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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과 세계] 이란 전쟁이 촉발한 세계질서의 구조적 변화와 재구성

분류
멀티미디어
발행일
2026년 5월 4일
관련 프로젝트
북한 바로 읽기(Global NK Zoom & Connect)

편집자 주

박원곤 EAI 북한연구센터 소장(이화여대 교수)은 미국-이란 전쟁이 세계질서에 미치는 구조적 변화를 네 가지 핵심 축으로 분석합니다. 박 소장은 이번 전쟁으로 미국이 미중 전략 경쟁에서 이탈하여 중국이 '전략적 평온기'를 누리는 가운데, 유럽은 미국 없는 NATO 시나리오를 준비하는 한편 세계 에너지 공급망은 국가 간 생존 경쟁의 전장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진단합니다. 저자는 한국 역시 안보·경제·에너지 측면에서 동시다발적 도전에 직면해 있어 '한 축에만 기대는 전략'을 재검토하고 다층적이고 복합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0416] 북한과 세계.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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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Tube 링크 : https://www.youtube.com/watch?v=vIbvofk0I8s

■ 저자: 박원곤 _동아시아연구원 북한연구센터 소장. 이화여자대학교 북한학과 교수.


■ 담당 및 편집: 임재현_EAI 연구원

    문의: 02 2277 1683 (ext. 209) | jhlim@eai.or.kr

영상 스크립트

안녕하십니까? 박원곤의 북한과 세계를 시청해 주시는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오늘은 지난번에 이어서 이란-이스라엘 전쟁에 대해서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계속해서 주제를 다루는 이유는 미치는 영향이 워낙 크기 때문에 한반도뿐만 아니라 세계 질서의 하나의 변곡점이 될 수 있을 정도의 의미를 갖는 전쟁이라고 판단됩니다. 지난번에 이어서 이 전쟁이 미치는 큰 틀에서의 영향을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현재 상황을 잠깐 말씀드리면, 지난번 1차 협상이 지나고 미국과 이란 사이에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2차 협상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그간의 과정을 말씀드리면, 미국이 약 15개에서 20개 정도의 휴전을 위한 협상 조건을 내세웠고, 이에 대해 이란은 처음에 5개 정도로 답했다가 결국 10개 정도로 조정되었다고 언론에 보도되었습니다. 중요한 것은 1차 협상을 하고 나서 두세 개 정도로 좁혀졌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는 점입니다. 가장 핵심은 이란이 농축 우라늄을 할 수 있는 권리를 갖느냐 마느냐의 문제입니다. 약 440kg 정도 되는 60% 농축 우라늄을 어떻게 처리하느냐의 문제, 이 두 문제가 핵심 사안입니다.

미중 전략 경쟁 구도의 변화

그 외에도 완전히 풀리지 않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 문제, 미국이 1차 협상 기간 중에 역봉쇄를 시작한 상황, 그리고 세 번째는 이스라엘이 레바논 헤즈볼라에 대한 공격을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것이 가장 큰 의제라고 판단됩니다. 이 외에도 경제 제재 해제 문제라든지 동결 자산 해제 문제 등은 농축 우라늄 핵 문제와 연계되어 논의될 것이기 때문에, 큰 틀에서 이 세 가지 의제가 다음 주 정도에 미국과 이란 사이에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됩니다. 오늘 드릴 말씀은 이번 전쟁이 세계 질서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클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네 가지 정도의 측면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첫 번째는 미국이 미중 전략 경쟁에서 이탈하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는 점입니다. 지난 11월에 미국에서 국가안보전략서가 나왔고, 올 1월에 국방전략서가 나왔습니다. 이 두 전략서에서는 분명히 중국을 최우선 경쟁자로 지목했습니다. 전에 말씀드렸던 것보다 강도는 약하지만, 중국을 적이라고 표현하거나 중국의 위협이라고 표현하거나 중국 자체를 위협으로 규정하는 표현은 없는 상태입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중요한 것은 중국을 미국의 최대 경쟁자로 여기고, 이에 대한 대응을 가장 중요한 대응으로 삼았다는 점입니다. 그런데 이번 전쟁으로 인해서 과연 미국이 그것을 제대로 이행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역량과 의지, 능력이 되느냐 하는 질문을 던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판단됩니다. 인도·태평양에 집중하려는 결국 중국 견제를 하려는 이 전략이 상당 부분 삐걱거리게 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됩니다. 일단 대규모 군수 물자가 사용되었습니다. 한국에 있는 패트리엇 대대라든지, 사드 대대 전체가 움직인 것은 아니지만, 미사일의 상당 부분이 중동으로 이동했을 가능성은 높습니다. 한미 당국이 공식적으로 확인해주지 않고는 있지만, 움직이는 모습은 충분히 포착되었습니다. 그러기 때문에 전반적인 미국의 역량, 이 지역에 집중하고자 하는 군사적 역량이 이전보다는 낮아진 것은 분명합니다.

