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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기 EAI Academy] ⑤ 인공지능, 반도체 등 첨단기술과 미래 세계정치

분류
멀티미디어
발행일
2024년 8월 19일
관련 프로젝트
EAI 아카데미

편집자 주

배영자 건국대 교수는 오늘날 인공지능 등 첨단 기술의 발전이 전쟁의 승패와 각국의 경제적 경쟁력을 좌우하고 있는 사례를 들어, 기술 발전에 따라 세계정치가 어떻게 전개될지 설명합니다. 배 교수는 인공지능 기초연구 및 데이터 확보의 우위를 토대로 기술 패권에 도전하는 중국과 대중 무역통제 및 기술 동맹 구축을 통해 우위를 유지하려는 미국 간의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는 가운데, 한국이 미중 경쟁 심화에 따른 디커플링과 기술 혁신 차질 등 리스크에 대응할 수 있도록 포용적 생태계를 만드는 중견국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문합니다.

YouTube 링크 : https://www.youtube.com/watch?v=MaZgt6Qx6qE

영상 스크립트

기술과 세계 정치: 서론 및 역사적 고찰

오늘 제가 다룰 내용은 기술과 세계 정치에 관한 서론입니다. 기술과 국제정치학의 연구 주제나 논의 주제 가운데 기술은 비교적 새로운 주제입니다. 아마 국제정치학 개론을 들으면 역사, 이론, 안보 이슈, 정치경제(무역, 금융), ODA, 지역 협력 등을 배울 것입니다. 기술 이슈를 따로 배우는 것은 일반적이지 않을 정도로 이 주제는 새로운 이슈입니다.

먼저 서론을 잠깐 하고, 과거 기술이 세계 정치를 어떻게 변화시켰는지 살펴본 후,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시기의 핵심 기술인 반도체와 인공지능이 세계 정치의 군사, 경제, 거버넌스를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는지 이야기하겠습니다. 반도체와 인공지능은 세계 정치의 중요한 전략적 자산이 되었습니다.

군사 및 경제적 측면에서 반도체와 인공지능은 미중 패권 경쟁의 핵심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최근 외교 협력에서도 기술 협력이 매우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습니다. 외교관들도 인공지능, 양자컴퓨팅 등을 배우며 협력을 지원해야 합니다. 이에 따라 미중 첨단 기술, 특히 반도체와 인공지능을 둘러싼 현황을 살펴보고 미래 세계 정치를 전망하겠습니다.

기술이 세계 정치에서 얼마나 중요했는지 생각해 봅시다. 세계 정치를 크게 변화시킨 기술로는 핵무기, 말라리아 치료제, 전보 등이 있습니다. 핵무기의 등장은 세계 정치를 크게 바꾸었지만, 국가의 기본 틀을 없애지는 못했습니다. 다만 국가 경쟁이나 안보 경쟁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었습니다. 말라리아 치료제는 제국주의 시대 서구의 아시아, 아프리카 침략에 기술적 뒷받침이 되었습니다.

제국주의 국가들은 군사력으로 세력을 확장했지만, 기술적 뒷받침 없이는 어려웠습니다. 특히 말라리아 치료제가 나오기 전에는 아프리카 내륙으로 진출하기 어려웠으나, 치료제 덕분에 진출이 가능해졌습니다. 현대에도 아프리카 방문 시 말라리아 예방약 복용이 필요합니다. 이처럼 제약 기술도 중요한 기술이며, 우리가 먹는 약도 기술의 집약체입니다.

전신(텔레그래프) 또한 중요한 통신 수단이었습니다. 전화나 휴대 전화가 일반적이지 않았던 시절, 전신은 국제정치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예를 들어, 제1차 세계 대전 당시 독일 대사가 멕시코 주재 독일 대사에게 보낸 전신은 미국의 참전을 유도하는 데 영향을 미쳤습니다.

독일 대사는 멕시코 주재 독일 대사에게 영국과의 전쟁 시 미국의 참전 가능성을 언급하며, 멕시코와 미국의 국경 분쟁을 일으켜 미국의 관심을 유럽에서 분산시키도록 요청하는 전신을 보냈습니다.

이 전신이 미국에게 가로채어져 미국의 개입을 촉진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또한, 조지 케넌의 전신은 제2차 세계 대전 직후 소련의 팽창주의적 야욕을 분석하고 봉쇄의 필요성을 주장하며 미국의 대소련 정책 수립에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케넌은 소련이 조심해야 하며 봉쇄해야 한다는 분석을 담은 전신을 보냈고, 이는 미국 고위층이 소련과의 협력이 어렵다고 판단하는 데 기여했습니다.

