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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obal NK 논평] 개인 수준 분석에서 본 지도자 변수와 대북 정상외교 재개

분류
논평이슈브리핑
발행일
2026년 4월 22일
관련 프로젝트
북한 바로 읽기(Global NK Zoom & Connect)

편집자 주

레이프 에릭 이슬리 이화여대 교수는 2026년 북미 및 남북 정상회담 재개 가능성이 제기되는 현 시점에서, 외교 정책 결정의 핵심 변수인 지도자 개인 차원의 분석틀을 소개합니다. 저자는 성격, 세계관, 정치적 제약 등 12가지 범주를 통해 트럼프, 김정은, 이재명이라는 세 지도자의 리더십을 해부하고 이것이 향후 협상에 미칠 파급력을 전망합니다. 이슬리 교수는 지도자의 개인적 결단도 중요하지만, 성공적인 정상 외교를 위해서는 개인의 성향을 넘어선 제도적 뒷받침과 국제 규범에 기반한 접근이 필수적임을 강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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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lobal NK Zoom&Connect 원문으로 바로가기

서론

국제관계 연구에서 다양한 분석 수준의 활용은 적어도 케네스 월츠(Kenneth Waltz)가 저서 『인간, 국가, 전쟁(Man, the State, and War)』(1959)에서 고전적으로 정립한 '세 가지 이미지(three images)'로 거슬러 올라간다. 월츠는 학자들이 인간의 본성, 국내 정치적 요인, 혹은 국제 체제의 구조 중 무엇을 강조하느냐에 따라 갈등에 대한 설명이 달라진다는 점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통찰은 국제정치이론 분야를 재편하는 데 기여하였다. 이후의 연구(Waltz, 1979)는 국가 간 상호작용에 대한 연구를 더욱 체계화 하였으며, 후속 세대의 학자들이 국제적 결과에 대해 자신들이 선호하는 동인을 가정하거나 옹호하기 보다는 다양한 인과 과정을 살펴보도록 장려하였다. 이러한 전통을 바탕으로, 필자는 학생들이 농담 삼아 '이슬리의 3×3 행렬'이라고 부르는 틀을 활용하여 국제정치학입문 과목을 가르치고 있다 (물론 이러한 도구를 사용하는 교수는 필자만이 아닐 것이다). 이 행렬의 행은 개인, 국내, 그리고 국제적 분석 수준을 나타내며, 열은 국제관계에 대한 현실주의(권력 중심), 자유주의-제도주의(상호의존 중심), 그리고 구성주의(정체성/관념 중심) 이론적 접근을 적용한다. 이 행렬은 거의 모든 국제정치 동향이나 결과에 대해 아홉 가지의 경쟁적인 설명을 도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 도구의 교육적 유용성은 학생들이 방송 출연자나 정치 평론가들보다 더 분석적으로 엄밀하게 경쟁 이론을 고려하고, 대안적 가설을 명시적으로 서술하며, 경험적 증거를 평가하도록 장려하는 데 있다. 그러나 단순히 개인, 국내, 국제적 수준의 요인들을 대조하는 것 이상으로 더 세밀한 분석을 요구하는 존재론적 및 방법론적 한계에 대한 학계의 오랜 논쟁이 존재한다(Singer, 1961). 도널드 트럼프, 시진핑, 블라디미르 푸틴과 같은 지도자들의 외교 정책적 중요성이 커지고 있음을 고려하여, 본고는 학자들이 개인 수준의 분석에서 평가하고자 하는 변수들을 더 상세히 탐구한다. 학술 문헌에서 도출된 통찰을 바탕으로 12가지 범주를 개괄하며, 미국 및 한국과 북한 간의 고위급 회담 재개 가능성과 관련된 구체적인 사례를 함께 제시한다. 이 분석 틀이 문헌의 합의를 대변하거나 포괄적인 것은 아니지만, 정책 입안자들과 분석가들이 이르면 2026년 4월 트럼프와 이재명이 김정은과 정상회담을 개최할 가능성(Cronin, 2025; HJ Lee, 2025)을 숙고하고 있는 현시점에서, 본고는 정치학자들이 외교 정책과 글로벌 거버넌스에서 지도자의 역할을 연구하는 방법에 대한 입문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1. 개인적 특성과 리더십 스타일

