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세계] 중단 보다는 동결, 그리고 한미공조를 통한 비핵화 추구가 필요하다
편집자 주
박원곤 EAI 북한연구센터 소장(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은 유엔총회와 북한 최고인민회의 발언을 토대로, 이재명 정부의 대북정책과 비핵화 구상을 평가합니다. 박 소장은 북한의 고도화된 핵 능력 아래에서 제시된 ‘중단-축소-폐기’ 방식의 ‘비핵화론’과 ‘END’ 구상의 한계를 짚으며, 중단 보다는 검증개념이 포함된 동결을 사용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이처럼 저자는 ‘END’ 구상의 모호성을 극복하기 위해 정확한 개념 사용을 촉구하며, 한미 공조를 바탕으로 명확한 대북 정책을 수립하여 비핵화를 추구해야 한다고 제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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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스크립트
한국은 훨씬 더 강력한 북한의 핵 위협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한미 간의 대북 정책, 통일 정책, 무엇보다도 비핵화 정책을 조율하여 같은 입장을 갖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안녕하십니까? 박원곤의 북한과 세계를 시청해 주시는 여러분께 감사를 드립니다. 오늘은 한국의 안보에 가장 핵심이 되는 북한 핵 문제와 남북 관계 문제를 다뤄보고자 합니다. 매년 9월에 열리는 UN 총회 연설을 통해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시진핑 주석도 연설을 했습니다. 그리고 9월 22일 최고인민회의에서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이 대남·대미 정책을 자세히 밝혔습니다. 10월 말 또는 11월 초에 열릴 정상회담에서 미중 정상이 만나고, 아마 그때까지 한반도는 여러 가지 상황에서 요동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생각합니다. 그중에서도 오늘은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대북 정책, 비핵화 정책, 남북 관계, 그리고 이에 대한 북한의 입장을 중심으로 말씀드려 보고자 합니다.
이재명 정부 대북 정책의 핵심 내용
아직까지 우리 정부의 정책도, 미국 행정부의 정책도 대북 정책, 비핵화 정책, 그리고 통일 정책까지 공식적인 입장이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 8월 25일,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에서 나눴던 대화 내용에 대해 여러 가지를 소개했습니다. 주로 북한의 비핵화 문제에 대해 이재명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한 내용들인데요. 이제 이 부분을 자세히 분석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세 가지를 강조했다고 합니다. 첫 번째는 북한이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무기입니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라고 하죠. ICBM 개발을 거의 완료했다는 평가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했다는 것입니다. 무슨 의미냐면, 미국의 입장에서는 본토가 위협받을 가능성이 매우 높고 북한이 그 능력을 곧 완성할 수 있기 때문에 빨리 미국은 북한과 협상하라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두 번째는 북한이 매년 15개에서 20개 정도의 핵폭탄을 생산할 수 있고, 이 폭탄을 외부에 전파할 수 있다는 얘기를 트럼프에게 했다는 것입니다. 미국이 가장 민감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바로 이런 부분입니다. 핵물질이 미국의 적대 세력, 특히 테러 조직 같은 곳에 넘어가게 되면 굉장히 큰 위협이기 때문에 이를 철저하게 막으려고 합니다. 결국 그냥 두면 북한이 계속해서 핵물질을 생산하여 폭탄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중단시켜야 한다는 의미로 트럼프에게 말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세 번째로는 이 두 가지를 합쳐서 중요한 것은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과 핵 생산 능력을 중단시키는 것입니다.
그것만으로도 상당한 안보적 이익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만이 이 문제를 해결할 역량과 의지가 있기 때문에 빨리 북한과 협상하라고 말했습니다. 저는 좀 우려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에게 김정은과의 협상을 해야 할 이유를 잘 정리해서 설명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한국의 입장에서는 우리의 안보에 도전이 되는 두 가지가 빠졌습니다. 한국은 훨씬 더 강력한 북한의 핵 위협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이 부분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는 것입니다. 또 하나는 우리가 핵이 없기 때문에 한국의 핵 억제는 미국이 우리에게 제공해 주고 있는 확장 억제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당연히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국의 방어 공약, 한국을 지켜주는 확장 억제에 대한 공약을 얘기했어야 하는데, 그 얘기도 없었다는 겁니다. 저는 이 부분이 상당히 걱정되는데요. 본토에 대한 북한의 타격 능력이 과연 어느 수준에 와 있느냐. 이는 물론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논란이 있습니다만, 북한이 미국 본토를 타격할 만한 능력을 쉽게 갖출 수는 없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지난 1월 27일, 트럼프가 당선된 이후에 '미국을 위한 아이언 돔'이라는 것을 행정 명령으로 내렸고, 이를 나중에 '골든 돔'이라는 별칭으로 부르고 있는데, 미국 본토를 방어할 수 있는 미사일 방어 체계를 획기적으로 강화하겠다는 것입니다.
