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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EU 경제협력 심화와 반도체 공급망 재편: 지정학적 함의와 대응방안

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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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6년 8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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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괄 요약

EU의 대만 접근은 외교적 승인이 아닌 산업정책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중동 분쟁을 거치며 형성된 미국 안보 공약에 대한 불신이 그 배경이다. 다만 EU 통상정책은 대미 관계 관리를 최우선 변수로 삼는 이중 트랙 구조를 갖고 있어, 대만과의 협력 심화도 반도체·첨단기술 분야에 국한되고 자동차 등 전통 제조업에서는 대중 협력이 병행되는 비대칭성을 보인다. 가장 가능성이 높은 경로는 부분적·선별적 협력의 점진적 확대(확률 55%)이며, 중국의 대만 소재 수출 통제 확대 여부와 미국의 견제 강도가 낙관·비관 시나리오로의 분기점이 될 것이다. 한국 기업은 유럽 반도체 생태계 내 위치를 선점하는 투자를 지속하되 유럽 의존도를 과도하게 높이지 않는 헤징 전략을 병행해야 하며, 대만과의 경쟁 구도가 반도체 단일 품목을 넘어 소재·부품·장비 전반으로 확장될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도식화

I. 이슈 상황분석

대만-EU 경제협력 심화: 반도체 공급망 재편 속 지정학적 파트너십 부상

1. 배경 및 경과

EU의 인도-태평양 전략은 2021년 9월 공식 출범했다. 당시 전략의 초점은 중국과의 경제적 상호의존을 관리하면서 역내 다자 규범을 확산시키는 데 있었다. 이후 5년이 지나지 않아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분쟁이 연쇄적으로 발생했다[1]. 두 분쟁은 유럽 각국 정부에 미국의 안보 공약이 절대적이지 않다는 인식을 심어주었다[1]. 이는 유럽이 스스로 공급망과 산업 기반을 재점검하게 만든 계기가 됐다.

같은 시기 미중 기술패권 경쟁은 반도체를 핵심 전선으로 만들었다. TSMC는 2014년 이후 최선단 공정에서 독보적 지위를 유지해왔다[6]. 미국은 TSMC의 첨단 파운드리 능력에 크게 의존하고 있고, TSMC 역시 미국산 장비 없이는 생산이 불가능한 구조다[6]. 동시에 중국 IT 기업과의 거래 관계, 중국 시장의 잠재력도 TSMC로서는 쉽게 포기할 수 없는 변수다[6]. 이런 상황에서 대만은 "미국 리스크"와 "중국 리스크"를 동시에 관리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는 진단이 나온다[6].

유럽 산업계 내부에서는 이미 다른 방향의 움직임도 병존한다. 유럽 자동차 업계는 수요 부진, 원가 상승, 가동률 저하라는 악순환을 돌파하기 위해 중국 기업과의 협력을 오히려 확대해왔고, 이는 미국의 견제 시선을 받고 있다[9]. 즉 EU의 대중 정책은 반도체·첨단기술 분야의 탈중국 압력과, 전통 제조업 분야의 대중 협력 필요성이 동시에 작동하는 이중적 구조를 갖고 있다.

2. 현재 상황

2026년 8월 현재, 대만 산업계와 정부는 통상 리스크 고조에 대응해 경제안보 체계를 정비하는 작업을 병행하고 있다. 대만 제조업의 다수를 대표하는 중화민국전국공업총회(CNFI)는 2026년 백서를 통해 국가 경제 회복력 강화를 위한 7대 제안을 내놓았다[5]. 이는 대만 측이 EU 등 서방 파트너와의 협력을 산업정책 차원에서 제도화하려는 움직임과 맞물려 있다.

대만 국가안전회의(NSC)는 과거 "정부 내 정부"로 불리며 견제받던 조직에서, 라이칭더 총통 체제 하 대중국 전략을 설계하는 핵심 기구로 위상이 커졌다[12]. 조셉 우 NSC 비서장은 대만 외신기자클럽 공동 주최 브리핑에 라이 총통을 수행하는 등 대외 외교의 전면에 나서고 있다[12]. 이는 대만이 EU와의 협력을 단순 경제 의제가 아니라 안보·회복력 전략의 일부로 다루고 있음을 보여준다.

