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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기 EAI Academy] ⑥ 경제안보 시대 한국의 대응 전략

분류
멀티미디어
발행일
2024년 8월 22일
관련 프로젝트
EAI 아카데미

편집자 주

이승주 EAI 무역·기술·변환센터 소장(중앙대 교수)은 기후 변화, 감염병, 국제 분쟁 등에 따른 경제적 불확실성의 증대가 각국의 자국 우선주의와 보호주의 강화로 이어지고 있으며, 특히 국가 간 네트워크의 중심에 위치한 국가는 주변국 간의 연결을 차단하는 방식으로 상대국을 압박하며 상호의존을 무기화(weaponize)한다고 설명합니다. 이 소장은 미중 첨단기술 경쟁의 안보화가 무역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의 취약성을 높이고 있다고 진단하고, 특정 기술이나 국가에 대한 의존에서 탈피하고 공급망 네트워크 내 초크포인트(chokepoint) 기술을 확보하여 초불확실성 시대의 리스크를 관리하는 데 집중하여야 한다고 제언합니다.

YouTube 링크 : https://www.youtube.com/watch?v=KVfokMYhRy4

영상 스크립트

오늘 여러분들과 경제안보 시대 한국의 대응 전략이라는 주제로 제 생각을 말씀드리고 토론할 기회가 주어져 대단히 기쁩니다. 아마도 이 주제가 현실에서 미디어를 통해 많이 다뤄지고 있어 완전히 낯설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는 현실의 문제인 동시에 국제 관계 분야에서 오랜 기간 다뤄온 대표적인 이슈입니다. 저는 이런 관점에서 경제안보가 이론과 현실 사이의 상호작용이 일어나는 대표적인 분야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그런 관점에서 한번 생각해 주시면 좋겠고요, 사전에 배포된 읽을거리를 읽으셨는지요.

경제안보 논의의 역사적 연원과 21세기적 특징

읽으셨다고 생각하고, 그것이 한국의 경제안보 전략이 역사적으로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 핵심적인 특징은 무엇인지 이해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기를 기대합니다. 강의 후반부 한국의 대응 전략 파트에서 조금 더 자세히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우리가 경제안보에 대해 여러 논의가 많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백화제식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국제정치 이론에서 경제안보의 지적 연원을 따져보면 그것 역시 상당히 오래된 기원을 가지고 있습니다. 동양의 경우 부국강병이 대표적인 경제안보적 사고에 기반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서양으로 넘어가더라도 매우 오래된 지적 연원을 갖고 있습니다. 유럽에서 근대 국가가 형성되는 과정에서 국가의 부를 확장하고 번영의 토대를 다지며, 그 번영을 유지하고 확대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군사력을 유지·확대하는 것이 안보와 경제가 상호작용하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생각해 볼 것은 지적으로 오래된 연원을 가짐에도 불구하고 경제안보가 비교적 최근에 이론적으로 각광받게 된 이유입니다. 그중 하나는 냉전기 미소 경쟁과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냉전기 국가 간의 경쟁은 미소에 국한하면 군사 부분의 경쟁 성격을 많이 갖고 있었습니다.

탈냉전으로 넘어오면서 과거와 같은 국가 간 관계 조율 수단으로서의 군사력이 제한적인 용도를 갖게 되는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단적으로 핵무기 확산은 국가 간 갈등이나 분쟁이 있더라도 전면적인 군사적 전쟁으로 해결하기 어려워지는 상황을 야기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국가 간 관계를 어떻게 관리하고, 자신에게 유리한 방식으로 조율할 것인가 하는 현실적인 문제들이 대두되었습니다. 탈냉전 시대로 접어들면서 경제적 수단을 활용하는 방식은 없겠는가 하는 논의가 나왔습니다. 냉전기를 대비해 그 특징을 부여한다면 지정학의 시대라고 부를 수 있겠지만, 탈냉전기는 지경학 시대로 부르기도 합니다. 그때 당시만 해도 지경학에 대한 관심, 국가 간 관계를 지경학적 관점에서 들여다보는 것은 중요한 인식의 전환이었습니다.

다만 이때 당시에는 군사와 경제, 또는 안보와 경제 사이의 수직적이거나 위계적인 관계를 설정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다시 말해, 군사적 목적이나 국가 안보 수호의 수단으로서의 경제를 들여다보는 시각이 있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일방향적 연계, 즉 군사가 국가 목표의 상위에 위치하고, 군사(국가의 생존)라는 상위 목표를 담보하는 수단으로서의 경제를 상정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이는 탈냉전 초기부터 확산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최근 21세기의 경제안보는 그와는 조금 다릅니다. 안보와 경제 사이에 쌍방향적 관계 또는 연계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더 이상 상하의 개념이 아니라 동등한 수준에서 때로는 경제적 번영을 위해 군사적 수단을 활용하기도 하고, 때로는 군사 안보 목적을 위해 경제적 수단을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결국 21세기 이 시점에서 국가들이 해나가야 할 일은 경제와 안보를 어떻게 긴밀하게 연계하고 통합하는가의 과제로 귀결된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불확실성 증대와 자국 우선주의 확산

그런 면에서 21세기 이 시점에서 경제안보는 비록 국제정치 이론에서 오랫동안 다뤄져 왔지만, 새로운 시각에서 접근하는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아마 여러분들도 본인들도 모르는 과정 속에서 이러한 것들을 이미 접해 보셨을 것입니다. 그런 것들을 간략히 말씀드려 본 것입니다. 또 하나 드리고 싶은 말씀은 두 번째 키워드인 불확실성의 증대입니다. 최근 몇 년을 돌이켜보면 여러 가지 불확실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과거의 불확실성과는 다른 점은 예전에도 언제나 불확실성은 있었지만, 그것이 특정 영역이나 특정 이슈에서 제기되는 수준에 머무르는 경향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러한 불확실성이 한 영역에 머무르지 않고 여러 영역에 걸쳐 동시다발적으로 제기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직접적인 예를 들자면 기후 변화 대응이 화두가 되고 있는데요.