어떻게 강화하느냐? 기본적으로 탄도미사일이나 극초음속미사일, 또 첨단 순항미사일, 신형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차세대 미사일 방어 체계 및 요격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것입니다. 전방위적으로 우주까지 포함해서 모든 형태로 날아오는 미사일을 사전 탐지 및 파괴를 포함하여 훨씬 더 강력한 방어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저는 굉장히 강력한 억제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봅니다. 특히 북한에 대해서는 왜냐하면 미국이 상대로 하고 있는 것은 북한이 아니라 중국입니다. 중국이 핵 능력을 굉장히 고도화하고 있고 중국의 핵 전략 독트린 자체가 바뀌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 스스로도 미국과 같은 대등한 수준의 핵 능력을 갖추겠다고 말하니,
미국은 거기에 대해 본토를 방어하기 위한 능력을 대폭 확충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아직도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능력을 정확히 갖췄는지 확인되지 않은 북한의 핵에 대해서는 미국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확실하게 막을 수 있는 능력이 앞으로 훨씬 더 강화된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대화 협상을 하지 않는 것은 북한이 부과하는 군사적 위협에 대해 대체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상황에서도 트럼프 행정부는 능력을 강화하고 있다는 거죠. 반면에 한국의 실정은 어떤지 굉장히 걱정이 됩니다.
2019년 5월, '크리티컬 포인트'라고 불리는 인계점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때 북한이 이스칸데르 미사일이라고 불리는 KN-23의 개발을 시작했습니다. 사거리가 한 690km 정도 되기 때문에 당연히 한반도 전체를 사거리로 하고 있고, 여기에는 저위력 핵이나 전술핵을 탑재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미사일입니다. 이 미사일이 바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상당 부분 사용되었다는 거죠. 국제 정보에 따르면 처음에는 미사일의 정확도가 너무 떨어져서 원래 목표 지점에서 거의 2km 이상을 벗어났다고 하지만, 나중에는 상당 수준의 정확도를 보였다고 합니다. 2025년 5월에 나온 미 의회조사국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KN-23 미사일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충분히 시험하고 실전 배치하여 한국을 공격할 수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습니다.
단계적 비핵화론의 개념적 모호성
정리해서 말씀드리면, 본토에 대한 위협은 여전히 질문이 남아 있는 상황인데 반해서 한국에 대한 위협은 실존하는 현재 위협이라는 것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을 만나건 대화를 하건 그 모든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한국의 안보인데, 안타깝게도 그런 얘기가 나오지 않았다는 것. 저는 여기에 대해 많은 우려를 갖고 있습니다. 또 하나, 협상의 목표가 있어야 되고 협상의 대상이 있어야 되는데, 그냥 만나는 것 자체에 의미를 두는 것은 우리 안보를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끄는 방법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두 번째는 비핵화 3단계론을 정부에서 얘기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개념들이 계속 바뀝니다. 처음에는 동결, 축소, 폐기라고 했습니다. 동결은 'freeze'라는 표현이 쓰였고요. 얼마 전 타임즈 인터뷰에서는 개념이 바뀌었습니다. 중단, 군축, 완전한 비핵화로 바뀌었습니다. 그리고 지난 UN 연설에서 썼던 표현은 다시금 중단, 축소, 폐기로 바뀌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앞에 '동결'이라고 불리는 것과 '중단'이라고 불리는 것의 개념이 매우 다르다는 점에 저는 걱정이 있습니다. 제가 이 말씀을 드리는 것은, 위성락 안보실장은 '중단'이라는 단어가 더 정확한 표현이라고 말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앞으로 이것을 어떻게 검증하느냐라고 얘기하는데, 국제사회에서 우리가 비핵화를 말할 때 보통 일반적으로 쓰이는 개념은 '동결'입니다. 동결이라는 것은 형식적인 의미가 아니라, 어떤 핵을 개발하거나 보유하고 있는 국가가 핵 능력, 미사일 능력을 동결하겠다면은 그 특정 지역, 시설, 무기 체계를 실질적으로 지정해야 되는 거고요. 검증이 뒤따라야 되는 겁니다. 공신력 있는 제3자에 의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것이죠. 그런데 '중단'이라는 개념은 모호합니다.
