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뒤로 · ← 홈으로 · ← 목록으로

항모가 빠진 자리, 촘촘해지는 그물: 인태 킬 웹과 한미·미일호 훈련의 동상이몽

분류
current_watch
발행일
2026년 10월 4일
삽화

총괄 요약

중동발 항모 공백과 한미 연합훈련 단축, 미일호 훈련 확대가 겹치면서 인태 지역 방위 구도가 '플랫폼 중심'에서 '네트워크 중심'으로 재편되는 조짐이 뚜렷해졌다. 주한미군사령관이 제시한 '킬 웹' 구상은 아직 공식 정책 문서로 확정되지 않았지만, 미국이 한국을 '핵심적이지만 더 제한된 능력'으로 지원한다는 서면증언 문구와 CJADC2·메이븐 예산 확대는 이 방향성을 뒷받침한다. 한국은 북한 특화형 방어구조로 인해 역내 네트워크 접속 전환 속도가 일본에 비해 더딜 수밖에 없고, 이는 한미 훈련 축소와 미일호 훈련 확대라는 비대칭으로 가시화됐다. 대통령의 개인 채널을 통한 훈련 조정 발표와 사령부·국방부의 제도적 메시지가 서로 다른 속도로 움직이는 간극은, 동맹 조정이 아직 정책이 아니라 신호 수준에 머물러 있음을 시사한다. 항모 전력의 중동 소진이 장기화될 경우 서태평양 억제태세의 공백과 동맹국 간 역할 재조정 압력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I. 이슈 상황분석

서태평양 바다가 비어가는 사이, 한반도 훈련장은 왜 짧아졌나

지도를 거꾸로 돌리면 보이는 것들

2025년 11월, 주한미군사령관실 웹사이트에 올라온 기고문 하나가 눈길을 끌었다. 제목은 '이스트업 지도'. 동쪽을 위로 두고 지도를 90도 돌리면 한국, 일본, 필리핀을 잇는 '전략적 삼각형'의 이점이 드러난다는 내용이었다【삭제된 출처】.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은 이 기고에서 한국을 '중앙의 종심', 일본을 '기술과 해양 도달력', 필리핀을 '남방 해상교통로 접근'으로 역할을 나눴다【삭제된 출처】. 다섯 달 뒤인 2026년 4월, 그는 재팬타임스 인터뷰에서 이 구상에 '킬 웹'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한·미·일, 그리고 잠재적으로 필리핀까지 지상·해상·공중·우주·사이버·전자기 영역에서 하나로 묶는 네트워크라는 설명이었다【삭제된 출처】. 위성이 공격 징후를 포착하면 한 나라의 레이더가 추적하고, 다른 나라가 대응하는 방식이 예시로 제시됐다【삭제된 출처】.

다만 이 구상은 아직 공식 정책 문서가 아니다. 같은 해 4월 21일 상원 군사위원회에 제출된 그의 서면증언에는 '킬 웹'이라는 표현 자체가 등장하지 않는다【삭제된 출처】. 대신 한미일 정보공유 확대와 미사일 '탐지·고정·추적·파괴' 능력 투자가 명시돼 있다【삭제된 출처】. 국방부나 인태사령부가 이를 한·미·일·필리핀 통합 사업명으로 공식 채택한 문서는 확인되지 않는다【삭제된 출처】. 구상은 사령관의 발언 속에서 앞서가고, 제도는 동맹통신망(IMN), 합동화력망(JFN), 메이븐(CJADC2), 주일미군 합동군사령부 전환 등 개별 프로그램 단위로 뒤따라가는 형국이다【삭제된 출처】.

이 비대칭은 단순한 수사가 아니다. 같은 서면증언에서 브런슨 사령관은 미국이 한국을 "핵심적이지만 더 제한된 능력"으로 지원하게 된다고 명시했다【삭제된 출처】. 재래식 억제를 한국이 주도하고, 미군 자산은 역내 웹의 한 노드로 기능하는 구도다. 이 문장이 지금 벌어지고 있는 한미·미일호 훈련 비대칭의 가장 구체적인 설명서에 가깝다.

중동의 전선이 태평양의 전선을 비워내다

발단은 이란이었다. 이스라엘과 미국의 공습으로 시작된 이란과의 전쟁이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서태평양을 지키던 요코스카 모항의 조지 워싱턴 항모가 8월 19일 중동으로 전용됐다[8]. 당초 5월 복귀 예정이던 에이브러햄 링컨이 260일 넘게 연속 배치되며 승조원 정신건강 악화와 보급 문제가 불거진 데 따른 조치였다[8][10]. 그 결과 서태평양에는 당분간 미 항모가 한 척도 남지 않는 공백이 생겼다[8][10].