그로 인해 기후 변화가 초래하는 여러 문제점들이 있습니다. 자연재해 빈발이 그중 하나이며, 기후 변화는 팬데믹과 같은 다른 문제와도 연결됩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그 예이며, 최근 코로나가 다시 확산되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앞으로 2주 동안 마스크를 다시 쓰자는 이야기도 나오고, 여기에도 마스크를 쓴 분들이 계십니다. 아직 끝나지 않은 것이죠. 그 밖에 여러 지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지정학적 분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분쟁, 그리고 더 큰 차원에서는 미중 전략 경쟁 등이 동시다발적으로 전개됩니다. 이는 불확실성이 증대되는 것인데, 과거와 유사한 측면도 있지만 여러 영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전개된다는 면에서는 질적인 차이가 있습니다. 저는 그것을 불확실성의 시대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이러한 불확실성은 우리가 과거에 접해보지 못한 불확실성입니다. 그런데 이것이 초래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단순히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것을 넘어 체제적 결과, 즉 systemic effect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것이 무엇일까요? 개인 수준에서도 불확실성이 높아지면 우리는 어떻게 행동하나요? 너무 편안한 세상에 살고 계신가요?

아까 코로나 이야기를 했습니다. 코로나라는 불확실성이 커지니 우리는 어떻게 바뀌었습니까? 이는 틀림없이 연대와 공동 대응을 통해 해결해야 하는 문제임을 알면서도, 국가 수준에서는 락다운, 봉쇄 등으로 '우리나라부터 돌보자'고 합니다. 개인 수준에서는 어떻게 하나요? 물론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측면도 있지만, '나부터'라는 생각이 듭니다. 마스크를 쓰는 동기에는 이타적인 동기도 있지만 이기적인 동기도 있습니다.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자신을 돌보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런 것이 국가 수준에서 나타나는 것을 자국 우선주의라고 부릅니다. 여러 나라, 전통적인 선진국, 선진 민주주의 국가에서 자국 우선주의가 나타나는 것이 이러한 불확실성 증대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구체적으로는 보호주의 형태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보호주의 확산이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국제관계의 현실이자 세계의 현 주소입니다. 다시 한번 경제안보에 주목하게 되는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이 그래프는 지금까지 말씀드린 불확실성을 지수화해서 보여주는 것입니다. 왼쪽은 경제적 불확실성이 지난 20여 년간 어떻게 커져 왔는지를 보여줍니다. 시기에 따라 등락은 있지만 대체로 우상향하는 변화를 보여줍니다. 오른쪽은 지정학적 리스크인데요. 시간대가 조금 더 길어 모양이 조금 다르지만, 같은 시기를 놓고 보면 2000년대 이후 유사한 방향성 움직임을 보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다만 2000년대 초반에 오른쪽에서 지정학적 리스크가 급등한 시기가 있습니다. 이는 무엇일까요? 9·11 사태 직후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급증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오른쪽 2020년 전후 시기를 보면 대체적으로 그 이전에 비해 지정학적 리스크가 상당히 고조된 높은 수준에서 형성되어 있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더구나 이는 상당 기간 지속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경제적 불확실성뿐만 아니라 지정학적 리스크 또한 함께 높아지는 시대를 우리가 살아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나는 몰랐는데, 안 그런 거 못 느꼈는데'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양쪽 리스크가 동시에 커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 것들이 아까 말씀드렸던 자국 우선주의, 보호주의, 또는 배타적이고 폐쇄적인 정책 등으로 나타납니다. 우리가 현실에서 목격하는 정책들이 상당 부분 그러합니다. 그러면 이제 경제안보가 어떻다는 것에 대해 대략 말씀드렸는데요, 왜 우리가 여기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지, 또 이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에 대해 조금 더 말씀드리겠습니다.

미중 관계의 특수성과 무기화된 상호의존

21세기의 경제안보는 미중 관계의 특수성과 불가분의 관계가 있습니다. 미중 관계는 여러분이 너무 많이 들어보셨고, 오늘도 내일도 들을 것입니다. 제가 주목하는 것은 존재적 위협과 상호의존이라는 두 개의 키워드입니다. 너무도 명확하며 직관적으로 이해되실 것입니다. 미국과 중국은 전략 경쟁에 돌입했고, 더 넓혀 보면 패권을 다투는 국가가 될 가능성이 많습니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서로가 서로의 존재에 대한 위협을 가하고 있는 국가들입니다. 영어로는 existential threat라고 합니다. 그런데 미중 관계가 왜 특수하다고 말씀드릴 수 있냐면, 원래 이렇게 패권을 다투거나 다투려는 국가들은 상호의존을 잘 하지 않습니다. 아주 가까운 예로 미국과 소련이 그러했습니다. 미국과 소련은 지금 미중 관계와는 다르지만, 적어도 군사안보 분야에서 치열한 패권 경쟁을 한 두 국가입니다.

그 시기에 미국과 소련은 경제적으로 매우 낮은 수준의 상호의존만을 했을 뿐입니다. 서로 위협이 되는 국가들은 그렇게 행동하는 것이 원래 그렇습니다. 개인도 그렇지 않을까요? 국가 간의 관계에서도 그런 특징이 나타납니다. 그런데 미중 관계를 보면, 전략 경쟁에 돌입하는 시점을 기준으로 볼 때 미국과 중국은 매우 높은 수준의 상호의존을 하고 있었습니다. 원래 존재적 위협과 상호의존이라는 두 가지는 같이 가는 것이 아닙니다. 미국과 중국은 이 두 가지를 함께 가진 상태에서 전략 경쟁에 돌입했기 때문에 매우 복잡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으며, 경제안보적 이해가 필요합니다. 예전 미소 관계에서는 군사안보 차원의 경쟁에 주로 국한되어 있었기 때문에 그 관점에서 이해하면 되었습니다.