학자들은 오랫동안 압박 속에서의 침착성, 원칙에 입각한 의사결정, 개인적 청렴성과 같은 개인적 성향이 어떻게 외교 정책 행동을 형성하는지 연구해 왔다(Hermann, 1980). 지도자 특성에 관한 연구는 사건을 통제하는 자신의 능력에 대한 믿음, 개념적 복잡성, 권력에 대한 욕구가 위기 시 행동 및 협상 전략과 어떤 경험적 상관관계를 가지는지 보여주었다(Hermann, 2003). 이러한 특성은 지도자가 정보를 해석하고, 불확실성을 관리하며, 위협에 대응하는 방식에도 영향을 미친다. 정치 전기 작가들은 지도자들의 개인적 특성을 분석하는 것을 주요 연구과제로 삼는다. 트럼프의 경우, 지배적이고 개념적 복잡성이 낮은 스타일은 수사적 불안정성뿐만 아니라 관세 및 군사력 사용 위협과 같은 투박한 정책 수단의 사용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이러한 특성은 또한 트럼프가 리더십을 세력권을 확장하거나 축소하는 지정학이라는 체스판 위에서 판돈이 큰 협상에 참여하는 '역사적 위인들'과 동일시하는 이유를 설명해 줄 수 있다. 개인적인 거래 성사에 대한 그의 자신감과 즉흥적이고 연극적인 외교에 대한 선호는, 그가 TV 쇼를 방불케 했던 과거의 파격적인 행보를 발판 삼아 김정은과의 또 다른 정상회담을 추진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

2. 인간의 본성, 윤리 및 세계관

사람이 선천적으로 선한지 혹은 이기적인지, 그리고 일반적으로 협력적이거나 갈등적으로 사회화되는지 인간 본성에 대한 지도자의 가정은 신뢰, 억지력, 그리고 무력 사용에 대한 기대를 사전에 결정짓는다. 이러한 신념은 평판과 신뢰성에 대한 판단의 근거가 된다(Mercer, 1996). 고전적 현실주의 전통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국제정치학 연구들은 지도자의 윤리와 세계관이 국내 정치적 제약이나 국제 구조적 유인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방식으로 외교 정책의 동기를 결정한다고 시사한다(Lebow, 2009, 16). 2018년 미국 및 한국 대통령과 만나고자 했던 김정은의 의지는 외교를 통해 제재 완화와 체제 안전 보장을 얻어낼 수 있을 것이라는 일시적인 계산을 반영한 것이었다. 대조적으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유사한 회담 재개를 거부한 것은 미국과 한국에 대한 깊은 불신, 하노이 정상회담 결렬에 대한 좌절, 그리고 아마도 개인의 안전에 대한 높아진 우려를 반영한다. 김정은은 외교적 지원과 기술적 원조를 제공하는 시진핑 및 블라디미르 푸틴과의 협력이 자신의 안전에 대한 위험은 적으면서 이익은 제공한다고 믿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또한 시진핑 및 푸틴과의 정상회담은 세계관을 공유하지 않고 재임 기간도 길지 않은 민주적으로 선출된 지도자들과의 협상을 재개하기보다는 권위주의적 상대들과 동맹을 맺는 것을 선호한다는 점을 시사한다(Kotkin, 2025).

