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뒤로 · ← 홈으로 · ← 목록으로

[EAI 신정부 외교 정책 대토론회] 제2세션: 통상과 첨단기술외교

분류
멀티미디어
발행일
2025년 5월 27일
관련 프로젝트
한국외교 2025 전망과 전략

편집자 주

동아시아연구원(EAI)은 5월 23일(금) “신정부 외교 정책 대토론회”를 개최하였습니다. 이번 대토론회는 출범과 함께 주요 외교 일정을 앞둔 신정부의 전략 과제를 진단하고, 정교하고 지속가능한 외교 전략 수립 방향을 모색하고자 마련되었습니다. 본 토론회에는 정계 및 학계 전문가들이 참여하여, 미중 전략경쟁 심화, 통상 및 첨단기술 질서의 변화, 한반도 핵질서와 남북관계 등 복합적 외교 환경을 주제로 심도 깊은 논의를 펼쳤습니다.

[0523]신정부2.jpg
[0523]신정부2.jpg

YouTube 링크 : https://www.youtube.com/watch?v=AEBIqyzKsHM

영상 스크립트

이 세션은 통상과 첨단 기술 외교 분야에서 차기 정부의 정책 방향이나 과제에 대해 논의하고자 합니다. 트럼프 통상 정책에 대한 이해를 간략히 살펴보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기업의 해외 투자 및 생산, 그리고 해외로부터의 수입이 미국의 일자리를 빼앗아 간다고 보아 국내 생산을 중시하는 독특한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는 선거 캠페인에서도 강조되었으며, 특히 제조업 분야의 국내 생산을 강조하는 데 반영되고 있습니다. 또 다른 특이점은 미국의 대규모 무역 적자가 미국이 시장을 개방했음에도 불구하고 상대국들이 관세 및 비관세 장벽을 통해 미국 상품을 구매하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했다는 인식입니다.

경제학자들은 이러한 견해에 동의하지 않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러한 두 가지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관세 정책을 시행하고 있는데, 이는 물가 상승으로 이어져 금리 인상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현재 미국의 재정 적자가 약 36조 달러에 달하고 연간 약 9천억 달러의 이자를 지불해야 하는 상황에서 금리 인상은 정부에 큰 부담을 줄 것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관세 정책은 성공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상대국의 보복이 없는 상태에서 추진하는 것이 아니라면, 관세 정책은 미국을 포함한 관련 국가와 세계 경제에 큰 피해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현재 논란이 많지만, 10% 수준의 보편 관세와 자동차, 철강 등 일부 품목에 대한 관세는 유지될 수 있으나, 그 외의 관세 정책은 폐지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물론 이는 지켜봐야 할 부분입니다.

통상 및 첨단 기술 외교의 과제

통상 분야에서 가장 시급한 과제는 현재 진행 중인 한미 통상 협상의 추진 방향입니다. 현 정부가 어느 정도 진전된 상태에서 다음 정부에 인수인계한다면, 차기 정부가 이를 이어받아 해결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에 대한 의견이 있다면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또 다른 중요한 차기 정부의 이슈는 미중 기술 패권 경쟁, 즉 전체적인 패권 전쟁입니다. 바이든 정부 이전부터 지속되어 온 첨단 기술 제품 수출 규제, 기술 이전 및 투자 금지, 미국 중심 공급망 구축 강화 등의 정책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은 이를 그대로 받아들여야 할지, 아니면 다른 전략을 모색해야 할지가 중요한 과제입니다.

특히 중국과의 경제 관계를 어떻게 유지해야 할지가 중요한 과제가 될 것입니다. 이번 세션에서는 AI 기술을 중심으로 한 우리의 기술 외교 전략에 대해서도 논의하고자 합니다. AI 발전 전략 수립에 있어 주변 국가들과의 협력 관계 구축이 중요하며, 글로벌 사우스와의 협력 관계도 다음 정부의 과제가 될 수 있습니다.

종합해 보면, 현재의 통상 환경은 수출 주도 경제 성장을 해온 한국에게 상당히 불리한 측면이 많습니다. 앞으로 세계 무역 질서가 어떻게 형성될지가 우리에게 매우 중요하며, 이에 대한 중장기적인 역할 모색이 필요합니다. 오늘 토론에서 이러한 논의가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하며, 통상 및 첨단 기술 외교 분야의 다양한 이슈를 전문가들의 의견과 토론을 통해 듣고 차기 정부의 정책 방향과 과제를 도출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손열입니다.

새로운 통상 질서 구축과 한국의 전략

오늘 저는 통상 이슈와 관련하여 차기 정부에 대한 주문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차기 정부는 2030년까지의 통상 및 대회 전략을 어떻게 수립해야 할지에 대해 고민해야 합니다. 당면한 한미 간 관세 협상은 큰 이슈이지만, 5년 임기 동안 이를 중심으로 전략을 수립하는 것은 지속 가능하지 않습니다. 아마 한두 달 내에 정리가 될 것으로 예상되며, 진정한 문제는 그 이후에 형성될 통상 질서입니다. 1945년 이후 우리가 누려왔던 자유주의 국제 경제 질서는 트럼프의 관세 폭탄으로 인해 크게 훼손되었습니다.

현재 상당한 혼란이 있으며, 과거 질서로의 복귀는 매우 어렵습니다. 이러한 시점에서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 나가기 위한 주요국 간의 치열한 경쟁이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질서 변화와 새로운 질서 구축을 위한 각축 속에서 한국이 어떤 포지셔닝을 취하고 어떤 전략을 마련해야 하는지가 제가 오늘 말씀드리고자 하는 핵심입니다. 기존 질서, 즉 자유주의 국제 질서는 법과 규칙에 기반한 자유와 개방의 질서이며, 이는 미국에 의해 조성되고 유지되어 왔습니다. 이러한 국제 질서를 조성하고 유지하는 국가를 패권 국가라고 한다면, 1945년 이후 우리는 미국의 경제 패권 질서 속에서 살아왔습니다.

그 속에서 한국은 모범생이자 우등생으로서 경제 성장을 거듭하며 선진국 대열에 진입했습니다. 그러나 미국의 패권 질서가 흔들리고 있으며, 기존의 자유주의 경제 질서를 미국이 주도적으로 흔들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은 기존 자유주의 질서가 미국의 제조업 일자리를 중국으로 이전시켰다고 보는 시각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중국이 기존 질서를 남용하여 수출을 늘리고 수입을 줄임으로써 미국의 제조업 기반을 약화시키고 안보적 문제를 야기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트럼프 관세로 인해 기성 질서의 중심축이었던 WTO는 사실상 무력화되었거나 사망 선고를 받은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WTO의 제1조인 무차별 원칙은 무자비하게 깨졌으며, 이를 복원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또한, WTO 질서 속에서 양자 또는 다자 FTA 네트워크들도 무력화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한미 FTA 협상에서 한미 FTA를 전혀 언급할 수 없는 형편입니다. 따라서 미국이 주도하는 이러한 혼란 속에서 현 질서는 거의 끝났다고 볼 수 있으며, 이제 새로운 질서가 모색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새로운 질서 모색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 변수는 아이러니하게도 미국의 통상 전략입니다.

