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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기술과 미중 전략경쟁 : 통합억지와 지능화전쟁

21세기 사랑방, 격동의 동아시아를 준비하다 : 사랑방의 젊은 그들 규슈를 품다

분류
EAI 사랑방 답사기
발행일
2020년 2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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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세보 해군기지 · 최정환 · 고려대학교 대학원

들어가며

최근 급속하게 발전하는 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 기술과 이를 기반으로 한 자율체계(AS, autonomous system)의 등장은 군사분야에서 또 다른 급격한 변화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과거 이러한 변화는 대게 전장의 양상을 바꾸어 놓았습니다. 19 세기 영국에서 시작된 산업혁명은 전쟁을 기계중심 전쟁으로 변화시켰고, 20 세기 정보기술(IT, information technology)의 혁명은 각각의 전장 플랫폼을 네트워크로 연결시켜 체계 중심의 정보화 전쟁으로 변화시켰습니다. 그리고 이제 전장은 인공지능과 자율체계 기술을 기반으로 정보화 전쟁에서 지능화 전쟁으로 변화하고자 하고 있습니다. 4. 첨단기술과 미중 전략 경쟁: 통합억지와 지능화전쟁

그러나 새로운 기술은 그 자체만으로는 아무런 의미를 갖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아무리 혁신적인 기술이라도 이를 적절히 운용할 개념이 정립되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그 기술은 효과적으로 사용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1 차 세계대전 당시 항공기는 전략폭격의 개념이 등장 하고서야 주요 전력으로 자리하게 되었고, 2 차 세계 대전 당시 독일군의 전차는 전격전의 개념이 확립 되고서야 그 빛을 발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에 따라 인공지능의 시대에는 그에 맞는 운용 개념이 고려해야 할 것입니다.

<그림 1> 기술의 발전과 전쟁의 진화 관계

사진

출처: Yatsuzuka Masaaki et al. 2021. NIDS China Security Report 2021. NIDS: National Institute for Defense Studies, Japan 동북아시아에서는 현재 미국과 중국의 전략경쟁이 치열하게 일어나고 있고, 기존의 군사, 경제적인 분야를 넘어 다양한 분야에서까지 전략경쟁을 이어 나가고 있습니다. 기술 분야는 그러한 분야 중 새로이 주목받는 분야로, 첨단기술을 바탕으로 초강대국인 두 국가가 생각하고 있는 미래의 전장은 어떻고, 이를 위해 어떤 운용 개념을 확립하고자 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미국의 통합억지(Integrated Deterrence) 전략

2022 년 2 월 발표가 예정되어 있던 미국 국가안보전략(NSS)는 한 차례 연기되어 늦은 가을 10 월에 발표되었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만든 새로운 국가안보전략은 5 년전 트럼프 행정부와 구별되는 뚜렷한 점이 있었습니다. 이전의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을 미국 주도의 자유주의 세계질서에 대한 현상변경을 시도하는 수정주의 국가(revisionist)로 규정했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미국 국가안보전략에서는 중국을 미국에 대한 심각한 도전을 제기하는 유일한 국가로 규정한 것입니다.

The PRC is the only competitor with both the intent to reshape the international order and, increasingly, the economic, diplomatic, military, and technological power to do it(National Security Strategy 2022). 4. 첨단기술과 미중 전략 경쟁: 통합억지와 지능화전쟁

5 년 전 트럼프 행정부의 국가안보전략이 테러와의 전쟁에서 강대국과의 전쟁으로 안보 전략의 초점을 옮긴 것이라면 이번 바이든 행정부의 국가안보전략은 중국을 미국의 지위를 위협할 정도의 힘과 의지를 갖춘 국가라고 인정하며 중국과의 패권전쟁에 안보 전략의 초점을 맞춘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국가안보전략의 안보인식 하에서 백악관은 중국에 대해 맞서기 위해 미국의 국내 역량 강화하고, 동맹 및 파트너 국가들과 네트워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앞으로의 10 년을 미국의 핵심이익을 증진하고, 지정학적 경쟁자들을 이길수 있는 미국을 만드는 결정적인 시기라고 강조하였습니다.

동시기에 발표된 미국 국방전략에는 이에 대한 보다 세부적인 내용들이 담겨있었습니다. 미 국방전략은 1. 본토방어, 2. 미국과 동맹 및 파트너국에 대한 전략적 공격 억제 3. 침략 억제 및 분쟁 발생 시 압도, 4. 탄력적인 합동군과 국방 생태계 구축을 4 대 핵심 목표로 두고, 이를 위한 3 대 추진 방향으로 1. 통합억지(integrated deterrence), 2. 전역화(campaigning), 3. 지속적 우위의 건설을 제시하였습니다.

