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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연구원-최종현학술원-서울대학교 국가미래전략원 공동주최 학술포럼] 국제질서의 변화와 경제안보 전략

분류
멀티미디어
발행일
2025년 7월 29일
관련 프로젝트
무역·기술·에너지 질서의 미래

편집자 주

3세션은 미중간의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분야에서의 패권 경쟁이 국제질서의 변화를 이끄는 환경 속에서 한국의 경제안보전략과 산업정책의 방향을 모색하였습니다. 권석준 교수(성균관대학교 화학공학부)는 중국이 반도체 제조역량을 급속히 확장하고 있으며, 파운드리 생태계 구축, 국산 장비 육성, AI 고속도로 기반 마련 등을 통해 기술 제약을 돌파하기 위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어 박종희 교수(서울대학교 정치외교학부)는 AI 기술경쟁의 본질은 혁신 생태계의 창발성에 있다고 지적하며 AI 3강을 지향하는 한국은 정부, 대학, 기업, 스타트업, 벤처캐피탈이 각각의 역할을 맡고 창발이 가능한 생태계 구축에 집중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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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Tube 링크 : https://www.youtube.com/watch?v=JRM8fL3JjIs

영상 스크립트

미중 반도체·AI 패권 경쟁과 한국의 경제안보

네, 안녕하십니까? 방금 소개받은 성균관대학교 화학공학부 권석준입니다. 아마 이공계 출신은 저 혼자뿐인 것 같습니다. 세 번째 세션에서는 첨단 산업에 대한 각국의 경쟁 관계, 특히 한국과 미국, 중국에 대한 내용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저는 비록 국제정치 전문가는 아니지만, 잘 아시는 것처럼 기존의 지정학적 논리가 반도체와 최근 AI 분야로 중심이 옮겨오면서 지정학적 논의가 발전하고 있습니다. 특히 현 정부에서는 핵심 국정 과제로 AI 주권에 대한 강조가 매우 심도 있게 이루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전략이 구체적으로 어떠한 맥락에서 우리에게 새로운 산업의 돌파구를 열어줄 수 있는지, 그리고 AI에 대해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미국, 중국을 포함한 세계 각국이 매우 심대한 패권 의식을 가지고 접근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할 때,

이러한 문제들을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국제정치적 맥락, 특히 경제 안보적 맥락에서도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씀드리면서 발표를 시작하겠습니다. 혹시 넘어갔나요? 잘 아시는 것처럼 현재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에 가장 큰 위협이 되는 나라는 중국입니다. 특히 중국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주로 저부가가치 반도체 생산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었지만, 최근에는 본격적으로 양질 전환의 국면을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AI 반도체에 대해서는 중국 내에서 실질적으로 반도체 공급의 내재화가 거의 이루어지는 단계까지 오고 있습니다. 이는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에도 심대한 영향을 미칩니다. 미국이 그동안 중국에 대해 취해왔던 기술 제재 조치들, 특히 핵심 반도체 칩 생산을 막기 위한 여러 핀포인트 제재 전략들이 대부분 통하지 않거나, 중국이 이를 파훼하거나 우회할 전략을 내놓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특히 중국에서는 반도체 산업이 시진핑 1기, 2기, 3기와 거의 맥을 같이하며 5년마다 주기적으로 업데이트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2014년의 반도체 빅펀드 1기, 2019년의 2기, 그리고 최근의 2024년 반도체 빅펀드 3기에 걸쳐 빅펀드의 규모 자체도 커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특히 3기에 들어와서는 거대한 반도체 산업뿐만 아니라 그 산업의 본격적인 응용, 특히 AI 반도체뿐만 아니라 모빌리티, 전력, 통신, 심지어 에너지나 바이오로 확장될 수 있는 반도체 기술의 본격적인 적용이 보인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특히 올해 강조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신품질 생산력인데, 이는 결국 고품질 고부가가치 반도체로 가겠다는 중국의 강력한 의지이기도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의 AI 및 반도체 생태계를 구성하는 몇몇 핵심 기업들이 있습니다. 잘 알려진 화웨이뿐만 아니라 최근 우리나라를 비롯한 많은 나라에 충격을 주었던 딥소스 같은 업체들, 그리고 최근에는 오픈AI나 클로드에 비견될 수 있는 강력한 LLM을 만드는 알리바바 같은 기업들이 있습니다. 특히 한국 입장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중국이 반도체 산업, 그중에서도 반도체 제조업에 매우 집중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최근 보고에 따르면 시스템 반도체 생산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파운드리

에 대해서도 중국은 세계 랭킹 10위 안에 들 수 있는 파운드리 회사를 세 곳 이상 확보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더 흥미로운 점은 그동안 파운드리 하면 항상 언급되던 대만의 영향력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TSMC 같은 압도적인 영향력을 가진 업체들의 지위는 거의 흔들리지 않지만, 그 뒤를 받쳐주던 UMC, PSMC, 뱅가드 같은 업체들의 영향력이 줄어들고 있고 그 자리를 중국 업체들이 대체하고 있습니다.

제가 이것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씀드리는 이유는 중국의 파운드리가 아직 TSMC나 삼성 파운드리 수준의 기술력을 갖춘 것은 아니지만, 이 파운드리 업체들이 매우 빠른 속도로 캐파를 늘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캐파를 늘리는 것뿐만 아니라 이 캐파들의 기술력도 쌓이고 있습니다. 그래서 AI 반도체나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와 같은 특정 고성능 반도체가 아닌 다른 영역의 반도체, 예를 들어 산업용 반도체, 바이오, 일반적인 전력이나 통신 반도체 등 다양한 영역에서 상대적으로 미들 레거시 공정을 채용하는 영역에서는 중국 파운드리의 영향력이 커질 것이고, 이것이 앞으로 10년 안에 전 세계 레거시 파운드리 시장의 10% 이상을 차지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그리고 이런 파운드리 업체에서 우리가 또 주목해야 할 점은 단순히 제조에서 끝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파운드리에는 당연히 그에 걸맞는 공정 장비도 필요합니다. 그런데 중국이 항상 약점으로 지적되었던 것은 대부분의 첨단 공정 장비는 미국, 일본, 네덜란드 장비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의존도마저도 이 파운드리가 양적으로 팽창하면서 그 안에 국산 장비에 대한 삼중 보조금이 들어갑니다. 여기서 삼중 보조금이란 예를 들어 파운드리 건설 시 중국 정부 보조금, 파운드리에서 중국산 장비 구매 시 장비 회사 보조금, 그리고 그 칩을 구매하는 업체에 대한 인센티브 부여 등 세 가지 보조금이 들어가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여전히 미국의 기술력 격차는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만, 기술 격차가 매우 줄어들고 있는 형국을 관찰하고 있습니다. 또 하나 관찰할 수 있는 것은 반도체를 기반으로 AI 생태계가 자연스럽게 연계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보통 반도체와 AI를 이야기할 때 따로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반도체와 AI를 함께 이야기합니다. 그 이유는 아무리 엔비디아 같은 회사들이 GPU를 잘 설계하더라도, 실제로 물리적으로 만드는 데는 그에 걸맞는 제조업 생태계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말씀드렸던 TSMC 같은 전문적인 파운드리 없이는 엔비디아도 GPU 설계만 하고 만들지 못합니다. 중국은 지금 그런 기반을 미리 닦아 놓고 있고, 그 위에서 AI 생태계가 더 내재화될 수 있는 고속도로를 깔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대만입니다. 파운드리를 가진 대만뿐만 아니라 대만 자체가 특히 파운드리에서 10나노 이하급, 우리가 흔히 최선단 공정이라고 부르는 영역에서 지배력이 매우 큽니다.

이 때문에 미국은 대만을 중심으로 대만, 미국, 중국 세 나라가 이루는 실리콘 트라이앵글 개념이 지금까지 잘 나왔는데, 미국은 대만을 중심으로 대만의 첨단 반도체 생산 의존도를 완화하려 합니다. 첫 번째는 대만의 주요 파운드리 업체 중 선단 공정을 채용하는 업체들을 최대한 미국으로 리쇼링시키는 방법입니다. 예를 들어 TSMC는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근처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여 3나노 공정급의 팹을 짓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도 텍사스주 테일러에 여러 개의 팹을 짓고 있으며, 상당수 팹은 5나노 이하급 첨단 공정을 채용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만, 미국, 중국이 이루는 실리콘 트라이앵글에서 이번엔 중국이 첨단 공정을 얼마나 따라잡을 수 있을지가 이 지역의 경제 안보, 나아가 인도태평양 지역 안보까지 좌우할 주요 요인이 됩니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미국은 2030년대 중반까지 적어도 20~30%의 공급망을 확보하게 됩니다. 현재 5% 이하에 비하면 매우 많이 확보되는 것입니다.

그만큼 대만의 지배력은 줄어들게 되고, 또 고려해야 할 것은 그 와중에 중국의 10나노 이하급 팹이 얼마나 늘어날 것이냐는 부분입니다. 현재 수치상으로는 10나노 이하급 중국 파운드리 팹 비중은 아직 2~3%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현재 투자가 중국 계획대로 이루어진다면 2030년 중반에는 적어도 5% 이상이 가능하며, 특히 이 과정에서 중국의 주요 파운드리 팹, 특히 화웨이의 그림자 팹들이 자본력이나 경쟁력이 약해진 대만의 2, 3, 4위권 파운드리에 대한 지배력을 더 확충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미국의 AI 패권 전략과 한국의 역할

이것들은 앞으로 실리콘 트라이앵글의 지정학적 구도를 바꿀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미국은 AI에 대해 국가 시책 관점에서 매우 많은 패권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습니다. 올해 초 트럼프 행정부가 시작되자마자 발표된 스타게이트 프로젝트가 바로 미국의 전략 사례입니다. 이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는 규모만 해도 10억 달러에 달하며, 펀드의 상당 부분을 민간 기업도 참여하지만 미국 정부도 직간접적으로 투자합니다. 바로 어제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에서 'Winning the Race: America's AI Action Plan'이라는 백서를 발표했는데, 저 백서에서는 보다 노골적인 미국의 AI 패권 전략이 보입니다. 여기서 노골적이라고 말씀드리는 이유는 미국은 이미

AI를 자국 동맹국 및 핵심 이익을 공유하는 나라들에 대해 등급을 나눠 GPU 같은 핵심 AI 자산을 수출 통제하는 정책을 펴고 있었는데, 최근 업데이트된 전략에 따르면 이제는 미국이 주도하는 AI 기술 생태계에 핵심 동맹국들이 참여하도록 거의 강요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동시에 몇몇 핵심 경쟁국에 대해서는 통제 정책을 더 강화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는데, 모두가 알다시피 그 핵심 경쟁국은 중국입니다. 그래서 미국이 말하는 AI 생태계 접근성은 결국 표준 수렴을 의미합니다.

당연히 표준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AI 모델 및 생태뿐만 아니라 다음 단계까지 생각해야 합니다. 여기서 다음 단계란 AI가 AI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AI가 제조업, 방위산업 등 다양한 도메인을 가진 산업으로 적용되는 모든 파급 효과를 의미합니다. 그래서 미국은 현재 직접 생산이 어렵고 리쇼링이 어렵다는 이야기를 하지만, 결국 이것을 게임 체인저로 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미국은 저 백서에서 AI 규제나 안전성은 잠시 접어둔다고 말합니다. 무슨 말이냐면, 이제는 AI를 더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것이 중요하고, 이를 위해웬만한 민관 규제를 철폐하고 최대한 성능을 높여 사실상 강인공진으로 가는 고속도로를 뚫겠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러한 AI 패권 전략을 미국이 계속 유지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반도체 기반이 매우 중요합니다. 따라서 한국이 만약 미국과 안보, 특히 경제 안보 관점에서 협력을 강화할 전략이 있다면, 한국은 미국에 이런 제안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미국은 아직 첨단 반도체를 스스로 완전히 생산할 수 없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동아시아에서 가장 많은 의존도를 보이는 나라는 대만입니다. 하지만 대만은 미국의 동맹국이 아니며 외교 관계도 없습니다. 따라서 미국과 동맹을 맺고 공급망에서 핵심 역할을 할 수 있는 한국, 일본. 일본은 반도체 제조 기반이 많이 약해졌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봤을 때, 그리고 기술적 맥락에서 봤을 때 한국이 미국이 생각하는 AI 패권 전략에 대해

중국의 AI 기술 내재화와 도전

결과적으로 가장 중요한 기술적 파트너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미국은 중국과는 파트너십을 맺을 수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점들을 우리가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그럼 중국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이를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미 많이 말씀드렸지만 중국은 하나밖에 없습니다. 끝까지 버티는 것입니다. 무엇을 버티느냐? 미국이 제재하는 반도체와 AI에 대해 하나씩 공백 기술을 내재화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내재화 과정에서 기술 격차는 여전히 존재합니다. 크게 보면 약 70% 정도밖에 못 오고 있지만, 올해 1월 딥소스 쇼크에서 봤듯이 중국은 미국이 제재하는 것을 극복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면

우회합니다. 우회가 불가능하다면 파훼합니다. 이런 식으로 다양한 실험을 합니다. 그런 실험이 진행될 수 있을 정도의 자본력이 충분하고, 무엇보다 그런 실험을 수행할 전문 인력이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전 세계 AI 관련 100대 연구기관 순위를 매겼을 때 약 70%가 중국 기관이거나 중국인입니다. 즉, 전 세계 AI 기술은 중국인 없이는 돌아가지 못하는 수준까지 와 있는 것입니다. 중국은 그런 부분에 자신감을 얻고 있으며, 특히 중국 반도체 AI 생태계의 핵심인 민간 기업들, 화웨이 같은 민간 기업이나 알리바바, 바이두, 바이오, 룸손, SMI 등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대부분의 반도체 및 AI 풀스택 생태계가 중국에서 매우 빠르게 내재화되고 있고, 그 내재화된 것들이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양질 전환을 하고 있습니다.

