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안보대담] ② 북극을 둘러싼 패권 경쟁의 심화와 한반도의 지정학적 좌표
편집자 주
조은정 국가안보전략연구원(INSS) 연구위원은 북극이 협력과 보존의 공간에서 강대국 간 패권 경쟁의 요충지로 전환되고 있는 상황을 진단하며, 동해를 북극해로 가는 가장 남쪽의 관문으로 규정하는 한반도의 지정학적 의미를 분석합니다. 대담자는 미국, 러시아, 중국, 유럽 등 주요국의 차별화된 북극 전략을 비교 분석하고, 비 북극권 국가인 한국이 마주한 경제적 기회와 군사·외교 안보 영역의 전략적 딜레마를 함께 제시합니다. 조 연구위원은 호르무즈 위기가 역설적으로 북극의 부상과 러시아의 시대를 앞당기고 있을 가능성을 제기하며, 한국의 북극 안보 전략의 외연 구축에 관한 논의의 필요성을 강조합니다.
YouTube 링크 : https://www.youtube.com/watch?v=9L-wtO4Dw6Q
| 북극안보대담 시리즈 개요 기후변화로 인한 북극 빙하의 급속한 감소가 북동항로 등 신규 해상 수송로의 상업적 활용을 현실화하는 가운데, 북극은 에너지·광물 자원 개발, 환경 보전, 군사·안보 구도의 재편 등 주요 강대국들의 전략적 이해가 충돌하는 핵심 공간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북극이사회 옵서버 국가이자 해양 통상국가인 한국은 이러한 다층적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정책 기반을 구축해야 할 시점에 와 있습니다. 동아시아연구원은 이 복합적 도전에 대한 정책적·학술적 논의를 심화하고자 각 분야 전문가를 초청하여 북극안보대담 시리즈를 기획하였습니다. 본 시리즈는 총 4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북극안보대담 시리즈 발간 목록] ① 기후변화가 연 북극항로, 미·중·러 경쟁과 한국의 과제, 정성엽 [영상보기]② 북극을 둘러싼 패권 경쟁의 심화와 한반도의 지정학적 좌표, 조은정 [영상보기]③ 러시아의 북극 전략과 한국형 북극 안보의 과제, 정재호 [영상보기]④ 트럼프 2기 미국의 북극 전략과 한미동맹의 새로운 지평, 임경한 [영상보기] |
북극안보대담 시리즈 소개
저희 동아시아 연구원은 새롭게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북극에 관한 인터뷰 시리즈를 시행하게 되었습니다. 기후변화로 북극의 새로운 해상 수송로가 떠오르게 되었고 경제나 자원, 환경 보호, 군사안보적인 측면에서도 북극은 여러 강대국들의 각축장이 되었습니다. 한국이 앞으로 어떤 북극 전략을 추진해야 되는지, 우리가 어떤 준비를 해야 되는지 하는 점에 대해서 북극에 관한 다양한 측면을 전문가분들을 모시고 시리즈로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북극의 지정학적 중요성과 한국
전재성 EAI 원장
첫 번째 질문 드리겠습니다. 북극은 우리한테 굉장히 먼 존재처럼 느껴졌습니다. 지난번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사태 이후로 북극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고 기후변화로 북극이 굉장히 중요한 선박 항로가 된다는 사실이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과연 북극이라는 것이 한국의 국가 이익, 우리 외교에 어떤 중요성을 주고 있는지, 한국은 어떠한 위치에 있는지 우선 여쭤 보도록 하겠습니다.
조은정 연구위원
한국은 왜 북극 전략이 필요한지, 한국은 비(非) 북극 국가인데 북극 국가인 다른 나라들과는 어떤 차별성을 가질 수 있는지, 그리고 우리에게 북극이란 어떤 의미가 있는지 고민을 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북극으로 가는 길에 동해가 있습니다. 부산에서 출발해서 동해를 지나 베링해를 가면 동쪽과 서쪽으로 북극해를 갈 수 있는 갈림길이 나옵니다. 다시 얘기해서 동해는 북극해로 가는 가장 남쪽의 관문이라는 뜻입니다.