미국의 새로운 안보전략 개념으로 등장한 통합억지는 해당 문서에서 처음 문서화되어 드러났지만 앞서 많은 연설이나 언급을 통해 인도-태평양 전략의 핵심 원칙으로 등장했었습니다.

우선 지난 2021 년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의 인도-태평양 사령관 이-취임식 연설에서 처음 공식적으로 언급되었습니다. 로이드 국방장관은 앞으로의 전쟁 양상이 과거와 다르게 변할 것이기 때문에 더 빨리 이해하고, 결정하고, 행동할 수 있어야 하며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동맹 및 파트너 국가들과 기술공유를 기반한 체계 속에서 네트워크가 구축되어야 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통합억지는 기본적으로 다양한 영역에서 네트워크를 강화하여 국가안보를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3 가지 주요 분야에서의 통합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우선, 종래의 여러 도메인, 즉 핵, 사이버, 우주, 정보 분야에 걸쳐 통합을 강조합니다. 다양한 전장, 영역에서의 통합을 통해 억제력을 구축하고 효용성을 향상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둘째로, 중국과의 전략경쟁 및 잠재적 분쟁에서부터 고강도 회색지대 분쟁까지의 분쟁수준에서의 통합을 강조합니다. 통합억제를 이행하는 기제로 미국의 모든 사용 가능한 역량을 망라, 통합하여 군사 충돌과 비군사적 하이브리드 등 모든 영역에 적용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는 전 지역, 즉 미국의 동맹국 및 파트너들의 통합을 강조합니다. 동맹국 및 파트너들과 협력하는 것을 통해, 새로운 전장 환경에서 시너지를 창출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한 동맹국 간 협력과 연동, 네트워크 구축, 상호운용성의 증진, 군수, 정보, 기술 분야 등의 통합을 강조하며 궁극적으로 전 지구를 하나의 통합 전구화 하여 전력투사의 유연성을 극대화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4. 첨단기술과 미중 전략 경쟁: 통합억지와 지능화전쟁

결국 통합억지라는 새로운 안보전략 개념의 등장은 인도- 태평양을 둘러싼 전략환경의 변화에 의한 것으로, 특히 무력- 군사적 분쟁으로 규정하기 힘든 회색지대 영역에서의 경쟁국가들의 영향력 확대를 원인으로 지적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전쟁과 평화를 이분하여 구분하는 것이 어려워지면서, 다차원적-다영역에서 발생하는 분쟁들에 대비, 대응할 필요성이 증가함에 따라 군사적- 비군사적 수단의 통합을 강조하며, 이를 동맹국 및 파트너들과 함께 구축하고자 하는 시도인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중국의 지능화 전쟁(Intelligence Warfare)

중국의 지능화 전쟁 개념은 미국의 통합 억지 개념보다 일찍 등장한 개념입니다. 2019 년 중국 국방백서에서 처음 언급된 이 군사 개념은 인간 인식에 초점을 맞춘 혁신적인 군사 개념으로, 재래식 전쟁을 치르지 않고 상대를 제압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습니다.

2019 년 7 월 중국 인민해방군은 국방백서를 통해 전쟁의 형태가 정보화전쟁으로 변화하고 있고, 지능화 전쟁이 임박했음을 밝히며 새로운 형태의 전쟁이 등장하고 있음을 인정하였습니다. 중국 정부는 지능화 전쟁에 대한 공식적인 정의를 제시하진 않았지만, 많은 중국 연구자들은 이를 사물인터넷(IoT, internet of things)를 기반으로 한 지능형 무기와 장비를 이용해 육지, 해상, 공중, 우주, 전자전, 사이버, 인지 영역에서 벌어지는 통합전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연구자들은 지능화전쟁을 특히 인지전(cognitive warfare)에 대한 개념을 포함하는 것으로 특징지어 설명하고 있지만, 미국의 분석에서는 인지영역에 대한 언급보다는 인공지능 등 첨단기술의 전단계 활용 확대정도로만 규정하면서 기술에 초점을 맞추어 해석하고 있다는 점에서 크게 다른 점이 있습니다.