그럼 우회를 합니다. 우회를 하는 것이 극복 불가능하다면, 파회를 합니다. 하는 식으로 다양한 실험들을 진행합니다. 그러한 실험들이 진행될 수 있을 정도의 자본력이 충분하며, 무엇보다도 그런 실험을 수행할 수 있는 전문 인력이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전 세계 AI 연구원 100대 순위를 매겼을 때, 대략 70% 정도가 중국계이거나 중국인입니다. 다시 말해, 전 세계 AI 기술은 현재 중국인이 없으면 돌아가지 못하는 수준까지 와 있습니다. 중국은 그러한 부분에 대해 자신감을 얻고 있습니다. 특히 중국의 반도체 AI 생태계의 핵심을 이루는 민간 기업들, 화웨이 같은 민간 기업이나 알리바바, 텐센트, 바이두, 샤오미, SMIC 등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대부분의 반도체 및 AI 기반 풀스택 생태계가 중국에서 매우 빠르게 내재화되고 있으며, 그 내재화된 것들이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양질 전환을 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AI 생태계 구축과 소버린 AI

중요합니다. 특히 우리나라 입장에서 AI를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큰 모델 스케일 업이 되는 모델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상식이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구체적으로 어떤 사람에게 어떠한 추론이 가능할 것이며, 어떠한 응용이 가능할 것인지에 대한 AI의 중요성이 점점 커집니다. 특히 이러한 과정에서 거대한 AI를 만들기 위한 비싼 GPU뿐만 아니라, 작업에 특화될 수 있는 목적적인 AI 반도체를 만드는 것이 점점 더 중요해집니다.

따라서 앞으로 엔비디아가 지배하고 있는, 더 나아가 엔비디아, TSMC, SK하이닉스, 폭스콘 등 몇몇 업체가 지배하고 있는 현재의 AI 및 반도체 글로벌 공급망의 독점 구조는 필연적으로 많이 완화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완화가 한편으로는 위기가 될 수 있지만, 한국 업체들에게는 매우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특히 AI 반도체가 향하는 다음 전장은 다른 제조업들입니다. 반도체뿐만 아니라 에너지, 바이오테크놀로지, 조선, 항공, 제철 등 기존 산업으로 확산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영향에 대해 민주적인 거버넌스로 통제하면서도 산업 기반을 확충할 수 있는 선진국 중 거의 유일한 나라인 한국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은 이를 위해 현재 '소버린 AI'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각 권역별로 AI 데이터 센터를 만들겠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관건은 과연 우리가 이 정도의 AI 투자를 하고 기반을 갖출 수 있을 정도의 인프라를 주도할 수 있을 것인가입니다. 전력망, 산업 용수, 통신망 등도 매우 중요하지만, 이에 대해서는 5년, 10년짜리 정권의 문제가 아니라 매우 장기적인 산업 정책이 필요합니다.

인천공항이나 KTX 건설보다 훨씬 더 많은 돈과 시간이 들어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추진할 필요가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우리나라가 유일하게 잘할 수 있는 것 중 하나는 제조업 분야에서의 AI 역할이 새로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케이스 스터디를 전 세계에 보여주는 것입니다. 이는 미국과의 협상에서 유리한 카드가 될 수 있습니다. 시간을 더 많이 할애한 점 죄송합니다. 제 발표를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AI 기술 혁신 생태계: 국가 주도 vs. 창발적 도전

반갑습니다. 발표를 맡은 서울대학교 국가미래전략원 경제안보 클러스터의 박종현입니다. 귀한 자리에 초대해 주셔서 감사드리고, 끝까지 기다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 제가 발표할 내용은 한국의 경제안보, 특히 AI를 중심으로 한 한국의 경제 대전환과 미중 갈등 속에서 한국이 나아갈 비전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입니다. 다양한 이야기를 할 수 있겠지만, 시간이 제한적이므로 선택과 집중을 통해 한 가지 이야기만 하려 합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저희 경제안보 클러스터가 세정부를 위한 경제안보 전략학을 인쇄소에 맡겼으니, 책이 나오면 참고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현 정부의 AI 공약 요약은 'AI 세계 3강 진입'입니다.

미국, 중국이 2강이 될 가능성이 높으니 그 뒤를 한국이 잇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합니다. 민간 100조 원 플러스 정부 예산을 확대하고, 부족하면 국민 펀드를 조성해야 합니다. 인프라 측면에서는 GPU 5만 개를 구입하여 풀링하고, 데이터 클러스터도 권역별로 설치하며, 데이터 클러스터로 가는 전력도 확보해야 합니다. AI 사회 기반 자본을 충분히 확보해야 합니다. 인재 양성을 위해 AI 단과 대학 설립, STEM 개혁, 처우 개선 등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는 방향은 매우 좋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에 맞춰 양자 컴퓨팅, AI 등 다양한 분야를 나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발표 전에 과연 그렇게 해서 진짜 될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방향은 맞지만, 정부가 양자 컴퓨팅에 집중해야 한다고 하면, 우리가 미국, 중국과 대등한

또는 비견할 만한 양자 컴퓨팅 기술을 성공적으로 개발할 수 있을까요? 그걸 누가 알 수 있을까요? 과학자일까요, 관료일까요? 저는 매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그걸 알 수 있는 것은 사후적으로 시장이 아는 것이고, 시장이 선택하는 것입니다. 오픈AI가 처음 나왔을 때 GPT를 기반으로 무언가를 만들어 보겠다고 했습니다. 당시 GPT는 트랜스포머 기술이었고, 이는 구글에서 개발한 것입니다. 구글과 같은 공룡을 이기고 GPT를 만들 수 있겠느냐는 의문이 있었지만, 10억 달러가 투자되었습니다.

일론 머스크를 포함해서 말입니다. 결국 샘 알트먼 주도로 GPT-3가 나와 구글을 따라잡았습니다. 샘 알트먼이 오픈AI가 구글이 개발한 트랜스포머 기술을 뛰어넘을 수 있다는 것을 누가 알았을까요? 아무도 몰랐습니다. 하지만 미국은 스타트업에 분산 투자했고, 그중 오픈AI가 성공적으로 실현했습니다. 비슷한 개발과 투자를 했던 다른 스타트업들은 다른 목표로 나아가거나 포기했을 것입니다. 시장에서의 창발적인 도전과 실패 과정이 만들어지는 생태계만이 AI 기술을 담보할 수 있는 핵심적인 원천 기술, 선진 기술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 미국과 중국이 보여주는 것입니다. 우리가 국가 주도로 아무리 노력해도 AI 기술 3강에 들어가려면 다른 방법으로는 어렵습니다. 국가가 정해주고 대학에서 정해주는 방향으로는 효과를 얻기 어렵습니다. 더구나 우리가 생각하는 100조 원은 아마존이 생각하는 AI 예산 145조 원에 비하면 적습니다.

구글이나 애플은 그보다 더 많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 머니 싸움에서도 한국은 미국과 중국을 이기기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제 어떻게 질문을 던져야 할까요? AI를 개발하고, AI로 제조 혁신을 내고, 양자 컴퓨팅을 이야기할 때, 대부분 삼성, LG, SKT, SK 같은 회사들을 떠올립니다. 그런 회사들이 주도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하고 말입니다. 하지만 사실 미국이나 중국에서도 AI의 대대적인 혁신을 이룬 회사는 글로벌 대기업이 아닙니다. 인텔은 삼성과 함께 뒤처지고 있고,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는 AI 사업을 아웃소싱하고 있습니다. 이런 일이 왜 생길까요? 이런 공룡 같은 대기업들은 AI와 같은 파괴적 혁신을 따라가기에 적합하지 않은 체급, 조직, 관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티라노사우루스 같은 대기업만 있는 경제에서는 AI의 창발적인 혁신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그 옆에 조금 더 경량화된 벨로시랩터 같은, 주라기 공원을 보면 인간이 결국 정복하는 것은 티라노사우루스가 아니라 벨로시랩터입니다. 그런 벨로시랩터 같은 작은 공룡들이 창발적으로 도전하면서, 대기업에 필요한 기술을 받아들이고 협력하며, 가능성 있는 기업에 일찍부터 투자하여 키워나가는 생태계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파괴적 혁신은 내부보다 외부에서 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물론 내부에서도 노력을 해야겠지만, 미국과 중국의 대기업 실패 사례(칭화윤, 애플 등)를 보더라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결국 우리는 어떤 식으로든

우리에게 맞는 창발적인 생태계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 창발적인 생태계를 주도하는 사람은 누구여야 할까요? 페이스북을 창립할 당시 마크 저커버그의 나이는 19세였습니다. 지금은 84년생입니다. 영화 '소셜 네트워크'를 보면, 소송 때문에 곤란에 처한 마크 저커버그가 자금이 떨어지고 궁지에 몰리죠. 그때 그를 구해주는 사람이 존 파커입니다. 79년생인 존 파커는 1차 닷컴 버블에서 냅스터라는 P2P 사업으로 큰돈을 벌었고, 기술 감각과 자본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돈을 투자할 만한 벤처 캐피탈리스트를 많이 알고 있었다는 점입니다. 존 파커는 마크 저커버그의 가능성을 보고 투자를 이끌었고, 결국 페이스북의 초대 사장이 되었습니다. 그는 엄청난 부를 축적했죠. 현재 SNS를 비롯한 혁명을 주도하는 기업가들 대부분이

80년대 중반생입니다. 양원평도 85년생입니다. 딥크를 개발했던 인물이죠. 지금 AI 혁명을 주도하는 주역들은 주로 90년대 후반생, 97년생, 우리나라 나이로 28~29세입니다. 메타에서 이들에게 최대 1억 달러에서 2억 달러, 즉 1,400억에서 2,800억 원을 제시하며 S급 인재를 데려오려 하고 있습니다. 메타에서 말입니다. 팀을 이끄는 알렉스 왕 역시 97년생으로, 20조 원에 계약되었습니다. 딥 모델을 개발했던 핵심 기술자 중 한 명인 러프리도 95년생입니다. 즉, 20대 후반의 젊은 인재들이 엄청난 리스크를 안고, 또 그에 따른 보상을 기대하며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일해서 나온 결과들이 AI의 혁신적인 파괴적 혁신을 이끌고 있습니다. 우리의 97년생은 지금 어디에 있으며, 우리의 97년생을 이끌어 줄 85년생은 어디 있고, 그 85년생에게 다리를 놓아줄 70년대생은 어디 있는지 돌아봐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경제학이나 정치학을 하신 분들은 대기업 내부에서 혁신이 어려운 이유에 대한 이론적 배경이 탄탄합니다. 결국 작고 경량화되어 있으며, 보상이 확실하게 약속된 상황에서 모든 것을 던지는 기업가로부터 혁신이 나온다는 것을 역사적 사례를 통해 너무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왜 한국에서는 국가나 대기업이 주도하면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지 저는 오산이라고 생각합니다. 2019년 네이처 논문 'Big team developed, small team disrupted'에 따르면,

50년 동안 6,500만 개의 특허와 논문을 조사한 결과, 큰 팀들은 주로 점진적인 발전을 주도한 반면, 작은 팀들은 급진적인 혁신을 주도했습니다. 이는 학문적으로 검증되었고, 미국과 유럽의 사례에서도 확인되었습니다. 결국 우리나라에 활기찬 20대 후반의 젊은이들이 모여 밤샘 개발을 하는 분위기와, 그런 젊은이들에게 5년, 10년 개발하라고 믿고 투자하는 벤처 캐피탈리스트가 없다면, 우리나라의 AI 혁신과 3강 진입이 과연 가능할까요? 국가가 양자 컴퓨팅과 AI의 방향을 지시하는 것이 과연 맞을까요? 이것은 어려운 문제입니다.

