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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과 세계] 미국-이란 전쟁이 바꾸는 세계질서와 한반도의 미래

분류
멀티미디어
발행일
2026년 3월 31일
관련 프로젝트
북한 바로 읽기(Global NK Zoom & Connect)

편집자 주

박원곤 EAI 북한연구센터 소장(이화여대 교수)은 미국-이란 전쟁이 UN 헌장 원칙을 위반한 예방 전쟁의 성격을 띤다고 분석합니다. 박 소장은 자유주의적 국제질서가 훼손되고 세계가 무질서로 향할 수 있다고 경고하는 한편, 이란의 수평적 확산 전략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트럼프의 아킬레스건을 겨냥하고 있으며 북한이 이를 벤치마킹할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아울러 저자는 한국이 미국의 인도태평양 역할 확대 요구와 동맹 신뢰 균열을 어떻게 관리할지가 핵심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고 전망합니다.

[0320] 북한과 세계.jpg
[0320] 북한과 세계.jpg

YouTube 링크 : https://www.youtube.com/watch?v=zzCMOnDao9M

영상 스크립트

자유주의 국제 질서가 훼손되고, 한국은 미국의 적극적인 개입 압박을 받을 가능성이 커진다는 우려가 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박원곤의 북한과 세계입니다. 오늘은 지난번에 이어서 이란 전쟁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현재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습하고 이란이 반격하면서 전장의 범위가 이란을 벗어나고 있습니다.

이 상황을 중동 전쟁으로 규정하기는 아직 애매하므로, 현재로서는 이란 전쟁이라고 부르겠습니다. 오늘 녹화는 3월 20일에 진행되며, 전황이 빠르게 변하고 있어 영상 시청 시점에는 상황이 달라져 있을 수 있습니다. 전쟁 자체보다는 이란 전쟁이 갖는 의미, 세계 질서에 미치는 영향, 그리고 한반도에 미치는 영향을 중심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현재 전황은 분명히 확전되고 있으며, 단기전으로 끝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해석이 어렵지만, 전쟁을 수행하는 해커스 국방장관은 이번 전쟁이 단기전이며 지상군 파견이나 체제 전환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번 전쟁의 목표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탄도 미사일 능력, 즉 초기 전쟁 수행 능력을 타격하고, 핵무기 개발에 필요한 군수 시설을 파괴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두 가지 변수가 발생했습니다. 첫째는 하메네이의 뒤를 이을 최고 지도자로 강경파인 모스타파 하메네이가 선출되었다는 점입니다. 그는 미국에 일방적인 항복과 배상금 지급을 요구하며 공습 중단을 촉구했습니다.

만약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이란은 레바논의 헤즈볼라, 가자지구의 하마스, 후티 반군, 이라크 시아파 민병대 등 자신이 운영하는 프락시들을 동원하여 전선을 넓히고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겠다고 위협했습니다. 실제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진행되면서 문제가 발생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전쟁에서 승리했다'고 선언했습니다. 그러나 모스타파 하메네이의 강경 메시지와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인해 전쟁은 제2 국면으로 접어들었습니다.

이란은 미국의 아킬레스건을 정확히 겨냥하고 있다고 판단됩니다.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 유가가 상승하여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치적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수입하는 원유의 1% 미만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다고 주장했지만, 이는 사실과 다릅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인해 세계 원유 가격이 상승하고 있으며, 이는 미국 내 기름값과 가스값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현재 미국 주 평균 가스값은 갤런당 3달러 80센트를 넘어서고 있으며, 이는 전쟁 초기의 2달러 50센트에서 70센트보다 크게 오른 것입니다. 가스값이 4달러, 4달러 50센트까지 오르면 미국민들의 체감 경제에 큰 영향을 미쳐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도가 하락할 수 있습니다. 이란은 이러한 점을 이용해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트럼프 대통령의 아킬레스건을 건드리고 있습니다.