전쟁에서 인공지능 기술을 사용한다는 점에서 지능화 전쟁은 새로운 개념이 아닐 수 있습니다. 이미 미국은 2014 년부터 제 3 차 오프셋 전략(The Third Offset Strategy)을 통해 인공지능과 자율시스템을 통한 의사결정 중심 운영, 신속한 의사결정, 정보처리 능력 향상 등을 추구하고 있고, 이를 기반으로 통합억지의 실현을 바라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점에서 중국의 지능화 전쟁은 많은 부분 미국과 닮은 점이 있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중국 연구자들이 인식하고 있는 지능화 전쟁은 물리적, 정보 영역 다음으로 인지 영역을 다음의 중요한 전쟁터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미국의 인식처럼 전쟁의 전통적인 개념과 관련하여 인공지능 기술을 바라보기 보다 인공지능 기술을 적의 인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전혀 새로운 목적에 사용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4. 첨단기술과 미중 전략 경쟁: 통합억지와 지능화전쟁

중국은 지능화 전쟁의 핵심 작전 개념을 적의 의지를 직접 통제하는 것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하여 대통령, 의회 의원, 전투 지휘관등 최고 의사결정권자와 시민을 직접 통제하겠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전장에서 이기기 위해 달성하고자 하는 지능 우세(intelligence superiority) 혹은 제지능권(command of intelligence)은 미국이 인공지능 기술을 전장에서의 활용하는 방식과는 매우 다른 용도로 사용되며 새로운 영역에서의 전쟁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그림 2> 정보환경

사진

출처: Yamaguchi Shinji et al. 2023. NIDS China Security Report 2023. NIDS: National Institute for Defense Studies, Japan. 인지전은 국내외 여론에 영향을 미치는 여론전(public opinion warfare), 적군과 민간인의 충격과 사기를 떨어뜨리는 심리전(psychological warfare), 국제법과 국내법을 통해 국제사회의 지지를 얻기 위한 법정전(legal warfare), 총 3 개의 전투를 포함합니다. 이것은 육지, 해상, 공중, 우주 등의 물리적 영역과 사이버, 전자와 같은 정보의 영역 그리고 지도자의 의지와 여론으로 구성된 인간의 인식 영역에서 동시에 일어나며 중국 연구자들은 시간이 갈수록 인지영역의 중요성은 증가할 것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림 3> 인지전 종류에 따른 전술

사진

출처: Yamaguchi Shinji et al. 2023. NIDS China Security Report 2023. NIDS: National Institute for Defense Studies, Japan. 4. 첨단기술과 미중 전략 경쟁: 통합억지와 지능화전쟁

3 가지 인지전은 그림 3 에 나타난 종류의 전술을 사용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주목할 점은 중국이 군사적 수단의 사용과 위협과 연계하여 3 가지 전쟁의 실행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3 가지 종류의 인지전은 지능화 전쟁에서 필수적인 요소이지만 군사적 수단과 분리하여 실행할 수는 없습니다. 인지전은 정보화된 전쟁에서 정치적 작업의 중심 요소로 간주되며 합동 작전과 결합할 때 효과적입니다. 따라서 인지전은 군사력을 단독으로 대체하는 것으로 간주되지 않으며, 군사력이 항상 공동으로 사용되는 것입니다.

마치며

인공지능 기술과 자율체계의 등장으로 전장은 이를 기반으로 하여 정보화 전쟁에서 지능화 전쟁으로 변화하고자 하고 있습니다. 기술의 진보에 발맞춰 미국과 중국은 미래 전장의 모습을 꿈꾸며 자신들의 전략에 새로운 전장 운용개념을 확립하고자 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 기술의 중요성을 동시에 인식하면서도 미국은 자신들의 동맹과 파트너를 활용한 전지구적 단위의 전역화를, 중국은 새로운 인지영역에서의 상대의 전쟁의지 통제를 하고자 하는 서로 다른 비전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비전은 정보화 전쟁이라는 전통적인 영역에서 새로운 기술들의 활용처를 찾는다는 점에서 중국의 지능화 전쟁 개념보다 근시안적이고 실현가능성이 높다고 생각될 수도 있지만, 반면 중국의 아이디어는 인지영역이라는 인간의 인식 영역을 새로운 전장의 영역으로 규정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혁명적이라 볼 수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기존의 억지 개념 역시 상대의 의지를 단념시켜 상대가 하고자 하는 행동을 하지 못하게 한다는 점에서 결국 통합억지와 지능화전쟁, 두 개념 모두 경쟁의 끝에선 재래식 전쟁이 발생하지 않기를 원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아이러니 하고도 낙관적인 생각을 끝으로, 두 국가의 비전에 대한 짧은 생각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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