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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obal NK 논평] 9차 당대회의 배경과 의미: 적대적 남북 공존관계 영구 정착을 위한 발판의 안정화 및 공고화

분류
논평이슈브리핑
발행일
2026년 3월 17일
관련 프로젝트
북한 바로 읽기(Global NK Zoom & Connect)

편집자 주

박형중 독립 북한 연구가는 북한 9차 당대회의 거시 구조적 배경과 남북 간 영구적 적대 공존관계의 정착 전략을 분석합니다. 저자는 북한의 핵 능력이 단순한 안보 수단을 넘어 국가 정체성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으며, 이로 인해 남북의 장기적인 적대적 공존이 완전히 구조화되었다고 설명합니다. 박 박사는 북한의 '적대적 2국가론'이 내부의 체제 취약성을 덮기 위해 고도의 대남 적대성을 유지하려는 전략임을 지적하며, 한국 사회가 기존의 대북 전략 사고를 시급히 갱신해야 한다고 제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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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lobal NK Zoom&Connect 원문으로 바로가기

9차 당대회의 의미는 두 가지이다. 첫째, 8차 당대회 기간 중에 골격이 잡힌 북한의 미래 대전략 즉 남북간 영구 적대적 공존관계 정착 전략의 기본틀을 재확인한 것, 둘째, 8차 당대회 개최 시기와 비교할 때, 북한의 장기 대전략을 추진하는 데 있어서의 역량과 체계가 안정화되고 공고화되었음을 토대로 앞으로 5개년 동안 정책 과제를 제시한 것이다.

이 글은 9차 당대회 개최의 거시 구조적 배경이 되는 바의 다섯 가지 사항을 분석한다. 첫째, 북한이 국제정치를 보는 세계관은 강경 구조적 현실주의에 입각하고 있다는 것, 둘째, 핵능력의 전략적 의미가 안보 수단에서 정권 정체성의 기축으로 변화한 것, 셋째, 북한 핵능력의 고도화는 구조적으로 남북간 장기 적대적 공존을 야기한다는 것, 넷째, 적대적 2국가론은 남북격차의 지속적 확대가 야기하는 북한의 대내 안보 위협을 막기 위한 것, 다섯째, 앞으로 상당히 오랜 기간 동안 남북관계의 특징은 양측간 고도 군비에 기반한 억제 균형, 취약한 위기안정성 및 북한의 고도 대남 적대성에 입각한 영구적인 적대적 공존관계라는 것이다.

강경 구조적 현실주의 국제정치 세계관

2017년 이래 핵능력 증가는 북한의 강경 구조적 현실주의 세계관을 강화시켰다. 즉 세계는 위험스러우며, 강한 국가가 약한 국가를 지배하며, 신뢰나 협약이 아니라 힘만이 생존을 보장한다. 힘이 있으면 적대국들이 북한을 존중하지만, 취약성은 압박 또는 공격을 초래한다는 것이다. 2017년 ‘국가핵무력완성’을 선언한 이후 북한은 누구에 의존하거나 누구의 약속 준수 여부에 기대지 않고 오직 자력으로 자신의 안보를 보장하게 되었다. 2017년 ‘핵무력완성선언’ 직후인 2018-2019년 사이 북한은 특히 미국, 그리고 중국과 러시아 그리고 한국과의 정상외교를 실현할 수 있었다.

강경 구조적 현실주의 세계관으로부터 일련의 전략 원칙이 도출된다. 첫째, 핵무기를 포기해서는 안된다. 북한을 둘러싼 적대환경 전체가 소멸할 때만 핵무기를 포기할 수 있다. 즉 핵무기는 영구적 보험이다. 둘째, 외교는 단기적 이득 획득을 위해서만 추구된다. 협상이 적대국들과의 관계를 영구적으로 변화시킬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강대국들과의 협약이나 약속을 신뢰해서는 안된다. 셋째, 필요하다면 먼저 공격한다는 것을 과시한다. 그 목적은 적대국들을 예방적으로 겁박하여 그들이 위험스러운 군사 행동을 취하는 것을 사전에 저지하기 위한 것이다. 넷째, 북한 사회의 정치적 일치단결을 유지해야 한다. 북한 지도부가 보기에 바깥 세계가 적대적이기 때문에, 국가를 약화시킬 수도 있을 내부 분열을 저지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정보를 통제하고, 사상단결을 강조하며, 외부 국가들을 위협으로 설정한다. 다섯째, 적대국들과의 숙적관계가 매우 오랫동안오랜 동안 지속할 것이다. 따라서 장기 군사 계획을 세우며, 전략 기술들에 투자하고 국가 방위를 중심으로 당-정 기구를 조직해야 한다. 즉 조만간 남북 화해가 성립할 것을 기대하지 말고, 그 대신, 수십년에 거친걸치는 거칠은 공존에 대비해 준비를 갖추어야 한다.

