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세계] 미국 국가안보전략 변화와 한국의 안보 부담
편집자 주
박원곤 EAI 북한연구센터 소장(이화여대 교수)은 미국의 국가안보전략서(NSS) 변화를 토대로, 미국의 동맹 구조와 한국의 안보 역할에 미치는 구조적 영향을 분석합니다. 박 소장은 동맹국의 역할과 부담이 강화되는 반면, 미국이 전통적으로 부담해 온 방위 책임은 상대적으로 축소되어 국가안보 전략이 미국 중심의 이해에 더욱 수렴하고 있음을 지적합니다. 아울러 그는 이러한 변화가 한국의 전략적 자율성과 안보 선택지에 중대한 함의를 갖는 만큼, 변화된 미국의 동맹 인식에 기반한 보다 주체적인 대응이 필요함을 강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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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스크립트
트럼프 행정부의 국가안보전략(NSS)에서는 동맹을 명확한 가치가 아닌 거래적 관계로 보고 있다. 한국은 더 이상 미국의 보호 대상이 아니라 인도·태평양 질서에서 억제와 부담을 함께 수행해야 하는 대상이 되고 있다. 안녕하십니까? 박원곤의 북한과 세계를 시청해 주시는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오늘은 국가안보전략서, NSS라고 불리는 문서를 분석하겠습니다. 이 문서는 지난 11월 미국에서 발표되었으며, 일부 언론에서도 다루었고 상당한 관심을 받은 전략서이기에 분석을 시도하고자 합니다. 특히 이번에 나온 전략서를 2022년 바이든 행정부 때 나왔던 전략서와 비교하며 얼마만큼 달라졌는가를 중심으로 여러분과 이야기를 나누고자 합니다.
먼저 국가안보전략서 NSS가 무엇인지 말씀드리겠습니다. NSS는 미국 대통령이 미 의회에 제출하는 최상위 국가안보 전략 문서입니다. 이 안에는 미국의 국가 목표, 위협 인식, 외교·군사·경제·동맹의 큰 전략, 말 그대로 국가 전략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이 하위 문서로서 국방 전략서나 뉴클리어 리뷰라고 불리는 MPR, 핵 전략 보고서 같은 것들이 이 기준 문서로 삼아야 되는 가장 높은 문서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러한 문서가 나옵니다. 정부마다 나오진 않았지만, 어쨌든 정부에서 이러한 문서들을 만들어 내긴 합니다.
원칙적으로 NSS는 매년 나와야 하는 것이 맞습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매년 나오지는 않습니다. 1986년에 통과된 골드워터 니콜라스 법에 따르면, 미국 행정부는 매년 국방 개혁을 위해 NSS를 작성하여 의회에 제출하도록 명문화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매년 발표되지 않고, 대통령 임기 중에 1회나 2회, 혹은 한 행정부에서는 임기 후반에 한 번 정도 발표됩니다. 왜냐하면 이는 강제 조항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on an basis'라고 되어 있어, 1년 단위로 나오는 것이 맞긴 하지만 만약 나오지 않았다고 해서 미 의회가 행정부에 제재를 가한다거나 하는 규정은 없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미국 국가안보전략서(NSS)의 변화와 세계 질서 인식
2010년 이후를 확인해 보면, 오바마 행정부 때인 2010년과 2015년에 두 번 나왔습니다. 오바마 행정부가 연임했기 때문에 오바마 1기 때 한 번, 2기 때 한 번 나왔다고 보시면 됩니다. 트럼프 1기 때인 2017년에도 한 번 나왔습니다. 바이든 행정부 때인 2022년에 나왔고, 트럼프 행정부 2기 첫해인 2025년 11월에 국가안보전략 보고서 NSS가 나왔습니다. 따라서 2010년 이후 총 다섯 번이 나왔습니다. 오늘 여러분과 이야기 나눌 내용은 네 개 정도의 단락으로 준비했습니다. 첫 번째는 NSS에서 나타나는 세계 질서, 국제 질서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가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입니다. 두 번째는 우리에게 더 중요한 미국과 중국의 관계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입니다. 세 번째는 동맹에 관해서 NSS가 한미 동맹을 포함한 동맹에 대해 뭐라고 이야기하는지를 살펴보았습니다. 마지막으로 한국에는 어떤 영향과 구체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네 가지 단락으로 분석을 시도했습니다.
