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비서방국 독자 AI 지휘통제체계 구축 경쟁과 한국의 대응 방향
총괄 요약
프랑스 탈레스의 HexaForce와 터키 SSB의 EVREN은 미국 팔란티어가 주도하는 CJADC2 표준·온톨로지 체계에 대한 유럽·비서방권의 선제적 대안 모색으로, 이미 NATO 공식 훈련체계(CWIX)를 통과할 정도로 조달 단계에 근접했다. 두 사례는 상호운용성을 유지하면서도 표준 종속을 회피하려는 공통된 문제의식에서 출발하며, 이는 일본의 팔란티어 메이븐 도입 사례가 노출한 구조적 종속 리스크에 대한 반작용으로 해석된다. NATO 최고사령관의 경고가 시사하듯 유럽 내부에서도 독자 역량 강화와 동맹 지휘구조 간 긴장이 존재해, 표준 경쟁의 향방은 아직 유동적이다. 한국은 전작권 전환 로드맵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데이터 계층과 응용 계층을 분리하는 이중 아키텍처 전략을 검토하고, 국방 AI 전용 컴퓨팅 인프라 확보를 병행할 필요가 있다.
I. 이슈 상황분석
유럽·비서방국 독자 AI-C2 체계 구축 경쟁: 이슈 상황분석
1. 배경 및 경과
프랑스 탈레스의 HexaForce 공개는 우연한 시점에 이뤄지지 않았다. 탈레스는 지난 6월 폴란드에서 열린 NATO 연합전투상호운용성훈련(CWIX)에서 이 시스템을 시험했다[1]. 시험 이후 약 석 달 만에 정식 공개가 이뤄졌고, 이는 NATO 회원국들과의 협의가 이미 상당히 진전된 상태에서 나온 결정이었다[1]. 탈레스 다중영역작전 담당 부사장 패트릭 모로는 "여러 NATO 국가들과 상당히 진전된"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1]. 회사는 HexaForce를 전략급부터 전술급까지 레거시 시스템과 각국 자국 시스템에 결합할 수 있는 다중영역 "오버레이"로 포지셔닝하고 있다[1].
터키의 EVREN 출범 배경은 프랑스와 결이 다르다. 터키 국방산업청(SSB)이 주도한 이 플랫폼은 국방산업 기업, 기술기업, 학계, 창업가, 학생까지 아우르는 범용 이용자층을 상정한다[4]. SSB 발표에서 강조된 대목은 기술적 성능보다 데이터 주권이다. 프롬프트와 응답, 사용 데이터 전부가 터키 국내 고성능 GPU 인프라에서 처리되며, 민감 데이터가 해외 클라우드로 이전되는 것을 원천 차단한다는 점이 명시됐다[4]. 이는 터키가 F-35 프로그램 배제 이후 축적해온 국방 자립 노선의 연장선에 있다.
두 사례를 관통하는 공통 배경은 미국 팔란티어가 주도하는 온톨로지 표준과 CJADC2 구상에 대한 경계심이다. EAI 기존 분석은 일본 방위성이 2027회계연도 8.9조엔 예산에서 자위대 통합작전사령부용 팔란티어 메이븐 스마트 시스템 도입 비용을 편성한 사례를 다룬 바 있다[3][6]. 이 사례에서 지적된 핵심은 "자국 기업 시스템 대체라는 이원적 로드맵에도 불구하고 전환 비용 증가로 인한 구조적 종속이 형성될 가능성"이다[3]. 프랑스와 터키의 움직임은 이 종속 리스크에 대한 유럽·비서방권 나름의 선제적 대응으로 읽힌다.
2. 현재 상황
탈레스 측 발언에서 드러나는 정황은 아직 공식 계약 체결 단계는 아니라는 점이다. "상당히 진전된"이라는 표현은 협의의 성숙도를 시사하지만 구속력 있는 합의는 아니다[1]. 다만 CWIX 시험을 통과했다는 사실은 NATO 상호운용성 인증 절차에서 최소한의 관문을 넘었다는 의미를 갖는다[1].
