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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기 EAI Academy] ② 인공지능, 반도체 등 첨단기술과 미래 세계정치

분류
멀티미디어
발행일
2025년 8월 7일
관련 프로젝트
EAI 아카데미

편집자 주

배영자 건국대 교수는 오늘날 인공지능 등 첨단 기술의 발전이 전쟁의 승패와 각국의 경제적 경쟁력을 좌우하고 있는 사례를 들어, 기술 발전에 따라 세계정치가 어떻게 전개될지 설명합니다. 배 교수는 인공지능 기초연구 및 데이터 확보의 우위를 토대로 기술 패권에 도전하는 중국과 대중 무역통제 및 기술 동맹 구축을 통해 우위를 유지하려는 미국 간의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는 가운데, 한국이 미중 경쟁 심화에 따른 디커플링과 기술 혁신 차질 등 리스크에 대응할 수 있도록 포용적 생태계를 만드는 중견국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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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Tube 링크 : https://www.youtube.com/watch?v=R5G6QaWVZrc

영상 스크립트

기술 발전과 세계 정치의 변화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오늘 강의 내용은 기술이 세계 정치를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바꿀지에 관한 것입니다. 사실 이 강의는 작년이나 재작년에는 강의 후반부에 위치해 있었습니다. 인트로덕션 강의나 주요 국가의 영향에 관한 내용을 먼저 듣고 이 강의를 들었는데, 여러 사정으로 인해 여러분이 이 강의를 먼저 듣게 되었습니다.

10년 전 미래 아카데미에 기술 파트를 별도로 강의했을까 싶습니다. 기술과 미래 세계 정치에 대한 관점이 조금 달랐을 것입니다. 하지만 2017년 트럼프의 등장 이후 미중 경쟁에서 기술이 매우 중요한 요소로 부상했고, IT 기술 자체도 혁명적으로 발전하기 시작했습니다. 2016년 알파고 사건을 기억하시는지요? 그때 고등학생이나 중학생이었을 것입니다.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결이 있었죠. 4대 1로 인간이 패배한 후 인공지능 붐이 시작되었습니다. 이후 10년간 인공지능 기술은 매우 가파르게 발전하며 사회를 바꿔가고 있습니다. 아직 사회 전반이 엄청나게 바뀌었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그 조짐은 매우 심상치 않습니다. 이는 사회뿐 아니라 세계 정치에도 큰 변화를 가져오고 있습니다.

오늘은 이러한 내용을 다루고자 합니다. 특히 인공지능, 반도체, 첨단 기술에 대해 이야기할 것입니다. 강의 내용은 기술이 세계 정치에서 어떤 역할을 해왔는지, 인공지능 기술 이전에 세계 정치를 바꾼 기술이 있었는지 살펴볼 것입니다. 예를 들어 핵무기는 국제 정치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핵무기가 없었다면 역사는 많이 달라졌을 것입니다. 이러한 기술의 영향력과 기술이 세계 정치에 미치는 변화, 최근 미중 첨단 기술 경쟁의 양상과 향후 전망, 그리고 기술이 미래 세계 정치를 어떻게 바꿀지에 대해 논의하겠습니다.

기술이 세계 정치에서 중요했던 이유를 소개하며 시작합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핵무기가 매우 중요했습니다. 핵무기 이전에도 정보 기술이 중요했습니다. 여러분은 아마 전보가 무엇인지 모를 것입니다. 20대 교수 시절에는 휴대폰도 없었습니다. 아침에 나가면 저녁에 들어와서야 친구들과 하루 동안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곤 했습니다.

중간에 일정이 바뀌어도 연락할 방법이 없어 답답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당시에도 큰 문제 없이 살았습니다. 예를 들어, 친한 친구의 결혼식에 가지 못할 경우 전보를 보냈습니다. 사회자가 결혼식장에서 축전을 읽어주며 소식을 전했습니다. 지금은 휴대폰으로 바로 연락하겠지만, 당시에는 정보를 활용했습니다.

정보 기술이 제1차 세계대전의 원인이나 미국과 소련이 적대적으로 변하게 된 원인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과 소련은 연합국이었지만, 전후 처리 과정에서 관계가 악화되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조지 케넌이라는 미국 외교관이 보낸 정보가 소련에 대한 적대적 인식을 형성하는 데 기여했습니다. 그는 소련이 팽창하려는 야욕이 깊다고 판단했고, 미국이 소련을 주의 깊게 관찰하고 억제하는 봉쇄 정책을 써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주장은 미국의 오피니언 리더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고, 이후 미국 내에서 소련에 대한 적대적 인식이 형성되었습니다. 또한, 제1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독일은 군사 강국인 미국의 참전이 불리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독일은 미국이 전쟁에 개입하지 않도록 술수를 썼습니다. 독일 외무장관이 멕시코 주재 독일 대사에게 전보를 보냈습니다. 멕시코는 미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었기 때문에, 독일 대사에게 미국과 전쟁을 일으키도록 유도하여 미국의 관심을 유럽에서 분산시키려 했습니다. 이 전보는 영국에 의해 가로채졌고, 결국 미국은 참전을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전보라는 기술 하나가 세계 정치 역사에 중요한 영향을 미쳤습니다. 말라리아 치료제도 마찬가지입니다. 말라리아 치료제가 없었다면 서구의 아프리카 침략은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유럽인 224명 중 221명이 말라리아로 사망했을 정도로 아프리카는 위험한 곳이었습니다.

초기에는 유럽인들이 아프리카에서 사망하는 비율이 매우 높았습니다. 하지만 아프리카인들이 사용하는 민간요법에서 말라리아 치료제인 퀴닌을 발견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말라리아 치료제를 개발하여 유럽인들의 사망률을 크게 낮출 수 있었습니다.

아프리카 여행 시 말라리아 예방 접종이 필수적입니다. 이처럼 말라리아 치료제, 전보, 핵무기와 같은 기술은 세계 정치의 흐름을 크게 바꾸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기술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국제 정치계는 기술에 큰 관심을 두지 않았습니다.

핵무기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핵 기술 자체에 대한 관심은 적었습니다. 단순히 무기의 성능에만 주목했을 뿐입니다. 기술은 주어지는 것이고, 상황을 바꾸는 도구일 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기술이 국제 정치에 미치는 심오한 영향에 대한 인식은 부족했습니다.

인공지능 경쟁의 배경과 역사적 맥락

현재 미국과 중국이 인공지능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는 경제 성장, 군사력, 미디어 환경 등 사회 전반에 큰 변화를 가져오기 때문입니다. 인공지능을 잘 활용하는 국가는 경제 성장과 군사력 강화에 유리할 것입니다. 따라서 기술을 둘러싼 경쟁이 치열합니다. 항상 패권 국가는 당대 최고의 기술을 가진 국가였을까요? 반드시 그렇지는 않았습니다.

로마 제국, 페르시아 제국, 중화 제국 등은 당대 최고의 기술을 가진 국가는 아니었습니다. 몽골 제국은 짧은 기간이었지만 광대한 영토를 정복하며 패권을 차지했습니다. 하지만 이는 기술력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종이, 나침반, 화약, 인쇄술과 같은 중국의 4대 발명품도 마찬가지입니다.

