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세계] 핵 전쟁을 개시할 수 없는 북한이 핵 전쟁을 원하는 이유
편집자 주
박원곤 EAI 북한연구센터 소장(이화여대 교수)은 북미 핵능력 격차 및 북한의 핵무기 사용시 한미 연합전력의 확증보복과 김정은 정권 종말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계속해서 핵선제공격 위협을 가하는 이유를 故 황일도 국립외교원 교수의 연구를 토대로 설명합니다. 박 소장은 현재 북한이 제한적 핵 전쟁을 통한 영토 완정이 가능하다는 계산, 공격 우위 위주의 조직 및 전략문화적 특성으로 인해 핵 전쟁 위협을 지속하고 있기 때문에, 이같은 북한 지도부의 신념과 객관적 현실 사이의 간극을 명징하게 보여주는 정교한 억제 메세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YouTube 링크 : https://www.youtube.com/watch?v=pKHAv7IYJ68
영상 스크립트
황일도 교수 추모 및 북한 핵 전략 문제의식
북한이 수정주의적 야심을 갖고 있으며, 궁극적으로 한국을 목표로 삼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전쟁 초반에 핵을 사용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모든 합리성을 떠나서라도 그러한 궁극적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그 길로 갈 수도 있다는 것이죠. 안녕하십니까? 박원곤의 북한과 세계를 시청해 주시는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전과는 좀 다른 박원곤의 북한과 세계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작년 12월에 저와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고 존경하는 국립외교원 교수였던 황일도 교수를 추모하는 영상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저와는 꽤 오랜 기간 동안 이 북한 문제, 특히 북한 핵 문제에 대해서 같이 고민했던 동료 학자이고, 누구보다도 연구적인 측면이나 실질적인 정책 측면에서 많은 고민을 해왔던 친구인데, 갑자기 세상을 떠났습니다. 아직까지도 이 난망한 마음을 감출 수 없고, 다시 한번 삼가 애도를 표하고 유족에게 심심한 위로를 전합니다.
오늘은 그러기 때문에 고(故) 황일도 교수가 그간 해왔던 연구 업적을 중심으로 북한의 핵 문제를 보려고 합니다. 그 가장 큰 문제의식은 북한이 핵을 개발하고 있고, 특히 최근 2~3년 사이에 매우 공격적인 핵 전략을 소개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전쟁 초반에 재래식 전쟁이라도 얼마든지 핵 전쟁으로 확전할 수 있다는 그런 의지와 능력을 자신들이 갖고 있다는 것을 꾸준히 얘기해 왔습니다. 그런데 북한은 그런 핵을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을 사실상 갖췄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만약 북한이 핵을 한국을 향해 혹은 일본을 향해 혹은 정말 미국을 향해 사용한다면, 미국이 갖고 있는 막강한 핵 능력으로 확실하게 응징 보복을 당하게 됩니다. 이것을 우리 국제정책에서 핵 억제, 확증 보복 능력이라고 합니다.
영어로는 'assured retaliation'이라고 얘기를 하죠. 미국은 북한을 확실하게 응징해서 북한을 이 지구상에서 없앨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는데, 북한은 미국에 대해서 상응하는 능력이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능력이 없는 국가가 핵 전쟁을 시작한다는 것은 사실상 기본적인 핵 억제 이론에 맞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와 황일도 교수가 이런 상황인데, 왜 북한이 계속해서 자신들의 매우 공격적인 핵 전략을 발표하면서 여기까지 얘기를 하고 있는가? 도대체 그 이유는 무엇일까 하는 것을 지난 3~4년간 같이 고민을 해왔습니다.