내부 토론 결과, 트럼프 정부는 두 가지 시나리오로 움직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첫 번째는 '전략적 재조정 시나리오'입니다. 이는 트럼프 2기가 관세나 경제 압박을 통해 단기적 이익을 확보하고 힘을 회복한 뒤, 과거 질서에 상당히 조정된 형태의 패권 질서로 복귀하는 것입니다. 즉, 자유주의 질서의 근간이 회복되고, 좀 더 포용적이고 회복력 있는 세계화로 조정되는 것입니다. 이는 1971년 닉슨 쇼크와 같이 단기간에 질서 교란 정책이 정리되고 미국이 패권으로 복귀하는 경우와 유사합니다. 미국의 전략적 재조정이 일어나고, 두 번째는 전 세션에서도 언급되었듯이 일본, 호주, 캐나다, 영국 등 CPTPP 핵심 그룹과 EU가 일종의 '미국 없는 자유주의 질서'를 추구하는 것입니다.

이 두 가지가 서로 만나는, 즉 미국의 전략적 재조정과 미국 없는 자유주의 질서가 수렴하는 경우, 조정된 자유주의 질서가 형성될 수 있습니다. 이 시나리오는 한국의 국익에 비교적 부합하는 시나리오가 될 것입니다. 두 번째 시나리오는 미국이 '전략적 재설계'에 나서는 경우입니다. 이는 재조정이 아닌 재설계로, 기성 질서를 폐기하고 미국의 주요 동맹국이나 우호국들과 선별적으로 저수준의 느슨한 형태의 특혜 무역 협정을 맺는 것입니다. 이는 자유무역협정(FTA)이 아닌 특혜무역협정(Preferential Trade Agreement) 형태가 될 것입니다.

중국은 중국 중심의 브릭스(BRICS)를 기반으로 세력권을 형성하고, CPTPP 그룹이나 EU는 조정된 자유주의 지역 세력권을 만들어 나갈 것입니다. 따라서 미국, 중국, CPTPP 그룹, 유럽이 세 개의 블록으로 형성되고, 이 블록들이 폐쇄적이고 배타적인 것이 아니라 다양한 형태의 특혜 무역 협정을 통해 느슨하게 연결되는, 즉 우리가 흔히 말하는 '스파게티 볼' 형태의 다자 네트워크가 형성되는 '다중 질서화'를 예상할 수 있습니다. 즉, 서로 다른 질서들이 공존하고 연계되어 중첩적으로 존재하는 질서가 형성될 수 있습니다.

만약 1번이나 2번 시나리오가 모두 실패할 경우, 결국 1930년대와 같은 무질서 상태로 회귀할 수 있습니다. 우리 입장에서 핵심 이익은 규칙 기반 질서입니다. 강대국의 임의적인 행위가 아닌 규칙과 법에 의해 질서가 유지되어야 한국의 국익에 부합합니다. 따라서 첫 번째 시나리오인 조정된 자유주의 질서가 조성될 수 있도록 한국의 외교력을 집중해야 합니다. 이는 질서 건축 외교로, 과거 주어진 질서 속에서 모범생이 되려 했다면 이제는 질서를 만들어 나가는 규칙 제정자로서의 새로운 역할을 해야 합니다. 이는 2010년 G20 정상회의 때 규칙 제정자로서의 역할을 강조했지만 실질적인 성과를 내지 못했던 것과는 다릅니다. 이제는 정말 규칙 제정에 한국이 기여해야 합니다. 이는 우리의 국익과 결정적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세 가지 처방을 제시합니다. 첫째, 미국이 조정된 자유주의 질서로 선회하도록 한국이 돕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즉, 미국이 패권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합니다. 현재 미국은 패권 유지에 과도한 비용을 부담하고 있으며, 이를 포기하거나 다른 국가에 전가하려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이 미국의 패권 부족분을 메워주는 역할을 적극적으로 해야 합니다. 한미 간의 다양한 무역 협상에서 국제 질서 유지를 위해 미국이 움직이는 방향으로 한국이 지원하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둘째, 동지 국가와의 연대입니다. 미국 없는 자유주의 질서를 만들기 위해 한국이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하며, 이를 위해 CPTPP 가입이 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합니다. 또한, EU와의 연계도 중요합니다. 최근 25개국 싱크탱크 연합체 회의에서 '미국 없는 자유주의' 구축이 핵심 의제였으며, 이는 EU와 아시아, 인도태평양 지역의 유사 입장국들과의 협력을 통해 이루어질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미국은 스스로의 한계를 인식하고 점진적으로 변화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세계는 무질서로 갈 수밖에 없다는 논의가 있었습니다. 따라서

이 두 가지 시나리오 중 어느 것이든 우리의 핵심 파트너는 일본입니다. 일본은 미국의 글로벌 리더십 부족을 메워야 한다고 주장하며, 미일 동맹을 글로벌 공공재로 간주하고 규칙 제정자로서의 역할을 적극적으로 수행하려 하고 있습니다. 또한 CPTPP의 주역이기도 하므로, 일본과의 협력이 매우 중요합니다. 마지막으로, 중국에 대한 과잉 의존 문제는 항상 제기되어 왔습니다. 이에 대한 '차이나 리스크 관리' 전략이 본격적으로 필요합니다.

시장에서의 중국 의존 전환을 정부 정책으로 극적으로 바꾸기는 어렵기 때문에, 중국 정부와의 디리스킹 차원에서의 협의와 협력이 필요합니다. 두 번째는 다변화입니다. 다변화의 주요 타겟은 아세안과 인도입니다. 기존 정부의 인도태평양 전략의 중심을 이 다변화에 둘 필요가 있습니다. 이러한 점들을 말씀드리면서 발표를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기술 외교의 중요성과 미중 AI 경쟁

저는 특히 기술 외교 분야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통상에서 기술을 따로 분리하여 논의할 정도로, 전통적으로 군사, 경제, 문화 등으로 나누어 이야기하던 것에서 기술이 독립적인 카테고리로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앞선 세션에서 하교수님께서 21세기 문명사적 전환에 대비하여 군사나 경제 등 단측면의 권력보다는 복합력을 강조하셨는데, 군사, 경제, 소프트 파워 등 모든 것을 아우르는 기반에 기술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미중 경제, 군사, 규범 경쟁 등 모든 분야에 기술이 걸려 있어 기술 외교를 독립적으로 논의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제는 기술 외교 전략 수립을 위해 주목해야 할 세계 기술 지평의 몇 가지 흐름이 있습니다.

