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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코 후지모리 페루 대통령 취임과 미중 전략 경쟁의 남미 확전: 한국의 제3 파트너 전략

분류
current_watch
발행일
2026년 7월 29일

총괄 요약

케이코 후지모리가 2026년 7월 페루 최초의 선출 여성 대통령으로 취임하면서, 이념적 친미 성향과 경제적 대중 의존이라는 구조적 모순이 페루 외교의 핵심 시험대로 부상했다. 후지모리는 트럼프 행정부의 '아메리카의 방패' 참여를 공개 천명했으나, 중국 코스코가 운영하는 찬카이 항구와 대중 교역 의존 구조는 진영 선택을 사실상 불가능하게 만들어 상당 기간 전략적 모호성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아르헨티나·칠레·에콰도르에 이은 페루의 우파 집권은 남미 정치 지형의 구조적 우경화를 가속화하며, 미중 전략 경쟁의 남미 전선이 안보·인프라·광물 공급망을 축으로 본격화되는 분기점이 될 것이다. 한국은 미중 어느 진영의 대리인으로도 인식되지 않는 '제3의 신뢰 파트너' 포지셔닝을 통해, 찬카이 물류 네트워크 참여·핵심 광물 투자·디지털 치안 협력의 세 축에서 선제적 입지를 확보해야 한다. 특히 후지모리 정부 출범 초기 6~12개월의 정책 형성 단계가 한국의 진입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결정적 기회의 창이다.

도식화

I. 이슈 상황분석

케이코 후지모리 페루 대통령 취임: 중국-미국 균형 외교 시험대

이슈 상황분석

1. 이슈 배경 및 경과

페루는 지난 10년간 극심한 정치적 불안정을 겪어온 나라다. 후지모리가 취임하기 이전까지 페루는 10년 사이 무려 아홉 명의 대통령이 교체되는 전례 없는 혼란을 경험했으며[15], 탄핵과 사임, 의회 해산이 반복되는 구조적 거버넌스 위기 속에서 경제 침체와 치안 붕괴가 동시에 심화됐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케이코 후지모리는 2026년 6월 대선 결선투표에서 좌파 후보 로베르토 산체스를 5만 표 미만의 근소한 차이로 누르고 승리했다[16]. 이는 그녀의 네 번째 대선 도전 끝에 거둔 성과로, 2011년 이후 세 차례의 결선투표 패배를 딛고 마침내 집권에 성공한 것이다[16].

케이코 후지모리는 1990년대 페루를 통치했던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대통령의 딸이다. 알베르토 후지모리의 집권기는 신자유주의 경제정책, 포퓰리즘, 강경 치안 통치가 혼합된 '후지모리즘'으로 특징지어지며[9], 이 정치적 유산은 페루 사회에서 여전히 강한 지지와 동시에 깊은 분열을 낳고 있다. 케이코 후지모리는 이 정치적 유산을 계승하면서도 현대적 우파 노선으로 재정립하는 방식으로 선거 전략을 구사했다. 그녀는 2026년 7월 28일 의회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국가가 맡긴 대통령직을 2026년부터 2031년까지 충실히 수행할 것을 선서한다"고 밝혔으며[17], 페루 최초의 선출된 여성 대통령이라는 역사적 기록도 함께 세웠다[13].

2. 현재 상황

취임식에는 아르헨티나의 하비에르 밀레이, 칠레의 호세 안토니오 카스트, 볼리비아의 로드리고 파스, 에콰도르의 다니엘 노보아, 우루과이의 야만두 오르시 등 역내 주요 지도자들이 대거 참석했다[16]. 특히 칠레 카스트 대통령은 취임식 참석을 위해 별도의 방문 일정을 편성할 만큼 후지모리와의 연대를 적극적으로 과시했으며[14], 이는 라틴아메리카 우파 진영의 결집을 상징하는 장면으로 역내 언론에 광범위하게 보도됐다.