긴장은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10월 들어 펜타곤은 USS 시어도어 루즈벨트를 중심으로 한 세 번째 항모강습단과 해병원정단을 중동에 추가 투입했다. 병력 규모는 9천~1만 명에 이른다[1][3][17]. 트럼프 대통령은 11월 3일 중간선거 이후 이란에 대한 재공습 가능성을 거듭 시사했다[1][7]. 미 해군의 항모 11척 체제가 중동과 인태라는 두 개 전구를 동시에 감당하기 벅차다는 구조적 제약이, 이번 사태를 통해 수치로 드러난 셈이다[6][8].

같은 시기 한반도에서는 다른 성격의 조정이 진행됐다. 8월 16일, 을지 자유의 방패(UFS) 훈련 개시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트루스소셜에 헤그세스 국방장관을 향해 훈련 규모를 "대폭 축소"하라고 지시한 사실을 공개했다[14][16]. 훈련 기간은 당초 예정된 11일에서 5일로 줄었다[14]. 그는 명분으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매우 좋은 관계", 방위비 부담, 이란 문제에 대한 한국의 비협조를 함께 들었다[12][14][16]. 쌍룡훈련은 아예 취소됐는데, 이는 이란전으로 인한 미 해병대 실질 병력 제약이 6월경 이미 실무선에서 통보된 사안으로, 8월의 정치적 발표와는 결이 다른 배경을 갖고 있다[14].

반대편에서는 정반대 흐름이 나타났다. 미·일·호주 3국 합동훈련 '오리엔탈 실드 26'이 9월 8일부터 24일까지 확대 시행됐다[2][4]. 발리카탄 2026에서는 IMN이 처음으로 다국적군의 주 지휘통제망으로 운용됐다【삭제된 출처】. 미·일·호·필 합참의장 협의체(QDCC)도 2025년 12월 출범해 4자 공통작전상황도 구축을 추진 중이다【삭제된 출처】. 한쪽 훈련장은 짧아지고, 다른 쪽 훈련장은 넓어지는 모습이 같은 달력 위에서 동시에 펼쳐졌다.

누가, 왜 이런 그림을 그리는가

이 재편의 설계도는 2026년 1월 23일 발표된 국가방위전략(NDS)에서 찾을 수 있다. 공개본은 제1도련선을 따라 "강력한 거부방어"를 구축하겠다고 명시했다【삭제된 출처】. 역내 동맹이 공동방위에 더 기여하도록 촉구하고 지원한다는 방침도 담았다【삭제된 출처】. 콜비 국방차관은 8월 마닐라 연설에서 이 거부방어 구조를 제1도련선 전역에 완전히 가동하는 것이 우선순위라고 밝혔다. 인태사령부를 태평양사령부로 개칭한 것도 이 초점 때문이라고 설명했다【삭제된 출처】. 9월 22일 의회에 제출된 이행 현황 보고에서도 같은 기조가 반복됐다【삭제된 출처】.

이 전략의 실행 주체는 여러 겹이다. 미 국방부는 예산을 통해 구상을 뒷받침한다. FY27 예산에서 CJADC2 관련 항목에 20억 달러 이상이 배정됐고, 이 중 AI 기반 의사결정체계 메이븐 확대에만 15억 달러 이상이 투입된다【삭제된 출처】. 파인버그 국방부부장관은 2026년 3~4월 지침에서 메이븐을 CJADC2의 '초석'으로 규정하고 정식 프로그램으로 전환했다【삭제된 출처】. 파파로 인태사령관은 같은 4월 서면증언에서 정보·결정 우위를 "메가트렌드"로 규정하며, 우주·데이터·AI 응용을 통해 적보다 빠르게 관찰·판단·결심·행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삭제된 출처】.

