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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과 세계] 종전 기류 속 북러 관계의 향방

분류
멀티미디어
발행일
2025년 12월 10일
관련 프로젝트
북한 바로 읽기(Global NK Zoom & Connect)

편집자 주

박원곤 EAI 북한연구센터 소장(이화여대 교수)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북러 협력에 제공한 군사·외교적 이익과 그 배후의 구조적 제약을 분석합니다. 박 소장은 실전 경험 축적과 외교적 공간 확대라는 성과에도 불구하고, 경제 구조의 한계와 민감 기술 이전의 제약으로 인해 북러 협력이 전후에도 크게 심화되기 어렵다고 지적합니다. 아울러, 그는 종전 국면에서 북러 관계가 국제 정세 변화에 따라 조정될 가능성을 제시하고 한러 관계에 대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함을 강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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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Tube 링크 : https://www.youtube.com/watch?v=cm0fUVIqsmk

영상 스크립트

외교적 수사는 유지되지만 실제 대북 지원은 전쟁 때부터 줄어들 수 있습니다. 단기간 내에 회복하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안녕하십니까? 박원곤의 북한과 세계를 시청해 주시는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오늘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동향에 대해서 좀 말씀을 드리려고 합니다. 오늘 촬영하는 날은 2025년 11월 26일입니다. 아마도 여러분들이 보실 때쯤 되면은 뭔가 변화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어 조금 감안해서 봐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현안을 다룬다기보다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북한 관계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에 대한 분석,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한 전망, 그리고 러시아와 북한과의 관계적인 내용을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공약이었습니다. 지난 대선 기간 내내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하루 만에, 24시간 만에 끝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8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여전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전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28개 항의 평화안, 정전·종전안을 제시했습니다. 유럽에서 많은 반발이 있지만, 이 안의 핵심은 사실상 영토 동결, 즉시 휴전 시행, 우크라이나의 나토(NATO) 가입 중단, 러시아의 부분적 제재 완화 제공 조건부 평화안입니다. 크게 여섯 가지 안이 논의되고 있습니다. 첫째는 전쟁 중지, 둘째는 영토 문제, 셋째는 안보 보장, 넷째는 병력 감축과 비무장화, 다섯째는 경제 재건, 여섯째는 인도주의 조치입니다. 총 28개 항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부분적으로 러시아의 안을 그대로 받아들였다는 평가가 많았습니다. 러시아가 원하는 사실상의 러시아의 승리 시나리오라는 이야기도 많습니다. 이 28개 조항의 평화안에 대해 우크라이나와 미국 간의 협상이 진행되어 현재까지 19개 조항의 새 평화안이 만들어졌다고 알려지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러시아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몇 가지 조항들이 조정되었다고 합니다. 그렇게 이야기가 되는 것으로 보아 종전이든 휴전이든 가능성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본격적으로 드리고 싶은 말씀은 러시아-북한 간의 협력으로 북한이 얻은 이익은 무엇인가입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북한의 이익

둘째, 종전 이후 러시아와 북한의 관계는 어떻게 될 것인가? 셋째, 러시아로부터 북한이 정말 이익만 얻었는가? 과연 평등한 상호 교환이었는가? 마지막으로 러시아-북한 협력의 한계는 무엇인가를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먼저 러우 전쟁을 통해 북한이 얻은 이익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는 북한의 무기 체계 실전 경험 축적입니다. 전쟁이 시작되고 나서 포탄 외에도 북한이 2019년 5월에 개발을 시작했던 핵을 탑재할 수 있는 KN23, KN24 같은 단거리 탄도 미사일이 러우 전장에서 사용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오차 범위, 즉 정확도가 엄청나게 차이가 났다고 합니다. 원래 목표 지점에서 2km 이상 떨어진 곳에 떨어지거나 제대로 발사되지 않는 문제들이 있었지만, 점차 기술적 한계를 극복하여 정확도를 높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물론 중국 민간 통계가 있긴 하지만, 전체적인 평가를 종합해 보면 이전보다 확실히 정확도가 높아졌다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그만큼 무기 체계의 실전 시험과 운영 경험을 축적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한반도와는 분명히 전장 환경이 다르지만, 드론을 활용한 전쟁에서 실제 전투 경험을 북한이 쌓았습니다. 우리 일반 전장 환경에서도 드론이 활용될 수 있는데, 그 부분에 대해 북한이 확실하게 실전 경험을 가진 것은 분명합니다. 둘째는 전략적 외교 자산을 확보했다는 것입니다.