핵무기는 국제정치를 크게 바꾸었습니다. 예를 들어,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은 북한과 보유한 북한의 국제정치적 위상은 매우 다릅니다. 핵무기는 북한을 국제사회의 주요 관심 대상으로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기술 패권 경쟁의 심화와 미중 전략

지금까지 기술은 국제정치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지만, 사람들은 종종 기술 자체보다는 기술을 활용한 전략에 초점을 맞춥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인공지능과 반도체와 같은 기술이 국제정치의 중심 이슈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이는 과거와 달라진 점입니다.

과거 패권국들이 당대 최고의 기술을 보유했는지에 대해서는 확신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근대 이후, 특히 18세기, 19세기 이후 세계 패권국이 되기 위해서는 우수한 기술 보유가 필수 조건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장주기 이론에 따르면, 세계 정치의 패권은 신기술이나 선도 산업을 이끄는 국가에 의해 결정됩니다. 1800년대 이후 산업혁명을 주도한 영국, 2차 세계 대전 이후 전기, 자동차, 석유화학 기술을 선도한 미국이 패권국이 되었습니다.

2020년대 이후 AI, 반도체, 바이오, 그린 산업 등 새로운 리딩 섹터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국가가 다음 패권국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미국과 중국은 이러한 기술 패권을 확보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습니다.

1980년대에는 일본이 자동차와 반도체 산업에서 미국을 위협하며 패권 경쟁자로 부상했습니다. 당시 미국은 경제 쇠퇴론에 직면했지만, 일본은 '잃어버린 10년'을 겪으며 주춤했습니다.

결과적으로 미국은 1990년대 초 인터넷을 필두로 한 IT 혁명을 주도하며 다시 부활했습니다. 반면 일본은 IT 혁명에서 뒤처지며 예전의 위상을 잃었습니다.

인공지능의 군사적 활용과 변화

현재 미국의 가장 큰 도전자는 명백히 중국입니다. 중국은 인공지능과 반도체 분야에서 미국에 도전하고 있으며, 미국은 이를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인공지능과 반도체가 세계 정치를 결정적으로 바꿀 기술인지에 대한 논쟁도 존재합니다.

인공지능과 반도체가 세계 정치를 어떻게 바꿀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지만, 몇 가지 힌트가 있습니다. 특히 군사 부문에서 인공지능 무기의 등장은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핵무기가 즉각적인 파괴력을 가진다는 직감이 있다면, 인공지능 무기의 위협은 아직 명확하지 않습니다.

인공지능은 군사 부문에서 크게 세 가지 방식으로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첫째, 목표 식별, 판단, 작전 수행 능력을 갖춘 자율 무기 체계(AWS)의 발전입니다. 이는 로봇이나 드론이 인간을 대신하여 작전을 수행하는 형태입니다.

둘째, 정보 수집 및 분석 능력을 강화하는 자율 무기 체계의 발전입니다. 셋째, 생성형 인공지능을 활용한 인지전입니다. 이는 심리전이나 가짜 뉴스 유포 등을 통해 적의 진지에 침투하는 형태이며, 이미 선거 등에서 활용되고 있습니다.

러시아나 중국 같은 국가들이 여론을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잖아요. 우리나라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어떤 이슈가 있을 때, 순수하게 개인의 의견을 내는 경우도 있지만, 특정 세력이 개입하여 여론을 형성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AI는 이러한 여론 형성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또한, 가짜 메시지나 시뮬레이션이 많이 생성되고, 웨어러블 기기를 통한 신경 데이터까지 활용되면서 집단적 이미지 조작이 가능해질 수 있습니다. 이는 소통 불가능한 사회를 만들 수 있으며, 알고리즘에 의해 선택된 정보만을 접하게 되는 현상은 이미 초보적으로 경험하고 있습니다. 미래에는 이러한 현상이 훨씬 더 세련되고 감쪽같게 이루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 외에도...

AI 무기가 핵무기와 결합될 경우, 핵무기의 폭발력을 증대시킬 가능성도 큰 위험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추상적인 이야기보다 실제 전쟁에서 AI 무기가 어떻게 쓰이는지 이야기하는 것이 더 직접적으로 와닿을 것입니다. 현재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전쟁 모두 AI가 많이 활용되고 있습니다. 최근 크게 이슈가 된 것은 이스라엘-시리아 전쟁입니다. 첨단 기술이 발달한 이스라엘 방위군은 AI를 적극 활용하여 정보를 수집하고 데이터를 분석하여 공습 상대를 선정합니다. AI 체계는 임무를 부여받아 특정 건물을 파괴하기 위해 어떤 무기를 얼마나 사용해야 할지 신속하게 계산합니다.