독일 방산기업 헬싱의 행보도 같은 흐름 속에 있다. 헬싱은 자사 AI 무인전투기 CA-1 유로파의 AI 조종 시스템 켄타우로스가 모의 공중전에서 인간 조종사를 격파했다고 발표했다[7]. 독일 디지털장관 카르스텐 빌트베르거 앞에서 진행된 시연에서 전직 멕시코 공군 조종사와 독일군 시험조종사가 반복적으로 패배했다[7]. 내년 첫 시험비행을 앞둔 이 사업 역시 유럽 국방기업들이 자체 AI 전투 역량을 서둘러 실증하려는 경쟁 국면을 보여준다.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나온 데이터 공유 움직임도 병행되고 있다. 영국 국방부는 우크라이나 어벤저스 AI랩스와 파트너십을 체결했다[13]. 키이우가 전장 드론용 AI 훈련 플랫폼의 데이터를 외국 정부에 개방한 첫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13]. 이는 유럽이 미국 표준에 의존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실전 데이터를 축적하려는 또 다른 경로다.
한편 NATO 사령부 차원에서는 유럽의 독자 행보에 대한 경계 신호도 나온다. NATO 유럽연합군최고사령관 알렉서스 그린키위치 장군은 EU의 방위 노력이 동맹과 경쟁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10]. 이 발언은 AI-C2 체계에 국한된 것은 아니지만, 유럽 자강 노선 전반에 대한 워싱턴·NATO 지휘부의 불편함을 반영한다.
3. 주요 행위자 및 입장
탈레스(프랑스)는 NATO 표준 자체를 대체하기보다 기존 레거시·국가별 시스템 위에 얹는 "오버레이" 전략을 취한다[1]. 이는 팔란티어식 전면 대체보다 마찰을 줄이면서 시장을 잠식하는 방식이다. 탈레스 입장에서는 유럽 국방기업으로서 미국 표준에 앞서 NATO 회원국 다수를 자사 생태계로 유인하는 것이 사업적 사활이 걸린 문제다.
터키 국방산업청(SSB)은 데이터·모델·컴퓨팅 자원을 국내에 완결시키는 것을 최우선 가치로 내세운다[4]. 터키는 NATO 회원국이면서도 미국과의 방산 관계가 순탄치 않았던 이력이 있다. F-35 프로그램에서 배제된 경험은 터키로 하여금 기술 자립을 단순한 산업정책이 아니라 안보 리스크 관리 수단으로 받아들이게 했다. EVREN은 이런 맥락에서 국방산업 생태계 전체를 국내 플랫폼으로 묶어두려는 시도다.
헬싱(독일)은 완제 무기체계에 AI 조종 기능을 직접 이식하는 방식으로 경쟁한다[7]. 정부 고위 인사 앞에서 실증을 공개하는 방식은 독일 정부의 조달 결정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가 뚜렷하다.
NATO 사령부는 CWIX 같은 상호운용성 검증 틀을 통해 각국 개별 시스템을 관리하려 하면서도, 유럽의 독자 노선이 동맹 체계와 충돌하지 않도록 경계하는 이중적 태도를 보인다[1][10].
미국(팔란티어 및 국방부)은 이 사안에서 직접 발언자로 등장하지 않지만, 사실상 대안 모색의 배경이자 준거점이다. 일본 사례에서 확인됐듯 팔란티어 메이븐 도입은 상호운용성이라는 명분 아래 동맹국 데이터 체계를 미국 온톨로지 표준에 편입시키는 결과를 낳는다[3][6]. 유럽·터키의 독자 노선은 이 구조에 편입되지 않으려는 대응 성격이 강하다.
4. 핵심 쟁점
첫 번째 쟁점은 상호운용성과 기술주권의 긴장이다. 탈레스의 오버레이 전략은 상호운용성을 해치지 않으면서 자국 산업 이익을 확보하려는 절충안이지만, NATO 표준화 논리와 장기적으로 충돌할 소지가 있다.
두 번째 쟁점은 NATO와 EU 사이의 제도적 긴장이다. 그린키위치 사령관의 발언은 유럽 방위 자강 논의가 정치적 통합 담론에 머물 뿐 아니라, AI-C2 같은 구체적 기술 영역에서도 NATO 지휘 체계와 마찰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10]. 이는 앞선 EAI 분석이 지적한 "프랑스·독일 간 위협 인식 온도차와 EU·나토의 제도적 병존 구조"라는 구조적 제약과 맞닿아 있다[12].