먼저 세계 질서 측면에서 이야기하면,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트럼프가 해왔던 모습을 보면 얼마나 반영될까에 대해 크게 반영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그런데 그 반영 수준이 굉장했습니다. 첫 번째 세계 질서에 나타난 미국의 대외 관계 인식입니다. 세계에 대한 기본 인식은 모든 것이 미국의 이해관계에 있다는 것입니다. 이전에는 미국이 일종의 보편적 관리자 혹은 세계 경찰로서 세계의 많은 문제에 개입했습니다. 보통 경제와 안보의 공공재를 제공했습니다. 경제의 공공재는 달러 기축 통화를 유지함으로써 경제의 안정성을 가져오거나, 코로나19 발생 시 미국의 백신을 만들어 세계에 제공함으로써 안정성을 유지한 것입니다.
물론 이번 코로나19 때는 가장 큰 피해를 본 것이 미국이기도 합니다. 안보의 공공재는 미국이 세계 주요 지역에 미군을 배치시켜 안보 공약을 지키고, 불법적인 침략이 있으면 미국이 주도해서 군을 파견하여 격퇴하는 역할을 해왔습니다. 이른바 세계 경찰의 역할이죠. 그런 역할을 더 이상 하지 않겠다는 것을 명확하게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2025년 NSS에 나온 표현 중에는 냉전 이후 미국의 외교가 과잉 개입하고 과잉 목표를 설정하며 달려나갔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즉, 미국이 그간의 과잉 팽창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첫 번째 세계 질서 인식 측면에서 밝히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자유주의적 국제 질서 혹은 규범에 기초한 국제 질서라고 흔히들 이야기하는 '규범 기반 국제 질서(rule-based international order)'를 부인합니다. 물론 트럼프 행정부가 등장해서 이를 거칠게 훼손하고 부인하는 모습을 충분히 보여왔습니다. 규범 기반 국제 질서라는 것은 자유 무역, 힘을 통한 현상 변경 반대, 법치주의, 열린 다자주의 등입니다. 우리에게 매우 익숙한 개념들로, 1945년 이후 미국이 주도해 만들어 놓은 세계 질서인데, 이 담론을 정면으로 부정합니다. 그러면서 이를 수행하기 위해 만들어진 1945년 이후 루스벨트 대통령이 주도해서 만든 UN 같은 경우에도 무용성을 이야기하고 국제 기구에 대해 매우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고 있으며, 심지어는 자유주의적 국제 질서가 미국 엘리트들의 일종의 환상이었다고까지 이야기합니다. 따라서 이러한 자유주의적 국제 질서 혹은 규범에 기초한 국제 질서를 부인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판단됩니다.
그리고 동맹에 대해서도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동맹은 자산이다, 미국의 자산이다. 그렇지만 동맹국이 비용을 분담해야 한다. 동맹은 유지하되 무조건적인 보호는 거부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 이야기를 끊임없이 해왔기 때문에 우리에게 익숙하기도 합니다만, 이것이 이번 NSS에도 다시 한번 확인됩니다. 동맹은 거래적 관계에 있습니다. 따라서 방위비와 책임 분담 같은 경우에도 거래적 측면에서 미국이 지켜주니까 너네가 그만큼 비용을 내야 하고, 이제 미국이 혼자서 세계 경찰 역할을 할 생각이 없고 능력과 의지도 없으니 이제는 그 지역에 대해 동맹국이 더 많은 책임을 져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2022년에 나왔던 NSS와는 매우 큰 차이가 있다고 봅니다. 2022년 NSS는 동맹을 하나의 가치를 공유하는 공동체로서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가는 것이라고 강조한 것에 비해, 이번 2025년 트럼프 행정부의 NSS에서는 말씀드린 것처럼 동맹을 명확한 가치가 아닌 거래적 관계로 보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다음에는 타국의 체제에 대해 비개입, 비강요 원칙을 이야기합니다. 더 이상 미국이 나서서 다른 국가의 체제를 바꾸거나 붕괴시키라는 것은 절대 하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민주주의를 전파하는 것조차도 외교 목표로 삼지 않겠다고 이야기합니다. 즉, 체제가 다양하게 있는 것, 그것이 권위주의든 독재 정권이든 미국은 더 이상 관여하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민주주의를 전파하고자 하는 것도 매우 비효율적이며, 왜 미국이 굳이 그런 일을 해야 하느냐고 주장합니다.