타이밍이 중요하기 때문에 이러한 계산을 AI가 수행합니다. 몇 시간이 걸리던 작업을 몇 분으로 단축시키고, 이를 검토한 후 공격을 승인하면 즉시 실행됩니다. 이처럼 AI는 매우 효율적이며, 폭발력에 따른 부수적 피해 가능성도 줄일 수 있습니다. 또한, '외과적 공격(surgical strike)'이라 불리는 방식으로, 목표 건물만 정밀하게 타격하여 주변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AI는 이러한 작전 수행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기사에서는 '라벤다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AI 기반으로 개발되었으며, 하마스와 팔레스타인 이슬라믹 지하드(PIJ) 전투 부서 소속으로 의심되는 요원을 식별하는 데 사용됩니다. 빅데이터를 활용하여 이들이 남긴 다양한 데이터를 분석합니다. SNS 데이터 등을 수집하여, 공식적인 정보가 없는 하마스 요원 등을 식별하고 표적으로 삼습니다.

빅데이터를 통해 식별된 인물을 잠재적 공격 표적으로 지정합니다. 기사에 따르면, 약 37,000명의 팔레스타인인이 요원으로 표적화되어 공격받았다고 합니다. 표적이 된 인물이 실제 요원이 아닐 수도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스템은 거의 자동으로 승인하여 오류를 범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해당 기사에서는 시스템이 평균 10%의 오류를 범했다고 지적하며, 느슨한 연관성이나 전혀 관련 없는 인물이 잘못 표적화된 경우에 대해 비판적으로 보도했습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10%의 오류율이 오히려 매우 정확한 수준이라고 평가하기도 합니다.

전체 빅데이터 분석의 10% 오류율이 상당히 정확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기사에 따르면, 표적화된 인물들이 직장이나 전투 현장이 아닌 퇴근 후 가정에서 가족과 함께 있을 때 공격받는 경우가 많았다고 합니다. 이는 AI가 목표물의 현재 위치보다는 공격하기 가장 좋은 시간과 장소를 선택하기 때문입니다. AI 시스템은 단순히 목표물을 제거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므로, 대상이 가족과 함께 있거나 민간인 피해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습니다. 이러한 윤리적 문제 제기가 많았으며, 이로 인해 부수적 피해가 컸습니다.

건물이나 구조물을 대상으로 하는 '가스펠'과 달리, '라벤다'는 사람을 대상으로 합니다. 개인의 휴대전화나 소지품을 통해 위치가 추적되고, 구글 위치 추적이나 휴대전화 사용 기록 등 모든 활동이 추적 대상이 됩니다. 이러한 방식으로 전쟁이 수행되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 초기에는 미국 기업인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와 페이팔의 피터 틸 등이 먼저 개입했습니다. 우크라이나의 통신 시설이 파괴되자, 일론 머스크는 스타링크 위성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여 통신망을 대체했습니다. 통신망이 파괴되면 전쟁 수행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는 매우 결정적인 지원이었습니다. 현대전에서는 통신망 파괴가 최우선 목표가 되는데, 전자전 등으로 교란되는 통신망에 대처할 수 있는 장치를 제공한 것입니다. 피터 틸 역시 유사한 작업을 수행했습니다.

피터 틸은 오사마 빈 라덴 체포 작전에서도 오사마 빈 라덴의 위치 추적 및 은신처 파악에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파키스탄 내 은신처를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던 중, 주변 아이들의 DNA를 분석하여 오사마 빈 라덴의 유전 정보와 대조하는 방식으로 그의 존재를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이 정보는 네이비씰의 작전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이처럼 AI는 데이터 분석을 통해 정밀하고 섬세하게 전쟁과 첩보 활동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AI와 경제: 자동화, 플랫폼, 그리고 격차

AI 기술을 활용하는 국가와 그렇지 않은 국가 간의 전투력 및 정밀도 차이는 더욱 벌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군사력의 절대적인 세기뿐만 아니라 정확성이 중요하며, AI는 이러한 정확성을 높이는 데 기여합니다. 따라서 AI 무기를 장착한 국가와 그렇지 못한 국가, 그리고 AI를 더 섬세하게 활용하는 국가와 그렇지 못한 국가 간의 격차는 더욱 커질 것입니다. 경제 부문에서는 자동화가 핵심입니다. 미래 세대의 일자리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AI는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기도 합니다. 국제정치학적 관점에서 AI는 국가 간 경쟁 심화와 경제적 격차 확대를 야기합니다.