왜냐하면 이것은 비핵화에 공식적으로 쓰는 표현들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북한이 어느 날 대륙간탄도미사일과 핵물질 생산을 중단한다고 그냥 선언만 하더라도 되는 것이죠. 선언만 하면 정말 북한이 하는지 안 하는지 우리가 어떻게 확인합니까? 이재명 대통령이 타임즈 인터뷰에서 말했습니다. '중단'만 하더라도 충분한 의미가 있기 때문에 거기에 상응하는 조치를 해 줄 수 있다. 그 부분이 제가 제일 걱정되는 겁니다.
정말로 동결이 되고 시설이 특정되어 그것을 검증까지 한다면 거기에 대한 상응 조치는 당연히 해 주는 것이 맞습니다. 그런데 만약 북한이 선언만 하는데도 거기에 대한 어떤 검증 없이 조치를 해 주는 것 자체는 심각한 문제가 있고, 그 방향으로 가게 되면 결국 북한을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수순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UN Institute for Disarmament Research(군축연구소)에서도 공식적으로 쓰는 표현이 '동결'과 '검증'입니다. 'Stop'이라는 단어는 나오지 않습니다. 1994년에 있었던 제네바 합의에서도 '동결'이라는 단어가 나옵니다. 우리에게 굉장히 중요한 안보상의 위협이 되는 부분들이기 때문에 정확한 표현과 개념들이 반드시 뒤따라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END 구상의 순서와 비핵화의 중요성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더 말씀드리겠습니다. 이른바 END입니다. E는 Exchange(교류)를 얘기하고, N은 Normalization(관계 정상화)을 얘기하고, D는 Denuclearization(비핵화)을 얘기합니다. 저는 큰 틀에서 D를 발표한 우리 정부가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왜 잘했냐? 비핵화가 들어갔다는 거죠. 어떤 형태로든 비핵화는 반드시 들어가야 합니다. 현재 미국의 기본 분위기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는 불가능하고 비현실적이다. 그러기 때문에 비핵화라는 얘기 자체를 꺼내지 말자. 그게 지금 지배적인 의견입니다. 한국 입장에서는 비핵화라는 단어를 계속 끄집어내야 되고, 그것이 우리의 마지막 단계가 되어야 함을 분명히 해야 합니다. 만약 그것이 포기될 경우에는 북한은 사실상 핵보유국이 되는 거고, 이제는 더 이상 외교적 혹은 협상을 통한 방법이 아니라 군사적인 옵션만 남게 되는 거죠.
그런 면에서 저는 비핵화라는 표현이 들어간 것은 매우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END의 순서라든지, 강론에 들어가서 문제가 좀 보입니다. 일단 D를 보면 교류, 관계 정상화, 그다음에 비핵화거든요. 순서가 있다라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왜냐하면 교류를 해야 관계 정상화가 되는 거잖아요. 이 부분에 대해서 이성학 실장이 기자들 상대로 브리핑하는데, 2018년 북미 간 싱가포르 공동성명 등에서도 강조된 원칙이라고 얘기했습니다. 2018년 싱가포르에서 나왔던 세 가지 합의가 핵심이죠. 첫 번째가 북미 관계 개선. 두 번째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결국 남북 관계 개선. 세 번째가 비핵화입니다.
물론 미국은 여기에 순서가 없다고 하죠. 그렇지만 싱가포르 합의를 보면 1, 2, 3, 4라고 적혀 있고요. 북한이 2018년 12월 공식 입장을 통해 자신들의 비핵화는 한반도 비핵화, 조선반도 비핵화이며 전제 조건으로 미국 관계 개선,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순서가 있다고 얘기했습니다. 그게 북한의 입장입니다. 그렇다면 이 세 가지 요소들이 하나의 과정으로서 서로 간의 우선순위나 선후 관계가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하는 정부의 주장은 설득력이 크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비핵화가 맨 뒤로 가 있다는 것이죠. 비핵화가 먼저 있고 그다음에 대화를 해야 된다고 하지는 않지만, 이것이 우선순위의 관계가 있으면 안 된다는 것이 저의 주장이고요. 남북 관계 측면에서도 이 부분이 걱정이 됩니다. 이 N 뒤에서 N, 관계 정상화라는 표현을 쓴 영어 표현이 문제라고 생각하는데요.