미국과 중국의 AI 생태계 모델 비교

미국은 거대한 자본 시장에서 민간 스타트업 중심의 생태계가 매우 튼튼하게 형성되어 있고, 특히 실리콘 밸리와 같은 두터운 네트워크가 잘 보장되어 있으며, 주요 권역으로 스타트업이 잘 퍼져 있습니다. 중국은 중앙-지방 관계를 활용하여 지방정부 주도와 민간 협업을 통해 양적 성장으로 도약하고 있습니다. 프랑스나 유럽연합은 국가 주도 중심으로 기술 주권을 확보하고 유럽 시장을 안정적으로 이용하는 전략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AI 투자 현황을 보면, 2024년 벤처 투자의 A, B, C 단계 중 A 단계는 가장 초기 단계로, 아이디어만 믿고 투자하며 성과가 있으면 큰 보상을 받습니다. B 단계는 어느 정도 성과가 있는 단계이고, C 단계는 시장에 내놓을 상품이 어느 정도 반응이 온 단계입니다. 모든 분야에서 국가가 A 단계에 모든 자금을 투입하고

보증해야 할까요, C 단계에 해야 할까요? 이는 도덕적 해이를 최소화하면서 모험적인 투자를 장려할 수 있도록 정밀하게 설계해야 하며, 분야마다 다릅니다. AI 분야에서 미국의 벤처 투자는 AI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이것이 미국의 강점이지만, 어떻게 보면 약점이기도 합니다. 1억 달러의 연봉을 제시하는데 누가 제조업에 AI를 응용하는 것을 생각하겠습니까? AI 개발자들은 모두 실리콘 밸리로 몰려갈 것입니다. 이것이 미국 시장의 장점이지만, 엄청난 단점이기도 합니다. 정치·경제 전문가들은 인력 빼가기가 정당한 보상을 만들기도 하지만, 과도하면 산업 기반을 허물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보시다시피, 미국에서 벤처 투자는 매우 취약합니다. 따라서 벤처 투자의 각 단계에서 국가가 어느 수준에서 어떤 보상을 해야

할지는 분야마다 정확하게 설계하여 도덕적 해이를 최소화하면서도 과감한 투자가 가능하도록 해야 합니다. 미국은 이런 식으로 생태계가 구성되어 있습니다. 중국의 딥러닝 혁명 당시, 바이두, 텐센트, 화웨이 등에서 먼저 나오지 않고 딥마인드에서 나왔습니다. 2015년 하이플라이어 투자 헤지펀드를 만들어 돈을 벌었는데, 당시 다른 회사들은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요? 역시 경량화되고 소형화되었으며, 엄청난 보상 체계를 가진 소형 벤처 기업의 강점입니다. 그래서 딥마인드은 빠른 시간 내에 혁신하여 2023~2024년에 혁신적인 제품들을 개발할 수 있었습니다. 그 뒤에는 중국 중앙정부, 지방정부뿐만 아니라 중국의 대기업과 투자자들도 튼튼하게 지원하고 있었습니다.

한국 AI 생태계의 강점과 전략적 공략 지점

미국은 자본 시장 중심의 민간 주도형이지만, 미국과 중국이 무조건 강점만 갖고 있고 돈이 많다고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기업 간 과도한 경쟁으로 인한 인력 빼가기, 인센티브가 업스트림에 집중되는 현상(부가 가치와 보상이 가장 확실한 업스트림에 집중)으로 인해 미드스트림이나 다운스트림의 AI 적용에 대한 인센티브가 부족합니다. 저는 그 부분이 한국에게 매우 중요한 전략적 공략 지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산업 확산이 미흡하고, 미국에 대해 저런 말을 하게 될지 모르겠지만 정치적 불안정성도 위험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금융 시장이 쉽게 과열되어 과잉 지불이나 과잉 보너스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중국의 경우, 보조금 중심 구조로 인한 도덕적 해이가 발생할 가능성이 여전히 있습니다.

글로벌 표준과 단절되어 파편화될 가능성이 있으며, 중국 기술이 세계 기술이 되지 못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미중 갈등이 심화될수록 이러한 가능성은 커집니다. 프랑스 역시 국가 개입 위주의 투자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한국은 약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상대적 강점도 많습니다. 세계적인 반도체 생태계를 가지고 있고, 글로벌 제조 IT 기업 기반과 디지털 전환 수요가 강한 제조 기반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정부의 전략적 기획 능력이 있습니다. 국가 주도 성장을 해보고 외환 위기를 극복해보고 대기업 체질 개선을 주도해 본 경험, 즉 '머슬 메모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민주화된 정부가 이 머슬 메모리를 잘 활용한다면 AI 전환에서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우수한 인재풀과 한국계 디아스포라가 있습니다. 중국계 미국인들이 메타의 핵심 스카웃 대상이 된 것처럼, 한국계 미국인 및 다른 외국인 중에도 우수한 인재들이 많으며, 이러한 네트워크는 AI 전환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저희가 오픈 알렉스라는 공개된 데이터 중 AI 관련 연구 역량을 평가할 수 있는 자료를 분석한 결과, 한국의 2023년 순위는 나쁘지 않습니다. 저기 급격하게 올라간 나라를 보시면 사우디아라비아인데, 주저의 소재지를 중심으로 하다 보니

중국계 미국인이 메타의 핵심 스카웃 대상이 된 것처럼, 한국계 미국인 및 다른 외국인 중에도 우수한 인재들이 많으며, 이러한 네트워크는 AI 전환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저희가 오픈 알렉스라는 공개된 데이터 중 AI 관련 연구 역량을 평가할 수 있는 자료를 분석한 결과, 한국의 2023년 순위는 나쁘지 않습니다. 저기 급격하게 올라간 나라를 보시면 사우디아라비아인데, 주저의 소재지를 중심으로 하다 보니

사우디아라비아가 집중적인 AI 투자를 하게 되면서 사우디아라비아의 순위가 급격하게 올라간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는 AI 관련 연구 논문에 관한 것입니다. 2015년은 딥러닝의 시작 시점으로 볼 수 있으며, 해당 회사가 설립된 시점은 2015년이고 딥러닝의 시작은 2016년 정도였습니다. 이때 중국(보라색)의 AI 연구가 양적으로 엄청나게 증가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러한 양적 연구가 질적 연구로도 이어졌을까 하는 질문을 던져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질적 연구를 확인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인용 지수를 보는 것입니다. 상위 1% 인용 지수를 보면, 물론 중국 내의 공동 인용이 많을 가능성도 있지만, 중국에서 2015년에 중대한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중국이 그동안 양적으로 투입하던 것이 이제 질적인 변화를 주도하기 시작했고, 공교롭게도 2015년은 딥러닝의 시작점인 초기 모델이 개발되던 2015년~2016년과 비슷하게 맞아떨어집니다. 그렇다면 전략적 시작점은 바로

한국은 미국, 중국 모델을 모방하기보다는 이 제약 속에서 성공이 가능한 구조를 설계할 필요가 있으며, 국가는 인프라 제공자, 인센티브 설계자로 나아가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선택적 보조금보다는 보편적 보조금을 주어, 심지어 한국에 투자한 외국 기업도 그 보조금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우리가 문을 개방하여 외국의 투자를 유도할 시간이 거의 다 되었습니다. 그래서 제3의 길, 중국식도 미국식도 아닌 정부가 AI 생태계를 육성하는 새로운 모델을 한번 만들어 봅시다. 그리고 이 자체 생태계 구축을 통해 세계로 진출하고 있는 K팝. K팝이 서태지의 파괴적 혁신 이후 기획사들이 처음에 등장했지만, 일종의 노예 계약 논란을 거치면서 아티스트에게 정당한 분배, 심지어 최근에는 안무가에게까지 정당한 분배가 이루어지면서 그런 보상 체계가 K팝의 혁신을 가져온 것은 사실입니다. 그런 식으로 우리가 대규모 투자, 인재 육성, 공정 보상, 그다음에 자율과 창의를 이끌어내는 것이 충분히 가능합니다. 그래서 정부는 인프라와

제도와 생태계를 설계하고 장려하는 그런 역할을 해야 되겠습니다. 그래서 대기업, 스타트업, VC, 대학 연구 기관, 정부 이 다섯 주체가 서로 생태계를 조성하는 각자의 역할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역할을 조율하는 것은 당분간은 정부가 해야 될 것 같습니다. 물론 벤처 캐피탈이 충분히 성장하면 벤처 캐피탈이 주도하는 방식으로 나아가야 될 것 같고, 정부는 인프라 제공자, 시장 육성자, 제도 설계자 이런 역할을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제가 생각한 것은 일종에 우리 기업이 아직 발전하지 못했을 때 종합상사가 기업들의 그런 문제들을 모아서 금융을 제공해주고 해외 시장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을 했다면, 지금 막 시작한 스타트업에게 국가가 그런 역할을 해줄 수 있습니다. 세제 혜택을 준다든지, 구로디지털단지처럼 법인세 혜택을 준다든지, 토지 보상을 해준다든지, 공유 오피스를 만들어 준다든지 이런 것들을 해결해 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굉장히 중요합니다.

그리고 이제 제가 조금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강조하고 넘어가겠습니다. 이 구체적인 정책 제안에서 제일 중요한 것 중 하나, 오늘 오신 분 중에 이공계 분은 우리 권석준 교수님 혼자라고 들었는데, 우리 공학자에 대한 처우를 개선할 필요가 있습니다. 대학의 보상 체계를 급격하게 바꿀 수 없다면 정부가 새로운 포상 체계를 개발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수 공학자들에게 포상을 주는 제도로 간접적인 지원을 해주고, 세계적으로 유명한 인재를 모셔오는 데 정부가 앞장서고, 무엇보다도 사회적인 보상 체계가 바뀌어야 합니다.

어린이들을 보는 책에 공학자가 몇 명이나 있겠습니까? 거기에 연예인도 있고 정치인도 있지만 공학자는 거의 없습니다. 초등학생들에게는 그런 롤 모델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예를 들면 데니슨 한 분이 로봇 과학자가 되겠다는 수많은 초등학생들을 만들어 냈습니다. 지금 우리도 중국에서 딥러닝 개발자가 사회적인 영웅이 되고, 그런 보상 체계가 좀 과한 감은 있지만, 그래도 저는 상당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런 물질적, 사회적 보상 체계가 공학자들에게, 기존의 노벨상 위주 또는 문과 위주의 보상 체계가 공학 위주로 상당히 중심 이동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세 번째는 이미 권석준 교수님이 강조한 부분이어서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복합 위기 시대의 경제 안보와 외교 전략

감사합니다. >> 서울대 김현철 교수입니다. 제3세션을 이제 시작할 예정인데요. 오늘 우리 전체 제목을 보시면 '대한민국의 외교 안보 전략 방향' 이렇게 되어 있지 않습니까? 원래 전통적인 세미나였다면 오늘 제3세션은 사실 필요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오늘 제3세션에서 이야기되는 경제, 산업, 기술은 외교 안보 전략과 거의 관계가 없는 별도의 세션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오늘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지금은 경제와 외교 안보가 분리될 수 없는, 뒤섞인 상황이고 기술마저도 외교 안보와 뒤엉켜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야말로 복합 위기입니다. 옛날 같으면 외교 안보는 외교 안보대로, 경제는 경제대로, 기술은 기술대로 논의하여 대응 방안을 논의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외교 안보라는 틀 속에 경제도 들어와 있고, 산업도 들어와 있고, 기술마저도 함께 복합적으로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되는 위기 상황이기 때문에 오늘 제3세션이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특별히 오늘 토론자분들도 다른 세션에는 한 번씩 배정했습니다만은, 경제 영역도 경제만 있는 것이 아니라 산업, 기술 등 매우 다양한 측면이 있어 오늘 두 분의 토론자를 모셨습니다.

먼저 토론자분들, 실질적으로 들어보시면 발표에 대한 토론이라는 것을 금방 아실 수 있을 텐데요. 각각 김양희 교수님께도 10분, 배형자 교수님께도 각각 10분 드릴 테니 독자적인 관점에서 토론 겸 발제를 부탁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보호무역주의 심화와 미중 패권 경쟁

>> 예. 안녕하세요. 대구대 김양희 교수입니다. 평소에 제가 워낙 많이 배우고 좋아하는 두 분의 발제에 토론을 맡게 되어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어쩌면 다시 발표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왔습니다. 사실 제가 조금 졸립니다. 오늘 아침 7시 반에 라디오 인터뷰를 하느라 어제 그제 정신이 없었습니다. 미 관세 협상 관련해서 오늘 아침에는 타결될 것 같다는 보도가 있었고, 다시 공항까지 갔는데 오지 말라고 해서 악구했습니다. 아까도 계속 전화가 오더라고요. 정말 정신없는 며칠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것과 관련해서 조금 말씀을 안 드릴 수가 없는 게, 지금 관세 전쟁이라고 하는 것이 앞에서 두 분 발제하신 것과 어떻게 직결되고 있는지에 대한 얘기를 해야 될 것 같습니다. 제가 오늘 아침 라디오에서도 그런 얘기를 먼저 시작했습니다. '뚝이 무너졌다'라고 표현했습니다. 미합의에 대해서.

뭐냐면, 저 자신도 되게 나이브했구나라는 생각을 했던 게, 우리 특히 저를 포함해서 외교하시는 분들 중견국 간의 연대를 많이 얘기합니다. 그리고 한일 간에도 아까 이전 세션에서 나왔듯이 한일 간의 동맹 입장에서 연대하지 않느냐는 얘기를 했는데, 일본이 배신을 때렸습니다. 일본이 배신을 때렸습니다. 그런데 이것이 너무너무 중요한 국제 질서의 중요한 분기점을 지금 우리한테 주고 있다는 점에서 저는 우리 성급한 그런 느낌을 받습니다.

