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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한국의 주변국 외교 및 대북 전략 컨퍼런스: 신년 대담회] ② 독재의 생존 공식: 북한 체제 안정성 메커니즘 분석

분류
멀티미디어
발행일
2026년 3월 3일
관련 프로젝트
2026년 한국의 주변국 외교 및 대북 전략 컨퍼런스

편집자 주

안경모 국방대학교 교수는 북한의 체제 안정성을 역동적 상호작용의 관점에서 분석합니다. 안 교수는 특히 김정은 정권이 핵 보유와 엘리트 결속으로 체제 내구성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합니다. 발표자는 한국이 이 같은 점을 감안해 정교한 전략적 접근을 고안할 것을 제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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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Tube 링크 : https://www.youtube.com/watch?v=xi8R5SHIgfY

영상 스크립트

북한 체제 안정성 논의의 중요성

오늘의 질문은 북한의 체제 안정성이 왜 중요하며 어떻게 평가할 수 있을지에 대한 것입니다. 체제 안정성 평가가 왜 중요할까요? 이것이 질문의 첫 번째 요소입니다. 여기서 간략하게 대북 정책에 대한 이슈의 함의를 먼저 말씀드리겠습니다. 보시는 그림은 대북 정책과 체제 안정성 변수가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지를 도식화한 것입니다. "시간은 누구의 편인가?"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연설에서 그대로 한 말입니다.

이는 "이제 우리들의 편이다, 자신들의 편이다"라는 전제하에 전략을 짤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이는 모든 행위자에게도 마찬가지로 적용되는 질문이며, 예를 들어 우리의 대북 정책에도 같은 질문이 주어질 수 있습니다. 첫 번째, "시간은 우리의 편이다"에서 우리의 편이라는 것은 시간의 끝에 북한의 붕괴가 있을 것이라는 전제입니다. 반대로 상대편이라는 것은 시간표의 끝에 핵 개발의 완성이라는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시간을 평가하는 것입니다. 아래는 대북 전략과 관련된 내용입니다.

만약 이 길의 끝이 붕괴의 시간표라고 판단한다면, 우리가 지배적으로 사용해 온 현상 유지 전략, 즉 제재와 압박을 계속하면 상대는 굴복하거나 붕괴할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됩니다. 두 번째, 만약 붕괴보다 핵 개발이 더 증진되는 시간표라고 한다면, 극단적인 전쟁이든 협상이든 지금 달리고 있는 열차를 멈추어야 하는, 즉 현상 타파의 전략을 써야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갈림길에서 매우 중요하게 대두되는 것이 과연 북한 체제는 얼마나 안정되어 있을까,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하는 질문입니다.

체제 안정성 개념의 복잡성과 분석의 필요성

그렇다면 체제 안정성은 어떻게 살펴보고 평가할 수 있을까요? 사실 안정성이라는 개념은 정치학의 여러 개념 중에서도 매우 까다로운 개념에 속합니다. 강의 서두에 이런 말씀을 드리는 것이 제가 먼저 빠져나갈 구멍을 마련해 두는 것이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지만, 안정성 관련 가장 대표적인 예외적 사례는 소련의 붕괴였습니다. 소련 붕괴 후 32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소련이 왜 붕괴했는지에 대한 상당한 논란이 진행 중입니다. 예를 들어 우리는 사회주의가 붕괴했다고 생각하지만, 많은 소련 역사학자들은 사회주의 붕괴가 아니라 소련 연방이 민족주의 문제로 해체된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즉, 안정성 개념은 북한뿐만 아니라 정치학 전반에서 매우 까다롭습니다.

이러한 차원에서 오늘의 강의 목표를 상식적 판단력 강화로 잡았습니다. 강의의 전제는 정권과 국가, 안정과 발전을 구분하는 것입니다. 제가 오늘 말씀드리는 안정성이라는 개념은, 예를 들어 북한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안정되었다는 결론이 나온다고 해서 북한이 국가적으로 잘 발전할 것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정권은 지키더라도 국가는 못 살 수 있지 않습니까? 따라서 오늘 여러분께 드리는 안정성의 핵심 단위는 국가보다는 정권이고, 발전 여부보다는 정권이 무너질 것인가 아닌가에 초점을 맞춰 보시면 되겠습니다. 그런 차원에서 안정성과 관련하여 첫 번째로 유의해야 할 부분은 좀 더 균형 감각을 가지고 볼 필요가 있다는 측면입니다.