현재 우리는 서구화된 사회에 살고 있습니다. 강의 방식, 복장 등 모든 것이 서구화되었습니다. 만약 서구화되지 않았다면 우리는 갓을 쓰고 한복을 입고 서당에서 공부했을 것입니다. 우리는 이미 서구화되었으며, 이를 인지조차 못할 정도로 우리 삶에 깊숙이 스며들었습니다.

300년 전만 해도 세계 질서는 지금과 매우 달랐습니다. 서구는 산업 혁명을 주도하며 강력한 무기를 개발했고, 이를 바탕으로 다른 지역을 침략했습니다. 근대 이후 기술은 세계 정치에서 매우 중요해졌습니다. 가장 우수한 기술을 가진 국가가 항상 세계 정치의 패권 국가였던 것은 아니지만, 근대 이후로는 그러한 경향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장주기 리더십 모델에 따르면, 당대의 뛰어난 기술이나 선도 산업은 세계 정치 패권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습니다.

영국은 면직물과 증기 기관을 기반으로 한 산업 혁명을 주도하며 패권 국가가 되었습니다. 철도와 철강 산업은 영국의 패권을 유지하는 데 기여했습니다. 미국은 전기, 자동차, 석유화학 분야의 기술 혁명을 통해 영국을 제치고 세계 패권 국가로 부상했습니다. 1980년대 실리콘 밸리에서 촉발된 IT 혁명은 미국의 패권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현재 2020년대에는 새로운 선도 산업의 변화가 진행 중이며, 이를 주도하는 국가에 따라 차세대 패권 국가가 결정될 것입니다.

미국이 주도하느냐, 중국이 주도하느냐에 따라 차세대 패권 국가가 달라질 것입니다. 19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미국이 세계 패권 국가가 될 것이라고 예측한 사람은 많지 않았습니다. 당시 미국은 광활한 영토를 가졌지만, 영국 식민지에서 벗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미개하다는 인식이 있었습니다. 미국인들조차 문화적 후진성에 열등감을 느껴 부유층은 영국 귀족과 결혼하여 신분을 세탁하려 했습니다. 하지만 1800년대 후반 에디슨, 테슬라와 같은 인물들이 활동하며 미국은 급격한 산업 발전을 이루었습니다. 이는 현재 중국의 상황과 유사합니다.

현재 중국이 패권 국가가 될 수 있을지에 대한 질문과 같습니다. 1800년대 후반 미국은 남북 전쟁 이후 급격한 산업 발전을 이루며 오늘날의 중국과 같은 상황이었습니다.

당시 유럽인들이 미국을 세련되지 못한 국가로 여겼던 것처럼, 현재 중국도 선진국이라고 보기에는 부족한 측면이 있습니다. 하지만 불과 20~30년 후, 특히 1, 2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미국은 패권 국가로 부상했고, 약 100년간 그 패권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역사적 흐름을 볼 때, 중국이 패권 국가로 성장할 가능성은 충분히 있습니다. 실제로 세계 역사는 이러한 변화를 반복해 왔습니다. 스페인과 포르투갈이 패권을 잡았던 시기, 영국은 작은 섬나라에 불과했지만 산업혁명을 통해 세계 패권국으로 성장했습니다. 국제정치 패권에는 약 100년 주기의 사이클이 존재합니다. 현재 시점에서 미국이 세력을 유지할지, 중국이 부상할지, 혹은 미국이 다시 부흥할지가 중요한 관전 포인트이며, 이는 국제정치학의 가장 중요한 화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공지능 시대의 도래와 사회·경제적 영향

약 30년 후인 2050년, 그리고 50년 후인 2075년의 세계 판도와 미국과 중국의 위치는 어떻게 변해 있을지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변화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반도체와 인공지능이 새로운 주도 섹터가 될 것이라는 점은 명백하므로, 이 분야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여러 기술 중에서도 특히 인공지능이 주목받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IT 혁명 초기에는 개인용 컴퓨터가 등장했고, 교수님 세대 이후에는 태어나 보니 이미 휴대전화가 보급되어 있었습니다. 열 살 정도 되면 부모님이 휴대전화를 사주며 연락하라고 하셨죠. 여러분 중 휴대전화 없이 살아본 경험이 있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중고등학교 시절 이후에는 휴대전화 없이 생활한 경험이 없을 것입니다.

휴대전화 없는 세상이 어떤 모습이었는지 상상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교수님 세대는 운 좋게도 상상력이 풍부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대학교 때까지 휴대전화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83학번이신 교수님은 당시 텀페이퍼를 손으로 작성하여 제출했습니다. 컴퓨터 보급이 아직 활발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1989년 석사 논문을 쓸 때도 원고지에 작성했으며, 학교 앞 인쇄소에서 아르바이트생이 타이핑해 주었습니다.

타이핑된 원고를 가지고 책을 만들곤 했습니다. 매우 원시적인 방식이었습니다. 졸업 후 2년간 직장 생활을 하다가 1991년 미국 유학을 갔습니다. 그곳에서는 당연히 컴퓨터로 과제를 수행했습니다. 1994~95년부터 논문을 시작할 무렵, 인터넷이 보급되기 시작했습니다. 자료 검색을 인터넷으로 하기 시작했죠. 1987년, 미국 유학 중이던 87학번 동기에게 300달러를 보내 미국에서 관련 논문이나 책을 복사해서 보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당시에는 빠른 연락이 어려워 편지로 소통하며 자료를 주고받았습니다. 석사 논문은 그렇게 작성했지만, 박사 과정부터는 인터넷을 활용하게 되었습니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등장은 인공지능 시대를 위한 전초 기지 역할을 했습니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이 본격적으로 활용되는 시기는 인공지능 시대가 될 것으로 예측됩니다. 현대 인공지능은 이미 많은 변화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관심 있는 분들은 이미 알고 계시겠지만, 과거 전쟁은 미사일 발사, 육군 투입 등으로 이루어졌습니다. 현대전은 공습 후 항공모함과 육군이 투입되어 마무리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걸프전이나 이라크 전쟁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하지만 인공지능이 일상화되면 전쟁 패턴도 크게 변화할 것입니다. 이미 많은 인공지능 무기들이 개발되어 활용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에서 인공지능 무기가 활발히 사용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목표물을 조준하더라도 움직이는 대상에 대한 정확한 타격이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드론이 사람을 추적하며, AI 시스템이 환경을 조사하여 신속하게 전쟁 결정을 내립니다. 몇 시간 걸리던 공습 결정이 몇 분 안에 이루어지고, 전담자의 승인만으로 즉시 실행됩니다. 이는 마치 외과 수술처럼 암세포만 제거하듯, 특정 인물만 제거하는 정밀 타격이 가능해졌음을 의미합니다. 과거에는 김정은을 제거하기 위해 주변 지역 전체를 폭파해야 했지만, 이제는 불가능했던 일이 가능해졌습니다. 이는 인공지능 덕분입니다. 관련 기사들을 찾아보면 자세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특히 '라벤더'는 건물이나 구조물이 아닌 사람을 공격 대상으로 삼습니다. 하마스 요원들의 정보를 수집하여 잠재적 공격 표적으로 지정하고, 이들의 움직임을 추적하여 공격하는 방식입니다.