중국은 이런 흐름에 대응해 대만에 대한 압박 수단을 실물 공급망 영역으로 확장하고 있다. 중국은 광학·항공우주용 핵심 금속 소재의 대만 수출을 제한하거나 지연시키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17]. 이는 대만이 반도체·정밀기기 생산에 필요한 소재를 특정 공급원에 의존하는 취약성을 겨냥한 조치로 해석된다.

한편 EU 차원에서는 통상방위 정책이 대미·대중 이중 트랙으로 운용되고 있다. 유럽집행위원회는 미국의 대EU 수출에 대한 EU측 재균형 조치 정지를 연장하는 시행규정을 채택했고, 별도로 EU 철강규정 적용 대상 품목에 대한 이해관계자 의견수렴도 진행 중이다[4]. 이는 EU가 대만과의 협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미국과의 통상 관계도 관리해야 하는 다면적 제약 속에 있음을 시사한다.

3. 주요 행위자 및 입장

대만 정부·산업계: 대만은 TSMC를 정점으로 하는 반도체 생태계를 안보 자산이자 협상 지렛대로 활용하려 한다. NSC가 대중전략 설계의 구심점으로 부상한 것은 라이 정부가 안보와 산업정책을 통합적으로 관리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한다[12]. CNFI의 7대 제안은 정부와 산업계가 통상 리스크 대응에서 공동 전선을 형성하고 있음을 보여준다[5]. 다만 대만은 반도체 수출 편중이 구조적 취약점으로 지목되는 상황이어서, 한국과 비교해도 산업 다각화 압력이 더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15].

EU/유럽집행위원회: EU는 우크라이나·중동 사태를 거치며 미국의 안보 공약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는 가운데, 대만과의 경제협력을 프렌드쇼어링 전략의 한 축으로 편입시키고 있다[1]. 동시에 EU는 미국과의 통상 관계에서 실리를 계속 조율해야 하는 처지다. EU가 2025년 7월 상업적으로 불리한 미-EU 무역협정을 수용한 것은 우크라이나 방어에 미국을 계속 관여시키려는 목적이 있었다는 평가가 있다[8]. 이는 EU의 대만 접근이 대중 견제라는 단일 목표가 아니라, 미국과의 관계 관리라는 부차적 셈법과 병행됨을 뜻한다.

중국: 중국은 대만에 대한 자원·소재 공급을 통제 수단으로 활용하는 방식을 구체화하고 있다[17]. 이는 군사적 압박과는 별개로, 대만의 산업 생태계에 직접 타격을 줄 수 있는 경제적 강제 수단이다. EU-대만 협력 심화는 중국에게 유럽의 대중 의존도 축소 시도로 읽힐 수밖에 없고, 이는 중국의 대응 수위를 높이는 유인으로 작동할 가능성이 있다.

미국: 미국은 TSMC 의존도가 높은 동시에 대만해협 안정을 자국의 인도-태평양 전략 핵심으로 설정하고 있다[6]. 유럽 자동차 업계의 대중 협력 확대에 대해 미국이 견제 시선을 보내는 것[9]은, 미국이 동맹·우방국의 대중 접근 방식 전반을 자국의 대중 압박 전선과 정합성 있게 관리하려는 태도를 반영한다.

4. 핵심 쟁점

첫 번째 쟁점은 EU의 대만 접근이 실질적 탈중국(디리스킹)으로 이어질지, 아니면 반도체 등 전략산업에 국한된 선택적 다변화로 그칠지 여부다. 유럽 자동차 업계의 대중 협력 확대 사례[9]는 EU 산업정책이 분야별로 상이한 방향을 취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두 번째 쟁점은 중국의 대응 수단이다. 중국이 광학·항공우주 소재 수출을 통제 지렛대로 활용한 사례[17]는, 향후 EU-대만 협력이 가시화될 경우 중국이 유사한 방식의 비군사적 압박을 확대할 가능성을 예고한다.

세 번째 쟁점은 대만 내부의 정책 조율 문제다. NSC의 역할 확대[12]와 CNFI의 산업계 제안[5]이 실제 정책으로 수렴되는 과정에서, 반도체 편중 구조를 완화하려는 산업 다각화 시도가 어느 정도 성과를 낼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다[15].

네 번째 쟁점은 미국 요인이다. EU가 미국과의 통상 관계를 관리하면서 동시에 대만과의 협력을 심화시키는 균형은, 미국의 관세·통상 압박 강도에 따라 언제든 재조정될 여지가 있다[8]. 이는 EU-대만 협력의 지속성이 유럽 자체의 전략적 자율성뿐 아니라 미국의 대유럽 통상정책에도 좌우된다는 점을 의미한다.