핵능력의 전략적 의미 변화: 안보 수단에서 정권 정체성으로

핵개발 초기 단계에서 북한 핵무기는 정권을 보호하는 수단이었다. 핵무기보다 정권이 선행하여 존재했고, 핵무기는 정권을 방어하는 도구 차원에 획득되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핵 프로그램은 국가에 깊숙히 내장되었다. 핵무기를 건설하자면 엄청난 국가적 노력이 필요했다. 이러한 노력은 과학자와 공학자, 군사조직들, 산업 분야, 정치적 위세, 국가적 자원을 필요로 했다. 핵무기 획득 노력이 수십년 진행되면서, 핵 프로그램은 국가 제도 체계의 일부가 되었다. 즉 핵 프로그램을 위한 대규모 관료체가 등장했고, 정치적 정당성이 핵무기 획득과 연계되게 되었고, 국가적 자부심이 핵전략 능력과 연계되게 되었다.

이러한 과정이 심화하면, 정권과 핵 능력 간의 관계가 변화한다. 핵무기는 단순한 안보 수단이 아니라 국가의 정체성과 구조의 일부가 된다. 국가는 스스로를 핵 국가로 개념정의한다. 정권은 이제는 단순히 핵 무기에 의해 보호되는 것이 아니라, 핵국가라는 정체성을 중심으로 조직되어 있다. 국가적 자부심과 주권은 핵능력과 연계되고 있으며, 군사전략, 기관 및 제도, 사상이 이러한 핵국가 지위를 중심으로 돌아간다. 핵 무기가 단순히 안보수단이었을 때, 핵무기가 협상대상이 될 수 있었다. 그러나 핵무기가 정치 체제를 개념정의하는 경우, 핵무기의 포기는 국가의 전체 정체성을 변경시키는 것과 같은 상황으로 인식된다. 핵무기 포기는 위세 상실, 주권 상실, 전략적 취약성, 정치적 굴욕으로 인식되게 된다. 핵 무기 감축은 설령 지도자가 그것을 원하더라도 국내 기관들의 이해관계와 국가의 정당성 서사는 그 실행을 어렵게 한다.

핵능력이 국가 정체성을 규정하는 바의 관계정립 사례들 중에서 북한의 경우는 특별하게 강력한 사례이다. 첫째, 북한은 수십년 동안 제재와 외부 압력에 시달렸다. 그럼에도 핵 프로그램은 살아남았다. 이는 핵능력이 생존을 보장한다는 믿음을 강화시켰다. 둘째, 남북한 국력은 여전히 심각히 비대칭적이다. 한국은 북한보다 경제적으로 강력하며, 기술적으로 현저히 앞서있고, 강력한 동맹국의 뒷받침을 받는다. 핵 무기는 이러한 불리한 형세를 보정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이는 핵무기의 불가결성을 인식시킨다. 셋째, 정치적 정당성의 문제이다. 핵능력 성취는 성공적 지도력의 증표, 국가적 강함의 징표, 기술적 성취의 증거이다. 즉 국가 또는 개인 정치지도자의 통치정당성과 핵개발 프로그램의 성공이 연결되어 있다. 넷째, 제도상의 내재화이다. 국가의 전 부문이 미사일 개발, 핵 공학, 전략무기 지휘를 중심으로 돌아간다. 이러한 기관과 제도들은 핵체계 보존에 강한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다.

핵능력이 안보수단으로부터 국가 정체성과 제도체계의 일부로 되는 과정은 김정은 집권 이후 점진적으로 강화되었다. 이와 관련 주요하게 다음과 같은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2011년 12월 김정일 사망후, 북한은 그의 최대업적으로 핵개발과 인공위성 실험을 들었다. 2012년 헌법 서문에 핵보유를 명기했고, 2013년 자위적 핵보유국 법령을 제정했다. 2017년 ‘국가핵무력완성’을 선언하고 전략국가론을 제기했다. 뒤이어, 2022년 핵무력법은 핵보유국 지위의 불가역성과 핵무기 사용조건을 명문화했고, 2023년 헌법은 핵무력정책을 명기했으며, 2026년 9차 당대회는 핵보유국 지위가 불가역적이라 선포했고 동시에, 총비서 추대를 정당화하는 김정은의 공적으로 “어떤 침략 위협에도 주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고 어떤 형태의 전쟁에도 만반으로 준비된 혁명적 무장력을 건설”한 것을 언급했다.