AI 활용 대규모 플랫폼을 보유한 구글, 인스타그램과 같은 국가와 그렇지 못한 국가 간의 격차는 더욱 커질 것입니다. 50~60년 전 유럽은 경제적, 세계 정치적으로 강력한 위상을 가졌지만, 자체 IT 플랫폼을 보유한 국가가 없습니다. 프랑스, 독일 등도 자체 플랫폼이 없어 구글, 인스타그램 등을 사용합니다. 영국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자체 플랫폼을 가진 나라는 미국, 중국, 러시아 일부, 그리고 한국의 네이버 정도입니다. 한국은 네이버라는 자체 플랫폼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독특한 사례입니다.

AI 경제에서 IT 플랫폼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모든 활동이 플랫폼을 거쳐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이는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현재 미국과 중국은 AI 기술을 둘러싼 치열한 경쟁을 벌이며 독자적인 데이터와 AI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인터넷은 기술적으로 통합된 아키텍처를 가지고 있지만, 중국은 구글,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해외 플랫폼 접속을 차단하고 자체 플랫폼(바이두, 위챗 등)을 사용하도록 유도하고 있습니다. 이는 AI와 데이터를 둘러싼 블록화 현상을 보여줍니다.

최근 틱톡 논쟁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틱톡의 모기업인 중국 바이트댄스는 미국 10대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지만, 미국 정부는 미국인들의 데이터가 중국 기업으로 유출될 것을 우려하여 미국 내 사업 철수 또는 지분 매각을 요구했습니다. 이는 AI, 데이터, 플랫폼을 장악하기 위한 국가 간의 싸움이며, 세계가 블록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블록화는 비용 상승을 초래합니다. 과거 세계화 시대에는 상품 생산 비용이 가장 저렴한 국가로 생산 기지가 이전되었지만, 코로나19 팬데믹과 미중 경쟁 심화로 인해 공급망 불안정성이 커졌습니다. 특정 국가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자 자국 내 생산을 강화하면서 비용이 상승하게 되었습니다. 과거에는 저렴한 해외 생산에 의존했지만, 이제는 자국 내 생산의 중요성이 커졌습니다.

치열한 경쟁은 과도한 투자와 위험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국가들은 '이겨야 한다'는 위기 의식 때문에 과잉 투자와 경쟁 심화를 겪고 있습니다. 또한, AI는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와 함께, 인간과 AI의 관계 설정, 미래의 일자리 문제 등 문명사적 도전 과제를 제기합니다.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기후변화 문제와 마찬가지로 전 세계 국가들의 협력이 필요합니다.

기후변화 문제처럼 AI가 제기하는 위협 역시 인간 존재의 가치와 의미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국가 간 협력을 통해 AI 규제 범위를 설정하고 활용 방안을 모색해야 하지만, 과도한 경쟁 논리가 이를 어렵게 만들고 있습니다. 또한, AI는 국가 간 격차를 심화시키는 요인이 됩니다. 소위 '글로벌 AI 격차'는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의 격차를 더욱 벌릴 수 있습니다.

AI 시대의 글로벌 격차와 알고리즘 제국주의

과거 80년대 이후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의 격차는 산업 혁명과 정보통신 혁명을 거치면서 크게 벌어졌습니다. 현재 세계 인구 80억 명 중 약 30억 명은 여전히 모바일 기기나 인터넷에 접근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는 예상보다 훨씬 큰 규모이며, 특히 중국과 같은 국가의 상황은 더욱 복잡합니다.

중국에서 제조하는 것이 훨씬 저렴하기 때문에 비용과 효율성에 의거하여 경제 활동이 이루어졌습니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과 미중 경쟁이 진행되면서 중국에서 생산하던 것을 더 이상 공급받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고, 이는 마스크 대란과 같은 문제를 야기했습니다. 미국이나 한국에서 마스크를 생산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중국산이 훨씬 저렴했기 때문에 자체 생산을 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하지만 이제 중요 물자로 간주되는 것들은 각국이 스스로 생산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습니다.

과거에는 가장 저렴한 곳에서 구매하면 된다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스스로 생산해야 합니다. 이는 인건비 상승 등으로 생산 비용이 증가하는 결과를 낳습니다. 또한, 치열한 경쟁으로 인해 위험하고 과도한 투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겨야 한다'는 위기 의식 때문에 중국보다 더 빨리, 미국도 중국보다 더 빨리 가야 한다는 생각으로 과잉 투자가 이루어지고 속도 경쟁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더불어 AI가 제기하는 문명사적 도전 과제들도 있습니다. AI가 인간의 일을 대체할 때, 인간과 AI의 관계 설정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인간은 앞으로 어떤 일을 하며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입니다.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미국, 중국을 비롯한 전 세계 국가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야 합니다. 이는 기후변화 문제와도 유사합니다.