이게 뭐냐면, 일본과 미국은 전투에서 이겼습니다. 묘하게 윈-윈을 만들어 버렸습니다. 자세한 얘기는 못 하겠고, 제가 봤을 땐 그렇게 판단합니다. 그런데 두 나라는 전투에서 승리했지만, 모두가 전쟁에서 패배하는 길을 일본이 밟아 버렸다고 저는 판단합니다. 지금 당장은 일본이 미국과 손잡고 이겼다고 좋아할지 모르겠지만, 일본과 EU, 한국, 캐나다, 멕시코 정도가 버텼다면 전형적인 수순이 될 텐데, 버텼다면 미국이 이렇게까지 못했을 겁니다. 그러나 미국은 무엇을 생각했느냐? 얘네들이 손잡기 전에 가장 약한 고리를 끊어내야 된다는 것 하나. 또 하나는 국내에서 '타임' 문제로 뭔가를 터뜨려야 되는 상황이었습니다. 저는 사실 며칠 전부터 뭔가 터지겠구나.

저는 사실 제피셜이지만 한국을 오지 말라고 했던 것은 지금 '타임' 문제는 심각합니다. 왜? 다른 데도 아닌 마가가 지금 들고일어나고 있거든요. 그런 차원에서 한국 갖고는 성이 안 찹니다. 더 센 것을 EU와 합의해서 터뜨리는 데 주력하기 위해서 당장 한국은 조금 밀려나 있어. 이게 아닌가라고 조금 추측을 해보기도 합니다.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관세 전쟁을 보는 우리의 시각이라고 하는 게 단순히 제가 제일 힘들어하는 게 그런 겁니다. 기자분들 전화하면 항상 하는 얘기가 '한국은 뭘 해야 돼요?'라는 얘기를 합니다. 근데 저는 그럴 때마다 '잠깐만 한번 더 생각해 봅시다. 뭐냐? 한국은 뭘 해야 돼요?' 이전에 냉정하게 지금 미국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는가?

거기서부터 출발합시다. 이랬을 때 우리가 좀 더 생각해 봐야 되는 것은 미국이 지금 엄청난 세계 질서의 변화를 가져오고 있는데, 그것이 응축된 한미 관계의 변곡점이 지금 우리 앞에 놓여 있다고 했을 때, 앞으로 우리는 세계 질서가 어떻게 갈 것이고, 그리고 앞으로 한미 관계는 어떻게 재구축되어야 할 것인가라는 시각에서 관세 전쟁을 보지 않으면 답이 안 나온다는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런 차원에서 저는 다른 무엇보다도 지금 트럼프가 하고 있는 게 무엇인가라고 하는 것. 과거에 비해서 미국이 달라졌다는 것은 많은 분들이 얘기합니다.

근데 하나 간과하고 있는 게 있다고 저는 말씀드리고 싶은 게 뭐냐면은, 그럼 바이든의 보호주의와 트럼프의 보호주의는 어떻게 다른가라고 했을 때, 저는 제가 만든 개념이 하나 있습니다. '보호주의 진영화'라는 것입니다. 뭐냐면 바이든은 영리하게도, 자신이 쇠퇴하는 패권으로 혼자서는 중국을 방어할 수 없다고 판단하여 우방과 동맹을 끌어들였습니다. 이것을 저는 보호주의 진영화라고 이야기하고요. 이제 제가 그림이 안 보여서 그런데, 실제 보호주의 진영화는 미국만 하고 있는 게 아니라 오히려 지금 현재는 중국이 더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브릭스의 외연 확장이라든가. 그런데 이 보호주의 진영화가 트럼프 시대로 접어들면서 끝났는가? 저는 아니라고 보는 겁니다. 보호주의 진영화가 2.0으로 가고 있습니다. 그게 뭐냐면 바이든은 영리하게도 채찍과 당근을 동시에 구사했습니다. 채찍은 뭘까요?

여전히 고관세. 그러나 당근으로 IRA라든가 칩스법을 통해서 동맹이나 우방도 같이 할 유인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그런데 트럼프의 경우는 '방금 그게 왜 필요해? 이거 먹는 거야?' 아, 먹는 거 맞습니다. 그거 말고 채찍이면 충분해. 고관세만 휘둘러서 충분히 보호주의 진영을 이끌 수 있다라는 판단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뒤에 표를 좀 보여 주시겠어요? 재밌는 사실은 최근에 펜스가 했던 중요한 말이 있는데, 이 부분이 잘 드러나지 않습니다. 펜스가 무슨 말을 했냐면 '북미 요새론'이라는 말을 꺼냈습니다. 적어도 캐나다하고 멕시코는 내 편으로 만들겠다.

그다음에 또 하나 중요한 얘기인데 많이 간과되고 있는데 '거대 중국 포위 고리'라는 말을 펜스가 했습니다. 여기서 관세가 나옵니다. 관세는 단순히 시장을 개방시키고 '나 혼자 잘 먹고 잘 살겠어'가 아니라, 본격적으로 궁극적으로 트럼프는 미중 패권 경쟁에서 내 편을 확실하게 만들겠다. 단, 그게 바이든과 달리 당근은 필요 없고 채찍이면 충분하다는 접근을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궁극적으로 한국도, 일본도, 우리 전형적으로 필리핀이 그랬죠. 이번에 며칠 전에 중국이랑 헤어질래, 안 헤어질래? 헤어진다라고 하면 관세를 덜어줍니다. 안 헤어져? 그럼 더 세게 줍니다. 이렇게 나아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게 제가 봤을 땐 보호주의 2.0이라고 하는 것이고요. 그럼 제가 왜 이 얘기를 하느냐? 두 분의 앞선 발표에서 이걸 연결시켜서 봤을 때 한국은 그러면 어떻게 해야 돼? 이게 너무너무 어려운 숙제라는 생각이 드는 거예요.

미국 주도 진영 내 한국의 전략적 자율성 확보

다극화 시대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가장 중요한 반도체를 계속 우리가 가져가고 AI에서 우리가 세계 3강이 되기 위해서는 불가피하게 아직은 강력한 경쟁력을 갖고 있는 미국과 함께 갈 수밖에 없습니다. 보호주의 진영에서 어디에 속할래 했을 때 우리는 가치나 이념이 아니라 지극히 현실적인 필요성에 의해서 미국이 주도하는 진영에 붙어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지금 미국이 보여주는 모습은 당근이 없어요. 채찍만 가게 휘두른다고 했을 때 지금 미국은 사실은 보호주의 진영을 더 결속시키는 게 아니라 오히려 동맹이 떨어져 나가게 하는 이런 모습을 보이면서 '우리가 알던 그 미국이 아니야' 이렇게 얘기하고 있다는 거죠. 그랬을 때 우리는 정말로 어려운 숙제를 안게 되는 게 제 고민이 최근의 고민입니다. 과연 우리가 불가피하게, 어쩔 수 없이 현실적으로 미국 주도의 진영 안에서, 그 안에서 우리가 미국으로부터 일정한 자율성을 갖는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한 얘기인가라는 고민을 하게 된다는 거죠. 저는 개인적으로 한국이 나토에 가야 된다고 봤습니다. 왜냐하면 나토에는 미국의 영향력은 분명하지만 미국만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거기서 우리는 나토의 비미국 회원국과 친해지면서 아이러니할 수 있지만 우리의 안보 협력 파트너를 미국의 다른 나라들과도 만들어 가는, 어렵지만 전략적 자율성을 그 안에서 만들어 갈 수밖에 없다라는 고민을 하는 거거든요. 과연 이게 가능할까라는 것을 다시 한번 AI나 반도체에 투자시켜 봤을 때는 저는 개인적으로 반도체는 정말 우리가 강하기 때문에 갈 수밖에 없다고 생각을 하는데, 지금 중국이 보여주는 모습은 여전히, 다행스럽게도 반도체는 우리가 조금 더 강한 모습을 갖고 있는데 AI는 한참 한국을 앞섰습니다. 아까 두 분은 권 교수님은 가능하다라고 말씀을 하셨지만, 저는 과연 중국의 AI 생태계를 저렇게 미국이 막고 있는데 저게 어디까지 가능할까?

정말 가능한 건가라는 질문을 좀 던지고 싶고요. 그다음에 한국의 입장에서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안보 자강이고 제조업의 자강인데, 그렇게 간다고 했을 때 우리가 미국이 주도하는 그 진영 안에 있으면서 우리는 어느만큼 우리가 원하는 자강을 해 나갈 수 있을까? 우리는 동시에 아까도 그런 얘기 나왔지만 중국과의 거리두기 못지않게 이제는 미국과의 거리두기도 해야만 하는 그런 현실에 직면했을 때, 우리가 가는 길을 어디까지 할 수 있을까? 또 하나 상당히 아픈 질문은 저는 우리도 제조업에서의 AI는 반드시 필요한데, 이미 제조업에서 반도체, 조선 정도를 빼고 중국이 저만큼 가고 있는데 우리가 중국과 동일한 방식으로 AI를 해 가서 과연 제조업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인가? 그 부분에서 우리는 어떤 길을 가야 하는 것인가?

제조업 AI 경쟁력 확보와 데이터 주권

그러면 아예 그냥 처음부터 선택과 집중을 반도체, 조선 이쪽으로만 해서 가야 되는 건가? 나머지 버려야 되는 건가? 아니면 정반대로 그렇기 때문에 나머지 부분들을 AI를 통해서 끌어올려야만 우리가 중국 대비 제조업의 경쟁력을 유지해 나갈 수 있을 것인가? 이런 심각한 질문을 좀 던져보고 싶고, 그 부분에 대해서 두 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나름의 답을 들어보고 싶습니다. 시간이 조금 많이 돼서 하나만 짧게 이 부분은 저는 분명히 다룰 필요가 있다라고 생각합니다. 두 분이 많이 얘기를 하시면서 얼핏 파편적으로 나왔지만 AI 발전을 얘기하면서 데이터를 다루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라인 사태는 한국의 AI 발전을 논의하면서 데이터 문제를 어떻게 다룰 것인가 하는 점과, 일본이 동맹국에 경제적 강압을 행사했다는 점에서 중요합니다.

지난 정부는 사기업의 문제라며 라인 사태에 소극적으로 대처했고, AI와 데이터 문제에 대한 개념이 부족했습니다. 또한, 라인은 한국이 일본에 대해 경제 안보적으로 가질 수 있는 몇 안 되는 지렛대였음에도 불구하고, 네이버는 현재 라인에 대한 영향력을 거의 행사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새 정부가 AI 강국을 지향한다면 이 문제에 대한 철저한 복기가 필요합니다.

미중 AI 경쟁 속 한국의 외교적 선택

권석준 교수님과 박종희 교수님의 발표를 잘 들었습니다. 저는 미중 AI 경쟁과 AI 산업의 진화라는 주제와 관련하여 몇 가지 질문과 코멘트를 드리고자 합니다. 권 교수님께서 중국의 도전을 시작으로 미국이 AI 주도권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AI 산업 구조가 불확실하고 역동적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말씀하셨는데, 저는 특히 중국의 도전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딥러닝 이후 미국이 일방적으로 앞서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중국 주도의 AI 생태계를 만들 수 있다는 가능성이 보이면서 주목받기 시작했습니다. 중국은 군사력, 달러, 소프트파워 등 여러 면에서 미국에 뒤처져 있기에 AI로 이를 만회하려 하며, 막대한 투자를 지속해 왔습니다. 그 결과 딥러닝과 같은 성과를 창출할 수 있었습니다.

미국은 첨단 공정 기술 수출 통제 등 세 가지 방식으로 중국을 견제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 전략인 수출 통제는 중국의 속도를 늦추는 데는 성공했지만, 딥러닝 등에서 보듯 중국이 여러 방법을 통해 기술을 따라잡고 있다는 점에서 절반의 성공과 실패라고 생각합니다.

중국은 막대한 자본을 투입하지 않아도 가성비 있는 모델을 개발하며 중국 주도의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미국이 첨단 공정 시설을 국내에 확보하려는 제조업 지원입니다. 권 교수님께서 발표하신 2035년 파운드리 시장 전망에서 미국이 15%를 차지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의구심이 듭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등 상황 변화 속에서 30년 동안 와해된 미국 제조업 생태계를 관세나 보조금으로 단기간에 복원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미국은 대만, 한국 기업들을 끌어들여 파운드리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양산 시점은 2025년으로 예상되며 비용 상승과 투자 불확실성 등 문제가 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보조금 정책도 변수가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미국이 목표한 15% 점유율 달성도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의 우위가 잠식되지는 않겠지만 중국의 도전은 계속될 것입니다. 이러한 복합적인 상황 속에서 한국은 한미 동맹을 기반으로 한 자강, 전략적 자율성, 밸런싱 등의 외교적 선택을 해야 합니다. 기술 분야에서도 미국과의 협력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미국과만 협력하는 것이 한국의 미래를 위한 올바른 선택인지 질문해야 합니다. 또한, 정부의 AI 투자 및 제도 마련 노력과 더불어 기술 외교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정부의 AI 투자와 관련하여, 과거 반도체 발전 과정과 인터넷 인프라 구축 사례를 볼 때, 현재 AI 시대에도 대규모 투자가 필요합니다. 1980년대 반도체 발전은 삼성 주도하에 정부 지원으로 이루어졌고, 1990년대 후반 인터넷 인프라 투자는 당시 정부 예산의 10%에 달하는 규모로 이루어져 네이버, 다음 카카오와 같은 기업이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현재 AI 시대에도 이러한 대규모 투자가 이루어져야 성공적인 벤처 기업들이 나올 수 있습니다. 하지만 AI 인프라 확장과 상용화는 아직 가시화되지 않고 있으며, AI 앱 사용에 대한 유료화로 인해 확산이 더딥니다. 따라서 AI 인프라 투자의 스케일업과 정부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박정희 교수님께서 말씀하신 생태계 조성은 기업의 역할이며, 삼성의 반도체 생태계 구축 사례처럼 공급망 완성보다는 인프라, 인력, 제도, 법적 측면에 집중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기술 외교 파트가 중요합니다. AI 기술 발전은 자체적으로 이루어질 수 없으며, 선진 기술 내재화가 필수적입니다.