그런데 그 동해가 안전을 보장받지 못한다면, 지금의 호르무즈처럼 병목 지점(Choke Point)가 될 겁니다. 만약에 북극이 열려서 지금의 호르무즈처럼 운항을 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안전이 보장되지 않으면 동해를 지나 베링해를 거쳐 북극해로 가는 것이 사실상 어렵다는 뜻입니다. 이것은 기후환경적인 문제가 아니라 경제성의 문제도 아니고 정치 안보적으로 풀어야 되는 문제입니다. 그런데 그 중심에 한반도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걸 자임(自任 )하고 싶어 하는 나라가 한국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뭔가 할 수 있는 기회가 왔고 역할이 주어진다면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런 문제를 같이 고민해 봤으면 좋겠습니다.
주요 강대국의 북극 전략
전재성 EAI 원장
네, 우리 부산이 세계 물동량으로 하면 상해, 닝보, 싱가포르에 이어서 세계 5위권의 물동량을 가진 중요한 도시라고 알고 있습니다. 거기서 출발해서 동해를 거쳐서 북극으로 가기 때문에 한국이 굉장히 중요한 것 같습니다. 지금 말씀해주신 것처럼 안보적 환경, 예를 들어서 북한이 계속 미사일을 쏜다든지, 한일 간의 안보 협력도 중요한 것 같습니다. 굉장히 많은 지점에서 북극항로가 “단순히 경제나 기후의 문제 뿐만 아니라 안보 문제이기도 하다.” 그렇게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 면에서 아까 북극 국가라고 말씀하셨는데 북극 국가들은 다 북극 전략을 가지고 있을 것 같습니다. 전략의 내용이 무엇인지 저희로서는 잘 알 수가 없는데 주요 국가들의 북극 전략이 무엇인지, 우리는 북극전략이라는 걸 갖고 있는지, 앞으로 이것을 어떻게 해나가야 되는지 하는 점에 대해서 여쭤보도록 하겠습니다.
조은정 연구위원
네 국가안보전략연구원에서 북극안보포럼이라는 것을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나온 내용들을 잠깐 소개해 드리면, 여쭤보신 질문에 대한 답이 될 것 같습니다. 전통적으로 러시아는 국내 문제로서 북극을 다뤄왔다고 합니다. 경제와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한 일종의 북극 전략이었던 거죠. 거기에 비해서 미국의 북극 전략은 처음에는 환경 보존, 그러다가 자원 개발, 지금은 안보 문제로 비화되고 있는 느낌입니다. 그러면서 굉장히 오랫동안 접근할 수 없었던 북극이 평화주의, 그리고 예외주의라고 불리는 국제 규범에서 이제는 "더 이상 예외주의는 없어" 라고 하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2022년) 혹은 그 전에 조지아 침공(2008년)을 계기로 유럽에서 러시아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북극도 관리를 해야 된다." 위협이 고조된 것입니다. 빙하가 녹으면 해양을 걸쳐서 우리(유럽)에게 즉각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유럽 국가들의 인식입니다. 그래서 (유럽에서도) 인도 태평양 전략과 비슷한 시기에 북극 전략들이 다수 쏟아졌는데, 그 지역(유럽)의 특수성을 감안했을 때 대러 전략에 초점을 맞춘 북극 전략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물론 유럽도 마찬가지로 환경주의가 굉장히 중요한 의제이긴 하지만 대러 전략이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에 굉장히 중요한 주제로 부각됐고 특히 말로만 회자되었던 NATO의 북극 사령부(Arctic Command, ARCCOM)가 2024년 2월달을 계기로 굉장히 구체화되기 시작했다는 것은 스웨덴과 핀란드가 가입하고 난 뒤에 북방 영토가 완성되면서 이루어질 수 있었습니다. 거기에 비해서 중국은 북극권에 있는 국가가 아닙니다만 근(近) 북극 국가라고 스스로 명칭을 하고 작년에는 Pilot(시범적)으로 러시아의 양해를 얻어서 북극 해를 횡단해서 로테르담(네덜란드 항구 도시)에 도착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올해는 LNG선이 가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런데 생각을 해보면 중국은 동해에 대한 접근권을 가지려고 항상 노력해 왔거든요. 한반도를 지나야만 북극으로 들어갈 수 있는 지정학적인 불리함을 극복하고자 굉장히 노력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이 부분은 북극 안보 포럼 3차에 다뤄질 예정입니다.