다들 아시는 바와 같이 미중 AI 경쟁이라는 트렌드는 잘 알려져 있습니다. 최근 이 AI 경쟁에서 주목할 만한 포인트는 과거 미국의 압도적인 우위에서 진행되던 경쟁에 올해 초 딥테크(DeepTech)로 대표되는 중국의 도전과 반격이 나타나면서 약간의 조정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를 일회적인 사건으로 볼 것인지, 아니면 앞으로 계속될 중국 도전의 한 시리즈로 볼 것인지에 대한 논쟁이 있을 수 있습니다. 저는 후자에 가깝다고 보고 있으며, 실제로 여러 분야에서 그러한 조짐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여러 부분에서 미중 AI 경쟁이 계속 심화되고 있으며, 여전히 미국이 압도적으로 경쟁을 이끌고 있는 가운데 중국의 도전이 가시화되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중국 축으로 약간 이동하는 듯한 움직임도 보이고 있어 주목할 부분입니다. 이것이 지속될지, 아니면 미국의 우위가 더 오래갈지가 관건입니다. 또 다른 측면은 미중 경쟁 속에서 다른 나라들이 무엇을 하고 있느냐는 것입니다. 각국은 자국의 입지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습니다. AI가 너무 중요하기 때문에 미국과 중국 모두에게 맡길 수 없는 상황입니다. 유럽연합(EU)이 먼저 나선 이유는 AI 기술 자체보다는 규범 측면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입니다. EU는 AI법 제정 등을 추진하고 있으며, 올해 파리 AI 회의에서도 규범 논의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다른 나라들의 전략을 보면, 기술이 없는 나라는 규범으로, 자본이 있는 사우디아라비아는 국부펀드를 조성하여 독립적인 AI 생태계를 구축하려 합니다. 기술을 가진 나라는 이를 활용해 AI 생태계에서 포지셔닝을 시도합니다. 싱가포르와 같은 나라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균형자 역할을 하며 AI 규범 논의를 주도하려 합니다. 이처럼 각국의 AI 전략이 가시화되고 있습니다. 현재 AI 발전 흐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미국의 AI 정책입니다. 미국의 AI 정책에 따라 전반적인 흐름이 조정됩니다.

트럼프 행정부 이후 미국의 AI 전략은 크게 두세 가지로 나뉩니다. 바이든 정부는 AI 전략을 추진하면서 규제에 대해 안전성과 신중성을 강조했습니다. AI 혁신과 규제 간의 균형을 잡으려는 행정명령과 법제가 마련되었습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는 출범 직후 규제 완화에 집중하며 혁신에 방점을 두는 변화를 보였습니다.

또한 바이든 정부의 첨단 기술 정책은 대중 견제, 자국 경쟁력 강화, 타국과의 협력 강화라는 세 가지 축(3P)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이러한 파트너십과 프로모션 덕분에 미국은 대중 기술 견제에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미국은 혼자서는 할 수 없기에 한국, 대만 기업을 끌어들여 투자를 유도했습니다. 또한 ASML, TSMC 없이는 화웨이를 꺾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이처럼 세트(set)로 이행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프로텍션(protection)은 지속하지만, 외국 기업 유치 및 보조금 지급 등 프로모션(promotion) 측면에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보입니다. 관세 부과 시 알아서 들어올 텐데 왜 돈을 주냐는 것입니다. 파트너십에 대해서도 '아메리카 퍼스트'를 내세우며 기존과 다른 접근을 하고 있습니다. 최근 관세 문제로 시끄럽지만, 반도체는 현재까지 피해가고 있습니다. 전체 32% 관세 협상 중에도 반도체는 제외되었습니다. 이는 미국의 국익이 걸린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상황을 염두에 두고 새 정부가 어떤 기술 외교를 펼칠지 주목해야 합니다.

과학기술계에서는 AI 프로모션 정책의 투자 부족과 인력 약점을 지적합니다. 기술 외교 측면에서는 정부 차원의 AI 프로모션 정책이 약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스케일업의 필요성을 제기합니다. 작년 9월 국가AI위원회 출범과 함께 민간 65조 원 투자 계획이 발표되었으나, 현재 집행률은 저조합니다. 국내 총투자액이 약 2조 원 수준임을 감안할 때, 2027년까지 65조 원 투자는 현실화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계획이 제대로 실행될 수 있도록 신뢰를 주고 실행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각 후보들이 AI 정책을 발표하고 있지만, 실행력을 갖춘 정책이 필요합니다.

기술 외교는 과학기술 커뮤니티에서 마이너한 이슈로 취급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기술 혁신이 국내 차원을 넘어 글로벌 혁신 체제 안에서 이루어지고, 기술이 전략적 자산이 되면서 과학기술계는 국제 협력과 외교를 일치시키려는 접근을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국제 협력을 넘어서는 전략적 외교적 접근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한국의 기술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미국과의 파트너십 강화입니다. 미국의 패권이 조정되는 시기이지만, 기술 내적·외적 상황을 고려할 때 미국과의 협력이 중단되면 한국의 기술 혁신은 거의 멈추게 될 것입니다. 중국과의 협력이 중단되면 사양길로 접어들게 될 것입니다. 무엇을 중심으로 둘 것인가를 논할 때 미국과의 파트너십이 중요합니다.

또한 미국이 주도한 조정된 다자 질서, 즉 자유 질서와 글로벌 혁신 체제는 한국 기술 혁신에 매우 중요한 환경이었습니다. 이를 복원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미국뿐만 아니라 미국을 위시한 국가들과의 협력이 중요합니다. 한국이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미국과의 협력을 강화해야 합니다. 기존 안보실의 AI 협력은 산업부, 과기부와의 연계 없이 진행되어 실질적인 협력으로 이어지지 못했습니다.