이란 전쟁의 의미와 세계 질서에 대한 영향

이제 이 전쟁이 세계 질서와 한반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 자유주의 국제 질서가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자유주의 국제 질서는 1945년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이 주도하여 구축한 질서입니다. 당시 프랭클린 D. 루스벨트 대통령은 강대국 간 협력 부족으로 전쟁이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 유엔을 창설했습니다. 유엔은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미국, 소련, 중국, 프랑스, 영국)이 세계 경찰 역할을 하며 전쟁을 방지하는 것을 핵심 목표로 삼았습니다. 이것이 자유주의 국제 질서의 중요한 부분을 구성합니다. 유엔은 다자 기구를 통해 힘에 의한 현상 변경 반대, 법치 중시, 자유 무역, 인권 향상 등을 추구합니다. 특히 유엔 헌장 2조는 모든 회원국이 국제 관계에서 타국의 영토 보전이나 정치적 독립에 대해 무력의 위협이나 사용을 삼가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는 직접적인 공격을 받지 않는 한 군사력 동원이 제한된다는 의미입니다. 따라서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은 이러한 원칙을 훼손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2주 안에 미국을 공격할 임박한 위협(imminent threat)이 있다고 주장했지만, 이는 사실과 다릅니다. 이란의 핵 개발 의지에 대한 논란은 있지만, 북한과 달리 이란은 아직 핵무기를 개발하지 못했습니다. 우라늄을 60%까지 농축하여 450kg을 보유하고 있다는 보도가 있지만, 핵무기급 물질 생산을 위해서는 90% 농축이 필요하며, 이를 핵무기로 만드는 단계까지는 이르지 못했습니다. 또한, 이란은 미국 본토를 공격할 장거리 탄도 미사일 능력도 갖추지 못했습니다. 북한과 같이 핵무기를 탑재한 장거리 탄도 미사일을 보유한 상황과는 거리가 멉니다. 따라서 이란의 위협이 임박했다는 주장에 상당한 의구심이 있으며, 켄트 대테러 국장 역시 임박한 위협으로 평가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자유주의 국제 질서의 기본 원칙과 명백히 어긋나는 것입니다.

또한, 이란은 2026년 2월 26일과 27일 오만의 중재로 제네바에서 핵 협상을 진행 중이었으며, 3월 초 추가 협상이 예정되어 있었습니다. 협상 중간에 공격이 이루어진 것입니다. 자유주의 국제 질서는 힘에 의한 현상 변경을 반대하고 외교적 수단을 우선하며, 자위권 발동은 적의 공격 시에만 가능하다고 규정합니다. 이러한 규칙이 지켜졌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더 큰 문제는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미국이 이러한 질서를 훼손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는 루스벨트가 유엔 창설 시 거부권까지 부여하며 부여했던 역할과 반대되는 상황입니다. 미국뿐만 아니라 러시아 역시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여 전쟁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유엔의 기능은 이미 상당 부분 약화되고 형해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있습니다.

미국의 과잉 팽창 가능성과 세계 질서의 무질서화

둘째, 미국의 과잉 팽창 가능성입니다. 미국은 2001년부터 시작된 테러와의 전쟁으로 20년간 어려움을 겪었고, 바이든 행정부의 아프가니스탄 철수는 급작스럽게 이루어져 협력자들의 안전 문제를 야기했습니다. 이는 미국의 과잉 팽창을 줄이고 선택과 집중을 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줍니다. 이는 중동에서의 발을 빼겠다는 분명한 의지를 나타냅니다. 셰일가스 혁명 이후 미국의 중동 원유 의존도가 낮아졌고, 인도 태평양 지역의 중국 견제에 집중하려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 전쟁으로 미국은 다시 중동에 개입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할 수 있습니다. 또한, 유럽에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계속되고 있고, 인도 태평양 지역의 한반도와 대만 해협 문제도 존재합니다. 미국이 여러 지역에 동시에 개입할 능력과 의지가 있는지 의문입니다. 이러한 상황은 미국이 어느 지역에서도 전쟁을 끝내지 못하는 패권국의 모습으로 비춰질 수 있으며, 도전국들이 현상 변경의 기회로 오판할 가능성을 높입니다. 이러한 흐름이 강화되면 세계 질서는 다극화보다는 무질서로 갈 가능성이 큽니다. 미국의 빈 공간을 채울 대안적 국가나 질서가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중국과 러시아가 미국이 제공했던 규범, 제도, 공공재를 대체할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미국 초강대국의 힘이 분산되면 안정된 다극화 질서보다는 무질서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며, 힘의 공백이 발생하고 각 지역의 분쟁과 연결되어 연쇄 위기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란의 수평적 확산 전략과 북한의 벤치마킹 가능성