외교적으로 북한은 분명히 고립되어 있는 것이 맞습니다. 하지만 그 고립된 북한을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이자 6·25 전쟁 이후 비핵화 체제에서 공식적으로 인정한 핵 보유국인 러시아가 밀착을 통해 고립을 완화시킨 것입니다. 북한은 러시아와의 관계를 활용하여 대미·대중 외교 지렛대로 삼는 전략적 유대 관계를 구축한 모습도 보이고 있습니다. 올해 9월 3일 중국 전승절 기념식에서 시진핑 주석을 가운데 두고 푸틴 대통령과 함께 앉은 모습은 북한의 외교적 고립 탈피를 분명히 보여주었습니다. 또한 10월 10일 북한 노동당 창건 80주년 열병식에서도 리창 총리와 푸틴 대통령이 함께 등장함으로써 북한이 더 이상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연출이 있었습니다.

셋째는 러시아를 통해 제재 무력화를 시도한 것입니다. 중국과는 달리 러시아는 유엔 대북 제재의 당사국으로서 동의하여 통과된 제재를 노골적으로 무시했습니다. 가장 유명한 사례는 전문가 패널, 즉 POE(Panel of Experts)라고 불리는 기구가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로 해체된 것입니다. 이는 매우 놀라운 일이었고, 이렇게까지 하는 것에 대해 당황하는 사람들이 많았을 정도로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이 패널은 2009년 유엔 안보리 결의 1874에 따라 구성되었습니다. 그 결의는 러시아도 동의한 것이었습니다. 독립 전문가 8명으로 구성되어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과 관련된 제재 이행 여부를 감시하는 역할을 했습니다. 공교롭게도 2024년 3월 28일 러시아가 안보리 패널 연장을 위한 결의안 표결에 거부권을 행사하여 이 패널이 해체되었습니다. 바로 전 주에 이 패널의 한국인 멤버와 중국인 멤버를 비공개 회의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습니다. 나름대로 성과가 있고 제재 유지에 의미 있는 패널이었는데, 이를 러시아가 거부권을 행사하여 없애버린 것입니다. 북한 입장에서는 그만큼 제재에 대한 부담을 일정 수준 덜게 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이 북한이 러우 전쟁 때 러시아와의 협력을 통해 얻은 이득입니다.

종전 이후 러시아-북한 관계 전망

지금부터는 종전이 되든 정전이 되든 이후 러시아-북한 관계가 어떻게 될 것인지 조심스럽게 예측해 보겠습니다. 일단 경제 분야 협력은 일부 확장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전쟁이 끝나면 러시아에 부과된 서방 제재, 특히 미국의 제재가 완화되거나 일부 해제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러시아와 북한 간의 경제 협력 폭이 일부 더 넓어질 수도 있습니다. 물론 러시아가 대북 제재를 완전히 무시하는 형태를 보이고는 있지만, 러시아 자체도 제재를 받고 있기 때문에 경제 협력에 한계가 있었습니다. 또한 러시아가 전후 재건에 본격적으로 나서게 되면 북한의 노동력을 활용하고, 북한은 이를 통해 경제 기회를 확대할 여지가 있다고 판단됩니다.