따라서 거버넌스를 조정하고 스케일업하여 민관 협력을 강화하는 것이 기술 외교의 큰 축이 될 것입니다. 중국과의 협력 여지를 두기 위해서는 수출 통제 등 어려운 부분은 제외하고 기초 과학 등 기술의 범위에서 협력할 부분을 찾아야 합니다. 또한 한국은 글로벌 AI 거버넌스 형성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서울 정상회의를 통해 혁신, 안전, 포용이라는 원칙을 정했으며, 특히 포용은 한국의 독특한 측면으로, 글로벌 사우스와 한국형 AI 모델을 결합하고 수출하는 데 기여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한국만의 '소버린 AI' 전략이 필요합니다. 네이버, 클로바 등을 중심으로 강화해야 하며, 이는 기술적 소버린뿐만 아니라 내용적으로도 중요합니다. 미국식 빅테크 주도 모델이나 중국식 권위주의 모델과는 다른, '공생공진적 자유주의'와 같은 새로운 가치를 담아야 합니다. 이는 미국과 중국의 경쟁 속에서 불편함을 느끼는 국가들과 연대하여 AI 안에 이러한 가치를 담고, 경쟁과 역동적 발전이 가능한 질서를 구축하는 것입니다. 이를 글로벌 사우스와 연계하면 한국의 외교 역량 강화에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자유주의 국제 질서의 재편과 한국의 대응

저는 손열 교수님의 발표에 집중하여 토론하고자 합니다. 동의하는 부분도 있고, 다른 시각도 있어 몇 가지 다른 관점을 먼저 말씀드리겠습니다. 제가 이해하는 자유주의 국제 질서는 크게 네 가지 요인으로 구성됩니다. 첫째, 1945년 이후 국가 간 관계를 시장으로 연결하여 국제 시장을 형성하는 것입니다. 둘째, 국제 시장 내에서 자유 무역을 하는 것입니다. 셋째, 자유 무역 질서를 '룰스 베이스(rules-based)'로 하는 것입니다. 넷째, 이 틀 안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 해결하는 방식입니다.

셋째, '룰스 베이스'에는 제도화된 군사 동맹도 포함됩니다. 나토, 한미 동맹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넷째, 질서 내 문제 해결 방식으로는 IMF, 월드뱅크와 같은 경제적 해결, 불공정 무역 시 제재나 보복, 비경제적 문제 발생 시 군사적 개입 등이 있습니다. 따라서 자유주의 국제 질서는 경제, 안보, 문화 질서가 분리된 것이 아니라 복합적으로 작용합니다. 현재 문제는 셋째와 넷째, 즉 '룰스 베이스'의 균열과 문제 해결 메커니즘의 작동 불능입니다. IMF, 월드뱅크 문제뿐만 아니라 제재나 보복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군사적 개입 역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처럼 억지력이 작동하지 않는 문제가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자유주의 국제 질서가 끝나가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첫째와 둘째, 즉 국제 시장 연결과 자유 무역을 통한 번영에 대한 합의가 지속되는 한, 셋째와 넷째의 조정 과정을 거치더라도 자유주의 질서가 끝난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현재 조정 과정에서 가장 큰 문제는 미국의 리더십에 대한 과도한 의존입니다. 미국의 힘이 약해지면서 트럼프와 같은 인물이 등장하여 우리의 리더십이 과거처럼 작동하지 않으며, 우리는 다시 강해질 때까지 다른 형태의 협력을 통해 메커니즘을 복원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메커니즘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때, 트럼프를 중심으로 한 미국은 '리와이어링(rewiring)'과 '리쇼어링(reshoring)'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리와이어링'은 중국 문제로 인한 것으로, 중국에 대한 보복이나 문제 해결이 작동하지 않자 공급망 재편을 의미합니다. '리쇼어링'은 미국이 다시 강해지려는 부분입니다.

'리와이어링' 과정에서 가장 큰 문제는 중국입니다. 중국은 2001년 WTO 가입 이후 예상과 달리 빠르게 성장하여 개도국에서 첨단 산업 국가로 발돋움했습니다. 특히 중진국 함정을 넘어 최첨단 소재까지 생산하며 과잉 생산으로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불공정 무역이 발생했습니다. 중국이 예상보다 너무 커져 버렸기 때문에 미국의 입장에서는 즉각적인 보복 없이는 미국 자체와 자유주의 국제 질서에 문제가 생기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공급망 등 여러 부분에서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유럽, 한국, 일본 등은 협력에 소극적입니다. 이로 인해 양자적 차원에서 강하게 밀어붙이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현재의 조정 국면은 자유주의 국제 질서의 문제점을 해결하고 '룰스 오더'를 새로운 룰로 '리와이어링'하는 과정입니다. 여기서 한국의 입장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미국과 협력해야 합니다. 중국 문제는 너무 거대하고 예상치 못한 문제이기에 국제 시장 질서를 무너뜨릴 수 있습니다. 둘째, '리와이어링' 과정에서 미국과 함께 새롭게 구성되는 미국 시장 플랫폼 안에서...

우리가 약해졌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다시 강해질 때까지 다른 형태의 협력을 통해 이 메커니즘을 복원해야 한다고 아주 무자비하게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 지금의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메커니즘 자체가 작동을 잘 안 할 때, 트럼프를 중심으로 한 미국은 쉽게 말해 리와이어링(rewiring)과 리쇼어링(reshoring)을 하고 있습니다. 리와이어링은 제가 조금 있다 말씀드릴 중국 문제 때문에 생겨나는 것이고, 중국에 대한 보복이나 조치가 작동을 잘 안 하니 리와이어링을 하는 것입니다. 리쇼어링은 미국이 다시 강해지고자 하는 부분입니다.

그런데 리와이어링하는 데 있어서 우리가 지금 가장 크게 겪고 있는 문제는 바로 중국 문제입니다. 이 중국 문제는 여태까지 제가 생각했던 그런 중국 문제와는 다른, 매우 특이한 중국 문제가 생겼습니다. 중국이라는 국가가 2001년 WTO에 가입하여 매우 빠른 속도로 성장했을 때, 저는 이것이 시장이 커지는 것이므로 자유주의 국제 질서에 전혀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오히려 더 많은 부를 가져다주고 자유무역을 통해 질서의 안정을 가져올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30년 만에 장난감과 의류를 싸게 생산하던 국가에서 이제는 AI, 퀀텀, 반도체까지 모든 것을 생산할 수 있는 국가가 되었습니다.

소위 말하는 개도국에서 첨단 산업 국가가 된 것입니다. 만약 중국이 중진국 함정에 빠져 있었다면 지금과 같은 문제가 생기지 않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의 예상과 달리 30년 만에 중진국 함정을 벗어나 최첨단 소재까지 생산하고 있습니다. 이를 중국 내부의 경제 시스템 때문에 과잉 생산하여 전 세계에 공급하고 있습니다. 또한, 성장 과정에서 불공정 무역을 많이 했습니다. 중진국 함정에 빠져 있었다면 보복이나 제재를 통해 굳이 이를 바로잡을 필요가 없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중국이 너무 커져 버렸기 때문에, 미국의 입장에서는 즉각적인 보복과 제재를 통해 바로잡지 않으면 미국 자체에도 문제가 생기고 자유주의 국제 질서에도 문제가 생기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중국이 갑자기 이렇게 커 버리니까