3. 정치 이데올로기

이데올로기적 지향은 지도자의 정치적 우선순위, 내집단 대 외집단 정체성에 대한 인식, 그리고 국가와 사회를 위해 무엇이 옳은지에 대한 규범적 신념과 연결되어 있다. 외교정책 연구는 이데올로기가 군사 작전, 다자주의, 그리고 관여에 대한 정책 입안자의 가정을 어떻게 구조화하는지 보여준다(Holsti, 2006, 175). 이데올로기가 결과를 전적으로 결정하지는 않을지라도, 사건을 이해하고 해석하기 위한 인지 지도를 구성하는 데 기여한다. 한국의 이재명 대통령은 야당 시절 진보 정당을 이끌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데올로기적으로 유연한 실용주의를 보여준다. 그의 외교적 입장은 미국 및 일본과의 협력적 관계, 그리고 중국과의 조정된 상호작용을 강조한다(Easley, 2025). 그는 한국 보수진영의 군사적 억제 및 경제 제재 접근법에 의존하는 것에 회의적이면서도, 대북 관여를 추구하는 데 있어 계산된 인내심을 보여준다. 그는 트럼프-김정은 정상회담의 진전 상황에 따라 소통과 교류를 다시 제도화하기 위한 남북 정상회담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다.

4. 종교적· 민족적 정체성과 민족주의의 형태

정체성은 지도자의 우선순위와 정당화 서사를 유도한다. 영토권 주장이나 역사적 불만과 결부된 종교 및 민족 정체성은 무력 과시를 억제하거나 장려할 수 있다(Toft, 2003). 민족주의는 대중적 권위와 국내 통제력을 공고히 하려는 지도자들의 외교 정책적 선택에 동기를 부여하고 이를 정당화하는 데 모두 사용될 수 있다(Brubaker, 1996). 김정은은 공유된 혈통, 문화, 그리고 역사에 기반한 한민족이라는 정체성에서 등을 돌렸으며, 이는 평양이 서울로부터 거리를 두고 있음을 시사한다. 김정은식 민족주의는 체제 생존의 우선순위와 군사 현대화를 정당화하기 위해 '주체' 자력갱생과 반제국주의 신화에 더욱 의존한다. 그의 서사는 미국과 한국으로부터의 외부 위협을 실존적인 것으로 규정하여 주권의 보증 수단으로서 핵무기 개발을 정당화한다. 이러한 민족주의적 프레임을 고려할 때, 김정은이 핵 능력을 포기할 의향이 거의 없거나 전무함을 알 수 있다. 그는 아마도 그가 결국 재개될 정상 외교를 통해 추가적인 경제적 이익을 모색하기에 앞서 미사일 및 핵 프로그램의 위상과 능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지원을 제공하는 러시아와 중국으로부터 얻어낼 이익을 극대화할 때까지 미국 및 한국과의 관여를 지연시키고 있을 것이다.

5. 사회경제적 배경과 계급 정체성

지도자의 사회경제적 배경은 소수자 및 소외 계층에 대한 공감 능력, 분배의 우선순위, 그리고 특정 경제 모델에 대한 애착을 형성할 수 있다. 지도자가 향유하는 예술, 음악, 그리고 전통은 그들이 누구와 유대감을 맺는지, 그리고 대중과의 공감대에 영향을 미친다. 노동자 계급 배경을 가진 지도자는 금융 엘리트와는 다른 정책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으며, 연구에 따르면 직업적 이력과 정책 선택 사이에는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Carnes, 2013, 95-107). 특히, 배경의 차이는 무역의 선호도, 외교 스타일, 그리고 글로벌 불평등에 대한 민감성을 형성할 수 있다. 부유한 가정 출신의 억만장자 사업가이자 유명 인사인 트럼프는 자신의 정치적 지지자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전통 매체와 소셜 미디어, 대중문화와 포퓰리즘을 결합하여 사용한다. 동시에 그는 엘리트 지도자가 개인적으로 '거래를 성사시켜야' 한다는 관념을 수용하고 있으며, 이는 그가 김정은과의 정상회담에서 명시적으로 언급한 틀이다. 그는 법적 원칙이나 정책 과정보다 재정적 결과에 더 신경을 쓰는 것으로 보인다. 개인적 친밀감, 권력의 지위, 그리고 거래적 협상을 강조하는 트럼프의 성향은 그가 김정은과의 관여를 자신과 '매우 잘 통하고' 사업과 경제 성장이라는 측면에서 승리에 대한 이해를 공유하는 인물과의 상호작용으로 여기게 했다.

