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아르헨티나 안데스-대서양 회랑: 핵심광물 공급망 재편과 한국의 대응 방향
총괄 요약
9월 23일 서명된 미국-아르헨티나 안데스-대서양 회랑 협정은 리튬·구리 등 핵심광물의 물류 경로를 대서양 항만 쪽으로 재편하려는 시도다. 그러나 중국의 비대칭적 우위는 원광 매장량이 아니라 정련·가공 단계의 독점에서 나오기 때문에, 조달선 다변화만으로는 구조적 의존이 해소되지 않는다. 2026년 2월 체결된 미-아르헨티나 무역협정이 아직 의회 비준을 받지 못한 점은 이번 회랑 구상의 이행력을 제약하는 핵심 변수이며, 밀레이 정부의 취약한 정치·통화 기반도 협정의 향방에 그림자를 드리운다. 간펑리튬 등 중국계 자본의 개별 프로젝트가 미국 주도 회랑과 별개 트랙에서 계속 확장되는 병행 구조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한국은 현 상황을 진영 선택이나 블록화로 접근하기 보다 포스코그룹의 기존 아르헨티나 투자 실적 등을 활용해 정련·가공 파트너로서의 협상력을 확보하는 전략을 취하는 것이 현 시점에서 합리적이다.
I. 이슈 상황분석
미국-아르헨티나 '안데스-대서양 회랑' 이슈 상황분석
1. 배경 및 경과
아르헨티나 북서부 살타·후후이 지역과 파타고니아의 바카무에르타 셰일 분지는 밀레이 정부 출범 이후 경제의 예외적 성장 축으로 부상했다. 현지 매체 암비토 피난시에로는 제조업과 건설업이 침체된 반면 천연자원·대외수요 기반 부문이 "생산적 피난처" 역할을 하고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6]. 이 비대칭적 재편 구조 속에서 자원 수출 인프라 확충은 밀레이 정부에게 단순한 산업정책이 아니라 재정 건전화 서사를 뒷받침하는 핵심 카드였다[6].
문제는 물류였다. 북서부 광물 벨트에서 생산된 리튬·구리는 전통적으로 칠레 태평양 항만을 거쳐 수출되는 경로를 모색해 왔다. 아르헨티나 대서양 연안까지 연결하는 철도·항만 인프라는 오랫동안 정비되지 못한 상태였다. 이 공백을 메우기 위한 구상이 이번에 공식화된 '안데스-대서양 회랑'이다.
이미 8월 28일 칠레·아르헨티나·볼리비아·페루 4개국은 산티아고에서 전략광물 공동 로드맵을 선언한 바 있다[3]. 그러나 이 선언은 정보 공유와 투자 유치 공조 수준에 머물렀고, 아르헨티나 내에서는 간펑리튬 등 중국 자본의 개별 프로젝트 확장이 별개 트랙에서 계속 진행되고 있었다[3]. 미국 입장에서는 다자 선언만으로는 물류 통제력을 확보할 수 없다는 판단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배경 속에서 미국은 아르헨티나와의 양자 채널을 통해 물리적 인프라 자체에 개입하는 방식을 택했다.
2. 현재 상황
9월 23일 뉴욕 유엔총회 계기에 아르헨티나 파블로 키르노 외교장관과 미국 크리스토퍼 랜다우 국무부 부장관이 회랑 협정에 서명했다[1][4]. 최대 70억 달러 규모로 2027년까지 에너지·광업·운송·통신 인프라에 투자하는 구상이다[1]. 부에노스아이레스 타임스는 이를 두고 미국이 아르헨티나 인프라·투자 분야에서 "근본적 파트너"가 되고자 한다는 양국 공동성명 문구를 전했다[4].
현지 지방정부들의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나 조건부다. 암비토 피난시에로는 각 주가 "역사적 기회"라는 표현으로 환영하면서도 세부 조항, 이른바 "letra chica"(작은 글씨)를 아직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9]. 즉 현지 주정부 차원에서는 투자 유치 자체는 반기되, 실제 수혜 배분과 계약 조건에 대한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는 뜻이다.
라 테르세라는 이 회랑이 철도·가스관·신규 항만·디지털 인프라라는 복수의 수단을 통해 바카무에르타와 북서부 광업지대를 대서양 항만에 연결하려는 구상이라고 정리했다[7]. 암비토 피난시에로는 별도 기사에서 리튬·구리 채굴 및 가공 프로젝트가 이 구도에 포함된다는 점을 명시하면서, 이것이 미국의 국제 공급망 다변화 전략과 궤를 같이한다고 짚었다[11].