체제 안정성 분석 틀: 위협 요인과 대응 자산

안정성이라는 개념은 어떤 하나의 변수가 아니라 몇 가지 변수들의 조합이라고 생각합니다. 그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이러한 안정을 위협하는 위험 요인만 봐서는 안 되고, 그러한 위험 요인에 대해 정권 차원에서 대응하는 대응 자산, 대응 자원, 대응 전략의 차원을 함께 볼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어떤 강력한 세균이 침투해도 내부 면역력이 강하면 훨씬 더 나은 결과가 나오지 않겠습니까? 그런 차원에서 이 두 가지 요소를 균형 있게 봐야 합니다. 그렇다면 이 두 가지 요소를 어떤 분석 틀에서 볼 것인가? 첫째, 위협은 어디에서 오는가와 관련하여 크게 세 가지 차원으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내부로부터 오는 위협입니다.

내부 위협은 인민과 엘리트 두 차원으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다음 외부 위협은 동맹과 적입니다. 적은 익숙하시겠지만, 동맹 역시 함께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정치적 계승 부분이 있는데, 이 부분은 조금 익숙하지 않으실 수 있으니 함께 설명드리겠습니다. 제가 방금 말씀드린 것을 도시화하면, 겉에 있는 네모는 국가이고 안에 있는 동그라미는 정권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크게 위협은 상단의 외부적 위협, 즉 적과 동맹으로부터 오는 위협과, 내부의 라이벌 엘리트 혹은 인민으로부터 오는 내부의 아래로부터의 위협이 있습니다. 여기에 하나 더하여 보통 간과하는 바로 시간으로부터의 위협이 있습니다. 즉, 정권이 결국 권력을 잃는다고 했을 때 가장 두려워할 만한 요소 중 하나가 이 시간이라는 변수입니다. 임기가 있는 민주주의 지도자든, 철권 통치 독재자든 수명을 넘어설 수는 없겠지요. 모든 권력에는 끝이 있고, 이 끝이 있다는 사실이 정치 권력의 굉장한 사이클 혹은 다이나믹스를 만들어 냅니다. 이것이 김정은 이슈와 연관이 되는데요. 일단 같이 말씀드리겠습니다.

둘째, 방금 말씀드린 것처럼 위협과 함께 위협에 대한 대응 자원도 함께 봐야 합니다. 그렇다면 위협에 대한 대응 자원은 어떤 틀에서 볼 것인가? 크게 세 가지 틀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제가 만든 것은 아니고, 여러분도 잘 아시는 칼 마르크스에 대한 가장 대표적인 대항 이론가로 불리는 막스 베버를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오른쪽에 보이는 책은 그의 저서 '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입니다. 이분이 지배 사회학이라는 이론을 말씀하시면서, 크게 보면 지배는 이 세 가지에 의해서 가능하다고 하셨습니다. 그중에서 이분이 대표적으로 주장한 것은 세 번째, 정당성에 기반한 권위의 메커니즘을 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어찌 됐건 현실적인 지배는 크게 세 가지 요소, 즉 공포에 기반한 힘, 이해에 기반한 선호, 정당성에 기반한 권위 이 세 가지를 통해서 지배라는 현상이 유지된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대응 자원의 측면입니다.