이것도 2022년 NSS와의 가장 큰 차이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2022년에는 전 세계가 일종의 변곡점, 큰 변화를 하는 지점에 있으며, 그 변화의 주체가 한쪽은 민주주의 국가, 다른 한쪽은 권위주의 국가로서 경쟁하고 있는 매우 중요한 결정점이 되어 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하지만 2025년에는 그런 이야기가 모두 빠졌습니다. 외교 정책의 가장 큰 목표는 핵심적인 국가 이익을 보호하는 것이라고 이야기합니다. 다시 말해, 체제의 권위주의 지도자와 상관없이 미국의 이해관계만 맞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것을 아주 공공연하게 노골적으로 밝혔다고 판단됩니다.
마지막으로 세계 질서의 단위를 국가 중심으로 이야기합니다. 사실상 유럽연합(EU)을 겨냥했다고 생각됩니다. EU는 하나의 주권 국가들이 모여 하나의 공동체 연합체를 만들어냈습니다. 이제 그런 것들을 부인하고 국제 정치의 기본 단위는 국가라고 이야기합니다. 따라서 우리가 많이 이야기했던 글로벌 거버넌스, 즉 세계 체제 전체에서 통합적으로 나아가며 세계 평화, 안보, 기후 변화 문제 등을 다루기 위해 협력하여 하나의 전 지구적 거버넌스를 만들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는데, 그런 것을 부인하는 것입니다. 오히려 그런 것을 부인하고 개별 주권 국가가 훨씬 중요하며, 그 주권 국가끼리 경쟁하거나 혹은 균형(balance)이라는 이야기가 계속 나오는데, 이 균형을 이루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인식을 표출하고 있습니다. 세계 질서 인식에 대해 다시 한번 정리해서 말씀드리면, 2025년 NSS는 자유주의적 국제 질서의 종언 선언에 가깝다고 볼 수 있습니다. 미국은 더 이상 질서의 관리자가 아니라 국익 중심의 강대국으로서 자신을 재정의하고 있습니다. 동맹, 규범, 국제 기구는 수단이지 목적이 아니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미중 관계와 중국 위협 인식의 변화
두 번째, 인도·태평양 지역을 중심으로 한 대중 정책과 인식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미국은 중국 경제에 방점을 찍기 시작했습니다. 시작점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이며, 2018년부터 시작해서 트럼프 1기 때도 중국에 대해 매우 중요한 위협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1기 때 나온 국방 전략서에 따르면, 중국은 미국 국방부의 가장 중대한 도전 과제를 제기하는 국가라고 이야기하고 있고요.
그리고 2022년에 나온 NSS에 따르면 가장 중요한 지정학적 도전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을 일종의 '기준 도전(pacing challenge)'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이 'pacing challenge'는 매우 중요한 개념 중 하나입니다. 'pacing challenge' 혹은 'pacing threat'라는 표현을 쓰는데, 2025년 3월 29일 워싱턴 포스트에서 아홉 장짜리 미국의 잠정 국방 전략 지침을 입수해 보도한 적이 있습니다. 중국은 미국 국방부의 유일한 'pacing threat'라고 합니다. 즉, 'pacing'이라는 표현이 나오고, 동시에 대만 해협 위기가 미국의 국방부의 유일한 'pacing scenario'라는 표현이 나옵니다. 이 '기준 위협(pacing threat)'이라는 것이 우리에게도 있습니다. 우리의 기준 위협은 북한입니다. 북한을 상대로 기준 위협으로 맞춰 놓고, 이것에 따라서 어떻게 군사력 구조를 가져갈 것이냐, 전략은 어떻게 할 것이냐, 훈련은 어떻게 할 것이냐 등을 구성하기 위한 기준이 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니까 대만 해협 위기도 기준 시나리오로 상정한 것은 이것이 가장 현실적인 전쟁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거죠.
그만큼 중국에 대한 위협 인식이 높은 모습을 3월 말에 보여줬고,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의 5월 말 샹그릴라 대화 연설에서도 그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런데 이번 NSS에서는 매우 다른 이야기를 합니다. 일단 큰 틀에서 중국을 'adversary'라든지 'enemy'라든지 'threat'라든지 그런 표현을 전혀 쓰지 않습니다. 'threat'라든지 그런 표현들이 나오지 않고, '적'이라는 표현도 나오지 않습니다. 중국이라는 주어가 빠져서 이야기됩니다. 물론 읽어보면 이것이 당연히 중국이라는 것을 알 수 있지만, 중국이라는 것을 빼고 그냥 '경쟁자'라든지 '경쟁국'이라든지 '도전국'이라든지 중국을 특정해서 쓰지 않았다는 면에서, 어떻게 보면 앞서 계속 이야기되고 있었던 지금까지의 중국을 아주 심각한 위협으로 보고 있다는 내용에 비해 매우 순화된 형태로 나왔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특히 중국에 대한 인식은 중국은 체제 경쟁자가 아니라 종합적 전략 경쟁자라고 이야기합니다. 물론 경쟁자라고는 보지만, 이념의 적이라고 표현하지는 않고 있고요.