군대가 이를 승인했지만, 20초의 짧은 시간 동안 평균 10%의 오류가 발생했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이로 인해 엉뚱한 사람이 희생되는 비극적인 사건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다른 시각에서는 10%의 오류율이 오히려 놀랍다고 평가하며, 기술 발전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합니다. 하마스 최고 지도자가 지하로 도망쳐 숨었을 때, 드론이 계속 추적하여 결국 부하들이 모두 사망하고 체념한 상태에서 수건으로 얼굴을 가렸던 영상이 있습니다. 드론이 얼굴 식별을 피하려 했지만, 다른 데이터로 사람임을 인지하고 결국 공격이 이루어졌습니다. 이처럼 드론은 목표물을 끝까지 추적하여 제거합니다. 많은 인명 피해 없이 정확한 목표물만 제거하는 방식으로 전쟁 양상이 변화하고 있습니다.

킬러 로봇 개발이 활발해지면서 전쟁 양상이 크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한국, 미국, 중국, 이스라엘 등 많은 국가들이 군사 분야에 AI 도입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경제 분야에서는 일자리 감소가 가장 큰 이슈입니다. 과거 컴퓨터 사이언스 전공자는 취업이 보장되었지만, 이제는 AI가 코딩을 대신하면서 취업이 어려워졌습니다. 교수님도 최근 파이썬 코딩을 배우고 있는데, 앱을 활용하면 프로그래밍을 쉽게 할 수 있습니다.

코딩 경험이 없는 사람도 AI를 활용하면 프로그램을 단시간에 만들 수 있습니다. 오류가 발생하더라도 AI가 해결책을 제시해 줍니다. 따라서 여러분도 도전해 보길 바랍니다. 과거에는 코딩 오류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투자했지만, 이제는 AI에게 오류를 보여주면 해결 방법을 알려줍니다. 이처럼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일자리 감소와 경제적 불평등 심화입니다. 소수의 뛰어난 인재는 높은 보상을 받지만, 대다수는 무엇을 해야 할지 막막한 상황입니다. 국가 간 경쟁도 심화되고 있습니다.

미중 경쟁 심화로 인해 비용이 증대되고 있습니다. 미국은 중국산 부품 사용을 금지하고, 중국은 미국 부품 수입이 제한되면서 과거와 같은 세계화는 어려워졌습니다. 1980년부터 2008년까지 세계화가 정점을 이루었지만, 2008년 이후 쇠퇴하고 있습니다. 1945년부터 70년간 세계 경제가 급성장했지만, 80년대 이후 흔들리다가 세계화를 통해 다시 성장했습니다. 그러나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세계화 추세가 꺾이고 미중 경쟁이 심화되면서 세계 경제의 불안정성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기에 미중 경쟁으로 인해 경제 변화가 왜곡되고 있습니다. 또한 인공지능은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의 격차를 심화시키고 있습니다. 과거 개발도상국, 제3세계로 불리던 국가들이 이제는 글로벌 사우스로 불립니다. 인공지능 기술 개발과 보급은 선진국과 중국이 주도하고 있으며, 글로벌 사우스는 소외되어 AI 기술 격차가 큰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왈러슈타인의 이론에 따르면 1400년대부터 세계 중심과 주변이 존재했지만, 당시에는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의 격차가 크지 않았습니다. 산업혁명 후반기부터 격차가 심화되기 시작했습니다.

1800년대 중반 이후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의 격차가 크게 벌어졌으며, 2차 세계대전 이후 급성장하면서 더욱 확대되었습니다. 1980년대 IT 혁명 또한 격차 확대에 기여했습니다. 신기술이 등장할 때마다 경제 패러다임이 바뀌면서 격차가 벌어졌고, 기술 확산으로 인해 격차가 다소 좁혀지다가 다시 신기술 등장으로 격차가 확대되는 패턴이 반복되었습니다. 1980년 격차가 커졌고, 2020년 인공지능 발전으로 인해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과거에는 불평등을 당연하게 여겼지만, 현재의 불평등은 시스템 전체에 문제를 일으킬 정도로 심각합니다. 흑수저, 금수저와 같이 노력으로 극복하기 어려운 격차는 지구의 번영과 생존을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이므로, 더 이상 방관할 수 없습니다.

미중 기술 경쟁 심화와 글로벌 공급망 재편

킬러 로봇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으며, 이는 전쟁의 양상을 크게 변화시킬 수 있어 매우 주목받고 있습니다.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 중국, 이스라엘 등 여러 나라가 인공지능을 군사에 어떻게 도입할지를 논의하고 있습니다. 경제 분야에서는 인공지능으로 인한 일자리 감소가 가장 큰 이슈입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컴퓨터 사이언스 전공자는 취업이 보장되는 것으로 여겨졌으나, 이제는 인공지능이 코딩을 대신해주기 때문에 취업이 어려워졌습니다. 최근 저도 앱을 활용하여 프로그래밍을 쉽게 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파이썬 기초를 배우고 있습니다.

평생 컴퓨터 코딩을 접해보지 않은 교수님도 챗GPT를 활용하여 파이썬 코드를 작성하고 앱을 만들어 프로그램을 금방 완성할 수 있습니다. 물론 오류가 발생하지만, 오류 내용을 붙여 질문하면 챗GPT가 해결책을 제시해줍니다. 따라서 여러분도 도전해보시길 권합니다. 과거에는 코딩 오류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했지만, 이제는 오류 화면을 캡처하여 붙여 넣으면 해결 방법을 정확하게 안내받을 수 있습니다. 이는 매우 흥미로운 경험이며, 시간이 금방 지나갑니다. 이처럼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일자리 감소와 경제적 불평등 심화입니다. 소수의 뛰어난 인재는 높은 보상을 받으며 스카웃되고 있지만, 대다수 사람들은 무엇을 해야 할지 막막해하고 있습니다. 또한, 국가 간 경쟁이 심화되고 있으며, 이러한 변화가 순탄하게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미국과 중국의 경쟁 구도 속에서 비용이 증가하는 형태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미국은 중국산 저가 부품 사용을 제한하고, 중국은 미국으로부터 부품 수입이 불가능해졌습니다. 이는 1980년부터 2008년까지 세계화가 정점을 이루었던 시기와 대조적입니다. 당시에는 자본과 투자가 전 세계적으로 확대되었으나, 2008년 이후 세계화는 쇠퇴하고 있습니다. 1945년부터 약 70년간 세계 경제가 급성장했으나, 1980년대에 잠시 흔들린 후 세계화를 통해 다시 성장했습니다. 그러나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세계화 추세가 꺾이고 미중 경쟁이 심화되면서 세계 경제의 불안정성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기에 미중 경쟁으로 인해 경제 분야의 변화가 왜곡되는 측면이 있습니다. 또한, 인공지능은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의 격차를 심화시키는 문제를 야기하고 있습니다. 과거 '개도국' 또는 '제3세계'로 불리던 국가들이 이제는 '글로벌 사우스'로 불리며, 이는 용어의 어감 변화를 보여줍니다. 인공지능 기술 개발 및 보급이 선진국과 중국에 의해 주도되면서 글로벌 사우스는 소외되고 있어, 글로벌 AI 격차가 큰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왈러슈타인의 이론에 따르면 이미 1400년대부터 세계 중심과 주변의 구분이 존재했지만, 당시에는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의 격차가 크지 않았습니다.