셋째, 이란이 구사하는 수평적 확산 전략입니다. 약한 국가는 강대국과 1대1로 싸울 수 없으므로, 정면 대결 대신 전장을 주변으로 확장하는 수평적 확산 전략을 사용합니다. 이란은 공습 후 이스라엘뿐만 아니라 걸프 지역 전역의 미군 기지, 항만, 공항, 호텔 등을 공격했습니다. 송유관 및 정유 시설 일부도 공격 대상이 되었으며, 최소 9개국 이상이 전장으로 끌어들여졌습니다. 두바이와 도하 상공에서 요격 미사일이 날아가는 모습이 관측되었습니다.

이 전쟁은 더 이상 이란과 이스라엘만의 문제가 아니며, 걸프 경제, 글로벌 에너지 시장, 보험 및 투자 심리까지 흔들고 있습니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통해 유가를 올리고 트럼프 대통령의 국내 정치적 지지를 흔드는 전략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수평적 확산은 전쟁의 이해 당사자를 기하급수적으로 늘려 미국과 동맹에 부담을 가중시키는 전략입니다. 이는 북한도 유사하게 사용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북한 역시 미국과 1대1로 싸워 이길 수 없으며, 한미 동맹을 고려할 때 유사시 전장을 한반도에 국한하지 않고 일본과 일본 내 미군 기지 등으로 평화적 확전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란의 효과적인 수평적 확산 전략 활용 사례는 북한에게 학습 효과를 줄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됩니다.

한미 동맹의 책임 분담 요구와 동맹 신뢰 균열 가능성

마지막으로 한미 동맹 차원에서 동맹 정치의 필요성과 균열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미국은 한국을 비롯한 동맹국들에게 책임과 분담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호르무즈 해협 파병 문제에 대해 한국, 일본, 중국, 영국, 프랑스 등 여러 국가에 참여를 요청하고 있으며, 일본에는 군함 파병을 요구하는 메시지가 전달되었습니다. 이는 동맹국의 책임과 비용 분담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입니다. 트럼프 행정부 시절 방위비 분담금 증액 요구와 관세를 통한 경제적 부담 압박이 강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한국의 입장에서 우려되는 점은 인도 태평양 지역에서의 역할 확대 요구입니다. 중국 견제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도록 압박받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한국은 일차적으로 북한 위협에 대응하지만, 미국은 한국의 역할을 인도 태평양 안정 기여로 확대하길 원합니다. JB 어브람슨 주한미군 사령관도 한국이 인도 태평양 안정에 기여할 능력과 경험, 전략적 위치를 갖고 있다고 언급하며, 북한 위협 외에 중국 견제 역할 확대를 요구했습니다.

이번 전쟁을 통해 이러한 요구는 더욱 강해질 것입니다. 동맹 내부에서는 미국의 전쟁에 언제까지, 어디까지 동참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동맹이 안보의 울타리가 아니라 지속적인 요구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향후 동맹에 대한 신뢰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느낍니다. 결론적으로, 이란 전쟁은 단순한 중동 분쟁을 넘어 전후 세계 질서를 흔드는 사건이 될 수 있습니다. 강대국은 규범을 약화시키고, 약소국은 전쟁을 수평적으로 확산시키며 대응하는 상황이 지속되면, 안정적인 다극화가 아닌 무질서한 세계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한반도 역시 이러한 상황의 직접적인 당사국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한국은 동맹 안보 전략과 위기 관리 방안을 재고해야 할 시점입니다. 시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저자: 박원곤 (동아시아연구원 북한연구센터 소장, 이화여자대학교 북한학과 교수)


■ 담당 및 편집: 임재현 (EAI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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