그럼 이 두 가지의 복합적인 방정식의 차원에서 한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왼쪽에 말씀드린 것처럼 방금 말씀드린 창과 방패에 대한 종합적인 시각에서 살펴볼 것입니다. 예를 들면 소련과 중국의 사례처럼 똑같은 유사한 위협에 처했지만 왜 어떤 나라는 망하고 어떤 나라는 망하지 않았을까 하는 질문입니다. 또 한 가지는 비교와 이론을 통한 함의의 중요성입니다. 무슨 이야기냐면, 예를 들어 키 170cm는 큰 키일까요, 작은 키일까요? 이 질문에 답을 하기 위해서는 좀 더 정보가 필요합니다. 즉 비교의 대상이 남자인지 여자인지, 몇 살인지, 또 이론적으로 성장판에는 어떤 특성들이 있는지 등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북한 같은 경우도 북한 이탈 주민 천 명이 붕괴의 신호, 불안정의 신호일까요? 그렇지 않을까요? 이런 것들을 판단할 때도 비교와 이론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면 북한 인구가 약 2,600만이라고 치면, 왼쪽에 보시면 한 1천 명 정도의 누적 인원이 달했을 때 붕괴론이 나왔었고, 맨 꼭대기에 한 3천 명 정도 나왔을 때 또 붕괴론들이 나왔습니다. 그럼 이것은 적절한 평가였을까요? 비교와 이론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동독 같은 경우는 우측 상단에 보시는 바와 같이 베를린 장벽이 설립된 이후에도 매년 2만 명이 나왔습니다. 지금 탈북 이후 저희가 탈북자 숫자 전체를 합쳐도 3만 명대입니다. 그런데 동독에서는 매년 2만 명이 나왔지만 동독 붕괴로는 들어보신 적이 없을 줄로 압니다. 쿠바 같은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쿠바 같은 경우는 1980년에 한 해에 인구의 절반도 안 되는 11만 명 정도가 탈출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쿠바 붕괴론을 들어본 적이 없지 않습니까? 이것은 경험적인 차원에서의 비교인데, 이론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예를 들면 앨버트 허시먼이라는 학자입니다. 이분은 '엑시트 앤 얼터너티브'라는 책으로 매우 유명하신 분인데, 어떤 조직이 쇠퇴하거나 어려울 때 선택지가 세 가지가 있다는 것입니다. 보이스, 로열티, 엑시트. 이 중에서 엑시트가 어떤 효과를 갖느냐 관련해서 기존에는 붕괴의 촉진자 혹은 징조라고 말했지만, 본인이 연구해 보니 오히려 폭발 직전에 김을 빼서 안전 밸브 역할을 하여 조직이 망하지 않는 데 도움을 주더라, 이런 것입니다. 그래서 질문이 주어졌습니다.

그러면 동독은 왜 무너졌습니까? 그래서 두 번째 보시는 논문에서 이 두 가지는 안전 밸브 역할을 하지만, 일정 이상의 폭발적인 엑시트가 있을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이 두 개가 상호 상승하면서 붕괴하더라, 뭐 이런 이론을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과연 북한이 그러한 사례에 해당하느냐 한번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또 한 가지, 쿠바의 경우 맨 오른쪽에 쿠바에 대한 사례 연구가 있습니다. 이분은 이 이론을 넘어서서, 아까 말씀드린 1년에 12만 명이나 나갔는데 왜 쿠바는 붕괴 위기를 겪지 않았을까? 이 중간에 노란색 중에 '게이트 키퍼'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즉, 국가가 이 탈출을 통제할 수 있으면 오히려 체제에 반대하는 사람들을 더 낮추면서 체제 안정성을 더 높이더라. 국가 변수를 봐야 정권의 대응 변수를 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차원에서 북한에 대한 안정성을 논할 때도 비교 사례와 이론 사례를 균형 있게 볼 필요가 있다는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국제 정치적 위협과 북한의 대응

그럼 구체적으로 세 가지 차원의 위기들, 위험 요인들을 한번 살펴볼 건데요. 첫 번째는 이 세션에서 많이 말씀해 주셨던 국제 정치와 관련된 부분입니다. 두 분의 공통점은 무엇이냐면, 두 분 다 동맹으로부터의 위협 속에서 정권을 잃을 뻔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보시면 에버 플랜 에버레라고 있는데, 이것은 미국으로부터의 위기였습니다. 오른쪽에 김일성 주석의 가장 큰 정치적 위기는 5.8 종파 사건인데, 이것은 소련과 중국으로부터 왔다는 것입니다. 즉, 동맹으로부터의 위기는 매우 일반적입니다. 그런데 이 중에서도 북한 같은 경우는 이 위기를 매우 예민하게 여겼고, 체제의 기반에서부터 이러한 것에 대한 대응 고민을 매우 오랫동안 해오고 장치들을 많이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저희는 우리 정전 협정에는 양측이 외국군을 다 철수하게 되어 있습니다. 한국의 미국은 철수하지 않았지요. 그런데 1958년도에 중국 인민지원군은 미군이 철수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먼저 철수했습니다. 동맹 조약 같은 경우도 우리는 1953년에 맺었습니다만, 중국과는 훨씬 더 뒤에, 소련과도 훨씬 더 뒤에 맺었습니다. 이런 것들이 바로 북한을 바라볼 때 저희가 반제와 자주라는 단어를 같이 봐야 되는 이유입니다. 즉, 북한의 대외 전략 핵심에 저희는 주로 반제국주의에 익숙합니다만, 북한 본인들은 항상 반제와 자주를 같이 씁니다.