AI 기술 발전을 위해서는 외교가 매우 중요합니다. 한국은 미국과 기술 공동체를 형성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이는 상당한 비용을 수반합니다. 미국은 기술 이전을 쉽게 하지 않으며, 중국과의 협력 관리 또한 중요한 과제입니다. 중국의 빠른 기술 추격에 대응하면서 협력 공간을 마련하는 것이 도전 과제입니다.

최근 네이버 AI 책임자가 언급한 AI 세이프가드는 기업 차원과 국가 차원에서 접근 방식이 달라야 합니다. 1990년대 미국 IT 산업의 갈라파고스 현상처럼, AI 세이프가드 논의가 방어적인 측면에만 치우치는 것은 우려스럽습니다. 공공 데이터나 개방적 생태계와 균형을 이루어야 합니다.

미국식 빅테크 주도 AI 생태계와 중국의 권위주의적 AI 모델에 대응하여, 한국은 콘텐츠, 다양성, 민주적 가치를 담은 제3의 AI 모델을 개발해야 합니다. 이를 미들 파워, 글로벌 사우스와 연대하여 확산하는 것이 한국의 큰 방향이 될 것입니다.

중국의 기술 자급화와 AI 발전의 한계

두 발표자께서는 토론자들의 질문에 대해 4~5분 내로 답변해 주시기 바랍니다. 먼저 권석준 교수님께서 질문에 답변해 주시겠습니다. 중국의 반도체 및 AI 자급 가능성과 기술 제재 극복 여부에 대한 질문은 매우 시의적절하고 중요합니다. 중국의 혁신은 중국 공산당 정부의 산업 정책이 주도하고 있지만, 미국의 기술 제재가 없었다면 이 정도로 발전하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이는 '결핍에 의한 혁신'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미국의 제재는 중국 내부의 의견 단속을 강화하고 정부 정책에 대한 서포트를 가능하게 합니다. 탑다운 정책은 산업 초기에 효과적이지만, 성숙 단계에서는 관료주의와 유연성 부족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박종희 교수님께서 지적하신 것처럼 정보가 너무 많이 관여하면 변화를 따라가기 어렵습니다.

중국의 정책은 탑다운뿐만 아니라 바텀업, 미드업이 혼합된 형태입니다. 특히 지방 정부 산하 공기업들이 공적 펀드를 조성하고 민간 전문가와 협력하여 하이브리드 정책을 만듭니다. 이러한 펀딩 구조와 미국의 제재가 결합되면서 중국은 자강을 위한 기술 개발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딥러닝 외에도 화웨이와 같은 기업에 주목해야 합니다.

화웨이는 통신 장비에서 시작하여 반도체 설계, AI 모델 개발까지 거의 모든 분야를 아우르는 기업입니다. 자체 설계한 칩과 AI 모델을 통해 구글 제미나이 2.5와 유사한 성능을 내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술 자급 능력은 미국이 중국에 오히려 날개를 달아주는 격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중국의 기술 자급화는 양날의 검입니다. 내수 시장에는 효율적일 수 있으나, 미국과 동맹국의 통제로 인해 해외 시장 진출에 어려움을 겪습니다. 일대일로나 글로벌 사우스에 대한 영향력만으로는 파급 효과가 제한적입니다. 또한, 중국의 정책 결정 과정은 민주적 거버넌스가 부족하고 투명성, 공정성, 합리성이 결여되어 성장에 한계가 있습니다.

중국의 AI 발전은 결핍에 의한 혁신이며, 미국 제재가 오히려 중국의 자강 노력을 촉진하고 있습니다. 화웨이와 같은 기업의 기술 발전은 주목할 만하지만, 중국의 기술 자급화는 국제 시장에서 한계를 가집니다. 또한, 민주적 거버넌스 부족은 중국 AI 발전의 제약 요인이 될 것입니다.

미국의 파운드리 시장 전망과 비용 문제

중국이 반도체 제조 역량을 급속히 확장하고 있으며, 파운드리 생태계 구축, 국산 장비 육성, AI 고속도로 기반 마련 등을 통해 기술 제약을 돌파하려는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미국 내 생산량은 15% 이상, 많게는 20%까지 자급이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비용입니다. 미국에서 운영되는 팹의 생산 단가는 대만에 있는 현지 팹보다 최소 40% 이상 높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AI 주권 확보를 위한 데이터 주권의 중요성

1.4배의 비용이 드는데 누가 사겠습니까? 따라서 미국 정부는 중국 정부와 유사한 형태로, 미국의 주요 파운드리 업체로 하여금 미국에서 생산된 웨이퍼를 구매하도록 정책을 유도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것이 두 번째 질문에 대한 답변입니다. 한국의 AI 생태계, 특히 주권(sovereignty)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이번 정부는 핵심 국정 철학으로 'AI 주권'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한국에서만 통용되는 것이라면 갈라파고스가 되는 것 아니냐고 우려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우리가 아는 AI, 특히 거대 언어 모델(LM) 기반의 AI는 단순한 소프트웨어나 챗봇이 아닙니다.

이는 국가를 운영할 수 있는 운영체제(OS)와 같습니다. 이 운영체제를 통해 많은 일을 할 수 있습니다. 좁게는 국가 기관을 업그레이드하는 과정에서 AI를 활용하여 최적화를 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를 미국이나 중국에 모두 맡길 수는 없습니다. 특히 정부 시스템은 외국산 OS에 맡길 수 없을 것입니다. 아까 김 선생님께서 라인(LINE)에 대해 언급하셨는데, 일본 정부가 라인을 그렇게 가져가고 싶어 했던 이유 중 하나는, 라인 안에 거의 1억 명에 달하는 일본 국민의 개인 정보가 포함되어 있다는 점도 있지만, 더 중요한 것은 라인 안에 일본어로 된 디지털 정보가 가장 많이 담겨 있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이를 통해 일본어 기반의 AI를 만들고 싶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네이버가 이를 좌지우지하게 되면 일본 정부의 의도대로 되지 않으므로, 반강제적으로 가져온 셈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데이터 주권의 중요성을 알 수 있으며, 이는 AI 주권을 만들기 위한 밑거름이 됩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한국이 갈라파고스가 아닌 안보 영역이 반드시 존재하며, 그 레드라인에 대해서는 주권을 보장할 수 있는 생태계를 충분히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중국판 주권 AI 생태계와 한국의 기회

아까 화웨이에 대해 말씀드렸는데, 화웨이가 자체적인 자금만으로는 지금의 위치까지 올 수 없었을 것입니다. 중국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화웨이는 자체 어센드(Ascend) 칩뿐만 아니라, 중국의 AI 모델 개발 스타트업들에게도 이 칩들을 배포하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는 이러한 배포에 보증을 서주고, 중국 전역에 AI 데이터 서버를 구축하며, 이곳에 엔비디아 칩 대신 화웨이 칩을 사용하도록 합니다.

이를 통해 테스트하고 다음 칩 개발을 위한 업데이트 데이터를 얻는 것입니다. 이는 일종의 중국판 주권 AI 생태계가 형성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나라는 더 잘할 수 있습니다. 엔비디아 칩 수입도 가능하지만, 현재 국내에서 개발 중인 다양한 MP 칩들이 있습니다. 과거에는 거대 언어 모델(LLM) 개발에만 집중했다면, 이제는 특정 산업 영역에 적용 가능한 소형 언어 모델(SLM)이 더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부분에서 한국에서 개발되는 특화된 칩들을 만들 수 있는 생태계가 필요합니다. 이 칩들을 만드는 업체들은 항상 공통적으로 말합니다. 칩을 충분히 많이 생산해야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는데, 이를 위해서는 팹(fab)에 수천억 원을 투자해야 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스타트업은 그만한 자금이 없고, 수백억 원 정도만 가지고 있습니다. 한 번의 모험이 실패하면 대부분 망하게 됩니다.

한국의 기술 외교 강점과 시범 사업

따라서 정부가 한두 번 정도는 보증을 해달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것들을 아우를 수 있는 최소한의 인프라를 구축할 필요가 있습니다. 마지막 질문은 기술 외교에 대한 것입니다. 기술 외교에서 우리가 내세울 수 있는 것은 몇 가지 있습니다. 민주적 거버넌스, 글로벌 수준의 상법, 주주 자본주의, 그리고 기술력과 제조업 포트폴리오가 다양하게 갖춰진 나라는 많지 않습니다.

독일, 프랑스, 일본, 한국 정도인데, 일본은 반도체 산업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고, 독일과 프랑스는 산업 기반은 있지만 첨단 산업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이 정도의 산업 경쟁력을 갖춘 나라는 한국밖에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여기에 민주적 거버넌스가 보장되고, 글로벌 제도 안에서 투명하고 신뢰 가능하며 재현 가능한 모델을 보여준다면, 다른 나라들이 이를 따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를 통해 모델을 수출할 수도 있고, 미국이 제조업 리쇼링을 할 때 한국을 사례 연구로 삼을 수도 있습니다.

많은 민간 업체가 이를 수행하기 어렵다면, 정부가 시범 사업을 하면 됩니다. 정부는 가장 많은 데이터를 보유한 기관, 즉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같은 곳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곳에는 5천만 인구의 수십 년간 축적된 건강 데이터가 디지털화되어 있습니다. 이 데이터를 활용하여 바이오 AI, 헬스케어 AI 등 다양한 시범 사업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인프라 업데이트 시기가 되었습니다. 반도체 및 ADSL 인프라에 이어 다음 단계의 인프라가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에너지, 통신 등을 최적화하는 과정에서 AI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는 훌륭한 시범 사례가 될 것이며, 각 도메인 영역에서 자생할 수 있는 AI 생태계로 연결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훌륭한 모델을 만들고 수출하며 글로벌 표준을 이끌 수 있습니다.

라인 사태와 데이터 주권 문제

여기까지 말씀드리겠습니다. 저는 토론에서 권석준 교수님 뒤에 발표하는 경우가 많은데, 항상 발표 내용을 잊어버릴 정도로 교수님의 말씀에 빠져듭니다. 방금도 제가 발표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질문들이 너무 좋아서 제가 정답을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같은 의문을 가지고 있습니다. 라인 사태에 대한 한국 정부의 적절한 대응은 무엇이었을까? 일본 정부의 대응과 라인 사태 전개 과정은 정확히 어떠했는가? 우리 기업을 보호하는 것이 일차적인 목표였을 텐데, 네이버의 태도는 무엇이었을까? 데이터 주권 문제에서 AI 주권 이야기가 양날의 검이 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일본이 이를 우리를 향해 휘두를 수도 있기 때문에, 표현과 전략에 신중해야 합니다.

일본에서 구축된 데이터를 한국 데이터센터에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일본을 어떻게 설득할 수 있었을까? 만약 우리 정부가 강경하게 나갔을 때 일본에서 네이버에 대한 반발이 있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이러한 점들을 종합적으로 생각해 볼 수 있는 중요한 사건입니다. 앞으로 추가 정보가 나오면서 우리 기업과 정부에게 난제가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또한, 중동 등으로 AI 기술을 수출하게 되면 지적 재산권, 소유권, 처리 문제 등에서 충돌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AI 전환 시대의 국가 역할과 생존 전략

매우 중요한 지적입니다. 여재 선생님의 지적 또한, 이용자가 400만에서 1000만으로 늘어나는 과정에서 등장했던 변화를 지금 우리가 어떻게 만들어낼 수 있을지에 대한 질문은 매우 어렵습니다. 국가가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역할은 무엇이며,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지 저도 답답하게 알고 싶은 부분입니다. 제가 모호하게 종합상사와 같이 과도하게 파트너십을 맺지는 않지만,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자상하지만 엄하지 않고, 과도하게 나무라지 않는, 리버럴하고 개방적이며 언제든지 뒤로 빠질 수 있는 부모의 역할이 없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런 역할들을 찾아내야 합니다. 결국 그것을 찾아내지 못한다면 무에서 유를 창조하기 어렵습니다. 60년대생이 마이크로소프트와 애플을 만들고, 70년대생이 닷컴 버블을 주도했으며, 80년대생이 스마트폰과 SNS 혁명을 이끌었고, 90년대생들이 지금 AI 혁명을 주도하고 있다면, 앞으로 10년 뒤 AI가 제조업, 로보틱스, 바이오 등 생활 전반으로 확산되는 변화가 올 것입니다.

거의 모든 분야에서 AI가 전기와 같이 일반 목적 기술이 될 것이라고 확신하기 때문입니다. AI 전환에 국가가 계획을 세우고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타지 않으면 휩쓸려 생존 전략을 찾기 어려워지는 문제입니다. 기반이 부족하고 국가 역할도 어렵지만, 21세기의 가장 중요한 GPT 등장에 뒤처진다면, 세계 1, 2위 경제 강국으로 부상했던 경험을 다시 재현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결국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다 같이 고민하고 답을 찾아야 하는 문제입니다. 주어진 답이 없다는 것이 포기해야 할 이유는 절대 아닙니다.