세 번째 쟁점은 데이터 주권 확보 방식의 국가별 차이다. 터키가 물리적 인프라 국내화를 통한 주권 확보에 집중한다면, 프랑스는 소프트웨어 계층에서의 표준 경쟁에 무게를 둔다. 이 차이는 향후 유럽·비서방권 국가들이 미국 표준에 대응하는 방식이 단일하지 않을 것임을 예고한다.
II. 이슈 심층분석
유럽·비서방국 독자 AI-C2 체계 구축 경쟁: 이슈 심층분석
1. 근본 원인 분석
이 경쟁의 근본 원인은 기술 문제가 아니라 주권 문제다. 팔란티어의 메이븐 스마트 시스템은 단순한 소프트웨어 패키지가 아니다. 미 국방부가 20년 가까이 축적한 CJADC2 구상과 온톨로지 표준 위에 설계된 체계다[3]. 동맹국이 이 체계를 도입하는 순간, 자국의 군사 데이터는 미국이 정의한 데이터 분류 체계와 태그 구조 안으로 편입된다. 이는 상호운용성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되지만, 실질적으로는 데이터 계층의 표준을 한 국가가 독점하는 결과를 낳는다.
프랑스와 터키가 느끼는 위협 인식은 정확히 이 지점에서 출발한다. 탈레스가 HexaForce를 "레거시와 각국 자국 시스템에 결합할 수 있는 오버레이"로 설계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1]. 팔란티어 표준에 종속되지 않으면서도 NATO 상호운용성 요건을 충족하려는 절충안이다. 터키 SSB가 EVREN에서 강조한 대목도 기술 성능이 아니라 "민감 데이터가 해외 클라우드로 이전되는 것을 원천 차단"하는 데이터 주권이다[4]. 두 나라 모두 안보 파트너십 자체를 부정하지 않는다. 다만 그 파트너십이 기술 표준의 일방적 종속으로 굳어지는 것을 경계한다.
이 경계심의 밑바탕에는 일본 사례가 보여준 경로의존성 문제가 깔려 있다. 일본 방위성은 자국 기업 시스템으로 대체한다는 이원적 로드맵을 내세웠지만, "초기부터 미군 온톨로지 표준 위에서 데이터 체계가 설계되면서 전환 비용은 시간이 갈수록 커지는 구조적 종속이 형성될 수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6]. 프랑스와 터키는 이 함정을 사전에 피하려는 선제적 움직임으로 봐야 한다.
2. 구조적 맥락
안보 구조 측면에서 이 경쟁은 NATO 내부의 이중 구속을 반영한다. NATO 최고사령관 알렉수스 그린키위치는 EU 차원의 독자 방위 노력이 동맹 자체와 경쟁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10]. 이 발언은 역설적으로 유럽 내부에서 독자 역량 확보 움직임이 이미 NATO 지도부가 의식할 만큼 구체화됐음을 시사한다. 탈레스의 HexaForce가 CWIX라는 NATO 공식 훈련 틀 안에서 시험된 것도 이 균형을 맞추려는 계산으로 읽힌다. NATO 표준에 편입되되, 표준을 만드는 주체는 미국 한 곳으로 좁아지지 않도록 하려는 이중 전략이다.
경제 구조 측면에서는 컴퓨팅 인프라 격차가 이 경쟁의 실질적 제약이다. 유럽 슈퍼컴퓨팅 공동사업(EuroHPC)의 안데르스 담 옌센 이사는 유럽이 미국과 중국에 비해 AI 모델 개발, AI 기업 육성, 이를 뒷받침할 연산력 구축 모두에서 크게 뒤처져 있다고 지적한다[15]. EuroHPC가 750억 크로네 규모 투자를 집행하는 배경도 여기에 있다. 즉 프랑스와 터키의 독자 AI-C2 구축 시도는 정치적 의지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자국 GPU 인프라와 컴퓨팅 자원 확보라는 하부구조 경쟁이 병행돼야 한다. 터키가 EVREN을 자국 내 고성능 GPU 인프라에 묶어둔 것[4]도 이 제약을 의식한 설계로 볼 수 있다.
산업 구조 측면에서는 국방기업 간 경쟁 구도가 국가 간 경쟁과 중첩된다. 독일 헬싱의 AI 무인전투기 켄타우로스 시연[7]은 탈레스·EVREN과 별개 사업이지만, 같은 시기 유럽 방산기업들이 각자 AI 역량을 서둘러 실증하려는 압박을 받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EU 차원의 정치적 통합 논의가 선언 수준에 머무는 것과 대조적으로, 개별 기업·프로젝트 단위의 기술 경쟁은 이미 구체적 일정을 확보하고 진행되는 유럽 방위산업 지형과 맞닿아 있다[12].