북극 전략 속 한국의 기회
전재성 EAI 원장
그렇군요. 한국이 중국이 통과하는 관문에 있는 굉장히 중요한 지정학적 위치라는 점도 흥미롭습니다. 근(近) 북극 국가라는 개념도 새롭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안 와닿기도 하고요. 그런 면에서 한국에게 북극 전략이라는 것이 어떤 기회가 될 수 있을지, 국가 전략의 중요한 전략의 일부가 될 수 있을지 그런 점도 말씀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조은정 연구위원
이게 아직까지는 양면적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경제 안보 부분에서 먼저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이 부분에서는 굉장한 기회가 있을 거라고 생각이 듭니다. 러시아든, 미국이든, 캐나다든, 북유럽이든 북극을 가지고 있죠. 이 8개 국가(미국, 러시아, 캐나다, 노르웨이, 덴마크, 스웨덴, 핀란드, 아이슬란드)들이 북극 이사회(Arctic Council)에 가입이 돼 있고, 옵저버(Observer)로 더 많은 국가들이 있고, 원주민들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이런 다양한 구성원들이 한 가지 공통적으로 필요로 하는 게 있다면 전력이나 인프라 같이 험한 날씨와 아주 힘든 환경에서 생존을 가능하게 하는 인프라가 중요합니다. 일단은 전기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이걸 개발하고, 시설을 만들고, 운영을 하는 것이 한국이 굉장히 특화돼 있습니다. 그리고 운항에 있어서도, 잘 아시다시피 조선이라든지, 설계라든지 이런 부분에서 한국이 굉장히 잘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들 국가들에서 콜이 굉장히 많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그런 부분에서는 한국이 기회인 것 같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안보 중에서도 다양한 안보가 있지만 군사 외교 안보를 보면 이 부분은 아직까지 판단 내리기 어려운 부분이 있는 것 같습니다. 국방부에서도 아직 갈피를 못 잡았다고 말씀을 하셨지만, 사실상 우리가 할 수 있는 거는 규범 (Governance) 참여 정도가 아닐까라고 현실적으로 말씀하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해서 배(쇄빙선)는 만들어주고 우리는 배를 탈 권리는 없나? 우리는 배를 타지 않을 생각인가? 이 문제는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적어도 꿈은 꿀 수 있을 것 같은데요. 그 꿈의 크기에 따라서 우리가 북극에서 뭘 할 수 있는지, 어디까지 우리의 안보 스펙트럼을 넓힐 수 있는지는 따져봐야 될 것 같습니다. 그 부분에서는 기회이자 위기가 잠재되어 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호르무즈 해협 위기와 북극 항로의 부상
전재성 EAI 원장
네, 마지막으로, 지금 이 시간에도 아직 이란 전쟁이 진행 중입니다. 한국의 경우는 사실상 육상 운송으로 해외 운송을 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대부분이 해상 운송으로 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말씀해 주신 것처럼 유럽에 대한 해상 운송로도 대부분은 수에즈 운하나 아프리카를 거쳐서 가는 걸로 되어 있는데, 호르무즈 해협 폐쇄 문제가 불거지면서 북극의 중요성이 다시 떠오르는 것 같아서 요즘에 국제 정세 전반에서 이란 전쟁이 북극 항로의 중요성을 앞으로 더 중요하게 할지, 과연 개조운송로라는 한계를 극복하고 호르무즈의 대안이 될 수 있을지, 아니면 여전히 다른 문제가 있는지에 대한 말씀도 전해 듣겠습니다.