일반론적인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슬라이드에 자세히 나와 있지만, 국가가 생각해 볼 수 있는 역할은 다양합니다. 인프라 측면에서는 GPU 풀링, 데이터 센터, 전력, 수원 문제 등이 있습니다. 금융에서는 도덕적 해이를 야기하지 않으면서 벤처 캐피탈을 육성할 수 있는 지원 방식을 고려해야 합니다. 인력 문제에서는 초중고교, 대학교, 직업 훈련까지 연결하여 AI와 제조업 전환을 효과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계획이 필요합니다. 조세 제도, 지역별 거점 클러스터 전략 등 다양한 아이디어를 쏟아내고, 단기적이고 가능한 것부터 효과를 볼 수 있는 것부터 진행하는 트리아지(triage) 전략이 필요합니다. 밑그림이 없는 상태에서는 각개격파식으로 트리아지 전략을 구사해야 합니다.

중국과의 관계 설정과 기술 협력

그 정도 말씀만 드리고 싶습니다. 질문이 계속 있어서 한 라운드를 더 돌리고 싶은 마음이지만, 권석준 교수님께서 '반도체 삼국지'를 쓰셨기에 마지막 질문만 드리겠습니다. 중국과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간략하게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저는 중국 전문가가 아니라는 점을 먼저 밝힙니다. 안보에 있어서는 미국 눈치를 볼 수밖에 없고, 기술적인 면에서도 미국과 협력할 수밖에 없습니다. 미국은 바이든 행정부 말기부터 동맹국을 포함한 여러 국가에 기술 제재를 가할 수 있다는 사례를 보여왔습니다. 2025년 1월, 미국 상무부는 수출 가능한 AI 기술에 대해 3개 등급(Tier 1, 2, 3)을 매겼습니다. Tier 1에는 한국, 일본 등 주요 동맹국이 포함되었고, Tier 3에는 미국의 전통적인 적성국들이 포함되었습니다. 흥미롭게도 대만은 Tier 2에 포함되었는데, 이는 대만이 미국과 공식적인 동맹 관계가 아니지만 의존도가 매우 크기 때문에 미국이 언제든지 등급을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또한, FDP(Foreign Direct Product Rule)라는 것이 있습니다. 외국에서 생산하더라도 생산 과정에 미국 기술이 조금이라도 포함되면 미국은 해당 제품의 수출에 관여할 수 있습니다. 이는 수출 허가제 또는 규제에 가깝습니다. 만약 한국이 이를 활용하여 중국에 HB를 수출한다면 FDP 규정에 걸릴 것입니다. 따라서 미국이 주요 기술에 대한 초크포인트(choke point)를 쥐고 있는 한, 이를 벗어날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한국은 중국과 어떤 관계를 가져가야 할까요? 중국과 현재처럼 균형을 맞출 수 있다면 가장 좋겠지만, 미국 정부는 점점 노골적으로 중국과 디커플링을 강요할 것입니다. 이 경우, 중국에서 버려지는 대부분의 산업은 이미 규모의 경제를 앞세운 중국에 의해 한국을 능가하거나 추월당했기 때문에 일대일 경쟁이 어렵습니다. 반대로, 미국이 제재하고 견제하는 산업에 대해 중국을 대체할 수 있는 최우선 옵션으로서 한국의 자리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파격적인 제안을 하나 드리겠습니다.

중국에서는 산업 발전의 그림자로 치열한 경쟁과 높은 실업률이 존재합니다. 좋은 대학을 졸업해도 직장을 구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화웨이 같은 경우 35세 이상 직원을 내보내기도 합니다. 따라서 똑똑한 중국 청년들이 한국에서 일할 수 있도록 한국이 전향적인 태도를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보안에 대한 철저한 필터링은 필요하겠지만, 미국이나 일본으로 가지 못하는 똑똑한 인력들이 한국에 와서 한국의 이익에 복무할 수 있도록 활용하는 방안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미국의 안보 레드라인을 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중국과의 협력을 이어가는 것도 중요합니다.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오늘 나오지는 않았지만, 제가 꼭 드리고 싶었던 말씀 중 하나는 2023년에서 2024년으로 넘어가면서 네이처 인덱스 기준으로 중국이 드디어 기초과학 양과 질 모든 면에서 미국을 추월하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앞으로 이 격차는 점점 벌어질 것입니다. 아시는 것처럼 미국의 연방 정부 지원 R&D 프로그램 대부분이 거의 삭감되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중국이 주도할 수 있는 기초과학 분야에 대해 한국이 아직 산업으로 응용되지 않는다는 보장 하에 협력할 수 있는 부분을 만들어 두어야 합니다. 또한, 미국에서 탈출하는 과학자들이 중국으로 가지 못하고 한국으로 올 수 있도록, 우리나라가 좀 더 전향적으로 인재를 육성하고 초빙할 수 있는 풀을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복합 위기 시대의 경제 안보와 한국의 대응

시간이 부족하여 권석준 교수님이 매우 빠른 속도로 말씀해 주셨습니다. 논의를 들어보시면 아시겠지만, 외교 안보 전략에 경제, 기술, 산업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잘 아셨을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오늘 AI와 반도체를 중심으로 논의했지만, 이 두 산업 전략만 생각하는 것은 아닙니다. 김종희 교수님은 우리만의 길을 찾아야 한다고 말씀하셨고, 권석준 교수님은 미국과 중국의 동향을 살펴보며 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김양희 교수님은 자유무역이 보호무역주의로 넘어가는 부분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했고, 배재 교수님은 기술 외교가 필요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1, 2세션 논의자들도 미군 철수, 대만 전쟁, 중국 봉쇄 등이 중요하지만, 이러한 틈바구니 속에서 우리의 경제는 어떻게 되는지, 산업은 어떤 영향을 받는지, 기업들은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함께 생각해 주셨으면 합니다. 이것이야말로 오늘 논의에서 빠졌지만 경제 안보입니다. 이제는 경제와 안보를 분리해서 생각하는 시대가 아니라, 복잡성을 함께 생각하며 경제와 안보를 동시에 보는 시대로 접어들고 있는 것 같습니다. 따라서 조장님께서 학술원에서 마지막 세션으로 경제 안보 세션을 넣어주신 데 대해 깊이 감사드리며, 저희 세션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AI와 반도체 기술 안보 지형 변화와 한국의 대응 전략

[AI+반도체]에 의한 기술 안보 지형 변화와 한국의 대응 전략

미중 AI 패권 경쟁과 한국의 경제안보

권석준: 세 번째 세션에서는 특히 첨단 산업에 대한 각국의 경쟁 관계, 특히 한국, 미국, 중국에 대한 내용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아시는 것처럼 기존의 지정학적 논리가 반도체, 그리고 최근에는 AI 쪽으로 무게 중심이 옮겨오면서 지정학적 논리들이 발전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정부에서는 핵심 국정 과제로 '소버린 AI', 즉 AI 주권에 대한 강조가 심도 있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이 전략이 어떠한 맥락에서 새로운 산업의 돌파구를 열어줄 수 있는지, 그리고 AI에 대해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미국, 중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이 패권 의식을 가지고 경쟁하고 있는 형국이므로, 이를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국제 정치적, 특히 경제 안보적 맥락에서도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아시는 것처럼 현재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에 가장 큰 위협이 되는 나라는 중국입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중국은 주로 저부가가치 반도체 칩 생산에만 초점을 맞췄지만, 최근에는 본격적으로 양질 전환의 단계가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AI 반도체에 대해서는 중국 내에서 반도체 공급의 내재화가 거의 이루어지는 단계까지 왔습니다. 이는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에 심대한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미국이 그동안 중국에 대해 취해 왔던 기술 제재 조치들, 특히 핵심 반도체 칩 생산을 막기 위한 여러 핀포인트 제조 전략들이 대부분 통하지 않거나, 중국에서 이를 파괴하거나 우회할 전략이 나오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중국에서는 반도체 산업이 시진핑 1기, 2기, 3기와 거의 맥을 같이하며 5년마다 주기적으로 업데이트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2014년 반도체 빅펀드 1기, 2019년 2기, 그리고 최근 2024년 반도체 빅펀드 3기에 걸쳐 빅펀드의 규모 자체가 커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3기에 들어와서는 거대한 반도체 산업뿐만 아니라 반도체 산업의 본격적인 응용, AI 반도체뿐만 아니라 모빌리티, 전력, 통신, 심지어 에너지, 첨단 바이오로 향할 수 있는 반도체 기술의 본격적인 적용들이 보이고 있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특히 올해 양회에서 강조된 것 중 하나가 바로 이 신품질 생산력인데, 이는 결과적으로 고품질·고부가가치 반도체로 가겠다는 중국의 강력한 의지이기도 합니다.

이 상황에서 중국의 AI 및 반도체 생태계를 구성하는 몇몇 핵심 기업들이 있습니다. 잘 알려진 화웨이뿐만 아니라 최근 우리나라를 비롯한 많은 나라에 충격을 주었던 딥시크 같은 업체들, 그리고 최근 오픈AI나 클로드에 비견될 만한 강력한 LMM을 만드는 알리바바 같은 기업들이 생태계를 구성하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 입장에서 주목해야 할 것 중 하나는 중국이 반도체 산업, 그중에서도 반도체 제조업에 대해 매우 집중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최근 보고에 따르면 시스템 반도체 생산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파운드리에 대해서도 중국은 이미 세계 랭킹 10위 안에 들 수 있는 파운드리 회사를 3곳 이상 확보하고 있습니다.

더 재미있는 것은 그동안 파운드리라고 하면 항상 대만의 영향력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TSMC와 같이 압도적인 영향력을 가진 업체들의 지위는 거의 흔들리지 않지만, 그 뒤를 받쳐주던 UMC, PSMC, 뱅가드 같은 업체들의 영향력이 줄어들고 있으며 그 자리를 중국 업체들이 대체하고 있습니다. 제가 이것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씀드리는 이유는 중국 파운드리가 아직 TSMC나 삼성 파운드리 수준의 기술력을 갖춘 것은 아니지만, 파운드리 업체들이 매우 많은 수의 팹을 늘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팹을 많이 늘리는 것뿐만 아니라 이 팹들의 기술력도 쌓이고 있습니다.

따라서 AI 반도체나 애플 실리콘 같은 특정 고성능 반도체가 아닌 다른 영역의 반도체, 예를 들어 산업용 반도체, 바이오, 일반적인 전력이나 통신 반도체 등 다양한 영역에서 상대적으로 미들테크나 레거시 공정을 채용하는 영역에서는 중국 파운드리의 영향력이 점점 커질 것이며, 이것이 앞으로 10년 안에 전 세계 레거시 파운드리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또한, 이러한 파운드리 업체에서 눈여겨봐야 할 것 중 하나는 단순히 제조에서 끝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파운드리에는 당연히 그에 걸맞은 공정 장비도 필요합니다. 그런데 공정 장비에 대해 중국의 약점으로 지적되었던 것은 대부분의 첨단 공정 장비는 미국, 일본, 네덜란드 장비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의존도마저도 파운드리가 양적으로 팽창하면서 국산 장비에 대한 3중 보조금이 들어갑니다. 여기서 말하는 3중 보조금이란 이런 것입니다. 예를 들어 우리가 파운드리를 만들 때 중국 정부에서 보조금이 들어가고, 그 파운드리에서 중국산 장비를 살 때 장비 회사에 대한 보조금이 들어가고, 거기서 만드는 칩을 사가는 업체에 대해 칩 구매 조건으로 인센티브가 부여되면서 3중의 보조금이 들어가고 있다는 것이 보입니다. 이로 인해 여전히 미국의 기술력 격차는 크다고 볼 수 있지만, 기술 격차들이 매우 많이 줄어들고 있는 형국을 관찰하고 있습니다. 또한, 반도체가 기반을 닦으면서 다음 단계인 AI로의 생태계가 자연스럽게 연계되고 있다는 것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보통 반도체와 AI를 이야기할 때 따로따로 잘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반도체와 AI를 함께 이야기합니다. 그 이유는 아무리 NVIDIA 같은 회사들이 GPU를 잘 설계하더라도, 설계된 칩을 실제로 물리적으로 만드는 데에는 반드시 그에 걸맞은 제조업 생태계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말씀드렸던 TSMC와 같은 전문적인 파운드리 팹이 없으면 그 천하의 NVIDIA도 GPU를 설계만 하고 만들지는 못합니다. 중국은 지금 그런 기반을 미리 닦아놓고 있고, 그 위에서 AI 쪽으로 더 내재화될 수 있는 일종의 고속도로를 깔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대만입니다. 말씀드렸던 파운드리를 가진 대만뿐만 아니라, 대만 자체가 특히 파운드리에서 10나노 이하급, 즉 최첨단 공정이라고 부를 수 있는 영역에서 지배력이 매우 큽니다. 그래서 미국에서는 이 대만을 중심으로 대만, 미국, 중국이 이루는 실리콘 트라이앵글 개념이 지금까지 잘 나오고 있는데, 미국에서는 대만의 첨단 반도체 생산에 대한 의존도가 높으니 이를 어떻게든 완화하겠다는 전략이 구체화되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 대만에 있는 주요 파운드리 팹 중 첨단 공정을 채용하는 팹들을 최대한 미국으로 리쇼어링시키는 방법입니다. 예를 들어 TSMC는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근처에 1,650억 달러를 투자하여 3나노 공정급 팹들을 짓고 있습니다. 또한 삼성전자도 텍사스주 테일러에 팹 9곳 이상을 짓고 있으며, 상당수 팹은 5나노 이하급 첨단 공정을 채용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만, 미국, 중국이 이루는 실리콘 트라이앵글에서 이번에는 중국이 얼마큼 첨단 공정을 따라잡을 수 있을지가 해당 지역의 경제 안보, 나아가 인태 지역 안보까지 좌우할 주요 요인이 됩니다.