그럼에도 북한이 제재하에 놓여 있기 때문에 이러한 협력도 활성화되기 쉽지 않고, 상당히 제한적이며 비공식적인 형태에 머물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전쟁 중에 포탄이나 미사일을 식량·에너지와 교환했던 구조는 약화되고, 대신 석탄, 농산물, 수산물과 같이 비군사적 자원 교환이 보다 활발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됩니다. 일부에서는 낮은 학산 사업의 일부 재개 가능성이 있다고 이야기하지만, 북한과 러시아 사이에서만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중국이 참여하고 한국도 의미를 가질 수 있기 때문에, 북한과 러시아가 낮은 합산 사업을 일부 재개하더라도 상징적인 사업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외교 협력은 상징성이 부각되면서 실질적인 협력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종전이 어떤 형태로 되느냐에 따라 분명한 차이가 있을 것이라고 판단되지만, 전반적으로 본다면 종전이 되면 러시아가 미국과 서방 유럽과의 외교 관계 조정에 나설 것입니다. 전쟁 중일 때보다는 외교 관계가 나아질 가능성이 있고, 그렇다면 그런 상황에서 러시아가 북한을 위한 외교적 수사는 유지하겠지만 실제 대북 지원은 전쟁 때부터 줄어들 수 있습니다. 전쟁을 치르지 않기 때문에 지원의 필요성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러시아가 국제적 부담을 고려하여 북한을 적극적으로 수용했던 모습들이 일부 줄어들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군사 분야를 말씀드리면, 민감한 첨단 군사 기술 이전은 여전히 제한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러시아가 이전에 민감한 군사 기술을 제공한 사례도 없고, 여러 가지 다른 이유 때문에 쉽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대신 군사 운용 훈련 등 저위험 분야의 협력은 지속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러시아가 협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정찰위성 사업의 경우, 작년에 한 번 발사했고 원래 김정은이 작년에 세 개를 발사하라고 지시했지만 한 번 발사 후 더 이상 발사하지 못했습니다. 이는 러시아가 기술 협력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물론 기술 협력을 한다고 해서 정찰위성 관련 첨단 기술을 북한에 제공할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어쨌든 이런 협력을 통해 북한 인력을 러시아 군사위성센터에 파견하거나 운용 방식을 전수해 줄 가능성은 있습니다. 그 외에도 레이더, 전자전 교란 기술, 무인기 운영 데이터 등은 러시아가 제공해 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러우 전쟁 이후 중·러 관계 양상에 따라서 러시아의 대북 정책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본적으로 중국은 공개적으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부정적인 입장을 계속 보였습니다. 자신들은 비당사자, 비개입주의를 계속 주장한다고 말했고, 북한에 대한 일방적 지원도 제한했습니다. 북한과 중국 사이의 관계가 좋지 않았던 것도 러우 전쟁의 영향이 있었다고 판단됩니다. 하지만 전쟁이 끝나면 러시아는 전쟁 중에는 중국의 눈치를 볼 상황이 아니었지만, 전후에는 중국이 원하는 한반도의 안정과 관리 쪽에 조금 더 동참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는 러시아가 이전만큼 북한에 대해 아주 적극적인 지원을 할 것인지에 대해 유보적인 모습을 보일 가능성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다음으로 북한은 내부 정치적인 측면에서, 종전이 어떤 형태로 끝나든 상관없이 승리를 선포할 것입니다. 반미·반서방 진영의 승리라고 말하면서, 북한이 요즘 늘 이야기하는 자신들을 중심으로 하는 자주 세력권이 미국 중심의 패권 세력권을 확실히 이겼다고 선전할 것입니다. 그러면서 러시아 승전에 직접 기여한 전략 국가로서의 위상을 높이려고 할 것입니다. 당연히 9차 당대회를 앞두고 8차 당대회를 마무리해야 하는 상황에서, 만약 올해 안에 정전이 된다면 가장 큰 자신들의 업적으로 선전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생각합니다. 전쟁 승리로 러시아의 지원이 확대될 것이라는 희망 서사를 생산해낼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러시아-북한 관계의 영향력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이 관계의 영향력은 복잡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종전 과정에서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의 중재가 계속 있고, 그렇기 때문에 전쟁이 끝나면 미국과 러시아의 관계는 회복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더군다나 러시아가 미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민감한 기술을 북한에 줄 가능성은 더욱 낮다고 생각합니다. 향후 관계에 따라 러시아 대북 정책의 변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트럼프가 계속 김정은에 대해 좋은 이야기를 하고 만나겠다고 말하지만, 상황은 변할 수 있습니다. 계속 만나자고 했는데 김정은이 계속 거부하거나, 7차 핵실험을 하거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위협을 가시화할 경우, 트럼프가 2017년에 보여줬던 북한 최대 압박 캠페인으로 돌아올 가능성도 없지 않습니다. 만약 그렇게 되면 러시아 입장이 복잡해질 것입니다. 미국이 북한을 압박하는데 러시아가 북한 편을 무조건 들 수 있을지, 러시아도 고민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더군다나 최근 트럼프가 보여주는 모습들을 보면, 중국 시진핑, 러시아 푸틴 등 적성국 및 경쟁국 정상들과의 관계를 통해 세계를 이끌어가는 모습은 19세기, 20세기 유럽의 담합처럼 강대국이 세계 질서를 이끌어가는 모습으로 표출되기도 합니다. 만약 미국의 동의로 러시아가 러우 전쟁을 끝낸다면, 러시아는 미국의 요청에 보다 수능적인 태도를 보일 수 있고, 이는 미국과의 관계에 따라 북한에 대한 무조건적인 러시아의 지원이 중단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그런 가능성을 열어놓고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러시아-북한 협력의 비대칭성과 한계