적대 세력으로부터의 위협과 북한의 대응 전략

그렇다면 반제는 미국과 같은 적에 대한 적대심이라면, 자주는 어디로부터 오는 위협을 막기 위한 스스로의 장치였을까요? 바로 동맹으로부터의 위협을 막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그런 차원에서 최근에 아까 신냉전 말씀을 해 주셨는데, 신냉전이라는 것이 어떤 현상으로서가 아니라, 그것에 대해서 상당한 논란들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상대적인 추세라는 차원에서 봤을 때 신냉전 구도가 이전보다 강화되었다는 것에 대해서는 아마 이견이 많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이러한 평가하에서 미국의 국방 정보국이 작년에 한 평가입니다. 지금 이 냉전 이후 북한이 가장 강력한 전략적 지위에 섰다는 평가들이 나오고 있는 근거입니다. 또 한 가지는 핵 보유를 통해서도 동맹에 대해 자기들이 말을 안 들으면 버림받을 수 있다는 공포를 극복하는 중요한 자산이 되고 있다는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다음에 이번엔 적으로부터의 위협입니다. 적으로부터의 위협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요. 하나는 군사적 위협, 익숙하시지요? 하나는 정치경제적 위협입니다. 군사적 위협에 대해서도 아시다시피 저희 국방비가 두 배가 넘은 지 수십 년이 넘었습니다. 거의 반세기가 다 되어 가는데요. 거기에 대해 북한이 어떤 대응 자산 전략들을 가지고 있을까요? 크게 세 가지입니다. 하나는 인질 전략. 우리를 치면 인질도 같이 죽는다, 여기서 인질은 누구일까요? 남한 국민들입니다. 두 번째, 우리가 전쟁을 하면 우리만 전쟁하는 게 아니라 동아시아 전체 혹은 세계 대전으로 번질 계기가 될 것이라는 위협입니다. 세 번째, '정갈 전략'은 우리 전쟁이 나면 우리가 다 죽을 수는 있지만, 당신들도 팔 하나쯤은 잘릴 각오를 해야 할 것이다, 이것이 전형적인 핵과 관련된 전략들입니다. 이런 것들이 있고요. 보다 자세히 말씀드리고자 하는 것은 정치경제적 위협입니다. 지금 앞서도 말씀하셨지만 북한이 겪는 위협의 가장 중요한 위협 요인은 국제 제재입니다. 아까 말씀하셨던 것처럼 2016년, 17년에 강화된 그리고 현재까지 전혀 변함없이 지속하고 있는 대북 제재는 UN 역사상, 또 세계 제재 역사상 가장 강력한 제재로 공통된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아직도 굴복하지 않을까요? 그것은 사실 제재라는 현상은 국제 정치에서 매우 일반적이고 오랫동안 써왔던 수단이며, 거기에 대한 연구도 매우 많이 되어 있습니다. 관련하여 여러분과 공유하고자 하는 키워드는 효율성과 효과성의 구분입니다. 제재는 한 단계가 아니라 두 단계로 이루어졌다는 것입니다. 첫 번째는 고통을 주는 단계입니다. 그러나 고통은 저의 목표가 아닙니다. 저희의 목표는 고통으로 인해 상대가 행동을 바꾸기를 원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두 번째 단계입니다. 첫 번째, 얼마나 많은 고통을 강력하게 주고 있느냐가 효율성과 관련된 개념이고요. 두 번째는 그 고통에 어떻게 대응하느냐, 즉 저희가 효과성이 높다고 할 때는 그 고통으로 인해 저희가 원하는 쪽으로 행동을 바꾸는 경우를 말하는데요. 사실은 이것에 대한 일반적인 연구들조차도 성공률을 그렇게 높이 평가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보시는 것이 제재에 관한 가장 강력하고 오랫동안 인용되었던 대표적인 연구인데요. 성공률을 보시면 약 34%밖에 안 된다고 되어 있는데요. 이 연구에 대해서도 매우 강력한 비판이 존재합니다. 이것조차 34%조차도 매우 높이 평가된 것이고 실제로는 5% 이하라는 연구도 있습니다. 제재가 오히려 국민의 고통을 증가시키지만 상대의 행동을 바꾸는 데는 매우 많은 한계를 보여왔다는 연구가 많다는 것입니다. 즉, 북한에 대해 저희가 효율적인 제재를 가하고 있지만 효과적인 제재에 성공하지 못하는 것이 저희만의 문제는 아니라는 문제 의식을 공유하고 싶습니다. 두 번째는 효율성의 문제입니다. 아까 말씀드린 효과성 말고 효율성 자체도 최근에, 물론 여전히 가장 강력한 제재이지만, 효율성조차도 약화되는 여러 현상들을 우리가 목도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북중로 삼각 연대의 강화와 연동되어 있다는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내부로부터의 위협과 엘리트 변수의 중요성