북한의 공격적 핵 전략과 핵 사용 문턱 저하
오늘은 그 내용을 중심으로, 특히 우리 황일도 교수가 분석한 내용을 중심으로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황일도 교수의 연구는 국립외교원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주요 연구들이 다 있습니다. 그거 외에도 국내외 유수 학술 전문지에 낸 연구들도 있습니다. 충분히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먼저 북한의 공격적인 핵 전략, 대표적인 것이 북한이 재래식 전과 핵 전쟁 사이의 문턱을 완전히 낮추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이런 겁니다. 2022년 9월 달에 김여정이 아주 명백하게 얘기를 했는데요. 북한은 한반도에 전쟁이 발생하면 자신들이 언제든지 이 전쟁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서 한국을 향해 핵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즉, 재래식 전쟁일 때도 얼마든지 핵 전쟁으로 바로 확전할 수 있다는 얘기를 계속 하고 있다는 것이죠. 말씀드린 것처럼 저도 이 부분을 보고 왜 그럴까 했습니다. 황일도 교수도 똑같이 여기에 대한 문제 제기를 했습니다. 그 황일도 교수의 연구 논문 중에 이런 얘기가 나옵니다.
재래식 전략과 전술핵 전략의 구분선을 의도적으로 낮추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적절할 것입니다. 북한이 갖고 있는 핵 독트린에 대해서 저와 같은 그런 판단과 문제의식이 있었다는 것이죠. 북한이 이런 것을 구체적으로 보여준 것은 너무 많습니다. 몇 가지 예를 들어서 말씀을 드리면, 2022년 4월 25일 날, 연구자들은 '하이오 독트린'이라고도 얘기를 하는데, 김정은이 연설을 통해서 이런 얘기를 합니다. 자신들이 갖고 개발하고 있는 핵은 두 가지 사명이 있다. 하나는 전쟁 방지라는 사명. 두 번째 사명은, 이 정확한 표현은 이렇습니다. '우리 국가의 근본 이익을 침탈하려는 우리 핵무력은 둘째 사명을 쓸 것이다.' 즉, 북한이 생존하는 국가 이익을 침해할 경우에 핵을 사용한다. 그런데 여러분 한번 생각해 보시면, 국가의 이익이라는 것이 굉장히 모호한 개념입니다. 제가 북한이 국가 이익을 뭐라고 하는지 한번 찾아봤습니다. 그랬더니 한국이나 국제 사회가 북한의 인권 문제 제기하는 것, 또 한국과 미국이 연합 훈련을 하거나 전략 자산을 전개하는 것, 뭐 그 모든
것들이 북한의 국가 이익을 해친다. 심지어는 국제사회가 같이 북한의 경제 제재하고 있는 것도 북한의 국가 이익을 해친다. 앞에서 말씀드리면, 북한이 말하는 국가 이익이라는 것은 아무 것이나, 어떤 것이나 자신들이 그렇다고 얘기하면 되는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핵의 두 번째 사명은 국가 이익이라는 모호한 개념과 연계해서 언제든지 얼마든지 자신들이 핵을 김정은의 결정에 의해 쓸 수 있다라는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기존에 핵을 갖고 있는 국가들의 핵 전략 독트린에 대해서 핵 사용의 문턱을 이 정도로 낮추는 국가는 없습니다. 그거 외에도 같은 해 2022년 9월 달에 북한이 핵 법령을 얘기하면서 다섯 가지 조건을 얘기합니다. 종합해서 보면 이것도 결국은 자신들이 원할 때, 원하는 방법으로 얼마든지 핵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 조건이 굉장히 광범위하고 포괄적인 거죠. 그것도 역시 김정은의 결정에 의해 활용된다. 비교적 최근 예로는 작년 4월, 5월 북한이 화산 경보와 핵 방화하는 얘기를 했는데요. 자신들이 핵 통제 체제가