6. 교육 및 직업적 사회화

교육 배경과 직업적 네트워크는 정치적 계산에 무의식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철학적·도구적 신념을 모두 포함하는 지도자의 운용 코드(operational codes)를 발전시킨다(George, 1969). 지도자가 법학 교육을 받았는지, 비즈니스 경험이 있는지, 스포츠 선수로 활동했는지, 혹은 군에 복무했는지 여부는 종종 자질의 측면뿐만 아니라 잠재적 편견의 원인이라는 측면에서도 고려된다. 경제학에 대한 지식은 여러 정책 제안에 경험 기반으로 검토하여 현실성을 점검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Christensen, 2018). 다양한 조직 환경과 스포츠에 대한 노출은 위험 감수 성향과 전략적 혁신에 대한 집중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Horowitz, 2010). 이재명의 경우, 그의 가치관 형성기에 아동 노동자로 일한 것과 공장에서 신체를 심하게 다치는 사고를 겪은 것이 포함된다. 이후 이재명은 변호사 자격을 취득한 뒤 인권과 노동권에 중점을 둔 법률가로서의 이력을 추구했다(M Kim, 2025). 그의 교육과 직업적 사회화는 강자를 억누르고 약자를 보호한다는 정치적 지향의 바탕이 된다(Cho, 2021). 남북 관계에 적용해 보면, 이러한 지향성은 인내심을 갖고 과정을 중시하는 외교에 대한 이재명의 강조로 나타난다. 제80주년 광복절 경축사에서 이재명은 대북 관여에 대한 자신의 접근 방식을 명확히 밝혔다: 대화와 신뢰 복원, 공존을 추구하며 북한의 주권 존중, 그리고 비핵화를 전제조건이 아닌 장기적 목표로 추진하는 것이다(JM Lee, 2025).

7. 역사적 교훈과 대인 상호작용

의사 결정자들은 과거의 협상, 위기, 그리고 대인 간 만남으로부터 배운다. 지도자는 국제적 상호작용을 통해 협력하는 법을 배울 수도 있고, 의심하거나 심지어 불신할 필요가 있다는 교훈을 얻어 협력이 실현되지 않는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Larson, 2000, 155-162). 역사적 사례에 대한 참조와 해석은 유추에 의한 추론을 수반할 수 있다(Khong, 1992). 과거의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의 과제를 이해하기 위한 정신적 지름길인 인지적 어림법은 위협 인식을 왜곡하는 것과 같은 심리적 효과를 가질 수 있다(Stein, 1988). 2018-2019년의 트럼프-김정은 정상 외교는 대인 간 관여가 어떻게 적대적 관계를 일시적으로 재구성할 수 있는지 보여주었다. 그러나 하노이 정상회담의 결렬은 미국 지도자들이 의미 있는 제재 완화 없이 외교적 제스처만 보낸다는 김정은의 의심을 강화시켰을 가능성이 높으며, 이로 인해 그는 평양의 정책에 따른 기회비용보다 미국발 위협 인식에 더 집중하게 되었다. 김정은은 하노이에서의 실패를 두고 문재인에게 개인적으로 배신감을 느낀 것으로 보이며, 한국의 지도자들에게 깊은 반감을 품고 있을 수도 있다. 따라서 이재명은 전임자들, 특히 노골적으로 정권 교체를 논의하고 평양 상공에 드론을 띄운 윤석열 정부와 자신을 차별화하고자 노력해 왔다. 실패한 계엄령 시도에 따른 탄핵과 투옥 이후 경색된 남북 관계의 책임을 윤석열에게 돌리기 쉽지만, 2023년 12월 이후 김정은이 한국을 별개의 적대국으로 규정한 것은 전술적이라기보다는 전략적 결정을 반영한다(SK Kim, 2025). 서반구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공격적으로 방어하겠다는 트럼프의 공약(White House, 2025b)은 팽창 시대의 먼로 대통령이나 매킨리 대통령과 유사한 역사적 인물로서의 자아 인식을 반영한다. 타 정부 부처나 미국 대중이 널리 공감하지 않는 그린란드 인수에 대한 그의 집착은 미국 영토를 확장하고 역사상 가장 위대한 부동산 거래 중 하나로 공로를 인정받으려는 개인적인 욕망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Svendsen, 2025). 유럽 정부들이 트럼프의 최대주의적 요구를 단호히 거부했을 때, 그는 추가 관세 위협과 군사 행동의 암시에서 물러나 북극 안보, 미사일 방어, 주요 광물을 위해 그린란드에 대한 미국의 접근을 확대하는 나토(NATO)와의 '기본 합의(framework agreement)' 발표를 통해 승리를 선언했다. 김정은은 이러한 패턴을 고려하여 트럼프의 압박에 초기에는 저항하고난 다음, 나중에 재협상할 모호한 타협안이 필요한 것으로 해석할 가능성이 높다.