후지모리는 취임 직후 치안 위기 대응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우며 군대를 범죄 다발 지역에 투입하는 강경 안보 전략을 공식 선언했다[15]. 페루는 현재 수십 년 만에 최악의 갱단 폭력, 공갈 범죄, 불법 채굴 문제에 시달리고 있으며, 이에 대한 유권자들의 분노가 후지모리 당선의 핵심 동력이었다[13]. 아울러 그녀는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하는 '아메리카의 방패(Escudo de las Américas)' 구상, 즉 대륙 차원의 초국가적 범죄 조직 대응 동맹에 페루가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공개적으로 표명했다[1][4][7].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운동 기간 중 후지모리를 공개적으로 지지하거나 당선 후 직접 축하 메시지를 전달하지 않았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1][4]. 이는 미-페루 관계가 후지모리의 의지와 달리 미국 측의 전략적 우선순위에서 아직 명확히 자리매김되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파라과이의 Última Hora와 베네수엘라의 El Nacional, 우루과이의 El País 등 역내 주요 매체들은 후지모리의 집권이 라틴아메리카 우파 축을 강화하는 동시에, 중국이 페루 경제에 깊숙이 뿌리내린 현실과의 충돌 가능성을 집중 조명했다[1][4][7].

3. 주요 행위자 및 각 행위자의 입장·이해관계

케이코 후지모리 및 페루 신정부는 이념적으로는 트럼프 행정부와의 밀착을 지향하지만, 경제적 현실에서는 중국과의 관계를 무시할 수 없는 구조적 딜레마에 처해 있다. 중국은 현재 페루 최대 교역국으로 확고히 자리잡고 있으며[1][4][7], 이 경제적 상호의존성은 후지모리 정부의 외교 노선을 제약하는 핵심 변수다. 후지모리 정부 입장에서 대미 안보 협력과 대중 경제 협력을 동시에 유지하는 이중 균형 외교는 선택이 아닌 불가피한 현실이다.

중국은 찬카이(Chancay) 항구를 남미 태평양 연안의 핵심 물류 거점으로 운영하며 페루를 남미 전략의 교두보로 활용하고 있다[1][4][7]. 찬카이 항구는 단순한 무역 인프라를 넘어 중국의 남미 공급망 장악과 지정학적 영향력 확대를 상징하는 전략 자산으로, 후지모리 정부가 대미 밀착을 강화할수록 중국의 이 거점을 둘러싼 긴장이 고조될 수밖에 없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남미 우파 정부들과의 연대를 통해 중국의 역내 영향력을 견제하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PIIE)의 분석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아르헨티나, 에콰도르, 엘살바도르, 과테말라 등과 상호무역협정(ARTs)을 체결하면서 강제노동 배제, 제3국 무역 제한, 원산지 규정 등 7가지 메커니즘을 통해 중국을 명시하지 않은 채 공급망 통제를 시도하고 있다[3]. 페루는 아직 이 협정 체결국에 포함되지 않았으나, 후지모리의 '아메리카의 방패' 참여 의사 표명은 미국의 대남미 전략 네트워크에 편입되려는 신호로 해석된다.

역내 우파 지도자들, 특히 칠레의 카스트, 아르헨티나의 밀레이, 에콰도르의 노보아는 후지모리 취임식에 직접 참석함으로써 라틴아메리카 우파 연대의 가시적 결집을 연출했다[14][16]. 이들은 범죄 조직 대응, 경제 자유화, 반좌파 연대라는 공통 의제를 공유하며 역내 정치 지형 재편의 핵심 행위자로 부상하고 있다.

브라질은 좌파 룰라 정부가 집권 중인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압박에 맞서 WTO 제소와 중국과의 메르코수르 무역협정 협상 가속화로 대응하고 있다[2]. 브라질의 이러한 행보는 페루와 대조적인 남미의 또 다른 전략 축을 형성하며, 역내 좌우 진영 간 외교 노선 분화를 심화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4. 핵심 쟁점 정리

첫째, 찬카이 항구를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이 가장 핵심적인 쟁점이다. 중국이 운영하는 찬카이 항구는 남미 태평양 연안의 전략적 물류 허브로서, 미국이 남미에서 중국의 인프라 영향력을 견제하려는 전략과 정면으로 충돌하는 지점이다. 후지모리 정부가 미국의 요구에 따라 이 항구에 대한 중국의 운영권을 제한하거나 재협상에 나설 경우, 페루-중국 경제 관계 전반에 심각한 파장이 예상된다.

둘째, '아메리카의 방패' 참여와 대중 경제 의존 사이의 모순이다. 후지모리가 미국 주도의 안보 협력 구상에 참여하면서 동시에 중국을 최대 교역 파트너로 유지하는 것은 구조적으로 긴장을 내포한다.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무역협정(ARTs)이 사실상 중국 견제를 목표로 설계된 만큼[3], 페루가 이 협정 체결을 추진할 경우 중국과의 관계 악화는 불가피하다.