기후변화 문제는 중국 혼자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미국 혼자 해결할 수도 없습니다. 기후변화는 전 세계 모든 국가, 선진국이든 약소국이든 관계없이 모든 국가가 합심하여 해결책을 찾아야 겨우 해결될까 말까 한 문제입니다. 인공지능이 제기하는 위협 역시 인간 존재 자체나 인간 존재의 가치와 의미에 대한 위협이라는 점에서 유사하다고 생각됩니다. 각 국가가 협력하여 어느 부분까지 규제하고 어느 부분은 인공지능을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조정이 이루어져야 하지만, 이러한 협력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무조건 이겨야 한다', '남보다 빨리, 더 많이 해야 한다'는 식의 논리가 앞서기 때문에 어려움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또한, 인공지능이 제기하는 가장 큰 도전 과제 중 하나는 세계 정치에서 격차가 점점 커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자세히 기술하지는 않았지만, 여러분도 잘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소위 '글로벌 AI 격차'라고 불리는, 플랫폼을 가진 국가와 그렇지 못한 국가 간의 격차 문제입니다.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의 격차 역사적 흐름을 보면, 1980년대 이후로 이 격차가 매우 벌어졌습니다. 과거에는 소수의 귀족이나 왕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밥 먹는 것조차 힘들 정도로 가난했습니다. 산업혁명이 시작된 1800년대부터 격차가 벌어지기 시작하여 조금씩 확대되었고, 산업화가 가속화되고 결정적으로 IT 혁명이 일어나면서 격차가 매우 크게 벌어지는 양상이 나타났습니다.

정보통신 혁명과 관련하여, 세계 인구 80억 명 중 얼마나 많은 사람이 모바일폰을 사용하고 있을까요? 한국에서만 살면 모두가 사용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세계 80억 인구 중 모바일 기기나 인터넷에 접속하지 못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 한번 추측해 보십시오. 70억 명이 못 한다고요? 아닙니다. 70억 명이 하고 있어서 10억 명이 못 한다는 것보다 훨씬 많습니다. 50억 명 정도일까요? 50억 명보다는 조금 적습니다. 50억 명은 넘었습니다. 30억 명은 넘었습니다. 현재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의 통계에 따르면, 약 30억 명이 여전히 모바일이나 인터넷에 접속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는 생각보다 훨씬 많은 인구입니다. 더 놀라운 것은 중국...

중국과 인도의 인구 중 10% 이상은 여전히 모바일이나 인터넷 접근이 불가능합니다. 모바일 접근이 어렵다고 하면 아프리카의 오지 등을 떠올리지만, 중국에서도 약 1억 명, 인도에서도 비슷한 규모의 인구가 아직 인터넷에 접근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는 매우 심각한 문제입니다. 여러분이 세상을 인식하는 주요 매체는 인터넷입니다. 주변의 일은 직감으로 알 수 있지만, 대부분의 다른 일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알게 됩니다. 그런데 이러한 매체를 통해 접하는 정보는 세계 인구 80억 명 중 50억 명에 대한 정보일 뿐입니다. 나머지 30억 명에 대한 정보는 누락된 것입니다. 이들이 어떤 세계에서 살고 있는지, AI의 발전이 이러한 격차를 더욱 심화시킬 것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알고리즘 제국주의'라는 용어가 등장합니다.

선진국의 AI 알고리즘을 보유한 기업, 특히 메타와 같은 기업은 이미 아프리카의 지리 정보 등을 파악하고 있습니다. 이는 메타가 아프리카 사람들보다 아프리카에 대한 더 정확한 정보를 가지게 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정보를 활용할 때 어떤 일이 벌어질지에 대한 논의가 있습니다. 한편에서는 이러한 상황을 비판적으로 보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알리바바와 같은 플랫폼을 통해 중국 시골의 소상공인들이 상품을 판매할 수 있게 되어 기회의 창을 제공한다는 긍정적인 시각도 존재합니다. 이처럼 기회와 위협에 대한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으며, 이는 개발도상국과의 격차라는 큰 문제와 연결됩니다. 또한, 지능 발전이 빅테크에 의해 주도되는 미래에는 아마존이나 구글과 같은 기업의 매출액이 20개 국가의 GDP를 초과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미중 반도체 및 AI 기술 경쟁 심화

이러한 거대 기업들이 세계 정치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가 중요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세 번째로 기술 경쟁에 대해 이야기해야 합니다. 지금까지의 강의를 통해 AI가 세계 정치를 변화시키고 새로운 이슈를 제기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미국과 중국뿐만 아니라 유럽, 일본, 한국 등 많은 국가가 이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과 중국의 기술 경쟁은 세계 정치의 큰 흐름을 형성하고 있으며, 현재 반도체와 AI 기술 분야에서는 미국이 앞서고 있습니다. 미국은 이러한 우위를 지키려 하지만, 반도체 설계는 미국이 주도하더라도 실제 생산은 한국과 대만 기업이 담당하고 있다는 취약점이 있습니다.

