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대북전략]③ 최근 북한경제 회복세 이면의 구조적 취약성과 정책적 시사점
편집자 주
이종민 국방대 교수는 최근 회복세를 보이는 북한 경제의 이면에 숨겨진 구조적 취약성을 짚어봅니다. 저자는 대중 무역과 러시아 협력에 의존하는 북한 경제의 지속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정책적 시사점을 도출합니다. 이 교수는 변화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 북한 경제의 미래를 다각도로 조망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합니다.
YouTube 링크 : https://www.youtube.com/watch?v=sJCg8g6JJzw&si=rUc7LufokSv78GDs
영상 스크립트
북한 경제 회복의 이면: 구조적 취약성 진단
안녕하십니까? 반갑습니다. 국방대학교에서 근무하고 있는 이종민이라고 합니다. 제가 오늘 발표할 연구의 주제는 최근 북한 경제 회복 이면의 구조적 취약성과 정책적 시사점입니다. 최근 북한 경제가 회복되고 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보셨을 것입니다. 남북 관계를 고려했을 때 북한이 더 이상 한국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것이 없어 관계 개선을 원하지 않는 구조가 되었고, 북한 스스로도 그런 표현을 하고 있다는 해석이 많습니다. 제가 제기하고 싶은 문제는 현재 상황이 앞으로도 지속될 것인가 하는 점입니다.
말씀드렸듯이 팬데믹 이후 2022년 하반기부터 북한 경제가 반등하고 있습니다. 북한 경제 거시 경제 동향에 대해 가장 보편적으로 인용되는 자료는 한국은행이 추정한 북한 실질 GDP 수치입니다. 2016년은 대북 제재 강화 이전 시기인데, 이때 북한 경제 수준을 그림으로 나타낸 것입니다.
2017년부터 2022년까지 대북 제재와 코로나19로 인해 북한 경제는 계단식으로 하락했습니다. 그러나 2023년 3%대, 2024년 3.7%로 반등했습니다. 이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한 것이며, 대북 제재 이전 수준 회복도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약 2년간 이러한 성장 추세가 지속되면 대북 제재 이전의 북한 경제 규모를 회복할 것으로 보입니다.
경제 회복의 동력은 두 가지로 보입니다. 첫째는 대중 무역 재개입니다. 코로나19 봉쇄로 2020년과 2021년 북한의 대중 무역이 거의 중단되었으나, 2022년 하반기부터 리오프닝하여 무역이 증가했습니다. 수입은 2019년 대비 약 90% 수준까지 회복되었고, 수출은 2019년 이전보다는 두 배 정도 증가했습니다. 물론 대북 제재 이전보다는 못 미치지만, 코로나19 이전보다는 훨씬 높은 수준입니다.
둘째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특수입니다. 2023년부터 북한은 러시아에 포탄, 미사일 등 군수물자를 제공하고 있으며, 그 대가로 식량과 정유를 받은 것으로 확인됩니다. 군사 협력이 경제 분야로 확장되어 군인 파병 및 노동자 송출도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전에는 물자를 받았을 것이라는 관측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러시아로부터 현금을 받고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회복세의 지속 가능성 및 질적 분석의 필요성
이러한 회복세가 과연 지속 가능한 성장 경로인지, 아니면 일시적인 반등인지가 제가 제기하고 싶은 의문입니다. 회복의 핵심 동력이 중국이라는 단일 시장 의존과 전쟁이라는 일시적 수요에 크게 기인하기 때문에, 지속 가능한 성장 동력으로 전환되려면 추가적인 요인이 필요합니다. 또한, 수출이 늘었다고는 하지만 소수 품목에 국한되고 단기 수요에 집중되어 있다는 취약성이 보입니다.
