 버금가는 위협이라는 인식마저 확산되고 있다. 미국 트럼프 정부의 미국 우선주의, 예측불허의 충동적 정책, 그리고 동맹에 대한 강압적 요구로 인해 미국에 대한 신뢰가 급격히 하락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북핵 위협에 직면한 한국은 당장은 미국의 핵확장억지에 의존하는 외에 다른 대안이 없는 냉혹한 현실에 직면해 있다.

한국은 북핵 위협, 미국과의 신뢰 약화, 일본과 협력의 한계, 러시아와의 관계 소원에 중국발 위협까지 중첩되면서 역사상 최악의 외교환경에 직면하고 있다. 이러한 복합 위기와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미국과의 동맹 관계도 견고하게 유지해가는 한편, 중장기적으로는 동맹 외에 다른 선택지도 준비하면서 외교 유연성과 자율성의 공간을 확장해가야한다. 여론이 제시한 대로 자강, 우방과의 협력 강화도 적극 모색하는 한편, 남북한, 한중 관계 개선도 추진하면서 가능한 선택지를 최대한 넓혀 가야 한다. 한국이 직접적 위협 요인인 북한과 대화와 관계 개선을 추진하는 것은 가장 이상적이기는 하지만 현실적으로 실현이 어려운 한계가 있다. 반면에 중국과의 관계 개선은 비록 선택지로는 후순위에 있지만 양국 모두 관계개선 의지도 있고 환경도 조성되어 있다.

그런데 중국에 대한 강한 감성적 비호감과 위협 인식이 관계 개선의 발목을 잡고 있다. 중국이 비호감을 넘어 혐오와 위협의 대상으로 확장되는 경우 한국은 북핵 위협과 함께 인접한 강대국인 중국발 위협에도 동시에 대응해야 하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이미 미국은 북한보다는 중국을 더 분명한 견제 대상으로 설정하고 주한미군의 역할도 중국 견제로 확장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동맹국인 한국이 보다 적극적으로 대중 견제의 전면에 나서기를 요구하고 있다.

중국은 대안으로 고려되기는커녕 오히려 신뢰의 기반이 약화되고 있는 미국에 대한 안보 의존을 강화하게 하는 강력한 위협 요인으로 부각되고 있다. 미중간 전략경쟁이 외교 안보 뿐만 아니라 경제, 첨단 기술 분야에 까지 전영역에 걸쳐 고조되면 미국이 동맹국인 한국에 대해 더욱 강력하고 집요하게 중국 견제와 압박에 동참할 것을 요구할 것이다. 이 경우 한국은 전략적 선택지는 더욱 줄어들수밖에 없고, 인접한 중국과 경제, 첨단기술, 군사 등 모든 영역에서 대립하는 적대적 관계로 변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요컨대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위한 출발은 감성적 혐중과 정치적 반중 논리가 더 확산되지 않도록 관리하는데 있다. 중국에 대한 비호감이 국민성과 공산당 체제라는 구조적 이유로 인해 더욱 고착화되고 혐중과 위협으로 확대되는 경우 인접한 한중 양국은 만성적 긴장 관계로 굳어질 수 있는 가능성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다양한 대응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첫째, 일단 한일 관계가 개선되고 있는 사례에서 교훈을 얻을 필요가 있다. 일본 방문 등을 통한 직접 경험은 고정관념으로부터 탈피하는 경로가 되었듯이 인접국이라는 특성을 이용하여 중국 방문과 교류를 적극적으로 활성화하여 젊은 세대가 선입관의 틀에서 벗어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둘째, 국내 정계와 언론계에서 혐중과 반중이 국내 정쟁의 수단으로 동원되지 않도록 경계하고 각성하는 집단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여론조사에서도 북한과 중국 관련 항목에서는 여전히 보수와 진보 진영간의 현저한 인식의 간극을 보여주고 있어 정쟁에 동원될 개연성이 크다. 중국에 대한 비호감이 정치 갈등의 소재로 활용되면서 근거 없는 극단적인 반중 이슈가 확대 재생산되지 않도록 이를 선제적으로 통제하려는 오피니언 리더들의 각성이 필요하다. 혐중이라는 일차원적인 감정과 반중의 정치 논리에 매몰되어 중국에 대한 객관적 이해 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왜곡과 오해가 축적되면서 대중국 정책에 오류가 발생하고 결과적으로 한중관계는 더 악화되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해야 한다.

셋째, 혐중으로 크게 위축되고 있는 중국어 교육과 중국 연구를 재활성하기 위해 정부, 학계, 산업계가 공동으로 긴밀하게 협력해 가야 한다. 특히 현재의 추세대로라면 학계에서 중국 교육과 연구가 사실상 공동화되고 후속 연구세대가 양성되지 않으면서 향후 10여년 이후 한국 사회에 중국 전문가가 절대적으로 희소해지는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다. 중국 전문가의 부재로 인해 한중간 협력의 동기와 동력이 줄어들고 오해와 왜곡이 확대 재생산 되면서 만성적인 갈등과 대립 관계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

참고문헌

이동률. 2025. 2025 EAI 동아시아 인식조사 결과 분석 ① 신정부에 바라는 “비호감” 중국과의 관계 개선 기대와 과제. EAI 이슈브리핑

한국리서치. [2026 대중인식조사] 한중 관계 진단과 협력 과제, 정상회담 평가 2026년 3월 11일 https://hrcopinion.co.kr/archives/35700

Jacob Poushter. 2026. What Americans think about the global AI race. July 23 https://www.pewresearch.org/short-reads/2026/07/23/what-americans-think-about-the-global-ai-race/

Pew Research Center. 2026. “Trump Gets Negative Reviews Internationally as Fewer Say U.S. Is a Reliable Partner” 6.23. https://www.pewresearch.org/global/2026/06/23/trumpgets-negative-reviews-internationally-as-fewer-say-u-s-is-a-reliablepartner/?_gl=1*129lm2k*_up*MQ..*_gs*MQ..&gclid=Cj0KCQjwMDTBhCgARIsAKAkdlSKtsjbggB7_I_BLW69DCgg1p1vYAOq2DojB0fXkJbRHDSpDjFOyLkaAgoZEALw_wcB&gbraid=0AAAAA-ddO9FsydUC2iYNrUCh8odFt46Ei

The POLITICO Poll. 2026. The reviews are in. It's not looking good, 03/14/ America. https://www.politico.com/news/2026/03/14/america-allies-divided-reviews-democracy-stability-00803863

■ 이동률_EAI 시니어펠로우, 동덕여자대학교 중어중국학전공 교수.

■ 담당 및 편집: 이상준_EAI 연구원
    문의: 02 2277 1683 (ext. 211) | leesj@eai.or.kr

첨부파일

  • 이동률_중국과의 공존은 가능한가_260824_EAI이슈브리핑.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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