일본은 이 구도에서 역할이 뚜렷하다. 2024년 7월 미일 2+2에서 합의된 일본 통합작전사령부(JJOC) 창설과 주일미군의 합동군사령부 전환이 2025년 3월부터 단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삭제된 출처】. 파파로 사령관은 서면증언에서 남서제도 공동 주둔과 반격능력을 일본 측 우선 과제로 꼽았다【삭제된 출처】. 포린어페어스는 미국이 도쿄에 대한 미사일 선적을 지연시키고 항모를 역내에서 철수시키면서도, 한국과의 연합훈련은 축소하거나 취소하는 동시에 대만 무기 판매를 보류하는 비대칭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13]. 흥미로운 점은 일본 역시 미 항모 공백이라는 같은 조건에 노출돼 있다는 사실이다. 더디플로맷은 이란전이 대만 유사시 일본이 직면할 두 가지 과제를 노출시켰다고 짚었다[15]. 역내 전력 공백이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뜻이다.

한국 정부는 이 재편 앞에서 뚜렷한 선을 긋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2025년 8월 방미 전 전략적 유연성 문제가 "쉽게 동의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하며, 대신 '미래지향적 전략적 전환' 논의를 제안했다【삭제된 출처】. 이는 2006년 한미 공동성명에서 한국이 전략적 유연성의 필요성을 '존중'하되, 미국은 한국이 국민 의사에 반해 동북아 분쟁에 연루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존중하기로 한 균형점을 지금도 참조점으로 삼고 있다는 의미다【삭제된 출처】. 미 의회조사국(CRS)은 이재명 정부가 대북 억제 약화 신호를 우려해 이 사안에 소극적이라는 전문가 평가를 소개한 바 있다【삭제된 출처】. 같은 해 11월 14일 발표된 제57차 한미 안보협의회의(SCM) 공동성명은 이 긴장을 절충적으로 봉합했다. 한국이 한반도 방어를 주도하되 "동맹에 대한 모든 역내 위협"에 맞서 미국의 재래식 억제태세를 강화한다는 문구를 담으면서도【삭제된 출처】, 대만해협에 대해서는 "평화·안정 유지가 중요하다"는 원칙적 수준에 머물렀다【삭제된 출처】.

중국은 이 재편을 군사적 실체보다 진영화 프레임 자체의 문제로 다루고 있다. 환구시보는 오리엔탈 실드 26을 "블록 정치"의 재포장이라고 규정했다[2][4]. 다만 대응 방식은 지역별로 다르다. 필리핀 방면에는 강경 비판을 쏟아내는 반면, 한반도 방면에서는 왕이 외교부장 방한 등 대화 채널을 병행하고 있다[2]. 독일 언론은 이란전이 미국의 군사적 취약성을 노출시켰고, 중국이 이를 예의주시하며 태평양에서 군비를 확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9]. 미국이 중동에서 막대한 무기를 소모하는 동안, 중국은 그 재고 보충에 필요한 일부 공급망을 쥐고 있다는 지적이다[9].

쟁점은 '같은 그림'을 보느냐다

브런슨 사령관이 재팬타임스 인터뷰에서 든 킬 웹의 전제 조건은 "모든 노드가 같은 그림을 보는 것"이었다【삭제된 출처】. 그런데 이 전제는 현재로서는 완전히 충족되지 않는다. 2026년 4월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북한 핵 관련 정보 일부를 한국에 제공하지 않고 있다【삭제된 출처】. 한미일 3국 정보공유도 북한 미사일 경보에 한정돼 있을 뿐, 중국 관련 표적 데이터를 공유하는 체계는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는다【삭제된 출처】. 네트워크는 확장되는데 정보의 결은 고르지 않은 셈이다.

두 번째 쟁점은 한국 C4I 체계가 이 네트워크에 언제, 어떤 방식으로 연동되는가이다. 2026년 9월 국방부 장관 후보자 서면답변에서 한국 C4I의 IMN 연동 협의 사실이 처음 공식 확인됐지만, 아직 실무 단계에 머물러 있다【삭제된 출처】. 일정이나 범위는 공개 자료로 확인되지 않는다【삭제된 출처】.

세 번째 쟁점은 훈련 축소가 방기 신호인지, 역할 재조정인지를 가르는 해석의 문제다. 축소 발표에도 불구하고 프리덤 엣지 훈련은 예정대로 진행됐고, SCM에서는 주한미군 태세 유지가 함께 명시됐다【삭제된 출처】. 반면 UFS 단축과 쌍룡훈련 취소는 대통령 개인 채널에서 국방부 정책 라인을 거치지 않은 채 발표된 절차적 결함을 안고 있다[14][16]. 이 간극이 동맹 신뢰도 문제로 전환될지, 아니면 '한국 주도 재래식 억제'라는 새로운 역할 분담으로 안착할지가 당분간 지켜봐야 할 지점이다.