미국은 처음에는 반도체 생산을 했지만, 어느 순간 대만 기업들이 경쟁력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미국 기업들은 제조 분야에 막대한 투자가 필요하고 이윤 창출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 때문에 설계를 중심으로 고부가가치 사업에 집중했습니다. 그러나 이제 중국이 제조업 분야를 잠식하기 시작했습니다. 2015년 중국은 '중국 제조 2025'를 통해 저임금 국가에서 벗어나 첨단 기술 분야를 육성하겠다는 목표를 발표했습니다. 이는 당시 오바마 행정부에서는 주시하는 정도였지만, 트럼프 행정부 들어서는 노골적인 비판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이 미국의 기술을 도둑질하여 저렴한 상품을 생산함으로써 미국 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킨다고 비판했습니다. 이러한 '경제적 침략'에 대응하기 위해 무역 적자 문제와 함께 중국을 견제할 방안을 모색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 첨단 반도체를 생산하는 기업에 대한 제재가 시작되었습니다. 미국 기업과의 거래를 금지하고, 중국 기업에 대한 수출을 제한하는 조치가 취해졌습니다.

특히 화웨이와 같은 기업이 첨단 휴대폰을 개발하려 하자, 미국은 최첨단 칩의 중국 수출을 금지했습니다. 이러한 칩은 최신 무기뿐만 아니라 여러분의 휴대폰과 같은 고성능 기기에 사용됩니다. 칩 공급이 중단되면서 화웨이는 애플이나 삼성에 도전하려던 계획에 차질을 빚었고, 결국 휴대폰 사업은 사양 산업으로 접어들게 되었습니다. 통신 장비 사업은 유지했지만, 자체 기술로 만든 제품에서도 여전히 삼성이나 애플과의 격차가 존재했습니다.

미국은 2015년 중국의 '중국 제조 2025' 선포 이후 2017년 트럼프 행정부부터 제재를 시작했습니다. 초기에는 제재의 강도가 약했지만, 중국 기업들이 예상보다 잘 버텨냈습니다. 그러나 2020년 거래 제한 규정이 강화되면서 상황이 바뀌었습니다. 미국 기업뿐만 아니라, 미국산 장비나 기술을 25% 이상 사용하는 모든 해외 기업도 중국과의 거래를 중단해야 했습니다. 이로 인해 삼성과 대만 TSMC도 중국과의 거래를 중단해야 했고, 이는 중국 기업들의 성장에 큰 타격을 주었습니다.

그때부터 중국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기 시작했고, 사실상 성장이 꺾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기존의 유화적인 기조와 달리 오히려 제재를 강화했습니다. 특히 2022년 10월 발표된 반도체 장비 규제는 특정 수준 이상의 기술에 대한 접근을 엄격히 제한하며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습니다. 이 규제는 점차 확대되어 현재 약 300개 이상의 중국 기업이 거래 규제 대상이 되었습니다. 바이든과 트럼프의 차이점은 트럼프가 중국 제재에만 집중했다면, 바이든은 중국의 기술 역량 강화를 막기 위해 미국의 첨단 반도체 생산 능력을 회복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따라 미국은 인텔, 마이크론 등 자국 반도체 기업에 막대한 보조금을 지원하며 육성에 나섰습니다. 또한, 삼성과 TSMC 등 해외 기업에도 미국 내 투자를 유치하여 공장을 설립하도록 독려했습니다. 이는 북한과의 전쟁이나 미중 갈등 시 대만해협의 불안정성으로 인해 한국과 대만의 반도체 생산이 위협받을 경우 미국 반도체 산업도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입니다. 따라서 반도체 생산 기지를 미국 영토로 이전하려는 전략입니다. 또한,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와 달리 바이든은 동맹국과의 협력을 강조하며 일본, 한국, 대만, 유럽 등과 연대하여 중국을 견제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이에 대응하여 자체 기술 개발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미중 생산망은 분리되고 있으며, 미국은 중국이 영원히 기술 열위에 있을 것이라고 보지 않습니다. 미국의 전략은 중국의 기술 발전을 최대한 지연시키면서 자국의 전열을 정비하고 첨단 기술 및 제조 역량을 강화하는 데 있습니다. 이를 통해 중국에 맞설 힘을 기르려는 것입니다. 현재 인공지능 분야에서 중국은 기초 연구와 데이터 측면에서 강점을 보이지만, AI 데이터 처리에 필요한 컴퓨팅 파워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고급 칩 확보가 미국 정부의 규제로 인해 제한되고 있으며, 자체 생산 능력도 부족한 상황입니다. 올해 말 대선 결과에 따라 미국의 첨단 기술 전략이 분기점을 맞을 수 있습니다. 민주당 계열의 해리스 후보가 당선되면 바이든 행정부의 기술 동맹 및 제조업 지원 정책이 이어질 것이지만, 공화당 계열의 트럼프 후보가 당선될 경우 외국 기업에 대한 보조금 지급 등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일 수 있습니다. 이는 법적 보장이 되어 있어 쉽지 않겠지만, 외국 기업의 미국 내 투자 유치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동맹 관계에도 균열을 일으켜 대중 전략에 차질을 빚을 수 있습니다.