자, 그다음에 내부로부터의 위협입니다. 내부로부터의 위협과 관련해서는 많이 들어보셨던 숙청, 견제 정치 등이 언론에 많이 언급됩니다. 그렇다면 굳이 본문을 읽어보지 않아도 이런 타이틀을 보셨을 때 여러분들이 느끼시는 것은 북한이 매우 불안정하다는 인상일 것입니다. 그런데 동전의 양면처럼 다른 측면들도 있습니다. 특히 엘리트 차원에서 봤을 때, 예를 들어 교체 주기가 매우 빠른 것으로 인식하시는데, 우리나라의 평균 장관 임기가 어느 정도 되는지 아십니까? 약 13개월 정도입니다. 뉴스에서 보던 북한 고위직 인사들이 계속 등장하는 것을 볼 때, 이러한 숙청이 비교적 짧은 기간에 이루어졌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견제와 균형의 관점에서 인사 정책을 보아야 하며, 다음 기회를 염두에 둔 엘리트들은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보다 현 체제를 유지하려 할 것입니다.

엘리트가 자신의 기득권을 존중받을 때 도덕적이고 규범적인 선택을 할지, 아니면 자신의 이득을 중심으로 선택할지가 중요합니다. 2000년대 이후 독재 정치 연구가 쏟아졌는데, 그중 한 연구는 아래로부터의 압력으로 붕괴한 국가들의 사례에서 엘리트 변수가 가장 중요했다고 분석합니다. 북한의 고위직 탈북자들의 증언 역시 엘리트 변수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왼쪽은 황장엽 비서, 오른쪽은 해외에서 검거 후 전향한 인물입니다. 황장엽 전 비서와 다른 고위직 탈북자들은 북한에 김정일을 대체할 사람이 100명은 있으며, 개인보다 기득권 구조의 집단적 이해가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박병 씨는 손에 쥔 진흙이 빠져나가도 남은 진흙이 더 단단해질 수 있다는 비유를 들었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북한만의 특수한 사례가 아닙니다. 미국 정치학회 회장을 지낸 한 이론가는 북한을 세계 최고의 모범 독재자로 꼽으며, 독재도 잘하면 오래갈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이 이론에 따르면 독재 체제가 오래 지속되기 위해서는 다섯 가지 원칙을 지켜야 합니다. 핵심은 '위닝 코리션', 즉 승리 연합입니다. 이는 대통령이 되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표를 확보하는 세력을 의미합니다. 두 번째는 '셀렉토리트', 즉 전체 투표자 중 일부를 선출하는 세력입니다. 마지막은 투표권을 가진 모든 사람입니다. 이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위닝 코리션입니다. 승리 연합을 최소한으로 유지하고, 대체 가능한 유권자는 최대한으로 유지하며, 오직 독재자로부터만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하여 충성심을 유지하되 지나치게 부유해지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또한 국가와 국민의 기득권을 해치지 않는 다섯 가지 원칙을 지키면 독재는 오래 지속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북한을 분석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핵 문제 역시 군사적 이슈 외에 정치적 효과를 고려해야 합니다.

북한은 조선반도 비핵화를 위협에 대한 자위적 조치로 핵을 개발했다는 입장을 지속해 왔으며, 2022년 이전에는 6개월 미만의 기간 동안만 이 입장에서 벗어났습니다. 2013년 병진노선과 2022년, 두 번 모두 김정은은 엘리트들에게 핵을 보유하면 절대 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는 엘리트들에게 기득권이 유지될 것이라는 메시지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북한 체제는 인민의 천국이 아니라 계층에 따른 차별이 존재하지만, 기득권을 보장하는 장치로서도 기능합니다.

