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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obal NK 논평] 미국의 이란 공습과 북미 접촉설을 둘러싼 전망

분류
논평이슈브리핑
발행일
2026년 3월 6일
관련 프로젝트
북한 바로 읽기(Global NK Zoom & Connect)

편집자 주

박인휘 이화여자대학교 국제대학원장은 최근 트럼프 행정부의 이란 공습이 북미 관계와 한반도 문제에 미칠 파장을 다각도로 전망합니다. 저자는 미국의 군사적 개입을 목격한 북한이 생존을 위해 핵무력에 더욱 집착할 가능성과, 이를 역으로 대미 협상력을 높이는 기회로 삼을 가능성이라는 두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합니다. 박 원장은 다가오는 북미 고위급 접촉 가능성을 언급하며, 북한이 폐쇄적 노선에서 벗어나 한반도 평화와 통일로 이어질 수 있는 진지한 협상에 나서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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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lobal NK Zoom&Connect 원문으로 바로가기

1979년 2월 민심과 동떨어진 입헌군주제를 고집하던 팔레비 왕조가 이란 시민들에 의해 무너졌고, 루홀라 호메이니가 이끈 이란 혁명의 성공으로 지금의 이란 이슬람 공화국(I.R.IRAN)이 들어섰다. 1968년 프라하의 봄에서 출발한 글로벌 민주화 운동이 아르헨티나와 칠레로 상징되는 남미 지역은 물론이고 중동에도 상륙한 것이다. 바로 사무엘 헌팅턴이 설파한 ‘제3의 물결’이다. 보이지는 않지만 매우 강력했던 민주화의 물결은 동아시아 지역에서도 예외일 수는 없었다. 필리핀, 한국, 대만 등지에 민주주의 꽃을 피웠다. 20세기 후반 전 세계에서 전개된 민주주의 발전은 이렇게 거시적으로 서로 연결되어 있다. 이런 배경에서 일부 호사가들은 호메이니의 이란 혁명이 같은 해 10월 한반도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암살로 이어졌다는 다소 비논리적인 주장을 하곤 한다.

트럼피즘은 학술적이거나 객관적인 용어가 아니며, 통용되는 정의(definition)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대외 관계에 있어서 미국의 세계 경찰 역할을 비판하고 대외적 군사개입을 불필요한 비용 낭비라고 폄하하고 있다. 하지만 집권 2기에 들어선 트럼피즘의 실상은 정반대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국가안보를 위한다는 명분을 내세우긴 했지만,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로 편입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그린란드의 미국 장악 역시 미국과 세계의 안보를 위한다는 논리이다. 한발 더 나아가, 트럼프 행정부는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체포하기 위해 시간적으로는 짧았지만 매우 강력한 군사 작전도 마다하지 않았다. 최근의 이란 침공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 평소 주장하던 대외 군사개입 무용론과 동떨어져 있다. 미국이라는 세계적으로 거대한 영향력을 가진 국가의 입장에서 대외전략을 전개하다 보면 방향성과 내용이 얼마든지 수정될 수 있고, 또 필요하다면 근본적으로도 변화할 수 있다고 본다. 문제의 핵심은 트럼프 행정부의 이란 공습이 과연 한반도 문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우리 스스로 예측 가능한 전망을 제시할 수 있는가이다.

북한은 지난 2월 19일부터 25일에 걸쳐 제9차 당대회를 개최했는데, 당시 김정은 위원장은 “만일 미국이 공화국 헌법에 명기된 우리 국가의 현 지위를 존중하며 대조선 적대시 정책을 철회한다면 우리도 미국과 좋게 지내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직접 설명하면서 “조미(북·미) 관계의 전망성은 미국 측의 태도에 전적으로 달려있다”라고 공개적으로 언급한 바 있다. 듣기에 따라서는 미국을 향해 매우 적극적인 대화의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는 해석이 충분히 가능한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이란 공습과 관련해서는 미국 행정부에 대해서는 원론적인 차원에서 전쟁 행위라고 비난하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고 있다. 소위 권위주의 연대 국가인 중국과 러시아가 이란 사태에 대해 내놓은 대미 비난 내용과 비교하여 다소 낮은 수위라고 봐도 무방한 상황이다.