산업 혁명 후반기부터 국가 간 격차가 심화되기 시작했습니다. 1800년대 중반 이후 파란색으로 표시된 선진국과 초록색으로 표시된 개발도상국 간의 격차가 크게 벌어졌으며, 이는 1945년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급성장하면서 더욱 확대되었습니다. 또한, 1980년대 IT 혁명은 격차를 더욱 벌리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1920년대 자동차 산업, 1800년대 철강 및 전기 산업과 같이 신기술이 등장할 때마다 경제 패러다임이 바뀌면서 격차가 확대되는 현상이 반복되었습니다.

이러한 패턴은 신기술 등장으로 격차가 확대되고, 기술 확산으로 격차가 좁혀지다가 다시 신기술 등장으로 격차가 확대되는 식으로 반복되었습니다. 1980년에 격차가 커졌고, 2020년 인공지능 발전으로 인해 이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과거에는 불평등을 당연하게 여겼지만, 현재 우리가 겪는 불평등은 시스템 전체에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습니다. 어느 정도의 격차는 도전 의식을 고취하지만, '흙수저', '금수저'와 같이 도저히 바꿀 수 없는 격차는 심각한 문제입니다. 이는 지구의 번영과 생존을 위협하는 문제이므로 더 이상 방관할 수 없습니다.

이 문제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즉 기술이 가져온 격차를 어떻게 완화하고 소득을 재분배할 것인가가 세계 정책의 큰 과제가 되었습니다. 알고리즘 제국이 인공지능(AI) 기술로 인해 격차가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주장도 있고, AI가 개발도상국의 전통적인 저발전 문제를 해결할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는 낙관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딥러닝과 같은 기술은 보건 문제 해결에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낙관론을 실현하기 위한 방안 논의가 필요합니다. 요컨대 AI는 군사, 경제, 선진국과 후진국 관계 등 다방면에 걸쳐 큰 충격을 주며 판도를 뒤흔들고 있습니다.

AI가 가져올 파급력은 매우 큽니다. 여러분은 인공지능이 스며드는 시대에 청춘을 보내게 될 것입니다. 교수보다 훨씬 더 AI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AI를 자신을 강화하는 도구로 활용해야 할지 고민해야 합니다. '이게 뭐지?' 하고 망설이다가는 기회를 놓칠 수 있습니다. AI가 가져올 엄청난 파급력을 인지하고, 비록 정확히 알지는 못하더라도 관심을 가지고 배우려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의 전개 과정

이러한 태도를 갖추어야 합니다. 현재 미국과 중국은 AI를 둘러싸고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으며, 2025년 현재에도 그 경쟁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 경쟁이 어떻게 진행되어 왔고 앞으로 어떻게 나아갈지 이해하기 위해서는 과거의 흐름을 알아야 합니다. 미중 기술 경쟁 이슈가 부각된 지는 약 10년 정도 되었습니다. 그 이전에는 기술을 둘러싼 싸움은 없었습니다. 당시에는 무역 적자와 같은 문제가 주로 다루어졌습니다.

2015년 중국은 '중국 제조 2025'를 발표했습니다. 필자가 1980년대 후반 석사 과정 중이던 1991년 유학을 갔을 때, 국제정치경제에 관심이 있었지만 구체적인 주제는 정하지 못했습니다. 당시 석사 논문으로 '미국 패권 세태론'을 썼는데, 이는 1980년대 국제정치학의 주요 화두 중 하나였습니다. 미국이 쇠퇴한다는 논의가 많았습니다.

폴 케네디를 필두로 한 논의들이 있었습니다. 필자는 이러한 논의를 비판적으로 검토하며 미국 패권이 흔들리지 않고 수십 년간 견고할 것이라고 주장했고, 이는 사실로 입증되었습니다. 당시 다음 패권국으로 거론된 국가는 중국이 아니라 일본이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당시에는 중국을 언급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일본은 아직 잠재력이 큰 국가였습니다.

일본은 1990년대를 '잃어버린 10년'이라고 칭합니다. 필자가 1987~1988년 학부 과정을 마치고 1989년 졸업할 당시, 아시아 태평양 시대가 도래할 것이며 일본이 이를 주도할 것이라는 논쟁이 뜨거웠습니다. 당시 일본은 미국과의 무역 흑자가 막대했으며, 주로 반도체, 자동차, 전자 제품을 수출했습니다. 이로 인해 기술 문제가 불거졌고, 미국 내에서는 '옐로우 베이슨(Yellow Peril)'이라는 용어가 등장하며 일본의 전자 제품 및 반도체 시장 진입을 막으려는 노력이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성장을 막을 수 없다는 전망이 지배적이었습니다.

어쨌든 그러한 상황에서 필자가 졸업 후 무엇을 공부할지 물었을 때, 1980년대 후반에는 아무도 중국이 떠오르는 중요한 플레이어가 될 것이라고 예측하며 중국을 공부해 보라고 권하는 교수가 없었습니다. 소련의 붕괴 역시 1980년대 중후반에는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으며, 갑작스러운 붕괴에 모두가 당황했습니다.

구체적인 예로, 하영선 이사장(당시 교수)은 1985~1986년 크레블린에서 여러 학자들과 회의했지만, 4~5년 안에 소련이 붕괴할 것이라고는 아무도 짐작하지 못했다고 고백했습니다. 당시 중국의 부상을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고, 오히려 쇠퇴할 것으로 여겨졌던 일본에 대한 논의가 주를 이루었습니다. 이는 현재 사람들의 생각이 얼마나 흐름을 잘못 읽을 수 있는지, 그리고 얼마나 엉뚱한 예측을 할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이러한 트렌드를 읽기 위해서는 깊은 주의와 노력이 필요합니다. 중국이 언제부터 부상하기 시작했는가? 1970년대 후반 등소평이 개혁개방을 통해 중국 성장을 추진했지만, 그 효과가 나타나기까지는 10~20년이 걸렸습니다. 중국은 여전히 후진국이었습니다. 그러나 지역 성장이 이루어지고 있었고, 2001년 중국의 WTO 가입이 기폭제가 되었습니다. WTO는 1995년 클린턴 행정부 시기에 미국 주도로 설립되었습니다.