다만 밀레이 대통령의 뉴욕 방문 성과에는 그늘도 있다. 암비토 피난시에로는 밀레이가 트럼프와의 사진 촬영 없이 뉴욕을 떠나 파리로 향했다고 보도했다[12]. 이는 이번 회랑 발표가 정상 간 밀착을 과시하는 이벤트라기보다 실무 부처 차원의 협정 서명에 가까웠음을 시사한다.
같은 시기 미국은 아르헨티나에 대한 다층적 지원을 병행하고 있다. 미국 수출입은행은 아르헨티나 LNG 프로젝트에 최대 60억 달러 금융 지원을 제안했고[10], 트럼프 대통령은 뉴욕에서 '아메리카의 방패' 회의를 열어 24개 범죄조직 제재를 촉구하며 밀레이 정부를 "위대한 승리"라고 치켜세웠다[13]. 이는 안데스-대서양 회랑이 광물·에너지 협력 단독이 아니라 안보·금융을 아우르는 포괄적 대아르헨티나 밀착 패키지의 일부임을 보여준다.
3. 주요 행위자 및 입장
아르헨티나 정부(밀레이 행정부): 대미 밀착을 통화·재정 안정의 외부 지지대로 활용하려 한다. PIIE 보고서는 밀레이의 안정화 프로그램이 인플레이션을 급격히 낮추고 전례 없는 재정 조정을 달성했지만, 통화정책의 명목 닻이 여전히 취약하다고 평가한다[2]. 트럼프 행정부의 금융 지원이 "전례 없는" 수준이지만 이것이 향후 밀레이의 정치적 성공 여부에 달려 있다는 조건부 평가도 함께 제시된다[2]. 즉 아르헨티나 정부에게 이 회랑은 경제안정 서사를 완성하는 마지막 퍼즐이면서 동시에 정치적 취약성과 결부된 카드다.
아르헨티나 의회 및 지방정부: 지방정부는 투자 유치 기회 자체는 환영하지만 세부 조건에 대한 판단을 유보하고 있다[9]. 더 근본적인 제약은 의회다. 부에노스아이레스 타임스는 밀레이 정부 참모들이 트럼프 행정부에 2월 서명한 양자 무역협정을 의회에서 비준할 표가 없다고 전달했다고 보도했다[14]. 아르헨티나 측은 미국 연방대법원의 트럼프 관세 관련 판결을 이유로 재협상을 요구하고 있으나, 미국은 이것이 다른 국가들에 선례가 된다는 이유로 재협상 불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14]. 이는 안데스-대서양 회랑 역시 인프라 투자 발표와 별개로 아르헨티나 국내 정치 절차라는 병목을 통과해야 함을 시사한다.
미국 국무부·수출입은행: 국무부 부장관 랜다우가 서명 주체로 나선 점은 이번 사안이 통상 부처보다 외교안보 라인이 주도하는 전략적 성격을 띤다는 것을 보여준다. 수출입은행의 LNG 금융 지원 병행[10]은 이 회랑이 개별 프로젝트 지원이 아니라 아르헨티나 전반에 대한 미국의 자본 공급 창구를 다변화하려는 시도임을 뒷받침한다.
주변국(칠레·볼리비아): 칠레는 태평양 항만을 통한 기존 물류 경로의 이해당사자다. 아르헨티나 광물이 대서양 경로로 전환될 경우 칠레의 물류 거점 지위에 영향이 있을 수 있다. 한편 볼리비아는 최근 새 법을 통해 AI·탄화수소·광업·녹색에너지 분야에서 미국 투자를 유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15], 미국의 서반구 핵심광물 전략이 아르헨티나에 국한되지 않고 리튬 삼각지대 전반으로 확산되는 흐름과 맞물린다.
중국계 자본(간펑리튬 등): 아르헨티나 북서부에는 이미 중국 자본이 깊숙이 들어와 있다[3]. 안데스-대서양 회랑이 물류 통제권 재편을 시도하더라도, 채굴권 자체를 이미 확보한 중국계 프로젝트와는 별개 트랙에서 공존할 가능성이 높다.