셋째, 라틴아메리카 우파 연대의 지속 가능성이다. 밀레이, 카스트, 노보아, 후지모리로 이어지는 우파 지도자들의 결집은 역내 정치 지형을 단기적으로 재편하고 있으나, 각국이 처한 경제적 현실과 대중 의존도가 상이한 만큼 이 연대가 실질적인 정책 공조로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 특히 브라질이 중국과의 밀착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어[2], 남미 내 진영 분화는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넷째, 페루 국내 정치의 불안정성이다. 후지모리는 5만 표 미만의 근소한 차이로 당선됐으며[15][16], 페루 사회 내 후지모리즘에 대한 깊은 분열이 여전히 존재한다[9]. 의회 내 안정적 다수 확보 여부와 사법 리스크 관리가 향후 정책 추진력을 결정하는 변수가 될 것이며, 국내 정치 불안이 지속될 경우 대외 전략의 일관성 유지도 어려워질 수 있다.

II. 이슈 심층분석

케이코 후지모리 페루 대통령 취임: 중국-미국 균형 외교 시험대

이슈 심층분석: 근본 원인, 구조적 맥락, 역사적 선례 분석

1. 이슈의 근본 원인 분석

케이코 후지모리의 집권과 이를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의 근본 원인은 단순히 페루 내부의 정치 변동에 그치지 않는다. 그 심층에는 페루 국가 거버넌스의 만성적 실패, 경제 구조의 대외 의존성, 그리고 미중 전략 경쟁이 남미 대륙으로 확장되는 구조적 흐름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

가장 직접적인 원인은 페루의 정치적 기능 부전이다. 지난 10년간 아홉 명의 대통령이 교체되는 극단적 불안정 속에서 페루 유권자들은 이념보다 안정과 질서를 우선시하는 방향으로 선택지를 좁혀왔다[15]. 탄핵, 사임, 의회 해산이 반복되는 구조 속에서 국가 행정 역량이 사실상 마비 상태에 빠졌고, 이 공백을 갱단 폭력과 불법 채굴 세력이 채워나갔다. 후지모리가 5만 표 미만의 근소한 차이로 당선될 수 있었던 것은 그녀의 이념적 매력보다는 '강한 국가'에 대한 유권자들의 절박한 요구가 반영된 결과였다[16]. 이는 역설적으로 후지모리 정부의 취약성을 동시에 드러낸다. 박빙의 민의 위에 세워진 정권은 내부 분열과 의회 견제에 상시적으로 노출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경제적 원인 측면에서는 페루의 대중국 구조적 의존이 핵심 변수로 작용한다. 중국은 이미 페루 최대 교역 상대국으로 확고히 자리잡았으며, 찬카이(Chancay) 항구는 중국 국영 해운기업 코스코(COSCO)가 운영하는 남미 최대 규모의 인프라 거점으로 부상해 있다[1][4][7]. 이 항구는 단순한 물류 시설을 넘어 중국의 남미 공급망 통제 능력을 상징하는 전략 자산으로, 미국이 가장 예민하게 주시하는 지점이기도 하다. 후지모리가 트럼프 행정부와의 밀착을 선언하는 동시에 중국과의 경제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 구조적 모순은 바로 이 지점에서 발생한다. 이념적 지향과 경제적 현실이 정면으로 충돌하는 것이다.

안보적 원인으로는 초국가적 범죄 조직의 팽창이 있다. 페루는 코카인 생산 세계 1위 국가로, 불법 채굴과 갱단 경제가 지방 행정을 잠식하는 수준에 이르렀다[15]. 이 문제는 트럼프 행정부가 '아메리카의 방패' 구상을 통해 역내 우파 정권들과 공동 대응 체계를 구축하려는 명분을 제공하며, 후지모리가 미국 주도 안보 협력에 참여하는 정치적 논리를 강화한다[1][4]. 그러나 이 안보 협력 구도가 동시에 중국의 경제적 이해관계와 충돌하는 지점을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안보 문제는 단순한 치안 이슈를 넘어 지정학적 진영 선택의 문제로 전환된다.