조은정 연구위원
호르무즈 위기를 계기로 북극이 떴다는 건 굉장히 역설적입니다. 사실 너무 다른 지역인 것 같지만 지정학적으로 연결이 돼 있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둘 다 한쪽(호르무즈 해협)은 열점이었는데요. 한 지역은 사그라드는 열점이고 다른 지역(북극)은 지정학적 열점임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오랫동안 얼어 있는 동토였습니다. 그런데 그 지정학적 가치가 지금 교환되고 있는, 전환(Shift)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왜냐하면, 단순히 해운 물류, 에너지 이런 문제 뿐만 아니라 인도 태평양 전략이 나오고 나서 미국에서 북극 전략이 나왔다는 거는, 저는 그 다음 단계(Step)로 "북극을 미국이 바라볼 보고 있네"라는 생각이 들었고, 러시아가 북극을 어떻게 바라보든 간에 러시아를 바라보는 미국의 인식이 변화하고 있다는 건 굉장히 중요한 문제인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모든 지정학적인 인식은 자기의 전략적 필요성에 의해서 규정이 되는데 지금 미국이 내놓고 있는 최신 전략서들을 보면 지역 규정과 자기의 이익 규정이 굉장히 분명한데 변화가 보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중동에 있었던 미국의 이익이 환수되는 느낌인데 반해서 북극에 대한 이익은 우주군(Space Force) 창설과 함께 확대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쇄빙선 수주를 낸 것도 분명히 그렇고 (트럼프 대통령)취임식 첫날 알래스카 개발 건에 대해서 얘기를 했습니다. 그런 부분을 고려하자면 저는 넥스트 호르무즈는 북극이 아닐까라고 감히 말씀드리고 싶고, 그리고 나아가자면 러시아의 시대가 올 수도 있다고 감히 또 말씀을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이 빙하가 녹으면서 러시아의 동토층이 모두 쓸모 있는 땅이 되고 부동항이 생기게 된다면 해양으로, 대륙으로 육로와 해양 바닷길이 모두 열리는 상황에서 예전에 맥킨더(Mackinder) 타입의 러시아 봉쇄로는 더 이상 먹히지 않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번에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 사건은 어쩌면 러시아의 시대를 앞당기고 있는 데 일조하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전재성 EAI 원장
네, 오늘은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의 조은정 박사님 모시고 북극을 둘러싼 국제정치적인 시각으로 분석을 해보았습니다. 한국한테 어떤 기회가 있는지 국가안보전략연구원에서 북극 포럼을 진행 중이신 것 같습니다. 앞으로 진행되면서 이후에 토론 내용도 모셔서 듣는 걸로 하겠습니다. 특히, 이란 전쟁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북극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생각을 못 해본 문제인데, 그 부분도 짚어 주셔서 대단히 유익한 시간이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진행: 전재성_EAI 원장;서울대학교 교수.
■ 대담: 조은정_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
■ 담당 및 편집: 임재현_EAI 연구원
문의: 02 2277 1683 (ext. 209) | jhlim@eai.or.kr
영상 스크립트
네. 첫 번째 질문 드리겠습니다. 북극은 우리에게 굉장히 먼 존재처럼 느껴졌었는데요. 지난번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사태 이후로 북극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고, 기후 변화로 북극이 매우 중요한 선박 항로가 된다는 사실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과연 북극이라는 것이 한국의 국익과 우리 외교에 어떤 중요성을 주고 있는지, 한국은 그 속에서 어떠한 위치에 있는지 여쭤보겠습니다. 한국은 왜 북극 전략이 필요할까요? 한국은 비북극 국가인데, 북극 국가인 다른 나라들과는 어떤 차별성을 가질 수 있을까요?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치와 북극의 중요성
우리에게 북극이란 어떤 의미가 있는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북극으로 가는 길에 동해가 있습니다. 부산에서 출발하여 동해를 지나 베링해로 가면, 동쪽과 서쪽으로 북극해를 갈 수 있는 갈림길이 나옵니다. 다시 말해, 동해는 북극해로 가는 가장 남쪽의 관문입니다. 그런데 그 동해가 안전을 보장받지 못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지금의 호르무즈처럼 쇼크 포인트가 될 것입니다. 만약 북극이 열려서 지금처럼 운항할 수 있다고 해도 안전이 보장되지 않으면, 동해를 지나 베링해를 거쳐 북극해로 가는 것이 사실상 어렵다는 뜻입니다. 이것은 기후·환경 문제가 아니라 경제성의 문제도 아니고, 정치·안보적으로 풀어야 하는 문제입니다. 그런데 그 중심에 한반도가 있습니다.