본 보고서는 무역의 양적 변화를 넘어 구조적 질적 요소 분석을 통해 회복세의 지속 가능성을 진단하고 정책적 시사점을 도출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분석 대상은 북한 경제가 좋았던 시기, 즉 대북 제재 이전인 2010년대 중반까지입니다. 이미 지나간 시기를 분석하는 이유는, 현재 대북 제재에 구멍이 많이 뚫린 중국과 러시아 경로를 북한이 활용하여 제재를 무력화하려는 시도가 계속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북한 경제가 지속 가능한 발전과 성장의 궤도에 오를 수 있을지에 대한 함의를 제공하고자 해당 기간을 설정했습니다.
최신화도 가능하지만, 가장 함의가 있는 부분이 2010년대 중반까지의 상황이기 때문에 그렇게 분석했습니다. 2000년대 이후 북한 수출의 질적 수준을 세 가지 지표로 평가했습니다. 첫째, 수출 품목의 다양성. 둘째, 수출 품목 구조의 질적 고도화. 셋째, 수출 품목의 가격 조건입니다.
김정은 집권 이후 경제 정책 변화와 대외 전략
본격적인 분석에 앞서 북한의 경제 정책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김정은 집권 초기에는 시장을 대폭 수용하고 제한적인 개방화를 통해 개혁적인 시도를 많이 했습니다. 공업 부문에서는 사회주의 기업 책임 관리제를 통해 기업 자율성을 강화했고, 농업 부문에서는 농장 책임 관리제를 통해 농장을 더 작은 단위로 나누고 자율권을 부여했습니다. 또한, 지방마다 경제 개발구를 두어 외국과의 합작 사업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김정일 시기에도 자유성 확대 정책이 있었지만, 김정은의 조치는 자율성 확대와 시장 경제 시스템 제도화 측면에서 김정일 시기보다 더 진일보한 정책으로 평가됩니다. 그러나 2019년 하노이 회담을 계기로 큰 변화가 있었습니다. 김정은이 퍼포먼스를 펼치며 기차로 하노이에 향한 것은 회담 결과에 대한 기대를 보여줍니다. 하지만 최종 결렬되었고, 이에 대한 충격이 있었습니다. 이후 정책적 전환이 일어났습니다.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북한은 '자력갱생', '정면돌파전' 등의 구호를 내세우며 단기간의 대외 관계 개선이나 북미 협상을 통한 돌파구 모색을 포기했습니다. 당분간 현재의 구도가 지속된다는 조건하에서 돌파구를 찾으려는 시도로 전환되었습니다. 경제 운영 측면에서는 기존의 분산 정책에 역행하여 중앙 통제를 강화하려는 시도가 나타났습니다. 기업 관리, 대외 무역, 상업 유통, 금융 부문에서 효율성보다는 통제 가능성을 우선시하는 정책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대외 전략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중국과 러시아와의 경제 및 군사 협력이 핵심 축으로 부상했습니다.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미중 전략 경쟁 같은 대외 상황을 기회로 삼아 '신냉전' 구도를 조장하며 이를 적극 활용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반면 한국과의 관계는 상당히 단절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경제적 배경을 고려하면, 대남 관계 개선 시 북한이 얻을 수 있는 편익은 경협 수익, 국제 원조, 해외 투자 유치 등입니다. 반면 비용은 한국 문화 침투로 인한 사회 통제 이완입니다. 대북 제재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편익은 실현이 어렵다는 것을 확인했고, 비용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대남 관계를 계속 유지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대중 무역 의존 심화와 수출 구조의 질적 저하
본격적으로 무역 구조의 질적 부분에 대한 분석 결과를 말씀드리겠습니다. 배경 지식으로, 현재와 같은 중국 중심의 무역 구조는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길게는 20년, 짧게는 15년 정도 되었습니다. 그 이전에는 한국, 일본 등 주변 국가와의 무역 비중이 상당했습니다. 현재와 같은 구도가 된 것은 한국, 일본과의 외적 갈등으로 인해 이들 국가가 북한과의 무역을 중단했기 때문입니다.