중국이 WTO에 가입하고 싶어 했고, 당시 가입 허용 여부에 대한 논쟁이 있었습니다. 대다수는 가입을 찬성했습니다. 중국이 경제 성장을 하고 자유주의 세계 경제에 편입되면, 중산층이 형성될 것이고 이들은 독재 체제에 비판적이 되어 민주화 운동을 통해 체제 변화를 겪을 것이라는 가설이었습니다. 이를 통해 중국이 미국식 민주주의와 인권을 갖춘 국가로 변화하여 미국과 함께 세계 주요 국가로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현재 그 가설은 어떻게 되었습니까?

그 가설이 완전히 틀렸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앞으로 50년 후 중국의 위상이 어떻게 될지는 알 수 없습니다. 클린턴의 WTO 가입 결정은 많은 비판을 받습니다. 2008년 금융 위기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는 미국의 모기지 사태 역시 클린턴 시기 월가에 우호적인 정책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당시 클린턴 행정부는 재정 흑자와 무역 흑자를 달성하며 경제 성장을 이끌었습니다. 클린턴의 목표는 '스피드 이코노미'였습니다.

레이건 행정부 시기 재정 및 무역 적자에 시달리던 미국 경제를 회복시키고, 걸프 전쟁으로 인한 국방비 증가로 어려움을 겪던 미국을 다시 일으켜 세운 인물로 칭송받았습니다. 그러나 현재 중국과의 경쟁 구도에서 볼 때, 당시의 판단이 잘못되었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필자는 클린턴 시기인 1994년 북핵 위기 당시, 핵 협상 과정에서 '불바다' 발언이 나왔을 때 미국이 한국에 핵 공격을 감행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고 언급했습니다. 당시 김영삼 대통령의 강력한 항의로 핵 공격은 무산되었지만, 결과적으로 북한은 핵 보유국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점 때문에 클린턴 행정부가 비판받기도 합니다. 어쨌든 2001년 중국이 WTO에 가입한 이후, 중국의 경제 성장률은 10%를 넘나들었습니다. 세계 경제의 제조업 중심지로 자리 잡으며 시진핑 주석 집권 이전인 2010년대 초까지 약 10년간 고속 성장을 지속했습니다. 2012~2013년경 고속 성장에 한계가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이러한 고속 성장은 저임금에 기반한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중국보다 임금이 낮은 국가들이 등장하면서, 중국 내에서는 더 이상 저임금 기반 성장이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기술 혁신 중심의 경제 시스템 구축 필요성이 제기되었고, 그 결과 2015년 '중국 제조 2025'가 발표되었습니다. 이는 10년 안에 중국이 저임금 국가에서 기술 혁신 국가로 변모하겠다는 목표를 담고 있었습니다.

시진핑 주석은 기술 부문에 막대한 투자를 통해 기술 혁신 국가가 되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세웠습니다. 당시(2015년)는 오바마 행정부 시기였습니다. 오바마 행정부도 이를 인지하고 우려했지만, 정권 말기여서 구체적인 조치를 취하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반도체 분야에서 미국의 리더십을 유지하기 위한 행정 명령을 준비했고, 힐러리 클린턴이 이를 이어받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그러나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가 당선되면서 상황이 바뀌었습니다. 2015년부터 중국이 발동을 걸기 시작했지만, 오바마 행정부는 중국을 '이해관계자(stakeholder)'로 간주하며 크게 견제하지 않았습니다. 반면 트럼프 행정부는 취임 이후 노골적으로 중국을 견제하기 시작했습니다. 트럼프는 처음부터 기술보다는 무역 적자를 문제 삼았습니다.

미국의 대중 무역 적자를 용납할 수 없다고 판단하여 조사를 시작했고, 특히 지적 재산권 침해 문제를 제기하며 무역으로 공격을 시작했습니다. 2017년에는 다소 잠잠했지만, 2018~2019년 관세 부과 등 무역 전쟁이 격화되었습니다. 2019년 말 협상과 소강 상태를 거치던 중 코로나19가 발병하면서 무역 협상의 의미가 퇴색되었습니다. 무역 협상 과정에서 중국이 첨단 기술 분야에서 미국을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중국이 미국의 기술을 훔쳐 기술 도약을 시도하고 있다는 판단 하에, 이를 강력히 막아야 한다는 인식이 트럼프 행정부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화웨이가 미국의 가장 강력한 경쟁사이자 위협적인 기업으로 지목되었고, 화웨이의 모든 사업에 제재를 가하기 시작했습니다. 2018년부터 제재가 시작되었지만 화웨이는 굴하지 않았습니다. 통신 장비와 휴대폰 사업 모두에서 승승장구했습니다. 이에 미국은 더욱 정교한 제재 방안을 모색했습니다. 미국 장비만 차단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고 판단하여, 상무부 산하 산업안보국(BIS)은 '외국 직접 생산품 규칙(Foreign Direct Product Rule)'을 적용했습니다.

이 규칙은 미국의 원료나 장비를 25% 이상 사용하는 외국 기업도 미국의 수출 통제 대상이 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삼성, 대만의 TSMC, 네덜란드의 ASML 등 반도체 장비 및 칩 제조 회사들이 영향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2018년에는 큰 영향이 없었으나, 2020년 5월 거래 제한 규정이 강화되면서 화웨이는 쇠퇴하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화웨이의 주요 사업이었던 최신 휴대폰 칩은 삼성이나 TSMC에서 제조되었는데, 이는 우주 무기나 인공지능뿐만 아니라 여러분이 사용하는 휴대폰에도 장착되는 첨단 칩이었습니다.

이 조사를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지적 재산권 침해 문제를 무역 문제로 접근하여 관세 부과 등 무역 제재를 가했습니다. 2017년에는 잠잠했지만, 2018년과 2019년에 무역 분쟁이 격화되었습니다. 양측이 지쳐 2019년 말 협상에 이르렀을 때 코로나19가 발병하면서 무역 협상의 의미가 퇴색되었습니다.

중국이 미국을 기술적으로 빠르게 추격하는 분야가 첨단 기술이라는 점이 부각되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이 미국의 첨단 기술을 탈취하여 기술 도약을 시도한다고 판단하고, 이를 강력히 차단하고자 했습니다. 이에 따라 미국은 화웨이를 미국의 가장 큰 경쟁사이자 위협적인 기업으로 지목하고, 화웨이의 모든 사업에 대한 제재를 2018년부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화웨이는 제재에도 불구하고 사업을 지속했습니다.

미국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화웨이는 통신 장비와 휴대폰 사업 모두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했습니다. 이에 미국은 상무부 산업안전보국(BIS)을 통해 새로운 제재 방안을 모색했습니다. 미국 장비만을 판매 금지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판단하여, '외국 직접 생산품 규칙(Foreign Direct Product Rule, FDPR)'을 적용하기로 했습니다.

이 규칙은 미국의 기술이나 장비를 25% 이상 사용하는 외국 기업도 미국의 수출 통제 대상에 포함시키는 예외 규정입니다. 이 규정으로 인해 삼성, 대만의 TSMC, 네덜란드의 ASML 등 반도체 장비 및 칩 제조 회사들이 영향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2018년에는 큰 영향이 없었으나, 2020년 5월 거래 제한 규정이 강화되면서 화웨이는 급격히 쇠퇴하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화웨이의 최신 휴대폰에 장착되는 반도체 칩은 삼성이나 TSMC에서 제조되었으며, 이는 인공지능, 우주 무기뿐만 아니라 일반 소비자들이 사용하는 휴대폰에도 탑재되는 핵심 기술이었습니다.