외교가에서 공식적으로 국교를 맺지 않은 두 국가가 국교를 정상화할 때 바로 'normalization'이라는 표현을 씁니다. 현재 한국과 북한은 국교를 정상적으로 맺은, 둘 다 정상 국가로 서로를 인정한 관계가 아니죠. 1991년 남북 기본 합의서에는 남북 관계가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남과 북은 나라와 나라 사이의 관계가 아닌 통일을 지향하는 과정에서 잠정적으로 형성되는 특수한 관계임을 인정한다.' 헌법 3조에 명확하게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 도서로 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그러기 때문에 우리는 북한을 독립된 하나의 국가로 볼 수 없다는 것입니다. 더 결정적인 문제는 2023년 12월, 8기 9차 전원회의를 통해 북한의 김정은이 '적대적 두 국가론'을 얘기했습니다. 이 두 국가론은 남북이 공존하는 두 국가가 아니라, 한국은 최고의 적이라는 '적대적 두 국가'를 말한 것이고, 바로 그 입장이 지난 9월 22일 최고인민회의 연설에서 다시금 확인되었다는 것이죠. 김정은의 말을 그대로 읽겠습니다. '우리는 남조선과 마주 앉을 일이 없겠고, 그 무엇도 함께 하지 않을 것이다. 일체 상대하지 않을 것이다.'
'현실은 민주를 표방하던 보수의 탈을 썼던 우리 제대와 정권을 붕괴시키게 했다는 남조선의 야망은 편한 적이 없다.' 이게 그들의 노선입니다. 아무리 북한이 유일 영도 체제, 수령 체제, 1인 지배 체제라 하더라도 노선이 바뀌지 않는 한 이렇게 쉽게 없어질 수 없습니다. 또 하나의 걱정은 위성락 실장의 발언과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발언이 서로 상충된다는 것입니다. 위성락 실장은 북한이 말하는 적대적 두 국가를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고 얘기했는데요. 정동영 장관은 '남북은 사실상의 두 국가다. 국제법적으로 두 국가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니까 정부 내에서 다른 해석과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을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는 합리적인 의심을 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판단됩니다.
북한의 핵군축 협상 제안과 한국 정부의 과제
앞에서 말씀드린 단계적 비핵화론도 북한이 명확하게 거부합니다. 이름바 중단, 축소, 비핵화라는 3단계 비핵화론은 자신들을 그냥 무장 해제하는 것이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 북한에서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에 대해서는 9월 22일 김정은의 연설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직도 나는 개인적으로 현 미국 대통령 트럼프에 대해서 좋은 추억을 가지고 있다.' 지난 7월 29일 김여정의 담화에도 비슷한 얘기가 나옵니다. '나는 우리 국가 수반과 현 미국 대통령 사이의 개인적 관계가 나쁘지 않다는 사실을 부정하고 싶지는 않다.' 만나겠다는 얘기입니다. 그런데 그냥 만나는 것은 아니고, 김여정의 표현을 빌리면 '새로운 사고를 하라'고 얘기를 했고, 김정은도 굉장히 길게 얘기했는데 핵심은 비핵화가 아니라 핵군축 협상을 하자는 것입니다.
전체를 정리해서 결론을 말씀드리겠습니다. 한국 정부가 가장 먼저 해야 되는 것은 일단은 우리의 대북 정책, 통일 정책, 비핵화 정책을 빨리 공식화해야 합니다. 정부가 나서서 이 개념을 명확하게 얘기를 하고, 때로는 필요하면 설명 책자를 만들어서 '우리의 입장은 이거다'라고 해야 합니다. 이거보다 더 중요한 것은 미국과 먼저 협의를 하는 것입니다. 한국이 핵에 대해서 실질적인 위협을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비핵화 협상의 주체가 우리가 아니지 않습니까? 미국이지 않습니까? 그리고 말씀드린 것처럼 김정은과 트럼프를 만날 겁니다. 우리의 정책적 입장을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과 협상해서 비핵화에 대해서 최종 목표는 완전한 비핵화를 가지고 가야 되고, 미국과 맞춰야 한다는 거죠. 미국도 아직까지 공식 입장, 대북 정책, 비핵화 정책 입장이 나오지 않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해 언급한 적이 없지만, 미국이 공식적으로 내세우는 입장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입니다. 얼마 전 한미 외교장관 회담이 있었는데, 한국 측 발표에 따르면 한반도 비핵화가 우선입니다. 이를 먼저 달성해야 향후 북미 협상에서 한국이 배제되지 않고 한국의 입장이 반영될 수 있다고 판단됩니다. 북한은 이미 철저하게 한국을 배제하는 '코리아 패싱'을 시도하고 있으며, 트럼프 행정부 역시 비슷한 태도를 보입니다. 이럴 때일수록 한미 간의 철저한 공조를 통해 대북 정책, 통일 정책, 그리고 무엇보다 비핵화 정책에 대한 입장을 일치시키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충심으로 드리는 말씀이니, 잘 명심하고 이행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박원곤 (동아시아연구원 북한연구센터 소장, 이화여자대학교 북한학과 교수)
임재현 (EAI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