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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I-SBS 문화재단] ① 분절화와 새로운 경계짓기

분류
멀티미디어
발행일
2025년 12월 22일

편집자 주

이승주 중앙대 사회과학대학장은 미·중 경쟁 심화와 지정학적 긴장 속에서 세계질서가 하나의 규칙체계로 작동하지 않게 된 구조적 배경을 분석하며, 세계질서 분절화가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지속적인 구조 변화임을 진단합니다. 이를 통해 이 교수는 오늘날 세계질서 변화의 작동 메커니즘을 체계적으로 짚고, 이를 이해하기 위한 기본적인 분석 틀을 제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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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Tube 링크 : https://www.youtube.com/watch?v=Mm1VAUYqOL4

영상 스크립트

세계 질서 분절화의 구조적 배경

저는 연구의 배경과 초점에 대해 몇 가지 말씀드리고 발표를 마치겠습니다. 연구의 배경은 보시다시피 세계 질서가 분절화되고 있다는 데서 시작됩니다. 지난 6개월간 분절화의 성격과 요인에 대해 많이 고민했습니다. 이를 대체로 세 가지로 압축해서 보았습니다. 첫째, 우리가 흔히 말하는 지구적 도전, 즉 글로벌 챌린지가 규모와 빈도 면에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기존의 체계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현상이나 체제적 효과를 만들어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이러한 지구적 도전에 대한 지구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논의 속에서, 정작 필요한 지구적 대응을 위한 리더십이 실종되거나 약화되는 상황에 직면했습니다. 이것이 세계 질서의 분절화를 촉진하는 첫 번째 요인입니다. 두 번째 요인은 이른바 초세계화, 하이퍼글로벌라이제이션 현상이 확대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동안 세계화가 진행되어 왔지만, 전통적으로 세계화를 담는 국제정치적 틀이 있었습니다. 초세계화로 이전하면서 이를 담을 국제정치적 틀이 약화되고, 기존 틀과 초세계화 사이에 이격이 심화되는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또한 국내 정치적으로 민주주의의 약화도 함께 작용하고 있습니다. 간단히 말해, 세계화가 초세계화로 바뀌면서 국내적으로 수혜자와 피해자가 발생하고, 피해자는 이에 강력히 반발하게 됩니다. 이는 경제적 불평등을 넘어 사회적 분열을 만들고, 정치적 양극화로 이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정치적 양극화는 기존의 세계 경제 통합과 자유무역 체계에 대한 체계적인 반발을 일으키는 국내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이러한 요인들은 현재까지 이루어져 온 세계 질서의 이념적, 제도적 토대를 국내적으로 약화시켰으며, 세계 질서의 분절화를 촉진하는 두 번째 요인으로 꼽을 수 있습니다. 세 번째 요인은 여기 계신 분들 모두 잘 아시는 미중 전략 경쟁의 심화 또는 확대입니다. 이는 결국 지구적 도전 과제에 대응하기 위한 리더십 공백을 초래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자국 우선주의를 촉진하거나 확산시키는 체제적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세계 질서는 빠르게 분절화되어 갔다고 보는 것이 저희 연구팀의 문제의식이자 일차적인 진단입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상황 속에서 현재 진행되고 있거나 향후 기대할 수 있는 세계 질서의 새로운 모습은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고민해 보았습니다.

새로운 경계 짓기의 동학과 특징

그중 하나는 경제의 안보화 또는 안보의 경제화라고 하는 양면 동학이 작동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경제 안보가 더 이상 낯선 용어가 아니며, 경제를 안보적 관점에서 접근하는 현상이 강화되고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안보 역시 경제화되는 측면이 있습니다. 비근한 사례로 트럼프 행정부가 동맹국과 파트너들에게 방위비 분담뿐 아니라 기타 경제적 비용 부담 확대를 요구하는 것을 안보의 경제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는 앞으로 우리가 직면하게 될 세계 질서의 중요한 특징 중 하나이며, 이를 매개로 세계는 새로운 경계 짓기 과정에 돌입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새로운 경계 짓기의 또 다른 특징은 구심력과 원심력이 동시에 작용한다는 것입니다. 구심력은 미국과 중국이 강하게 경쟁하고 갈등할수록 일종의 진영 논리가 작동하는 세계를 의미합니다. 미국 중심의 세계에 있는 국가들에 대해 강력한 정책 동조화를 요구하는 힘이 작용할 것입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이것이 동전의 양면과 같은 것인데, 강하게 당길수록 비용 분담을 강하게 요구할수록 원심력, 즉 밀어내는 힘도 동시에 작용합니다. 이것이 새로운 경계 짓기의 두 번째 동학이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세상이 과연 어떤 형태로 구체적으로 나타날 것인가에 대해 생각해 보면, 과거 냉전기 같은 블록화도 아니고, 완전히 두 세계가 쪼개진 진영화의 세계도 아닐 것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저희 나름대로 정의한 새로운 경계 짓기의 주요 특징은 클럽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는 일부 분리되어 있기도 하고 일부 연결되어 있기도 한 상태를 의미합니다. 미국과 중국은 서로에게 취약성을 낮추기 위해 상대적 의존도를 낮추는 작업을 계속해 왔고, 일정한 물리적 힘이 작용하는 영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예를 들어 미국의 입장에서 보면, 시장으로서의 중국은 여전히 중요하며 중국과의 연결성을 유지하려는 일정한 힘도 동시에 작용합니다. 따라서 과거와 같이 완전히 분리된 세계도 아니고, 경계는 있지만 일부 연결되어 있는 양면적인 모습이 새로운 경계 짓기의 한 징후이며, 이를 클럽화라고 정의했습니다. 또한 이러한 클럽화를 작동시키는 중요한 힘은 연결 국가들의 행위입니다. 미국과 중국은 앞서 말씀드린 양면 동학에 접어들게 될 것입니다.

연구 분야 및 향후 논의

또한 미국과 중국 사이에 있는 연결 국가들을 통한 간접적인 연결도 계속 유지되거나 확대될 것입니다. 이러한 동학을 거치면서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경계 짓기 과정에 돌입할 것으로 보입니다. 관련하여 연구 배경에 대한 말씀을 드렸고요. 구체적인 분야에 대해서는 군사 안보 분야로 나누어 구체적인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또한 무역, 기술, 산업 공급망으로 나누어 연구를 진행했는데, 세부적인 분야에 대해서는 함께 연구에 참여해 주신 세 선생님께서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이승주 중앙대 사회과학대학장.


담당 및 편집: 임재현, EAI 연구원 문의: 02 2277 0746 (ext. 209) jhim@eai.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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