II. 이슈 심층분석

서태평양 바다가 비어가는 사이, 한반도 훈련장은 왜 짧아졌나

"핵심적이지만 더 제한된 능력": 한 문장에 담긴 설계도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의 2026년 4월 21일 상원 서면증언에는 눈에 띄는 구절이 있다. 동맹 현대화의 결과로 미국이 한국을 "핵심적이지만 더 제한된 능력"으로 지원하게 된다는 대목이다【삭제된 출처】. 이 문장은 수사가 아니다. 재래식 억제의 주도권을 한국에 넘기고, 미군 자산은 한·미·일·필리핀을 잇는 역내 네트워크의 한 노드로 재배치하겠다는 설계 원칙을 담고 있다【삭제된 출처】. 한미 훈련이 11일에서 5일로 줄고 미일호 훈련이 확대되는 비대칭은 이 설계 원칙이 현실에서 구현되는 한 단면일 뿐이다.

근본 원인은 두 층위에서 겹친다. 하나는 자원 자체의 물리적 한계다. 에이브러햄 링컨의 260일 연속 배치와 조지 워싱턴의 중동 전용으로 서태평양 항모 전력이 비어버린 상황은 항모 11척 체제가 중동과 인태라는 두 전구를 동시에 감당하기 어렵다는 구조적 제약을 숫자로 보여준다[6][8][10]. 10월 들어 시어도어 루즈벨트를 중심으로 한 세 번째 항모강습단과 9천~1만 명 규모 해병 전력이 추가로 중동에 투입되면서, 이 우선순위는 당분간 고착되는 모양새다[1][3][17]. 다른 하나는 전력 전환 속도의 차이다. 일본은 반격능력 보유와 남서제도 공동주둔, 주일미군 합동군사령부(JJOC) 전환을 통해 네트워크형 노드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삭제된 출처】. 반면 한국의 방어구조는 대규모 지상전력과 북한 특화형 미사일 방어 중심으로 짜여 있어, 센서·사격체를 국가 경계 너머로 연결하는 킬 웹 구조에 곧바로 접속하기 어렵다. 같은 예산 제약 속에서 미국이 자원을 재배분할 때, 전환 비용이 낮은 쪽부터 투자가 몰리는 것은 자연스러운 선택이다.

예산표가 말해주는 우선순위

이 비대칭을 지탱하는 구조는 세 층위에서 동시에 작동한다. 정치적 층위에서는 발표의 경로 자체가 분열돼 있다. 을지 자유의 방패 훈련 축소는 트럼프 대통령이 트루스소셜에 올린 개인 발언에서 시작됐고, 국방부 정책 라인이나 의회 증언을 거치지 않았다[14][16][18]. 같은 시기 브런슨 사령관과 파파로 인태사령관의 상원 서면증언은 한미일 정보공유 확대와 한국 능력의 지속 평가를 언급하며 훈련 축소와는 결이 다른 메시지를 내고 있었다【삭제된 출처】. 대통령의 개인 채널과 사령부·국방부의 제도적 채널이 서로 다른 속도와 논리로 움직이는 이 간극이, 한미 축 조정을 '정책'이 아니라 '신호'의 영역에 머물게 만든다.

경제적 층위에서는 예산 배분이 방향을 명확히 가리킨다. FY27 예산에서 CJADC2 관련 사업에는 20억 달러 이상이, 이 중 메이븐 확대에만 15억 달러 이상이 배정됐다【삭제된 출처】. 반면 항모 전력 공백을 메울 플랫폼 투자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다. 펜타곤의 자금이 항공모함 같은 플랫폼보다 데이터링크와 소프트웨어 중심의 네트워크 쪽으로 흐르고 있다는 뜻이다. 중동에서 항모가 소진되는 와중에도 인태 전략의 무게중심이 '더 많은 배'가 아니라 '더 촘촘한 망'으로 이동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안보적 층위에서는 정보공유의 한계가 구조적 모순을 드러낸다. 킬 웹의 전제 조건은 "모든 노드가 같은 그림을 보는 것"이다【삭제된 출처】. 그러나 한·미·일 3국 공유는 북한 미사일 경보에 한정돼 있고, 중국 관련 표적 데이터를 공유하는 체계는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는다【삭제된 출처】. 2026년 4월에는 미국이 북한 핵 관련 정보 일부를 한국에 제공하지 않는다는 보도까지 나왔다【삭제된 출처】. 네트워크를 설계하는 쪽과 정보가 비대칭적으로 흐르는 현실 사이의 간극은, 한국이 노드로서 완전히 통합되기 전에 먼저 해소돼야 할 구조적 걸림돌이다.