3. 역사적 선례 및 유사 사례 비교
가장 근접한 비교 대상은 일본의 팔란티어 메이븐 도입 사례다. 일본은 2027회계연도 8.9조엔 예산에서 자위대 통합작전사령부용 메이븐 스마트 시스템 도입 비용을 편성했다[3][6]. 우크라이나 전쟁과 미국·이스라엘-이란 전쟁이 이 결정을 서두르게 한 계기였다[6]. 프랑스와 터키의 움직임도 같은 전쟁들을 계기로 AI 지휘통제 체계의 군사적 필요성을 절감했다는 점에서 출발선은 같다. 다만 도착점이 다르다. 일본은 미국 표준을 우선 수용하고 자국 시스템 대체를 후순위 과제로 미뤘다. 프랑스와 터키는 반대로 자국·자체 표준 확보를 먼저 시도하고 있다. 이 차이는 동맹 구조의 성격에서 비롯된다. 일본은 미일 동맹이라는 양자 구조 안에서 부담분담 압력을 직접 받는 위치에 있다[6]. 반면 프랑스는 NATO라는 다자 구조 안에서 상대적으로 협상 레버리지를 더 갖고 있고, 터키는 F-35 배제 이후 미국 의존도를 줄여온 독자 노선의 관성이 이미 존재한다.
우크라이나-영국 간 AI 훈련 데이터 공유 사례[13]는 또 다른 유형의 선례다. 이는 표준 경쟁이 아니라 실전 데이터 자산의 국가 간 이전 문제다. 키이우가 전장 드론 AI 훈련 데이터를 외부 정부에 처음 개방한 사례라는 점에서, 데이터 주권을 유지하면서도 선별적으로 협력하는 제3의 모델을 보여준다. 터키 EVREN이 데이터의 국내 처리를 원칙으로 삼으면서도 국방산업 생태계 전반에 플랫폼을 개방한 방식과 유사한 절충 논리를 공유한다.
중국의 AI 군사 통합 노선도 비교축으로 유효하다. 브루킹스연구소 분석에 따르면 중국은 2030년까지 세계 선도 AI 강국이 되겠다는 목표 아래 인민해방군 전략지원부대를 중심으로 혁신 주도형 군 AI 전략을 추진해왔다[11]. 이는 처음부터 외부 표준에 의존하지 않는 완전 자립형 경로라는 점에서, 프랑스·터키가 취하는 "NATO 틀 안에서의 부분적 자립"과는 출발 조건 자체가 다르다. 중국은 동맹 구조의 제약이 없는 반면, 프랑스와 터키는 NATO 상호운용성 요건이라는 제도적 제약 속에서 자립을 모색해야 하는 처지다.
4. 이슈 전개의 핵심 변수
첫 번째 변수는 CWIX와 같은 NATO 공식 인증 절차에서 HexaForce와 EVREN이 실제 상호운용성을 입증하느냐다. 탈레스는 이미 6월 시험을 통과했지만[1], 이는 최소 관문일 뿐 정식 채택과는 거리가 있다. "상당히 진전된" 협의라는 표현[1]이 실제 계약으로 이어지는 시점과 규모가 이 이슈의 성패를 가늠하는 첫 지표가 된다.
두 번째 변수는 유럽 컴퓨팅 인프라 격차의 해소 속도다. EuroHPC의 750억 크로네 투자[15]가 실제 연산력 격차를 좁히지 못하면, 프랑스·터키의 독자 AI-C2 구상은 소프트웨어 설계 수준에 머물고 미국 클라우드·컴퓨팅 자원에 재의존하는 역설에 빠질 수 있다.
세 번째 변수는 NATO 지도부와 개별 회원국 간 긴장의 관리 방식이다. 그린키위치 사령관의 경고[10]가 보여주듯, 유럽의 독자 역량 강화가 NATO 통합 지휘체계와 정면충돌하는 방향으로 흐를 경우 정치적 마찰이 기술 협력 자체를 지연시킬 수 있다. 반대로 프랑스·터키식 "오버레이" 모델이 NATO 표준과 양립 가능하다는 점을 입증하면, 일본이 선택하지 못한 제3의 경로가 다른 동맹국에도 참조 모델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 이 경로의 성패는 한국의 전작권 전환 이후 지휘통제 아키텍처 설계에도 직접적인 참조점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단순한 유럽 지역 사안을 넘어서는 함의를 갖는다.