대북 제재와 코로나19로 인해 대중 무역이 크게 감소했으나, 2022년 리오프닝 이후 빠르게 회복되고 있습니다. 북한의 대중 수출은 소수 품목에 집중된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대북 제재 이전에는 석탄, 철광석, 의류, 수산물 등이 주요 수출품이었으나, 제재 이후에는 수출할 수 없게 되자 대체 품목을 발굴했습니다. 속눈썹, 제재에 해당하지 않는 형석, 몰리브덴 등을 수출하고 있습니다. 수출의 질은 다양성, 부가가치 상위 이동, 교역 조건 개선이라는 세 가지 지표로 살펴보았습니다.
다양성은 수출 품목이 얼마나 넓게 분포하는지를 나타냅니다. 다양성이 높을수록 외부 충격에 대한 완충력이 커지기 때문입니다. 소수 품목에 집중되는 것은 구조적으로 위험할 수 있습니다. 계산 방식은 수출 품목 수에 각 품목의 중요도를 가중하여 판단합니다.
빨간색 그래프는 북한의 수출 품목 다양성 지수입니다. 1에 가까울수록 다양하다는 의미입니다. 동남아시아 다른 국가들과 비교했을 때, 다른 국가들은 꾸준히 우상향하는 반면 북한은 2000년대 중후반 이후 정체된 모습을 보입니다.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수출을 통해 경제 발전을 이루고 다양성도 확대하는 모습과 대조적입니다.
이는 북한의 무역이 중국 일변도로 이루어지면서 중국의 특정 수요에 맞추는 수출로 제한되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두 번째는 수출 산업의 고도화입니다. 이는 수출품 구성이 얼마나 기술 발전적이고 선진국과 유사한지를 나타냅니다. 현시 요소 집약도는 수출 품목이 요구하는 자본 및 기술 수준을 가중 평균한 것으로, 해당 품목 생산에 필요한 인적, 물적 자본 수준을 나타냅니다. 수출 고도화 지수는 해당 국가 수출 구조가 고소득 국가와 얼마나 유사한지를 나타냅니다.
2000년대 후반 이후 현시 요소 집약도가 급격히 하락하는 모습이 나타났습니다. 이를 중국 수출과 중국 외 수출로 나누어 분석한 결과, 중국 외 수출에서는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지 않았고 대중 수출에서만 나타났습니다. 이는 북한 전체 수출의 질적 하락을 의미합니다.
수출 품목 구성이 선진국과 얼마나 유사한지를 나타내는 수출 고도화 지수 역시 붉은색 그래프인 북한의 경우 2000년대 중반 이후 하락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다른 아시아 국가들은 우상향하는 그래프를 보이는 반면, 북한만 유독 하락하는 모습입니다. 마지막으로 상대 가격을 살펴보았습니다. 상대 가격은 북한이 중국에 수출할 때 받는 단가를 중국이 다른 국가에서 수입하는 단가로 나눈 것입니다. 1이면 가격이 같다는 의미이며, 1보다 작으면 북한 수출 가격이 더 싸다는 의미입니다.