공급망 등 여러 부분에서 중국에 의존하는 국가가 너무 많이 생겨서 보복 메커니즘이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트럼프가 이를 매우 강하게 밀어붙이며 협력을 요구했지만, 중국 의존도가 너무 심해 유럽, 한국, 일본 등이 협력하지 않자 양자적 차원에서 강하게 밀어붙이는 상황이 된 것 같습니다. 지금의 조정 국면은 자유주의 국제 질서의 문제점을 바로잡고 룰 기반 질서(rule-based order)를 새로운 룰로 리와이어링하는 과정이라고 봅니다. 여기서 한국이 처할 입장에 대해 두 가지로 말씀드리면, 첫째는 미국과 협력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중국 문제가 너무 거대하고 예상치 못한 문제이기 때문에 국제 시장 질서를 무너뜨릴 수 있습니다. 둘째는 이 리와이어링 과정에서 우리가 미국과 함께 새롭게 구성되는 미국 시장 플랫폼 안에서

대만 문제와 한국의 외교적 선택

플랫폼을 가장 잘 이용할 수 있는 산업 구조와 수출 무역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큰 방향이 있습니다. 제가 더 주의 깊게 보고 있는 부분은 대만 문제입니다. 앞서 제1세션에서 대만 문제가 언급되었는데, 저희는 대만 문제를 너무 분리된 이슈, 즉 안보 문제로만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사실 대만 문제는 복합적인 질서의 일부이므로 분리된 문제가 아닙니다. 대만 사태가 발생한다고 가정하면, 어떤 형태로든 대만 문제는 해결될 것입니다. 그러면 대만 문제가 해결된 이후의 국제 질서를 보면, 미국과 중국의 관계는 거의 디커플링의 최종 단계까지 갈 것입니다. 대만 문제가 발생하면 리와이어링도 훨씬 더 강하게 진행될 것이며, 한국은 말 그대로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에 놓일 것입니다.

대만 사태가 발생하면, 사태 발생 이후에 우리가 어떻게 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문제가 아니라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문제입니다. 따라서 억지력을 어떻게 강화할 것인가가 중요합니다. 억지력 강화에는 전략적 위험성이 포함될 수 있으며, 한국군은 한국에 치중하고 미군은 다른 곳에 치중하거나, 한국 내 미군은 한국 문제에 치중하는 등 여러 개념이 나올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억지력을 저해하는 조치나 방향은 외교적으로나 국내적으로 최대한 자제해야 합니다. '대만 사태가 터지면 쟤네 문제이고 우리 문제가 아니다'라고 생각하는 것은 국제 질서를 복합적으로 보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과거에는 지정학적 문제였다면 지정학적으로 해결되고 끝났겠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습니다. 또한, 우리의 생존 문제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는 문제이므로 대만 사태 문제에 대해 생각을 달리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AI와

관련해서는, 대선 주자들이 여러 정책을 제시하고 있지만 가장 아쉬운 부분은 반도체 문제나 플랫폼 문제도 그렇지만 SKT 사태, 그리고 에너지 문제에 대해 너무 신경 쓰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SKT와 같은 해킹 문제가 발생하면 사실상 그 회사는 문을 닫아야 합니다. 보안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국가에서 어느 나라가 와서 AI 개발을 함께 하겠습니까? AI 데이터 센터는 아시다시피 엄청난 에너지가 소모되는데, 핵 발전 등의 문제를 고려하지 않고 AI 강국을 만들겠다는 것은 옳지 않다고 봅니다. 시간이 없으므로, 현재는 국제 질서의 리와이어링 과정이기 때문에 트럼프의 미국과 1:1로 양적으로 얼마나 얻고 잃을 것인가를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좀 더 큰 틀에서 이 조정 과정을 봐야 합니다.

이렇게 말씀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먼저 송 교수님께서 말씀하신 '미국 없는 자유주의'에 저도 크게 공감합니다. 하지만 미국이 최근 보인 행동으로 인해 다자주의가 종결되었다고 말씀하시는 것은 너무 성급한 것 같습니다. 오히려 우리가 추구해야 할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미국과 어떤 딜을 하는 것은 그럴 수 있습니다. 둘째, 하지만 그 원칙을 우리끼리 하지 말자고 합의하면, 미국을 제외한 다자주의가 완성되는 것이며 망가지지 않는 셈입니다. 최근 미국과 영국 사이에 매주 이루어지는 조약은 이미 MFN(최혜국 대우)을 위반했습니다.

그러니까 망했다고 하지 말고, 우리와 영국 사이에는 그러지 말자거나 하는 합의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문제는 그런 이야기를 어디 가서 하느냐는 것인데, RCEP(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처럼 새롭게 만드는 것도 가능하고, 기존의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같은 틀에서도 가능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미국이 참여하는 기구 속에서는 그런 말을 하기가 어렵다고들 합니다. 최근 만난 APEC 통상장관 회의에 참석했던 분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미국이 있는 자리에서 미국을 빼고 하자는 이야기를 하기 어려우니 새로운 틀을 만들어야 하는가 하는 고민이 필요한 상태인 것 같습니다.

중국 디리스킹과 미국 의존도 관리

말씀하신 대로 '미국 없는 자유주의 질서'라는 말을 25개 우주에서 했다고 하시니, 제 생각과 부합하는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미국이 이를 반대할 것 같지 않습니다. 미국이 보호주의 확산을 좋아할까요? 그렇지 않을 것입니다. 미국이 스스로 보호주의를 하더라도 다른 나라들이 보호주의를 하는 것을 원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미국 없는 자유주의 질서' 혹은 '미국 예외주의'를 오히려 우리가 더 적극적으로 시도해 볼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두 번째로 말씀드리고 싶은 주제는 중국과의 디리스킹입니다. 제가 짧은 기간이지만 작년에 경제안보 외교부 경제안보위원회 자문위원으로 활동했고, 배우정 교수님도 계십니다. 거기서 우리나라 기업들이 중국과의 디리스킹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보고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흑연을 중국에서 너무 많이 수입하고 있으니, 어떤 회사에서 자체적으로 흑연 광물장을 개발해 보자고 했던 이야기가 나왔는데, 그 이야기의 결론은 이렇습니다. 지정학적 리스크는 피했지만 비즈니스 리스크를 떠안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중국 디리스킹이라는 것이 관념적으로는 그래야 한다고 하기 쉽지만, 실제로 어떤 뜻인가요? 지정학적 리스크는 벗어날 수 있을지 몰라도, 광산 개발이나 새로운 독점 발생 등 엄청난 리스크를 떠안는 셈입니다. 우리가 중국에서 사 오면 매우 편하잖아요. 중국이 이미 개발해 놓은 것을 사 오면 중국에 의존하는 것이지만 편리합니다. 이것을 깨겠다고 생각하는 순간, 엄청난 구상을 새로 해야 하고 더 큰 리스크를 져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잘못하면 관념적인 말에 그치기 쉬운 목표가 될 수 있습니다. 최근 미중 간의 딜을 보니까, 원래 트럼프 팀 취임 전에 '프로젝트 2025'에서 중국의 디커플링 아젠다가 나왔었습니다. 그것만 보면 마치 미중 간의 디커플링이 될 것처럼 나와 있었지만, 최근 미중 합의를 보니까