북한 핵 능력의 한계와 이론적 비약
있다라는 것을 얘기하고 있습니다. 여기 보면 핵 지침을 포함한 작전 계획, 핵 사용의 명령 체계, 핵 사용 명령 이행을 위해 특정된 부대가 있다. 굉장히 신속하게 사용할 수 있고, 여기에는 당연히 선제 공격까지 포함되어 있다. 그렇다면 북한은 매우 공격적인 핵 전략을 갖고 언제든지 핵을 사용할 수 있다라는 것을 아주 법령, 시작해서 김정은의 연설에 시작해서 모든 체계에서 다 보여주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것이 첫 번째 저와 황일도 교수가 같이 시작한 그 문제 제기의 가장 앞부분에 있는 보이죠. 그렇다면 북한은 미국을 상대로 핵 균형, 우리가 얘기하는 상호확증파괴(MAD)라는 거 있죠. 그것을 이루지 못한 그런 상황에서 이렇게 핵을 사용하는 것은 사실상 자살 행위라고 이론에서도 얘기하고 연구자들이 다 동의하는 겁니다. 왜냐하면 한쪽은 훨씬 월등한 상대편을 완전히 파멸시킬 수 있는 핵 능력인데, 이쪽은 그 능력이 없는데 공격을 시작하면 파멸되는 것은 너무 당연한 귀결이기 때문에 전쟁을 시작할 수 없다라는
것이죠. 북한은 그 능력이 아직 확보되지 않았습니다. 앞으로도 말씀드리겠습니다만, 확보되기 굉장히 어렵습니다. 그런 상황이기 때문에 과연 왜 이런 것을 했느냐? 황일도 교수가 자신의 연구 논문에서 이 부분을 꼼꼼히 다룹니다. 그러면서 기존에 있었던 여러 가지 이론들을 검토합니다. 국제 정치학에서 가장 유명한 학자 중에 하나죠. 케네스 월츠, 현실주의 중에서도 구조적 현실주의, 신현실주의라고 얘기하는 그 대표적인 학자인데, 이 분의 주장에 따르면 핵무기는 가공할 파괴력이 있기 때문에 핵을 사용하는 그 순간에 국가의 완전한 파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조심스러운 방식으로 사고할 수밖에 없고, 결국 그 사고라는 것은 매우 높은 수준의 합리성에 의해서 결정될 수밖에 없다고 얘기합니다. 그래서 이것을 이제 우리가 핵 억제론 혹은 핵의 평화적인 효과라고 얘기를 하죠. 그만큼 핵이라는 것이 무시무시한 무기이기 때문에 핵을 가진 국가들은 그것에 대해서 매우 신중하고 합리적인 판단을 할 수밖에 없고, 그 합리적인 판단의 결과는 핵을 사용하지
않는다라는 것입니다. 그러기 때문에 핵을 가지면 오히려 케네스 월츠 같은 사람은 이 안보가 보장된다라는 것까지도 얘기를 하죠. 황일도 교수는 이 논리를 갖고 북한은 이런 것을 이루지 못했는데 왜 핵을 사용하려고 하는가? 관련돼 돼서 뭐 저도 같은 의미에서 연구를 하고 논문을 좀 썼습니다만, 북한이 핵 능력의 세계 최강인 미국을 상대로 최소한의 억제 능력도 확보하기는 굉장히 어렵습니다. 핵 능력의 3대 요소인 사용 억제, 사용 시 방어, 또 사용 후 반격, 모든 측면에서 북한은 미국의 열쇠일 수밖에 없는 것이고요.
특히 트럼프 2기 행정부 시작했습니다만, 트럼프 1기 때 가장 공을 들인 것 중에 하나가 기존에 있는 핵 능력을 훨씬 고도화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실질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핵무기, 저위력 핵 혹은 전술핵 개발을 했습니다. 사실 2020년에 저위력 탄두, W76-2라고 불리는 탄두를 탑재한 잠수함 발사 탄도 미사일이 실전 배치되어 있죠. 사실상 북한뿐만 아니라 목표를 타격할 수 있는 그런 무기체계가 완성이 되어 있고, 2기가 시작되면서 이것을 더욱더 고도화하라고 이미 헤그를 비롯해서 미국의 당국자들이 얘기를 시작했습니다.