그래서 군사와 경제는 분리해서 볼 수 있었습니다. 지금도 한쪽에서는 안보와 경제는 분리되어야 한다는 믿음이 강력하게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현실은 그 둘이 연계되고 복합되는 것입니다. 이미 현실이 그러했기 때문에 왜 그러한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를 분석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런 미중 관계의 특수성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비유적 표현이 있습니다. 미소 관계와 비교해서 예전 냉전기의 소련을 서방 진영에서는 철의 장막으로 둘러싸여 있다고 묘사했습니다. 그만큼 소련을 필두로 한 구공산권 진영과 미국을 필두로 한 민주주의 진영 사이에 뚜렷한 경계가 있었고, 그 사이의 소통이나 상호작용, 교류는 매우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는 것을 표현하는 은유적 표현입니다.

그런데 미중 관계는 1978년 중국이 개혁개방을 시도하면서 그때 중국을 묘사하는 은유적 표현이 있었는데, 바로 '대나무 장막(bamboo curtain)'입니다. 구분은 있으되, 이미지를 떠올려 보세요. 대나무 숲의 이미지를 떠올려 보시면, 구분은 있지만 바람도 통하고 물도 통하고 여러 것이 통하는 사이입니다. 지금의 미중 관계가 그러합니다. 서로 다른 점이 있고 경계가 있지만, 상호의존하고 있으며 그 사이에 여러 가지가 오고 갑니다. 그 관계를 조율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단순히 높은 수준으로 상호의존했으면 친하게 지내거나, 아니면 상호의존하지 말아야 하는데, 이 두 가지를 함께 가지고 하려니 매우 어려운 관계, 복잡한 관계, 이론적으로도 설명하기 어려운 딜레마적 현상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또 하나는 무기화된 상호의존입니다. 이미 여러분들 많이 들어보셨죠. 여기에 대해 익숙하시죠? 어떻게 이해하고 계신가요? 가급적 질문은 자제하겠습니다. 이런 것입니다. 언제 한번 시간이 되시면 이 분야에 관심이 있으시면 한번 읽어보세요. 최근 무기화된 상호의존이라는 용어가 매우 광범위하게 쓰이는데, 원전을 읽지 않고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표적으로 이 분야에서 오남용되는 용어 중 하나입니다. 잘못 쓰면 이렇게 쓰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이런 경우들이 많습니다. 국가 간 상호의존의 비대칭성을 활용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A 국가가 B 국가에 의존하는 것과 B 국가가 A 국가에 의존하는 의존도가 달라집니다. 그러면 그 비대칭성을 활용해 상대국을 압박하는 현상을 무기화된 상호의존이라고 합니다. 지금까지 그렇게 이해하셨다면, 그것은 아닙니다. 무기화된 상호의존은 국가 간의 관계가 매우 네트워크화되어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여러 가지 상호의존의 네트워크가 존재합니다. 경제를 분석해 보면 무역, 생산, 금융, 투자 등이 있으며, 기술 분야에서도 여러 국가가 다양한 방식으로 서로 상호의존하게 됩니다. 이러한 상호의존의 결과로 국가 간의 관계는 네트워크를 형성하게 되며, 네트워크 형성은 또 다른 변화를 가져옵니다. 우리는 이러한 변화를 통해 다음과 같은 현상을 목격할 수 있습니다.

네트워크 안에서 중심에 위치한 노드와 주변에 위치한 노드로 구분됩니다. 중심에 있는 노드를 허브라고 부르며, 주변부의 마지널 노드들도 존재합니다. 무기화된 상호의존이란, 허브에 위치한 국가가 다른 국가들의 특정 노드에 대한 접근을 차단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영어로는 'ESS denial'이라고 부릅니다. 네트워크 안에서 허브는 대부분 또는 모든 노드와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다른 국가들이 서로 직접 연결하는 것을 차단할 능력을 가집니다. 또한, 특정 첨단 기술의 가치 사슬 내에서도 특정 가치 사슬에 대한 접근을 차단함으로써 상대국을 압박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미국이

첨단 기술 경쟁의 안보화: 미래 경쟁력과 전장 확대

반도체 분야에서 중국을 압박할 수 있는 이유입니다. 반도체 가치 사슬 내에서 미국이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무기화된 상호의존은 광범위하게 사용되지만, 잘못 사용되는 대표적인 용어이기도 합니다. 시간이 되신다면 한번 읽어보시고 스스로 정리하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이는 중국어로는 '차보(choke point)'라고 부르며, 영어로는 'choke point'라고 합니다. 상대방의 목을 조른다는 의미로, 이는 'access denial'을 의미합니다. 중국에서도 이러한 용어를 사용하기 시작했으며, 특히 미국이 중국에 대해 이러한 압박을 가한다는 설명을 중국 내에서 많이 합니다. 예를 들어 '차보수 기술'이라는 용어도 있으며, 몇몇 기술을 이용해 중국을 압박하는 것입니다. 이는 네트워크 내에서 미국과 중국 간의 비대칭성이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미국이 중심에 더 가까운 위치에 있다면, 중국은 아직 미국보다 중심에서 먼 위치에 있습니다. 다른 영역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제 첨단 기술 경쟁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미국과 중국이 왜 경제안보적 관점에서 첨단 기술을 가지고 경쟁하고 갈등하는 것일까요? 여러 이유가 있을 수 있겠지만, 저는 세 가지로 나누어 설명하겠습니다. 첫 번째는 '미래 경쟁력'입니다. 직감적으로 짐작하시겠지만, 미래 경쟁력이란 미국과 중국이 현재 전략 경쟁에 돌입해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는 영어 표현으로 'the beginning of the beginning', 즉 '시작의 시작'에 불과합니다. 따라서 미국과 중국 간의 전략 경쟁은 앞으로 매우 오랜 기간 동안 진행될 것입니다. 왜냐하면 전쟁으로 해결될 것 같지 않기 때문입니다. 한두 번의 전쟁으로 패권의 향방이 결정될 것 같지 않기 때문에, 매우 오랜 시간을 거쳐 판도가 드러날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보면, 미래 경쟁력이란 장기간 경쟁할 것이기 때문에 현재의 경쟁도 매우 중요하지만, 30년, 50년 뒤에도 여전히 경쟁할 수 있어야 합니다. 따라서 현재의 경쟁력을 갖추는 것도 필요하지만, 미래 지속 가능한 경쟁을 위한 미래 경쟁력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현재의 모든 역량을 쏟아부어 해결될 일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미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능력도 남겨두고 구축하면서 함께 싸워야 하는 복잡한 싸움입니다. 만약 단판에 끝나는 싸움이라면 모든 역량을 지금 쏟아부으면 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는 가장 좋은 수단은 무엇일까요? 바로 첨단 기술입니다. 그래서 첨단 기술이 매우 중요해졌으며, 이는 미중 전략 경쟁의 중심에 와 있습니다. 이 경쟁이 언제 끝날지는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두 번째는 '전장의 확대'입니다. 전통적으로 전쟁은 육해공에서 이루어졌습니다. 하지만 현대전은 더 이상 육해공에 머물러 있지 않고, 사이버와 우주로까지 전장이 확대되었습니다. 단순히