그게 아니라 오히려 미국의 목표는 중국 시장 개방이었던 것이 아닌가라고 할 정도로 과거의 그런 아젠다는 접어 놓은 모습이 보이고 있습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중국과의 관계를 '토탈 리셋'이라고 말했는데, 그 말이 가까워진다는 것인지 멀어진다는 것인지 정확히 모르겠습니다만, 아무튼 그런 표현을 하면서 하는 행동을 보면 중국에 관세를 부과하며 압박하면서 중국 시장을 개방하려는 행태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따라서 미중 간의 디리스킹 혹은 디커플링도 그렇게 강하게 벌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합니다. 그리고 제 소견에는 우리가 미국과도 디리스킹을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미국 시장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것도 중국 시장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것만큼이나 위험하다는 것이 충분히 드러나는 것 같습니다. 지금처럼 트럼프 같은 대통령이 또 누가 나올지 모르겠습니다만, 이런 식으로 불안정하게 왔다 갔다 하면 우리가 안심하고 투자할 수 없지 않겠습니까? 그러면서 글로벌 사우스가 됐든 어디가 됐든, 중국과 미국이라는 양대 시장에 대한 의존을 동시에 줄여나가는 노력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중국과의 디리스킹을 한다는 것이 자체적으로 우리가 간과하기 쉬운 것이 중국 경제 기술의 중요성입니다. 지금 새로운 기술이 가장 많이 탄생하고 적용되는 곳이 중국인데, 그 시장과 기회를 놓쳐 버리고 멀리하자고만 생각하는 것은 우리나라의 큰 폐착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이것을 양자택일적으로

생각해서 미국, 중국 이런 식으로 생각하기 시작하면 우리에게 답이 없는 것인데, 앞에서 많은 분들이 말씀하셨듯이 미국과는 어떻게 해야 하지만 중국과도 어떻게 해야 한다는 복합적인 전략이 필요한 상황인 것 같습니다. 그런 면에서 일본이 매우 중요한 파트너라는 말씀에 크게 공감합니다. 하지만 동시에 우리가 미국이 두려워하는 패를 하나 쥐고 있어야 할 것 같은데, 저는 그것이 한중일 협력이라고 생각합니다. 미국이 영국과 합의하면서 '영국은 많이 봐줬다. 왜냐하면 우리 편이니까'라고 말하더라고요. 반면에 우방인 줄 알았던 우크라이나에 대해서는 '네가 가진 카드가 뭐냐'라고 압박하잖아요. 우리도 미국이 동맹인 것도 좋지만, 미국에게 부담스러운 우리가 구사할 수 있는 패 카드가 하나쯤 있어야 하는데, 그것이 한중일 협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올해 초 한중일 통상장관 회담이 열렸을 때, 미국 상원의원이 그것을 보면서 '이거 너무 놀랍다. 이거 트럼프의 압박이 저런 결과를 가져온 것이 아니냐'라고 말한 적이 있었는데, 말하자면 미국이 그것을 두려워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우리가 실제로 한중일 협력이 어디까지 갈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적어도 미국에게 보내는 신호, 미국에게 보내는 압박으로라도 이 한중일이라는 틀을 활용할 필요가 있지 않은가?

AI 발전의 미래와 한국의 전략적 활용

예, 그런 생각을 해 봤습니다. 네. 배우정 교수님께서 말씀해 주신 인공지능은 매우 흥미로운 주제였고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제가 인공지능을 잘 알지는 못하지만, 인공지능 자체가 진화하고 있는데 이 인공지능의 진화 자체가 인공지능과 관련된 국제 협력 이슈를 모두 덮어버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예를 들어, 이런 질문을 한번 생각해 보십시오. ChatGPT와 알파고가 바둑을 두면 누가 이길까요? ChatGPT는 자율 주행을 할 수 있을까요, 없을까요? 한영 번역은 ChatGPT가 잘할까요, 네이버가 잘할까요?

이게 어떤 의미냐면요. 인공지능이 발달하기 시작하면 어떤 영역을 초월해서 발달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업계에서는 ANI(Narrow AI, 약인공지능)에서 ASI(Artificial Super Intelligence, 초인공지능)로 간다고 합니다. 특정 기능만 수행하는 약인공지능이 점점 보편적인 AGI(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 범용인공지능)로 발전한다는 것입니다. AGI가 되면 거기서 '네 것, 내 것'이 무슨 큰 의미가 있겠습니까? 그런 의미에서 한국 고유의 AI가 가능한가, 필요한가 하는 장기적인 질문을 해보게 됩니다.

인공지능은 결국 수렴하는가, 무한히 발전하는가? 사람의 IQ는 아무리 높아 봐야 300을 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런데 인공지능은 300, 400으로 발전할 것인가, 아니면 수렴할 것인가? 만약 결국 수렴한다면 미국, 중국, 한국 모두 하나씩 가지고 있으면 되지만, 계속 발전한다면 우리가 계속 발전하는 것을 두고 우리 것을 그냥 갖겠다는 것이 무의미한 생각이 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실제로 요즘 한국 기업들, 예를 들어 현대차 같은 경우도 중국에 투자를 많이 하는데, 그 이유는 중국의 자율주행 기술을 배우기 위해서입니다. 인공지능은 엔지니어가 어떤 기술을 가지고 개발했다는 차원을 넘어, 얼마나 많은 데이터를 가지고 소화하고 있는가가 더 중요한 질문인데, 데이터의 양과 질로 보면 미국과 중국 외에는 뛰어난 AI를 만들 수 있는 나라가 없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나름대로 뭔가 개발하는 것보다는 미중과

사이에서 그것을 잘 이용하거나 가장 뛰어난 것을 차용해서 쓰면 되는 전략으로 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러면 우리나라는 잘하고 있는 제조업과 인공지능을 결합한 스마트 제조 같은 것이 우리의 AI 활용 전략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우리 스스로 뛰어난 AI를 개발하라는 것은 불필요한 노력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시간이 좀 남은 것 같아서, 앞선 발표에서도 그렇습니다만, 우리가 한미 동맹과 관련된 전략을 많이 이야기하게 됩니다.