중국은 이러한 기회를 틈타서 이른바 '전략적 평온기'를 누리고 있다고 판단됩니다. 미국이 중동에 정신이 팔린 사이에 중국이 원하는 여러 가지 전략적 방향의 발전을 충분히 이루고 있다고 판단됩니다. 자신들이 갖고 있는 취약점을 없애고 국력을 키울 기회를 얻은 것입니다. 지난번 중국에서 새로운 5개년 계획이 나왔는데, 내용을 보면 세 가지가 핵심입니다. 대회 의존도를 줄이고, 산업 기술을 고도화하며, 공급망 자립도를 높이겠다는 것입니다. 한 가지 예로 인공지능 경쟁 면에서 보면, 미국은 현재 생성형 AI에 집중하고 있지 않습니까? 반면에 중국은 생성형 AI 외에도 로봇 기술이 빠르게 실용화되고 가격 경쟁력 등 모든 면에서 세계 1위를 달리고 있으며, 상당 부분 격차를 벌리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이런 로봇 공학의 문제, 5G를 넘어서 6G의 문제, 최첨단 AI라고 불리는 등의 투자를 다변화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반면에 미국은 전쟁을 하고 있기 때문에 재정 여력과 정치적 집중력이 훨씬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요. 이 틈을 중국이 파고들고 있습니다. 그래서 미중 경쟁의 무게추가 조용하지만 중국 쪽으로 현재 상황이 길어질수록 기울어지는 모습을 연출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미중 간의 관계에서 미국의 장점, 능력 여러 가지 것들이 이번 전쟁 이후로 인해서 약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유럽의 자주 국방 강화

두 번째는 유럽의 홀로서기가 더욱 빨라질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그저께 월스트리트저널 분석 기사가 나왔는데, 여기에 내용을 보면 미국이 NATO에서 빠져도 최소한 스스로 버틸 수 있는 군사 구조를 만들어 주자는 것이 가장 핵심적인 목표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세 가지 축을 준비하고 있다고 알려지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 NATO의 기존 지휘·군수 구조를 그대로 쓰되, 병력이나 전략 자산이 빠져나가더라도 유럽 국가들이 자체적으로 작전을 지속할 수 있는 '미국 없는 NATO 시나리오'입니다. 지금 NATO의 기존 지휘·군수 구조는 미국 주도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미국이 빠졌을 경우에는 NATO 스스로 이것을 해 나갈 만한 여러 가지 영향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데, 트럼프 대통령의 거친 발언에 따라서 이제는 미국이 없어질 경우에도 스스로 이것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겠다는 것이 첫 번째입니다. 두 번째는 유럽연합 차원의 재무장 계획입니다. EU 플러스 영국이 NATO라고 볼 수 있습니다만, EU 차원의 재무장 계획이라는 것입니다. 2025년에 발표된 '데뷔세의 레드니스 2030'이라든지 유럽 재무장 계획 약 8,000억 유로 규모를 쓰는 것인데요. 이것을 계속해서 적극적으로 수행하겠다는 것이 다시 한번 이번 전쟁을 통해서 확인이 되고 있고, 또 2030년까지 국방비를 GDP의 2.5에서 5%에서 3% 수준으로 올리고, 트럼프 대통령이 강력하게 요구해서 5%라고 얘기를 했습니다만, 5%는 간접 비용까지 포함합니다.