이런 상황이기 때문에 기술력, 자금력 모든 면에서 열세인 북한이 앞으로도 미국을 상대로 확실히 응징 보복, 확증 보복할 수 있는 능력을 갖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또 하나는 황일도 교수의 정말 관찰력이 있는 그런 주장이라고 생각하는데요. 북한은 영토가 좁습니다. 남한도 더 좁죠. 이런 곳에 북한이 ICBM, 대륙간 탄도 미사일을 기반으로 만들어 놓는다 하더라도, 이것은 얼마든지 미국에 의해서 사전 탐지, 식별, 또 필요한 파괴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핵무기의 마지막 단계, 종결자라고 얘기하는 것은 핵추진 잠수함에서 발산되는 핵 탄도 미사일들입니다. 핵추진 잠수함이라는 것은 탐지, 식별이 굉장히 어렵습니다. 그 정도의 무기 체계가 있어야 그나마 미국을 향해서 공격할 수 있는 최소한의 능력이 있을 텐데, 그 능력을 북한이 갖기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북한이 현재 보유하고 있다라고 주장하는 화성 19를 비롯해서 화성 18 같은 대륙간 탄도 미사일, 아무리 이동형 발사대라 하더라도 미국에 의한 탐지, 식별, 미국의 MD 체계에 의한 방어, 혹시라도
그것이 뚫린다면 미국에 의한 한층 보복에 완전히 다 노출될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과연 북한이 핵을 사용할 수 있을까? 더불어서 그간 한국과 미국이 발전시켜 온 확장 억제라고 있죠 않습니까? 그 확장 억제는 작동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겁니다. 북한이 만약 한 발이라도 핵무기를 한국을 향해 사용했을 경우에, 한국과 미국이 꾸준하게 가장 높은 수준에서 미국의 전략 문서를 통해서 이것은 북한의 정권의 종말이다라고 얘기를 합니다. 그것은 북한이 핵을 쏠 때 결국 김정은 체제는 남아날 수 없다라는, 그만큼 미국의 능력이 있다는 것을 아마도 북한이 제일 잘 알고 있다
북한의 핵 사용 시나리오와 이론적 한계
는 것이거든요. 그렇다면 북한이 핵을 뭐 전쟁 초반에 재래식 전에서도 자신들의 전쟁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서 사용을 한다든지, 굉장히 다양한 영역에서 핵을 마치 재래식 무기처럼 사용한다든지 하는 것은 이런 원리상으로 전혀 맞지 않습니다. 만약 이론과 그런 측면에서 북한이 핵을 사용할 수 있다고 얘기하는 최대 수준은 아마 이런 정도가 될 겁니다. 이것도 황일도 교수가 정말 잘 분석해 놓은 것인데요. 평양의 가장 합리적인 전쟁 목표는 대전 이후에도 최고 지도부의 생존 혹은 체제 유지를 지켜내는 것입니다.
방어형 목적이라는 것이죠. 왜냐하면 북한의 김정은 체제는 유일 영도 체제, 쉽게 말해 수령 체제입니다. 자신이 가장 중요하지 않습니까? 그렇다면 모든 국가의 방어라는 것이 사실상 김정은 개인에 대한 방어로 맞춰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그런 상황에서는 공격적인 핵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핵을 사용한다. 혹은 거기서 조금 더 생각을 발전시키면, 만약에 전쟁이 발생해서 북한이 공격을 하면 일단 한미가 방어를 합니다. 그다음에 반격을 하죠. 반격의 와중에서 정말 자신들이 이제 더 이상 뒤로 물러날 곳이 없다라는 상황이 온다면 핵 사용을 좀 고민할 수 있다.
이건 천재 사용이나 전쟁 초반에 사용하는 것이 아닙니다. 전쟁에서 정말 자신들이 최대치로 밀려서 흔히들 사용하거나 혹은 죽거나, 그 비핀 나랑 MIT 교수의 책에서 계속 나오는 거죠. 'Last resort'라고 불리는 그런 상황까지 몰렸을 경우의 얘기지, 북한이 계속 주장하는 것처럼 전쟁 초반에 핵을 사용하겠다는 것은 여전히 이론과 맞지 않는 말이라는 겁니다. 황일도 교수가 다시 한번 주장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확증 보복 능력의 문턱을 넘지 못한 상태에서 전술 핵을 실전 전력화하는 것을 공개적으로 거론하는 경우가 한 나라라도 없었다. 맞습니다. 저도 이 부분에 대해서 같이 연구를 했는데 없습니다. 이런 파키스탄, 인도 같은 경우에도 없습니다.