그리고 한국은 그러한 역할을 자임하고 싶어 하는 나라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왔고 역할이 주어진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런 문제를 같이 고민해 봤으면 좋겠습니다. 네. 우리 부산은 세계 물동량으로 보면 상하이, 싱가포르에 이어 세계 5위권의 물동량을 가진 중요한 도시입니다. 거기서 출발해서 동해를 거쳐 북극으로 가기 때문에 한국이 매우 중요해 보입니다. 많은 지점에서 북극 항로는 단순히 경제나 기후의 문제뿐만 아니라 안보 문제이기도 합니다. 그렇게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 면에서 아까
주요국의 북극 전략 비교 분석
북극 국가라고 말씀하셨는데, 북극 국가들은 모두 북극 전략을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주요 국가들의 북극 전략은 무엇인지, 우리는 북극 전략이라는 것을 가지고 있는지, 앞으로 이것을 어떻게 해 나가야 하는지에 대해 여쭤보겠습니다. 북극 안보 전략 연구원에서는 북극 안보 포럼을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있습니다. 전통적으로 러시아는 국내 문제로서의 북극을 다뤄왔습니다. 즉, 경제와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한 일종의 북극 전략이었던 것입니다.
이에 비해 미국의 북극 전략은 처음에는 환경 보존, 그다음은 자원 개발, 지금은 안보 문제로 비화되는 느낌입니다. 그러면서 매우 오랫동안 접근할 수 없었던 북극이 평화주의와 예외주의라고 불리는 국제 규범에서 이제는 더 이상 예외주의는 없다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혹은 그전에 조지아 침공을 계기로 유럽에서 러시아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북극도 관리해야 한다는 위협 인식이 보편화되었습니다. 빙하가 녹으면 태평양을 거쳐 우리에게 즉각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유럽 국가들의 인식입니다. 그래서 인도·태평양 전략과 비슷한 시기에 북극 전략들이 다수 나왔는데, 그 지역의 특수성을 감안했을 때 대전략에 초점을 맞춘 북극 전략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물론 유럽도 마찬가지로 환경주의가 매우 중요한 의제이긴 하지만, 대전략이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매우 중요한 주제로 부각되었고, 특히 말로만 회자되던 나토(NATO)의 북극 사령부가 2024년 2월을 기점으로
매우 구체화되기 시작했다는 것은 스웨덴과 핀란드가 가입하고 난 뒤 북방 영토가 완성되면서 이루어질 수 있었던 유리한 조건입니다. 이에 비해 중국은 북극권 국가가 아닙니다. 스스로를 근북극 국가라고 칭하며, 작년에는 러시아의 양해를 얻어 북극해를 횡단하여 로테르담에 도착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올해는 LNG선이 가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런데 생각을 해보면 중국은 동해를 통한 접근권을 가지려고 항상 노력해 왔습니다. 한반도를 지나야만 북극으로 들어갈 수 있는 지정학적 불리함을 극복하고자 매우 노력하고 있는데요. 이 부분은 북극 포럼 3차에서 다뤄질 예정입니다.
한국의 북극 전략: 기회와 딜레마
한국이 중국이 통과하는 관문에 있는 매우 중요한 지정학적 위치라는 점도 흥미롭습니다. 근북극 국가라는 개념도 새롭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좀 와닿기도 합니다. 그런 면에서 한국에게 북극 전략이라는 것이 어떤 기회가 될 수 있을까요? 국가 전략의 중요한 일부가 될 수 있을지, 그런 점들을 말씀해 주시죠. 이게 아직까지는 양면적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경제·안보 부분에서 먼저 말씀드리겠습니다. 이 부분에서는 상당한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러시아든, 미국이든, 캐나다든, 북유럽이든 북극을 가지고 있습니다. 8개 국가가 북극 이사회에 가입되어 있고, 그 외 더 많은 국가들과 원주민들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이런 다양한 구성원들이 공통적으로 필요로 하는 것이 있다면, 험한 날씨와 매우 힘든 환경에서 생존을 가능하게 하는 인프라입니다. 일단 전기 에너지가 필요한데요. 이것을 개발하고 시설을 만들고 운영하는 것이 한국이 매우 특화된 분야입니다. 그리고 운항에 있어서도 잘 아시다시피 조선이라든지 설계라든지 이런 부분에서 한국이 매우 잘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들 국가들에서 문의가 매우 많이 들어오고 있고요. 그런 부분에서는 한국에게 기회가 있는 것 같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안보 중에서도 다양한 안보가 있지만, 군사·외교 안보를 보면 이 부분은 아직까지 판단하기 좀 어려운 부분이 있는 것 같습니다.