실질적으로 2.5에서 3% 정도 수준을 올리고 군수 체계에도 유럽에 있는 이른바 '유로피안 군수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것 외에도 첨단 드론이라든지 AI 같은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것입니다. 유럽 차원에서 재무장 계획이 준비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마지막 세 번째는 이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독일의 태도 변화입니다. 그간 독일은 적극성을 띠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번 이란 전쟁을 통해서 독일이 확실히 미국이 없는 상황에서도 독일이 끌어갈 수 있다는 면을 보이고 있다고 판단됩니다. 직접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을 보면, 독일이 향후 4년간 약 7,500억 달러를 국방비에 쓰겠다고 선언했습니다. 2029년 기준으로 하면요. 독일의 연간 국방비는 약 1,890억 달러 정도 되는데, 이 정도 되면 세계 3위입니다.

1조 달러 이상을 쓰는 미국, 그다음에 약 4,000억에서 5,000억 달러 정도를 쓰는 중국이 있고요. 1,890억 달러 정도 된다는 것은 전시 경제와 맞먹는 수준이 됩니다. 이 정도의 액수를 쓰는 것은 또 새로운 형태의 유럽의 홀로서기에 중요한 자산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유럽 내부의 역할 분담도 구체화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요. 독일의 방위 산업이 워낙 좋지 않습니까? 현재로서는 한국 국산 무기 체계가 독일 것을 앞서고 있는 모습들도 보입니다만, 모든 무기 체계의 전형은 상당 부분 독일 것이 많고, 냉전기를 지나서 탈냉전기에 들어서도 지금까지 군수 산업을 일으키지 않았는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이란 전쟁으로 인해서 군수 산업을 일으킨다면 상당 부분 능력을 갖출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거기에 더불어서 폴란드는 이제 러시아와 가장 가깝게 서로 국경을 맞대고 있는 국가니까 전선 방어를 할 역할 분담을 하고 있고요. 프랑스와 영국 같은 경우에는 핵을 갖고 있지 않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핵 억제와 핵 전력을 담당하는 구도로 판단됩니다. 이것은 그만큼 유럽이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때문에 이번 이란 전쟁으로 유럽은 자신들이 홀로서기를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대비를 하고 있습니다. 물론 유럽이 적극적으로 미국과 결별하겠다, 그런 뜻은 아니고 미국이 빠져나가게 되면 그 공간을 유럽 스스로가 메워야 한다는 생각으로 하고 있다는 것을 말씀드립니다.

세계 에너지 공급망의 불안정성 증대

세 번째는 세계 에너지 공급망이 뒤흔들리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 충분히 우리가 체감하고 있지 않습니까? 한국의 유가도 올라가고 있고, 세계의 유가도 계속 올라가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말이 안 되는 말이 많습니다만, 유가가 올라가면 미국은 원유 수출국이니까 자신들이 이득이 된다고 얘기합니다. 원유가는 글로벌 경제에서 결정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 더불어서 미국의 유가도 올라가지 않습니까? 현재 미국 주유소의 갤런당 평균 유가가 약 4달러 50센트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굉장히 높은 것이고요. 참고로 이란 전쟁 이전에 평균 유가가 2달러 80센트였는데, 두 배 가까이 올라가는 수준까지도 바라볼 수 있는 5달러가 넘어가는 수도 있습니다. 이것은 미국이 느끼는 체감 경제 지표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는 것이기 때문에, 트럼프 입장에서는 자신의 정치적 여정에서 매우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됩니다.