지금 추세대로라면 미국은 2030년대 중반까지 적어도 20~30% 정도의 공급망을 확보하게 됩니다. 현재 5% 이하에 비하면 매우 많이 확보되는 것입니다. 그만큼 대만의 지배력은 줄어들게 되고, 또 하나 고려해야 할 것은 그 와중에 중국의 10나노 이하급 팹들이 얼마큼 늘어날 것이냐 하는 부분입니다. 현재 객관적인 수치만 보면 10나노 이하급 중국 파운드리 팹의 비중은 아직 2~3% 정도밖에 안 됩니다. 하지만 현재 투자가 중국 계획대로 이루어진다면 2030년대 중반쯤에는 적어도 5% 이상 될 가능성이 높고, 특히 이 과정에서 중국의 주요 파운드리 팹, 특히 화웨이의 섀도우 팹들이 자본력이나 경쟁력이 약해진 대만의 2, 3, 4위권 파운드리에 대한 지배력을 더 확충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미국의 AI 패권 전략과 한국의 역할

이것들은 앞으로 실리콘 트라이앵글에 대한 지정학적, 기정학적 구도를 바꿀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미국은 AI에 대해 국가 시책 관점에서 매우 많은 패권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습니다. 올해 초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시작되자마자 발표된 스타게이트 프로젝트가 바로 그런 미국의 전략의 대표적인 사례라고 볼 수 있습니다.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는 규모만 하더라도 매우 큽니다.

5천억 달러에 달합니다. 이 펀드의 상당 부분을 민간 기업도 참여하지만, 미국 정부에서도 직간접적인 투자를 합니다. 그리고 어제 미국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에서 발표한 'Winning the Race: America’s AI Action Plan'이라는 백서에서는 보다 노골적인 미국의 AI 패권 전략들이 보이고 있습니다.

제가 노골적이라고 말씀드린 이유는, 이미 미국은 AI를 자국 동맹국들, 핵심 이익을 나눌 수 있는 나라들에 대해 등급을 나눠 GPU 같은 핵심 AI 자산을 수출 통제하는 정책을 펴고 있었는데, 여기에 더해 최근 업데이트된 전략에 따르면 이제는 미국이 주도하는 AI 기술 생태계에 핵심 동맹국들이 참여하게 하는 것을 거의 강요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동시에 그 생태계에 접근하지 못하게 될 핵심 경쟁국들에 대해서는 통제 정책을 더 강화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는데, 모두가 알다시피 그 핵심 경쟁국은 중국을 말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미국이 말하는 AI 생태계 접근성은 결국 표준 싸움이 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당연히 우리가 이 표준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AI 모델과 AI 생태계뿐만 아니라 그 다음 단계까지 생각해야 합니다. 여기서 말한 다음 단계란 AI가 AI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제조업, 방위 산업 등 다양한 도메인을 가진 산업으로 적용되는 모든 스필오버 효과를 의미합니다. 그래서 미국은 현재 '제조업이 많이 약하다', '리쇼어링 어렵다'는 이야기들을 하는데, 결국 이것을 게임 체인저로 보고 있다는 생각을 할 수 있습니다. 특히 미국은 저 백서에서 AI에 대한 규제나 안전 문제는 지금 잠깐 페이지를 덮는다고 말합니다.

AI를 더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민간에 대한 규제를 상당 부분 철폐하고 성능을 최대한 높여 인공지능으로 가는 고속도로를 뚫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AI 패권 전략을 미국이 계속 유지하기 위해서는 반도체 기반이 매우 중요합니다. 따라서 한국이 미국과 안보, 특히 경제 안보 관점에서 협력을 구체화할 전략이 있다면, 한국은 미국에 다음과 같이 제안해야 합니다. 미국은 아직 첨단 반도체를 완전히 자체 생산할 능력이 없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동아시아, 특히 현재 가장 많이 의존하고 있는 대만에 기댈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대만은 미국의 동맹국이 아니며 외교 관계도 없습니다.

중국의 AI 기술 내재화와 도전

결과적으로 미국과 동맹을 맺고 공급망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나라는 한국과 일본입니다. 그러나 일본은 반도체 제조 기반이 많이 약해진 상태이므로, 기술적인 맥락에서 한국은 미국이 구상하는 AI 패권 전략에 있어 가장 중요한 기술 파트너가 될 수 있습니다. 미국은 중국과 파트너십을 맺을 수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우리가 생각해 볼 수 있는 부분입니다. 그렇다면 중국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중국의 전략은 하나입니다. 끝까지 버티는 것입니다. 미국이 제재하고 있는 반도체와 AI 분야에서 하나씩 공백 기술을 내재화하고 있습니다.

내재화를 추진하더라도 기술 격차는 여전히 존재합니다. 전체적으로 약 70% 수준에 도달했지만, 올해 1월 딥시크 쇼크에서도 보았듯이 중국은 미국의 제재를 극복하기 어렵다면 우회하는 방법을 택합니다. 우회도 어렵다면 파괴하는 방식으로 다양한 실험을 합니다. 이러한 실험을 수행할 충분한 자본력과 압도적으로 많은 전문 인력이 있습니다. 전 세계 AI 분야 상위 100대 연구기관 중 약 70%가 중국계이거나 중국인입니다. 즉, 전 세계 AI 기술은 현재 중국 인력 없이는 돌아가지 못할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중국은 이 부분에 대해 자신감을 얻고 있습니다.

한국의 AI 생태계 구축과 소버린 AI

특히 중국의 반도체 및 AI 생태계의 핵심인 화웨이, 알리바바, 바이트댄스, 바이두, 룽손, SMIC 등 민간 기업들이 반도체 및 AI 풀스택 생태계를 매우 빠르게 내재화하고 있으며, 이러한 내재화된 기술들이 양적 성장을 질적 성장으로 전환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합니다. 특히 한국의 입장에서 AI를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고민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모델의 스케일 업이 중요했다는 것이 일반적인 통념이었다면, 앞으로는 구체적으로 어떤 산업에서 ‘어떠한 추론이 가능할 것인가’, ‘어떠한 응용이 가능할 것인가’가 AI의 핵심이 될 것입니다.

따라서 거대한 AI를 만들기 위한 비싼 GPU뿐만 아니라, 작업 특화에 적합한 목적 지향적인 AI 반도체 개발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앞으로 NVIDIA가 지배하고 있는, 더 나아가 NVIDIA, TSMC, SK하이닉스, 폭스콘 등 소수 기업이 지배하고 있는 현재의 AI 및 반도체 글로벌 공급망 독점 구조는 다변화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다변화는 위기가 될 수도 있지만, 한국 기업에게는 매우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특히 AI 반도체가 향하는 다음 전장은 다른 제조업 분야입니다.

반도체뿐만 아니라 에너지, 바이오 테크놀로지, 조선, 항공, 제철 등 기존 산업으로 확장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영향력에 대해 민주적 거버넌스를 통해 통제하면서도 산업 기반을 확충할 수 있는 선진국 중 거의 유일한 나라인 한국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은 이를 위해 소버린 AI를 추구하고 있으며, 각 권역별로 AI 데이터 센터를 구축하려는 계획도 가지고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관건은 과연 이러한 수준의 AI 투자를 통해 기반을 갖출 수 있을 정도의 인프라를 주도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점입니다.

전력망, 산업용수, 통신망 등은 매우 중요하지만, 이는 5년 또는 10년 단위의 정권 차원 문제가 아니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추진해야 할 산업 정책입니다. 저는 인천공항이나 KTX 건설보다 훨씬 더 많은 비용과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항상 강조합니다. 따라서 이러한 정책 추진에는 장기적인 안목이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한국이 유일하게 잘할 수 있는 제조업 분야에서의 AI 역할을 통해 새로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사례 연구를 전 세계에 제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는 미국과의 협상에서 중요한 카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AI 생태계 중심 접근을 통한 도약 전략

AI 생태계 중심 접근을 통한 도약 전략: 국가 주도 AI 산업 발전의 여러 갈래 길

박종희: 제가 발표할 내용은 한국의 경제 안보, 특히 AI를 중심으로 한 경제 대전환과 미중 갈등 속에서 한국이 나아갈 비전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 하는 큰 주제였습니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한 가지 이야기만 전달하고자 합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저희 경제안보 클러스터에서 새 정부를 위한 경제 안보 전략 보고서를 인쇄소에 맡겼으니, 출간되면 참고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AI 기술 혁신 생태계: 국가 주도 vs. 창발적 도전

현재 새 정부의 AI 공약을 요약하면, 목표는 AI 세계 3강 진입입니다. 미국과 중국이 2강이 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그 뒤를 한국이 잇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민간 투자 100조 원에 정부 예산을 확대하고, 부족하면 국민 펀드를 조성할 계획입니다. 인프라 측면에서는 권석준 교수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GPU 5만 개를 구매하여 공유하고, 권역별 데이터 클러스터를 설치하여 전력 공급을 확보하며, AI 사회간접자본을 충분히 구축하는 방안을 추진합니다. 인재 양성을 위해 AI 단과대학 신설 및 처우 개선도 본격화할 예정입니다. 여기에 맞춰 양자 컴퓨팅, AI x 등 다양한 분야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한번 생각해 보았습니다.

발표 전에 과연 이러한 방향으로 나아갔을 때 성공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정부가 양자 컴퓨팅에 집중해야 한다고 결정하면, 과연 한국이 미국, 중국과 대등하거나 비견할 만한 양자 컴퓨팅 기술을 성공적으로 개발할 수 있을까요? 과학자나 관료도 확신할 수 없습니다. 결국 이를 알 수 있는 것은 결과적으로 시장입니다. 시장이 선택하는 것입니다. OpenAI가 처음 GPT를 기반으로 무언가를 만들겠다고 했을 때, 당시 GPT는 트랜스포머 기술이었고 이는 구글이 개발한 것이었습니다. 사람들은 구글과 같은 거대 기업을 이기고 GPT를 만들 수 있겠느냐고 의문을 제기했지만, 일론 머스크를 포함한 투자자들이 10억 달러를 투자했고, 결국 샘 알트먼의 주도하에 GPT 1, 2, 3가 출시되어 구글을 따라잡았습니다.

샘 알트먼이 OpenAI가 구글의 트랜스포머 기술을 뛰어넘을 수 있다는 것을 누가 알았을까요? 아무도 몰랐습니다. 하지만 미국은 스타트업에 분산 투자했고, 그중 OpenAI가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비슷한 개발과 투자를 했던 다른 스타트업들은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거나 포기했을 것입니다. 시장에서의 창발적인 도전과 실패, 그리고 그 과정에서 형성되는 생태계만이 AI 기술을 담보할 수 있는 핵심적인 원천 기술, 선진 기술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 미국과 중국이 보여주는 현실입니다. 국가가 아무리 주도하더라도 AI 기술 3강에 진입하려면 다른 방법으로는 어렵습니다. 국가나 대학이 정해준 방향으로는 효과적인 기술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더구나 우리는 예산 100조 원을 생각하지만, 아마존의 AI 예산은 145조 원이며 구글이나 애플은 그보다 더 많을 것입니다. 이러한 자본 경쟁에서도 한국은 미국과 중국에게 이기기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질문해야 할까요? AI 개발, 제조업 혁신, 양자 컴퓨팅 등에 대해 이야기할 때, 우리는 자연스럽게 삼성, LG, SK와 같은 대기업을 떠올립니다. 그 회사들이 주도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하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미국과 중국에서도 AI의 대대적인 혁신을 이끈 회사는 글로벌 대기업이 아닙니다. 인텔은 삼성과 함께 뒤처지고 있고,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는 AI 사업을 아웃소싱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이 발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거대 기업들은 AI와 같은 파괴적 혁신을 따라가기에 적합하지 않은 체급, 조직, 관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대기업, 즉 티라노사우루스 같은 거대 기업만 존재하는 경제에서는 AI의 창발적인 혁신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거대 기업 옆에 더 경량화된 벨로시랩터 같은 존재가 필요합니다. 쥬라기 공원처럼, 인간이 잠근 문을 여는 것은 티라노사우루스가 아니라 벨로시랩터입니다. 벨로시랩터 같은 작은 공룡들이 창발적으로 도전하고, 그 기술을 대기업에 필요한 기술로 받아들이며 협력하는 관계가 필요합니다. 또한, 가능성 있는 기업에 대기업이 초기부터 벤처 캐피탈로 투자하여 육성하는 생태계가 만들어져야 합니다. 결국 파괴적 혁신은 내부보다는 외부에서 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물론 내부에서도 노력이 필요하지만, 미국과 중국의 대기업 실패 사례(칭화윤, 애플 등)를 보더라도 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결국 우리는 우리에게 맞는 창발적인 생태계를 만들어야 합니다. 창발적인 생태계를 주도하는 사람은 누구여야 할까요? 현재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는 페이스북 창립 당시 19세였습니다. 84년생인 그는 소셜 네트워크 영화에서 보듯 소송으로 곤경에 처했을 때, 자금이 떨어지고 궁지에 몰렸습니다. 그때 마크 저커버그를 구해준 사람은 숀 파커입니다. 79년생인 숀 파커는 1차 닷컴 버블 당시 P2P 사업으로 냅스터에서 큰돈을 벌었고, 기술 감각과 자본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가 투자할 만한 벤처 캐피탈리스트들을 많이 알고 있었다는 점입니다. 숀 파커는 마크 저커버그의 가능성을 보고 투자를 이끌어주었고, 결국 페이스북의 초대 사장이 되어 막대한 부를 축적했습니다.