휴대폰은 엄청난 영향을 미칩니다. 휴대폰이 없으면 뇌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입니다. 최신 칩이 휴대폰에 장착되는데, 화웨이가 이를 만들지도, 수입하지도 못하게 되자 사업을 접어야 했습니다. 그러다가 자체 생산을 추진하며 다시 메이트 프로 등을 출시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대중 기술 견제와 공급망 재편 전략

트럼프 행정부에서 중국 기업의 성장이 꺾였다가 다시 올라오는 흐름을 보였는데,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에도 중국 기업에 대한 견제는 계속되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했을 때 저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트럼프와는 다르게 중국과의 관계를 개선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오히려 트럼프보다 더 강력하게 중국 기업을 견제하기 시작했습니다.

바이든 행정부는 체계적으로 대중 수출 규제를 지속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을 막는 데 급급했지만, 바이든 행정부는 왜 미국이 최신 반도체 칩을 자체 생산하지 못하고 대만이나 한국에서 수입하는지에 대한 문제 의식을 가졌습니다. 이는 미국의 안보를 위협하는 문제로 인식되었고,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를 겪으면서 이러한 인식이 더욱 강화되었습니다.

특정 물류나 부품은 미국의 안보에 매우 중요하므로 전적으로 수입에 의존할 수 없다는 인식이 생겼습니다. 1980년대부터 이어진 세계화 흐름은 무조건 비용 효율성을 추구했습니다. 해외에서 더 저렴하게 생산할 수 있다면 굳이 국내에서 생산할 이유가 없었습니다. 마스크 생산을 예로 들면, 미국 내 생산 비용은 10달러지만 중국 생산 비용은 500원 정도였기에 당연히 중국에서 생산했습니다. 이는 모든 국가가 따랐던 방식입니다.

우리나라도 당시 마스크 대란을 겪었습니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각 국가는 물류와 공급망에 대한 재고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안보나 경제에 치명적인 물품은 자체 생산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미국도 중국 견제를 유지하면서도, 자체적인 첨단 제조업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반도체 및 인공지능 관련 부품 생산에 막대한 보조금과 투자를 지원하는 법안을 바이든 행정부 시기에 마련했습니다.

세 번째는 트럼프 행정부에서도 확인되었듯이 미국 혼자서는 중국을 견제하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일본, 대만, 한국, 네덜란드, 영국 등과 기술 동맹을 형성하여 중국을 견제해야 한다는 인식이 생겼습니다. 이러한 세 가지 축, 즉 대중 수출 규제, 자국 제조 역량 강화, 기술 동맹을 중심으로 정책이 추진되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재집권한 이후에도 대중 기술 규제는 계속되고 있지만, 자국 내 첨단 반도체 제조 역량을 강화하려 해도 이를 수행할 수 있는 기업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인텔과 같은 기업의 경쟁력이 예전 같지 않자, 미국은 TSMC와 삼성전자를 압박하여 미국 내 공장 설립을 유도했습니다. 이를 통해 최신 반도체 칩을 생산하여 미국 기업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하려는 것입니다. 대만은 중국의 군사적 위협에, 한국은 북한의 위협에 취약합니다. 이들 국가에 무슨 일이 발생하면 반도체 공급망에 차질이 생겨 미국 경제에 큰 혼란이 올 수 있습니다. 따라서 미국은 이러한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자국 내에서 칩을 생산해야 하지만, 미국 기업의 자체 생산이 어렵기 때문에 해외 기업을 유치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해외 기업 유치를 위해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안이 추진되었습니다. 한국에서 칩 하나를 생산하는 데 5만 원이 든다면, 미국에서는 높은 인건비, 환경 규제 비용 등으로 인해 두세 배의 비용이 발생합니다. 따라서 TSMC나 삼성전자가 미국 투자를 망설이는 상황에서, 미국 정부는 보조금 지급을 통해 투자를 유도하려 했습니다. 그러나 트럼프 전 대통령은 외국 기업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보조금 대신 관세를 부과하여 해외 기업의 투자를 유도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만약 한국산 반도체에 20%의 관세를 부과하면, 5만 원짜리 반도체 가격이 15,000원으로 상승합니다. 이 경우 한국 기업은 미국 내 공장을 설립하여 더 저렴하게 생산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보조금 지급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TSMC와 삼성전자 모두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기술 동맹에 있어서도 각 동맹국마다 압박이 가해지고 있습니다.

최근 관세와 방위비 분담금 압박이 동맹국들에게 가해지고 있으며, 유럽연합(EU)과 한국 역시 이러한 압박을 받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동맹 관계가 약화되고 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와 바이든 행정부를 거치며 추진된 미국의 대중 기술 견제는 중국의 성장을 꺾는 데는 성공했습니다. 중국은 미국의 제품을 사용하지 못하게 되면서 최신 기술 제품 생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자체 생산을 시도하고 있지만, 기술 혁신은 단기간에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현재 소강 상태에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는 미국의 강력한 제재뿐만 아니라 동맹국들의 협력이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그러나 동맹국들과의 관계가 소원해지면서 협력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으며, 대중 경제 정책의 성공 여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중국의 AI 기술 발전과 미국과의 경쟁

중국은 미국의 제재와 동맹국들의 기술 공급 제한에 직면하자 자체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막대한 투자를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비록 빠르지는 않지만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과거에는 중국이 기술적으로 따라오기 힘들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지만, 올해 초 딥크(DeepSeek)라는 중국 스타트업이 개발한 인공지능 모델이 챗GPT와 유사한 성능을 보이면서 이러한 인식이 깨지기 시작했습니다.

올해 초, 딥크라는 중국 스타트업이 개발한 인공지능 모델이 챗GPT만큼 효율적이라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챗GPT에는 엔비디아의 칩 10만 개가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딥크 모델은 상대적으로 적은 자원으로도 우수한 성능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는 기존의 막대한 자본 투입 방식과는 다른, 경량화되고 가성비 높은 모델 개발의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딥크의 성공은 중국 AI 혁명의 잠재력을 보여주었으며, 이는 단순히 한 기업의 성과를 넘어 혁신적인 생태계의 결과로 분석됩니다. 또한, 엔비디아의 최신 칩인 H100이나 H200만큼은 아니지만, 중국 기업들은 기존 장비들을 조합하여 이와 유사한 성능의 칩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알리바바, 큐앤(Qwen), 딥스티크(DeepSeek) 등 여러 중국 AI 기업들이 주목받고 있지만, 화웨이가 칩 제조부터 AI 생태계 전반을 장악하며 독자적인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미국만큼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경쟁력 있는 가성비를 갖추고 있습니다. 트럼프와 바이든 행정부 시기에는 미국이 여유로운 입장이었지만, 올해 초 딥크 쇼크를 통해 중국의 빠른 기술 발전 속도를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이는 중국 AI 기술의 만만치 않은 경쟁력을 보여줍니다.