8. 합리적 계산 대 감정적 행동

지도자들은 분석적 추론에 의존하는지 직관과 감정에 의존하는지에 있어 차이를 보인다. 의사결정은 비용‑편익 계산에 기반한 합리성과는 달리, 명예·희생·신앙과 같은 가치를 우선시함으로써 비합리적(irrational)이라기보다는 비계산적인(non‑rational) 성격을 가질 수 있다. 소위 제한된 합리성(bounded rationality)은 인간의 뇌가 컴퓨터나 AI와 어떻게 다르게 작동하는지를 심리학을 이용하여 설명하며, 때로는 빠르거나 자동적으로, 때로는 느리고 숙고하여 생각한다(Kahneman, 2011). 지도자들이 수많은 변수를 고려하고 효용을 극대화하려고 노력할 때조차도 일부는 위험을 회피하려는 성향이 더 강한 반면, 다른 일부는 위험을 감수하려는 성향이 더 강하다. 게임 이론 모델링은 불확실성과 상이한 효용 개념 아래서, 특히 지도자들이 이기적으로 자신의 이익과 국익을 동일시할 때 전략적 계산이 어떻게 복잡해질 수 있는지 보여준다(Bueno de Mesquita and Smith, 2012). 충동적이고 규범을 위반하는 트럼프의 스타일은 미국 외교사에서 두드러진다. 그는 지금까지 광범위한 준비나 관료적 합의 없이 북한 지도자를 만나는 위험을 감수할 의향이 있었던 유일한 미국 대통령이다. 그러한 즉흥성은 또다시 파격적이고 예측 불가능한 결과를 낳을 수 있다(Easley, 2019). 판문점에서 김정은과 찍은 사진을 백악관의 눈에 띄는 곳에 전시하고 (News1, 2019) 권위주의 지도자들과의 개인적 친밀감을 반복적으로 과시하는 트럼프의 태도는, 판돈이 큰 정상회담에 있어 신중하게 계산된 접근법보다는 직감에 의존하는 접근법을 보여준다.