이는 미국 대선 결과가 미국의 첨단 기술 전략에 미칠 중요한 영향을 보여줍니다. 트럼프 후보가 외국 기업에 대한 보조금 지급을 재검토할 경우, 삼성이나 TSMC와 같은 기업의 미국 내 투자가 위축될 수 있습니다. 또한, 동맹 관계에 대한 그의 입장 변화는 대중국 전략의 효과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미국 혼자서는 중국을 견제하기 어렵기 때문에 동맹국과의 협력이 필수적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불확실성은 상당한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미중 기술 경쟁 속 한국의 역할과 중견국 연합

이 표는 각국의 상황을 비교하고 있습니다. 거시적인 흐름에서 미국은 생산력과 경제력에서 점차 활력을 잃어가고 있는 반면, 중국은 거대한 시장과 성장 잠재력을 바탕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습니다. 만약 미국이 이러한 상황을 방치했다면 중국의 부상이 더 빨랐을 것입니다. 그러나 미국이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중국을 견제하는 정책을 펼치면서 상황이 복잡해지고 있습니다. 중요한 관전 포인트는 미국의 대중국 견제 전략과 '미국 부흥' 전략이 효과를 발휘하여 미국이 1980년대 실리콘밸리처럼 다시 한번 기술 혁신을 주도할 수 있을지 여부입니다. 과거 일본의 도전에 대응했던 방식과 달리, 중국은 규모와 영향력 면에서 더 근본적인 도전 과제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과학 기술은 본질적으로 정치 체제를 초월하는 객관적인 진리에 기반합니다. 미국과 소련의 과학자들이 정치적으로 대립했음에도 불구하고 물리학이나 기후 변화와 같은 분야에서는 협력할 수 있었습니다. 과학 기술 분야에서는 경쟁과 협력이 공존해야 하지만, 현재 미중 패권 경쟁이라는 틀이 과학 기술 분야를 압도하면서 인공지능과 반도체 분야에서도 협력의 가능성이 경쟁 논리에 밀려 위험해지고 있습니다. 갈등이 불가피한 지점에서도 소통 채널과 협력의 공간을 유지하는 것이 인류 문명을 보존하는 길일 수 있습니다.

미중 갈등 속에서도 기본적인 소통 채널과 협력의 공간은 유지되어야 합니다. 과거 미소 경쟁 시기에도 과학자 간의 협력이나 소아마비 백신 개발과 같은 사례가 있었습니다. 현재 미국이 기술적으로 앞서고 있지만, 중국은 빠르게 추격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은 혁신적인 측면과 함께 잠재적인 위협 요소를 동시에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혁신과 규제의 균형이 중요하며, 오픈AI와 같은 기업들은 혁신을 우선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러한 사회적 활용의 부작용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개별 국가의 노력만으로는 부족하며, 전 지구적인 거버넌스가 필요합니다.

미중 경쟁으로 인해 이러한 전 지구적 거버넌스 구축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대로 간다면 인류는 파국을 맞이할 수 있으며, 제3차 세계 대전의 발발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한국과 남중국해가 잠재적 분쟁 지역으로 거론됩니다. 인류가 정신을 차리고 협력을 모색하거나, 경쟁 속에서도 최소한의 규제와 협력의 공간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세 번째 시나리오, 즉 경쟁과 협력을 병행하는 방안이 가장 현실적이며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의 경우, 미국과의 협력은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한국의 기술 발전, 특히 반도체와 AI 분야는 미국과의 협력 없이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미국과의 협력에만 전적으로 의존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미국과의 협력을 중심으로 하되, 중국과의 관계도 일정 부분 유지해야 합니다. 현재 대중 관계가 위축되어 있지만, 이를 활성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역사 문제로 인해 지지부진한 한일 관계 개선도 서로에게 이롭지 않으므로 전향적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인도, 호주, 캐나다, 멕시코, 인도네시아 등 다른 국가들과의 중견국 연합 구축도 중요합니다.