인민으로부터의 위협과 통제 메커니즘

북한은 당, 군, 평양을 중심으로 계층을 분리하여 보상하고 기득권을 보장하는 장치를 강화해 왔습니다. 인민으로부터의 위협은 혁명, 붕괴, 불안정성의 주요 원인으로 언급되지만, 이러한 불만이 조직과 정보를 통해 뭉쳐졌을 때 비로소 정치적 힘을 갖게 됩니다. 북한에서 동창회가 없고 수령으로부터만 보상을 받도록 하는 구조는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동독의 사례를 보면, 라이프치히의 교회와 같이 불만 세력이 뭉쳐 인민의 바다가 되었을 때 체제가 붕괴했습니다. 북한에 이러한 조직과 정보 유통의 매개가 존재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2022년 노벨 평화상 수상 단체인 러시아의 '메모리얼'은 소련 붕괴 과정에서 정보 개방, 즉 글라스노스트의 역할을 인정받았습니다. 이러한 정보 개방의 매개가 북한에 존재하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북한은 인민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오빠'라고 부르면 잡혀가는 '평양 문화 보호법'과 같은 악법을 제정하여 인민의 행동뿐 아니라 사고까지 통제하려 합니다. 공포 외에도 이해와 선호의 차원에서 인민들을 통제하는 장치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계획 경제 붕괴 이후 부패 현상이 강화되었는데, 이는 체제 안정성에 마이너스 요소뿐 아니라 윤활유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제도를 벗어난 상황에서 뇌물이 정당한 비용처럼 인식되며 제한적으로 윤활유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탈북자 인터뷰에 따르면 뇌물의 정가가 존재하며, 이는 비용의 효과를 갖습니다. 북한 정권의 안정성과 관련하여 시장 확산은 국가나 정권 안정성에 마이너스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돈주'와 같은 자산가들의 등장은 다른 양상을 보일 수 있습니다. 북한의 자산가들이 부르주아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합니다.

권위와 정당성 확보를 위한 노력과 후계 정치

북한 체제에 무슨 권위와 정당성이 있겠느냐는 질문에 대해, 북한은 김정은이 김일성의 말투와 목소리를 흉내 내고 애국주의를 강조하는 등 권위와 정당성을 확보하려는 노력을 해왔습니다. 김정은은 김정일과 달리 인민 친화적인 이미지를 구축하려 하며, 모든 잘못은 간부에게 돌리고 자신은 인민들과 가깝다는 이미지를 만드는데, 이는 일정 부분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우려가 있습니다. 권위와 정당성 확보를 위한 노력의 연장선에서 법치 강화도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법치는 룰 위드아웃 룰(무법)과 룰 바이 룰(규칙 기반)로 나눌 수 있는데, 북한은 후자의 법치 강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최근 북한이 법을 많이 만들기 시작했다는 그래프는 이러한 변화를 보여줍니다.

마지막으로 김정은의 후계 문제, 즉 '후계 정치'에 대한 관점도 중요합니다. 김정은의 후계 현상을 바라볼 때 중요한 것은 누구인가라는 질문보다, 이 시점에서 후계 정치를 왜 작동시켰고 그 효과와 의도는 무엇인가입니다. '크라운 프린스 딜레마'는 후계자를 지명할 경우 권력 갈등은 줄지만 후계자가 자신을 끌어내릴 위험이 증가하는 딜레마 상황을 의미합니다. 이 딜레마를 완화하는 가장 강력한 방법은 세습이라는 결론이 있습니다. 옳고 그름을 떠나 정치적 효과 측면에서 세습은 합리적인 이유를 가집니다. 따라서 지명과 세습의 효과를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김정은의 후계자 등장은 핵무력 구축이라는 담론 변화와 함께 2022년 11월에 이루어졌으며, 이러한 정책적 변화와 연동하여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처음 말씀드린 여러 논점들을 함께 고민하여 지혜로운 선택을 하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 저자: 안경모 국방대학교 안보정책학부 교수.

■ 담당 및 편집: 임재현 EAI 연구원

문의: 02 2277 1683 (ext. 209) | jhlim@eai.or.kr


■ 담당 및 편집: 임재현 EAI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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