2019년 실험실에서 2026년 서울까지

킬 웹이라는 개념 자체의 계보를 보면 이번 재편의 성격이 더 분명해진다. 이 발상은 2019년 무렵 DARPA와 해군이 추진한 모자이크전 개념에서 출발했다【삭제된 출처】. 당시 핵심 통찰은 적이 무엇을 하든 아군이 킬 체인을 완성할 선택지가 남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유인·무인 플랫폼에 기능을 분산시켜 일부가 파괴돼도 다른 경로로 임무를 완수하는 복원력이 관건이었다【삭제된 출처】. 브런슨 사령관이 한 일은 이 군종 내부의 설계 논리를 국가 간 동맹 단위로 수평 확장한 것이다【삭제된 출처】. 군사기술사의 개념이 외교안보 구조로 전이되는 과정에서, 한국은 '네트워크의 복원력'이라는 명분 아래 역할 재조정의 대상이 된 셈이다.

정치적 선례로는 2006년 한미 공동성명이 상기된다. 당시 한국은 주한미군 전략적 유연성의 필요성을 "존중"하되, 미국은 한국 국민 의사에 반해 동북아 분쟁에 연루되지 않는다는 한국의 입장을 함께 존중하기로 했다【삭제된 출처】. 이 균형은 지금껏 한미동맹의 암묵적 경계선으로 작동해왔다. 킬 웹 구상은 이 경계선을 다시 시험하는 성격을 지닌다【삭제된 출처】. 이재명 대통령이 2025년 8월 방미를 앞두고 전략적 유연성이 "쉽게 동의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고 밝히고, 대신 "미래지향적 전략적 전환"이라는 표현으로 논의의 틀을 바꾸려 한 것도 이 연장선에 있다【삭제된 출처】. CRS 보고서가 소개한 전문가 평가처럼, 한국 정부의 신중함은 대북 억제 약화에 대한 우려와 맞닿아 있다【삭제된 출처】.

더 멀리는 냉전기 동맹 부담분담 논쟁과의 유사성도 눈에 띈다. 베트남전 이후 미국이 동맹국에 자체 방위 부담 확대를 요구했던 흐름과, 지금 국가방위전략이 명시한 '단독 부담 불가' 논리는 수사의 결이 닮아 있다. 다만 차이도 분명하다. 과거의 부담분담 요구가 병력과 장비라는 재래식 지표를 중심으로 이뤄졌다면, 지금의 재편은 네트워크 연동 능력이라는 새로운 지표를 기준으로 동맹을 줄 세운다. 한국의 북한 특화형 방어구조가 "조정 대상"으로 거론되는 맥락도, 바로 이 지표의 교체에서 비롯된다.

최근 사례로 시선을 돌리면 2018년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이후의 훈련 축소와도 겹쳐 볼 수 있다. 그러나 당시는 북미 정상 간 외교적 성과와 훈련 축소가 명시적으로 연동됐던 반면, 이번 국면에서는 북미 대화 재개 가능성이 낮게 평가되는 가운데 훈련만 먼저 줄어드는 비대칭이 나타난다[16]. 외교적 보상 없는 군사적 양보라는 점에서, 과거 선례와는 다른 리스크를 안고 있다.

앞으로 가늠해야 할 다섯 개의 바늘

이 재편의 향방을 가를 변수는 뚜렷하게 추려진다. 첫째는 전작권 전환이다. 57차 SCM 공동성명은 전환이 시간이 아닌 조건 기반으로 이뤄진다고 못박았다【삭제된 출처】. 미래연합사 완전운용능력 검증이 2026년 중 어떤 결과로 이어지느냐에 따라, 한국의 역내 역할 재편 속도가 달라진다.

둘째는 한국 C4I의 동맹통신망 연동 일정이다. 국방부 장관 후보자 서면답변을 통해 협의 사실이 공식 확인됐지만, 아직 실무 단계에 머물러 있다【삭제된 출처】. 연동이 가시화되면 한국도 노드로서 격상되고, 지연되면 "제한된 능력"이라는 규정이 고착될 가능성이 크다.

셋째는 이란전의 향방과 항모 전력의 복귀 시점이다. 세 번째 항모강습단 투입으로 중동 우선순위가 당분간 고정된 만큼, 서태평양 공백이 단기에 해소될 개연성은 낮다[1][3][17]. 공백이 길어질수록 대만해협·남중국해에서 중국의 회색지대 활동 문턱이 낮아질 유인도 함께 커진다.