한미 동맹을 넘어서는 대전략 모색

과거 한미 동맹을 기초로 동아시아에서 발전을 이룬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최근 30년간 일본이 겪은 일을 우리가 겪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면, 한미 동맹 속에서 점점 쇠락해 가는 나라가 되는 것입니다. 우리나라가 진정으로 발전해 나갈 새로운 동력은 어디에 있을까라는 생각을 합니다. 이를 제외하고 한중, 미중 간의 관계만 생각하면 그렇게 되는 것이 쉬울 것 같지만, 그 틀을 벗어나 생각해 보면 과거에는 한미 동맹 때문에 발전했지만 앞으로도 그럴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듭니다. 앞으로 우리의 잠재적인 최대 경협 파트너는 북한일 수도 있고 중국일 수도 있는데, 그 가능성을 배제하고 생각하면 일본처럼 되는 것입니다. 즉, 한미 국가 동맹 속에서 천천히 쇠락해 가는 나라가 되는 것인데, 우리가 과연 그런 미래를 바랄 것인가? 그것을 넘어서는 정말 대전략이 필요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두 분

통상 질서 위기와 규칙 재정립

코멘트 매우 흥미롭게 잘 들었습니다. 감사드립니다. 이 교수님께서 자유주의 국제 질서에 대해 말씀해 주셨는데, 자유주의 국제 질서가 안보와 경제가 분리된 것이 아니라 복합 질서라는 점에는 당연히 동의합니다. 제가 여기서 쭉 쓴 것은 자유주의 국제 질서가 위기라는 얘기가 아니라, 자유주의 국제 질서의 한 레이어로서 무역 관계를 규율하는 질서 자체가 상당히 위기 상황에 빠져 있다는 것입니다. 이 위기 상황이 전체 질서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고 결과적으로 자유주의 국제 질서라는 큰 틀을 얼마나 흔들지는 앞으로 지켜봐야 할 일이지만, 현재 통상 질서가 상당히 위기 상황으로 가고 있다는 것은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그런 차원에서 룰의 문제를 제기하신 것 같습니다. 리와이어링 등의 개념을 포함하면서, 룰 기반 질서(rules-based order)가 자유주의 국제 질서의 매우 중요한 요소인데, 말씀하셨듯이 자유 시장과 자유 무역이기 때문에 룰이 필요 없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확립하기 위해서는 룰이 필요한 것입니다. 즉, 'more market, more rule'이라고 하는 것처럼, 규제 완화가 있으면 끊임없이 재규제가 있어서 시장이 제대로 기능하게 만드는 차원에서의 룰이 필요합니다. 지금까지 그래 왔는데, 그 질서가 깨지는 것은 기존의 올드 룰 중 일부분이 위기 상황에 와 있는 것이고, 이것을 무엇으로 대체할 것이냐 하는 문제입니다.

리와이어링이라고 표현하시는 것이. 그래서 그 룰을 대체하는 데 있어서 새로 등장하는 뉴룰이 조금 더 자유주의적이거나 자유와 개방의 가치를 담는 룰이 될 것인지, 아니면 비자유주의적인(illiberal) 차원의 룰이 될 것인지 그것이 앞으로 우리가 봐야 할 부분입니다. 첫 번째 경우를 소망한다고 할 때, 그럼 그 룰은 누가 만들 것인가 하는 문제가 있는데, 희망컨대 미국이 참여해주면 좋겠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안 되는 경우에는 미국 없는 여러 국가들이 그 룰들을 만들어 나가는 과정이 앞으로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많은 논의를 하고 있지만 결정적으로 빠져 있는 것이 '그 콘텐츠가 무엇이냐?'입니다.

룰이, 예를 들어 MFN이 깨졌을 때 그럼 무엇으로 대체할 것인가? 중국은 무슨 생각을 하고, 미국은, 트럼프는 무슨 룰을 원하는 것인가 하는 부분들이 계속 논의되고 분석되는 영역이라고 생각합니다. 저희 발제문에서도 거기까지는 다루지 못했지만, 앞으로의 진검 승부는 대강 그 뉴룰을 누가 어떤 내용으로 만들 것이냐에서 벌어지지 않겠냐는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거기서 우리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가 고민거리가 되겠죠. 두 분 코멘트 감사하게 들었습니다. 이근 선배님께서 언제나 체계적이고 독창적인 해석을 해주셔서 도움이 많이 되는데, 저도 전적으로 동의하는 부분은 자유주의가 완전히 붕괴된 것이 아니라 원칙적으로 유지되는 부분과 그것이 관리되는 측면에서 도전을 받는 부분이 있다는 것입니다. 제가 수업 시간에서도 학생들에게 설명할 때

그렇게 합니다.

1차 세계대전과 2차 세계대전 직전의 상황을 현재와 비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패터 연구소 등의 자료를 보면, 당시 수출입이 세계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5%를 넘지 않았으나, 현재는 60%를 넘는 수준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5% 정도의 조정이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세계 경제가 자유주의에서 후퇴했다는 평가도 있지만, 여전히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수출입 의존도가 높고 세계 경제가 통합되어 있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정도의 조정에도 많은 국가가 고통을 겪고 있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자유주의에 대한 합의가 튼튼하게 유지된다 하더라도, 어느 정도까지 잠식되어 고통이 더 오래 지속될지는 중요한 문제입니다.

자유주의가 깨지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할 시점은 아닌 것 같습니다. 최소한의 비용으로 조정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며, 이러한 전략을 모색해야 합니다. 또한, AI를 논할 때 에너지와 정보 보안이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습니다. 이 부분이 상당히 간과되고 있으며, 저 역시 언급하지 않았기에 이제는 언급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AI에 대한 논의는 외교적 카드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반도체 공정 기술이 있었기에 이 시기를 버텨왔지만, 30~40년간 축적된 반도체 기술이 약화되는 상황에서 AI로 어떤 카드를 마련할 것인가가 중요합니다.

중요한 상황에서 AI 카드를 구축해야 합니다. 최필수 교수님께서 말씀하신 AI 기술의 방향에 따라 현재의 논의가 무의미해질 수 있다는 말씀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저 역시 글에서 '누심의 무물지진'이라는 표현을 썼듯이, AI에 대한 논의가 과장되거나 실체가 없거나, 기술 발전 방향이 불확실한 측면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첨단 기술을 누가 보유하느냐보다는 활용하는 측면을 강조하는 미국 학자들의 논의처럼, 이러한 불확실성 속에서 AI라는 외교 카드를 강화하고 이를 통해 한국 외교와 위상을 높이는 방안을 고민해야 합니다.

통상·안보 융합과 기술 외교의 방향

강화하고, 공생 또는 공진의 글로벌 질서를 만들어가는 데 기여하는 것이 기술 외교의 중요한 과제임을 잘 지적해 주셨습니다. 저는 시민 최상준이라고 합니다. 패널 여러분께서는 통상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는지, 안보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는지 여쭙고 싶습니다. 또한, AI와 같은 기술을 통상 영역으로 보시는지, 기술 안보 관점에서 보시는지 궁금합니다. 만약 통상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여 중국과 협력할 경우, 중국이 미국의 기술과 경제력을 추월했을 때 한국이 중국의 패권 영향력에 편입되고 중국의 질서에 편승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 패널 여러분의 생각을 듣고 싶습니다.