그렇게 봤을 때 2000년대 초중반 이후 북한의 대중 수출 상대 가격 지수가 하락하여 평균 60~70%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원인은 다음과 같습니다. 북한이 원래 한국이나 일본과도 많이 거래했지만, 일본 및 한국과의 거래가 막히면서 중국이 거의 유일한 수요자가 되었습니다. 이는 판매자인 북한의 가격 협상력을 크게 저하시키는 상황입니다. 쉽게 말해, 중국이 북한의 수출 단가를 후려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러시아와의 협력 확대와 새로운 기회
종합적으로 볼 때, 북한 경제는 다양성 측면에서 확장되지 못하고 있으며 수출 구조의 질적 수준도 후퇴하고 있습니다. 가격 측면에서는 중국이 북한의 수출 단가를 낮추고 있습니다. 이 세 가지 모습의 원인은 모두 대중 의존도가 극심화되면서 나타나는 동일한 현상입니다. 다만, 현재 러시아와의 협력이 증가하면서 새로운 기회가 열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2023년 이후 매년 수백만 발의 포탄과 미사일을 러시아에 공급하고 있으며, 파병도 공식적으로 약 1만 5천 명 정도가 다녀온 것으로 확인됩니다. 군사 협력의 대가로 북한은 식량, 전재유, 정제유, 그리고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군사 기술 등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이 러시아와 협력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요? 러시아는 북한이 필요로 하는 물품을 세계적으로 수출하는 국가입니다. 식량 및 밀 수출에서 세계 1위이며, 석유 및 비료 수출에서도 세계적인 수준입니다. 따라서 러시아는 대중 의존도를 완화할 수 있는 보완적인 채널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또한, 북한은 이미 중국과 러시아로 많은 노동자를 파견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경우 파견 규모가 더 크지만, 1인당 수익은 러시아가 훨씬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는 업종의 차이 때문입니다. 중국에 파견된 노동자는 주로 경공업 공장, 식당 등 저임금 서비스업 또는 경공업 분야에 종사하는 반면, 러시아에 파견된 노동자는 주로 건설 현장에서 일합니다. 따라서 러시아에 파견된 노동자의 1인당 수익은 중국에 파견된 노동자보다 두세 배 정도 높은 것으로 나타납니다.
러시아 협력의 구조적 한계와 미래 전망
하지만 구조적인 한계도 존재합니다. 러시아가 북한에 제공할 수 있는 것은 많지만,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수입할 만한 품목은 많지 않다는 점이 첫 번째 한계입니다. 인프라 협력의 경우에도 러시아가 북한에 대한 인프라 투자를 통해 투자금을 회수할 만큼 수익을 낼 수 있는 사업이 많지 않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또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종결될 경우 어떻게 될 것인가 하는 한계도 존재합니다.
북한 경제 정책의 세 축과 향후 변수
현재 북한 경제 정책은 대중 무역 확대를 통한 경제 회복, 러시아와의 군사 경제 협력을 통한 보완책 마련, 그리고 내부적으로는 중형직권과 국가 통제 강화라는 세 가지 축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보입니다. 단기적으로 이 두 가지 경제 동력을 통해 회복하고 있지만,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모두 구조적인 취약성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미래 변수와 정책적 유연성 확보의 중요성
경제적으로 어렵다고 해서 바로 정책으로 이어지는 것은 당연히 아닙니다. 지금까지도 그래 왔습니다. 따라서 앞으로 우리가 주목해야 할 변수는 네 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첫 번째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종결입니다. 전쟁 종결 이후에도 러시아와의 협력이 계속될 것인가 하는 변수입니다. 두 번째는 미중 갈등 구도 속에서 중국이 북한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으며, 북한의 전략적 가치를 어떻게 활용하려 하는가입니다. 아직까지는 북한을 단순히 가지고만 있는 카드에 불과합니다.
만약 북한이 앞으로 협상 테이블 위에 오른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하는 부분입니다. 세 번째는 내부 경제적인 변수입니다. 북한의 시장 물가가 폭등하고 있는 상황에서, 내부 시장의 불안정이 정치적 압력으로 전환될 것인가 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AI 시대에 북한의 국가 경쟁력이 어떻게 될 것인가 하는 문제입니다. 현재도 국가 경쟁력이 높지 않지만, AI 시대의 기술 혁신 격차 확대는 산업 경쟁력 상실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는 경제뿐만 아니라 군사적으로도 매우 위험한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변수들을 고려할 때, 대북 제재가 무력화된다고 해도 북한이 경제적 성장이나 발전을 지속적으로 도모할 수 있을지는 매우 회의적입니다.
따라서 지금 말씀드린 네 가지 변수를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긴 시계를 가지고 정책적 유연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북한 주민들의 적응력이나 내구성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되지만, 이것이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보는 것도 과도한 해석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변화의 가능성을 항상 열어두고, 변화 시점에 어떻게 관여할 것인가에 대한 사전 대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여기까지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