III. 최종 추천 대응방안
유럽·비서방국 독자 AI-C2 체계 구축 경쟁: 최종 추천 대응방안
1. 종합 판단
탈레스와 터키 SSB의 움직임은 개별 기업의 제품 출시가 아니다. NATO 회원국 내부에서 미국 표준에 대한 대안 모색이 공식 훈련체계(CWIX)를 통과할 정도로 성숙했다는 신호다[1]. 이는 신기술 영역에서 국가별 정책 변화가 실제 조달 단계로 이행하고 있음을 뜻한다. 동시에 이 흐름은 AI를 둘러싼 국가간 경쟁의 축이 미중 양자 구도에서 유럽·비서방권까지 다변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일본의 팔란티어 메이븐 도입 사례와 프랑스·터키의 독자 노선은 정반대 선택지처럼 보이지만 실은 같은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상호운용성을 확보하되 표준 종속은 피하려는 계산이다[3][6]. 일본 사례에서 지적된 "전환 비용 증가로 인한 구조적 종속"[3] 리스크는 프랑스와 터키가 사전에 회피하려는 함정이다. 한국은 이 스펙트럼에서 아직 뚜렷한 좌표를 정하지 않았다. 전작권 전환 로드맵이 진행 중인 상태에서 지휘통제체계 표준 선택은 미룰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다만 이 경쟁이 유럽 내부에서도 갈등 요인을 안고 있다는 점은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NATO 최고사령관 그린키위치의 경고[10]는 EU 차원의 독자 역량 강화가 동맹 지휘구조와 마찰을 빚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한국이 특정 진영의 표준을 성급히 벤치마킹하기보다, 표준 경쟁 자체가 아직 유동적이라는 사실을 전제로 접근해야 하는 이유다.
2. 단기/중기/장기 실행 계획
단기(6개월 이내): 국방부와 방위사업청은 탈레스 HexaForce의 CWIX 시험 결과와 NATO 인증 절차를 확인하는 실무 채널을 개설해야 한다. 팔란티어 표준과 HexaForce형 오버레이 방식의 기술적 차이를 문서화하는 작업이 우선이다. 이는 전작권 전환 로드맵에 반영할 AI-C2 조항의 기초 자료가 된다. 동시에 터키 EVREN의 국내 GPU 인프라 폐쇄형 설계[4]가 한국형 국방 AI 플랫폼 구축에 참조 가능한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
중기(1~2년): 데이터 계층과 응용 계층을 분리하는 이중 아키텍처 전략을 구체화해야 한다. 이는 앞선 EAI 분석이 일본 사례에서 제시한 방향과 같은 선상에 있다[3]. 응용 계층에서는 미측 표준과의 상호운용성을 유지하되, 데이터 계층에서는 국내 방산 데이터 주권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탈레스, 헬싱 등 유럽 방산기업의 오버레이 방식 기술을 국내 방산업체와의 협력 채널로 연결하는 방안도 검토할 만하다. 헬싱의 AI 조종 시스템 켄타우로스가 모의 공중전에서 인간 조종사를 격파한 시연[7]은 유럽 기업들의 실증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다는 점을 보여준다.
장기(3년 이상): 자국 컴퓨팅 인프라 확보가 병행되지 않으면 어떤 표준 선택도 실효성이 떨어진다. EuroHPC가 유럽과 미중 간 연산력 격차를 좁히기 위해 750억 크로네를 투입하는 사례[15]는 표준 자주권이 인프라 투자와 분리될 수 없음을 보여준다. 한국도 국방 AI 전용 GPU·컴퓨팅 자원 확보를 국방과학기술 예산 편성의 별도 항목으로 다뤄야 한다.
3. 모니터링 지표 및 트리거 포인트
첫 번째 지표는 탈레스와 NATO 회원국 간 협의가 정식 계약으로 전환되는 시점이다. "상당히 진전된" 협의 단계에서 구속력 있는 조달 계약으로 넘어가면 유럽 내 표준 경쟁의 실질적 승자가 가려지기 시작한다[1].
