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스페리아 사태 이후 네덜란드-중국 기술갈등 봉합 시도와 한국의 대응
총괄 요약
넥스페리아 사태는 네덜란드가 미국의 대중 수출통제 압박과 자국 반도체 산업 이익 사이에서 겪는 구조적 딜레마가 개별 기업 차원에서 폭발한 사례다. 2026년 7월 네덜란드 신정부와 중국 상무부의 우호적 회담은 양자 관계 복원 시도를 보여주지만,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의 '티핑포인트' 발언에서 드러나듯 EU 집행위 차원의 대중 통상 압박은 오히려 강화되는 이원적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가장 가능성이 높은 경로는 네덜란드-중국 양자 관계가 실무선에서 개선되는 동안 EU 차원의 전기차·철강·통신장비 규제는 별개로 확대되는 병행 국면이다. 이는 미중 전략경쟁의 핵심 축인 대중 첨단기술 통제와 공급망 재편이 EU 회원국 단위 외교와 브뤼셀의 통상정책 사이에서 서로 다른 속도로 작동함을 보여준다. 한국 정부와 반도체·소재 기업은 국가전략기술과 일반 상업 영역을 구분하는 이중 트랙 대응 체계를 갖추고, 원산지 검증 인프라를 조기에 정비해 규제 신호의 불일치에 따른 리스크를 관리할 필요가 있다.
I. 이슈 상황분석
넥스페리아 사태 이후 네덜란드-중국 기술갈등 봉합 시도: 이슈 상황분석
1. 배경 및 경과
2025년 가을 넥스페리아를 둘러싼 갈등은 네덜란드-중국 관계에서 이례적으로 표면화된 사례였다[1]. 넥스페리아는 중국 안세반도체(Wingtech)가 소유한 네덜란드 소재 반도체 기업이다. 헤이그 정부는 안보 우려를 이유로 이 회사에 개입했고, 이에 베이징이 반발하면서 양국 갈등이 격화됐다[1].
이 갈등은 고립된 사건이 아니다. 네덜란드는 ASML을 보유한 유럽 유일의 반도체 장비 강국이라는 특수한 위치에 있다. 2019년 이후 워싱턴은 헤이그를 지속적으로 압박해왔다[3]. ASML의 EUV 노광장비뿐 아니라 구형 DUV 장비까지 대중 수출을 제한하도록 만든 것이 그 결과다[3]. 네덜란드 정부는 자체 무역법상 최종 승인권을 보유한다고 강조해왔지만, 실질적으로는 미국의 압박과 자국 산업 이익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하는 처지였다[3]. 넥스페리아 사태는 이 구조적 압박이 개별 기업 차원에서 폭발한 사례로 볼 수 있다.
2. 현재 상황
2026년 7월, 네덜란드 무역장관 스요르드 스요르드스마와 중국 상무부장 왕원타오의 회담이 우호적 분위기에서 진행됐다[1]. 더 디플로매트는 이를 두고 "네덜란드 신정부가 베이징과의 관계 복원 의지를 분명히 했다"고 평가했다[1]. 이는 지난해 갈등의 강도를 고려하면 예상 밖의 전개로 받아들여진다[1].
이 흐름은 EU 차원의 대중 정책 기조와는 다소 결이 다르다. 브뤼셀은 오히려 대중 압박을 강화하는 국면에 있다. EU 통상담당 집행위원 마로스 셰프초비치는 "중국의 대EU 수출은 계속 늘어나는 반면 EU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계속 줄고 있다"며 이런 추세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경고했다[2].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도 유럽의회 연설에서 대중 무역적자가 하루 10억 유로에 이르렀다며 "티핑포인트에 도달했다"고 밝히고, 관계 재조정을 위해 "가용한 모든 수단"을 쓰겠다고 언급했다[11].