전장이 지리적, 물리적으로 확대된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전장 확대는 군사적 변화를 가져옵니다. 결국 영어로는 'multi-domain warfare', 즉 다영역 전쟁을 수행해야 합니다. 예전의 전쟁은 땅에서 하는 전쟁으로 결판이 났지만, 지금은 다영역 전쟁을 해야 합니다. 다영역 전쟁에서 승패를 가르는 것은 무엇이냐면, 다영역을 어떻게 잘 연결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이를 잘 구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겸용 기술 확산과 민간 기업의 역할 변화

이를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요? 바로 첨단 기술입니다. 더 이상 머릿수로 하는 전쟁이 아닐 수 있습니다. 더 이상 포탄의 무게로 하는 전쟁이 아닐 수 있습니다. 이 다양한 영역들을 어떻게 잘 연결하고 통합하느냐가 현대전의 요체가 되고 있습니다. 그것을 위한 수단으로서의 첨단 기술은 단순히 미래 경쟁력을 구축하는 것뿐만 아니라, 전쟁을 잘하기 위한, 즉 전쟁을 예방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매우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이 두 가지가 연결되는 것이 세 번째 '겸용 기술의 확산'입니다. 겸용 기술은 때로는 이중용도 기술이라고도 표현되며, 영어로는 'dual-use'라고 합니다. 아마 들어보셨을 것입니다. 이것이 점점 확산되고 있습니다. 물론 기술 확산이 비단 오늘의 현상은 아니지만, 왜 지금 이 시점에서 겸용 기술의 확산이 다시 문제가 되는지를 생각해 본다면 다음과 같습니다. 겸용 기술이란 똑같은 기술이 군사적 용도로도 쓰일 수 있고 상업적 용도로도 쓰일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중 용도라는 것이 그런 것이죠. 하지만 예전에는 어떤 기술이 개발되면 군사용으로 먼저 개발되어 상업적 기술로 전환되기까지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거꾸로 상업용 기술로 개발된 것이 군사적으로 활용되려면 또 상당한 시간이 걸렸습니다. 전자를 '스핀오프'라고 하며, 군사적 기술이 상업용

기술로 전환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후자를 '스핀온'이라고 합니다. 스핀오프의 대표적인 사례는 무엇일까요? 바로 여러분이 지금 쓰고 계시는 인터넷입니다. 인터넷은 미국 국방부 연구소인 ARPA에서 개발했으며, 기본적으로 미국 국방부 내의 인트라넷으로 개발되었습니다. 1960년대에 개발되었고, 우리가 쓰는 인터넷으로 민간 기술이 되기까지 30여 년의 시간이 걸렸습니다. 1990년대 이후 민간에서 인터넷을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아마 여러분 중 대부분은 그 이후에 태어나셨기 때문에 인터넷은 태어날 때부터 있었던 것처럼 느끼실 것입니다. 저희 같은 사람들은 인터넷이 도입되는 것을 경험한 세대입니다. 그래서

여러분들에게는 저희 같은 사람이 원시인처럼 보일 것입니다. 선 인터넷 시대에 태어난 사람으로 말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스핀오프, 스핀온 과정이 획기적으로 압축되었습니다. 군사적으로 개발된 기술이 상업용 기술로 쓰이는 데 매우 빠른 속도를 보이며, 거꾸로도 마찬가지입니다. 심지어 특정 기술이 출시됨과 동시에 양쪽으로 다 쓰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첨단 기술이 매우 중요해진 것은 그것이 경제적, 산업적 차원의 경쟁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질 뿐만 아니라, 군사적 균형에도 엄청난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첨단 기술에 주목할 수밖에 없는 이러한 변화들이 나타나고 있으며, 특히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그렇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이러한 것들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것의 가장 극명한 사례가 중국의 민간용 드론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되는 현상입니다. 이는 아마 사전 읽기 자료에 포함되어 있을 것입니다. 저는 요새 드론에 꽂혀 있어서, 여러분들이 보신 글은 논문 작업화하여 거의 마무리 단계에 있습니다. 그래서 그것과 또 다른 드론 관련 논문을 쓰려고 하고 있습니다. 드론은 바로 제가 말씀드리는 경제 안보를 연계하는 수단으로서의 첨단 기술의 생생한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니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이야기지만, 지금 우리가 바로 목격하고 있는 현상입니다. 이러한 스핀오프나 겸용 기술들이 우리가 지금 목격하고 있는 현상입니다. 이것은 전쟁 초기에 격추된 드론인데, 여기에 중국산 부품이 많이 나왔다고 해서 전쟁 초기에 언론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전쟁이 진행되면서 이런 일들이 너무 일상화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는 러시아의 원래 전쟁 계획과 기대했던 전망과는 달랐습니다. 빨리 끝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전력 차이도 있지만, 군사 작전 측면에서 우크라이나의 기간 통신망을 조기에 파괴하면 우크라이나 군이 무력화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아까 제가 다영역 전쟁을 하려면 연결이 중요하다고 했는데, 그중 하나가 통신 수단입니다. 이를 파괴하면 우크라이나 군은 감각 기관이 없어지는 것과 같아서, 아무리 파괴력 있는 무기를 갖고 있더라도 사용하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 실제로 러시아가 전쟁 초기에 우크라이나의 기간 통신망을 파괴하는 데 상당한 노력을 했고 성과도 있었습니다. 목표는 달성했지만 결과는 달성되지 않았습니다. 기간 통신망이 파괴되었는데도 의외로 다른 대체 수단들이 있어서 통신을 빠르게 복구할 수 있는 대안이 나온 것입니다. 그것이 무엇이었을까요? 바로 위성 통신입니다. 특히 스페이스X가 제공하는 위성 통신 서비스입니다. 여러분, 이렇게 들으면 이상하지 않으십니까? 러시아의 기간 통신망을 대체하는 통신 수단, 전쟁을 하는 데 필요한 통신 수단을 스페이스X라는 민간 기업이 제공합니다. 겸용 기술에 경계가 없습니다. 상업용과 군사용의 구분이 거의 없습니다. 실효성이 별로 없습니다. 그냥 동일한 기술이 지금 전장에서 사용되고 있는 것입니다.