9. 심리적 편향과 인지적 한계

인지 심리학은 개인 수준의 분석에 깊은 영향을 미친다. 선택적 지각, 귀인 오류, 그리고 확증 편향은 위협 평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Jervis, 1976). 나이, 건강, 그리고 미디어 관련 정보 처리는 불가피하게 중요한 문제다. 실험과 시뮬레이션을 사용한 연구들은 스트레스와 생리학적 반응이 특히 낯선 상황에서 의사 결정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시사한다(McDermott, 2004). 행위자들이 잠재적 적대자의 의도를 어떻게 평가하는지 또한 지도자가 참모나 정보기관과 매우 다른 결론에 도달하게 할 수 있는 편향을 이해하는 데 결정적이다(Yarhi-Milo, 2014). 적을 빠르게 재정의하고, 텔레비전 및 소셜 미디어의 신호에 반응하며, 외국 지도자들의 아첨을 선의의 증거로 해석하는 트럼프의 성향은, 특히 2025년 8월 알래스카에서 열린 푸틴과의 정상회담과 같이 판돈이 큰 환경에서 판단력에 강한 의구심을 갖게 한다. 그러나 일부 관찰자들이 주장했던 것처럼 트럼프가 단순한 고립주의자는 아니다(O’Hanlon, 2026); 2025년 6월 이란 핵시설 폭격과 2026년 1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생포에서 볼 수 있듯이, 그의 미국 우선주의 외교 정책은 공격적인 군사 작전의 형태를 띨 수 있다. 트럼프의 즉흥적인 발언은 인지적 노화와 심각한 형태의 편향을 입증하는 것으로 볼 수도 있지만, 정치와 홍보에 대한 그의 노골적인 접근 방식은 뉴스 사이클을 지배하기 위한 일상적인 노력을 수반하며, 대중을 스캔들에 둔감하게 만들고 종종 경쟁자들이 선제적이기보다는 수동적으로 끌려가게 만든다.

10. 개인적 서사, 유산 및 동기

지도자들은 종종 역사에서 자신들의 잠재적 위치를 인식하며 사명감을 가지고 행동한다. 개인적 자아 인식은 연립 정치와 외교 정책 의제 모두를 조종할 수 있다(Kaarbo, 2012). 의사 결정자는 개인적인 서사에 의해 이끌리거나, 과신에 의해 오도되거나, 유산에 대한 의식에 의해 동기를 부여받을 수 있다. 다른 행위자들과의 상호작용은 합리적 계산 못지않게 감성 지능에 의존할 수 있다(Greenstein, 2009). 트럼프는 노벨 평화상을 노골적으로 추구해 왔으며, 대북 외교를 후대에 남는 유산 프로젝트로 반복적으로 규정해 왔다. 이재명은 2025년 8월 백악관에서의 첫 만남에서 트럼프에게 "당신이 피스메이커 (peacemaker)가 된다면, 저는 페이스메이커(pacemaker)로서 당신을 돕겠다"(American Presidency Project, 2025)라고 말하며, 난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독보적인 협상가로서 트럼프가 탐내는 이미지를 이용했다. 트럼프는 피스메이커 이미지를 투사하는 것을 좋아하지만, 2025년 10월 태국-캄보디아 휴전 기자회견(White House, 2025a), 12월 미국 평화연구소(USIP)를 트럼프 평화연구소(Trump Institute of Peace)로 이름 변경(Livesay, 2025), 가자 지구의 휴전 및 재건 노력을 지원하기 위해 2026년 1월 출범한 이른바 '평화 위원회(Board of Peace)'(Williams, Talmazan, and Duffy, 2026)에서 볼 수 있듯이 정책의 실질보다는 화려한 의식과 개인적 과시를 선호하는 경향을 보여준다. 따라서 김정은은 포괄적 합의(grand bargain)의 지속가능성을 의심하며 트럼프와의 거래에 관심이 없을 수 있다. 한국의 발전하는 군사 기술, 미국 및 일본과의 파트너십, 그리고 소프트파워는 인권 침해 및 경제적으로 비효율적인 체제에 묶여 있는 정권의 정당성 자체를 위협할 수 있다. 김정은은 자기 가족의 미래를 더 염려하는 듯하며, 자신의 딸을 잠재적 후계자로 조심스럽게 정치적으로 데뷔시키고 있을 수 있다. 김정은이 북한의 목표를 위해 트럼프의 국내 정치적 일정과 자존심에 대한 고려를 이용하고자 함에 따라, 분석가들은 정책 방향을 나타내는 징후를 찾기 위해 제9차 당대회에서의 발언을 주시할 것이다(HR Lee, 2025).