미국뿐만 아니라 세계 에너지 공급망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국제에너지기구 사무총장은 이번 전쟁을 역사상 글로벌 에너지 안보에 대한 최대 위협이라고 규정했습니다. 전쟁 발발 직후 3주 만에 유가가 55% 폭등했고요. 호르무즈 해협은 잘 아시다시피 세계 석유의 약 20%, 액화천연가스의 33%가 통과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런 것이 막히게 되다 보니까 연료 배급제를 하는 곳, 근무 시간을 단축하는 곳, 공장 가동이 중단되는 곳이 곳곳에 뒤따르고 있고, 대한민국도 예외는 아닙니다. 세계 각국은 에너지를 단순한 상품이 아닌 생존의 무기로 다루고 있고, 비축유 확대에 나서고 있습니다. 제일 적극적인 국가 중 하나가 중국이죠. 유럽은 재생 에너지 전환을 서두르고 있고, 이제 한국도 중동에 대한 의존을 낮추려고 하고 있습니다. 그러기 때문에 이전에는 시장 논리로 돌아가던 에너지 공급망이 국가 간 생존 경쟁의 전장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이것이 이번 이란 전쟁이 세계 질서에 미치는 세 번째 영향이라고 생각합니다.

중동 질서 재편과 미국의 역할

마지막으로 네 번째 영향은 중동 질서의 재편입니다. 친미 성향의 걸프 왕정 국가들이 미국과 사실상 동맹을 맺고 자신들의 방어를 맡겼는데, 이번 전쟁을 통해서 이 워싱턴과의 동맹에 대한 가치를 정말 냉정하게 판단해야 되는 순간이 왔다는 것입니다. 미국이 전쟁 초기에 반공망을 이스라엘에 배치했지 않습니까? 그래서 걸프 지역 인프라는 상대적으로 무방비에 놓여 있습니다. TV 방송에서 걸프 지역 왕정 국가들이 공격을 받고 있고, 상당 부분은 기존의 방공망으로 대응을 합니다만, 방공망이 뚫리는 경우도 많이 보고 있지 않습니까? 그러기 때문에 걸프 왕정 국가 같은 경우에는 선택의 순간이 오면 미국은 이스라엘 안보를 걸프 국가보다 먼저 챙긴다는 불신이 굳어지는 모양새를 연출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번 경우뿐만 아니라 이전에도 2019년 사우디 아람코 시설 공격 당시에도 미국이 적극적으로 대응에 나서지 않았던 기억을 갖고 있고요. 2025년 도하에서 활동하던 하마스 협상 대표단에 대한 이스라엘의 타격이 있었는데, 그 타격을 미국이 끝내 제한하지 못했던 사건도 있습니다. 이런 것들이 축적되다 보니까 이들 걸프 국가들이 미국에 대한 불신이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들 국가가 당장 미국과 등을 돌릴 가능성은 없지만, 미국 중심 질서에서 벗어나서 전략적 중간 지대로 움직일 가능성은 있습니다. 이것이 어떤 영향을 줄지는 굉장히 큰 의미를 갖는다고 판단됩니다.

한국의 복합적 도전과 대응 전략

그렇다면 우리 한국은 어떤가? 우리 처지도 굉장히 복잡해졌죠. 안보 면에서 미국과의 협력은 대체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번 전쟁은 미중 경쟁이라든지, 동맹의 자립, 에너지 재편이라는 세 방향에서 동시에 새로운 도전을 우리에게 던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도 한 축에만 기대는 전략이 적절한지 심각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세계는 규칙 기반 질서에서 힘의 이익 기반 질서로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데, 이러한 격변에 다층적이고 보다 복합적인 대응이 더욱더 절실하게 요구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말씀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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