국방부에서도 아직 갈피를 못 잡았지만, 사실상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규범 거버넌스 참여 정도가 아닐까라고 현실적으로 말씀하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해서 배는 만들어 주고 우리는 배를 탈 권리는 없나요? 우리 배를 타지 않을 생각인가요? 이 문제는 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적어도 꿈은 꿀 수 있을 것 같은데요. 그 꿈의 크기에 따라서 우리가 북극에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어디까지 우리의 안보 스펙트럼을 넓힐 수 있는지는 좀 따져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 부분에서는 기회이자 위기가 잠재되어 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호르무즈 위기와 북극의 부상
마지막으로 지금 이 시간에도 아직 전쟁이 진행 중인데요. 한국의 경우는 사실상 육상 운송으로 해외 운송을 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대부분 해상 운송으로 이루어집니다. 그리고 말씀하신 것처럼 유럽에 대한 해상 운송로도 대부분 수에즈 운하와 아프리카를 거쳐 가는 것으로 되어 있는데요. 호르무즈 해협 폐쇄 문제가 불거지면서 북극의 중요성 같은 것이 다시 좀 떠오르는 것 같습니다. 요즘 국제 정세 전반에서 이란 전쟁이 북극의 중요성을 앞으로 더 중요하게 만들지, 과연 수에즈 운하라는 한계를 극복하고 호르무즈의 대안이 될 수 있을지, 아니면 여전히 또 다른 문제가 있는지에 대한 말씀도 함께 듣겠습니다.
호르무즈 위기를 계기로 북극이 떴다는 것은 매우 역설적인데요. 사실 너무 다른 지역인 것 같지만 지정학적으로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둘 다 한쪽은 열정이었는데요. 사그라드는 열정이고 다른 지역은 지정학적 열정임에도 불구하고 매우 오랫동안 얼어 있는 동토였습니다. 그런데 그 지정학적 가치가 지금 교환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단순히 해운 물류나 에너지 문제뿐만 아니라 인도·태평양 전략이 나온 이후 미국에서 북극 전략이 나왔다는 것은 다음 스텝으로 미국이 북극을 바라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러시아가 북극을 어떻게 바라보든 간에 러시아를 바라보는 미국의 인식이 변화하고 있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문제인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모든 지정학적 인식은 자신의 전략적 필요성에 의해 규정되는데, 지금 미국이 내놓고 있는 최신 전략서들을 보면 지역 규정과 자신의 이익 규정에 분명한 변화가 보이거든요. 그런
북극의 지정학적 가치 변화와 러시아의 시대
측면에서 중동에 있었던 미국의 이익이 회수되는 느낌인 반면, 북극에 대한 이익은 우주군 창설과 함께 확대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쇄빙선 수주를 낸 것도 분명히 그렇고요. 알래스카 개발에 대해서도 심도 있는 논의를 했습니다. 그런 부분을 고려하자면 저는 넥스트 호르무즈는 북극이 아닐까라고 감히 말씀드리고 싶고, 나아가자면 러시아의 시대가 올 수도 있다고 감히 또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이 빙하가 녹으면서 러시아의 동토층이 모두 쓸모 있는 땅이 되고 부동항이 생기게 된다면, 해양으로 대륙으로 육로와 해양 바닷길이 모두 열리는 상황에서 예전의 맥킨더 타입의 러시아 봉쇄는 더 이상 통하지 않거든요. 그런 점에서 이번 호르무즈 해협 봉쇄 사건은 어쩌면 러시아의 시대를 앞당기는 데 일조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오늘은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의 조은정 박사님을 모시고 북극을 둘러싼 국제정치적인 시각으로 분석을 해 보았습니다. 또 한국에게 어떤 기회가 있는지, 국가안보전략연구원에서 북극 포럼을 진행 중이신 것 같습니다. 앞으로 진행되면서 그 이후의 토론 내용들을 들으러 오겠습니다. 특히 이란 전쟁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북극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생각해보지 못한 문제였는데, 그 부분도 짚어주셔서 대단히 유익한 시간이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