대신에 경제, 기술, 군사, 공급망 전반에서 미국의 힘을 약화시키는 행위자라고 이야기합니다. 또 하나, 미국이 중국을 규범에 기반한 국제 질서의 수혜자로 오판했습니다. 미국은 중국을 미국 주도의 규범에 기반한 국제 질서에 포함시키면 중국이 변화되고, 심지어는 중국이 민주화될 수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중국을 포박한다'는 표현을 써 왔었는데요. 시간이 지나고 나서 보니 중국은 포박당하기는커녕 오히려 이 규칙을 악용해서 자신들이 원하는 것들을 매우 빠른 시간 내에 달성했다는 것이 이들의 기본적인 생각입니다. NSS 2025에 이러한 생각들이 나오고 있다는 것이죠.
그러면서 중국의 일종의 위협, 도전 행위에 대해 구체적인 열거를 하는데, 중국을 특정하지는 않았습니다. 중국을 특정하지 않으면서 이야기하는데, 사실상 중국을 지칭하는 것이죠. 예를 들어 중국이 불공정 경쟁을 하고 있고, 중국이 WTO 규범을 위반하고 있다는 등의 이야기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지적 재산권 문제라든지, 산업 보조금을 불법으로 지급하는 문제 등입니다. 그런 것들이 중국이 부과하는 위협이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러면서 미국이 생각하는 중국과의 경쟁에서 중요한 것은 표준 경쟁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미국과 중국이 예를 들어 AI를 비롯해서 양자 컴퓨터라든지 첨단 산업에 대해 누가 이 기술 표준을 만드느냐가 앞으로의 세계 질서에서 우선권, 세계 질서의 우위를 차지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준거 기준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 기술 표준 경쟁에 미국과 중국이 돌입하고 있는데, 미국이 현재로서는 그렇게 썩 유리한 위치에 있지 않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미중 간의 관계를 어떻게 이야기하느냐? 중국이 미국을 약화시키는 구조적 도전자는 맞지만, 중국을 적으로 규정하지 않고 그 '베이슨트 재무장관의 프레임워크'에 집어넣겠다. 이것은 바이든 행정부 때 '안전대'라는 표현을 썼는데요. 틀 안에 집어넣고 서로 간의 경쟁을 하는 방향으로 가겠다는 것입니다. 경쟁을 관리해서 아주 심각한 군사적 충돌을 피하는 것, 이것을 거래적 갈등 혹은 장기적 전략적 경쟁자 정도로 표현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군사 안보에 대한 인식은 중국과의 전쟁을 하겠다는 생각은 전혀 없고, 오히려 중국을 억제해야 한다(deter)는 대상으로 생각합니다. 가장 핵심적인 지역인 대만 문제에 대해서도 이야기하는데, 대만을 민주주의의 상징이기 때문에 가치적인 측면에서 보호해야 한다는 이야기는 전혀 없고 대만의 전략적, 지리적, 경제적 가치를 이야기합니다. 미국은 대만의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대만의 현상 변경은 반대한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여기서 매우 재미있는 표현이 하나 나오는데요. 미국은 지금까지 대만 해협에 대해 늘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중국이 대만 해협에서 일방적인 힘을 통한 현상 변경을 하는 것에 반대한다'라고 나왔는데요. 이번에 이 표현이 어떻게 바뀌었냐면요. '미국은 대만 해협에서 일방적인 현상 변경을 지지하지 않는다.' 일단 주어인 중국이 빠졌고요. '힘을 통한'이라는 것도 빠졌고, '반대한다'라는 말도 빠졌습니다. 지지하지 않는다. 이전에는 '반대한다'는 표현이 나왔는데, 'doesn't not support'라는 표현이 나왔습니다. 훨씬 더 순화된 표현으로 이야기했다는 것이죠. 이것은 앞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중국을 직접 거명하지 않은 절제적인 표현을 사용하는 것과 동시에, 대만 해협에서 미국이 군사력을 사용하는 것을 명백하게 명시하지는 않았습니다. 