현재 SNS 혁명을 주도하는 기업가들은 대부분 80년대 중반 생입니다. 양원평도 85년생입니다. AI 혁명을 주도하는 주역들은 주로 90년대 후반생, 즉 97년생(한국 나이로 28~29세)입니다. 이들이 메타에서 채용 제안을 받을 때 얼마를 제시하는지 신문을 통해 보셨을 것입니다. 메타는 1~2억 달러(1,400억~2,800억 원)를 제시하며 S급 인재를 영입하려 합니다. 이 팀을 이끄는 수장인 알렉스 왕 역시 97년생으로, 이미 20조 원에 계약이 완료되었습니다. 양원평이 설립했던 회사의 딥스 모델 개발에 참여했던 핵심 여성 기술자 중 한 명인 러프리도 95년생입니다.

즉, 20대 후반의 젊은 인재들이 엄청난 위험을 감수하지만 그에 따른 보상을 기대하며 밤낮없이 일한 결과가 AI의 혁신적인 파괴적 혁신을 이끌고 있습니다. 우리의 97년생은 어디에 있으며, 97년생을 이끌어줄 85년생은 어디에 있고, 그 85년생에게 다리를 놓아줄 70년대생은 어디 있는지 돌아볼 때입니다. 경제학이나 정치학을 전공한 사람들은 대기업 내부에서 혁신이 어려운 이유에 대한 이론적 배경을 이미 가지고 있습니다. 결국 작고 경량화되어 있으며, 확실한 보상이 보장된 상황에서 모든 것을 던지는 기업가로부터 혁신이 나온다는 것을 역사적 사례를 통해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왜 AI 분야에서는 그렇게 되지 않고 국가나 대기업이 주도하면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지, 저는 그것이 오산이라고 생각합니다.

2019년 네이처에 실린 'Big team develops, small team disrupts' 논문에 따르면, 50년 동안 6,500만 건의 특허와 논문을 조사한 결과, 큰 팀은 점진적인 발전을 주도하는 반면, 작은 팀은 급진적인 혁신을 주도했습니다. 이 논문은 학문적으로 검증되었고, 미국과 유럽의 사례에서도 확인되었습니다. 한국에 활기찬 20대 후반의 젊은이들이 모여 밤샘 개발에 몰두하는 분위기가 없다면, 그리고 젊은이들에게 믿고 투자하며 5~10년간 개발에 전념하라고 격려하는 벤처 캐피탈리스트가 없다면, 한국의 AI 혁신과 AI 3강 진입이 과연 가능할까요? 국가가 양자 컴퓨팅과 AI x의 방향을 지시하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일까요? 이는 어려운 문제입니다.

미국과 중국의 AI 생태계 모델 비교

미국과 중국을 비교해 보면, 미국은 거대한 자본 시장에서 민간 스타트업 중심의 생태계가 견고하게 형성되어 있으며, 실리콘밸리와 같은 두터운 네트워크가 잘 보장되어 있고 주요 권역으로 스타트업이 확산되어 있습니다. 중국은 중앙-지방 관계를 활용하여 지방 정부 주도와 민간 부문의 협력을 통해 양적 성장 단계를 넘어 질적 성장으로 도약하고 있습니다. 프랑스나 EU는 국가 주도 중심으로 기술 주권을 보호하고 유럽 시장을 안정적으로 활용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2024년 AI 투자 현황을 보면, 벤처 투자는 A, B, C 단계로 나뉩니다. A단계는 가장 초기 단계로, 확실성은 없지만 아이디어만으로 투자하며 성과가 있으면 큰 보상을 받습니다. B단계는 조금이라도 성과가 있는 경우이며, C단계는 시장에 출시할 상품이 어느 정도 반응을 얻은 상태입니다.

모든 분야에서 국가가 자금을 전액 투여하고 보증해야 할까요, 아니면 특정 단계에서 지원해야 할까요? 이는 매우 정밀하게 고려해야 합니다. 도덕적 해이를 최소화하면서 모험적인 투자를 장려할 수 있는 설계를 해야 하며, 이는 AI 분야마다 다릅니다. 미국은 벤처 투자가 AI에 집중되어 있다는 강점이 있지만, 어떻게 보면 권석준 교수가 지적한 것처럼 약점이기도 합니다. 1억 달러를 지원하는데 누가 제조업의 AI 응용을 생각하겠습니까? 만약 여러분이 AI를 개발할 수 있다면 1억 달러 연봉을 향해 실리콘밸리로 몰려갈 것입니다. 이것이 미국 시장의 장점이지만, 또한 엄청난 단점입니다.

정치, 경제 분야의 인력 빼가기(poaching)는 정당한 보상을 만들어주기도 하지만, 과도하면 산업의 기반을 허물 수도 있습니다. 미국에서 벤처 투자는 매우 취약한 편입니다. 따라서 벤처 투자의 여러 단계에서 국가가 어느 수준에서 어떤 보상을 해야 할지는 분야마다 정확하게 설계해야 합니다. 도덕적 해이를 최소화하면서도 과감한 투자가 가능하도록 설계해야 합니다. 중국의 경우, 딥시크 혁명이 일어났을 때 왜 바이두, 텐센트, 화웨이 등에서 먼저 나오지 않고 딥시크에서 나왔을까요? 2015년 하이플라이어 투자 헤지펀드를 만들어 돈을 벌었고, 그 과정에서 다른 회사들은 무엇을 했는가? 역시 경량화되고 소형화되었으며, 엄청난 보상 체계를 확실하게 가진 소형 벤처 기업의 강점입니다.

그래서 딥시크는 빠른 시간 내에 혁신하여 2023~2024년에 혁신적인 제품들을 개발할 수 있었습니다. 그 뒤에는 중국 중앙 및 지방 정부도 있었지만, 중국의 대기업과 투자자들이 튼튼하게 지원했습니다. 미국은 자본시장 중심의 민간 주도형입니다. 하지만 미국과 중국이 무조건 강점만 갖고 있고 돈이 많다고 해서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기업 간 과도한 경쟁으로 인한 인력 빼가기, 또는 부가가치와 보상이 가장 확실한 업스트림에 집중되는 인센티브 구조로 인해 미드스트림이나 다운스트림의 AI 적용에 대한 인센티브가 부족합니다. 저는 그 부분이 한국에게는 정말 중요한 전략적 요충지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산업 확산이 미흡하고, 미국에 대해 저런 말을 하게 될지 몰랐지만 정치적 불안정성도 위험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한국 AI 생태계의 강점과 전략적 공략 지점

금융시장이 쉽게 과열되어 과다 지급(overpayment)이나 과다 보너스(overbonus)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중국의 경우, 보조금 중심 구조로 인한 도덕적 해이가 나타날 가능성이 여전히 있습니다. 글로벌 표준과 단절되어 갈라파고스화될 경우, 중국 기술이 세계 기술이 되지 못할 가능성이 있으며, 미중 갈등이 심화될수록 그 가능성은 더욱 커집니다. 프랑스 역시 국가 개입 위주의 투자가 갖는 한계가 있습니다. 한국은 약점만 이야기했지만, 상대적 강점도 많습니다. 세계적인 반도체 생태계를 가지고 있고, 글로벌 제조업 및 IT 기업 기반을 보유하고 있으며, 디지털 전환 수요가 강한 제조업 기반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정부의 전략적 기획력, 즉 국가 주도 성장을 주도하고 외환위기를 극복하며 대기업 체질 개선을 주도했던 경험(머슬 메모리)을 갖고 있습니다.

그 머슬 메모리를 민주화된 정부가 선용한다면 AI 전환에서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우수한 인재풀과 한국계 디아스포라가 있습니다. 중국계 미국인들이 메타의 핵심 스카웃 대상이 되어 화제가 되었는데, 우리 한국계 미국인들과 다른 외국인 우수 인재들도 생각보다 많고, 이들의 네트워크는 AI 전환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저희가 직접 오픈 알렉스(Open Alex)를 분석한 결과, AI 관련 연구 역량 평가에서 2023년까지 한국의 순위는 나쁘지 않습니다. 급격하게 올라간 나라를 보시면, 사우디아라비아가 집중적인 AI 투자를 하면서 순위가 급격하게 상승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은 AI 관련 연구 논문 수입니다. 2015년은 하이플라이어 회사가 만들어진 시점이며, 딥시크의 시작은 2016년경이었습니다. 이때 중국(보라색)의 AI 연구가 양적으로 엄청나게 늘어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양적 연구가 과연 질적 연구로 이어졌을까 하는 질문입니다. 질적 연구를 확인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인용 지수를 보는 것입니다. 상위 1% 인용 지수를 보면, 물론 중국 내 코사이테이션(co-citation)이 많을 가능성은 있지만, 중국에서 2015년에 중대한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한국의 AI 생태계 구축을 위한 제언

중국이 그동안 양적으로 투입하던 것이 질적인 변화를 주도하기 시작했고, 공교롭게도 2015년은 딥시크의 초기 모델이 개발되던 2015~2016년과 비슷하게 맞아떨어집니다. 따라서 전략적 시작점은 한국이 미국, 중국 모델을 모방하기보다는 이 제약 속에서 성공이 가능한 구조를 설계할 필요가 있습니다. 국가는 인프라 제공자, 인센티브 설계자로 나서야 합니다. 셀렉티브 보조금보다는 보편적 보조금을 지급하여, 심지어 한국에 투자한 외국 기업도 그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문을 개방하여 외국 투자를 유도해야 합니다. 중국식도 미국식도 아닌, 제3의 길로서 정부가 AI 생태계를 육성하는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야 합니다.

이 자체 생태계 구축을 통해 세계로 진출하고 있는 K팝처럼, 서태지의 파괴적 혁신 이후 기획사들이 등장했지만, 일종의 노예 계약 논란을 거치면서 아티스트에게 정당한 분배, 심지어 최근에는 안무가에게까지 정당한 분배가 이루어져 보상 체계가 K팝 혁신을 가져온 것은 사실입니다. 이와 같이 대규모 투자, 인재 육성, 공정한 보상, 자율과 창의를 이끌어내는 것이 충분히 가능합니다. 따라서 정부는 인프라와 제도, 생태계를 설계하고 장려하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대기업, 스타트업, VC, 대학 연구기관, 정부 이 다섯 주체가 서로 생태계를 조성하는 각자의 역할이 있습니다. 그 역할을 조율하는 것은 당분간 정부가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물론 벤처 캐피탈이 충분히 성장하면 벤처 캐피탈이 주도하는 방식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며, 정부는 인프라 제공자, 시간 육성자, 제도 설계자의 역할을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공학자 처우 개선과 사회적 보상 체계

제가 생각하기에, 우리 기업이 아직 발전하지 못했을 때 종합상사가 기업들의 문제를 해결하고 무역 금융 및 해외 시장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을 했던 것처럼, 이제 막 시작한 스타트업에게 국가가 그런 역할을 해줄 수 있습니다. 세제 혜택을 제공하고, 구로디지털단지처럼 법인세 혜택을 주거나 토지 보상을 해주고, 공유 오피스를 만들어주는 등의 해결책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이는 매우 중요합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강조하겠습니다. 구체적인 정책 제안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공학자에 대한 처우 개선입니다. 대학의 보상 체계를 급격하게 바꿀 수 없다면, 정부가 새로운 포상 체계를 개발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수 공학자들에게 포상을 주는 제도로 간접 지원을 하고, 세계적인 S급 인재를 유치하는 데 정부가 앞장서야 합니다. 무엇보다 사회적인 보상 체계가 바뀌어야 합니다. 'Why?'와 같은 어린이 책에 공학자가 얼마나 등장하나요? 연예인이나 정치인은 있지만 공학자는 거의 없습니다. 초등학생에게 롤 모델은 매우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데니스 홍 한 사람이 로봇 과학자가 되겠다는 수많은 초등학생을 만들어냈습니다. 지금 우리도 중국에서 딥시크 개발자가 사회적 영웅이 되고 보상 체계가 다소 과한 감은 있지만, 저는 이것이 상당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물질적, 사회적 보상 체계가 공학자들 중심으로, 기존의 노벨상 위주 또는 문과 위주의 보상 체계에서 공학 위주로 상당한 중심 이동이 필요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발표자 소개

권석준 성균관대 교수.

박종희 서울대 교수.


담당 및 편집: 오인환 EAI 수석연구원
문의: 02 2277 1683 (ext. 202) | ihoh@eai.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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