2. 구조적 맥락

정치적 구조

후지모리의 집권은 개인적 사건이 아니라 라틴아메리카 전반에 걸친 우파 정치 지형의 구조적 이동을 반영한다. 아르헨티나의 밀레이, 칠레의 카스트, 에콰도르의 노보아에 이어 페루의 후지모리까지, 남미 주요국에서 우파 또는 극우 성향의 지도자들이 연속적으로 집권하는 흐름이 형성되고 있다[16]. 이들의 취임식 동반 참석은 단순한 외교적 예의를 넘어 이념적 연대의 가시화로 해석되며, 역내 좌파 정권들에 대한 집단적 대항 구도를 강화하는 신호로 읽힌다[14].

이 정치적 구조 변화는 트럼프 행정부의 대남미 전략과 맞물린다. 트럼프 행정부는 역내 우파 정권들을 '아메리카의 방패' 구상의 파트너로 포섭하면서 중국의 남미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려 한다[1]. 그러나 트럼프가 후지모리를 공개적으로 지지하거나 당선 축하 메시지를 직접 전달하지 않은 사실은, 미국이 이 관계를 전략적 자산으로 적극 관리하기보다는 수동적으로 수용하는 단계에 머물러 있음을 시사한다[1][4][7]. 이는 후지모리 정부가 미국으로부터 기대하는 외교적 지지와 실제로 받을 수 있는 지지 사이의 간극을 드러내며, 향후 정책 운용에서 불확실성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경제적 구조

페루 경제의 대중국 의존 구조는 단기간에 해소될 수 없는 구조적 현실이다. 중국은 페루의 구리, 아연, 철광석 등 주요 광물 자원의 최대 수입국이자 투자국으로, 양국 간 경제 관계는 수십 년에 걸쳐 깊이 내재화되어 있다[9]. 찬카이 항구는 이 경제 관계의 물리적 결정체로, 코스코가 운영하는 이 항구는 남미 태평양 연안의 물류 허브로 기능하며 중국의 공급망 통제력을 지역 차원에서 제도화하는 역할을 한다[1][4][7].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하는 상호무역협정(ARTs)은 이 구조에 직접적인 도전을 제기한다.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의 분석에 따르면, 미국이 아르헨티나, 에콰도르, 엘살바도르, 과테말라 등 남미·중미 국가들과 체결한 상호무역협정에는 강제노동 배제, 제3국 무역 제한, 제3국 기업 통제, 수출통제 정렬, 투자 안보, 원산지 규정, 위반 시 제재 조항 등 일곱 가지 공급망 통제 메커니즘이 포함되어 있으며, 이는 명시적으로 중국을 겨냥한 구조로 설계되어 있다[3]. 페루가 이러한 협정 체계에 편입될 경우, 중국과의 경제 관계에 구조적 마찰이 불가피해진다. 반면 이를 거부할 경우 미국과의 외교적 밀착이라는 후지모리의 정치적 노선 자체가 공허해지는 딜레마가 발생한다.

브라질의 사례는 이 구조적 딜레마의 선행 모델을 제공한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공세에 직면한 브라질은 이를 주권 침해로 규정하고 WTO 제소와 함께 중국과의 메르코수르 무역협정 협상을 가속화하는 방식으로 대응했으며, 이는 미-브라질 갈등의 장기화와 남미의 대중국 밀착 심화라는 시나리오를 현실화하고 있다[2]. 후지모리 정부가 미국 주도 무역 체계에 편입되는 방향을 선택한다면, 브라질과의 역내 경제 협력 구도에서도 마찰이 생길 수 있다는 점에서 경제적 구조는 단순히 양자 관계를 넘어 지역 차원의 복잡성을 띤다.

안보적 구조

안보 차원에서 페루는 미국 주도의 대륙 안보 협력 체계와 중국의 인프라 기반 영향력 확대 사이에서 선택을 강요받는 구조에 놓여 있다. 트럼프의 '아메리카의 방패' 구상은 표면적으로는 초국가적 범죄 조직 대응을 명분으로 내세우지만, 실질적으로는 역내 우파 정권들을 미국 주도 안보 질서에 편입시키는 동시에 중국의 군사·정보 접근을 차단하는 이중 목적을 갖는다[1][4]. 찬카이 항구의 전략적 위치는 이 맥락에서 미국의 핵심 우려 사항으로 부상한다. 남미 태평양 연안의 물류 허브가 중국 국영기업 손에 있다는 사실은, 유사시 군사·정보 목적으로 전용될 수 있다는 미국 측의 안보 우려를 자극하기 때문이다[11].