핵을 공식적으로 보유한 다섯 개 국가 없습니다. 이스라엘도 없습니다. 오히려 유일하게 북한만이 이 얘기를 하고 있다는 것이죠. 그렇다면 한번 생각을 조금 더 밀어붙이겠습니다. 그럼 앞에 여러 가지 전제를 다 차치하고, 정말 북한이 미국을 상대로 해서 상호 확증 보복을 할 수 있는 수준의 핵 능력을 갖췄다고 생각을 해봅니다. 그 황일도 교수의 주장입니다. 거기까지 만약 됐다 하더라도 여전히 핵을 사용할 수 없다는 거죠. 왜냐하면 말씀드린 것처럼 양측이 다 상호 억제가 되는 상황이면, 이것은 핵을 사용할 때 양측이 다
완전히 파괴되는 절멸의 순간이 오기 때문에 여기서 확실히 억제가 걸린다. 이것이 말씀드린 상호 확증 파괴, MAD가 되는 상황이죠. 그래서 전반적으로 북한이 말하는 핵을 사용, 언제든지 가능하고 세계 사용 문턱을 낮추고, 현실성이 없다라는 얘기를 다시 한번 논증하고 있습니다. 또 하나, 핵 사용 금기의 문턱이 높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도 보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뿐만 아니라 유럽의 나토 국가들을 향해서 핵 사용 위협을 많이 했습니다. 그리고 현재 전황이 뭐 러시아한테 유리하지만, 어쨌든 훨씬 더 군사력과 공력의 차이가 나는 우크라이나를 전쟁 초기에 푸틴의 목표대로 가지 못했습니다. 우크라이나는 핵이 없습니다. 그리고 우크라이나는 나토 동맹국이 아니기 때문에 나토에 직접 참전도 없습니다. 그런 국가를 상대로 러시아가 북한의 도움을 받아서 전쟁을 치르고 핵을 사용하지 못한다라는 것은 그만큼 핵 사용의 일차적인 금기 문턱이 굉장히 높다는 얘기죠. 1945년 이후에 핵 사용의 경험이 전혀 없는 것도 다 이런 이유입니다. 이런 상황이기 때문에 북한이
북한의 제한적 핵 전쟁 시나리오와 현실성
정말 핵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냐? 합리적인 판단, 핵 억제 이론에 따라서 거의 가능성이 낮다는 것입니다. 여기까지가 뭐 저와 황일도 교수가 계속 같이 공유하는 문제의식. 그럼 이런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계속 핵을 사용하겠다고 얘기하는 도대체 왜 이런 것인가? 황일도 교수는 북한이 원하는 시나리오를 이렇게 얘기를 합니다. 북한이 원하는 것은 제한된 핵 전쟁입니다. 유사시 평양이 미국의 동맹국인 한국이나 일본에 대해서 핵을 제한적으로 사용하고, 대신에 미국을 향해서는 이 정도만 제한적으로 사용하니까 미국이 북한을 향해 훨씬 더 파괴력이 큰 핵으로 북한을 보복하지 말아라 하는 정도로 자신들이 이 핵 전쟁을 통제할 수 있다라는, 혹은 통제하기를 바란다는 그런 의미를 담고 있다는 것이죠. 다시 말씀드리면, 북한은 자신들이 전술핵 실전 전력화하는 것을 제한 핵 전쟁이라는 거래 프로세스에서 사용한 카드로 확보하는 과정이다. 이것은 사실 북한의 희망이지, 실질적으로 이렇게 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이것도 황일도 교수의 연구입니다. 예를 들어서
북한이 핵을 한국을 향해서 쏜다 하면 가정을 해 봅시다. 그러면 한 발 정도를 쏜다는 것은 한국이 갖고 있는 미사일 방어 체계에 걸릴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그러기 때문에 한국의 유의미한 피해를 주기 위해서는 여러 발의 핵을 굉장히 다양한 플랫폼으로 헛것 속기가 돼야 한국의 유의미한 핵 사용의 피해를 줄 수 있다라는 것이죠. 근데 여러분 한번 생각해 봅시다. 그렇게 해서 핵을 사용하면 이것은 바로 전면전으로 갈 수밖에 없습니다. 북한이 핵을 여러 발 썼는데 한국이나 미국이나 동맹 체제에서 가만히 있을 수 없잖아요. 그렇다면 이것은 바로 북한에 대한 미국의 확실한 응징 보복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북한 스스로 들어간다. 이런 면에서도 이것은 불가능하다라는 것이고요. 이론적인 측면이나 학술 논의에서도 이런 통제는 불가능하다는 주장이 지배적입니다. 제가 여기서 뭐 그걸 다 소개해 드리지 않겠습니다만, 정치적인 기술적인 문제로 통제가 불가능하고, 핵이 일단 투사되는 연쇄 반응이 이루어지고 지휘 체계 붕괴가 이런 굉장히 많은 논의들이 있어서