II. 이슈 심층분석

대만-EU 경제협력 심화: 심층분석

1. 근본 원인 분석

EU가 대만과의 경제협력을 심화시키는 근본 원인은 안보 공약의 신뢰성 문제로 거슬러 올라간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분쟁을 거치며 유럽 각국 정부는 미국의 안보 우산이 무조건적이지 않다는 사실을 체감했다[1]. 이 인식 전환은 단순한 외교적 수사가 아니라, 산업·통상 정책의 재설계로 이어졌다. EU는 2021년 인도-태평양 전략을 발표할 당시만 해도 중국과의 경제적 상호의존을 관리 가능한 리스크로 취급했다[1]. 5년이 지나지 않아 이 전제는 무너졌다.

두 번째 근본 원인은 반도체 공급망의 지리적 집중이다. TSMC는 2014년 이후 최선단 공정에서 대체 불가능한 위치를 점유해왔다[6]. 미국이 TSMC에 의존하는 동시에 TSMC가 미국산 장비 없이는 생산이 불가능한 구조는, 반도체를 순수 경제 재화가 아니라 전략자산으로 만들었다[6]. EU 입장에서 이 사실은 두 가지 함의를 갖는다. 하나는 유럽 자체의 반도체 자립도가 낮다는 취약성이고, 다른 하나는 미중 어느 한쪽에 종속되지 않는 제3의 공급선 확보 필요성이다. 대만은 이 두 필요를 동시에 충족시키는 파트너로 부상했다.

세 번째 원인은 중국의 경제적 강압 수단 활용이다. 중국이 광학·항공우주용 핵심 금속 소재의 대만 수출을 지연시키는 조치는[17], 대만뿐 아니라 대만산 소재·부품에 의존하는 유럽 제조업체에도 간접적 리스크로 작용한다. 이런 강압 사례가 반복될수록 유럽 기업과 정부는 공급선 다변화의 정당성을 확인받는 구조다.

2. 구조적 맥락

정치적 구조에서 보면, EU의 대만 접근은 회원국 간 합의보다 유럽집행위원회 차원의 통상방위 정책 강화 흐름에 편승하는 형태를 띤다. 집행위는 미국의 대EU 수출에 대한 재균형 조치 정지를 연장하는 동시에, EU 철강규정 적용 대상 품목에 관한 이해관계자 협의를 별도로 진행하고 있다[4]. 이는 EU가 대미·대중 두 축 모두에서 방어적 통상 조치를 정교화하는 이중 트랙 운용 방식을 보여준다. 대만과의 협력은 이 이중 트랙에서 대중 축의 대안 확보 차원에 위치한다.

경제적 구조에서는 산업정책의 부활이 배경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노출한 공급망 취약성과 미중 지정학적 긴장은 각국 정부가 특정 산업을 육성·보호하는 정책 도구를 주변부에서 주류로 끌어올리는 계기가 됐다[3]. 이 흐름 속에서 반도체는 탄소중립 기술과 함께 각국이 주권적 산업정책을 정당화하는 핵심 소재로 자리 잡았다[3]. 다만 이 구조에는 균열도 있다. 유럽 자동차 업계는 수요 부진과 가동률 저하를 타개하기 위해 중국 기업과의 협력을 확대하고 있고, 이는 미국의 견제 시선을 받는다[9]. 즉 EU의 산업정책은 반도체 분야에서는 탈중국·대만 접근을 강화하면서도, 자동차 등 전통 제조업에서는 대중 협력을 유지하는 비대칭적 구조를 갖고 있다.

안보적 구조에서는 대만 내부의 제도 변화가 눈에 띈다. 대만 국가안전회의는 과거 "정부 내 정부"로 불리며 견제 대상이었으나[12], 현재는 국방·회복력 개혁을 설계하고 핵심 외교를 수행하는 기구로 위상이 커졌다[12]. 조셉 우 비서장이 대만 외신기자클럽 브리핑에 라이칭더 총통을 수행한 사례는[12], 대만이 EU를 포함한 서방 파트너와의 협력을 경제 의제로 국한하지 않고 국가안보 전략 전체와 연결시키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대만 CNFI의 2026년 백서가 경제 회복력 강화를 7대 제안으로 제시한 것과[5] 같은 궤에 있다. 산업계와 안보 부처가 별개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국가 전략 틀 안에서 조율되고 있다는 뜻이다.