솔로몬 제도의 사례는 이 안보 구조의 작동 방식을 이해하는 데 유용한 비교 틀을 제공한다. 솔로몬 제도는 미국과의 선박동승협정 추진과 중국과의 경제협력 유지를 동시에 도모하는 이중 균형 외교를 구사하고 있으며, 이는 약소국이 강대국 경쟁을 역이용하는 전략적 모호성의 전형적 발현으로 평가된다[12]. 페루 역시 이와 유사한 전략적 모호성을 구사할 가능성이 높으나, 솔로몬 제도와 달리 페루는 훨씬 큰 경제 규모와 복잡한 국내 정치 구조를 가지고 있어 이 전략의 지속 가능성이 더욱 불안정한 토대 위에 놓여 있다.

3. 역사적 선례 및 유사 사례 비교

알베르토 후지모리 시대의 유산

케이코 후지모리의 집권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아버지 알베르토 후지모리의 통치 유산을 먼저 살펴야 한다. 1990년부터 2000년까지 집권한 알베르토 후지모리는 신자유주의 경제 개혁, 강경 치안 정책, 포퓰리즘적 대중 동원을 결합한 독특한 통치 방식으로 센데로 루미노소(Sendero Luminoso) 반군 진압과 경제 안정화를 동시에 달성했다[9]. 그러나 그의 집권은 의회 해산, 사법부 장악, 인권 침해 등 권위주의적 통치 방식과 함께 기억되며, 이는 케이코 후지모리에 대한 페루 사회의 분열된 시각을 구조화하는 역사적 배경이 된다. 케이코가 박빙의 차이로 당선된 사실은 이 역사적 분열이 현재까지도 유효하게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16].

알베르토 후지모리 시대의 또 다른 유산은 경제 개방 정책이다. 그의 신자유주의 개혁은 페루를 외국인 직접투자에 개방하는 기반을 마련했으며, 이 구조는 이후 중국 자본의 대규모 유입을 가능하게 한 제도적 토대가 됐다. 케이코 후지모리가 아버지의 경제 노선을 계승하면서도 미국과의 밀착을 강조하는 것은, 이 경제 개방 구조 위에서 투자 파트너를 재조정하려는 시도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이미 깊이 뿌리내린 중국 자본을 단기간에 대체하는 것은 구조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라틴아메리카 우파 연대의 역사적 패턴

라틴아메리카에서 우파 정권들이 이념적 연대를 과시하는 현상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1990년대 워싱턴 컨센서스 시대에도 역내 우파 정권들은 미국 주도의 경제 자유화 의제를 공유하며 집단적 정체성을 형성했다. 그러나 2000년대 베네수엘라의 차베스, 브라질의 룰라, 볼리비아의 모랄레스 등이 주도한 '핑크 타이드(Pink Tide)' 좌파 물결이 역내를 휩쓸면서 이 연대는 일시적으로 약화됐다. 이후 2010년대 후반부터 브라질의 볼소나루, 칠레의 피녜라 등 우파 정권이 재등장하면서 역내 정치 진자가 다시 우측으로 이동하기 시작했으며, 현재의 우파 연대 강화는 이 장기적 진자 운동의 연장선상에 있다[1][4].

다만 현재의 우파 연대는 과거와 구별되는 중요한 특징을 갖는다. 과거의 연대가 주로 경제 자유화라는 공통 의제를 중심으로 형성됐다면, 현재의 연대는 치안 위기 대응과 반이민·반범죄 담론을 핵심 접착제로 삼는다는 점에서 성격이 다르다. 또한 트럼프 행정부의 '아메리카의 방패' 구상이 이 연대에 외부적 구심력을 제공하고 있다는 점도 과거와 다른 구조적 특징이다[1][4][7]. 이는 역내 우파 연대가 단순한 이념적 친밀감을 넘어 미국의 대남미 전략과 제도적으로 연결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미중 경쟁의 제3국 전장화: 유사 사례 비교

페루의 상황은 미중 전략 경쟁이 제3국의 국내 정치와 경제 구조를 전장으로 삼는 패턴의 전형적 사례로 분류할 수 있다. 앞서 언급한 솔로몬 제도 외에도, 아프리카의 잠비아, 동남아시아의 말레이시아, 중앙아시아의 카자흐스탄 등이 유사한 이중 균형 외교의 딜레마를 경험해왔다. 이들 국가의 공통점은 중국의 인프라 투자와 자원 수출 의존이 이미 구조화된 상태에서 미국 주도의 공급망 재편 압력을 받는다는 것이다[3].