정상적인 시기라면 군사용 위성을 띄우고 군사형 통신 체계를 갖추고 지상과 우주에서 서로 통신을 주고받으며 군사 작전을 펼칠 것입니다. 군사용 위성 통신 시스템을 따로 갖춰야 합니다. 그런데 그것 없이 이렇게 하고 있습니다. 더 놀라운 것은 무엇이냐면, 스페이스X의 위성 신호를 받는 방식입니다. 기간 통신망처럼 땅 밑에 케이블을 깔지 않고도 받을 수 있습니다. 왼쪽 사진이 그것을 보여줍니다. 오른쪽 그림을 보시면, 하늘색으로 동그라미 된 지점들이 우크라이나가 최근 러시아 영토를 수복하기 위해 진격하고 있는 지점들을 보여줍니다. 그런데 스페이스X, 즉 일론 머스크가 공표한 것이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군에게 제공하는 위성 통신 정보에 관한 것입니다. 러시아가 일부 우크라이나 지역을 점령하고 있는 현 상태에서, 러시아가 더 우크라이나 진영으로 밀고 내려오는 것과 관련된 정보는 제공하겠지만, 현 상태에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진영 쪽으로 밀고 들어가는 데 필요한 정보는 제공하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미국의 기술 패권 유지 전략과 '창의적 불안'

이는 아까 제가 동일한 기술이 민간용으로도 쓰이고 군사용으로도 쓰인다고 말씀드렸는데, 이제는 민간 기업이 전쟁과 관련된 매우 중요한 의사결정을 하고 있습니다. 이는 혁명적인 변화입니다. 이런 결정은 원래 국가가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미국에서도 매우 큰 이슈이며, 경제와 안보가 어떻게 연결되고 연계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생생한 사례입니다. 여러분, 아시겠죠? 그럼 여기에 대한 미국의 인식은 어떠한지 잠시 말씀드릴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오른쪽에 보시면 2021년에 나온 하버드대학교 벨퍼 연구 센터의 보고서가 있습니다. 제목 그대로 미국과 중국 사이에 첨단 기술 경쟁이 붙었다는 것입니다. 미국의 인식은 중국의 기술 굴기, 특히 첨단 기술 굴기로 인해 미국과의 기술 격차를 빠르게 축소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 보고서의 결론은 빠르게 축소한 결과, 상당수 기술에서 중국이 이미 미국과 대등한 수준에 도달해 있고, 일부 기술에서는 이미 추월했다는 것입니다. 경고가 담겨 있습니다. 이러한 추세대로 중국이 계속 기술 굴기를 한다면, 현재 미국을 중심으로 설계된 세계 질서에서 이탈하려는 움직임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는 것입니다. 네, 그다음 스토리는 여러분들이 짐작이 가시겠죠? 이 보고서가 촉발한 미국의 논쟁들이 있습니다. 바로 중국으로부터의 이러한 추격이라는 상황에 직면한 미국이 이에 대응할

만한 준비 태세나 대응 태세가 잘 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이것이 얼마나 현실에 접근한 평가와 분석인지는 별도의 논의가 필요합니다. 아까 말씀드린 중국이 상당수 첨단 기술에서 미국과 대등한 수준에 있고, 일부 첨단 기술에서 미국을 이미 추월했다는 분석 결과가 얼마나 객관적이고 체계적인지에 대해서는 별도의 평가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그 보고서에서 그렇게 주장하고, 그러한 내용들이 다른 정책 서클에 광범위하게 공유되기 시작했습니다. 미국 내에서 '준비가 잘 안 되어 있다. 중국이 이렇게 빨리 쫓아오고 있는데, 우리가 거기에 대응할 준비가 안 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그것을 이론적으로 개념화한 용어가 있는데, 그것이 'creative insecurity'입니다. 중국이 이렇게 쫓아오는 것에 대한 불안감, 패권국의 지위를 유지할 수

있을까 하는 불안감이 강력하게 형성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앞의 'creative'는 무엇일까요? 미국은 물론 지난 수십 년 동안 세계를 여러 면에서 선도해 왔습니다. 그중 하나가 기술 혁신입니다. 실리콘밸리가 미국의 첨단 기술을 이끌어온 대표적인 모델입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미국이 자체적으로 기술 혁신을 지속하기 위한 여러 구조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는 지적이 그동안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습니다. 그런데 그 문제 제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잘 고쳐지지 않고 있습니다. 결국 관건은 중국과의 첨단 기술 경쟁에서 미국이 이기려면, 이러한 기술 혁신 생태계를 새로 재편하고 창조성을 다시 발현해내는 것 외에는 길이 없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정상적인 시기에는 이 문제가 있다고 아무리 지적해도 잘 고쳐지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문제

정상적인 시기라면 군사용 위성을 띄우고 군사형 통신 체계를 갖춰 지상과 우주에서 서로 통신을 주고받으며 군사 작전을 펼치는 것이 일반적이다. 따라서 군사용 위성 통신 시스템을 별도로 갖춰야 한다. 그런데 더 놀라운 것은 스페이스X의 위성 신호를 어떻게 받느냐를 보여주는 것이라는 점이다. 왼쪽 사진은 기간 통신망, 즉 땅 밑에 케이블을 깔지 않고도 신호를 받는 모습을 보여준다.