일각에서는 미국의 견제가 오히려 중국의 기술 혁신을 자극하여 역효과를 낳았다고 주장하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만약 견제가 없었다면 중국은 이미 2015-2018년부터 기술적으로 상당 부분 따라왔을 것입니다. 지난 6-7년간의 견제 덕분에 한국의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와 같은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이 중국의 기술 추격을 40-50% 수준으로 늦추는 데 기여했습니다. 이는 한국 기업들에게 경쟁력을 유지할 시간을 벌어준 것입니다. 현재 미국이 전반적으로 앞서 있지만, 중국의 기술 추격 속도가 매우 빠르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습니다.

중국의 AI 혁신 생태계, 데이터, 알고리즘 역량은 매우 강력하여 미국이 안심하고 주도권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AI 분야의 발전 사례는 딥크뿐만 아니라 다양한 기업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저는 이러한 현상을 1800년대 후반 미국이 영국 제조업을 따라잡으며 급격한 경제 성장을 이루었던 시기와 비교하며 분석하고 있습니다. 당시 패권이 이동하던 시기의 경제 상황은 현재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합니다.

1800년대 후반부터 1900년대 초반까지 미국은 놀라운 경제 성장을 이루며 세계 경제의 중심이 되었습니다. 영국은 쇠퇴하기 시작했고, 실질적인 패권 교체는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달러 패권이 확립되면서 이루어졌습니다. 약 70-80년간의 이행기를 거쳐 패권이 완전히 넘어갔습니다. 현재 달러 패권은 여전히 강력하지만, 제조업 분야에서는 이미 중국이 미국을 넘어섰습니다. 2050년경에는 중국이 세계 제조업의 약 50%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되는데, 이는 미국 제조업의 전성기(약 50% 이상)와 맞먹는 수준입니다.

미국 경제는 현재 활력을 잃은 상태로 보입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미국에서는 제조업보다 금융업에서 훨씬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구조가 고착화되었습니다. 따라서 기업들은 제조업 대신 금융업에 투자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트럼프와 바이든 행정부가 제조업 부흥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극복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저는 이러한 흐름을 바꿀 수 있을지 회의적입니다.

미국이 아무리 노력해도 소수의 특정 섹터 외에는 전반적인 제조업 부활은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제조업은 탄탄한 중산층과 정치 체제 발전에도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선진국들의 민주화 시기는 제조업이 발전했던 시기와 일치하며, 한국 역시 제조업 쇠퇴와 함께 민주주의가 위축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제조업은 정치·경제적으로 매우 중요한 산업이지만, 미국에서는 이미 회생이 어려운 상황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억지로 제조업을 부활시키려 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저력이 있는 나라이므로 일부 성과를 거둘 수도 있겠지만, 현재 상황은 매우 어렵습니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책 기조가 유지된다면 더욱 어려울 것으로 예상됩니다. 현재 세계 경제의 활력은 중국에 있지만, 중국 역시 코로나19 이후 경제 활력이 크게 떨어졌습니다. 권위주의 정치 체제는 혁신을 저해할 수 있으며, 자유로운 정보 유통과 자유주의적 문화가 부족한 환경에서는 혁신이 어렵습니다.

중국은 이미 인구 고령화 문제에 직면해 있으며, 이는 국가 경쟁력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생산 가능 인구가 감소하고 있으며, 이는 과거와 같은 고성장세를 유지하기 어렵게 만듭니다. 과거라면 중국에 투자했을 테지만, 현재는 미국 경제의 불확실성과 중국의 빠른 고령화, 그리고 권위주의 정치 체제가 시장 친화적인 혁신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중국에 투자하기 망설여지는 상황입니다.

미중 경쟁의 미래 전망과 협력의 필요성

그렇지 못하면 미국이 더 똥볼을 차느냐, 중국이 더 똥볼을 차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것입니다. 트럼프와 같은 대통령이 한두 명 더 나온다면 미국은 망조로 갈 것이고, 시진핑 위기설이 불거져 집단 지도 체제가 복원된다면 중국은 회생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중국도 장담하기 어렵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기술은 미국이 쥐고 있지만 중국이 매우 빠르게 쫓아오고 있습니다.

중국은 미국의 기술 독점을 완전히 대체하기는 어렵지만, 특정 응용 분야에서 가성비 모델을 내세워 쫓아올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것이 산업화되고, 미국이 트럼프 행정부 들어서면서 재정 적자가 심각해진 것도 중국이 파고들 틈이 되고 있습니다. 미국의 재정 적자를 메우기 위해 국채를 발행하는데,

국채 발행 시 이자를 지급해야 하고, 이 이자를 갚기 위해 또 국채를 발행해야 합니다. 영국의 유명한 경제 금융 사학자인 니얼 퍼거슨은 패권국이 몰락하는 명확한 시점을 국채 이자 비용이 국방비를 넘어섰을 때로 보았습니다. 영국과 네덜란드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미국은 2024년에 국채 이자 비용이 국방비를 넘어섰습니다.

미국의 국방비는 약 7천억 달러로 전 세계 국방비의 절반에 해당합니다. 그런데 국채 이자 비용이 이보다 더 많습니다. 이는 코로나19 시기에 양적 완화를 통해 막대한 유동성을 공급했기 때문입니다. 미국은 달러를 찍어낼 수 있는 기축 통화국이기에 가능했지만, 우리나라는 인플레이션과 환율 문제로 그렇게 할 수 없습니다.

그렇게 많은 돈이 풀려 어려운 상황인데, 재정 적자가 너무 심각해지자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국제개발처(USAid), 즉 제3세계 국가 지원 기관을 폐지했습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70년간 유지된 기구를 없애고 그 기능을 국무부로 이관하는 이해하기 어려운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 돈은 WTO 등을 통해 제3세계 보건 문제 해결이나 국제기구 운영에 사용되는 예산입니다.

그 예산이 사라지면서 아프리카 등에서 제2의 코로나 팬데믹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국제정치의 공간은 비어 있지 않습니다. 한 힘이 빠져나가면 다른 힘이 들어오는 법입니다. 그 자리를 중국이 파고들며 '돈이 필요하면 내 돈을 쓰라'고 제안하고 있습니다. 제3세계 국가들은 꺼림칙해도 당장 돈이 급하니 중국의 제안을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글로벌 사우스와 중국의 관계가 긴밀해지고 있으며, 이는 미국의 영향력 축소를 가져옵니다.