아마 관심 있는 분들은 보고서를 보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올해 9월에 나온 보고서입니다. 이것은 전체적으로 북한과 러시아가 러우 전쟁에서 손익 계산을 한 보고서입니다. 독일 프리드리히 에버트 재단에서 발표한 보고서 제목 자체가 '불평등한 동반자 관계'입니다. 충분히 암시하는 내용이 있습니다. 북한이 2023년 러시아에 제공한 군사 지원은 시장 가치로 약 13조 6천억 원 정도 됩니다. 여기에는 122mm 포탄, 152mm 포탄, 박격탄, 다연장 로켓(방사포), 그리고 앞서 말씀드린 KN23, KN24 단거리 탄도 미사일, 병력 약 1만 5천 명 투입 비용이 산출되었습니다. 하지만 러시아로부터 지원받은 보상은 그 10분의 1 수준인 약 1조 6,500억 원 정도밖에 안 된다고 합니다. 물론 북한에게는 큰돈이지만, 제공한 것에 비하면 10분의 1 정도밖에 안 됩니다. 주로 100만 배럴 이상의 석유, 소수의 반공 무기 체계, 병력 파견 대가로 연간 약 2억 달러, 쌀 최대 70만 톤 정도입니다. 러시아가 북한이 원하는 첨단 군사 기술을 지원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됩니다. 이 보고서가 맞다면, 이는 상당히 비대칭적인 지원 관계, 즉 불평등한 주고받기가 이루어졌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다른 평가도 있습니다. 한국국방연구원(KIDA)이 2025년 4월에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얻은 경제적 이익을 28조 7천억 원으로 추산합니다. 이는 앞서 언급한 프리드리히 에버트 재단 보고서에 비해 약 두 배 정도의 차이가 납니다. 이러한 차이는 무기 및 군사 물자 수출량과 기술 이전 등에 대한 추산치의 차이에서 비롯됩니다. 프리드리히 에버트 재단은 러시아가 실제로 북한에 제공한 보상만을 계산했지만, 국방연구원은 잠재적 경제 이익까지 포함했습니다. 따라서 훨씬 더 많게 추산된 것입니다. 정확하게 판단하기는 쉽지 않지만, 전반적으로 볼 때 북한이 받은 것이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한 것만큼 크지 않다는 것은 비교적 확실해 보입니다.

러시아와 북한 협력의 한계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일단 대북 제재가 있습니다. 앞서 잠깐 언급했듯이 러시아가 북한의 대북 제재를 무력화하는 데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했습니다. 전문가 패널을 없앤 것을 말씀드렸는데, 그럼에도 대북 제재는 여전히 유효합니다. 대북 제재가 유효하다는 것은 무역 규모만으로도 판단할 수 있습니다. 2016년과 2017년에는 북한 경제를 포괄적으로 제재하는 5개 결의안이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그 제재가 유효한지 여부는 2016년, 2017년 이전 시기와 최근 2023년, 2024년 시기를 비교해야 합니다. 중간의 2021년, 2022년은 코로나19로 북한이 3년 동안 국경을 닫았기 때문에 특수한 상황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2014년~2016년의 무역 규모에는 훨씬 못 미치고 여전히 10~20%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것입니다. 2014년부터 2016년 사이 연간 북한의 총 무역액은 60억~76억 달러였는데, 2022년부터 2024년 현재까지 상황을 보면 그때의 약 10~20% 수준에 머물고 있습니다. 이는 러시아가 북한에 지원하고 무역 규모를 늘렸다 하더라도, 러시아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2% 정도에 불과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전체 100%로 놓고 보면 96~97% 이상을 중국과의 무역이 차지하고 있으며, 러시아의 무역 규모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즉, 제재가 여전히 작동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러시아와의 경제 협력도 여전히 제한될 수밖에 없습니다. 말씀드린 통계치를 보면 2014년 북한 대외 무역에서 러시아가 차지하는 비중은 1.2~2% 정도에 불과했습니다. 러시아는 중국에 이어 북한의 2위 교역국인데도 그 정도밖에 안 된다는 것입니다. 중국에 대해서는 90% 이상을 의존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러우 전쟁이 시작된 이후 급격히 증가하기는 했지만, 2023년 기준으로도 북한 총 무역에서 러시아가 차지하는 비중은 1.5%에 불과합니다. 전반적으로 볼 때 러시아가 북한에 제공할 수 있는 경제 협력은 제한될 수밖에 없습니다.