중국 측 매체는 이런 EU 행보에 이중적이라는 불만을 드러낸다. 환구시보는 EU가 전기차에서 하이브리드차, 철강 및 하방 제품까지 무역제한 조치를 확대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중국 측 전문가를 인용해 "EU의 최근 움직임은 더 이상 개별 제품에 대한 전통적 무역구제에 국한되지 않고 광범위한 산업사슬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9]. 같은 매체는 협상을 요청하면서도 규제를 확대하는 EU의 태도에 대해 "성의가 있는지 우려된다"는 전문가 시각도 전했다[9]. 유럽 통신업계 역시 반발하고 있다. 유럽 통신사업자 17곳의 최고경영자가 서명한 공개서한은 EU 사이버보안법 개정안이 시행되면 통신장비 교체에 최대 400억 유로가 소요될 수 있다고 경고했고, 중국 외교부 대변인 궈자쿤은 이에 대해 EU가 "차별적 제한 조치"를 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13].
3. 주요 행위자와 이해관계
네덜란드 정부는 이번 국면의 핵심 당사자다. 신정부는 ASML이라는 자국 산업 자산 보호와 미국발 수출통제 압박 사이에서 실리적 노선을 택하는 모습이다[1][3]. 넥스페리아 사태로 대중 관계가 악화된 것이 자국 산업계에 부담으로 작용했을 개연성이 있고, 이는 관계 복원 시도의 배경으로 읽힌다.
중국 상무부는 왕원타오 부장을 중심으로 양자 채널과 EU 채널을 병행 가동하고 있다. 네덜란드와는 우호적 회담을 진행하는 동시에[1], EU 집행위 셰프초비치와도 화상 통화를 갖고 "이견 관리의 필요성"을 논의했다[4]. 중국 상무부는 이 통화가 셰프초비치 측 요청으로 성사됐다는 점을 강조하며, EU의 대화 요청 자체를 "특기할 만한" 신호로 규정했다[4]. 개별 회원국과 EU 집행위를 분리 대응하는 베이징의 전형적 전술로 해석할 수 있다.
EU 집행위원회는 회원국 개별 행보와 다른 결을 보인다. 폰데어라이엔·셰프초비치 라인은 대중 무역 불균형 시정을 최우선 과제로 못박고 10월을 성과 도출 시한으로 제시했다[2][11]. 이는 네덜란드의 관계 복원 시도가 EU 차원의 대중 강경 기조와 병존하는, 다소 엇갈린 다층적 구도를 만든다.
유럽 산업계는 균열된 이해관계를 드러낸다. 통신장비 업계는 규제 강화가 자국 인프라 투자 여력을 해친다며 반발하는 반면[13], 자동차·철강 업계는 중국산 유입에 대한 방어 조치를 요구하는 상반된 입장이 공존한다[9].
4. 핵심 쟁점
첫 번째 쟁점은 EU 회원국 차원의 양자 관계 복원과 EU 집행위 차원의 대중 압박 강화가 동시에 진행되는 비대칭 구조다. 네덜란드-중국 채널의 온기가 EU 전체 대중 정책 기조를 얼마나 완화시킬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두 번째 쟁점은 미국의 대중 수출통제 압박이라는 상수다. ASML을 둘러싼 워싱턴-헤이그 관계는 넥스페리아 봉합 시도와 무관하게 지속되는 구조적 제약으로 남아 있다[3]. 네덜란드가 대중 관계를 개선하더라도 미국의 압박선을 벗어나기는 어렵다.
세 번째는 EU 내부의 산업별 이해 충돌이다. 통신·자동차·철강 등 업종에 따라 대중 규제에 대한 온도차가 크고, 이는 EU의 일관된 대중 노선 수립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9][13].