4. 핵심 쟁점
첫째, 협정과 법제화 사이의 간극이다. 2월 서명된 양자 무역협정조차 아직 의회 비준을 얻지 못한 상황에서[14], 이번 회랑이 실제 구속력 있는 투자 집행으로 이어지려면 아르헨티나 국내 정치 절차라는 별도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
둘째, 물류 경로 재편이 채굴권 구도 자체를 바꾸지는 못한다는 점이다. 중국계 자본은 칠레 경로든 대서양 경로든 이미 확보한 프로젝트를 통해 생산을 지속할 수 있다. 회랑은 수출 물류의 방향을 바꿀 수는 있어도, 지분 구조나 채굴권 자체를 직접 대체하지는 못한다.
셋째, 밀레이 정부의 정치적 지속가능성이다. PIIE는 미국의 금융 지원이 밀레이의 향후 정치적 성공 여부에 좌우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2]. 회랑이 "한 세대를 위한" 인프라 투자를 표방하지만[4], 그 실현 속도와 규모는 밀레이 정부의 정치적 존속 기간에 의해 제약될 수 있다.
II. 이슈 심층분석
미국-아르헨티나 '안데스-대서양 회랑' 이슈 심층분석
1. 근본 원인 분석
이번 협정의 발단은 광물 매장량 문제가 아니다. 정제·가공 단계의 병목이 문제다. 중국은 리튬 정련과 희토류 분리 공정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아르헨티나·칠레·볼리비아가 보유한 원광 매장량과는 별개의 문제다. 미국이 아르헨티나와 물류 인프라 협정을 체결한 이유는 여기에 있다. 채굴권 확보만으로는 공급망 통제력을 얻을 수 없다는 판단이다.
간펑리튬의 아르헨티나 세 번째 프로젝트 확보 사례는 이 문제의 구체적 증거다[3]. 살타·후후이 지역에는 이미 중국 자본이 깊숙이 진출해 있다[3]. 8월 28일 산티아고에서 나온 4개국 공동선언은 이 문제에 대한 다자적 대응이었다. 그러나 이 선언은 "구속력 있는 카르텔형 장치라기보다 정보 공유와 투자 유치 공조 수준의 선언적 합의"에 가까웠다[3]. 미국 입장에서는 다자 선언이 중국 자본의 개별 프로젝트 확장을 막지 못한다는 것이 확인된 셈이다.
이런 맥락에서 미국이 택한 방법은 물리적 흐름 자체를 재설계하는 것이다. 광물이 어느 항구를 거쳐 어느 가공망으로 들어가는지를 통제하려는 시도다. 안데스-대서양 회랑이 철도·항만·전력·디지털 인프라를 대서양 쪽으로 재편하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7]. 일부 광산 프로젝트가 그동안 칠레 태평양 항만을 통한 수출 물류를 모색해 온 관행을 뒤집으려는 시도로 읽어야 한다. 경로 자체를 서방 시장 쪽으로 고정시키면 최소한 물류 단계에서는 중국 자본의 개입 여지를 줄일 수 있다는 계산이다.
2. 구조적 맥락
정치적 구조: 밀레이 정부의 취약한 국내 기반
밀레이 정부의 대미 밀착 노선은 정치적으로 안정된 기반 위에서 나온 것이 아니다.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는 밀레이의 안정화 프로그램이 인플레이션을 급격히 낮추고 전례 없는 재정 조정을 달성했다고 평가한다[2]. 그러나 동시에 통화정책의 명목 닻이 취약하고, 부채 상환 부담이 크며, 실업률이 상승 추세라는 점도 지적한다[2]. 트럼프 행정부의 금융 지원이 "전례 없는" 수준이지만 이것이 밀레이의 향후 정치적 성공 여부에 좌우될 수 있다는 진단이다[2].
이 취약성은 이번 회랑 협정에도 그림자를 드리운다. 2026년 2월 체결된 미-아르헨티나 무역협정은 아직 의회 비준을 받지 못했다. 부에노스아이레스 타임스에 따르면 밀레이 정부 참모진은 트럼프 행정부에 의회에서 비준을 통과시킬 표가 없다고 전달했다[14]. 아르헨티나 정부는 미국 연방대법원의 트럼프 관세 판결을 이유로 재협상을 요구하고 있으나, 미국 정책 결정자들은 재협상이 다른 국가들에게 선례가 될 것을 우려해 거부하고 있다[14]. 이는 안데스-대서양 회랑과 같은 인프라 협정도 결국 아르헨티나 국내 정치 지형, 특히 연방제 하 주정부와 의회 세력 관계에 종속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지방정부 차원의 반응도 이 구조적 불확실성을 보여준다. 각 주는 이번 회랑을 "역사적 기회"로 환영했지만 세부 조항, 이른바 "작은 글씨"를 아직 기다리고 있다[9]. 투자 유치 자체는 반기되 실제 수혜 배분에 대한 확신은 아직 없다는 뜻이다. 이는 협정이 서명 단계에서 이행 단계로 넘어갈 때 아르헨티나 연방제 특유의 주-중앙정부 간 협상이 재차 부각될 가능성을 예고한다.