3. 역사적 선례 및 유사 사례 비교

미중 기술패권 경쟁이 본격화된 계기는 2015년 중국의 '중국제조 2025' 발표였다[6]. 이후 트럼프 1기 행정부의 대중 수출 규제, 바이든 행정부의 장기적·정교한 기술 견제 전략으로 이어지는 흐름 속에서, 각국의 첨단기술 혁신 전략은 시장 요인을 넘어 지정학적 고려에 종속되는 구조로 바뀌어 왔다[6]. EU의 대만 접근 강화는 이 흐름의 최신 국면이며, 새로운 현상이 아니라 10년 가까이 축적된 구조적 전환의 연장선이다.

미국의 경제안보 정책 전개 과정도 유사한 패턴을 보인다. 바이든 행정부는 공급망 재편, 산업 보조금, 수출통제라는 세 축으로 경제안보 정책을 체계화했다[10]. 이전의 일방주의적 수입규제·수출통제 조치에서 벗어나, 미국 핵심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자체를 복원하는 근본적 접근으로 전환한 것이다[10]. 이 과정에서 반도체 분야의 공급망 취약성은 아시아 지역 생산 집중이라는 구조적 문제로 지적됐다[10]. EU가 지금 대만과의 협력을 통해 시도하는 것은, 미국이 이미 겪은 이 학습 과정을 뒤따라가는 것에 가깝다.

다만 완전히 같은 경로는 아니다. 아시아태평양 국가들이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대응하며 '상호무역협정'을 수용해온 흐름에서, EU는 2025년 7월 상업적으로 불리한 미-EU 무역협정을 수용한 선례가 있다[8]. 이는 우크라이나 방어에 미국을 계속 관여시키려는 목적에서 나온 선택이었다[8]. 이 선례는 EU가 대만과의 협력에서도 순수 경제적 이익 계산만으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점을 시사한다. 안보 관여를 확보하기 위해 경제적 손실을 감내하는 패턴이 EU 대외정책에 이미 자리 잡아 있다는 뜻이다.

한국과 대만의 처지를 비교하는 시각도 있다. 두 국가 모두 "문화적으로는 가까우나 군사적으로는 위협적인 신흥 부상국 중국"과 "오랜 기간 동맹 관계를 유지해온 우방국이자 기득권을 쥐고 있는 미국" 사이에서 선택을 강요받는 구조에 놓여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13]. 균형, 편승, 중립, 헤징이라는 전략적 선택지가 양국에 공통으로 제시된다[13]. EU가 대만을 파트너로 선택하는 과정은, 한국에도 유사한 선택 압력이 가해질 수 있음을 예고하는 참고 사례가 된다.

4. 이슈 전개의 핵심 변수

첫 번째 변수는 TSMC의 이중 리스크 관리 방식이다. TSMC는 미국 리스크와 중국 리스크를 동시에 짊어진 구조이며[6], 이 균형이 어느 한쪽으로 기울 경우 EU의 대만 의존 전략 자체가 재검토 대상이 될 수 있다. TSMC가 미국산 장비 의존을 낮추지 못하는 한, 대만의 대외 협력 폭은 미국의 수출통제 정책에 구조적으로 제약된다[6].

두 번째 변수는 중국의 소재 공급 통제 강도다. 광학·항공우주용 금속 소재에 대한 수출 지연 조치가[17] 반도체 핵심 소재로 확대될 경우, EU-대만 협력의 실물적 기반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 중국이 이런 조치를 협상 지렛대로 쓸지, 전면적 압박으로 전환할지가 관건이다.

세 번째 변수는 EU 내부의 정책 일관성이다. 반도체·첨단기술에서는 탈중국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자동차 등 전통 제조업에서는 대중 협력을 확대하는 이중 노선이[9] 지속 가능한지가 시험대에 오를 것이다. 미국의 견제가 강화될수록 이 이중 노선의 정치적 비용은 커진다.

네 번째 변수는 대만 내부의 전략 조율 능력이다. NSC가 안보·산업 전략을 통합적으로 설계하는 역할을 계속 확대할 수 있는지[12], CNFI가 제시한 경제 회복력 제안이 실제 정책으로 구현되는지[5]가 대만이 EU에 신뢰할 만한 파트너로 남을 수 있는지를 결정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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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보고서는 EAI 연구원의 기획에 따라 AI 기반의 정교한 리서치를 바탕으로 EAI 연구원이 최종 작성한 심층분석 보고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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