한국에 대한 함의는 이런 다층 구조에서 도출된다. 반도체 공급망에서 네덜란드가 갖는 특수한 병목 지위는 EU 회원국 개별 행보가 미중 기술패권 경쟁의 국지적 변수로 작용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한국은 원산지 검증 대상국으로서 EU-중국, 네덜란드-중국 관계의 미세한 변화가 자국 반도체 기업의 대중 사업 환경에 미치는 파급을 개별 트랙별로 구분해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
II. 이슈 심층분석
넥스페리아 사태 이후 네덜란드-중국 기술갈등 봉합 시도: 이슈 심층분석
1. 근본 원인 분석
네덜란드-중국 갈등의 표면적 발화점은 넥스페리아라는 개별 기업이다. 하지만 이 갈등의 근본 원인은 훨씬 구조적이다. 네덜란드는 ASML이라는 세계 유일의 EUV 노광장비 제조사를 보유한 나라다[3]. 이 단일 기업의 존재가 네덜란드를 미중 기술패권 경쟁의 지정학적 병목으로 만들었다.
2019년 이후 워싱턴은 헤이그를 지속적으로 압박해왔다[3]. ASML의 최첨단 EUV 장비뿐 아니라 구형 DUV 장비 일부까지 대중 수출을 제한하도록 만든 결과다[3]. 네덜란드 정부는 자체 무역법상 최종 승인권이 자국에 있다고 강조해왔다. 그러나 실질적으로는 미국의 압박과 자국 산업 이익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하는 처지였다[3]. 넥스페리아 사태는 이 이중 압박 구조가 개별 기업 차원에서 임계점을 넘어 폭발한 사례로 볼 수 있다.
안세반도체가 중국 자본 소유라는 점도 근본 원인의 한 축이다. 헤이그는 이를 국가안보 문제로 규정했다. 베이징은 이를 자국 자본에 대한 차별적 개입으로 받아들였다. 두 정부의 규정 자체가 애초에 접점을 찾기 어려운 프레임이었던 셈이다.
2. 구조적 맥락
정치적 구조: 네덜란드 신정부의 정책 전환
2026년 7월 스요르드스마-왕원타오 회담이 우호적으로 진행된 배경에는 네덜란드 정치 지형의 변화가 있다[1]. 더 디플로매트는 "네덜란드 신정부가 베이징과의 관계 복원 의지를 분명히 했다"고 짚었다[1]. 이는 전임 정부의 대중 강경 노선과 결이 다른 정책 선택이다. 연립정부 구성이 바뀌면 대중 정책의 무게중심도 함께 이동한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다.
경제적 구조: EU 차원의 대중 무역 불균형
네덜란드의 관계 복원 시도는 EU 전체의 대중 정책 기조와는 별개로 움직인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유럽의회 연설에서 대중 무역적자가 하루 10억 유로에 이르렀다고 밝혔다[11]. "티핑포인트에 도달했다"며 관계 재조정을 위해 "가용한 모든 수단"을 쓰겠다고 언급했다[11]. 셰프초비치 통상담당 집행위원도 중국의 대EU 수출은 계속 늘어나는데 EU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계속 줄고 있다며 이 추세가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경고했다[2].
이 구조는 회원국 단위의 양자 외교와 EU 차원의 다자 통상정책이 서로 다른 속도로, 때로는 다른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 네덜란드가 베이징과 관계를 복원하려는 동안, 브뤼셀은 전기차에서 하이브리드차, 철강 및 하방 제품까지 무역제한 조치를 확대하고 있다[9]. 환구시보는 이를 두고 "개별 제품에 대한 전통적 무역구제에 국한되지 않고 광범위한 산업사슬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중국 측 전문가 평가를 전했다[9].
안보적 구조: 미국의 대중 수출통제 아키텍처
네덜란드-중국 갈등의 심층에는 미국이 설계한 대중 수출통제 아키텍처가 자리한다. 이 아키텍처는 네덜란드, 일본 등 반도체 장비 강국을 다자 통제 체제에 편입시키는 방식으로 작동해왔다. 네덜란드는 이 체제의 순응 여부에 따라 워싱턴과의 관계, 베이징과의 관계가 동시에 영향받는 구조에 놓여 있다. 엔비디아의 중국 데이터센터 매출 배제 사례에서 보듯, 미국의 규제는 정상외교 트랙과 무관하게 규제기관 차원에서 축적되는 패턴을 보인다[6]. 이는 네덜란드 정부가 아무리 베이징과의 관계 복원을 시도하더라도, 워싱턴발 규제 압박이 별도 트랙에서 계속 쌓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3. 역사적 선례 및 유사 사례 비교
이번 사례는 미중 기술패권 경쟁 속에서 제3국이 겪는 전형적 딜레마의 반복이다. 유사한 구조는 이미 여러 차례 관찰됐다. ASML을 둘러싼 미국-네덜란드 간 압박 협상이 2019년 이후 지속된 것이 대표적 선례다[3]. 당시에도 헤이그는 자국 산업 이익과 동맹국 압박 사이에서 최종적으로는 미국 쪽에 근접한 결정을 내렸다.