특히 에콰도르의 사례는 페루와 가장 유사한 선례를 제공한다. 에콰도르는 이미 미국과 상호무역협정을 체결했으며[3], 이 과정에서 중국과의 에너지·인프라 협력 관계를 어떻게 조정할 것인지를 둘러싼 내부 갈등을 경험했다. 에콰도르의 노보아 대통령이 후지모리 취임식에 참석한 사실은[16], 이 두 나라가 유사한 지정학적 선택의 기로에서 공통의 전략적 방향성을 공유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그러나 에콰도르와 달리 페루는 찬카이 항구라는 훨씬 더 구체적이고 전략적으로 민감한 중국 인프라 자산을 자국 영토 내에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선택의 비용이 훨씬 크다.

4. 이슈 전개의 핵심 변수

변수 1: 찬카이 항구의 지정학적 처리 방식

향후 이슈 전개에서 가장 결정적인 변수는 찬카이 항구를 둘러싼 후지모리 정부의 정책 선택이다[1][4][7][11]. 미국은 이 항구를 중국의 남미 전략 거점으로 간주하며 운영 구조 변경 또는 미국 기업의 참여 확대를 압박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중국은 이 항구를 일대일로(BRI) 남미 확장의 핵심 성과물로 보호하려 할 것이다. 후지모리 정부가 이 문제에서 어떤 입장을 취하느냐에 따라 미중 양측과의 관계 설정이 근본적으로 달라질 수 있다. 항구 운영 구조에 손을 대지 않으면서 미국과의 안보 협력을 강화하는 이중 전략이 가능한지, 아니면 미국이 이를 수용하지 않고 명확한 선택을 요구할 것인지가 핵심 분기점이 된다.

변수 2: 미국 상호무역협정(ART) 협상 진전 여부

트럼프 행정부가 페루와의 상호무역협정 협상을 본격화할 경우, 협정 내 공급망 통제 조항들이 중국과의 경제 관계에 직접적인 제약을 가하게 된다[3]. 특히 제3국 기업 통제 조항과 원산지 규정은 중국 자본이 깊이 침투한 페루 광업 및 물류 부문에 구조적 충격을 줄 수 있다. 이 협상의 진전 속도와 조항의 강도가 후지모리 정부의 대중국 관계 조정 폭을 결정하는 외부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 아울러 브라질이 미국의 관세 공세에 대응해 중국과의 메르코수르 협정 협상을 가속화하는 흐름[2]이 페루에도 유사한 압력을 가할 경우, 후지모리 정부는 역내 경제 협력 구도에서도 선택을 강요받게 된다.

변수 3: 페루 국내 정치의 안정성

후지모리 정부의 외교 전략 운용 능력은 국내 정치 안정성에 의해 크게 제약된다. 5만 표 미만의 박빙 승리는 의회 내 안정적 다수 확보를 어렵게 하며, 과거 페루 정치의 반복된 패턴처럼 의회와 행정부 간 충돌이 재현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15][16]. 특히 후지모리즘에 대한 페루 사회의 분열된 시각은 강경 치안 정책의 실행 과정에서 인권 논란과 결합될 경우 정치적 위기를 촉발할 수 있다[9]. 국내 정치가 불안정해질수록 후지모리 정부는 외교적 자율성을 잃고 미국 또는 중국 어느 한쪽에 더 의존하는 방향으로 쏠릴 가능성이 높아진다.

변수 4: 역내 우파 연대의 결속력 유지 여부

칠레의 카스트, 아르헨티나의 밀레이, 에콰도르의 노보아 등 역내 우파 지도자들과의 연대가 실질적인 정책 협력으로 발전할 수 있는지도 중요한 변수다[14][16]. 이 연대가 취임식 사진 이상의 제도적 협력으로 심화된다면, 트럼프 행정부의 '아메리카의 방패' 구상은 실질적인 다자 안보 체계로 발전할 수 있다. 반면 각국이 자국의 경제적 이해관계에 따라 중국과의 관계를 개별적으로 조정하는 방향을 선택한다면, 이 연대는 이념적 수사에 그칠 수 있다. 브라질의 룰라 정부가 이 연대 구도 밖에서 중국과의 협력을 강화하는 흐름[2]은, 역내 우파 연대가 남미 전체의 지정학적 방향을 규정하는 데 구조적 한계를 가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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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보고서는 EAI 연구원의 기획에 따라 AI 기반의 정교한 리서치를 바탕으로 EAI 연구원이 최종 작성한 심층분석 보고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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