대신 억제와 침략 거부를 통해 어쨌든 대만이 지역의 안정성을 유지하겠다는 의지는 있지만, 훨씬 더 노골적인 표현들은 사라졌다고 보시면 됩니다. 따라서 미국의 목표는 전쟁을 방지하는 것이다라는 것에 훨씬 더 방점이 찍혀 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전반적으로 중국에 대한 NSS 2025에 나타난 것을 보면, 중국은 이념의 적이 아니다. 기념 전쟁을 하는 것이 아니다. 대신에 미국의 힘과 자율성을 구조적으로 잠식하는 가장 위험한 경쟁자인 것은 맞다. 그러나 그 대응은 전쟁이 아니라 경제·기술 공급망 우위의 회복이다. 그렇게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
동맹 전략의 재정의와 책임 분담 강화
동맹 전략에 대해서도 말씀드리겠다. 2025년 NSS에 나타난 동맹 인식은 동맹은 더 이상 가치를 공유하는 공동체가 아니다. 일종의 미국이 활용할 수 있는 전략 자산이다. 일종의 도구라는 얘기가 계속 나오고, 도구로서 동맹을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동맹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동맹은 미국의 이해를 관철하기 위한 수단이 되어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그러면서 재미있는 표현이 나오는데, 미국이 세계 질서를 떠받치는 일종의 아틀라스 모델은 종료되었다. 아틀라스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티탄인데, 제우스와의 전쟁에서 패배하고 나서 그 벌로 하늘 혹은 이 세상의 천구를 이 어깨에 떠받치고 있는 어깨맨 거인으로 묘사된다. 그래서 아틀라스라는 것은 일종의 상징적인 의미를 갖고 있어서, 과도한 책임을 혼자 떠맡는 존재 혹은 다른 이들을 대신해서 짐을 지는 역할, 이제 그런 의미이다. 이 표현이 NSS에 나오는 것은 명백하다. 미국이 세계 질서 전체를 혼자서 군사·재정·외교적으로 떠받쳐 온 시대는 끝났다. 더 이상 미국은 세계의 아틀라스가 되지 않겠다고 이야기한다. 그 의미는 미국이 혼자 모든 부담을 하는 것을 거부하는 것이고, 이제는 동맹이 상당 부분 책임과 비용을 분담해야 한다는 이야기이다. 동시에 그런 동맹국이 무임승차하는 것을 분명히 구조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그것을 용납하지 않겠다고 한다. 그 논리적인 귀결로 당연히 그다음 연결되는 것이 동맹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방위 분담도 해야 되고, 무역과 경제 관계에서 미국의 손해를 최소화해야, 그러니까 그만큼 책임과 비용을 분담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또 하나 핵심적으로 동맹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이, 동맹은 초국가적인 통합 나토 같은 모델을 머릿속에 두고 이야기를 한 것 같은데, 초국가적인 통합이 아니라 주권 국가 간의 협력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유럽연합(EU)의 어떤 초국가 모델 혹은 다자 규범 중심의 동맹 이런 것들에 대한 불신을 다시 한번 표시했다고 볼 수 있다. 더불어서 동맹국이 자기 안보의 일차적인 책임자가 되어야 한다. 자기 지역에 있는 위협에 대해서는 미국에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미국의 역할은 조정자 역할, 후원자 역할 혹은 최종 억제자 역할, 국제 정치에서 이야기하는 역의 균형적 요소가 들어가 영내에 미국이 있지 않고 영내에 있는 국가들이 위협을 책임지고 감당해야 하는데, 만약 그것이 부족할 경우에는 역외에 있는 미국이 들어가서 그들을 도와주는 형태, 여기의 균형적 요소라고 이야기하는데요. 이번 NSS에도 모습들이 보이고 있다고 생각이 된다.