멕시코-중국 과학기술 협력 확대 사례도 비교 대상이 된다. 2026년 7~9월 사이 멕시코 과학기술혁신부 장관과 중국 과기부장이 공동 주재한 제9차 양국 상설위원회 과학기술분과 회의에는 2004년 메커니즘 설립 이래 처음으로 중국 과기부장이 직접 참석했다[7]. 이는 미국과 지리적·경제적으로 밀접한 국가조차 대중 기술협력의 문을 넓히려는 유인이 존재함을 보여준다. 네덜란드 사례와 마찬가지로, 미국 주도 디커플링 압박이 강해질수록 제3국 정부는 자국 산업·연구 이익을 지키기 위한 대안 채널을 모색하는 경향을 보인다.
트럼프-시진핑 정상회담을 앞둔 미중 양자 간 움직임도 참고할 선례다. 미 무역대표부는 정상회담을 앞두고 재무장관과 함께 중국 부총리와 뉴욕에서 회동했다[8]. 미중 양측은 농산물·에너지 관세 인하를 논의 중이며, 이는 약 1년간 유지된 무역 휴전의 연장 가능성을 시사한다[14]. 미중 정상 간 큰 틀의 관리 국면이 조성되면, 네덜란드 같은 제3국도 대중 관계에서 상대적으로 운신의 폭을 넓힐 유인을 갖게 된다. 워싱턴-베이징 관계의 긴장도가 헤이그-베이징 관계의 온도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구조다.
4. 이슈 전개의 핵심 변수
첫 번째 변수는 미국 상무부 등 규제기관 차원의 개별 조치 누적 속도다. 정상외교 차원의 화해 분위기와 무관하게 관료적 규제가 쌓이는 패턴이 반복되어 왔다[6]. 네덜란드 정부의 관계 복원 의지가 실질적 성과로 이어지려면, 워싱턴발 규제 압박이 새로운 형태로 재점화되지 않아야 한다.
두 번째 변수는 EU 집행위원회의 10월 대중 무역 재조정 데드라인이다[2]. 브뤼셀이 이 시한 내 가시적 성과를 요구하는 상황에서, 네덜란드의 양자 차원 관계 복원이 EU 공동 전선과 충돌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회원국 단위 유화 기조와 EU 집행위 차원의 강경 기조가 병존할 경우, 브뤼셀 내부에서 정책 일관성 문제가 제기될 소지가 있다.
세 번째 변수는 안세반도체·넥스페리아 지분 구조를 둘러싼 법적·행정적 처리의 향방이다. 헤이그가 안보 우려를 근거로 취한 개입 조치가 완전히 철회되는지, 아니면 형식적 봉합에 그치는지에 따라 양국 관계의 실질적 온도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네 번째 변수는 트럼프-시진핑 정상회담의 결과다[5][10]. 정상회담에서 군비통제 대화 재개나 고위급 교류 확대 같은 신뢰구축 조치가 도출될 경우[10], 이는 네덜란드를 포함한 유럽 국가들의 대중 정책 유연성을 넓히는 배경이 될 수 있다. 반대로 AI 안전 등 핵심 쟁점에서 이견이 표면화될 경우[12], 유럽 내 대중 강경론에 다시 힘이 실릴 가능성이 있다.
이 보고서는 EAI 연구원의 기획에 따라 AI 기반의 정교한 리서치를 바탕으로 EAI 연구원이 최종 작성한 심층분석 보고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