이는 장기적으로 미국의 국제적 영향력 축소에 큰 도전이 되고 있습니다. AI 이야기가 이렇게 연결되는 것입니다.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 어느 정도 블록화가 진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AI와 같은 분야에서 미국과 중국은 비용이 많이 들더라도 함께 할 수 없는 부분들이 생겨나고, 이는 분리될 수밖에 없습니다. 완전히 분리된 인터넷, 즉 스플릿넷이 등장할 수도 있습니다. 중국은 이미 인터넷 프로토콜의 상당 부분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중국은 위태로운 상황입니다. 미국이 ICANN 등을 통해 DNS를 통제하면 중국 인터넷은 마비될 수 있습니다. 루트 디렉토리 관리 권한이 미국에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렇게까지 가지는 않겠지만, 중국 입장에서는 불안할 수밖에 없습니다. 분리된 인터넷 망이 구축되면 사용이 불편해지고 비용이 증가할 것입니다. 하지만 국가 안보를 위해 부분적으로 분리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완전히 분리되기는 어렵지만, 부분적으로 분리되고 부분적으로 협력하는 형태로 나아갈 것입니다.

반도체 칩 경쟁도 마찬가지입니다. 전체 반도체 칩 시장에서 경쟁하는 부분은 20~30%에 불과합니다. 나머지 70%는 여전히 미국이 중국 칩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중국 칩을 사용하지 않으면 전자 제품 생산 비용이 너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즉, 전자 제품 측면에서 약 70%는 공유하고 30%는 분리된 이중적인 세계에 살고 있는 것입니다. 앞으로 AI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미국은 분리를 더욱 강화하려 하지만, 중국이 희토류 카드를 꺼내자 H20 칩 판매를 다시 허용했습니다. H20은 낮은 사양의 칩이지만, 이를 빌미로 중국 데이터를 들여다보려 할 수 있다는 비판이 있습니다.

희토류는 세계 생산량의 90%를 중국이 공급하고 있습니다. 미국도 희토류가 있지만, 채굴 및 제련 과정의 막대한 비용과 오염 문제로 인해 생산하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비용이 증가하면 미국도 생산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H20 칩을 다시 판매하자, 중국이 백도어를 심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는 중국 데이터를 들여다보기 위한 의도라는 것입니다.

엔비디아는 백도어가 없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과거 화웨이를 공격할 때와 같은 논리입니다. 화웨이 장비에 백도어가 있어 미국 통신망에 설치되면 비밀 정보가 유출될 것이라는 주장이었습니다. 당시 미국은 한국의 LG유플러스에도 화웨이 장비 교체를 압박했습니다. 이제는 상황이 거꾸로 된 것입니다. 부분적인 디커플링이 진행되면서 혼재된 양상이 나타날 것입니다. 중국은 기초 연구 및 데이터 확보에서 앞섰지만, AI 칩과 컴퓨팅 파워는 뒤처지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의 규제와 간섭은 프라이버시 개념이 약해 데이터를 활용하기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전반적인 혁신에는 방해가 될 수 있습니다.

최근 하버드 벨 연구소의 모니터링 결과에 따르면, 미국이 AI 모델 등에서 앞서고 있다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습니다. 현재 미중 경쟁은 과거와 다릅니다. 과거 미국과 소련은 경제적으로 상호 의존적이지 않았고, 군사 분야에만 초점을 맞춰 분리되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현재 미중 반도체 및 AI 기술 경쟁은 대표적인 민군융합 기술입니다.

이 기술은 상업적, 군사적으로 모두 활용되며, 이를 개발하는 기업과 국가가 복잡하게 얽혀 있습니다. 엔비디아는 미국 기업이지만, 창업자는 대만인이고 중국 시장 판매를 원합니다. 트럼프 취임 당시 팀 쿡, 일론 머스크 등은 백악관을 방문했지만, 엔비디아 CEO 젠슨 황은 중국에서 사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이처럼 기업의 이해와 국가의 이해가 다릅니다. 이러한 경쟁은 앞으로 50년 정도 치열하게 지속될 것이며, 현재로서는 판세를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20~30년 후에는 좀 더 명확한 전망이 가능할 것입니다.

과거 독일이 영국의 패권에 도전했을 때, 1900년대 초반 독일의 기술력은 영국을 앞섰지만 패권국이 되지는 못했습니다. 미국은 1985년 이후 패권국이 된 후에야 가장 혁신적인 국가가 되었습니다. 즉, 기술 우위가 패권국이 되는 선결 조건은 아닙니다. 미중 경쟁도 이런 관점에서 봐야 합니다. 30년 후 승자가 누구일지 예측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기후 변화와 AI 기술 발전 추세입니다. 이는 문명사적인 문제이므로 모든 국가가 협력하지 않으면 공멸할 수 있습니다. 미중 경쟁의 승자는 결국 인류의 지속적인 번영을 위한 협력에 달려 있습니다.

경쟁적으로 나아간다면 자멸할 수밖에 없습니다. 인공지능 기술이 우리를 지배하게 될 것입니다. 알파고를 개발한 딥마인드 CEO 데미스 하사비스는 5년 안에 인간을 초월하는 초인공지능(AGI)이 현실화될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AI 발전 속도가 매우 빠르므로, 인류에게 위협적이지 않고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기술을 발전시켜야 합니다. 하지만 미국과 중국은 인류 보존보다 상대방을 이기는 데 집중하며 기술을 발전시키고 있어 매우 위험합니다.

협력이 필요합니다. 과거 미국과 소련은 냉전 시기에도 소아마비 백신 개발과 우주 도킹 등에서 협력했습니다. 미국과 중국도 협력해야 하며, 많은 국가들이 이를 원하고 있습니다. 중견국으로서 우리는 이러한 협력을 매개하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UN은 AI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국제기구 설립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기후 변화 협약처럼 UN에서 기후 변화 관련 논의가 진행되고 있지만, 협력이 원활하지 않습니다. AI 역시 비슷한 상황이 발생하면 파국을 맞을 수 있습니다. 지금이야말로 세계 정부가 필요한 때인지도 모릅니다.

한국의 역할과 중견국의 AI 모델 구축

국제정치에서는 우주인이 침공할 때 세계 정부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농담이 있습니다. 기후 위기나 AI 위협은 우주인 침공에 버금가는 위협입니다. 완전한 세계 정부까지는 아니더라도, 경쟁이 파국으로 치닫지 않도록 제어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한국은 최근 AI 코리아, 한국형 AI 모델 등 한국적 AI 모델 개발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기술 전문가들은 한국형 AI 모델이 불가능한 이야기가 아니라고 말합니다. 한국은 5천만 인구의 작은 시장이지만, 네이버 라인 등 기반이 있습니다. 미국식이나 중국식 모델이 아닌, 민주적 가치와 공동체적 우선순위, 격차 해소에 기여하는 새로운 AI 모델을 구현해야 합니다. 이는 미국과 중국도 하지 못하는 영역입니다. 혼자서는 불가능하므로, 중견국은 연대해야 합니다. 비슷한 생각을 가진 국가들과 연대하여 제3의 세력을 형성하고, 인류 번영과 기후 문제 해결에 기여하는 AI 모델을 창출해야 합니다.

미국이나 중국을 무조건 따라가기보다, 조금 뒤처지더라도 괜찮은 모델을 만들어 기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오늘 이렇게 더운 여름에도 공부하러 와주신 여러분들을 보니 대견합니다. 앞으로도 강의는 계속될 것입니다.

여러분에게 성장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좋은 시간으로 만들어 가기를 바랍니다. 오늘 감사합니다.

배영자 건국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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