북한의 경제 개발 측면에서 러시아와 북한의 경제는 상호 보완성이 없습니다. 북한에게 필요한 것은 시장과 자본인데, 러시아는 북한에 시장이나 자본을 제공할 수 있는 국가가 아닙니다. 수출품의 경우에도 러시아와 북한 모두 주력 수출품이 천연자원이므로, 북한이 원하는 수요를 충족할 수 없습니다. 예를 들어, 북한이 관광 사업을 강조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작년에 북한을 방문한 러시아 관광객은 880명에 불과했습니다. 이러한 점들을 볼 때 경제적인 측면에서 러시아와 북한의 관계는 실익이 없다고 판단됩니다.

군사 기술 이전과 관련하여, 올해 9월 11일 국회 정부위원회 비공개 보고에 따르면, 남북 정상회담 당시 북한은 파병과 무기 지원에 대한 러시아의 반대급부를 충분히 받지 못해 섭섭해한다는 평가가 우리 정보 당국으로부터 있었습니다. 북한이 충분한 반대급부를 받지 못했다고 생각하는 이유 중 하나는 첨단 군사 기술 이전을 받지 못했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국내 언론에서는 핵추진 전략 잠수함(SSBN)의 원자료 일부 기술을 이전받았을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으나, 이 부분에 대해서는 조심스럽습니다. 만약 핵추진 전략 잠수함 기술이 이전되었다면, 이는 미국을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북한에 제공하는 것이므로 미국의 강력한 반발이 있을 수 있습니다. 또한, 러시아는 소련 시절부터 민감한 군사 기술 이전을 거의 해오지 않았기 때문에, 전쟁이 끝난 후에도 북한에 민감한 군사 기술을 제공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봅니다.

중국의 입장에서도 이러한 기술 이전을 원치 않는 것은 분명합니다. 북한이 러시아의 도움으로 미국의 본토 타격 능력을 향상시킬수록,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하는 미사일 방어 체계(MD)와 핵 능력 강화 작업의 정당성이 부여되고, 한국과 일본까지도 강력한 방어 체계를 구축하게 될 것입니다. 이러한 방어 체계 구축은 북한의 위협을 명분으로 하지만, 본래 목표는 중국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중국 역시 이에 동의할 가능성은 낮다고 생각합니다.

러시아-한국 관계 및 국제 질서의 함의

마지막으로 전쟁이 끝난 후 러시아와 한국의 관계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러시아는 여러 방면으로 한국에 구애하고 있습니다. 전쟁이 끝나면 러시아는 유럽을 파트너로 삼기 매우 어려울 것입니다. 따라서 푸틴이 말한 신동방 정책을 통해 시베리아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한국을 파트너로 삼을 가능성이 있어 보이지만, 조심스럽게 접근할 필요가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한국이 러시아와의 경제 관계를 통해 경제적 이익을 얻고, 러시아를 통해 북한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전쟁이 어떻게 끝나느냐가 매우 중요합니다. 만약 러시아의 일방적인 승리로 우크라이나가 사실상 패배하는 상황이라면, 러시아와의 협력에 대해 신중해야 하며, 시기와 수위, 범위를 우리와 같은 생각을 가진 자유민주주의 국가들과 조율할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유럽 국가만큼 러시아가 우리에게 직접적인 위협은 아니지만, 그들과 일정 수준 보조를 맞출 필요가 있습니다. 명백하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제국주의 전쟁입니다. 제국주의라는 표현을 쓰는 이유는 주권 국가인 우크라이나의 영토를 무력으로 침탈하려는 행위이기 때문입니다. 더군다나 이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인 러시아가 했다는 것은 1945년 이후 지속되어 온 국제 질서의 근간을 흔드는 행위입니다. 따라서 만약 그런 식으로 전쟁이 끝난다면, 우리가 러시아와의 경제적 이해관계 때문에 관계를 단기간에 회복하는 것은 매우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에게 더욱 중요한 것은 핵 위협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국제 사회의 기본적인 규범과 원칙, 평화를 위한 목표를 더 큰 틀에서 분명히 우리의 정책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오늘은 종전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이것이 북한과 어떻게 연계되는지에 대한 제 나름의 분석을 말씀드렸습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조속히 종전되어 더 이상의 희생이 중단되기를 바라지만, 그 종전의 양상 또한 앞으로의 국제 질서에 매우 중요한 함의를 갖기 때문에, 결코 제국주의 전쟁이 승리하는 방식으로 끝나지 않기를 바라는 저의 바람도 있습니다. 오늘 시청해 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박원곤 동아시아연구원 북한연구센터 소장, 이화여자대학교 북한학과 교수.


임재현 EAI 연구원
문의: 02 2277 1683 (ext. 209) | jhlim@eai.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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