오른쪽 그림은 하늘색으로 표시된 지점들을 보여준다. 이는 우크라이나가 최근 러시아 점령 영토 수복을 위해 진격하고 있는 지점들이다. 스페이스X, 즉 일론 머스크는 우크라이나 군에게 제공하는 위성 통신 정보에 대해 공표한 바 있다. 러시아군이 일부 우크라이나 지역을 점령하고 있는 현상, 즉 스테이터스 쿼(status quo) 상태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진영으로 더 밀고 내려오는 것과 관련된 정보는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상 유지 상태에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진영으로 밀고 들어가는 데 필요한 정보는 제공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앞서 동일한 기술이 민간용과 군사용으로 모두 쓰인다고 말했지만, 이제는 민간 기업이 전쟁과 관련된 매우 중요한 의사 결정을 하고 있는 셈이다. 이는 혁명적인 변화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결정은 본래 국가가 하는 것인데, 미국 내에서 경제와 안보가 어떻게 연결되고 있는지 보여주는 생생한 사례다.

오른쪽은 2021년 하버드대학교 벨퍼 연구센터의 보고서로, 미국과 중국 간의 첨단 기술 경쟁을 다루고 있다. 보고서는 중국의 기술 굴기, 특히 첨단 기술 분야에서 중국이 미국과의 기술 격차를 빠르게 좁히고 있다고 분석한다. 결론적으로 상당수 기술에서 중국이 이미 미국과 대등한 수준에 도달했으며, 일부 기술에서는 이미 추월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추세가 지속된다면, 미국 중심의 현 세계 질서에서 이탈하려는 움직임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는 경고 메시지가 담겨 있다. 이후 스토리는 짐작할 수 있듯이, 이 보고서가 미국 내에서 논쟁을 촉발했다.

중국으로부터의 추격에 직면한 미국이 이에 대응할 준비 태세가 잘 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 문제라는 것이다. 이러한 분석이 얼마나 현실에 부합하는지에 대해서는 별도의 논의가 필요하다. 중국이 첨단 기술에서 미국과 대등하거나 일부 추월했다는 분석 결과의 객관성과 체계성에 대한 평가가 필요하다. 그러나 보고서의 주장과 이러한 분석이 미국 정책 서클에 광범위하게 공유되기 시작했다. 즉, 중국이 빠르게 추격하고 이미 미국을 넘어섰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대응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를 이론적으로 개념화한 용어가 '크리에이티브 인시큐리티(creative insecurity)'다. 중국의 추격으로 인해 패권국의 지위를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한 불안감이 강력하게 형성되고 있다는 의미다.

여기서 '크리에이티브'는 무엇인가? 미국은 지난 수십 년간 기술 혁신을 포함한 여러 면에서 세계를 선도해 왔다. 실리콘밸리가 대표적인 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미국은 자체적인 기술 혁신을 지속하기 위한 구조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문제들은 잘 해결되지 않았다. 결국 중국과의 첨단 기술 경쟁에서 미국이 이기려면, 기술 혁신 생태계를 재편하고 창조성을 다시 발현해야만 한다. 이것이 유일한 길이다. 하지만 일상적인 시기에는 이러한 문제가 지적되어도 잘 고쳐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결국 이것이 문제다.

제기는 어떤 방식으로 하는 것인가? 중국이 쫓아오는데 가만히 있을 것인가, 아니면 하던 대로 할 것인가? 새로운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는 것이고, 새로운 접근 방식을 통해 미국의 첨단 기술 혁신 생태계의 변화를 도모해야 한다는 결론이다. 정상적인 시기에는 잘되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미국이 여전히 기술을 선도하고 있지만, 구조적인 문제들이 여전히 존재하며 잘 고쳐지지 않는다. 이런 면에서 '창의적 불안(creative insecurity)'이라는 담론이 미국 내에서 형성되고 있다. 불안하다.

불안의 근원은 중국이 너무 빨리, 불공정한 방법을 통해 쫓아온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가만히 두어야 하는가? 한편에서는 중국을 견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다른 한편에서는 미국 스스로 혁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레이트 라이벌리(Great Rivalry)' 보고서에 따르면, 1990년부터 2030년까지 반도체 시장의 주요국 시장 점유율 변화 전망은 2030년에 중국이 24%가 되고, 37%가 넘었던 미국의 시장 점유율은 10% 이하로 감소할 것이라고 예측한다. 이는 미국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나온 예측이다.

거꾸로 말하면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과거와 다른 방식으로. 한편으로는 중국을 견제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미국의 국내 혁신 생태계를 빠르게 바꿔내야 한다. 그러면 이러한 전망이 현실화되지 않을 수 있다. 반도체 분야는 이미 많이 접했을 것이고, 이제는 AI 분야로 전선이 확대되었다. 다음 첨단 기술 경쟁 무대는 퀀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며, 미국과 중국의 퀀텀 분야 경쟁력은 이미 2013년에 역전되었다.

그런데도 여전히 아무것도 하지 않거나 기존 방식을 고수할 것인가?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지 않은가? 이것이 바로 '창의적 불안(creative insecurity)'이다. 호주의 싱크탱크에서 발간한 미중 기술 경쟁력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다수의 주요 기술 분야에서 중국이 이미 미국을 압도하고 있다. 분석 대상 44개 기술 분야 중 37개 분야에서 중국이 미국을 앞섰으며, 특정 국가에 의해 기술이 독점될 위험이 큰 분야에서 중국의 경쟁 우위가 뚜렷하다.