북한의 공격 우위 신화와 전략 문화
지배적인 이론은 이런 제한적인 핵 전쟁 자체가 불가능하다라는 것입니다. 황일도 교수의 연구의 탁월성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그러면 도대체 북한은 그런 것을 정말 모를 것이냐? 아니면 알고서도 이렇게 하는 또 다른 이유가 어디까지인가 꼼꼼하게 분석을 합니다. 그러면서 황일도 교수가 가장 관심 있게 내세운 하나의 주장, 가설일 수 있는데요. 북한 내부 차원의 요소들을 봤습니다. 즉, 조직 문화, 전략 문화, 리더십 요소 이런 것들을 본 거죠. 그러면서 제일 가능성이 있는 몇 가지의 대안 가설들을 제시하는데, 첫 번째는 북한 군부가 갖고 있는 공격 우위의 신화가 있습니다. 이게 무슨 말이냐면, 북한도 그렇고 옛 소련 시절도 그렇고, 공격이 최선의 방어라는 생각을 하는 거죠. 그래서 뭔가 분쟁과 충돌이 있을 때는 빠르게 공격을 해서 선제 공격을 해서 상대방을 제압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기에 대해서 연구를 했습니다. 황일도 교수가 뭐라고 근거를 제시했냐면, 소련이 그런 식으로 했다. 소련의 공격 우위 신화가 있었고, 이것을 핵심적으로 발전시킨
소련의 군사학자 미하일 프론트라이트는 군사학회에서 유학하며 이러한 군사 독트린을 배워 왔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북한 군에도 공격 우위 신화가 깊숙이 내재되어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또한 김일성의 회고록 「세기와 더불어」는 방어가 매우 선호되는 정책임을 검증해 냈습니다. 이 연구 논문에 나타난 것입니다. 다시 말해, 북한의 조직 문화, 특히 군사 전략적 측면에서의 깊이 있는 생각에는 공격 우위 신화가 존재합니다. 그런 신화를 갖고 있었기 때문에, 기존 핵 억제 이론의 합리성, 즉 북한이 핵을 사용하면 사실상 자살 행위에 준한다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매우 공격적이고 선제적으로 핵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밝히고 있습니다.
또한 황일도 교수가 주장하고, 저 역시 계속 고민하며 가능성이 있다고 이야기하는 부분은 북한 국가의 성격 중 하나입니다. 흔히 이것을 공격 목적 설정이라고 하는데, 북한이 수정주의적 야심을 갖고 있다는 것입니다. 결국 한국을 군사적으로 점령하고자 하는 목표가 분명히 그 안에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전쟁 초반에 핵을 사용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모든 합리성을 떠나서도 그런 궁극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그 길로 갈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종합하면, 황일도 교수가 주장하는 북한의 특정 국가 전략 문화는 북한이 왜 합리성을 뒤로한 상태에서도 공격적인 핵 독트린을 갖고 있는지 일부 설명이 됩니다. 북한은 또한 포위 의식, 즉 영어로 'encirclement'라고 하는 것을 이야기합니다. 항상 북한은 주변국에서 자신들이 포위당했고 방어적 입장에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런데 이 포위를 뚫기 위해서는 매우 공격적이고 공세적인 것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이는 사실 북한이 시작된 것이 아니라 사회주의권 소련에서 그런 이야기가 나옵니다. 더 앞으로 가면 중국부터 그런 이야기가 나오는데요.