북한 핵능력 고도화 그리고 남북간 장기 적대적 공존의 구조화

2017년 ‘국가핵무력완성’으로 상징되는 바의 북핵 능력의 고도화가 의미하는 것 중의 하나는 만약 한반도에서 전면전쟁이 발발한다면, 그것은 핵전쟁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이는 남북에 공히 재앙적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따라서 남북 어느 측도 전면전을 시작하는 데서는 극도로 조심스러울 것이다.

이러한 상황은, 북한의 안보구도에는 중대한 변화를 발생시켰다. 첫째, 정권 생존이 더욱 안전해졌다. 둘째, 침략당할 개연성이 극도로 낮아졌다. 셋째, 무력 통일은 비현실적이 되었다. 넷째, 더 강한 적대국들을 독자적으로 균형잡을(balance) 수 있다.

그러나 변하지 않은 것도 있다. 남북한 사이의 군사적 정치적 갈등은 지속한다. 군사적으로 남북은 전면전쟁 즉 핵전쟁은 너무 위험스러워 회피하지만, 그 문턱 아래에서 경쟁을 지속한다. 상대방이 재앙적 핵 전쟁을 회피할 것이라 기대하는 상황은 오히려 적대 양측 사이에 제한적 갈등의 발생을 용이하게 만들 수 있다. 정치적 갈등도 지속한다. 남북 숙적관계의 배경이 되는 정치문제가 온존하기 때문이다. 남북은 정치체제, 동맹관계, 이데올로기, 남북 두 국가의 정통성 문제, 역사관련 서사 등에서 상대방의 존재를 부정하는 바의 메울 수 없는 깊은 간극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문제들이 남북간 화해를 극도로 어렵게 만들며, 따라서 남북관계는 계속 적대적일 수 밖에 없다.

전쟁은 너무 위험스럽고 화해는 너무 어려운 상황, 이러한 구조화된 상황은 남북의 숙적관계를 영구적인 것으로 만든다. 남북 양측은 상대방이 영구적으로 적대적으로 생존할 것이라 간주하면서, 무기한 지속되는 숙적관계를 관리하기 위한 준비를 하게 된다. 이는 남북관계가 장기 적대적 공존관계로 정착함을 의미한다. 남북은 화해하지 않지만 전면전쟁도 회피하는데, 이러면 남북관계는 긴장이 존재하지만 안정된 관계로 정착한다.

남북한의 지도부가 남북 숙적관계가 장기적으로 지속할 것으로 판단하게 되면, 이러한 전망을 중심으로 내부 제도체계가 개편되기 시작한다. 북한은 장기 핵 독트린 하에서 전략 미사일 전력을 준비하며, 국방력 건설 중심으로 경제 구조화를 해간다. 또한 군사 조직이 확장되고, 보안 기관의 영향력이 높은 수준에서 유지되며, 국가 정체성 서사가 외부 위협을 강조하며, 국방산업은 경쟁의 지속을 원하게 된다. 이러한 내부 제도 체계는 숙적관계의 유지에 이해관계를 가진다. 시간이 지나면 이러한 내부 제도체계가 숙적관계를 재차 강화시킨다. 이는 남북 숙적관계의 체계를 더욱 안정화시키며, 역으로 변화시키는 것도 더욱 어렵게 만든다.

적대적 2국가론

북한의 핵능력 고도화는 전쟁 위험을 제거하지만, 남북간 적대적 정치관계를 해소하지 않기 때문에, 남북간 장기 적대적 공존을 구조적으로 초래한다. 적대적 2국가론의 제기는 여기서 한발 더 나간 것이다. 2017년 이전에도 남북간 정치적 차원에서 구조적 적대성은 존재했지만, 남북한은 때로는 협상을 통해 상호 관여하는 것이 가능했다. 북한이 핵억제력을 확보한 이후, 적대적 2국가론을 제기한 것은 남북한 사이의 정치차원의 태생적 구조적 적대성이 남북한의 격차 확대를 매개로 북한에게 불리하게 증폭되고 있는 것을 차단하고자 하는 극단적 조치이다.