이는 위험하고 불안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보고서는 호주에서 발간되어 객관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미국 국무부의 지원이 있었다. 이러한 상황은 '창의적 불안'과 밀접한 연관이 있으며, 중국의 충격은 놀랍지만 단순히 수세적으로 대응하는 것을 넘어 공세적인 태세로 전환하는 것이 미국의 대중국 전략의 특징이다. 결국 이러한 첨단 기술 경쟁은 안보화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미국의 '스몰 하이픈스' 전략과 국제 협력의 변화

경제 안보란 경제와 안보 사이의 상호작용으로, 이미 경제와 안보가 분리되기 어려운 시대가 되었다. 그러나 모든 문제를 안보화하는 것은 위험하다. 따라서 적정한 수준의 안보화가 중요하며, 이를 과도하게 확장하면 '과잉 안보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과잉 안보화를 경계하고 적정한 수준으로 안보화해 나갈 방안에 대한 국내적 합의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트럼프 시기를 거쳐 바이든 행정부에 이르기까지 미국의 안보화는 다음과 같이 이루어지고 있다.

'스몰 하이픈스(small hyphens)' 전략이다. 중국에 대해 아무것도 하지 않을 수는 없지만, 트럼프 방식과는 차별화해야 한다. 따라서 안보화의 범위는 좁게 설정한다. 모든 분야에서 중국과 각을 세우고 관계를 단절하는 것은 현실적인 선택이 아니다. 이미 높은 수준의 상호 의존 관계가 있는데 모든 것을 단기간에 끊어낼 수는 없다. 그렇다고 아무것도 하지 않을 수도 없기 때문에, 중요한 분야에 초점을 맞춰 장벽을 두르고 높이는 것이다. 이것이 미국식의 경제 및 첨단 기술 안보 방식이다. 이를 자세히 살펴보면 다섯 가지 특징이 나타나는데, 첫 번째는 '취약성 보안'이다. 이상하게 들릴 수 있다.

이상한 점의 원인은 불확실성 때문이다. 일상적인 시기에는 개인, 기업, 국가 모두 잘하는 것을 더 잘하도록 노력하라고 한다. 한국의 대표적인 기업들도 '슈퍼 스트레티지', '초격차 전략' 등을 통해 남들이 범접할 수 없을 정도로 잘하면 다른 것을 좀 못해도 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지금 시대는 다르다. 잘하는 것을 더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첫 번째 목표는 약한 부분을 보완하는 것이다. 불확실성 시대에는 이것이 필요하다. 두 번째는 원래 잘하던 것을 더 잘하도록 노력하는 것이다. 구체적인 방식은 기술 혁신 생태계의 변화다. 세 번째는 미중 관계 속에서 중국을 어떻게 견제할 것인가로, 가능하면 많은 초크포인트(chokepoint)를 확보하는 것이다. 미국이 독자적으로 혹은 다른 국가들과 협력하여 이를 달성할 수 있다. 네 번째는 상호 의존의 현실을 무시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첫 번째, 두 번째, 세 번째를 하면서도 미국과 중국 시장에 대한 접근성을 유지하거나 확대하고 싶어 한다. 이것이 미국식 경제 및 기술 안보 방식이다. 이 네 가지를 모두 잘하기 위해서는 다섯 번째, 국제 협력이 필수적이다.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 사례를 보면, 취약성 보안은 리쇼어링(reshoring)을 통해 이루어진다. 제조업, 특히 첨단 제조업의 생산 능력이 약화되었으니 미국 내 생산 능력을 확충하자는 것이다. 이는 취약성을 보완하는 것이다. 가능하면 미국 기업에 의해서 하도록 하지만, 미국 기업만으로는 부족하기 때문에 삼성전자, TSMC, SK하이닉스와 같은 기업들을 부른다. 국제 협력을 통해서다. 그런데 그 국제 협력의 대상이 아무나 될 수는 없다.

'UST 파트너(U.S. Technology Partner)'와 협력하는 것이다. 이것이 경제 안보 시대의 국제 협력의 변화다. 냉전기의 국제 협력은 편을 가르는 협력이었지만, 지금은 목표 달성에 도움이 되는 국가를 선별하는 협력이다. 더 이상 협력을 위한 협력은 아니다. 이런 차원에서 경제 안보 시대의 국가 관계는 동맹국 사이에서도 냉담해지는 변화가 있다. 시간 관계상 간략하게 말씀드리겠다. 이러한 변화들이 현실에서 어떻게 나타나는지 살펴보겠다.

첨단 기술 경쟁의 현실화: 5G, 백신, AI, 퀀텀

이러한 변화들은 0에서 1로의 변화가 아니라, 현실의 일부 또는 상당 부분의 변화를 일으킨다. 미국과 중국의 첨단 기술 경쟁은 5G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왼쪽 그림은 2020년 상반기 초 화웨이 장비를 채택하지 않기로 한 국가들을 보여준다. 대체로 하늘색 계열로 표현된 국가들이다.

미국, 호주, 일본 등 일부 나라들이다. 오른쪽은 2020년 코로나 국면을 거치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본격적으로 화웨이 장비의 국가 안보 위협을 거론하고 동맹 및 파트너 국가들과의 협력을 강조하기 시작했을 때다. 브라운 계열의 색깔을 보면 화웨이 장비를 채택하지 않기로 한 국가가 늘어난 것을 볼 수 있다. 기술을 안보화하면 이런 정도의 변화가 나타난다. 세계 모든 국가가 변하는 것은 아니지만, 동맹과 파트너들을 중심으로 변화가 나타난다.

한국이 어떤 색깔인지 찾아보기 바란다. 백신, 특히 중국 백신이 어디에 배급되고 보급되는지를 보여주는 2021년 자료다. 코로나가 극성기였을 때 백신이 보급되던 시기다. 백신 보급은 인간의 건강과 생명에 관련된 것이므로 인도주의적 접근을 원칙으로 하며, 이에 대한 강력한 국제 사회의 합의가 있다. 인도주의적 접근이란 국경, 종교, 성별을 초월하는 것이다.