이러한 피포위 의식을 동원한 생각들이 그들의 전략 문화에 깔려 있기 때문에 이러한 문제들이 발생합니다. 그럼에도 전반적으로 황일도 교수의 정리된 결론이며 저 역시 동의하는 것은, 앞서 언급한 전문화와 여러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핵 사용 가능성은 여전히 매우 낮다고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여러 이유가 있고, 앞서 잠깐 말씀드린 것처럼 군사적 성취나 목표 달성에 제한이 됨에도 불구하고,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북한의 체제라고 생각합니다. 이 부분은 제가 조금 더 강조하고 싶은 부분인데, 북한의 유일 수령 체제, 앞서 잠깐 말씀드렸잖습니까.
그런 상황에서 김정은의 안위가 가장 중요한데, 조금이라도 자신의 안위와 존재가 위협받는 선택을 과연 할 것이냐는 것입니다. 북한 체제는 유일 수령 체제입니다. 김정은이 가진 권력은 절대 권력입니다. 절대 권력의 특성은 더 많은 권력을 갖는 것이 아니라, 가진 권력을 지키는 것입니다. 자신의 권력을 놓치지 않고 일부 누수되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김정은 입장에서는 정말 전쟁을 해서 한국을 다 점령하면 좋겠지만, 그 시도를 함으로써 이미 충분히 갖고 누리고 있는 권력이 훼손되고, 결정적으로 자신의 안위, 정권의 종말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매우 높은 위험성을 김정은이 알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북한 핵 사용 억제를 위한 정책 제언
그렇다면 이러한 선택은 여전히 김정은 입장에서는 매우 어렵습니다. 황일도 교수도 이러한 주장의 최종 결론은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결국 북한의 실제 핵 사용 결정은 서두에서 설명한 비대칭적 불확실성의 제약을 받을 공산이 여전히 커 보인다고 이야기합니다. 여기까지 황일도 교수가 논증하고 연구 결과를 이야기합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굉장히 깊이 있는 울림을 주는 제안을 하는데, 뭐라고 이야기하냐면 북한의 핵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만들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 출발점은 북한의 핵 사용 결정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보편성 혹은 합리성 요소의 영향력을 대하고, 고유성 혹은 비합리성 요소의 영향력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는 작업이 될 것입니다.
풀어서 말씀드리면, 앞서 일반 이론으로 상호확증파괴를 이루지 못하면 북한은 핵을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이 합리적이고 김정은도 그런 판단을 한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그 판단을 훨씬 강화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하는 것이고, 북한에게 나타나는 조직 문화적 특성, 앞서 말한 공격 우위의 신화라든지 그러한 비합리적인 부분들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매우 의미 있는 생각이라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황일도 교수는 또 이런 표현을 했습니다. 핵 억제의 차가운 현실, 'cold reality'를 충분히 북한이 인식할 수 있도록 만들어 정교한 억제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고 합니다. 풀어서 말씀드리면, 북한이 핵을 사용하면 한미가 확장 억제에 대해서 확실한 정권의 종말이다, 이것을 지금과 같이 메시지로 가장 높은 수준에서, 또 미국이 가진 문서를 통해, 또 실질적인 한미 연합 훈련을 통해, 전략 자산 전개를 통해 보여준다면 김정은의 생각에서는 합리적으로 자신의 핵을 사용했을 때 이것은 정권의 종말이라는 것을 실질적으로 믿을 수밖에 없는 상황까지
간다고 봅니다. 결국 제가 이해하는 황일도 교수의 최종적인 정책 제안도 방금 말씀드린 것에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오늘은 좀 착한 심정으로 말씀드렸습니다. 그렇게 훌륭한 연구를 해왔고 오랫동안 같이 고민해왔던 훌륭한 연구자가 더 이상 같이 있지 못하다는 것이 정말 아직도 굉장히 마음 아픕니다. 그렇지만 고 황일도 교수의 이러한 연구, 그간의 고민을 이어받아 정말 북한 핵 문제 해결을 하고 한반도의 진정한 평화가 오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고 황일도 교수께 애도를 표하고 유가족에게 위로를 전합니다. 감사합니다.
■ 박원곤_동아시아연구원 북한연구센터 소장. 이화여자대학교 북한학과 교수.
■ 담당 및 편집: 박한수_EAI 연구원
문의: 02 2277 1683 (ext. 204) | hspark@eai.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