밀레이 대통령이 뉴욕에서 트럼프와의 사진 촬영 없이 파리로 떠난 사실도[12] 이번 협정의 성격을 보여준다. 정상 간 밀착을 과시하는 이벤트가 아니라 실무 부처 차원의 서명이었다는 뜻이다. 국무부 부장관 크리스토퍼 랜다우와 아르헨티나 외교장관 파블로 키르노 선에서 이뤄진 협정이라는 사실 자체가, 이 사업이 정치적 상징성보다 관료 기구 차원의 정책 집행에 가깝다는 것을 말해준다[1][4].
경제적 구조: 자원 부문으로의 비대칭적 재편
아르헨티나 경제는 밀레이 취임 이후 비대칭적 재편을 겪고 있다. 제조업과 건설업은 침체된 반면 천연자원과 대외 수요 기반 부문이 "생산적 피난처"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 현지 매체의 평가다[6]. 이 구조 속에서 바카무에르타 가스전과 리튬·구리 벨트는 단순한 개별 산업이 아니라 재정 건전화 서사를 지탱하는 핵심 카드다[6]. YPF가 추진하는 240억 달러 규모 LNG 수출 프로젝트가 11월 최종투자결정을 앞두고 있다는 점도 같은 맥락이다[6]. 미국 수출입은행이 최대 60억 달러 금융 지원을 제안한 것[10]과 안데스-대서양 회랑의 70억 달러 인프라 투자는 별개 트랙이면서도 상호 보강하는 구조다.
이런 자원 의존적 성장 전략은 구조적으로 취약하다. 통화정책 기반이 불안정한 상태에서 외화 유입원을 자원 수출에 의존하는 것은, 국제 원자재 가격이나 미국의 투자 지속 의지에 아르헨티나 경제 전반이 종속되는 결과를 낳는다. 미국의 대아르헨티나 지원이 밀레이의 정치적 생존과 결부돼 있다는 피터슨연구소의 지적[2]은, 역으로 아르헨티나의 자원 부문 발전이 미국 국내정치 변수에도 노출돼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안보적 구조: 서반구 내 미국의 영향력 확대
미국이 라틴아메리카 핵심광물 분야에 2025년 1월 이후 10억 달러 이상을 투입했다는 사실은, 서반구 지역에 대한 영향력을 미국이 강화하고자 하고 있음을 드러낸다. 트럼프 대통령이 뉴욕에서 열린 '아메리카의 방패' 회의에서 24개 범죄조직에 대한 제재를 주문하며 밀레이 정부를 "위대한 승리"라고 치켜세운 장면[13]은 이 구도를 단적으로 드러낸다. 자원 확보, 마약·범죄 대응, 정치적 우군 확보가 하나의 패키지로 묶여 있는 것이다.
볼리비아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감지된다. 미국은 로드리고 파스 대통령 취임 이후 AI, 탄화수소, 광업, 녹색에너지 분야 신규 투자 법안에 관심을 표명했다[15]. 이는 아르헨티나 한 국가에 국한된 접근이 아니라 리튬 삼각지대 전체를 대상으로 한 서반구 차원의 재편 시도임을 시사한다.
3. 역사적 선례 및 유사 사례 비교
가장 근접한 비교 대상은 칠레의 리튬 특별운영계약(CEOL) 사례다. 칠레는 8월 25일 아리카·파리나코타 지역에서 민간기업 SQM(키보락스)과 국가 최초의 CEOL을 체결했다[3]. 이는 국가가 통제권을 갖던 기존 리튬 개발 방식에서 벗어나 기업 전면 통제 프로젝트를 승인한 사례로, 정부가 민간자본 유치를 위해 제도를 유연화한 결과다[3]. 안데스-대서양 회랑도 유사한 논리를 담고 있다. 국가 주도 인프라 개발이 아니라 미국 민간·공공 자본을 유치하기 위한 제도적 유연화라는 점에서다.