다음 질문자께서는 누구신지 말씀해 주시고 질문해 주십시오. 네, 안녕하십니까?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 학생입니다. AI 기술 혁신과 규범 형성 노력 중 어느 쪽에 더 힘을 기울여야 하는지에 대해 질문드리고 싶습니다. 미국은 국가 AI 위원회를, 중국은 AI 영도소조를 만들어 혁신에 집중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습니다. 작년 행사 참가 경험상, 미국이나 중국 같은 강대국은 불참했고, EU나 NATO의 중요도가 낮은 부서에서 온 귀빈들이 많았습니다. 이는 강대국들조차 규범보다는 혁신에 초점을 맞추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어느 쪽에 더 집중해야 하며, 기술 외교 측면에서는 규범 외교와 혁신 외교 중 어느 것에 초점을 맞춰야 할지 말씀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두 가지 질문이 나왔으므로, 첫 번째 질문에 대해 이 교수님과 손 교수님께서 나누어 답변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통상과 안보를 구분해서 생각하려는 경향이 있지만, 한국이 미국과 통상 관계가 없다면 미국이 한국을 지켜줄 이유가 없습니다. 만약 한국 경제권이 중국에 속하게 된다면 한미 동맹은 존재할 수 없습니다. 중국이 동맹을 맺어주겠죠. 시장이 안보적으로 안정되어야 시장도 잘 돌아가고, 통상을 통해 경제력이 커져야 안보 능력도 커집니다. 따라서 이 둘을 분리하려 하기보다 순환 과정과 연결성을 고려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기술 자체 관점에서 보는지, 기술 안보 관점에서 보는지에 대한 질문도 통상과 안보의 중요성에 대한 질문과 유사한 측면이 있습니다. 역사적으로 전략 기술은 존재해 왔으며, 미중 기술 갈등 이전에도 바세나르 체제 등에서 전략 기술을 부분적으로 통제했습니다. 하지만 AI와 반도체는 그 전략성이 더욱 깊고 범위가 넓게 확장되면서 구분이 거의 불가능해졌습니다. 과거에는 전략 기술과 일반 기술의 경계가 비교적 명확하여 바세나르 체제 등으로 규제할 수 있었지만, 현재는 기술의 전략성과 범위가 확장되어 구분이 매우 어렵습니다. 따라서 AI를 어느 한쪽 중심으로 보라고 답하기 어렵습니다. 국가 AI 위원회가 설립될 때 다섯 개 분과 중 하나가 안보 분과였을 정도로 안보적 측면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AI 혁신과 규범 형성의 균형

AI 규범이 안전에 초점을 맞춰야 할지, 혁신에 초점을 맞춰야 할지에 대해서는 한국이 '포용'이라는 개념을 포함시킨 점에 주목하고 싶습니다. 현재 한국의 AI 기본법은 혁신에 방점을 두고 있으며, AI 위원회 등에서도 혁신에 대한 논의가 훨씬 활발하고 안전에 대한 논의는 부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요소들을 복합적으로 고려하는 것이 한국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최 교수님, 첫 번째 질문에 대해 간단히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통상이냐 안보냐를 말씀하시면서 중국에 편승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에 대한 질문이 있었는데, 이에 대해 짧게 말씀드리겠습니다.

과거 한중 경제 관계가 수직 분업이었다면, 현재는 수평 분업으로 진화했거나 진화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누가 더 잘하는지가 아니라, 중국이 필요로 하는 것을 우리가 어떻게 지원할 수 있을지 함께 논의해야 합니다. 시간이 다 되어 세션을 마무리해야 할 것 같습니다. 사회자로서 느낀 점 두 가지만 말씀드리고 마치겠습니다.

미중 관계 속 한국의 통상 전략

현재 미국과 중국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지만, 질문에서 나왔듯이 안보와 통상 중 무엇이 더 중요하냐는 질문은 의미가 퇴색되었습니다. 국가 안보의 개념이 기술, 경제, 환경 등으로 확장되면서 통상과 융합되었기 때문입니다. 중국 역시 미국의 안보 때문에 통상이 제한되는 것에 대해 불만을 표하며, 그 외 분야에서는 자유로운 교류를 원할 것입니다. 따라서 한국도 동맹국으로서 미국의 정책을 지원하면서도, 중국과의 관계에서는 나머지 분야에서 자유로운 교류를 모색해야 합니다. 중국에 대한 소재·부품 의존도가 높지만, 중국 시장을 활용하지 못하는 측면도 있습니다. 중국 내에서 생산하기 어렵지만 인건비 상승으로 인해 다른 곳에서 생산하여 중국 시장을 공략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이는 한중 관계를 더욱 깊게 만들 것입니다.

이 교수님께서 미국의 리쇼어링 정책을 언급하셨는데,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러한 정책을 고려하지 않고 추진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바이든 행정부에서는 WTO에서 미국, EU, 일본이 모여 중국의 보조금 지급 및 개발도상국 지위 문제를 제기하려 했으나, 결국 포기하고 자체 보조금을 지급했습니다. 따라서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은 다자 규범보다는 개별적인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만약 중국이 미국의 요구를 수용하여 불공정 무역 관행을 개선한다 해도, 이를 다른 나라에 적용할지는 미지수입니다. WTO 기능이 정지된 상황에서, 소다자주의, 즉 소수 국가 간의 합의를 통해 멤버십을 확대하는 방식이 중요해질 수 있습니다.

이러한 소다자주의 협정이 늘어난다면, 우리는 '공정하고 개방적'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규칙을 강화해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이는 CPTPP와 유사한 방식일 수 있습니다. 최필수 교수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한국이 미국, 중국, EU 등으로부터 관심을 받는 이유는 경제 발전 자체보다는 한국 기업들의 경쟁력 때문입니다. 글로벌 기업들이 중국을 따라오고 있지만, 한국 기업의 제조 역량은 아직 따라오기 어렵습니다. 이러한 강점을 활용해야 합니다.

AI 역시 자체 개발도 중요하지만, 제조 역량과 연결될 때 강력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AI 분야에서 외국과의 협력, 공동 R&D 등도 고려할 수 있습니다. 제가 주제를 벗어나 너무 많은 이야기를 한 것 같습니다. 이것으로 세션을 마치겠습니다. 토론자와 발표자에게 박수를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참석자 소개

■ 박태호_법무법인 광장 국제통상연구원장.

■ 손열_동아시아연구원 원장. 연세대 교수.

■ 배영자_건국대 교수.

■ 이근_서울대 교수.

■ 최필수_세종대 교수.


■ 담당 및 편집: 송채린_EAI 연구원

문의: 02 2277 1683 (ext. 211) | crsong@eai.or.kr

← 뒤로 · ← 홈으로 · ← 목록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