11. 의사결정 과정과 제약

외교정책분석(FPA)은 개인의 선호를 제도적 맥락과 연결하며, 의사결정을 설명하기 위해 종종 다양한 요인들의 행렬을 사용한다. 정치 행위자들은 엘리트 경쟁 과정에서 국내 정치와 국제 정치의 문제들을 연계한다(Rosenau, 1969). 지도자 주변의 참모 및 자문 기구는 정책 결정 단위 내 물질적 요인과 관념적 요인의 교차점에서 역할을 수행한다(Hudson, 2007). 지도자들은 프레이밍 효과에 영향을 받기 쉬우며, 특히 그들이 잠재적 손실을 평가하고 피하고자 노력하는 방식에 있어서 그러하다(Levy, 1997). 관료적 과정과 제도적 제약 또한 정책 결과의 경로 의존성을 이해하는 데 중요하다(Allison, 1971). 트럼프는 확립된 제도적·법적 절차를 자주 우회했고, 부처 간 과정을 배제했으며, 비공식 조언자들에게 의존했다. 대통령 주변의 정책 주창자들은 지도자의 편견(지난 행정부의 재앙적인 이민 정책), 자존심(당신만이 가장 위대한 일을 성취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임), 원한(당신의 경쟁자를 특정 이유로 처벌해야 함 또는 미국 기업들이 부당한 대우를 당하는 것을 막아야 함), 그리고 선호하는 의제(부동산, 석유, 광물 등에 엄청난 거래가 성사될 수 있음)에 호소할 수 있다. 가족 구성원이나 사업적 모험이 관련되어 있을 때는 이해 상충 또한 쟁점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법률, 법원의 판결, 관료주의적 반발 및 지연되는 실행, 의회의 감독 및 예산 승인, 언론 보도, 그리고 다가오는 선거의 유인과 같은 다양한 유형의 제약들은 대체적으로 지도자의 특권을 견제한다. 이것은 북한과의 합의가 국내에서 어떻게 해석될 것인지를 고려하여 트럼프가 '나쁜 거래보다는 거래를 하지 않는 것이 낫다'고 결정했던 2019년 하노이 정상회담의 결렬을 설명하는 단초를 제공한다(Sigal, 2019).

12. 책무성, 학습, 그리고 반응성

일부 지도자는 선거의 유인과 경험을 바탕으로 적응하는 반면, 다른 지도자는 인지 부조화와 위선에 대한 비난을 피하기 위해 이전의 신념과 패턴을 고수한다. 민주 평화론 연구는 민주적 제도에 대한 책무성이 외교 정책의 위험 감수 성향에 영향을 미쳐 동료 민주 국가들과의 갈등보다는 협상을 선호하는 것으로 이어진다고 주장한다(Russett, 1994). 그러나 이것이 반드시 독재 국가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다양한 정부의 지도자들은 부작위의 오류뿐만 아니라 작위의 오류로부터도 배울 수 있다(Walker and Malici, 2011). 그러나 그들은 국내 및 국제적 분석 수준에 초점을 맞춘 학자들이 예상하는 것만큼 청중 비용에 덜 민감하거나, 위협을 가한 것에 대해 자주 불이익을 받지 않을 수도 있다(Snyder and Borghard, 2011). 김정은은 하노이 정상회담의 실패로부터 선거를 통한 책임 추궁이 없고 국내 정치 서사에 대해 상당한 통제력을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는 자신이 리더십과 정책 결정의 실패를 인정해야 할 압박을 거의 받지 않는다는 것을 아마도 배웠을 것이다. 따라서 그는 미국 및 한국과의 협상에 복귀하기 전에, 러시아에 군대를 파병한 것처럼 지정학적 한계를 더욱 밀어붙일 수 있다. 그러나 트럼프는 중국이 트럼프의 국내 지지자들을 대상으로 한 경제적 보복을 목표로 희토류 수출 제한과 대두 구매를 무기화한 후, 중국과의 무역 전쟁에서 대응하고 전략을 변경해야만 했다(Zhao, 2026). 다시 거래 테이블로 돌아가기 위해, 현재 트럼프는 미국 및 동맹국에 대한 중국 관련 위협, 북한 비핵화의 필요성, 또는 인권에 대한 우려 등을 경시하는 것으로 보인다.