넷째는 한일 정보공유의 범위 확대 여부다. 현재 3국 공유가 북한 미사일 경보에 한정된 상태에서, 중국 관련 표적 정보로 확장되느냐가 미일호 축과 한미 축 사이의 비대칭을 완화하는 분수령이 될 것이다【삭제된 출처】.

다섯째는 양국 국내정치 변수다. 한국 정부의 전략적 유연성에 대한 입장 변화, 그리고 미국 중간선거 이후 트럼프 행정부의 대이란·대아시아 정책 기조 조정이 겹치면서, 지금의 비대칭이 임시적 조정에 그칠지 구조적 재편으로 굳어질지가 가려질 것이다.

참고출처

[1] [Hürriyet Daily News] 3rd aircraft carrier heads to Mideast as US weighs new Iran strikes

[2] [EAI 동아시아연구원] 오리엔탈 실드 26 확대와 한미 훈련 축소: 인태 동맹 부담 재배열과 한국의 대응 공간

[3] [The Wall Street Journal] U.S. Sending Third Aircraft Carrier, Up to 10,000 More Troops, to Middle East

[4] [EAI 동아시아연구원] 오리엔탈 실드 26 확대와 미중 전략경쟁: 아시아 안보 아키텍처 재편과 한국의 대응

[5] [DW (Deutsche Welle)] US military buildup: What message is it sending Iran?

[6] [EAI 동아시아연구원] 인도태평양 항모 공백과 미일인 안보협력 재편: 지정학 리스크 분석

[7] [ANSA] Trump pronto all'escalation, una terza portaerei verso l'Iran

[8] [EAI 동아시아연구원] 서태평양 미 항모 공백과 대만해협·남중국해 군사경쟁 심화: 구조적 원인과 한반도 함의

[9] [Neue Zürcher Zeitung (NZZ)] Nach dem Gipfel von Trump und Xi: Der Iran-Krieg offenbart Amerikas militärische Schwäche, und China schaut genau hin

[10] [EAI 동아시아연구원] 美 항공모함 서태평양 공백과 중국 군사활동 확대 리스크: 상황분석 및 대응방안

[11] [Al-Monitor] New US aircraft carrier heads to Middle East as Iran war stretches on

[12] [EAI 동아시아연구원] 트럼프 한미훈련 축소 지시와 중국의 외교적 대응: 한미동맹 균열과 대북·대중 함의

[13] [Foreign Affairs] Japan Is Giving the United States a Chance in Asia

[14] [EAI 동아시아연구원] 트럼프 한미연합훈련 축소 지시와 한국의 대응 전략

[15] [The Diplomat] Iran War Highlights 2 Challenges for Japan in a Taiwan Contingency

[16] [EAI 동아시아연구원] 트럼프 한미연합훈련 축소 지시와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 분석

[17] [Al-Monitor] Pentagon deploys thousands more Marines, another aircraft carrier to Mideast

[18] [EAI 동아시아연구원] 트럼프의 한미연합훈련 축소 지시와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 분석

[19] [Neue Zürcher Zeitung (NZZ)] Die USA verlegen weiteren Flugzeugträger und knapp 10 000 Soldaten in den Nahen Osten – Trump droht mit neuen Angriffen auf Iran

[20] [EAI 동아시아연구원] [Global NK 논평] 균열된 한·미·일 3국 협력? : 한국·미국·일본의 위협 인식과 북한 문제

[21] [AP (Associated Press)] US is moving thousands of troops aboard ships to the Mideast as Trump weighs new strikes on Iran

[22] [EAI 동아시아연구원] 일본의 인도 전투기 배치와 인태 소다자 안보협력 심화: 배경과 한국의 대응

[23] [The National (UAE)] Iran gearing up for 'major round of fighting' with US

[24] [EAI 동아시아연구원] 대만해협·서태평양 군사경쟁 심화와 아세안 헤징 확산: 지정학 리스크 분석

[25] [EAI 동아시아연구원] 왕이 방한과 한미훈련 축소로 본 한국의 대중·대미 전략 딜레마

이 보고서는 EAI 연구원의 기획에 따라 AI 기반의 정교한 리서치를 바탕으로 EAI 연구원이 최종 작성한 심층분석 보고서입니다.

← 뒤로 · ← 홈으로 · ← 목록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