그동안 그렇게 믿어왔지만, 정작 백신 보급을 보면 그렇지 않다. 서구 진영의 국가들은 서구에서 개발된 백신을 보급한다. 인도주의적 접근이나 공동체 의식이 발현되어야 할 이슈에서도 안보가 작용하고 있다. 국경과 지정학적 요인이 중요해지고 있다. 이는 아까 말했던 초크포인트에 해당하는 것으로, 반도체 가치 사슬을 네트워크로 표현하면 미국이 중심에 있음을 알 수 있다. 미국은 다른 국가들의 접근을 차단할 능력을 갖게 되었다. AI 경쟁에 대해 여러 지적이 있겠지만, 미국이 여전히 우위에 있거나 중국이 따라 잡거나 일부 역전했다는 논의도 있다.

AI 기술은 최근 머니 게임으로 바뀌고 있다. 얼마나 많은 자본을 동원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AI 기술 역시 자본 조달을 위한 모델 경쟁이며, 이는 국가 모델의 경쟁이다. 실리콘밸리식 벤처 캐피탈과 민간 자본 조달에 기반한 미국 모델과, 국가 자본 투입을 통한 중국 모델은 극명한 차이를 보인다.

어느 국가가 더 지속 가능한 기술 혁신을 할 수 있을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2018년, 2019년을 기점으로 미국과 중국 간 AI 분야 공동 연구가 줄어들고 있다. 오픈 소스 기반의 기술 혁신과 연구가 점차 감소하고 있으며, 폐쇄적인 시스템으로 전환되고 있다. 이는 미중 경쟁과 무관하지 않다. 왼쪽 그래프는 2018년, 2019년을 기점으로 미중 간 공동 연구가 줄어들고 있음을 보여준다. 오른쪽 그래프는 현재까지 미국과 중국이 많은 협력을 하고 있지만, 점차 그 밀도가 줄어들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국의 무역 패턴 변화와 기술 디커플링 리스크

그렇다면 미국의 협력 상대는 누구인가? 한국은 아직 최우선 협력 상대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나아가려면 한국의 국가 전략에 포함되어야 할 것이다. 연구 인력 개발 측면에서, 중국은 학부 수준에서 압도적으로 많은 연구 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석사, 박사 단계에서는 해외로 나가지만, 박사 이후 단계에서는 다시 중국으로 돌아온다. 이것이 기술 유출과 중국의 기술 추격, 기술 굴기의 통로가 되고 있다. 미국 입장에서는 이를 어떻게 차단할 것인가? 안보화되고 있다. 한국의 대응 전략은 아주 간단히 말하면 다음과 같다.

지난 6년간의 무역 패턴 변화다. 미중 전략 경쟁이 본격화된 지난 6년을 의미한다. 왼쪽은 미국의 무역 패턴 변화로, 지리적 거리와 지정학적 거리가 가까운 나라와의 무역을 확대하고, 멀거나 지정학적 거리가 먼 나라와의 무역을 감소시켰다. 후자에 해당하는 국가가 중국이고, 전자에 해당하는 국가가 멕시코, 한국 등이다. 오른쪽 그래프는 중국의 무역 패턴으로, 미국과 유사하게 지정학적 거리가 가까운 국가들과 무역을 확대하지만, 지리적 거리가 먼 나라와도 무역을 확대한다. 왜 그럴까?

구체적으로 어떤 나라와 무역이 감소하고 있는가? 지리적 거리가 가까우면서도 지정학적 거리가 먼 나라와 무역이 감소했다. 한국, 일본.

이러한 반사 효과로 인해 먼 나라들과 무역이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이 지난 6년간의 변화입니다. 한국이 대외 전략을 수립할 때 이러한 추세적인 변화를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이며, 그에 따른 전략을 수립해야 할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는 2030년까지의 전망입니다. 대체로 초록색 선은 국가 간 무역의 빠른 증가를, 노란색 선은 완만한 증가를, 빨간색 선은 정체 또는 감소를 보여줍니다. 이는 여러분이 생각하는 국가 간의 관계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경제와 안보는 분리되어 있습니까? 국가 간 무역은 누구와 증가하고, 누구와 감소하며, 혹은 정체되어 있습니까? 현재 전쟁 중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유럽과 러시아 간의 무역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유럽과 중국의 무역은 어떻습니까?

불확실성 시대의 리스크 관리와 한국의 대응 전략

완만하게 증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면서도 미국과 유럽 간의 무역은 빠른 속도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세계 주요국, 즉 미국, 중국, EU, 일본 등이 모두 무역을 확대하려는 국가가 있다면, 그곳은 어디일까요? 바로 동남아시아 지역입니다. 이것은 지정학적 함의를 지닙니다. 이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한국 내에 이에 대한 공감대가 있습니까? 그렇다면 이에 따른 국가 전략을 수립해야 합니다. 우리는 2030년의 세상을 이렇게 보고 있습니까, 아니면 한국은 다르게 보고 있습니까? 다르게 본다면 그 근거는 무엇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오늘 첨단 기술에 대한 논의가 많았으니, 기술 디커플링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만약 미국과 중국이 실제로 기술적 분리, 첨단 기술에서의 분리를 하게 된다면 여러 시나리오가 있겠지만, 그중 일부 시나리오에 따르면 한국의 피해가 가장

클 수 있습니다. 이는 다른 나라들과 다르며, 심지어 중국보다도 한국이 더 큰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한국은 특수한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앞서 전반적인 패턴에 대한 이해를 공유하고 있는지, 아니면 두 번째로 한국의 특수한 상황을 파악하고 이에 따른 국가 전략을 수립하고 있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불확실성 시대에는 아까 말씀드린 자국 우선주의와 같은 경향이 나타납니다.

불확실성 시대에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이익 극대화보다는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이는 추상적인 이야기일 수 있으나, QA 시간에 기회가 된다면 조금 더 자세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이러한 전략적 대응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대응이 이루어진다면, 경제안보 시대에 맞는 적합한 대응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정도로 말씀드리고 제 강의를 마치겠습니다.

여러분, 장시간 고생 많으셨습니다.

이승주 동아시아연구원 무역·기술·변환센터 소장, 중앙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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