강대국의 AI 플랫폼이 지배하는 상황에서, 한국은 자체 AI 플랫폼을 보유한 국가로서 이를 지켜나가야 합니다. 과거 한국의 경제 성장은 개방적인 무역과 해외 자본 및 인력의 자유로운 교류를 통해 가능했습니다. 앞으로도 이러한 개방성이 중요하며, 문을 닫고 고립을 택하는 순간 북한과 같은 상황에 처할 수 있습니다.

이 표는 각국의 상황을 비교하고 있습니다. 거시적인 흐름에서 미국은 생산력과 경제력에서 점차 활력을 잃어가고 있는 반면, 중국은 거대한 시장과 성장 잠재력을 바탕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습니다. 만약 미국이 이러한 상황을 방치했다면 중국의 부상이 더 빨랐을 것입니다. 그러나 미국이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중국을 견제하는 정책을 펼치면서 상황이 복잡해지고 있습니다. 중요한 관전 포인트는 미국의 대중국 견제 전략과 '미국 부흥' 전략이 효과를 발휘하여 미국이 1980년대 실리콘밸리처럼 다시 한번 기술 혁신을 주도할 수 있을지 여부입니다. 과거 일본의 도전에 대응했던 방식과 달리, 중국은 규모와 영향력 면에서 더 근본적인 도전 과제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과학 기술은 본질적으로 정치 체제를 초월하는 객관적인 진리에 기반합니다. 미국과 소련의 과학자들이 정치적으로 대립했음에도 불구하고 물리학이나 기후 변화와 같은 분야에서는 협력할 수 있었습니다. 과학 기술 분야에서는 경쟁과 협력이 공존해야 하지만, 현재 미중 패권 경쟁이라는 틀이 과학 기술 분야를 압도하면서 인공지능과 반도체 분야에서도 협력의 가능성이 경쟁 논리에 밀려 위험해지고 있습니다. 갈등이 불가피한 지점에서도 소통 채널과 협력의 공간을 유지하는 것이 인류 문명을 보존하는 길일 수 있습니다.

북한이 저렇게 된 것은 남한도 마찬가지로 고립되면 그렇게 될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무조건 열린 체제로 가는 것이 한국과 같은 나라의 생존에 매우 필요합니다. 그런데 지금 세계는 다치고 있습니다. 우리와 비슷한 처지에 있는 나라들이 많습니다. 미국이나 중국은 국력이 있기 때문에 다쳐도 괜찮습니다. 일본도 1억 인구가 있어 수출 의존적인 경제가 아닙니다.

기술 발전과 인류 문명의 도전 과제

우리나라 5천만 인구로는 다친 경제로 지속적인 성장이 어렵습니다. 이런 나라들이 많기 때문에 그룹화해야 합니다. 그래서 이런 나라들이 다치지 않도록 중간에서 역할을 하는 것이 우리의 기본적인 목표이자 방향 설정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술은 미래 세계 정치의 향배를 가르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하지만 기술만으로는 패권이 될 수 없으며, 이를 어떤 맥락에서 활용하는지가 중요합니다. 기술 발전이 무정부적 구조와 권력 경쟁이라는 국제정치 기본을 바꾸지는 못합니다. 현재 기술 경쟁이 치열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기술 변화와 발전의 문명 도전적 측면에 대한 협력이 절대적으로 요청되고 있습니다. 가장 시급한 것은 기후 변화입니다.

이는 우리의 생존, 지구의 생존과 관련되므로 우리가 더 목소리를 내야 합니다. 여러분들이 훨씬 오랫동안 이 지구에 남아야 할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강대국들이 기후 환경에 대해 협력하여 대안을 마련하거나 속도를 줄이는 방식을 찾아야 합니다. 인공지능 역시 기후 변화 다음으로 중요한 문제입니다.

인공지능으로 인해 망할 가능성도 있겠지만, 변수가 많아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어쨌든 강대국들의 협력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중견국으로서의 역할을 강화해야 합니다. 오늘 강의가 이를 더 자세히 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남은 강의도 잘 수강하시고 여러분만의 자산을 잘 구축해 나가시기를 바랍니다. 오늘 반가웠습니다.

배영자 건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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