두 번째 지표는 터키 EVREN의 실제 운용 성과와 확산 범위다. SSB가 표방한 데이터 주권 모델이 성능 면에서 팔란티어 표준에 뒤처지지 않는다는 평가가 나올 경우, 비서방권 국가들의 벤치마킹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
세 번째 지표는 NATO 지도부의 태도 변화다. 그린키위치 사령관의 경고[10] 이후에도 EU 차원의 독자 지휘통제체계 논의가 계속 확대되는지 여부는 동맹 내 표준 분화의 향방을 가늠하는 신호다.
네 번째 지표는 일본의 팔란티어 메이븐 도입 이후 실제 전환 비용 추이다. 이원적 로드맵이 실제로 자국 기업 시스템 대체로 이어지는지, 아니면 구조적 종속이 고착화되는지는[3][6] 한국이 유사한 선택을 할 때 참고할 실증 사례가 된다.
4. 요약 결론
프랑스와 터키의 독자 AI-C2 구축 시도는 미국 표준에 대한 정면 거부가 아니라 종속 리스크를 관리하려는 절충적 대응이다. NATO 상호운용성 요건은 충족하되, 데이터 표준의 주도권까지 넘기지는 않으려는 계산이 두 사례 모두에서 확인된다[1][4]. 한국은 이 경쟁 구도를 표준 선택의 이분법으로 접근할 필요가 없다. 데이터 계층과 응용 계층을 분리하는 이중 아키텍처는 상호운용성과 기술자립이라는 두 목표를 동시에 관리할 수 있는 현실적 경로다. 전작권 전환 로드맵에 이 조항을 명문화하는 작업이 이제는 늦출 수 없는 과제가 됐다.
참고출처
[2] [Carnegie Endowment] The Compute Coalition: How to Build the Future of AI in the Free World
[3] [EAI 동아시아연구원] 팔란티어 메이븐 확산과 미국 주도 AI-C2 표준의 동맹국 종속 리스크
[4] [Daily Sabah] Türkiye launches defense-focused AI platform EVREN
[5] [Bruegel] Session 1a: Europe's digital sovereignty: lessons from China's AI quest
[6] [EAI 동아시아연구원] 팔란티어 메이븐 시스템의 자위대 도입과 미국 주도 AI 지휘통제 표준의 동맹국 확산
[7] [Daily Sabah] German defense firm says AI jet can beat human pilots
[8] [Council on Foreign Relations (CFR)] Why AI’s Biggest Rivals Are Suddenly Calling for Restraint
[9] [EAI 동아시아연구원] [북한과 세계] 미중 정상회담결과와 한반도에 대한 함의
[10] [Hürriyet Daily News] NATO commander warns EU defense efforts must not rival alliance
[11] [Brookings - TechStream] The PLA’s Strategic Support Force and AI Innovation
[12] [EAI 동아시아연구원] 유럽 자체 방위력 강화와 전략적 자율성 논의: 현황 진단과 한국 방산업계 대응방안
[13] [Defense News] Ukraine’s deadly AI training platform for drone tech opens to UK companies
[14] [EAI 동아시아연구원] 미 국방부 미사일·우주 위협 탐지 AI 도입과 미중 군사AI 경쟁의 구조적 간극
[15] [Børsen] Dansker var topfigur i Nato - nu har han fået 75 milliarder til afgørende opgave
[16] [EAI 동아시아연구원] [인공지능 시대의 국제정치] ④ ‘인공지능(AI)’ 국제 연대: 쿼드와 오커스 그리고 중견국 연대를 중심으로
[17] [Hürriyet Daily News] US, China agree to open AI incident reporting channel
[18] [Nikkei Asia] NTT, SoftBank eye AI cybersecurity systems that keep data in Japan
[19] [Defense News] EU nails down five defense priority areas to channel common spending
[20] [Le Monde] AI leaders Sam Altman and Dario Amodei acknowledge need for cooperation at UN
[21] [Defense News] French Army wants to keep adversaries guessing on see-through battlefield
[22] [Cyprus Mail] Cyprus rejects Turkish criticism of defence cooperation
[24] [Daily Sabah] EU security protocol must complement NATO, not duplicate it: Kallas
[25] [DW (Deutsche Welle)] Backlash over data centers tests Europe's AI ambitions
이 보고서는 EAI 연구원의 기획에 따라 AI 기반의 정교한 리서치를 바탕으로 EAI 연구원이 최종 작성한 심층분석 보고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