그렇다면 무엇보다도 이란을 둘러싸고 최근 중동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군사 사태에 대해서 북한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첫째, 표면적으로 생각해 보면, 과거 미국이 리비아, 시리아, 이라크를 상대로 전개했던 대규모 군사 행동에서 보듯이, 스스로 확보한 핵무력에 대해 더욱 강력하게 집착하게 될 것이다. 이란 공습을 통해 확인된 미국의 막강한 군사력이 두렵기는 하지만, 차제에 확보한 핵무력의 지위를 끝까지 고수한다면, 미국도 북한을 만만하게 보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다. 핵무력을 주장함으로써 국제사회로부터 각종 제재를 감수해야 했고, 야심차게 준비했던 다양한 경제발전 계획들이 자원의 부족으로 인해 번번이 실패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핵무력은 북한의 생존을 유지하게 만드는 가장 신뢰할 만한 수단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하고 있을 것이다. 더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공습의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핵협상 실패를 꼽고 있다. 미국과 이란 사이에서 핵협상을 중재했던 오만의 주장에 의하면, 미-이란 간 핵협상이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었다고 하니, 어느 쪽의 설명이 사실인지 정확하게 알 수는 없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트럼프 대통령 스스로 이란에 대한 대규모 군사 공격 전개를 위해서 핵협상 결렬은 충분한 이유가 된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는 점이다. 논리적으로 이러한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은 대북한 관계에서도 얼마든지 적용될 수 있다는 점을 북한 역시 너무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둘째, 북한은 본인들이 확보한 핵무력이 다양한 이용 가치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이란 사태를 통해서 절대로 핵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교훈을 얻기는 하겠지만, 동시에 북한의 핵은 미국을 협상 테이블로 불러들이는 유용한 수단이라는 점 역시 잘 알고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집권 2기에 들어 트럼프 대통령은 여러 차례에 걸쳐 북한을 Nuclear Power라고 공개적으로 지칭한 바 있다. 그런데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의 북한에 대한 이러한 핵보유 인정은 북한 핵이 협상용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을 때 가능한 일이고, 상황이 급변하여 트럼프 행정부가 북핵의 협상적 가치보다는 안보 위협적 측면을 강조하게 된다면, 이론적으로 이란에서 발생한 일이 북한에서 발생하지 말라는 보장이 없는 것이다. 물론 필자는 북한과 이란의 지정학적 차이, 북한 핵의 완성도, 북한과 중국 사이의 특수한 외교 관계, 한반도 분단 상황 등과 같은 요인으로 인해, 미국의 입장에서 이란 문제와 북한 문제는 근본적으로 서로 다르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최근 들어 국내외 언론을 통해 북한과 미국 사이의 ‘3말 4초’ 협상 가능성이 자주 언급되고 있다. 오는 4월 초 베이징에서 열리는 미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북한과 미국의 고위급 접촉이 실현될 수 있다는 전망에서 비롯되고 있는데, 고위급 접촉은 당연히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사이의 정상회담 가능성을 포함하고 있다. 현 시점에서 두 가지 시나리오를 생각해 볼 수 있다. 하나는, 이란 사태로 인해 북한으로 하여금 북한 핵이 가지고 있는 자위력 차원의 가치와 협상용 차원의 가치 중에서, 후자의 가치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만들어, 트럼프 대통령이 지속적으로 발신하는 대화의 손짓에 좀 더 적극적으로 호응하게 만들 수 있는 시나리오이다. 또 다른 시나리오는 전통적으로 북한은 국제 안보 위기를 자국의 생존 기회로 삼는 경향이 강했으므로, 이번에도 예외 없이 외교적으로 더욱 움츠러들어, 트럼프 대통령과의 협상에 응하기보다는, 북한 주민들의 사상을 단속하고 대외 관계에서 더욱 폐쇄적인 입장을 취하여, 지금까지 북한이 고수한 생존 전략에 더욱 집착하게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언제나 그러하듯, 북한의 행동을 정확하게 예측하기는 어려우나, 이 두 가지 시나리오 중에서 하나가 전개될 가능성은 매우 크다. 1979년의 이란 혁명이 제3의 물결이라는 글로벌 민주주의 흐름 속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사망으로 연결되었다는 다소 비약적인 분석에 비중을 두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최근 미국의 이란 공습과 연이은 중동 사태가 어떤 형태로든 한반도에 강한 임팩트를 가져오기를 기대해 본다. 그 결과 한국전쟁 이후로 대외 관계에 무거운 빗장을 걸었던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로 과거 전례가 없는 진지한 협상을 전개하길 희망하고, 그러한 협상이 궁극적으로 북한의 변화와 한반도 통일로 이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

■ 박인휘_이화여자대학교 국제대학원장.

■ 담당 및 편집: 이상준_EAI 연구원

    문의: 02 2277 1683 (ext. 211) | leesj@eai.or.kr

첨부파일

  • 박인휘_미국의 이란 공습과 북미 접촉설을 둘러싼 전망_260306_GlobalNK논평.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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