다만 칠레 사례와의 결정적 차이는 연방제 문제다. 칠레는 중앙집권적 국가 구조 하에서 중앙정부가 단독으로 계약을 체결할 수 있었다. 반면 아르헨티나는 살타·후후이 등 각 주가 광업 관할권의 상당 부분을 쥐고 있는 연방제 국가다. 지방정부들이 "작은 글씨"를 기다리고 있다는 보도[9]는 바로 이 연방제적 간극에서 비롯된 신중함이다. 중앙정부와 미국 국무부 간 서명만으로는 실제 이행이 담보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또 다른 비교 대상은 미국의 대베네수엘라 자원 접근 방식이다. 백악관은 최근 베네수엘라 650억 배럴 이상의 석유 매장량에 대한 거래와 북미 블루에너지파트너스(NABEP) 지분 35% 확보를 발표한 바 있다[5][8]. 이는 안데스-대서양 회랑과 마찬가지로 미국이 서반구 자원에 대한 지분·물류 통제를 동시에 추구하는 패턴을 보여준다. 다만 베네수엘라 사례는 마두로 정권과의 대립적 관계 속에서 나온 거래인 반면, 아르헨티나 사례는 우호 정권과의 협력적 틀에서 진행된다는 점에서 정치적 리스크의 성격이 다르다. 우호국 모델이 반드시 이행 리스크가 낮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밀레이 정부의 의회 기반 취약성이 보여주듯, 정치적 우호도와 제도적 이행력은 별개의 변수다[14].
미국-아르헨티나 LNG 프로젝트에 대한 수출입은행의 60억 달러 금융 지원 제안[10]도 이번 회랑과 함께 놓고 볼 선례다. 두 사업 모두 트럼프 행정부가 개별 프로젝트 단위로 신속하게 금융 지원을 결정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이는 다자기구를 경유하는 전통적 개발금융 방식과 달리, 양자 채널을 통해 정치적 우군에게 집중적으로 자본을 투입하는 패턴이다. 신속성이라는 장점이 있지만, 동시에 개별 정권의 정치적 부침에 사업 지속성이 좌우되는 구조적 취약성을 내포한다.
4. 이슈 전개의 핵심 변수
첫 번째 변수는 아르헨티나 의회의 무역협정 비준 여부다. 2026년 2월 서명된 핵심광물 협정이 의회를 통과하지 못하면, 안데스-대서양 회랑의 법적 기반 자체가 불완전한 상태로 남는다. 밀레이 정부 참모진이 이미 의회 표결에서 승산이 없다고 인정한 상태다[14]. 미국이 재협상을 거부하는 한, 이 교착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다.
두 번째 변수는 주정부와 중앙정부 간 수혜 배분 협상이다. 지방정부들이 기다리는 "작은 글씨"의 내용에 따라 각 주의 협력 강도가 달라질 것이다. 살타·후후이 등 리튬 벨트 주들이 중국 자본과 맺어온 기존 계약 관계를 어느 정도까지 유지하려 할지도 변수다. 간펑리튬의 카우차리-올라로스 프로젝트와 같은 기존 중국계 투자는 이번 회랑 발표만으로 곧바로 정리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3].
세 번째 변수는 정제·가공 역량의 실제 이전 여부다. 원광 물류 경로를 대서양 쪽으로 돌리는 것과, 정련·가공 단계에서 중국 의존을 줄이는 것은 별개의 과제다. 후자가 진전되지 않으면 회랑은 물류 우회로에 그치고 공급망의 실질적 재편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이 단계에서 포스코그룹과 같은 기존 아르헨티나 투자 실적을 가진 한국 기업의 가공 역량이 협상 자산으로 작동할 여지가 있다[3].
네 번째 변수는 밀레이 정부의 정치적 존속 자체다. 통화정책 기반이 취약한 상태에서 미국의 금융 지원이 밀레이의 정치적 성공에 좌우될 수 있다는 진단[2]은, 역으로 이번 회랑의 장기 이행력이 밀레이 이후 정권의 정책 연속성 여부에 달려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2027년까지의 투자 집행 일정 자체가 아르헨티나 차기 선거 국면과 겹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 보고서는 EAI 연구원의 기획에 따라 AI 기반의 정교한 리서치를 바탕으로 EAI 연구원이 최종 작성한 심층분석 보고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