북한은, 2023년 12월 당중앙위 8기 9차 전원회의 이후, 한국을 가장 적대적인 외국으로 공식 간주한다. 핵억제력은 북한이 한국에 흡수통일될 가능성을 제거했지만, 북한은 여전히 군사 이외의 대부분의 다른 측면에서 한국에 열세이며, 이러한 열세가 야기하는 대내안보위협을 극복할 전망은 존재하지 않는다. 적대적 2국가론은 핵무기가 보장해주는 군사적 안보를 배경으로, 한국에 대한 적대성 고양 그리고 완전 단절을 통해 한국의 점증하는 우세가 야기하는 대내정치안전 위협을 예방적으로 제거하는 전략 요소이다. 북한은 어차피 불가능하게된 통일추구를 포기하는 대신, 한국과 적대성에 토대를 둔 장기 공존을 추구한다. 한국을 적대적 외국으로 상정하는 바의 전략적 재설정은 북한이 한반도에서의 안보와 외교에서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그런데 북한의 적대적 2국가론은 한국에 대한 일회적 적대성 선언으로 끝나지 않고, 남북간 적대성을 끊임없이 재생하고 재확인해야 하는 구조적 필요를 발생시킨다. 북한의 핵억제력 영구화 정책은 국제제재와 국제적 고립을 구조적으로 야기하고, 이는 앞으로도 남북간 격차가 지속확대할 것임을 약속한다. 즉 핵능력을 배경으로한 대남 장기 적대적 공존 노선은 남북한 격차확대가 야기하는 북한 내부정치의 취약성을 구조적으로 영속시키는 전략 노선이다. 적대적 2국가론의 제창은 북한이 이러한 내부 취약성의 구조적 강화를 대남 적대성 강화를 통해 보정하고자 하는 의도를 보여준다. 즉 대남 장기 적대 공존 노선 하에서, 북한 내부 정치 안정은 한국에 대한 적대성을 높은 수준에서 유지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 그런데 한국에 대한 적대성을 높은 수준으로 장기 지속시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이것이 가능하자면, 정보차폐와 대외단절 그리고 내부정치통제를 고도 수준에서 유지해야 하며, 주기적으로 대남 군사위기를 조장하거나 또는 한국의 북한 내부 침투교란 행위의 위험성을 조작해야 내야 할 필요가 등장한다. 그래야 대남 고도 적대성의 탈-카리스마화(de-charismatization) 또는 일상화(routinization)를 일정하게 막아낼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히나 북한의 신-세대에게 높은 수준의 대남 적개심을 유지시키는 것은 어려운 과제가 될 것이다.

결론

북한의 핵능력 획득 이후, 북한의 안보구도가 변화했다. 북한은 새로운 전략 상황에 대해 핵억제력의 강화 및 영구화 그리고 대남 적대성의 강화된 영구화라는 이중 전략으로 대응하고 있다. 9차 당대회는 이와 관련한 그간의 전략 노선을 재확인하면서 성과를 총괄하고, 새로운 단계 목표를 제시했다.

9차 당대회의 이러한 전열정비가 남북관계의 미래에 함축하는 바를 간략하게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한미 대 북한 간의 상호 핵 억제 상태 때문에, 전면 전쟁이 발생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그렇지만 둘째, 위기 안정성도 낮다. 북한의 고도 대남 적대시, 남북간 대화단절, 남북의 고도 준비태세, 북한의 선제 전술핵 공격체계, 양측의 선제타격 준비, 양측의 급속 보복 체계 등 위기안정성을 낮추는 요소는 풍부하다. 일단 위기가 발생하면 급격하게 확전될 위험이 크다. 셋째, 북한은 자신의 핵억제력이 한미의 기술발전에 의해 상대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그리고 대남 적대성 유지를 위한 목적에서 군비 개선을 지속하고 주기적으로 대남 도발을 자행할 개연성이 높다. 넷째, 북한의 핵억제력 영구화 노선은 장기적으로 유지될 개연성이 높으며, 따라서 그와 불가분 결부되어 있는 적대적 2국가 노선도 장기적으로 유지될 것이다. 다섯째, 앞으로 남북관계는 북한의 적대적 2국가론 때문에 고도로 군사화된 억제 균형(highly militarized deterrence equilibrium)에 기반한 적대적 공존을 벗어날 수 없다. 평화는 유지될 것이지만, 그 평화는 양측간 고도 군비에 기반한 억제 균형, 취약한 위기안정성 및 북한의 고도 대남 적대성에 입각한 적대적 평화이다. ■

■ 박형중_독립 북한 연구가.

■ 담당 및 편집: 이상준_EAI 연구원, 오인환_EAI 수석연구원
    문의: 02 2277 1683 (ext. 211) | leesj@eai.or.kr

첨부파일

  • 박형중_9차 당대회의 배경과 의미_260317_GlobalNK논평.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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