동맹 네트워크 전략을 이야기하는 때 일종의 블록 냉전식의 진영 그런 것이 아니라 네트워크를 이야기한다. 전통적인 고정된 동맹 블록보다는 유연한 네트워크형 동맹을 선호하는 모습이 드러났다는 것이다. 그니까 사안별로 협력을 하거나 군사·경제·기술을 연동해서 미국의 이익을 훨씬 더 추구할 수 있는 형태로 유연하게 움직이겠다는 내용도 있고, 동맹이 어떤 수준으로 참여하냐에 따라서 미국이 제공해 주는 혜택도 차등할 수 있다는 그런 얘기까지 나온다고 볼 수 있다.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동맹의 역할도 미군에 대한 보조가 아니라 이제는 억제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 특히 일본, 한국, 호주처럼 인태 지역의 미국의 핵심적인 동맹국으로 이야기되는 곳에서는 단순히 미국에게 기지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서서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방위 비율를 증액해야 되고, 중국을 억제하기 위한 실질적인 전력도 확보해야 되고, 미군이 그곳에 접근할 수 있는 접근성도 보장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 이 모든 것들이 사실 한국에 굉장히 큰 부담이 되는 이야기를 제가 지금 드리고 있다고 생각을 한다. 동보의 책임 분담이라는 것은 대만 방어를 위한 이게 제1 돌연선이라고 있다. 한국에서 일본으로부터 대만까지를 포함하는 일종의 방어선이다. 대만은 제1 돌연선 내에서 일본과 한국 기지에 대해서 사용을 확대하고, 일본과 한국이 중국을 견제하는데 책임과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동맹 정책을 정리해서 말씀드리면, 2025년 NSS에 나타난 동맹 전략은 미국이 끌어가는 일종의 동맹이 가치 연합이 아니라, 각국이 지역 안보의 1차 책임을 지는 조건부 그리고 매우 거래적인 동맹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라고 판단한다.
한국의 위상 변화와 안보 역할 증대
마지막으로 한국에 대해서 한 이야기를 보겠다. NSS에서 한국의 위상은 보호 대상이 아니라 지역의 책임 국가라는 이야기를 한다. 그 미국이 일방적으로 한국을 방어해 주는 그리고 미국이 더 전진 기지를 일방적으로 한국을 위해서 유지해 주는 것이 아니라, 이제는 한국이 미국과 함께 이런 억제를 수행하는 핵심 동맹국이 되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한다. 인도·태평양 맥락에서 한국을 직접 포함한 문장도 나오고 있고, 특히 한국을 명시적으로 부담 분담을 더욱더 해야 되는 국가로 지목해서 이야기를 하고 있다. 군사적인 역할 같은 경우에도 한국이 상당 부분 억제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 북한 위협에 대해서 한국이 우산적으로 억제를 해야 되는 것이고, 더 나아가서 중국의 대만 해협 위기에도 한국이 지금보다 확장된 역할을 하기 위해서 방위비도 증가해야 되고 전력도 증가시켜야 한다는 이야기를 한다.
동맹 자체가 한반도 동맹에서 인도·태평양 지역의 동맹으로 작동 공간이 협상되어야 된다라고 명백하게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이 과정에서 우리가 뭐 대만의 위협에 대해서 전략적인 위치에 있지 않기 때문에 그 직접 개입의 가능성은 크지 않습니다만, 후방 지원이라든지 전력을 연계한다든지 전구를 안정하는 역할을 지금 요구받고 있다. 다시 말씀드리면 한국은 침묵하는 중립적인 위치가 아니라 지능적으로 참여하는 그런 위치에 있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전반적으로 정리해서 말씀드리면 NSS에서 한국은 더 이상 미국의 보호 대상이 아니라 인도·태평양 질서에서 억제와 부담을 함께 수행해야 하는 핵심 지역 책임 국가로서 재정의되고 있다고 보인다.
여러분 상당히 드린 말씀들은 마음이 무겁다. 왜냐하면 이게 적지 않게 한국에 대해서 역할과 부담을 훨씬 강화하는 반면에 미국이 갖고 있었던 전통적인 방해 책임은 훨씬 낮추고 전반적으로 국가 안보 전략이 미국 중심에 미국의 이해를 끌고 가고 있다. 물론 이것이 얼마만큼 실질적으로 실현되고 이행되느냐는 별개의 문제이긴 하지만요. 최소한 트럼프 행정부가 있는 동안은 이런 식의 방향으로 계속 끌고 가겠다는 것은 명백하게 가장 최상의 문서를 통해서 확인이 되었다고 생각을 한다. 우리 입장에서는 이러한 미국의 전략적인 인식 정책 방향을 정확하게 판단하고 거기에 우리가 능동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을 한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저자: 박원곤 _동아시아연구원 북한연구센터 소장. 이화여자대학교 북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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