결론: 리더십, 글로벌 거버넌스, 그리고 미래의 정상회담

이 12가지 범주는 외교 정책의 변화를 설명하는 데 있어 지도자 수준의 변수가 유용하며, 심지어 필수적임을 보여준다. 국제정치학계는 일반화할 수 있는 설명을 모색하는 동시에 개인의 행위성, 국내 정치, 구조적 접근법 간의 상대적 비중을 두고 계속해서 고심하고 있다. 국제정치이론은 트럼프, 시진핑, 푸틴, 그리고 김정은의 의사결정 과정에 대한 분석 없이는 미국, 중국, 러시아, 북한의 현대 외교 정책을 설명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이러한 행위자들은 정상 외교의 형태뿐만 아니라, 더 중요하게는 글로벌 거버넌스라는 공공재에 적용되는 다자주의의 미래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 정치적 양극화, 경제적 불확실성, 제도적 부패, 기술적 혼란, 그리고 무수한 글로벌 과제들은 집단적 행동을 요구하지만, 지도자-개인 중심의 정권들(personalistic governments)은 공조를 약화시키고 있다(Gunitsky and Sinanoglu, 2026). 시진핑의 코로나19 팬데믹 대처는 중국과 다른 주요 강대국들 간의 외교적 디커플링 (decoupling)을 가속화했다. 도널드 트럼프의 대외 원조 및 국제기구에 대한 지원 축소는 미국의 소프트 파워와 다자기구들의 역량을 약화시켰다. 푸틴의 불법적인 대우크라이나 침략 전쟁은 구조적 충격을 촉발했고 유엔이 많은 문제에 대해 교착 상태에 빠지게 만들었다. 체제 생존에 대한 김정은의 집착은 비핵화 노력뿐만 아니라 남북 관계도 얼어붙게 만들었다. 그러나 현재의 민주주의 쇠퇴와 무관하지 않은 글로벌 거버넌스의 침체 속에서도(Diamond, 2025) 소다자 협력은 지속되고 있고 중견국들은 점점 더 안정화 역할을 모색하고 있으며, 지도부의 교체는 외교적 공간을 다시 열 수 있다. 또한 지도자 특유의 변수들은 국내법적 틀과 국제기구 및 동맹 체제 내에 내재되어 있지 않을 때 예상치 못한 차선의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트럼프, 시진핑, 푸틴, 김정은은 개인적인 라이벌 관계를 가질 수도 있지만, 궁극적으로 외교 정책에서 성공적인 지도자는 국내 지지를 동원하고, 위기를 책임감 있게 처리하며, 국가 회복력에 지속 가능하게 투자할 수 있는 사람일 가능성이 더 높다. 북한과의 정상외교가 성공할지 실패할지 여부는 지정학적 조건뿐만 아니라 관련 지도자들의 심리적 성향, 세계관, 그리고 의사결정 스타일에 달려있을 것이다. 학자들은 개인, 국내, 국제적 요인 간의 상호작용을 계속해서 연구할 것이다. 한편, 정책 입안자들은 정상회담이 개인의 성향에 의해 주도되기보다는 규칙에 기반한 질서에 단단히 안착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개인 수준의 분석은 글로벌 거버넌스라는 더 넓은 맥락에서 대북 외교가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이해하는 데 핵심적인 부분이 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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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이프 에릭 이슬리(Leif-Eric Easley)_(하버드대학교 정치학 박사) 이화여자대학교 교수로 재직하며 국제안보와 정치경제를 강의하고 있다. 훌륭한 연구 지원을 해준 Jeremy Youngwoo Ahn 연구조교에게 감사를 표한다.

■ 번역 및 편집: 이상준_EAI 연구원; 오인환_EAI 수석연구원

    문의: 02 2277 1683 (ext. 211) | leesj@eai.or.kr

첨부파일

  • 이슬리_개인 수준 분석에서 본 지도자 변수_260422_GlobalNK논평.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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